학교를 마치고 체코로 돌아 간 남편과 1년 반 정도를 원거리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떨어져 있는 것에 지쳐 있던 저는

결혼을 하게 되면 매일 같이 있으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 집에 오면 6시 30분 정도되고 그 후에 저녁을 준비해서 밥을 먹고

저는 걸음마 단계인 체코어를 배우러 월,수 학원을 갑니다. 수업은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되고 학원 끝나고 집에오면 10시.

 

제 직업 특성상 격주로 밤에 1시간 정도 일을 하고 나면, 실상 평일에는 남편과 눈뜨고 함께 하는 시간이 짧기만합니다.

 

매일 밤 남편의 질문은, "밤에 일해야돼?" 입니다.

제가

-"아니~" 그러면

"헤헤헤헤 그럼 런닝맨 보자. " 



제 남편이 어떻게 런닝맨을 보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2013/01/06 - [프라하 새댁의 소곤소곤 신혼일기] - 런닝맨 좋아하는 체코 남편



이번주에는 협력사에서 프라하 여행을 온 관계로 목, 금 저녁 모두 하루종일 그 분들과 함께 있다보니

남편과 무조건 주말은 꼭꼭  붙어있어야겠다고 다짐했죠~

 

날씨가 너무 화창한 토요일 아침, 11시까지 늦잠을 자고-

남편이


"여봉봉~~ 커피 먹고 싶어?"

-" 응, 한 모금만. 남편거 뺏어 먹을래."

" 맨날 맨날 여보는,,,,, " 하면서 입을 삐죽삐죽 거리며 커피 메이커 쪽으로 갑니다.

-"헤헤헤헤헤헤~~~~"

 

그렇게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하고. 뭐할까 고민하다 우선 자주가는 식당을 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남편이


"아! 여보. 우리 화분 필요해. 집에 살아있는 거라고는 우리 둘 밖에 없어. 그리고, 이마에 여드름 약 사야해."

 

제가 물갈이를 심하게 하는 편이 아닌데, 이상하게 프라하로 이사 온 뒤로 물이 안 맞는건지 음식이 달라져서인지

계속 이마, 관자놀이, 미간을 여드름이 번갈아가며 나네요.

 

토요일은 오후 2시면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 여드름 약을 사고

트램 정류장 근처에 예쁜 수국을 파는 꽃가게가 있어서 같이 가 봤더니, 주말에는 문을 닫네요.

 

저희 둘은 닫힌 유리문에 찰싹 붙어, 어떤 화분이 있나 찬찬히 살피던 중

 

"어! 이거 벌레 먹는 식물 있다. 이거 어때?"

-"음......... 음......."

제가 잠깐 답변을 망설인 이유는, 공상 만화나 영화 같은데서 초초대형 끈끈이 주걱 식물이 나와서 사람을 잡아 먹는 장면이 생각났거든요.

 

-"어.. 근데 만약에, 내가 실수로 손가락을 사이에 넣었는데 콱 깨물어 먹으면 어떡해?"

 

"응, 그건 걱정하지마. 이 식물은 meat 만 먹거든, 우리 여보는 sugar로 만들어져 있으니 괜찮아."

 

그말을 들은 저의 표정은 - "  "

지금 이 글을 읽은 분들의 표정은  

 

도대체 남편은 어디서 이런 닭살 멘트들을 생각해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제가 심각하게 "체코는 여자 감동시키는 법도 학교에서 가르쳐줘?" 라고 물어본적도 있습니다.

 

여튼 ! 사랑도 식후경인지라~~~

부지런히 걸어서 자주가는 식당에 테라스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맥주 한잔을 캬~~~~~~! 때마침 시원한 바람이 솨~~~~~!

하... 그냥 행복합니다.


 

낮술은 부모님 얼굴도 못알아본다는 얘기가 있지만,

 

물보다 싼 맥주인지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맥주를 시키고 봅니다.

 

아참! 팁 한가지, 체코식당의 경우 먼저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가 나올 때 식사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맥주 주문시에 300ml 이나 500ml를 주문하실 수 있는데요, 작은 것 (malé 말레-)라고 말하지 않으시면

그냥 큰 것 500ml (Velké 벨께-)가져다 줍니다. 이곳에서는 맥주 500ml 가 보통입니다.

이건 정식 체코어이고요, 슬랭 체코어 주문방식을 보시려면 요기로 가시면 됩니다. 

http://blog.naver.com/prague_love/40168112061 )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는 데에 대해 이 블로그 주인 알콜중독자 아냐-_-;;; 라고 생각하실수 있는데요

버드와이저의 원조 국가로서 체코에서 점심부터 맥주 한 잔하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체코 남자랑 살다보니, 대낮에 맥주 먹는게 이젠 이상하지 않아요~~~~

 

위 사진에 맥주 이름은 '페닉스' 인데, 여자분들이 드시기에 좋은 달콤한 오렌지 맛 나는 맥주입니다.

야외에서 드실때는 벌들이 꼬일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해요.

 

그리고 이어지는 데이트.

프라하는 연중 내내 관광객이 많다보니 올드타운, 바츨라브광장, 블타바강변, 까를교 주변에

무료 콘서트나 무료 전시, 길거리 공연이 많은 편입니다.

 

2012년 9월 8일 저녁에 블타바 강변에서 무료 콘서트를 한다고 해서 가봤죠. 공짜라 이미 강변 다리로 사람이 쭈~~~~욱 둘러서있습니다.

콘서트 이름은 SEN LETNí NOCI 2012 (= Dream of Summer Night) 입니다. 

해마다 열리는 강변 콘서트로 이번이 3번째 공연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nletninoci.cz/ 

 

강 위에 공연장을 설치하고 블타바 강변의 모든 관광객이 들을 수 있도록 라이브 음악을 연주합니다.

콘서트장 주변으로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뒤에서 구경하다가 떠나는 사람의 빈자리를 잽싸게 들어가 사진을 찍은 이 자리에서 음악을 즐깁니다.

남편하고 꼬~~~옥 끌어 안고요 ....  

 

프라하 여행을 오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면,,,,

혼자 여행오시거나 오랜 싱글 생활이 지겨운 분이시라면,

프라하 여행은 자체 염장질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낭만적이고 골목골목 사랑스러운 도시입니다.

 

혹시 모르죠, 블타바 강변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다 설레는 인연을 만나게 될지도요.

 

사랑이 피어오르는 프라하로 여행오세요.


+ 참고로 2012년 9월 일기입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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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휴식 2017.11.09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들렀다가 첫 글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안보이는 사진이 많네요. 5년 전 글이라 그런거봐요. 하지만 괜찮아요. 비어있는 사진 자리에 프라하에 방문했던 행복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좋네요. 글 재밌게 잘 보고 갈께요~

    • 프라하밀루유 2017.11.12 2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제가 원래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하다가 티스토리로 넘어와서, 과거 글과 사진을 긁어 옮기면서 오류가 생긴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새 글을 포스팅하는 것도 벅차서 예전글 사진을 검사할 여력이 없네요. 너그러히 사진은 패스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