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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다

요새 여러가지 걱정으로 밤에 잠을 못 이룬다고 얘기했었는데요.

이렇게 잠을 못자면 안되는데,,,,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목요일 밤 갑자기 목이 심하게 부었는지 침 삼키기가 고통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스트레스 왕창받던 1월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었는데ㅡ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휴가를 길~~~게 가시는 바람에 약으로 시간의 흐름으로 버텼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보는 집에 왕진 오는 럭셔리 의사 선생님이 아니고요 ^^

한국은 몸이 아프면 어느 병원이나 가서 주민번호를 말하고 진단받을수 있잖아요.

근데 체코 의료 시스템은

1. 일반 의사 General Doctor 한테 등록이 되어 있어야하고,
2. 문제가 있을 때 그 의사 선생님한테 우선 진단을 받고
3. 상태가 심각하면 전문의 한테 가서 정밀 진단을 받는 식입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응급실 갈수 있지만요

<응급실 경험이야기> 에 대해 예전에 포스팅한적 있습니다.

남편, 나 목이 너무 아파
​이리 와봐. 아~~ 해봐. 혀 내리고

​​남편이 휴대폰 플래시를 이용해서 제 목 상태를 확인해봅니다. 

​음... 조금 빨갛긴하네... 
조금만? 엄청 괴로운데
응,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 거 같아
그렇구나
그냥 감기 같은데 

그냥 감기라고 하기에는 열도 없고 기침도 콧물도 전혀 안납니다. 
많이 붓지는 않았다는 남편의 얘기와는 달리, 저는 너무나 아픈대 말이죠. 

집에 있는 진통제를 우선 먹고 다음날 아침 상황을 보기로 하고 일단락 되었는데, 갑자기 잠을 자던 딸랑구가 울기 시작합니다. 

​​으으으~~~~아~~~앙. 어~~~~엄마아아아아아~~~
오야, 딸. 엄마 간다


고요한 저녁시간을 즐기 싶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딸이 저렇게 울면 얼른 침대로 달려가야됩니다. 

침대에 누워 딸을 끌어 안았더니, 아이고야! 딸 몸이 불덩이 같습니다. 

남편! 남펴언!!! 아기 열난다
​아, 진짜? 

남편이 거실에서 달려오고 비상사태가 났습니다.

​​물수건 할까? 
어어, 그리고 체온계 찾아줘
그래그래


아이를 같이 키운지 만 3년이 넘어가니, 이제야 남편이랑 손발이 맞아가는 것 같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딸 몸에 차가운 물수건을 대니, 자지러지게 웁니다. 

​​Ne, Ne, Neeeeeeee!!!!!!!!! ​아니- 아니이이이이!!!!!
​이거 해야지 안 아파

​저항이 너무 심해서 제 얼굴 근처를 발로 차는 바람에, 띵! 하고 별 보고 나서 물수건은 멈추었습니다. 

물수건을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이 살짝 가신거 같습니다. 다행히 집에 해열 시럽이 있어서, 잘 달래서 먹였더니 잠이 들었습니다. 

보통은 아이가 먼저 아프고, 아이가 거의 나을때 쯤이면 간호했던 엄마가 아프게 되는 거 같아요. 

근데 이번에는 동시에 둘다 아프니 참 걱정스럽네요. 
저의 목 상태를 보니 아무래도 내일 병원에 가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