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약속 있어서 아침부터 출근해서 열심히 일 했더니.
퇴근 시간 다 되어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서.
갑자기 "내가 맡긴 일 해결 됐어요?" 라고 묻는 상사
오전 내내 아무말도 안하다가, 갑자기 일을 주지 않나.....
저한테 정확히 말도 안해주고, 제가 못 알아들은 것처럼 막 몰아부치는 상사의 모습을 보니
체코 날씨가 계속 흐릿흐릿하니. 햇빛의 부족으로 사람들에게 잠재적인 불만이 쌓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체코에도 온돌식 바닥 난방을 했으면 좋겠어요.. 여기도 한국의 겨울만큼이나 추우니까요.
일은 적당히 마무리하고 저녁 약속후에 집에 들어갔더니 남편이 먼저 퇴근해 있네요.
가만히 멍 하니 서 있다가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한참 씻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남편이 회사 얘기 투덜거릴 때는 제가 들어주고 안아주고 달래주고 그랬는데...
제가 회사 얘기하니 시큰 둥한 반응 보이는게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는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여보! 난 여보가 회사 얘기하면 열심히 들어주고, 안아주고 그랬는데.. 왜 내가 회사 얘기하니까 잘 안듣고 그냥 게임 해? "
"내가??? 하던 게임 멈추고 당신 얘기 들었잖아. 그리고 당신이 먼저 나가버렸잖아ㅡ"
-"내가 언제? 바로 안나가고 여기 서서 기다렸잖아."
뭔가 익숙한 라인이죠?
문근영과 김래원 주연의 <어린신부> 영화를 같이 봤거든요.
거기서 문근영 춤추는 장면을 보더니, 꼭 제가 기분 좋을 때 방방 뛰는 거랑 똑같다며 ㅎㅎ
그 "나는 사랑을 아직몰라~~~~ 조금 더 기다려~~~ 진짜 사랑 한다면~~~ 조금 더 기다리겠지~~~"
이 부분을 외워서 종종 부르거든요.
남편의 노래 한 소절에 기분이 확 풀려버렸습니다.
그리고 Hug Time을 갖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꼭 끌어 안고, 오늘 하루 지친 마음을 달랩니다.
사실 별 일 아닌데, 갑자기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럼, 한국 식당 가서 해산물 먹으면 되지~"
"아니면,,, 요즘 초콜렛을 안 먹었더니 우울해진건가?"
"안돼- 자꾸 허리 뒷살 찐단 말이야."
그러게요. 정말 이도 저도 싫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그래도, 뚱뚱해도 행복한 여보가 좋다는 남편에 말에 제 마음은
기분이 안 좋을 때나 마음이 지쳐 충천이 필요할 때,,
초콜렛은 제 마음의 만능통치약과도 같아서 끊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초콜렛을 늘 입에 달고 살수도 없고 말이죠.......
저에게는 영원한 숙제에요! 먹을 것인가, 참을 것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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