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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아기랑 함께

가족이 함께 한 크리스마스 쇼핑

지난번에 이어 크리스마스로 분주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풍경 사진 팍팍 올릴게요~~ 


체코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크리스마스를 큰 가족 행사 및 연휴로 생각해서, 24일부터 1월초까지 긴 휴가를 내는 경우도 많고요, 크리스마스를 준비 기간도 긴 것 같아요.  


동네 곳곳에 아래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파는 간이 시장이 들어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이 크리스마스 준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확실히 아기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반응을 보인 이후부터는 준비를 하게 되네요. 



정작 크리스마스 장식을 즐길 딸랑구는 램에서도 계 잠을 잤습니다. 


남편은 올드 타운 가면 뭐 먹고 싶어?

음... 나는 뜨르들로(체코식 굴뚝빵)!

아~ 그래. 음.... 나는 Palačinky (팔라친키 : 체코식 팬케이크)랑 svařák(스바쟉 : 따뜻한 와인) 한 잔 먹고 싶어. 저번에 촬영할 때 사먹은 데가 상당히 맛이 좋더라고


제가 따뜻한 와 svařák(스바쟉 또는 스바락 = 뱅쇼 = 글루바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프라하 올드타운에서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먹었던 와인이 너무 맛나서 그곳을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프라하 편 방송 예정


1월 6일 첫방송 저녁 8:50분, 이후 4회 방영

[소곤소곤 체코생활/아기랑 함께] - 2018년 새해에 생기는 놀랄만한 변화


간을 보니 3 30분이 지나고 있었고 올드타운에 도착하면 거 4시경이   같더라고요. 적당히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다보면 30분이 지날테고...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볼거리인 점등식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2018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트리 (2017년 12월 2일 - 2018년 1월 6일)


매일 4.30, 5.30, 6.30, 7.30, 8.30, 9.30 p.m. 


약 2분 가량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 조명 쇼


저는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조명쇼를 처음 봤는데, 음악에 맞춰 춤추는 조명을 넋놓고 봤답니다. 곧 제가 헤벌레~~ 하고 조명을 구경하는 모습을 TV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당 (여전히 부끄럽네요, TV에 나온다니)


아참!~ 우리 마켓 구경하다가 트리 조명쇼 보자

어, 그래

 이미 봤거든. 근데 그때 딸도 자고 있었고, 남편도 아직 안 봤으니까 

 

트리 조명을 또 볼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올드타운을 향해 걸어가는데... 올드타운 주변에 사람이 저~~~~엉말 많습니다올드타운 쪽은 바닥이 돌길로 되어 있어서 유모차를 끄는 남편이 힘들어 합니다. 

 

남편, 힘들지?

아냐, 괜찮아 

근데 남편은 구시가지 별로지 않아?

아니ㅡ 좋아하는데

왜~~ 관광객 많고 사람들 많은  별로잖아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저희 앞에 거의 길을 막다시피한 여행객 무리가 천천히 걸어갑니다. 

 

나는 이런 관광객의 걸음 속도가 답답해. 대체가 안 움직이잖어

프라하가 관광지니까. 관광온 사람들은 처음보니 예뻐서 구경하느라 그렇지 뭐 


장식들을 사려고 상점부스에 가까가서, 나무장식 2개를 사서 돌아나오는데 사람들 사이이를 비집고 나와야합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음식을 사려면 상점 부스에 가까이 가야하는데, 그럴수록 인파에 끼어 유모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남편은 더 힘들어 했고요 


남편 안되겠다. 우리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나가자 


그렇게 올드타운에서 골목을 지나 바츨라프 광장으로 걸어갔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에도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프라하 올드타운의 크리스마스 트리랑 분위기가 조금 다르죠?

 


올드타운은 프라하 구시가지라 골목이 좁은데, 그에 비해 바츨라프 광장은 신시가지라 길이 더 넓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워낙 크리스마스 대목이다보니 바츨라프 광장도 도저히 유모차를 가지고 구경하기가 어려운 상황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쇼핑 못할 거 같은데 

나는 촛불켜면 돌아가는 장식 있잖아

작년에 딸이 망가뜨린거?

응,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올해 그거 사고 싶어 

그럼, 크리스마스 마켓 말고 상점으로 들어가보자 


바츨라프 광장 끝에 Mustek에 가까이 있는 뉴요커 매장 맞은편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돌아가는 장식 여기 있네! 남편 마음에 드 디자 골라봐

부인은 왼쪽이랑 오른쪽 중에 어떤 것이 좋아?

나는 왼쪽 것!

그래, 그럼 그거 사자 


남편이 갖고 싶다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서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프라하 시내가 붐벼서, 스바쟉을 마시며 올드타운 트리를 구경하려던 계획은 실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인 어떡해. 스바쟉도 못 먹고, 팔라친키도 못 먹고 

아냐, 괜찮아. 남편도 뜨르들로도 못 먹었는데 

나는 괜찮다~

그럼 나도 괜찮아

우리 어디 커피숍이라도 갈까?

그래, 바츨라프 광장 중간 트램가는 길에 Ovocny Svetozor있잖아. 아니면 COSTA COFFEE 도 있는 거 같던데 

그래, 그쪽으로 가보자 


안타깝게도 두 군데 모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프라하 시내가 이렇게 북적거리는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인거죠낙담을 하고 집으로 가려던 찰나 트램을 타고 가면서 한 번 와보고 싶었던 디저트 가게 미샥의 작은 테이블이 하나 빈 것이 보입니다. 


남편! 우리 여기 들어가 볼래?


따뜻한 곳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인파에 뺏겼던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집으로 가는 트램을 탔습니다. 


트램에서 내리자 갑자기 딸이 유모차에서 나오겠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권도를 하다가 손을 다 남편이 딸을 안아 줍니다. 남편은 오늘 돌길에 유모차를 끄느라 에너지를 쏟기도 했고, 손이 불편해 딸을 안고 다니기도 힘드니 딸을 유모차에 앉히려고 했습니다. 유모차에 앉히려고 시도하던 중 결국 딸은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아휴,,, 트러블 투(trouble two)라고 하더니만.... 

안돼, 딸. 아빠 너무 힘들어. 유모차에 앉자


제 말이 떨어지자 마자 울기 시작하며 안아달라고 떼 씁니다.


개와 산책을 하 젊은 청년이, 철퍼 앉아 있는 딸을 보더니

 

Ježiš (예쥐쉬 : 이런...)


그리고는 부모인 저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번 쳐다보고 갔습니다. 

저도 아기없을 때 이런 풍경을 보게 되면 의아해했던 것 같아요 ^^


딸은 약 2분 가량 차가운 바닥에 앉아 징징 울었습니다. 겨울날씨에 바닥도 찬데,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일으켜 세워, 안아서 데려가고 싶었지만....그래도 딸의 분이 삭히고 울음이 잦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물어봤습니다.


딸~ 이제 엄마  잡고 걸을까?

음! 


제 손을 잡고  열 걸음 걷더니

 

안아

아빠가 안아 줘? 

안아(앉아)

아니, 이제 유모차에 앉겠다고. 얼른 앉히자

 

'안아 달라'와 '앉고 싶다'를 둘 다 '안아'라고 말하는데 제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혹시나 마음 변하기 전에 얼른 유모차에 앉혀 집으로 쌩~ 달려왔습니다. 


LED 조명을 산거라서 어떤 식으로 창가에서 보일지 궁금해서 부지런히 달았는데, 창가 위쪽에 달다보니 살짝 목과 어깨가 아픕니다. 이때까지 남의 집에 장식해놓은 것을 구경만했지, 아름다운 장식하는데 이런 수고스러움은 생각지 못했어요. 


남편, 이리 와봐~ 장식 다 했어!

음, 멋있네 

이제 불 켜볼까?

그래그래

딸~~~~ 내 사랑!!! 

네에~

우리 불 한 번 켜볼까?  Čáry máry fuk(챠-리 마-리 푹 : 수리수리마수리~)

(다같이) Čáry máry fuk! 


주문을 외우고 창가에 조명장식에 불을 켜자

 

우우와아아아~~~

 

하고 딸이 탄성을 지릅니다



오호~~ 예뻐요, 예뻐. 오늘 하루종일 고생해서 남편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러다닌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엄마아아~~~!!! 비치이ㅡ 비치이  (빛이)

그치빛이 예쁘지?

, 비치이 마아니( 빛이 많이)

아빠가 고른거야~ 남편, 정말 예쁘다. 잘 샀어 

뭘~ 그정도야 ㅎㅎ 


이렇게 저희 가족이 함께 할 크리스마스 이브 준비가 거의 다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근데 남편의 내 목표는 뭐야?

부자되는거~

치.... 그런 실현 불가능한  말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