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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체코서방님,당신을 사랑하지만 내 귀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지금 프라하의 날씨는~~~ 좀 추워요 >.,<


약간 울감이 있는 니트를 입고, 모직소재의 자켓을 입고 가벼운 머플러를 두를 정도의 날씨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손발이 차가워지고, 밤에는 공기가 차서 코가 시립니다. 



아무래도 이 곳은 한국보다 겨울이 빨리 오는 듯 합니다. 



늘 그렇듯 아침 출근은 항상 정신이 없어요. 

비몽 사몽 잠이 덜깨서 서로 이리갔다 저리갔다~~  


날씨가 추워지니 머리를 다 말려야해서 머리 말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남편이  "좋은 하루 보내~<3 "    그러고 나갔죠. 


저도 부랴부랴 챙겨서 트램정류장으로 달려갔는데, 먼저 나갔던 남편이 서있습니다. 


분명 5분전에 본 남편인데.... 밖에서 우연히 보니까 또 느낌이 다릅니다.  하~~~~~~~  

방금 본 남편이 뭐가 그리좋은지,,,, 제가 남편 품속으로 쏘~~옥 파고 들어가니까. 


"방금 만났잖아~~ 뭐가 그렇게 좋아? 응? 응?"   


물어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 눈은 이미    저도 덩달아     


- "몰라~~ 그냥 남편이 좋은 걸 어쩌라고."


사실 남편과 저는 둘다 장난꾸러기인데요. 


남편같은 경우는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때 농담도 잘하고~~~  볼에 "장난" "꾸러기" 이렇게 써있죠.  


그런데, 저는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얌전해 보이는 변신술(?)을 부려서 남편이 항상 억울해 합니다. 


 "정말 불공평해! 사람들은 나만 장난치고, 널 귀찮게하는 것처럼 생각하잖아. 

사실은 자기가 더 장난 많이 치면서."


이건 사실입니다.  


한번은 제가 먼저 퇴근하고 남편을 기다리는데,, 체코의 문이 여러개이다보니 방까지 들어오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문에 관한 포스팅은  이곳으로요... http://blog.naver.com/prague_love/40167436462 )


현관문이 덜컥 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갑자기 제 장난끼 세포가 움찔! 거립니다. 

그래서 얼른 문 뒤로 숨었죠. 몸은 바닥에 웅크리고 조용히 숨었다가 남편 보이는 순간 


- "워 !!!!!!!! "


하고 놀래켰더니,, 남편이 온몸을 뒤틀거리며 "으악!" 놀랍니다.


  음하하하하하하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션성공. 


남편은 아직도 놀란 표정으로 


"여보, 그게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당신 신발은 보이는데 당신은 안보이니까.... 

혹시나 도둑이나 나쁜 놈이 들어와 있는 줄 알고, 내가 한 대 치기라도 하면 어쩔 뻔 했어.

나 태권도 하는 남자야."


 ........ 듣고보니 그렇습니다. 이 장난은 좀 위험하네요~~ ;;; 


그래서 다음 번에는 문 뒤에 얼른 서서 숨는다는게, 남편이 열쇠로 문을 여는 속도보다 늦었습니다. 아차 ;;;; 

그래도 문 뒤에 계속 숨어있었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 

남편이 들어오면서 문을 엽니다. 

"어~~~~? 여보가 어디갔지?? 어디 있을까?? 정말 모르겠네~~~"


하면서 문을 최대로 열어, 저를 벽과 문사이에 가둡니다. 그리고 문을 더 쭉~~~~ 밉니다. -_- ;;


- "켁켁!!!! 아~~~~~~여보 여기에 있어."


"아이고~ 어디 갔었어? 안보이던데..."


제 장난과 함께 남편의 능청도 늘어갑니다. 

이 얘기를 남편 친구한테 해줬더니, 남편만 장난꾸러기인 줄 알았다며.... 새로운 저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하하 ; 


그리고 남편은 제 귀에 뽀뽀하는 걸 그렇게 좋아합니다. 

그런데 전 간지럽고, 갑자기 귀에 바람 불면 놀라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제를 부탁했건만, 시도 때도 없이 남편의 애정공격을 합니다. 


퇴근 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서로의 무릎에 누워 쉬기인데요. 누가 그날 더 피곤한가에 따라 무릎에 누울지 결정합니다. 

아니면 서로 번갈아 가면서 누워있기도 하고요. 


제가 남편의 무릎에 눕게 되면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게 되고, 그럼 남편의 시야에 뚜. 뚜.뚜. 띠 !!!!! 하고 들어오는 제 귀 !!!!! 


아니나 다를까, 또 공격이 들어옵니다. 

-"아~~~ 좀 하지 마 !!"


"아니... 자꾸 귀가 나를 쳐다보잖아."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또 귀 공격이 들어옵니다. 


-" 꺄악 !!! 그럼 내 귀를 안 보면 되잖아. "


"알았어~ 그럼. 귀를 체코어로 말하면 그만 할께. "


엉? ?  그러고 보니..... 체코어로 귀가 뭐지????!!! 


"헤헤헤. 모르지? 말할 때까지 할거야~~~"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탁자 위에 휴대폰!  영어-체코 사전 애플리케이션이 있거든요. 

얼른 집어들어 "EAR" 를 입력해야되는데, 남편의 방해가 만만치 않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찾은 단어Ear    Ucho  

-"찾았다!!!! 우초   !  우초 !!! "


"으잉?? 뭐라고?"


-"우초 라고 우초~~~!"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왜 웃어?"


"우호잖아, 우호~~CH 발음~"


-"아......맞다.....;;"


프라하에 오시면 유명한 상업 화가 중에 Mucha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의 이름의 발음이 "무하"거든요. 

귀를 사수하는 전쟁 중이라서 발음에 혼돈이 온거죠. ㅎㅎ 역시 갈 길 머나먼 체코어에요~~~


이 '흐' 발음은 목구멍 안 쪽에서 나오되 부드럽게 내야하는 소리라서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 장난 때문에 귀= 우호 단어 하나는 안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