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체코생활'에 해당되는 글 268건

  1. 2018.01.14 사랑은 아무나 하나ㅡ체코편 어떠셨나요? (7)
  2. 2018.01.06 보여지는 체코 생활과 실제 체코 생활 (18)
  3. 2018.01.02 가족이 함께 한 크리스마스 쇼핑 (6)
  4. 2017.12.31 2018년 새해에 생기는 놀랄만한 변화 (21)
  5. 2017.12.27 체코가 한국보다 좋다 느낀 날 (4)
  6. 2017.12.26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한 날 (6)
  7. 2017.12.22 프라하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의 즐거움 (3)
  8. 2017.12.15 한국 드라마를 보며 깨닫는 우리의 시간 (6)
  9. 2017.12.08 남편에게 꿀밤 두개 맞은 날 (4)
  10. 2017.12.07 육아하며 겪은 황당한 실수 (2)
  11. 2017.12.04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의 귀여운 한숨 (3)
  12. 2017.12.02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40)
  13. 2017.11.30 체코생활은 즐겁기도, 슬프기도, 서럽기도 (8)
  14. 2017.11.25 체코 어린이 모델이 예쁘지 않은 이유 (3)
  15. 2017.11.24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 -제2탄 (4)
  16. 2017.11.22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제1탄 (6)
  17. 2017.11.16 체코남편에게 어려운 육아 한국어 (10)
  18. 2017.11.14 체코 선거홍보물과 정치유세는 어떤 모습일까 (1)
  19. 2017.11.11 세상의 슬픔은 갑자기 오는 것 같다 (10)
  20. 2017.11.03 체코생활과 한국생활의 차이 (14)
  21. 2017.11.01 체코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7)
  22. 2017.09.23 끝내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
  23. 2017.09.21 체코남편이 사다 준 일본여행 선물 (2)
  24. 2017.09.12 그리도 어렵던 프린트 한 장 - 뒷 이야기 (4)
  25. 2017.09.09 프린트 한 장이 그리도 어려운 날 (3)

지난 주 2018년 1월 6일 첫방송에 이어....2018년 1월 13일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편 2번째 방송 잘 보셨나요? 

저는 아직 2편은 보지 않았는데, 지난주 1편을 보면서 상상치도 못했던 경험을 했습니다. 체코와 한국 시차가 8시간 (써머타임 적용시, 7시간) 나고, 체코에서 한국 방송을 보려면 인터넷으로 봐서 1~2시간 기다려야하기에, 한국에서 먼저 방송을 본 지인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남편, 사람들한테 연락 엄청 오고 난리났어
아, 그래? 잘됐네
응, 우리 부모님도 축하 전화 많이 받으셔서, 기분좋으신 거 같아
좋네좋네
응응. 그나저나.... 이제 남편은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편 볼 준비 됐어?
부인은?
어후, 몰라. 이런 심장 떨림은 또 처음이네. (후우~~~) 심호흡 좀 하고. 중고등학교 시험부터 대학, 그리고 영어 공부한다고 별별 시험도 봐보고, 이직한다고 여러가지 긴장 상황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ㅡ TV에 나온다니 이건 또 심장이 쪼임이 달라. 이건 색다른 두근거림인데
당연하지. 시험이야 못보면 그만이지만... TV는 한 번 실수하면, 그 장면이 계속 TV에 나오고 Youtube에 나오고 할테니까
아휴 ㅠ 그렇지. 정말 떨려. 연예인들은 자기 얼굴 TV에 나오는 거 어떻게 보나 몰라
그러니 연예인이지
맞네 맞네

생각지 못했던 처음 겪어보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TV를 켰습니다. 무사히 넘어간다 생각하던 중에 서로의 첫인상에 대한 남편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Q: 부인의 첫인상이 어땠나요?

부인을 처음 봤을 때, 같이 있던 친구가 말이 많았거든요. 그 친구에게 부인이 “닥쳐”라고 말해서 멋있다 생각했어요

야~~남편!!!! 내가 언제 닥쳐 (shut up!!) 이라고 했어. 정확히 “너는 아까부터 목이 아파서 불편하다면서 얘기를 하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는구나” 했지
ㅋㅋㅋ 그말이 그말이야. 그래도 멋있었어
아니, 뭐가 그래. 첫 만남에서 shut up 이라고 한 사람이 뭐가 멋있어. 나는 최대한 돌려서 말한다고 한건데
좀 드라마틱하고 과장되게 말해야 TV에 재밌게 나가잖아
아무리 그래도 성질 고약한 여자처럼 나왔잖아. 어휴...

남편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저는 딸이랑 다른 방에서 놀고 있었거든요. 이런 인터뷰 내용이라는 걸 알았다면 말렸을 거에요 ㅠㅠ

방송을 보면서 중간중간 호흡을 가다듬어도, TV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부인, 괜찮아?

어? 어. 후우~~~

안 괜찮아 보이는데? 

어, 나 안 괜찮은가봐

그럼 잠깐 멈출까?

좋은 생각. 나 숨 좀 쉬고. 후우~~~~

그렇게 가슴 깊이 긴장이 벅차올라, 보다가 멈추다를 반복하면서... 무사히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부부 출연편을 다 봤습니다. 


▼ 일거수 일투족을 촘촘히 촬영하는 장면~ 사진에 나온 카메라 2대외에도 작은 집에 카메라가 3대 가량 더 있었습니다. 

상차리는 와중에 누워서 떼 부리고 있는 저희집 꼬마 아가씨가 보이네요. 

근데 방송이 생각보다 짧은 거 같아
다른 부부들도 같이 나오기도 하고, 아직 3편 남았으니까. 그리고 촬영 기간이 길어서 그렇지, 편집할 때 숭덩숭덩 잘라낼걸~
흠, 그렇군
어쨌든 다 봤네. 성공!
어, 생각보다 바보스러운 실수는 안 한거 같아
다행이네. 근데 앞으로 3회나 더 남았다
그러게.. 나머지 방송은 어떻게 보지?
또 조마조마하면서 오글거리며 보겠지. 아하하하하하~~~  

으악!

제가 너무 긴장이 되었던지.. 국그릇 안에 숟가락이 있던걸 못보고 숟가락을 쳐버리는 바람에, 숟가락은 공중 부양하고~ 남아 있던 국은 바지에 쏟아버렸습니다.

부인 괜찮아?
어, 남편. 나 너무 긴장 되었나봐
그러게
미안한데, 나 티슈 좀 갖다 줘. 일어날 수가 없어
그래

지저분해진 것들을 정리하며 어지간히 떨고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2번째 방송은 주변에 음료나 음식없이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후… 지금 방송 볼 생각만으로 살짝 긴장되네요. ^^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 방송이 나간 후, 유투브에도 방송 일부분이 짧게 비디오로 올라갔습니다. 정규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은, 유투브에서 2-3분 분량의 비디오를 볼수 있습니다.

남편, 우리 방송 분 Youtube에도 올라갔어. 남편 친구들도 보라고 해
아, 그래? 근데 댓글이 없네
남편은 Youtube 보고 댓글 잘 달아? 
아니
그니까. 나도 잘 안 달거든 ㅎㅎ 그리고 youtube 비디오는 방송 나가고 나중에 사람들이 더 보니까. 나중에 달겠지 

방송이다보니 어느정도 각색된 것이 있고, 최대한 체코 생활의 장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체코생활이 TV방송에 나오는 것처럼 늘 다이나믹한 건 아니지만, 체코 생활(특히 겨울)에 지치기도 하는 저한테는 촬영을 하면서 체코의 좋은 점을 되짚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부족하고 어설픈 모습이지만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 편> 시청해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남은 3, 4편도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 블로그에 여러 응원 답글 보았는데, 제가 지난 주부터 회사를 나가기 시작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 중이라 답변을 못 드리고 있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조만간 패턴이 잡히면 더 활발하게 블로그 활동 하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은 금요일이면 일찍 출근을 해서 일찍 퇴근을 하는 편입니다. 대부분 체코회사의 좋은점이라면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Core hour를 정해놓고 그 외의 시간은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부인님, 남편 간다~

일찍 출근하네?

응, 금요일이니까. 일찍 올게

응. 잘 다녀와

이른 시간이라 저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이불밖으로 삐져나온 제 발바닥을 간지럽히면서 출근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남편이 현관문을 닫고 나가자 아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빠, 아빠. 빠빠~~(bye라는 뜻) 

어떡하지 아가씨. 아빠 벌써 회사 갔는데

아빠....히잉

오늘 아빠 일찍 온다고 했어 

음!

다른 육아하는 엄마들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저는 남편 출근 후 시작되는 육아일과가 

아침 먹고> 치우고 > 기저귀 갈아 주고> 씻기고> 쌌으니 배고파 아침 간식 먹이고> 점심 준비해서 아기 먹이고 저도 점심 먹고> 점심 먹은 것 치우고> 아기 낮잠을 재우고> 일어나면 오후 간식을 먹이고, 치우고 >  저녁먹을 준비를 하고 > 저녁 먹고 치우고> 아기 씻기고> 밤잠을 재우고 >저도 같이 잠들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아침 먹고> 치우고 > .... >저도 같이 잠들고 

이러한 패턴으로 무한반복입니다. 

▼ 규모는 작지만 프라하 전통시장 - 하벨 시장

조금이라도 체코어 공부나 포스팅 할 시간을 갖고 싶어서 낮잠을 안자려고 하는데, 아이를 재우다보면 잠을 이기지 못하고 같이 잠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금요일이라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와서, 문 여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출퇴근할 때 모두 잠든 부인 모습만 보니, 남편은 '우리 부인은 집에서 아이랑 잠만 자나... '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인 아직 날씨 좋은데 나갈까? (참고: 체코날씨는 맑았다, 흐렸다, 비왔다, 다시 맑았다 수시로 변하는 편입니다)

응, 그래

커피 마시러 갈까, 아니면 공원 아래쪽에 정원있는 식당갈까?

저녁 먹으러 가자. 거기 어린이 놀이 공간도 있지?

응 있을 거야

개들 산책을 먼저 시키고 아기와 함께 공원을 가로질러 식당을 걸어갔습니다. 딸은 신이나서 길가에 핀 풀과 민들레꽃도 만져보고요. 새소리가 날때마다 날아가는 새를 가리키며 "째째짹" 거립니다. 

공원에 새가 정말 많다. 무슨 새야?

참새

참새라고?

응. 여름이니까

참새가 어디서 와?

남아프리카 쪽에서

아ㅡ 그렇구나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을 올리고 있는데.... 2017년 여름에 쓴 글인가봐요 ㅎ

집에만 있다가 저녁 외식하니 기분도 상쾌하고 좋았는데, 다시 집에 돌아오니 쌓인 집안일에 한숨이 나옵니다. ㅠㅠ 그래도 저녁을 밖에서 먹었으니, 남은 에너지를 이용해 후다닥 집안 일을 하고 아기를 씻겼죠. 

쇼파에서 아기를 안아주는데, 갑자기 개 두마리도 제 품을 파고 듭니다.

아이고,,, 남편 우리 멍멍이들 좀 봐

흠… 이제 내 자리가 없어

아휴ㅡ 무슨소리야

맞잖아. 부인이 내 생일도 잊어버리고

그건 진짜진짜 미안해

아냐, 괜찮아. 그냥 부인이 개랑 애랑 사랑하느라 나한테 신경 못써서 그런거야

아니야. 남편 덕분에 개들이랑 애기랑 보실피며 잘 사는데 무슨소리야

어쨌든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있을 자리가 없어

지금은 아기가 어리니까 정신없어서 그렇지. 내 안의 남편에 대한 사랑은 늘어날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응?

힝, 몰라. 얼마나 기다려야 돼

아기가 생기면 남편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는 우스게 소리를 들은 적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가 너무 예뻐 가족을 더 늘리고 싶은 남편

다른 하나는, 아이도 예쁘지만 부인의 사랑을 빼앗겨 버린 기분 드는 남편

아마, 저희 체코남편은 후자인 것 같아요. 

제가 사실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남편한테 신경을 잘 쓰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은 애한테 질투아닌 질투를 하며 저한테 투정부리기도 하고요. 이래서 남편을 아들같다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2017년 언제인가 유명한 의사의 재혼 소식을 온라인에서 읽었는데요, 이혼 전에 그 의사선생님이 유난히 막내딸을 아끼는 모습이 방송에 나왔나보더라고요. 그렇게 가정적인 모습과 책을 통해 비췄던 모습들과 다르게, 재혼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분들이 실망하신 듯 싶더라고요. 

2018년 1월 6일 밤 8시 50분... TV출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득, 체코남자 한국여자 국제커플로 국제결혼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는 제 블로그에서의 모습과, 달달한 부부로 그려지는 <사랑은 아무나하나>의 모습....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르는데... 

지금은 알콩달콩 결혼생활하지만, 저와 남편의 사랑도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둘 중 하나가 먼저 떠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다른 사랑이 찾아올수도 있고... 아니면 둘이 함께 사는 것이 고되어서 헤어지고 싶을 수도 있고요. 

혹여라도 나중에 저희 부부의 상황이 달라지면 어떤 분들께는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블로그에서 감정이 오락가락 하며 체코남편이랑 사는 것도 제 모습이고, 카메라 앞이기는 했지만 오늘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 보여지게 될 생활도 저희 생활의 일부입니다. (당연히 일상은 위에 적었던 육아의 반복이 많지만요)

체코남편과 결혼생활이 영원이 보장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따뜻한이 순간을 기록에 남기고 싶어서 출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써 놓고 보니, 면접에서 무슨 입사 동기 얘기하는 기분이 드네요 ^^)

어쩌면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방송 전과 후로 제 프라하생활이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국제커플보다 재미없어서, 있는듯 없는듯 가족 소장용 비디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시청률도 좋고 재미와 인기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요소라... 가족 소장용 비디오만이라도 저는 좋습니다~

▲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 떨어진 <쿠트나 호라 Kutna Hora>

어제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도, 우연히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 프라하> 보고 연락이 오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한테 방송 나온다고 연락을 하면서- 제가 프라하에서 어떻게 사는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설레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50-60대 어르신들이 이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시더라고요~)

짧은 일정에 잠도 설치고, 코빨개지는 추위를 견디며 야외에서 열심히 찍은 거니까요.

프라하 여행 오시고 싶으신 분들, 프라하 여행을 추억하고 싶으신 분들, 체코나 해외 이민 생각이 있으신 분들, 국제커플로 연애/결혼하신 분들... 

모두모두 한 번씩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 프라하> 예고편이 Youtube에 올라갔는데, 하필이면 제 얼굴이 대표이미지로 멈춰있어서 ㅠㅠ 부끄럽네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번에 이어 크리스마스로 분주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풍경 사진 팍팍 올릴게요~~ 


체코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크리스마스를 큰 가족 행사 및 연휴로 생각해서, 24일부터 1월초까지 긴 휴가를 내는 경우도 많고요, 크리스마스를 준비 기간도 긴 것 같아요.  


동네 곳곳에 아래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파는 간이 시장이 들어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이 크리스마스 준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확실히 아기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반응을 보인 이후부터는 준비를 하게 되네요. 



정작 크리스마스 장식을 즐길 딸랑구는 램에서도 계 잠을 잤습니다. 


남편은 올드 타운 가면 뭐 먹고 싶어?

음... 나는 뜨르들로(체코식 굴뚝빵)!

아~ 그래. 음.... 나는 Palačinky (팔라친키 : 체코식 팬케이크)랑 svařák(스바쟉 : 따뜻한 와인) 한 잔 먹고 싶어. 저번에 촬영할 때 사먹은 데가 상당히 맛이 좋더라고


제가 따뜻한 와 svařák(스바쟉 또는 스바락 = 뱅쇼 = 글루바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프라하 올드타운에서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먹었던 와인이 너무 맛나서 그곳을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프라하 편 방송 예정


1월 6일 첫방송 저녁 8:50분, 이후 4회 방영

[소곤소곤 체코생활/아기랑 함께] - 2018년 새해에 생기는 놀랄만한 변화


간을 보니 3 30분이 지나고 있었고 올드타운에 도착하면 거 4시경이   같더라고요. 적당히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다보면 30분이 지날테고...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볼거리인 점등식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2018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트리 (2017년 12월 2일 - 2018년 1월 6일)


매일 4.30, 5.30, 6.30, 7.30, 8.30, 9.30 p.m. 


약 2분 가량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 조명 쇼


저는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조명쇼를 처음 봤는데, 음악에 맞춰 춤추는 조명을 넋놓고 봤답니다. 곧 제가 헤벌레~~ 하고 조명을 구경하는 모습을 TV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당 (여전히 부끄럽네요, TV에 나온다니)


아참!~ 우리 마켓 구경하다가 트리 조명쇼 보자

어, 그래

 이미 봤거든. 근데 그때 딸도 자고 있었고, 남편도 아직 안 봤으니까 

 

트리 조명을 또 볼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올드타운을 향해 걸어가는데... 올드타운 주변에 사람이 저~~~~엉말 많습니다올드타운 쪽은 바닥이 돌길로 되어 있어서 유모차를 끄는 남편이 힘들어 합니다. 

 

남편, 힘들지?

아냐, 괜찮아 

근데 남편은 구시가지 별로지 않아?

아니ㅡ 좋아하는데

왜~~ 관광객 많고 사람들 많은  별로잖아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저희 앞에 거의 길을 막다시피한 여행객 무리가 천천히 걸어갑니다. 

 

나는 이런 관광객의 걸음 속도가 답답해. 대체가 안 움직이잖어

프라하가 관광지니까. 관광온 사람들은 처음보니 예뻐서 구경하느라 그렇지 뭐 


장식들을 사려고 상점부스에 가까가서, 나무장식 2개를 사서 돌아나오는데 사람들 사이이를 비집고 나와야합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음식을 사려면 상점 부스에 가까이 가야하는데, 그럴수록 인파에 끼어 유모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남편은 더 힘들어 했고요 


남편 안되겠다. 우리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나가자 


그렇게 올드타운에서 골목을 지나 바츨라프 광장으로 걸어갔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에도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프라하 올드타운의 크리스마스 트리랑 분위기가 조금 다르죠?

 


올드타운은 프라하 구시가지라 골목이 좁은데, 그에 비해 바츨라프 광장은 신시가지라 길이 더 넓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워낙 크리스마스 대목이다보니 바츨라프 광장도 도저히 유모차를 가지고 구경하기가 어려운 상황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쇼핑 못할 거 같은데 

나는 촛불켜면 돌아가는 장식 있잖아

작년에 딸이 망가뜨린거?

응,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올해 그거 사고 싶어 

그럼, 크리스마스 마켓 말고 상점으로 들어가보자 


바츨라프 광장 끝에 Mustek에 가까이 있는 뉴요커 매장 맞은편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돌아가는 장식 여기 있네! 남편 마음에 드 디자 골라봐

부인은 왼쪽이랑 오른쪽 중에 어떤 것이 좋아?

나는 왼쪽 것!

그래, 그럼 그거 사자 


남편이 갖고 싶다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서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프라하 시내가 붐벼서, 스바쟉을 마시며 올드타운 트리를 구경하려던 계획은 실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인 어떡해. 스바쟉도 못 먹고, 팔라친키도 못 먹고 

아냐, 괜찮아. 남편도 뜨르들로도 못 먹었는데 

나는 괜찮다~

그럼 나도 괜찮아

우리 어디 커피숍이라도 갈까?

그래, 바츨라프 광장 중간 트램가는 길에 Ovocny Svetozor있잖아. 아니면 COSTA COFFEE 도 있는 거 같던데 

그래, 그쪽으로 가보자 


안타깝게도 두 군데 모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프라하 시내가 이렇게 북적거리는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인거죠낙담을 하고 집으로 가려던 찰나 트램을 타고 가면서 한 번 와보고 싶었던 디저트 가게 미샥의 작은 테이블이 하나 빈 것이 보입니다. 


남편! 우리 여기 들어가 볼래?


따뜻한 곳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인파에 뺏겼던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집으로 가는 트램을 탔습니다. 


트램에서 내리자 갑자기 딸이 유모차에서 나오겠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권도를 하다가 손을 다 남편이 딸을 안아 줍니다. 남편은 오늘 돌길에 유모차를 끄느라 에너지를 쏟기도 했고, 손이 불편해 딸을 안고 다니기도 힘드니 딸을 유모차에 앉히려고 했습니다. 유모차에 앉히려고 시도하던 중 결국 딸은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아휴,,, 트러블 투(trouble two)라고 하더니만.... 

안돼, 딸. 아빠 너무 힘들어. 유모차에 앉자


제 말이 떨어지자 마자 울기 시작하며 안아달라고 떼 씁니다.


개와 산책을 하 젊은 청년이, 철퍼 앉아 있는 딸을 보더니

 

Ježiš (예쥐쉬 : 이런...)


그리고는 부모인 저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번 쳐다보고 갔습니다. 

저도 아기없을 때 이런 풍경을 보게 되면 의아해했던 것 같아요 ^^


딸은 약 2분 가량 차가운 바닥에 앉아 징징 울었습니다. 겨울날씨에 바닥도 찬데,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일으켜 세워, 안아서 데려가고 싶었지만....그래도 딸의 분이 삭히고 울음이 잦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물어봤습니다.


딸~ 이제 엄마  잡고 걸을까?

음! 


제 손을 잡고  열 걸음 걷더니

 

안아

아빠가 안아 줘? 

안아(앉아)

아니, 이제 유모차에 앉겠다고. 얼른 앉히자

 

'안아 달라'와 '앉고 싶다'를 둘 다 '안아'라고 말하는데 제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혹시나 마음 변하기 전에 얼른 유모차에 앉혀 집으로 쌩~ 달려왔습니다. 


LED 조명을 산거라서 어떤 식으로 창가에서 보일지 궁금해서 부지런히 달았는데, 창가 위쪽에 달다보니 살짝 목과 어깨가 아픕니다. 이때까지 남의 집에 장식해놓은 것을 구경만했지, 아름다운 장식하는데 이런 수고스러움은 생각지 못했어요. 


남편, 이리 와봐~ 장식 다 했어!

음, 멋있네 

이제 불 켜볼까?

그래그래

딸~~~~ 내 사랑!!! 

네에~

우리 불 한 번 켜볼까?  Čáry máry fuk(챠-리 마-리 푹 : 수리수리마수리~)

(다같이) Čáry máry fuk! 


주문을 외우고 창가에 조명장식에 불을 켜자

 

우우와아아아~~~

 

하고 딸이 탄성을 지릅니다



오호~~ 예뻐요, 예뻐. 오늘 하루종일 고생해서 남편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러다닌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엄마아아~~~!!! 비치이ㅡ 비치이  (빛이)

그치빛이 예쁘지?

, 비치이 마아니( 빛이 많이)

아빠가 고른거야~ 남편, 정말 예쁘다. 잘 샀어 

뭘~ 그정도야 ㅎㅎ 


이렇게 저희 가족이 함께 할 크리스마스 이브 준비가 거의 다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근데 남편의 내 목표는 뭐야?

부자되는거~

치.... 그런 실현 불가능한  말고 ㅋ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2018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018년은 무슨년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무술년이네요. 2018년 1월 1일부터 새해라고는 하지만, 그냥 보면 2017년 12월 31일의 다음 날 일수 있습니다. 그래도 해가 바뀐다는 것이, 다사다난 했던 1년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해의 바뀜없이 계속되는 일상이면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요?

2018년 무술년은,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우선, 2018년 1월부터는 회사를 다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남편, 저, 아기ㅡ 모두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때까지 블로그 포스팅이 더뎌질 것 같아요.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회사생활을 하게 될텐데, 앞으로 워킹맘으로 잘해 나갈지 고민 됩니다. 게다가 남편한테 투정부리고 투닥거리는 상황이 발생될까 걱정도 되고, 노견인 개 두마리가 건강하게 잘 지낼지도 걱정이고요. 

두번째는, 제가 체코 남자랑 결혼한 체코 프라하 생활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거의 6년이 되어 갑니다. 프라하에서 생활하면서 넋두리 처럼 시작한 블로그의 글들이 간혹 Daum, kakao 메인페이지에 올라가며 며칠간 엄청난 방문객들이 찾는 블로그가 되기도 하는 영광스러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글쓰는 것도 좋고, 공감하트 늘어나는 것도, 댓글 달리는 것도 좋아해서… 오프라인 현실을 사느라 블로깅 포스팅을 못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아요 ㅠㅠ) 

이제는 체코생활하는 프라하밀루유 라는 이름도 저의 또 다른 자아가 되어서. 

티스토리 프라하밀루유= 오프라인의 저, 경계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제 블로그를 꾸준히 오시거나 글 몇 개를 읽어 보신 분들은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프라하밀루유 블로그에는 가족 인물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남편, 나 블로그 글에 우리 대화 같은 거 올리는데 괜찮겠어?

당신 개인의 블로그니까. 원하는 글 써야지

그게… 남편이랑 한 얘기 쓰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거 같기도 해

아, 그래?

응응

대신 우리 개인 사진은 올리지 말아줘

응! 알겠어

워낙 사적인 이야기글 많이 쓰는 블로그라 저희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약속하고 시작한 블로그였거든요. 

그런데 두둥!! 2018년 새해가 되며,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8년 1월 6일 !!! 저희 가족이 TV에 나오게 되었거든요. 개인 사진도 안 올리던 사람들이 바로 TV 출연? 이라니 뭔가 중간 단계를 뛰어 넘은 것 같은 느낌도 들죠 ㅎㅎ

이 모든 사건은 바야흐로 2017년 10월, 저희 가족이 한국에서 머무르고 있을 때 블로그로 한 작가님이 연락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TV조선 < 사랑은 아무나하나> 작가인데요. 혹시 프라하밀루유님 섭외가 가능할까해서요 

블로그를 통해 TV출연 섭외가 들어오다니?! 아기 모델에 도전해볼 욕심있는 엄마이니, TV출연 제안이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인이 TV에 출연해서 사생활 털리며 마음 고생하는 경우도 봐서 망설여지더라고요. 게다가 수줍음 많은 저희 체코남편은 TV 출연을 할 정도로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말이죠. 

남편한테 물어보니 TV출연이 고민되다하고… 저도 TV출연에 따른 장단점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던 찰나, 저희가 한국에 있는 상태라 부모님의 의견을 여쭸습니다. 

부모님의 대답은 

당연히 해야지!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너희들의 생활상도 비디오로 남기고 손녀 커가는 모습도 영상으로 담을 수 있으니.

그게 다~ 세상살이 추억이 되더라 

저희 부모님은 아직 체코여행을 못오셨고, 2018년에 체코여행을 오시기로 했습니다.

제가 체코로 이민을 와서 체코생활에 정착한다는 여러가지 핑계로, 적당한 시기를 찾다보니 이렇게 미뤄져 버렸습니다. 부모님들은 체코오시기 전에 저희들 사는 모습도 보고 싶으시고, 손녀 재롱도 TV로 보고 싶으셨던거죠.  

저희 딸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사랑은 아무나하나> 촬영을 생각해보니, 아기가 돌쯤 되었을 제가 정신줄 놓고 지낼때라 엄마로 돌잔치를 챙겨주지 못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빠가 집에서 만들어 준 당근케이크로 대신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한켠에 ‘그 때 제대로 사진이라도 찍을걸 그랬나,,,’ 후회스러운 마음이 있더라고요. 

아이의 귀여움을 전문가를 통해 기록으로 남기고, 그 영상을 부모님도 계속 보실수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체코남편과 프라하생활을 추억으로 남겨보고 싶기도 했고, 남편도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다는 취지에서 승낙했고요. 

그리하여 2018년 1월 프라하밀루유 가족이 TV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TV조선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 프라하편 방송

1월 매주 토요일 4회 방영

2018년 1월 6일(토) 저녁 8시 50분 첫방송

2018년 1월 13일(토) 저녁 8시 50분

2018년 1월 20일(토) 저녁 8시 50분

2018년 1월 27일(토) 저녁 8시 50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제가 해외취업을 꿈꾸기 시작하면서 가장 출연하고 싶었던 TV프로가 “여성 성공시대” 같은 거였는데요^^ 프로그램 성격은 너무도 다르지만 여튼 TV나오니 성공한 셈으로 칠 수 있나요? ㅎㅎ

2017년 12월 30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방송 끝부분에, 체코프라하 부부로 예고 방송이 나갔습니다~ 우훗! 예고편까지 나가고 나니 마음이 상당히 싱숭생숭 합니다 

TV방영을 1주일 남겨 앞두고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 우리 <사랑은 아무나 하나> 예고편 나갔어 ㅋㅋㅋ 링크 보냈으니 확인해봐

어때? 잘 나온 거 같아?

아직 모르지~ 예고편밖에 안나가서

근데 어휴... 부인, 나는 못 볼 거 같아

히히히. 이해해. 본방송은 볼 수 있겠어?

어후~너무 이상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못 보겠어

그치? 오글거릴 거 같긴해. 그래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잖아

부인이 보고 어땠는지 얘기해줘

ㅋㅋ 알겠어 

지난 6년간 티스토리 프라하밀루유 블로그에 방문해주시고, 제가 프라하생활 씩씩하게 해올수 있도록 응원 많이 해주신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TV출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꾸벅꾸벅)

블로그 글로만 보시던 프라하 밀루유의 프라하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2018년 1월 6일 저녁 8:50분, TV조선 <사랑은 아무나하나>에서 보여드릴게요~~~!!! TV 시청 소감이나 방송 보고 궁금하신 점, 블로그로도 물어보셔도 되요!  


2018년 1월 1일 프라하에서는 새해 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하는데요, 프라하 여행 중에 뭘해야하나…. 프라하 행사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에 체코 프라하 신년 맞이 불꽃놀이 정보를 확인하시고, 폭죽이 수 놓는 낭만적인 프라하 야경을 즐겨보세요! 

New Year's Fireworks (신년 불꽃놀이)

일시 : 2018년 1월 1일, 18:00

장소 : 레트나 공원 Letná Parks (Letenské sady), Praha 7 - Holešovice, 170 00

Novoroční ohňostroj v hlavním městě proběhne již tradičně na Nový rok 1. ledna 2018 v 18 hodin.

출처: 프라하 불꽃놀이 구글이미지 검색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 여행을 겨울에 오면 야외로 돌아다니기 춥긴하지만,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프라하에 사는 저에게도 프라하 성탄절 분위기는 늘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프라하 생활을 하는 저에게 본격적인 겨울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려주는 날이 있는데, 바로 12월 5일 미쿨라시 성자의 날입니다.  

12월 5일은 미쿨라시(니콜라스) 성자의 날, 체코사람들은 무엇을 하나면요?

미쿨라시 성자나 천사, 악마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사탕이나 과자) 나눠줍니다.   

미쿨라시 행사 관련 사진을 찾다보니 2012년 사진을 찾았네요~ 미쿨라시 성자는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 있습니다. 

미쿨라시의 날이면 아이들은 선물을 받으니, 당연히 12월 5일 = 선물 받아서 신나는 날이고요~ 

어른들한테는 거리에 사람들이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구경할 수 있으니 재미가 있습니다. 악마를 만나 깜짝 놀라거나 우는 아이들의 반응도 귀엽기도 하고요. 

2013년 12월 5일, 프라하 올드타운, 미쿨라시 성자 분장

이런 저런 흥미로운 풍경때문에 저도 미쿨라시 행사를 좋아합니다. 12월이 되면 미쿨라시 행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 마켓도 곳곳에서 열리면서 낭만적인 프라하 모습이 되니~ 이 시기만 되면 있던 향수병도 날아가더라고요.  

올해 미쿨라시 행사는 더욱 특별한 이유가 두 가지 있었는데....하나는 딸과 함께 온 가족이 처음으로 음악 콘서트를 갔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에 도전했는데~ 그건 2018년 1월 6일까지 비밀로 할게요~ ^^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 밴드 The Tap Tap의 콘서트를 갔는데요, 미쿨라시의 날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가족단위로 콘서트를 많이 왔더라고요. 

The Tap Tap 체코 밴드는 조금 특별한데요, 밴드의 구성원들이 장애인들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워낙 체코에서 인기가 있어서 홈페이지를 보니 2018년도 콘서트 계획이 꽉 차 있네요. 

http://www.thetaptap.cz/#!koncerty 

콘서트 입구에 들어서자 겨울외투를 걸 수 있게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유럽 식당/공연 문화 TIP! 

유럽에서는 겨울에 식당이나 공연장 같은 곳을 들어갈 때, 두툼한 겨울 외투는 맡겨 놓고 들어갑니다. 장소에 따라 유료이거나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고요. 

식당에서도 한국처럼 의자에 걸어 놓기도 하지만, 보통은 외투를 걸어 놓을 수 있는 옷걸이나 고리 같은 것을 별도로 마련해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옷을 맡기고 콘서트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남편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릅니다. 

어! 왔어요!!!!! 

아, 네. 여기 저희 부인이랑 딸이에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남편에게 카드기계를 내밀며) 기부 좀 해줘요! 많이 많이 

아, 해야죠 

남편의 카드를 기계에 꽂고 나서 기부 금액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콘서트장에서 카드로 금액을 입력하는 직접 기부가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 분이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아내인 저는 금액을 물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편, 얼마나 기부 했어?

XXX

우와~ 많이 했네. 그래서 저렇게 좋아 하시는 구

어차피 회사 통해서 콘서트 티켓 싸게 샀으니까.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이야~

그래그래. 잘했어


탭탭 밴드가 꾸준한 활동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남편이 기부한 금액 정도는 괜찮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미쿨라시의 날이니까요.  

계속 음악만 연주하면 공연을 보는 아이들이 지루해 할 수 있으니, 중간에 악마들이 천사처럼 속이고 나와 나쁜 짓을 하는 연극도 있었습니다. 

이번 TapTap밴드 공연에는 특별 초대 연주자가 있었는데, 미국 가수 'Gaelynn lea 갤린 레아' 라는 분이었습니다. 

TapTap밴드 공연이 있기 전 주말에 리허설이 있었는데, 통역을 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주말에 일하는 거니, 회사에서 아무도 가고 싶지 않아했고요. 한국여자랑 결혼한 체코남편은 많이 한국화가 된 것인지, 이렇게 일이 터지면 자신이 앞서서 해결하려합니다.

부인, 주말 오후에 통역하러 가도 괜찮겠어?

어~ 몇 시간 정도 걸려? 

한 2~3시간. 우리 딸도 데려갈까?

응, 나가는 거 좋아하니까. 통역에 너무 방해만 안되면...

관계자한테 한 번 물어볼게 

오케이~   

관계자도 주말에 자녀를 동반한다고 해서, 남편의 통역 봉사에 같이 따라 간 딸은 이 언니를 먼저 만났습니다. 그때 만난 것을 기억이라도 하는 듯, 갤린 레아가 등장하자 딸이 좋아서 박수를 마구 칩니다. (아래 동영상에 10분 정도에 등장합니다.)

한참 그녀의 연주에 감탄하고 있는데, 남편이 귓속말로 얘기합니다. 

부인, 우리 뒷편에 갤린 부모님 앉아 계셔 

어디? 

통역하러 왔을 때 같이 계셨어

뒤를 돌아보니 뿌듯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 어머니가 앉아계십니다. 

몸의 불편함을 뛰어 넘어, 음악 연주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며 1년에 200회 세계 투어를 다니는 연주자.

기를 낳아 길러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좋은 부모가 되려 노력하는 어려움.... 그녀의 연주와 함께 부모님을 마주하고 있으니, 장애가 있는 자녀를 이렇게 열심히 키워 내신 에너지가 강한 분들 같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음악콘서트라서 딸과 신이 나 박수치며 한참을 공연을 보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남편, 혹시 이 공연장에 온 사람들 중에..나만 여기 아시아 사람인가?

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있잖아... 노래가 이렇게 쿵짝쿵짝 하는데 사람들이 박수를 잘 안 쳐

어... 그러게

TapTap 밴드가 댄스곡 만큼이나 신이 나서 노래 가사를 다 못 알아듣는 저도 궁딩이가 들썩 거리는데, 체코사람들은 박수도 잘 안치고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클래식 공연처럼 음악 연주가 다 끝나야 박수치는 분위기더라고요. 

공연이 3/4정도가 넘어가니~~ 체코 사람들...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이고 어깨를 들썩거립니다. 살면서 노래방을 가본 경험이 다 있을만한 한국사람들과 비교하면, 체코사람들은 상당히 정적인 민족 같아요

준비된 공연이 끝나갈 무렵,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선물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앞에서 부터 나눠주는데 뒤에 앉아 있던 몇몇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나가 선물을 받는 모습을 보니, 살짝 조바심이 납니다. 

남편, 우리도 앞으로 나가야 되는거 아냐?

아이고,,, 걱정하지마. 한 사람당 한 개씩 다~~ 받을거야

아, 그래?

응. 근데 저기 천사, 우리 회사 직원이네. 자원봉사 하는거야 

남편의 말대로 모든 아이들이 선물을 받았고, 천사 언니와의 친분을 이용해(?) 저희 딸은 선물을 3개나 받았습니다. 

선물은 탭탭밴드를 지원하는 회사들의 로고가 박혀 있는 PEXESO(같은 그림 맞추기) 게임, 어린이 수첩, 공연밴드의 CD, 색칠 공부 + 작은 색연필이 들어 있었습니다. 미쿨라시의 날이니 막대 사탕 하나라도 기대했던 건... ㅜㅜ 엄마의 취향이었던 걸로~

딸은 이 선물을 받고 난 다음부터 그렇게 색칠 공부에 빠졌습니다. 색칠이라고 하기에는 줄을 찍찍 긋는 수준이긴 하지만, 외출했을 때 얌전하게 달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선물 증정이 끝나고 앵콜곡을 연주했는데, 한 장애인 연주자가 자신이 젊을 때 진탕 놀다가 술먹고 기차길에서 잠들어서 다리를 잃은 본인의 이야기를 노래로 쓴 곡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수담을 자조적인 가사로 쓰다니... 참 체코사람다운 유머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앵콜이 이어졌지만, 저희는 콜택시를 미리 불러 놓아서 자리를 떠야했습니다. 공연장을 나오는데 왼쪽편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더라고요. 

탭탭밴드를 보면서 혹시 한국에 이와 비슷한 장애인 음악 밴드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검색해 봤는데, 한국도 움직임이 있어 보입니다. 2016년 기사라서 현재 얼만큼 진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기타뉴스]장애인·비장애인 실력파 밴드 만드는 이상우
http://h2.khan.co.kr/201604141321001 

[조금 다른 밴드]
https://tumblbug.com/cdband2016

사실 GDP나 세계 경제규모처럼 객관적인 수치를 비교하면, 체코는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코에서는 장애인 음악 밴드가 인기를 얻고 있고, 어린 자녀들과 장애인 밴드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다른 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

이런 면에서는 체코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며, 차별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사회적 약자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해외생활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소한 공산품들은 한국이 튼튼하고 품질이 좋은편입니다. 연필이나 노트만 해도 재질과 디자인 면에서 한국제품은 확연히 다르고요. 

한국 공산품이 튼튼하기는 하지만, 콘서트장 입구에서 팔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한국제품 (운동/근육 보호 테이프)를 판매하더라고요. 체코 콘서트장에서 판다니 놀라기도 하고, 한국어로 "비비" 라고 쓰여진 것을 보니 반갑기도 했어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온가족이 모여 성탄절을 함께 보냅니다. 가족들이 한 곳에 모이니 오랜만에 대청소도 하고 집에 크리스 마스 장식도 하고,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니....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분주해집니다. 


체코는 12월 24일, 25일, 26일이 크리스마스 공휴일인데, 대부분 체코회사들이 12월 24일부터 새해가 되는 1월1일(체코 공휴일)까지 연이어 휴가를 쓰라고 권장하는 편입니다. 


저희 남편 회사도 마찬가지라, 남편은 23일부터 가족과 함께 연휴를 즐기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1주일 전인 16일 토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침실에서 남편이 나옵니다. 

   

▼ 2012년 프라하올드타운 크리스마스 



잘 잤어?

어. 아후~ 오래 잤네

응, 주말인데 좀 자야지~ 근데 남편! 어제 꿈에 갑자기 내가 중국어를 솰라솰라하는거야

우리 혹시 다음에 갈 나라가... 중국이 되는 건가?


글쎄~ 모르지 뭐  근데 남편 우리 크리스마스 장식 찾았어?

, 없는거 같아

분명히 버렸을리는 없는데....


창고를 졌는데 없더라고

혹시 남편이 곳에 둔거 아냐?

아흐. 몰라ㅠㅠ 기억이 안나. 바보 남편

아냐. 내가 작년에 정리할 때 잘 챙겼어야 하는데... 우리 둘다 정신없었잖아. 내가 다시 한 번 찾아보지


작년 크리스마스. 딸이 돌이 될 무렵에, 남편도 저도 육아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을 때라, 다른 것에 제대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장식을 챙겨 놓았을 만한 창고며 서랍장이며 온통 뒤졌는데, 찾을 수가 없습니다. 


흠... 진짜 이상하다. 없어 

없지? 근데 부 커피 마실래?

, 연하게 한 잔만

우히히히, 인도 커피 여자가 되어가고 있어

 

쉬는 날 아침이면 남편은렌치프레스에 커피 내립니다. 

매번 커피 마실거냐 묻는데, 제 OK를 하면 같이 커피신다는실에 신이 나나봅니다. 커피를 내리고 제 컵에 커피를 부으며 남편이 묻습니다.

 

, 오 크리스마스 쿠키 가지러 갈 건데. 가족이 같이 갈까?

그래 그래. 비도 안오고, 많이 춥지 않은 은데. 밖에 몇도야?

영하 1

나갈만 하네


~~~한국은 영하 10도야. 엄청 춥겠다

그러게. 우리 전에 12월에 갔을 때도 정말웠지

응응, 그게 벌써 몇 년전이야

 

체코생활이 길어지면서 한국날씨와 비교해보, 전체적으로는 한국과 날씨가 비슷비슷한데 8월부터 11월은 프라하 날씨가 날씨보다는 서늘하고 추 같아요. 그러다 12, 1 강추위울이 같고요.

 

부인 먹고 싶은 있어?

글쎄...

말해봐봐

늘 한국음식이지 뭐

그럼 우리 한식당 갈까?

좋아!

 



한동안 먹고 싶었던 떡볶이를 먹고 와, 남편이 쿠키 만드는 분께 전화 걸었습니다.

 

Dobrý den… 

rozumím. 

…. V pondělí. Ano, děkuju

흠… 우리 쿠키  찾으러는거지?

, 장을 못했다고, 월요일에 오래


1시 전에만 전화 찾으러 있다며~

나오기 전에 전화했는데, 받더라고

.. 랬구나

부인이 쿠키 먹고 싶지?

아~ 당연하지! 근데 여기 크리스마스 쿠키 만드는데가 가기 먼데ㅡ 여기 주문해야하나?

상관없는데, 우리 부모님이..

아… 분이시구나

…. 어쩔수 없지

 

매해 크리스마스 쿠키 주문하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면, 지인이 섭섭한 느낌을 받지 않으실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가족의 전통을 중요시 체코문화에서, 이 분에게 크리스마스 쿠키 주문한지 었는데 말이죠.

 

 쿠키 찾기는 패스하고, 바로 쇼핑몰로 고고?

그래

가서 사자

좋아좋아

 

크리스마스 장식을 곳에 가니 디자인은 예쁜데 건전지로 된 것밖에 없습니다. 예뻐서 이것저것 만지게 되는데도, 딱히 사려고 손에 잡히는 것은 없더라고요. 


코 사이즈에 맞게형 양말을(수면 양말인데 제가 신으면릎까지 덮힐듯ㅋㅋ) 집었다 놓았다 하자 남편이 묻습니다.

 

(제 볼을 만지작 거리며) 우쭈쭈쭈~~우리 이쁜 마누라, 우리 귀여 붸이비- 이 양말 사고 싶어?

아ㅡ 남편~~ 뭐하는거야. 그리 갖고 싶은 아니고, 그냥

그럼 갖꼬 싶오용? 오빠가 다~~줄껭

아냐, 됐어욧. 우리 크리스마스장식 전구나 사러 가요. 어디를 가봐야하나...

아하!! Datart (체코 전자제품 상점) !! 거기 가면 있을 것 같아

오홀~~~ 남편~~ 좋은 생각~~ 가보자!

 

▼2013년 나메스티 레푸블리끼, 팔라디움 쇼핑몰 크리스마스 풍경

+ 다른 쇼핑몰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 장식을 사러 걸어가면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은 크리스마스 선물 필요한 없어?

없어~ 나는 졌어. 부인은? 부츠? 핸드백 

내가 한동안 생각해 봤는데... 피부 마사지 패키지 선물이 좋을 거 같애

그거 말고. 목걸이나 반지 같은 해주고 싶단 말이야

있는 반지도 안하고, 귀걸이도 안 해서 귀도 막힌거 같은데…

그럼 마사지 하 알아봐봐

응, 오케이!


근데,  요 다이어트도 하고. 이제 피부관리까지 받아서… 내 크리스마스 남자랑 보내려 아냐?

키키키


(가까이 다가가 남편 허리에 손을 두르며) 왜애~~ 그 어쩌려고~~

어흑 ㅠㅠ 마음이 아파

뭘 마음이 아파~

참나! 됐어!(남편이 유모차는 손으로 잡고 엉덩이로 저를 옆으로 밀어내며

 으!! 엄마야! (갑자기 미끄한쪽 가랑이가  찢어지며 넘어질뻔)

크크크크큭 ㅋㅋㅋㅋ

 

누군가 닥에 콜렛 아이스크림을 흘린 것을, 정통으로 밟아 미끄러질뻔했습니다.

 

뭐야, 남편. 지금 웃어?

아니아니 ㅋㅋㅋㅋㅋ

밌어?

어, 쫌~ㅋㅋㅋㅋㅋ

인이 넘어져서칠뻔했는데??

그러게, 누가 그렇게 나쁜 하래~

, 신기하긴하다. 말을 하자마자 바로 발이 미끄러지네~

~~ 카르마야 카르마(업보)

잠깐만 기다려, 신발 바닥 닦을게. 걸을 때마다 아이스크 남아

 

제가 농담이라도 남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으니, 벌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근데 남편, 도대체 크리스마스 장식 어디로 간거지???

나도 몰라. 근데 촛불 돌아가는 장식은 사고 싶어

언제 사 갈까다음주 월요일은 나도 남편도 바쁘고, , 목은권도. 수요일은 내가 또 바쁘면… 바로 크리스마는데?

흠… 진짜렇네

그럼 오늘 나온 김에, 시내 크리스마스 장보러 가자

그래그래

 

점심을 먹고 크리스마스 쿠키를 가지러 가면 끝날 줄 알았던 일정이, 프라하 올드타운까지 가서 크리스마스 장식 사는 것으로 길어졌습니다. 체코에서는 크리스마스가 큰 명절같은 행사라 준비로 분주하고 정신없고 그러네요 ^^ 


다음 포스팅에 2017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풍경 올려드릴게요~ 

맛배기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만 올려요~


▼ 2017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트리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 날씨는 10월 말부터 흐린날이 많아지며 우울해지는데요, 11월 말까지 잘 견뎌내고 나면 12월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며 활기를 띄게 됩니다. 요즘 프라하는 골목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차서, 한마디로 낭만 뿜뿜 하고 있습니다. 



프라하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올드타운과 신시가지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집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어서 볼거리가 풍부해지고요

프라하 크리스마스 마켓 관련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www.prague.eu/en/event/11950/christmas-markets-at-the-old-town-square

광장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마켓 외에, 프라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집 창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은 것입니다. 

집집마다 다양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집에 해 놓은 장식들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한껏 더해지는 것 같아 저희 집도 장식을 해 보았습니다. 

어떤 장식을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 Pinterest 에 Snow Flake 만드는 법이 있어서 집에 있는 A4종이로 잘라서 테이핑과 스테이플러를 이용해서 만들어 달았습니다~ 

침실에 있는 창가에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만들기 어렵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올해는 거실에 있는 창문만 꾸미는 걸로 ^^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른들도 신이 나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더 신나고 재밌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리스마스의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하면, 12월이 되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면서 초콜렛을 까먹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날짜가 적힌 얇은 상자가 있는데요, 

날짜에 맞춰서 작은 상자를 열면 한 입에 쏙 들어갈 초콜렛이 들어있습니다.

이 초콜렛 상자는 남편 회사 건물에 있는 은행에서 홍보물로 나눠준 거였습니다. 

부인, 이거 초콜렛 주더라고

오호~~좋네

우리 딸 먹을 수 있나?

아냐, 아직 안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초콜렛이잖아,,, 내 입속으로 들어가야지~~ 움하하하하

그래그래

이 초콜렛은 은행에서 광고 목적으로 준 것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요~ 초콜렛이 진짜 손톱 크기만큼으로 쪼그만해요. 초콜렛 크기는 제 기준으로 아쉽지만, 어쨌든 하루에 하나씩 상자를 열어 초콜렛을 먹으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초콜렛은 홍보물이었으니 남편말고 다른 직원들도 받았는데요, 대부분 여직원들은 이 초콜렛 선물이 달갑지 않았답니다. 

왜요?? 체코여자들도 신경쓰는 다.이.어.트! 때문에요. 

아휴,, 이 초콜렛 다 먹으면 칼로리가 얼마야...

그러니까요, 저도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인데도 체코여자 직원들에게 초콜렛 선물은 천대 받았답니다. 오전에 초콜렛을 받았는데 오후 5시 정도 퇴근할 무렵, 남편은 대화를 나눴던 여직원 자리를 지나가다 책상 위 초콜렛 상자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걸 봤습니다.  

어? 00씨. 아까 다이어트 한다고... 

아~ 도저히 스트레스때문에 참을 수가 없어서. 며칠 앞서서 다 뜯어 먹어버렸네요

일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오후 4시만 되어도 금방 어두워지니 초콜렛을 먹지 않고 버티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

저희 집 개도 체코겨울이 추운지 느러지게 자는 일이 부쩍 늘었답니다. 

저희는 작년에 크리스마스 나무를 꾸밀까 하다가, 아기가 12개월이 되며 막 걸어다니기 시작해서 안전상 이유로 사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남편과 상의를 하고 나서 지금도 여전히 위험할 수도 있어서 크리스마스 트리는 집에 들여 놓지 않기로 했습니다. 

허나,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없이 오후 4시면 컴컴해지는... 기나긴 프라하 겨울의 밤을 보내기는 어렵긴합니다. 

아이가 보통 2-4시정도 자니 낮잠을 자고 일어 나면 이미 컴컴한데요, 며칠전 딸이 낮잠에서 깨서 창밖을 보고, 맞은편 아파트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우우와와와~~~ 엄마, 비치 비치 (빛이)

아~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빛이?

응, 비치 비치... 우와~~~

리 딸 빛이 좋아?

응! 비치. 쪼아 

그럼 우리도 빛이 나오는 장식할까?

응! 

그래. 오늘 아빠가 오면 얘기할게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빠아~~~~~~ 

응, 우리 딸~~ 아빠 뽀뽀 

Ne! (네! 체코어로 "아니오")

치.... 

(아빠의 바지를 붙잡고) 아빠, 아빠. 여기~ 여기 

아~~ 아버님! 얼른 딸 좀 따라가봐

어? 어디 가려고?

 손에 이끌려 남편은 침실로 갔습니다. 

저쪽, 저쪽

뭐? 어디?

아이고야... 남편. 서있으면 어떡해. 딸 시선에 맞춰야지. 앉아 봐봐

아~~ 저기 크리스마스 트리?

응! 

아까 낮잠에서 깨서 딸랑구가 트리에 불켜진 것보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트리는 못 사도, 빛 장식은 사러가자 

어! 그래~ 

작년 크리스마스때만 해도 아이가 장식을 보고 큰 반응이 없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한뼘 더 자라난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좋아하는 딸을 보니 더 잘 꾸미고 싶은 마음도 들고 덩달아 신도 납니다. 건너편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보고 함성을 지르는 딸을 보며, 3년 전 크리스마스때 시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더욱 특별해진단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 쇼핑갈 생각에 설레이는 밤을 보냅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남편과 저는 종종 한국 드라마를 같이 봅니다. 외국인 남자친구였던 이 사람과 데이트를 할 때만해도,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한국여자랑 살다보니 남편이 한국과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하는 것 같아요. 참 고마운 남편이죠.

남편과 여러 드라마를 봤는데 함께 본 드라마 중에서 긴장을 놓치 않았던 것은 <아치아라>였고요, <시그널>도 같이 봤고 가장 최근에는 <비밀의 숲>을 함께 봤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다~ 보고 난 체코남편의 반응은..?

흠... 다~~ <아치아라>만 못 해  

였답니다. 전에는 드라마 <터널>을 함께 봤는데요, 첫회를 보자마자 

아휴... 또 시간여행이야?

응, 그래도 범죄 스릴러도 있고,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니까, 한 번 봐 보자

그래, 알겠어

남편과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드라마 <터널>을 한참 같이 보다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부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는 좌절하는 장면을 보고, 남편이 얘기합니다. 

부인, 부인은 나 죽으면 다시 결혼 해
다시 결혼? 냐하하하하하~~~ 싫은데
우리 딸이 아빠가 필요하잖아
됐어ㅡ 당신 아니면 남편 싫어. 결혼 해봤으니까... 한 번이면 됐지, 뭘 또 해
그럼 우리 딸이 성인되서 독립하고도, 평생 혼자 살려고?
그때 되면 조용하고 편하니 좋지. 지금은 남편, 아기, 개 2마리랑 복작거리며 살고 있잖어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갑자기 남편과 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이 깊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서운하거나 화를 내려다가도, 얼른 나쁜 감정들을 지워내려고 노력하고요. (실상은 제가 블로그에 별별 투닥거리는 얘기를 자주 쓰지만요 ^^)

감정의 파도가 잔잔하고, 이성이 강하게 지배할 때는 

그래... 당신과 내가 지금은 평~~~생 같이 살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오늘 화내는 나의 모습이 서로에게 마지막 기억이 되어버리면 어떡해

그렇게 마음이 괜찮다...싶다가도~ 

가족 식사, 집청소, 아기 빨래, 제 빨래, 개님들 보살핌까지 책임이 짓누르는 날이면, 저는 여지없이 폭발하게 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남편에게 이어지기도 하고요.

남편, 나 너무 힘들어...
부인,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김치는 그냥 나와? 반찬은 ?

그러게요. 남편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와 체코남편이 살면서 하는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1. 감수성 예민한 제가 느끼는 서운함
2. 집안일이 가득 쌓인 스트레스 쌓인 상황
3. 해외생활로 마음이 지쳐있는 상황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예전 포스팅.... 

[소곤소곤 체코생활] -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감정이 너무 앞서 있다 느낌이 들때면 제가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해 보는 것인데요, 극단적인 상황을 머릿 속에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현재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의식 같은 것입니다.

종종 떠올리는 예전 에피소드 중, 한가지를 말씀 드릴게요. 


남편과 한국에서 연애를 하며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언제든지 연락이 잘 된다" 였습니다. 독립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제 성격상, 연애를 해도 자주 연락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감정 기복으로 불쑥불쑥 연락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의 급작스런 연락에도 남편은 매번 연락이 잘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도 그랬고 결혼해서도 늘~ 한결같이 연락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체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루는 남편이 오스트라바로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떠나는 출장길을 배웅해줬죠. 어디서요???? 집 현관 앞에서요ㅡ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 저희 부부는 서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이런 낭만은 없습니다~ ^^

부인, 나 출장 가 있는 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휴ㅡ 내가 애야. 며칠 밤 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래, 오스트라바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응

아침 일찍 출발한 남편은 점심에 고객을 만나 비즈니스 식사를 한다고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서 일이 4시쯤 끝날 것 같아
아, 그래?
프라하 돌아가면 한 8시정도 될 거 같으니까. 부인 먼저 저녁 먹어
그래, 알겠

혼자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8시 30분정도 되어 가니 아파트 통로에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면


혹시... 남편인가?

귀를 쫑긋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9시가 되어가는데도 이상하게 남편한테 소식이 없습니다. 

대체 언제 오려나

궁금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라는 멘트만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오니까 터널을 지나가면 신호가 약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산이 많은 한국과 달리, 지평선이 펼쳐진 체코에서 기차가 긴~~터널을 지나가서 신호가 오래 끊길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에는 체코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산이 많은 한국 기준으로 생각한거죠. 

한 10분정도 있다가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전히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뒤에 걸었을 때도, 10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제가 이 체코 남자를 알고 데이트를 하게 된 이래로, 장시간 연락 두절이 된 것은 처음이라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에 연락해볼 데도 없고, 별일없을 거라고 너무 나쁜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달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만 있던 찰나!!! 시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체코생활 초창기였으니 저는 체코어를 거의 못할 때였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못 알아 듣겠는데 vlak (블락: 기차) 만 알아듣고 연착되었나보다..하고 짐작만 했습니다. 그 때는 체코에서는 기차 연착이 흔한 일이라는 것도 몰랐네요.

한 20분 가량이 더 지났을까.... 문이 덜컥 열리며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남펴어어어언!!!!!!!!
아이고, 부인 괜찮아?

버선발로 달려와 와락 품에 안기는 저를 보고 남편은 조금 당황한 눈치입니다. 

남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래? 엄마랑 전화 하다가 배터리가 나가버렸어
응, 어머니한테 연락와서 Vlak만 알아듣고, 아직 기차에 있나보다 했어
어, 기차가 엄청 연착이 되가지고 
원래 연락이 너무 잘되던 남편이라, 걱정했지. 휴… 다행이다 
걱정했어?
그러엄~~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걱정해줬다니 기분은 좋네 
참나, 앞으로는 배터리 꽉꽉 채워가지고 다니라고!
응, 알겠어

말도 안 통하던 체코생활 초기에, 혹시나 남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가슴이 조마조마 했던 기억. 

함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초조해하며 알콩달콩 했던 신혼을 지나, 이제 두돌 되어가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우리 남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서로에게 처음이라,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도 생길 때도 있고요. 

사랑스럽고 다정한 체코남편이라고 해도, 부부생활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제가 화를 내고 나면,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보는데요, 하루는 한 차례 부부싸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서 남편은 평소같으면 미루었을 설거지를 막 합니다. 

남편, 남편도 좀 쉬어
아냐, 설거지도 해야되고 청소도 해야되고, 빨래도 해야지 
아이고, 조금씩 천천히 하자
아니야, 이렇게 집안 일 잘해야지. 부인이 나를 떠날 시기를 늦출거 아냐
뭐야ㅡ 뭔소리야

아휴... 글을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나쁜 부인이네요.. 

제가 화를 낼 때면 남편은 정말 마음의 상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가끔 남편은 어느날 집에 돌아 왔는데 아무도 없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제가 갑자기 체코를 떠나 버릴까 불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했고요. 

아무래도 체코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영원한 외국인이니, 언제든지 떠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남편이 불안한 꿈까지 꾼다고 하니, 제가 좀 더 남편에게 더 안정적인 부인의 모습으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가 던지는 한 마디가.... 

이 사람 기억 속의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남편과 즐거운 순간을 늘려가도록 더욱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일찍 아기와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며 6시가 가까워지더라고요. 그때도 잠이 왔으면 침대를 갔을텐데, 왠걸요~~~ 점점 정신이 맑아집니다.

아무래도 잠들기는 그른갓 같아 고요하게 하던 일 좀 더하다보니, 7시 30분 쯤 아기가 부시시한 얼굴로 인형을 끌어 안고 걸어나옵니다.

아이고,,,, 우리딸. 잘 잤어?
엄마…. 바나…(바나나)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바나나를 먹이고, 간단히 아침을 먹인다음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체코 어린이집 오전반은, 7-9시 사이에 등원을 해서 비 오지 않는 경우 약간의 야외활동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12시 15분경에 데리고 오는 스케줄입니다.

딸~~ 오늘도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요~~
으음!
선생님 말씀도 잘듣고
으이!
그럼 엄마 갈게
마미, 아호이!(Ahoj - 격식없는 체코어 인사말)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아호이를 하는 소리를 배운 것 같니다. 처음으로 아호이 하는 말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귀여워서 가슴 속에 꽉 품고 싶을 정도입니다. 두돌은 엄청 귀여운 시기인 것 같아요.

딸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버스 안이 따뜻해 몸이 노곤노곤해집니다. 집에 도착해서 개 산책을 시키고 들어오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날이 추워져 몸이 으슬거려 전기담요를 꺼냈는데, 아기 데려러 가기까지 아직 3시간 정도 시간 있어 이불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히야….. 등이 따땄한게….. 행복이 별거 있나요~~

혹시나 해서 11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전기담요와 제 몸이 물아일체가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부엌에 디지털 시계를 보니... 15:20입니다.

15시면 오후 3시잖아…. 잠깐만…. 나 잠이 덜 깼나?

휴대폰 시계를 봐도 분명히 15시입니다. WHAT!!!!!! OH, MY!!!!! 

세상에나 잠깐 잠다는 것이 5시간 동안 잠이 들어버린겁니다. ㅠㅠ

너무나 황당한 시간에 일어나서 뭐를 먼저 해야할지 머리가 하얗더라고요.

으악…..그럼 아이는??? 아, 맞다! 나 2시에 체코어 수업도 잡아 놨는데ㅡ 아이쿠나



휴대폰을 다시 보니 남편한테 부재중 전화가 8통이 와 있습니다. 

평소에 일하면 별일 아니면 카톡문자가 두어개 하는 편인데, 전화 8통이면 큰일난거죠. 걱정했을 남편을 생각하니 미안해서 바로 전화 걸었더니 안 받습니다.

조금있다 다시해보기로 하고 체코어 선생님한테 전화했습니다.

여보세요
아, 선생님.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모르고. 넋을 잃고 잠들어버렸어요.
아, 괜찮아요
진짜 진짜 죄송합니다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선생님과 통화가 끝나자 집 문이 덜컥열리며,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모차를 끌고 들어옵니다.

어후,,,, 남편 어뜩해… 정말 미안...
흐음…. 부인!!!!


딸은 많이 피곤했던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하유…..
아아아아, 남편. 진짜진짜 미안
지금 회의 중에 뛰쳐 나온거라 다시 가봐야돼
어어, 빨리가. 나 괜찮아
한 대 맞자


그리고 남편은 제 이마에 꿀밤을 한 대 똑! 이런 건 맞아도 쌉니다.

어, 맞을만 해
(어금니 꽉 깨물고) 있따가 집에 와서 얘기하자
응응, 알겠어. 얼른 가~~

그렇게 남편이 떠나고 나서도 멍~ 하니 있었습니다. 몇 시간 후 남편은 퇴근을 하고 집에 왔습니다.

남편, (두 손 모으고) 남편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미안해
부인, 미쳤어?????
어, 오늘은 진짜 좀 미친 거 같아

남편말로는 남편이 어린이집 현관벨을 누르자마자 딸랑구가 어린이집 건물 나무문을 엄청 두드렸대요. 다른 아이들은 한참 낮잠을 자고 있을 시간인데 말이죠.

부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내가 알람을 분명히 맞춰놨는데…. 아예 안들렸어. 전화 벨소리도 전~~~혀 안들리고

내가 진짜, 유모차를 끌고 오면서ㅡ별별 생각을 다했다고.
그치, 연락이 안되니...
혹시 부인이 납치된 건 아닌가... 무슨일 생긴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렇게 걱정할 수 있지, 있어

혹시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버스타고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버스타서 사고 났으면 진작에 연락이 갔을 것 같은데
또 저번처럼 구급차에 실려갔나.. 

아으~~~부인이 없으면... 나 혼자서 앞으로 딸을 어떻게 키우나…얼마나 걱정했는데

뭘, 잘 열심히 키울거면서ㅡ 

어휴… 한 대 더 맞자

엉엉. 맞아야지, 그럼그럼

다시 한 번 남편의 꿀밤 똑!




부인한테 무슨 일 생겼으면 사람들이 휴대폰 뒤질텐데… 근데 부인 휴대폰 전화번호는 한글로 입력되어 있으니까
아~ 그건 걱정마. 구급차 탄 뒤로는 남편Manzel 이라고 입력해 놨어

그건 잘했네
그치 그치?
그래도!!!!!
응, 오늘은 남편이 실컷~~~ 화내도 돼
오늘만?
어, 오늘까지만

오늘은 4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어,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안돼


약간은 농담으로 얘기했지만, 남편의 걱정많은 성격을 알기에 제가 곤히 잠든 그 시간동안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남편.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오늘 자고나니까 완전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볍더라고. 생각해보니 임신하고도 못자고, 애 키우느라 또 못자서… 거의 3년만에 정말 아기 방해없이 편하게 잔 것 같아. 마누라 좀 불쌍하지 않어?
어후! 그래도 !!!!!
그래, 아직 오늘이 3시간 남았으니까. 마음껏 화내도 돼.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며) 미안해, 사랑해. 그래도 잘잤다

남편과 아이, 체코어 선생님께 죄송한 하루였지만 제 몸은 그만큼의 수면을 원했던지… 몸은 더 건강해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출산을 하고 아기가 몇개월 되지 않았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재료 사온 것을 정리하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큰 유리 컵이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흐음… 저 유리 컵은 뭘까

해서 보고, 다시 눈을 비비고 봐도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냉장고의 불빛때문에 뭔가 들어있는데 제 눈에만 안보이나 싶어 컵을 꺼냈습니다.

다시 보아도 여전히 내용물은 없고 레몬씨처럼 생긴 것만 바닥에 있습니다.

​대체... 뭐지...?

컵을 찬찬히 훑어보니 아무래도 남편이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는데 쓴 것 같습니다. 컵을 설거지를 하려다 혹시 남편한테 중요한 씨일까봐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 혹시 냉장고에 유리컵 일부러 놔둔거야?

무슨 유리컵?

아마 단백질쉐이크 마신 유리컵 같은데...

그게 왜?

그러니까~ 그게 내용물은 없이 컵이 냉장고에 있어서

그걸 내가 냉장고에 넣었다고

응, 내가 단백질 쉐이크는 안 먹잖아

음...나 진짜로 몰라

아니 당신이 넣어 놓고 모르면 어떡해 ㅋㅋㅋ 그럼 컵 씻어도 되지?

어, 당연하지




사진같은 유리컵

아기 아빠가 되고 요즘 회사 업무가 많아지면서 남편이 정신이 없어진 상태라, 이정도 말도 안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제가 레몬씨라고 생각했던 것은, 단백질쉐이크가 덜 섞인 덩어리가 차가워지며 굳을거더라도요.

아무튼...

육아하며 실수투성이기는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휴대폰과 안경의 위치를 찾는 일들이야 너무 흔하게 일어납니다. (이부분은 출산과 육아 탓이라기보다는 제 자신이 정신없는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가며 제 안경 위치를 찾아주는 것은 참 좋더라고요~

하루는 아기 옷을 삶으려고 하는데,

원래 순서는 솥에 물을 채운 다음 > 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 가스레인지 불켜고

이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근데 당시의 저는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 집안일이 밀려있어서 얼른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던지

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가스렌지 불을 켜고 > 싱크대의 늘어나는 수도꼭지를 빼서 물을 채우려고 하는데

저희집은 가스레인지가 왼쪽, 싱크대가 오른쪽에 있다보니

수도꼭지를 왼손으로 잡아 솥으로 가져가고, 오른손으로는 물을 틀었는데...

왼손과 오른손이 엇박자가 나면서ㅡ

수도꼭지가 미처 솥 안까지 들어가지 못한채 부지런한 오른손이 먼저 수도꼭지를 틀어, 제 발 위로 물이 촤르르륵. 아놔~~~~~~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한 실수입니다.

다행히 아이가 커가면서 아기 옷이며 우웃병을 삶지 않아도 되니, 한동안 집안일이 수월해진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기 옷에 흙투성이가 되어 오고, 아기가 빨래 건조대에서 옷을 끄집어 내서 여러벌을 갈아입습니다.

아기가 옷을 어떻게 더럽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어린이집 선생님의 귀여운 한숨> 읽어보셔요

그나마 다행인점은 최근에 어린이집 오후반을 가서 적응을 하며, 1주일 2번은 제 시간이 늘어나 집안일이며 체코어 공부며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회사로 복직 준비를해야한다는 ^^ 아기가 어린이집 적응한만큼 저도 다시 일하고 싶은 의지도 생겨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육아의 강도는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얘기하던데… 제 경우를 볼 때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 흐르는 시간동안 남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아빠로 사랑스럽다가도, 섭섭했다가 화도 났다가, 체코까지 와서 엄마도 안 오시고 해외 출산을 선택한 제 스스로를 원망해 보고~ 감정이 오락가락했던 것 같아요.

육아를 하면서 놀랐던 점이라면, 아기가 보여주는 엄마에 대한 사랑과 의존도였습니다. 배고플 때도, 잠올때도, 짜증날때도… 기-승-전-엄마 인거죠. 어마어마한 책임과 사랑을 한번에 받는 것도 놀랐는데, 이렇게 몇년간 육아를 하면 잠을 제대로 못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육아할 때는 체력 보충을 위해

아기 엄마는 아기들이 잘 때 같이 자야된다

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아이가 자는 순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보니 깨어있는 것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입니다.

아이가 곧 두돌이 되니, 제 경우 임신기간+ 두돌, 거의 3년째 얕은 수면으로 버티고 있다고 봐야죠 ^^ 다행히 2돌이 가까워지니 아기가 낮잠을 푹~자는 덕에, 밀린 포스팅을 하거나, 체코어 수업을 하는 시간 짬이 납니다.

대신 낮잠을 안 자니 피곤이 금방 몰려와, 저녁을 먹고 아기를 재우며 같이 잠이 들어버립니다.

저는 보통 6-7시간 자는 게 몸에 좋은 것 같은데요, 아이랑 자면 8,9시에 잠을 자러 가니 새벽녘에 깨게 됩니다. 사실 지금 포스팅 하고 있는 시간도 새벽 4시입니다.

지난주도 여느때처럼 일찍 잠들어서, 4시정도에 잠이 깼는데요, 다시 잠을 청하려고 뒤척걸릴수록 정신이 맑아져서 결국 거실로 나왔죠.

거실로 걸어나올 때만해도 그날 하루,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딸아이가 어린이집 갔을 초기에는 흰 실내화가 얼마나 깨끗해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1주일에 2번 오전반만 가니까, 그다지 더러울 일이 없었지요. 


사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옷가지를 흰색으로 산다는 것은,  


훗! 울엄니,,, 빨래할 각오는 되셨겠지?


이렇게 아이가 속으로 비웃을지도~~


딸아이는 고맙게도 어린이집 2번 등원을 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었는지, 덕분에 저도 육아에서 숨쉴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블로깅도 할 시간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려니 개인 시간이 늘어서 좋은 반면, 챙겨야할 준비물도 있어 바빠지더라고요. 여벌의 옷, 칫솔, 잠옷, 실내화, 물통 등 딸을 위해 챙겼습니다. 


여벌의 옷 같은 경우 아이들이 옷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사물함에 놓아두는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하루 3시간 있는 것이고 늘상 바지만 버려서 바지만 어린이집 사물함에 놔두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점심을 먹고 볼일을 봤는지, 딸을 화장실 타일 바닥에 눕혀 놓고 기저귀를 갈고 계시더라고요. 아이고….. 

딸이 어린이집에 가는 월요일에는 50대 되어보이는 선생님과 30대정도 되보이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연세 많은 선생님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계셨어요. 


딸은 누워있는 타일바닥이 차지도 않은지, 저랑 눈이 마주치자


엄마~~ ! 이히히! 


웃습니다. 자식 변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달리, 저희 딸의 변 냄새는 솔직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바지는 갈아입었고 우주복도 조금 더러워졌는데, 여벌 티셔츠가 없어서 그냥 벗겼어요

아, 알겠습니다. 다음에 가져오도록 할게요


더러워진 옷보다는 타일에 누워있던 딸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만, 선생님께 인사드리라고 딸한테 얘기하자 


함냠(할머니)~! 챠오(Čau!)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한국어를 못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직 딸에게 50대로 보이는 선생님한테 할머니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설득하기가 어렵거든요.  


요즘 딸은 옷에 음식은 덜 흘리는 대신, 옷을 혼자 입었다 벗었다 빨래 건조대의 옷을 가져와서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합니다. 아이가 커가며 빨래가 줄어들 줄 알았던 저의 희망은 저~~~ 멀리로. 



한국에서 프라하로 돌아오자 프라하에 가을이 와서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체코 11월 날씨는 우기처럼 부슬부슬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어린이집 등원하기 전날 밤 밤새 비가 내려서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땅이 젖어있는 상태더라고요.


딸과 함께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 비도 내렸으니 날이 추울 것 같아 한국에서 가져온 겨울 외투를 입혔습니다. 프라하 어린이집은 추운 날씨에도 오전에는 비오지 않으면 야외활동을 하는 편이거든요.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우와~ 우리 ㅇㅇ이~ 분홍색 예쁜외투  입었네. 

근데 어쩌나… 오늘 정원에서 놀아야 되는데… 휴우,,,


웃으면서 얘기하는 선생님의 얼굴에 살짝 걱정이 어려있습니다. 


흠… 왜 그러시지? 


궁금했습니다. 그 대답은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 갔을 때 바로 얻었답니다. 



어린이집 문이 열리자, 딸은 양손에 장난감 가득 쥔 채 달려 나오며


엄마아아~~ 마미이~~~

응, 선생님 장난감 드리고

음!


저희 딸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로 한국어를 쓰는데요, 체코 어린이집 영향으로 저를 "마미" 라고도 부릅니당. 가끔은 "엄마, 마미!"를 붙여서 말하기도 하고요. 


다행히 큰 저항없이 선생님께 장난감을 반납하고, 옷걸이로 걸어갑니다.  


어린이집 내에서 실내화를 신고 있어서, 운동화로 갈아신키려고 신발을 본 순간! 

뜨악!! 정녕 이것이 보라색 운동화란 말인가?!?!?! 진흙색 운동화가 아니고?



신발 상태를 보고 놀란 저를 보더니, 선생님의 추가 공격(?)이 들어옵니다.


신발이 더럽죠? 오늘 날이 축축해서요. 근데 바지도 망쳤어요

아, 네


선생님이 건네는 딸아이 바지를 받아들고 보니 엉덩이랑 다리랑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저희 딸, 엄청나게 신나게 놀았나봐요. 딸의 활동성을 파악 못했던 엄마였었나봐요. 


바지가 더러워진 것을 보고 놀란 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얼굴표정에서 숨길수없었는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살짝 말끝을 흐리시며 한마디 더 하십니다.


다른 애들도 오늘 같이 놀았거든요. 근데 분명히 넘어지지는 않았는데… 

아, 네. 괜찮습니다. 재밌게 놀았으면 됐죠



넘어지지 않았는데 바지의 더러움이 이정도라니 ㅎㅎ 이제 음식 덜 흘려 빨래가 수월해지나 했더니만, 이제 음식물 대신 진흙투성 ㅠ.ㅠ 습도가 높은 상태의 흙과 낙엽이 뒤범벅이 되어 신발에 덕지덕지.... 


딸이 편하게 입는 짙은 보라색 외투가 있는데 더러워져서 빨래를 했거든요. 축축한 날씨탓에 덜 말라서 대신 분홍색 외투를 입혀 보낸거였거는데ㅡ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어린이집 갈 때는 그 보라색 외투만 입는 걸로! 


더러워진 옷을 보면서 엄마가 해야되는 빨래감은 늘었지만, 다행히 딸은 어린이집에서 완벽 적응하며 언니,오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안심이 되었답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부모님이 체코 여행을 오실 수 있게 비행기표를 샀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비행기표를 구매하다보니,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는데 간단하지는 않은 절차를 온라인으로 거쳤고요, 

항공 마일리지로 표를 살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고, 체코항공과 코드쉐어 되는 날은 피하다보니 여러모로 일정을 잡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제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들도 있었으나, 결국 전화상 예매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다시 한 번,,, 오예~~!! 



부모님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온라인으로 타인의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 복잡한 것을 알기는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제 스스로 뿌듯함에 만족하는 걸로



그래도.... 대한항공 서비스센터에 전화도 여러번 하고, 대한항공 온라인 웹사이트 들락날락거리며 며칠 진을 뺐는데 ㅜㅡㅜ 

혼자 기뻐하기 아쉬워서 최종 결제 후 남편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남편, 마일리지로 부모님 비즈니스 좌석 결제했다~~!!

어, 그래

한 좌석은 사고,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결제했어

마일리지가 생각보다는 복잡하더라고.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 

내 마일리지랑 합쳐가지고 겨우 비지니스 한 좌석 나오더라고. 

이번에 비즈니스 클래스 타시면, 앞으로 이코노미 완전 못 타시는거 아닌가 몰라~

부인 마일리지인데, 부인이 쓰지..

아빠엄마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나야 앞으로 여행 많이 할거라 쌓으면 되잖아. 어차피 마일리지도 안쓰면 사라지는데, 어른들은 잘 쓰시기 어려우니 이번에 다 합쳐서 잘 썼지 뭐


근데 왜 부인 마일리지를 써? 부인 부모님들 부자라고 안 했어?

엥? 그게 뭔소리야?

아니, 우리 한국 가면 부모님이 집 해주신다며

그거야 우리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거지

집 사주실 돈은 있는데, 비지니스 비행기 값은 없으신거야?

돈이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잖아. 마일리지야 한동안 안쓰면 없어지는거고

아니, 말이 안 맞잖아. 집을 해 주실정도로 부자이시면서 왜 당신 마일리지를 쓰시냐고. 

체코로 여행을 오시는 거고, 우리가 표 사드린 것도 아니고 아빠카드로 결제 했어

내 말은 돈 있으시면 그냥 비즈니스 비행기표 직접 사시면 되잖아

휴우......


왠지 모를 성취감에 얘기를 꺼낸 거였는데, 남편과 더 얘기를 하다가는 기분이 크게 상할 것 같아서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의 원인은 집안일, 성격차이, 생활습관 차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로의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얘기가지고도 기분이 상해서 싸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변덕부린다고 별로 좋은 소리 못들은데다(지난포스팅), 오늘은 부모님 얘기까지 나오자 솔직히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부부싸움을 진정시키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큰 싸움이 될 것 같다 싶으면 한동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단, 말을 안하는 시간이 3-4시간을 넘기지는 않으려고 하고요. 


남편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비아냥 거리는 것처럼 느껴져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단단히 화가 나서 남편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도 않았고요. (어후,,, 글쓰는 지금도 속에서 울그락불그락 합니다) 


주말이라 남편이 육아하는 시간이어서, 저는 말없이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엄마가 나가는 걸 딸이 눈치 챘는지 계속 옆에 와서 장난을 칩니다.  


얼른 나가 부인

아 좀! 내가 알아서 나갈게. 계속 나가라고 하는 것도 나한테는 압박이야


엄마! 엄마! (손을 잡고) 저쪽, 저쪽~

딸~ 이제 엄마 그만 방해해, 엄마 포스팅하러 가야돼

포스팅 안할건데. 무슨 포스팅이야. 어차피 이런 기분으로는 글도 안써져

알겠어. 부인 휴식이 좀 필요해 


신발을 신고나서 한시라도 빨리 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남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부인, 잘 다녀와

부인은 남편이 진~~짜 싫다. 그치?

….. 다녀올게



이런 기분일 때... 한껏 수다라도 떨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은데, 마땅히 전화할 데도 없고 한국에 하려고 해도 한국은 이미 새벽시간입니다. 


어떻게든 화를 달래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이번에 한국에서 사온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윤회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삶은 여러번의 윤회중에 일부이며, 자신이 처해져 있는 상황은 생으로 돌아오기 전에 신과 합의 된 초안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결국은 펑펑 울었습니다.


체코로 오게 되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얻었지만, 과연 한국에서 멀어졌기에 얻게 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고민도 해보고요.  


한국에서 자랐기에 윤회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윤회의 본질>은 서양 학자가 바라보는 윤회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책도 다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과 얘기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서, 저녁에 얘기를 나누려고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 2병과 제가 마실 무알콜 과일 맥주를 샀습니다. 


체코에 있는 네덜란드 마트 체인인 Albert알베르트 마트에서는 body(포인트) 라고 해서 쿠폰북 같은 것을 주는데요, 이번에는 쿠폰 15개 모으면 필립스 가전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사고 싶은 가전제품은 없었지만, 혹시 남편이 필요한 것이 있을까봐 쿠폰북을 챙겼습니다. 


맥주랑 안주 몇가지 사서 400코룬 정도 금액이 나와서, 스티커 2장을 주겠거니 했는데,,, 마트 아주머니가 한 30장정도를 뚝 뜯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한바탕 울고 온 제 표정이 우울해 보였던 건지... 

체코에서 접하기 힘든 친절이라, 갑자기 아주머니께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200 kc Nakupu = 1 BOD

200 코룬 쇼핑   = 1 포인트


 왕창 받은 스티커에 마음이 더 부드러워진 상태로 집을 들어갔습니다. 


엄마아아아아~~~~

응, 우리 딸!!

남편, 맥주 사왔어 

잘했네


이거 스티커 한 개 부인이 붙였어?

처음 3개는 그냥 주는거야 

아아,, 그렇구나. 그냥 신경 안쓰고 막 붙였더니


제대로 스티커를 4번부터 붙였습니다. 


봐봐~~알베르트 아줌마가 스티커를 이렇게나 많이 준거 있지 

대박인데

그치?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받은 것 같아



남편은 제가 장을 봐 온 것을 정리하면서, 생크림 빵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정말 크림빵을 좋아하나 봅니다 ^^)


 

부인, 이게 다 칼로리가 얼마야

내일 조깅 간다고 했잖아

어휴.... 이 지방 다 태울려면 얼마나 뛰어야 돼?

부지런히 뛰어. 이거 안 먹으면 내가 속이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그냥 사왔어.

몸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도 중요하거든

그래 그래

있다가 맥주 한 잔 하면서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잠들지만 마

아, 알겠어


다행히 아기만 잠들고, 저는 같이 잠들지 않았습니다. 


에헤헤헤, 잠들지 않았으~~~ 맥주 먹자! 얘기도 좀 하고 

남편, 있잖아. 내가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거 인정할게.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맨날 행복할 수 있어?

부인은 맨날 행복해야 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인생 목표니까 

아무리 그렇다해도 기분이 별로인 날도 있는거지 

그럼, 나는 실패한 남편이네

그런말이 아니라, 늘 즐거울 수는 없다는 거지. 남편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안돼! 그래도 부인은 행복해야돼

아휴.. 참나


근데 남편, 내가 왜 마일리지 긁어서 부모님 비즈니스 클래스 끊어드렸는지 알아?

글쎄.... 

부모님들은 돈이 있으셔도, 사치같이 느껴져서 선뜻 비즈니스 항공권 못 사신다고. 딸 핑계 대고 좋은 경험하셨으면 해서 그런거지

음, 알겠어 

근데 거기서 집 사주는 얘기는 왜 나온거야?

부모님이 5년 안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시니까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남편은 저희 부모님께 한소리 들었습니다. 


사위! 우리 딸이 많이 사랑한다고 했으니 결혼 허락을 했던거고. 

체코에도 한번은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5년만 살기로 얘기했잖아. 

근데 이제 6년이 넘어가는데… 

녀 조금 더 키워서 5년 안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니라

아, 네


아빠와 남편이 체코에 5년만 살기로 약속을 언제했는지, 저는 기억이 안납니다. 

결혼승낙 받으러 갔을 때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간 대화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인, 우리가 한국 가면 지금의 생활 수준 보다 못할거야 

절약해서 살면되지. 한국 가면 또 한국 생활의 장점도 있을거야

한국 가고 싶어도 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 

응, 알어. 근데 우리 딸이 어리니까.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한국에서 직장 찾으려면 한국어가 필수야 

아냐, 꼭 그렇지만은 않아

아직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 보면 그래 

그럼 동안 내가 벌고, 남편은 한국어 공부하고... 딸 키우면 되잖아.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서 정착하면 초기에 경제 상황이 힘들 수 있으니, 부모님이 도와주시겠다 한거고


부인, 근데 나는.... 우리가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나는 처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움 받지 않았으면 해 

아아. 음..... 알겠어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한 이 체코남자는 본질적으로는 처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백수로 지낼 생각과 한국어를 배워야만 하는 상황에 던져지는 상상을 하자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고요. 


누군가 한 명은 계속 불편한 외국인의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것. 

국제커플의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요. 


주변의 한 국제커플은 차라리 제3국가에서 사는 것이 속 편하다 하던데... 

그런가... 싶다가도, 이미 어느정도 체코에 정착한 상황에서 저희 둘 다 다시 바탕없이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의 선택에는 정답이 없으니....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저는 한국에서 만난 첫 체코사람인 체코남자한테 사랑에 빠져, 한국에서 머나먼 체코땅으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곁에 있고, 운 좋게 일자리도 얻어 체코생활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희망사항이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해외생활을 하니, 즐겁고 걱정거리 없을 것 같지만서도, 내 나라가 아니기에 울쩍하거나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유럽에서 산다고 하면 


와~ 유럽살면 좋겠어요


그럼 유럽여행 정말 많이 하겠네요~~!! 부럽다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에 살게 되면 주변에 온통 높은 성당에 오래된 건축물이니 유럽생활하는 시간이 흐르면 감흥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럽여행이 한국에서 오는 것보다야 쉽겠지만, 집 떠나면 여행이 되는 것은 같아서 시간을 쪼개고 숙박비와 교통비를 들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생각만큼 여행을 자주가지는 못합니다. (여행 빈도수는 개인차가 있겠죠) 


▲ 창밖으로 노을지는 프라하 저녁


해외생활 힘들다고 겨울에 해도 안뜨고 축축한 날씨 이어진다고, 향수병에 늘 젖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체코생활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라면 바로 주말에 온 가족(남편, 저, 딸, 개 두마리) 소파에 다 같이 빈둥거리는 순간입니다. 특히 주말 오후 햇살이 들어 소파를 데워주면, 몸이 나른해지며


남편~~있잖아...... 나 행복해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행복한 그림 그대로.... 한국으로 옮겨 갔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간만에 따뜻한 분위기(=제 정신이 말짱한 날) 연출하나 싶었더니, 남편 왈


치,, 부인은 어제는 불행해 오늘은 행복해, 또 내일은 불행해

…. 


남편한테 이런 투정을 하는 이유는, 제가 한국에서 돌아와서 다시 체코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감정기복이 심하거든요. "체코사람은 왜 그래? 체코는 왜 이래?" 등등 체코생활에 대한 불평도 많이 하는 것 인정합니다. 


이해는 하면서도 남편의 반응이 서운하기도 하고, 남편에게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른함도 잠시, 남편이 태권도 토너먼트 하는데 딸이랑 나가겠다고합니다. 외출한다니 아기 가방을 챙겼죠.


남편~! 아기 물통 좀 

아기 물통 어딨어?

아까 아침 먹고 아기 테이블에 있겠지

음…. 찾았다!


물통까지 아기 가방에 넣고 나서 


기저귀, 간식이랑 물이랑,, 필요한 거 다 챙겼겠지?

물티슈만 많이 있으면 돼

아참! 물티슈. 남편이 말 잘했네~


물티슈가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챙겨야하는데.... 하고 있었는데, 잊어버렸거든요. 

꼼꼼히 물티슈 챙기는거보니 남편도 이제 육아전문가가 된 것 같습니다.  


부인, 집에서 운동해야지 

하아, 그러게

TV 광고에 나올지도 모르는데

아직까지 연락 없는거면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래도~혹시 모르잖아

그래그래, 2017년에 가기 전에 몸 관리해야지


저랑 딸과 체코에서 모델 오디션 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포스팅을 보셔요.




남편과 아기가 나가고 여유로이 YOUTUBE를 보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니, 세상 여유롭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도 드리고, 내년에 프라하 여행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여행 준비에서 가장 급한 것이 비행기표라서 정확한 여행 날짜를 상의드렸죠.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친정엄마가 


아휴... 나는 이제 체력이 안되어서 비행기 10시간씩 못 타겠으야~


하십니다. 한국에서 체코까지 비행시간 약 10시간... 

저도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파김치가 되는데, 엄마는 더 피곤하시겠죠. 


그런데 체코로 시집 간 딸이 애도 낳고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신지, 체력이 안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부모님의 프라하 방문을 해마다 다른 일이 생겨서 미뤄오다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내년초 로 결정을 하고 생각을 하던 중,,, 대한항공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여행을 꾸준히 해오셨고, 저도 한국 왔다갔다하면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상당히 쌓였을 것 같았거든요. 장거리 비행이 힘드실 부모님을 위해,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태워드리고 싶어서 대한항공 가족 마일리지를 모았습니다.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 방법


한항공 웹사이트>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신청 > 온라인으로 신청하기 > 

가족 관계 증명서 첨부


* 필요한 서류 : 가족관계를 알 수 있는 가족관계 증명서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려는 대상이 온라인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스카이패스 번호가 필요합니다.  


평일 기준 1~3일 내로 합산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를 해줍니다.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에 가서 "변경"을 클릭해서 마일리지 사용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 주의사항:  아빠가 마일이 많아서, 내가 아빠의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싶다면, 


아빠 이름으로 대한항공 웹사이트 접속 > 마이페이지 > 가족 등록 신청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 "변경" : 아빠 마일리지를 내가 쓸 수 있게 허락해 줌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을 해 놓고 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각지도 못하게 아빠의 마일리지 영문이름과 여권 영문이름이 달라서 여권사본 첨부해서 변경을 했고, 엄마 아빠의 온라인 상태로 들어가서 가족등록 현황 "변경" 클릭하느라고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릭만으로 몇 시간이 후루룩~ 갔어요.


항공사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일리지인데, 이렇게 복잡하니 어른들은 정말 못쓰시겠다 싶더라고요. 


한 장은 마일리지로 사고, 한 장은 비즈니스 좌석 결제를 하려고보니, 전화상으로 결제가 10만원이 더 비싼거에요!


흠........ 10만원......비즈니스 좌석 값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10만원을 벌려면 일을 몇시간 해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제가 체코에서 아빠 카드로 결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제 명의 카드가 아닌 아빠 카드로 온라인 결제를 하려고 하니, 문자 확인에 ARS까지..... 


엄마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아빠 전화로 오는 메세지를 확인하고, 

그 와중에 ARS는 30초 안에 숫자 입력을 안하면 다시 취소가 되고..... 손이 10개라도 모자를 정도였습니다. 


머리 아픈 과정을 거쳐,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한 좌석은 그나마 저렴하게 (비즈니스는 저렴할수가 없지만요 ㅠㅠ) 샀습니다. 오예!!!! 


여행 준비의 큰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부모님이 정말로 체코로 오신다 생각하니 어른들 모실 생각에 걱정도 생겼지만, 그보다 설레임이 더 큰 상태였습니다. 


남편한테..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아직도 아기 모델에 지원한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서 쓸 이야기가 좀 많네요 ^^


10분정도로 짧은 오디션 촬영을 했지만,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했던지 갑자기 어깨가 아파왔답니다. 


저희야 어린이 모델에 발탁이 되면 정말 좋은 일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 상황이어서 힘이 덜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연예인들이 광고로 엄청난 수입을 올리기는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억지로 웃고 감독이 원하는대로 특별한 표정을 짓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군들 중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뭉친 것 같은 어깨를 풀어주려 게속 어깨를 움직거리는 저를 보고 남편이 묻습니다.


 괜찮아?

어? 어어.... 어깨가 좀 아픈거 같네

아이고.... 우리 부~~힘들었구나~ 오늘 오빠가 따뜻한 커피 달달한 케이크  조 사줄까?

진짜진짜?


연하 체코남편이 자기 “오빠”라고 부를때는, 보 제가 지쳐 있어서 힘을 실어주고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 가고 싶어?

나 IPAK (체코사람들이 I.P Pavlova를 줄여서 부르는 말)에 있는 IF CAFE 가고 싶어. 거기 초콜렛 무스 먹고 싶어

그래! 그러자

 



반질반질 코팅된 초콜렛 무스도 예쁘고, 테이블 위에 놓인 생화도 느낌 좋고~~


먹기에 아깝도록 예뻐서 이리 찍어 보고 저리 찍어 봤습니다. 



초콜렛 케이크를 싫어하는 남편은 대신 딸기 쉐이크를 시켰습니다. 


부인, 이거 쉐이크 먹어봐.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어, 달다. 이거 설탕에 절인 딸기 쓴 거 같어


한국 커피숍에서 예전에 딸기주스를 시킨적이 있는데 겨울이라서 절여 놓은 딸기를 쓰더라고요. 딸기 철이 아닐 때, 딸기 쉐이크 주문은 비추!  



한참 사진을 찍고 나서, 드디어 초콜렛 무스님과 제 입의 영접의 순간이 왔습니다!! 

 

콜렛 무스   넣고

 

아ㅡ 좋다~~~~~ ~~정말 사랑이야

초콜렛 케이크가?

초콜렛도 좋은데당신과 함께 먹는 초콜렛 케이크 더더 좋아. 최고야!

 

아기가 자 있어서 신경쓸 것이 없어 편해지니, 오랜만에 데이트 하 기분도 들며 남편에 대 사랑이 뿜뿜 터져나옵니다.


근데 부인, 아까 기다리면서 옆에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 들었는데 

응 

어쩌면 우리 딸은 체코에서 모델하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열심히 모델 오디션 보고 온 날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요;; 


아, 진짜? 왜 그렇게 생각해?

그게 우리 앞에 앞에 대기했던 어린이 기억나?

아~ 되게 예쁜 아기 말고, 그저 그랬던 아기? 

응응. 그 엄마가 한 이야기인데, 자기 딸처럼 평범한 편인데 평균보다는 조금 더 예쁜 애들이 모델에 적합하다고 하더라고

아, 그래? 

아까 얘기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어. 

체코사람들은 옷이나 물건을 살 때 너무 예쁜 모델이 입거나 사용하면, 자기와는 너무 동떨어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거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입으면 안되겠네... 하고 생각하는거지 

흠,,, 그러면 우리 딸은 특이한 혼혈이니 모델로 발탁이 어렵겠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체코사람들은 광고 속 모델하고 자신하고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으니까

한국은 다른 것 같은데. 광고 속 예쁜 아기 모델이 옷을 입었는데 예쁘면, 저 옷을 입으면 우리 아기도 예쁘겠다... 하거든. 그러니까 요새 혼혈 어린이 모델들도 보이고


부인, 수퍼마켓 체인 Lidl 알지?

예전에 Lidl 옷을 광고하는 모델이 흑인이 된 적이 있었는데, 도대체 누가 입으라는 거냐며 항의가 있었거든. 체코에서 파는 옷이면 일반적인 체코사람을 모델로 써야되는거 아니냐며

아휴,, 참 체코사람들...


저희 딸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예뻤다는 말은 아니고요 ^^ 

오디션 장에 체코 어린이들도 예쁘고 세련된 아이들이 많이 있었답니다. 어린이 광고 모델로 적합할 정도로요.


▲ Lindex Deti Moomin Collection 모델



그런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체코사람 눈에는 아시아사람이고, 한국사람 눈에는 외국인 아기이다보니 특정 대상으로하는 체코 어린이 모델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모델 오디션들 통해서 체코남편과 얘기를 나누며 새로운 관점에서 체코사람들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답니다. 남편의 얘기를 곱씹으며 커피를 마시는데


근데 부원래 까페라 좋아하잖아 아메리카노 주문했어?

콜렛 케이크가 충분히 달잖아

아ㅡ

그리고 요새 에스프레소 씁쓸한 맛이 좋아지더라고. 술을 못 먹으니 대리만족인건지... 아니면 나이들며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서 그런가?

참나~~~  당신 봐봐!! 당신처럼 Sweet life 어디있어. 체코에 남편도 있고, 직장다니고, 딸도 있고, 귀염둥이 개도 2마리있고.. 게다가, 모 오디션까지 보 기회를 가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러게듣고 보니 그렇네. 남편이 맞네, 맞어

 


 말마따나 이 신기한 모 경험을 하고, 사람들이 부러워하 체코 프라하에 살고 있으면서 인생의 쓴맛을 논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요 ^^


광고 모델에 발탁이 되 안되든 오 이 경험을 했다는 것과 아기가  아래서 울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한 하루를 보냈습니.



+ 오디션은 2주전에 보았고, 모델 오디션 결과는 어졌답니다. 


초긍정적인 남편 왈 


그래도 오디션 본 덕분에, 당신이 블로그 포스팅 몇 개 할 수 있게 되었잖아~ 


그리고 며칠 뒤 남편은 


부인,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 다른 데를 알아봤는데. '0-3세 어린이 모델은 안 받는데, 단! 특별한 인종인 경우는 제외' 라고 하더라고. 등록비 한 번 내면 전문가가 모델 사진도 찍어주고 계약도 자동 연장인가봐. 우리 등록해볼까?

괜찮은 거 같은데 ㅋㅋ 

그치그치. 모델 안되더라도 사진은 남으니까 


저희 부부와 아기의 모델도전에 대한 의지는 아직 사그러지지 않은걸까요 ㅎㅎ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체코 아기 모전을 위해 오디션을 보러갔다고 했는데요, 아기모델 도전기  2탄을 이어갑니다. 두둥!



남편은 저와 딸이 모델 오디션을 보러간다는 것만으로, 회사만두고 매니저가 되 상상했답니다. 내참,,,,, 무슨 오디션 가지고 회사 그만둘 꿈을 꾸다니.... 남편이 요새 회사생활이 힘든가봅니다. 


김칫국을발로링킹 남편과 함께, 오디션을 보러 채비 했죠. 


우선 아기 가방을 챙기고 그래도 늘의 스타는 딸이라서 아기가 예쁘게 보이 것이 중요했습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니침을 든든히 먹이고 씻기고 한껏 놓았죠.

 

아기 챙기고 나서 저도 카메라 테스트를 같이 받는거라서 메이컵도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아기가 침변을 봤습니다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아기를 씻기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딸이 


피피-피피- Pee-pee


면서변을 방울방울 ~~ 길을 그리 달려옵니다. 아흐….

이리저리 아기 챙기고, 뜻하지 않은 현관바닥 청소로운를 빼고나서, 제 자신을 챙기려고 하니 지칩니다.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제 자신..... 

한껏 지쳐 넋빠진 얼굴을 한 엄마 습이라 유난히 초라해 보입니다


그런 제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니, 자기 몸만 챙기면 남편마저속해 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제가 챙기는동안 남편이 아기 옷을 입히기도 하고, 개들 밥도 주고 물도 주고 합니다. 그래 엄마가 챙기는 정신없는 것과 상황이 같아요ㅜㅜ)

 

에휴…..(한숨)

, 그래? 기분이 좋아

아냐, 이제부터 나 챙길 생각하니까. 내  . 우리 이러다 언제 나가. 아기 낮잠시간 전에는 가야하는데

아휴 부, 생각이 너무 많다

그게 아니라 엄마는 세세 챙길 것이 많아. 아기 배고 수도 있으니 , 과자, 과, 간식 챙겨야지, 지루 있으니 장난감도 챙겨야지

에휴… 얘기해야 뭐해ㅡ말을 말자

부인,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어. 늘은 즐거 날이잖아. 그리고 촬영은 10시-12시 사이에 행되니까 아무때나 가면돼. 우리 아 ~~~

겠어 

 

남편의 말에분을 달래고 나서,장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한결분이 좋습니다. 역시나 저는 밖으로 나가야 힘을 얻는 여자인건가요~~


근데.... 이제 우리 부인이 모델이라고 얘기하고 다녀도 되나?

아, 뭐야 ㅋㅋㅋ겨우 오디션인데. 아 확실히 결정된 것도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모망생이지

아니지~ 오디 보러 가는거면 아마추어모 정도는거야

크큭런가? 어때~~ 걷는 폼이 같아 보여? 헤헤

 

남편이랑 예비 모 놀이(?) 하다보니 어느새 촬영 스튜디오가 있는 동네에착했습니다



프라하가 구석구석 예쁜 길들이 생겨나는데, 프라하7구역 홀레쇼비체 쪽도 전에 왔던 때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여기 분위기 괜찮다~~ 프라하에 이 곳도 있구나

우리 알아볼 때는 별로라고 했잖아. 내가 홀레쇼비체 쪽이 핫하게 뜨고 있다고 했는데

그러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겠는데, 아상한람들이 보여. 아직도 아시아 여자 내가 혼자 돌아다니기는 좀…

점점 집값이 비싸지면서 람들은 프라하 밖으로 밀려나게 될거야

~ 그래도 프라하에서 VINOHRADY 좋아

아휴ㅡ아무튼 이여자. 맨날 비노흐라디, 비노흐라디

 

에이전시가 가르쳐 준 주소대로 잘 찾아온 것 같기는한데,, 

디자인에 한껏 힘들어간 옷과 신발,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어서 대체 어디서 오디션을 한다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까페에 들어와서 남편이 에이전시에 전화 걸자 까페에서 대기하 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까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문에 이런 문구가 보이더라고요. 


캐스팅  까페에 앉아계세요. 저희가 부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호~~ 진짜 모델 캐스팅에 도전하러 왔네요! 왔어!


까페에서 대기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아기모델 지원자들이 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광고가 아기 모델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엄마델도 같이 찍다보니 엄마들 사이에 왠지 모를 긴장감도 느껴졌습니다. 의상이며 헤어며 잔뜩 힘들어 간 체코엄마들 모습을 보며 


흐음... 체코에도 치맛바람 같은 게 있나보구나


느꼈답니다. 이래서 해외생활이든 한국생활이든 사람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나오나봐요.  

 


체코여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걸어다닐때마다 어깨도 쫙! 펴고. 

아침에만 해도 애엄마라고 의기소침해 했던 제 모습은 사라진 채, 딸이랑 셀카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프라하7구역에 새 곳을 경하니 재미도 있고 대기자 사이에 있으니 모델도전이 실감나며 들뜨기도 했고요. 


까페 옆 건물에 사진촬영을 하는 작은 스튜디오가 있어서, 어떤 분이 와서 차례차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왔다합니다.  


근데 명한 감독 같아

, 그래? 그냥 진행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냐아냐. 아마 영화 감독인데 광고 촬영도 하고 그럴걸

 

기다리는동안 남편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더니 촬영감독 작가를 찾아냈습니다

우리집 체코남자의 검색력은 놀라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 맞지?

오호- 맞네

유명한람이라니까~~

헤헤, 잘되면 좋겠다

 

아이마다 촬영은 10 정도씩 진행이 되었고, 한 40여분을 기다려 저희 딸 차례가 되었습니다. 


스튜디오로 들어가니 바닥에 장난감이 흩어져 있었고, 거기에 앉아 아이랑 같이 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라고 했습니다. 조명이 강하게 비추고 있으니 딸이 처음에는 멈칫하더라고요.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우와~~ 딸!! 저기 장난감 있다!! 


하고 천천히 다가가 바닥에 앉았습니다. 블럭을 이것저것 가지고 노는데, 감독님이 


저기, 기차같은 것도 한번 움직여 보세요 


남편이 통역을 해주기 전에 제가 알아듣고 기차를 움직였습니다. 


아기랑 편하게 놀면서 웃겨주세요


이미 웃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남편의 영어통역을 통해 정확히 알아듣고 집에서 놀듯이 막 장난쳤죠. 


제가 요구하는 것을 다 척척 알아서 잘 해주시네요


오예!!! 이때까지 느리지만 꾸준히 해온 체코어 공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ㅠ

 

촬영시간 10분은 생각보다 짧아서 금방 끝이 났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비가 오고 축축한 날씨에 몸이 힘들었던지, 아니 은근 오디션이라장되었던 것인지 갑자기 어깨쪽이 뻐근해옵니다.


딸도 피곤했던지 유모차에 타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답니다. 


+ 체코에서 도전한 아기모델 오디션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예약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공산주의 국가였던 체코에는 아시아 사람들 중에 상당히 많은 베트남 이민자들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체코 속 작은 베트남이라고 할 수 있는 SAPA(싸파)는 한국의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체코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Potraviny 나 Vecerka라고 하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거나,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배타적인 체코사람들 못지않게 베트남 사람들도 보수적이라 체코사람들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지는 않은편이고요.


1993년 체코 민주화와 개방의 물결에 따라 아시아 사람들의 유입이 늘고, 베트남 이민 2세대들이 체코인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요즘은 아시아와 체코사람 혼혈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소수인지라 어딜가든 눈길을 받지만요. 


딸이 세상에 나온 뒤 몇번 아기를 데리고 남편 회사에 간적이 있는데요, 남편의 체코 동료들이 딸을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예쁘다는 거에요. 어린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음만으로 예뻐서, 의례하는 인사치레겠거니 했는데 하루는 남편이 저한테 진지하게 묻습니다.


근데 부인, 우리 딸이 그렇게 예쁜가?

아휴~ 남편. 그걸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엄마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ㅋㅋ

그르치.. 나도 아빠라 우리 딸이 당연히 너무 예쁜데, 주변 사람들이 예쁘다 하니까

그럼 아기 보고 못생겼다 하겠어?

뭐ㅡ그렇긴 하네


주변에서 딸의 외모에 대한 자주 꺼내길래, 외모를 객관화 해보기 위해 딸을 체코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에 등록을 결정했답니다. 


약간의 등록비를 내고 사진을 보내자 홈페이지에 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딸사진과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쭉 훑어 보더니,, 고슴도치 아빠가 얘기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딸만큼 예쁜 모델이 없는데?

아이고야,,,, 자기 자식 다 예쁘지 뭐

아냐ㅡ 사진 봐봐

아시아쪽 혼혈이 별로 없는 건 확실하네  


어린이 모델로 등록을 하고 난뒤로 아시아 모델을 원한다며, 에이전시에서 몇번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고생 시킬까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이동시간이나 촬영 시간이 너무 길면 패스하면서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다보니, 실제로 촬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에이전시에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부인, 어린이 장난감 회사인데.. 아시아 모델 구한다고

아, 그래?

이번에는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면 광고주가 바로 선택한대

오호ㅡ 괜찮네. 한번 해보자

어, 근데 엄마도 같이 촬영을 할수도 있으니 엄마랑 같이 있는 사진 보내래

아-나도?

응, 부인 괜찮겠어?

뭐 아기 안고 찍는 건데. 한번 해보지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난데없이 딸덕에 저까지 광고모델을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 프라하쇼핑몰 FLORA



사진 찍을 때 둘 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입으라고 하더라고

응 알겠어

우리 딸 흰 티셔츠 집에 있지?

어… 있을걸

그럼 주말에 햇빛나는 시간에 후다닥 찍자

응, 오케이!


남편과 연락 후 아기 옷장을 뒤져보니 흰 티셔츠가 2개 정도 있더라고요. 아기엄마들은 아시겠지만 아기들은 음식 먹다 잘 흘리니 쉽게 더러워지는 흰색티셔츠는 잘 안사게 되죠. 집에 있는 흰 티셔츠들 상태를 확인 보니, 역시나 얼룩덜룩 더럽습니다. 


남편, 여기 두개가 있는데 뭐가 나아?

흠...글쎄

둘 다 너무 얼룩진 것 같아서

그러게

아참! 이번에 한국가서 가져 온 반팔 흰색 하나 있다. 근데 반팔 입어도 되나?

조건에서 흰색 티셔츠라고만 했으니까

남편, 그럼 내 거는 어때? 이건 너무 블라우스틱한가? 저건 무늬가 많이 들어갔고?

아휴, 부인. 내가 패션 전문가도 아니고~~ 어떻게 알아

맞네맞네. 남편도 처음이지 ㅋ 

흰색 티셔츠라고 했고 얼굴에 초점을 맞춰 보려고 하는거겠지 

응응, 그냥 제일 깨끗한 반팔 티셔츠 입어야겠다   


이리저리 비교해 보고, 아무 무늬가 없는 여름 티셔츠까지 꺼내입었습니다. 겨울오면서 장농에 정리해서 넣었던 건데,,,


▲ 프라하쇼핑몰 FLORA 괜찮은 태국음식점, 왼쪽편에 디저트집도 맛있어요



주말 아침! 사진 촬영 전에 아기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슬슬 눈치를 봤습니다.


우리집 아가씨 컨디션이 좀 어때?

괜찮은 거 같아~ 밥 먹고 얼른 찍자

그래그래


가만히 있지 않은 딸을 무릎에 앉히고, 후다닥 여러장 찍어서 흔들리지 않고 잘 나온 것 4장을 추렸습니다. 


사진 보냈다!

잘했어요, 남편님. 잘되면 좋겠다~

그러게


사진을 보내고 며칠 뒤.... 


부인부인!!! 모델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어

어, 뭐래?

우리가 1차 합격했대

오예!

그런데, 원래 사진으로만 광고 모델 뽑는다 했잖아 

응, 근데?

그게 아니라 한번 테스트 촬영하고, 최종 선택 한대

아~그럼 그렇지

부인 괜찮겠어?

응, TV 광고인데 카메라 테스트도 필요하지

도대체가 이 에이전시는 말을 자주 바꿔 

어쩐지 사진만으로 뽑는다해서 말이 안된다 생각은 했어 

이번에는 내가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아

응, 좋아좋아


근데 부인이랑 딸이랑 모델 되면… 나 회사 그만두고 매니저할까?

아이고 남편 ㅋㅋㅋㅋ 아직 오디션도 합격도 안했어요

그냥~~^^ 상상만


복권을 사고 나서 지갑 안에 넣은 채, 당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설레는 것처럼.... 

남편과 저는 체코에서 처음하는 모델 오디션을 앞두고 한껏 들뜬 하루를 보냈습니다. 


체코 어린이모델 오디션장은 어떤 분위기였는지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이어지는 글....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이때까지 살아 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면 간접 경험을 많이 해왔던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서서히 결혼을 하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남편도 연애할 때 모습과 비슷해서, 체코에 와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생각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에 친구들이 출산할쯤 체코이민을 와서일까요… 친구들이 가까이에 있지 않다보니 육아에 대한 정보를 직접 듣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나마 출산이 가장 일렀던 친구는 지방에 살았고, 체코생활 시작하고 한국에 처음 들어갔을 때 8개월 첫딸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온다고 고향친구가 문자로 물어봅니다.


한국 오면 뭐 가 제일 먹고 싶어?

나? 집밥ㅠㅠ

메뉴는 어떤걸로 할까?

해물이면 다 좋지


정말 순수하게 집에서 차려진 밥이 먹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8개월된 아이엄마한테 밥상차려달라했으니 ㅜㅜ 저도 참 철이 없었던 덧 같아요. 


친구가 낙지볶음과 쌈밥을 정성스레 준비하는 동안, 저는 친구가 미처 마무리 못한 아기 이유식ㅡ밤을 체에 걸러서ㅡ테이블 위에 놓았습니다. 제가 밥을 먹는 동안 친구는 자기 밥은 먹는둥 마는둥 곱게 체에 거른 밤을 아이에게 먹이느라 정신없었고요.


식사를 마치고 친구는 설거지를 하고 저는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트림시켰습니다. 아기가 피곤했는지 제 무릎에 앉은채 잠들었고요. 아이를 재우고 친구와 사는얘기를 나눌쯤 친구 신랑이 집에 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만났는데, 잠깐 나갔다 와~ 


그래서 저희는 육아 바톤 터치 하고, 근처에 가벼운 칵테일 한잔 하러 나왔습니다. 


휴우....이제 살 것 같다. 오늘 외출 아니었으면 정말 돌아버릴뻔했어


그때는 막연하게 아.. 힘들었나보구나... 했는데 아기를 키우면서 이제야 친구의 말이 뼈저리게 공감이 갑니다. 


나의 영원한 반장~~~!!

혹시나 글 보고 있으면, 내가 이제서야 네가 정성스레 해 준 밥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눈물 울컥하게 고맙다는 거 얘기 전하고 싶어    




돌이 지나고 나니 한숨돌릴만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답이 없는 숙제 같습니다. 아이마다 성격이 다르다보니, 육아방식에 정답도 없어 보이고요. 다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아기 키워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힘든 욱아 속이 상상치도 못했던 즐거움에 까르르르 웃게 되는 날들도 있습니다. 아기의 재롱도 있지만, 오늘 제가 포스팅하고픈 내용은 아빠의 육아로 웃게 된 이야기들입니가.


하루는 아기가 손을 쥐었다 폈다하는 잼잼을 합니다. 


우와! 잼잼 할 수 있어?

이렇게 해봐ㅡ 잼잼잼잼 잼잼잼잼


제가 "잼잼잼잼" 하는 걸 언제 남편이 들었는지,,, 


다음날 아기 손을 가만히 보던 남편이


잠잠잠잠~~ 


합니다. 


아기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기어다니다 틈새에 끼고, 집고 일어서다가 여기저기 머리를 쿵! 박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오전에 일이 있어서 챙겨서 나가려는데 엄마의 외출을 아는건지;;;

아니면 잠이 오는지 칭얼대서 준비하는 동안 잠깐 침대에 있게 한다는 것이 그만 ㅠㅠ


너무 힘차게 기어오다가 멈추지 못하고 머리먼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기 키우는 집에서는 한 두번쯤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떨어지는 순간 그냥 머리가 백지장 처럼 하얘지더라고요. 심장 벌렁거려서 남편한테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아기를 봐주러 어머님이 오시기로 했어서, 우선 어머님한테 맡기고 나갔는데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아기를 대리고 응급실을 갔는데, 다행히 타박상만 입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침대에 혼자 절대 안 올려 놓았는데도, 여전히 위험한 상황들은 몇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아기에게 위험하다고 얘기 해주려고


아가, 위험해. 그 때 머리 꿍! 했었지?


그러면 신기하게도 알아듣는 듯 제 눈을 유심히 바라봤습니다. 


아기가 움직이면서 돌이 되기 전까지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다니지 않을때는 아기 침대에 넣어 놓기나 했지요. 기어다니면서는 누군가는 아기를 계속 보고 있어야해서 집안일도 거의 못했습니다. ㅜ.ㅜ


주말에 남편이 있을 때 둘 중 한명이 애를 보고 번갈아 가며 집안일을 했는데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편이 다급한 목소리로


아가, 곰!! 곰!!! 

머리, 곰!!!

아가씨~~ 져심! 저언-심~~

 

왠 곰이랑 점심을 그렇게 찾나,,, 


궁금했는데ㅡ 

아기가 일어나는데 머리를 찍을까봐 머리 쿵! 조심조심을 말한 거였어요.


아기가 조금 크자 완전히 혼자 걸어다니면서 여유가 좀 생기더라고요. 주말 오전에 남편은 늦잠 좀 자게 내버려 두고 한국에 있는 언니랑 전화를 했죠. 전화를 마치고 나니 남편이 개 두마리와 함께 침실에서 나옵니다.


잘 잤어?

어, 전화하드만

아~ 이번주에 너무 바빠서 간만에 언니랑 영상 통화했어

응, 잘했네

언니가 우리 딸보고 인형이다, 인형 그러는거야. 

딸랑구ㅡ 이모랑 영상통화하면서, 이모가 인형이다ㅡ 했지

응? 이녕, 이녕, 이년 ???

ㅋㅋㅋ 아, 뭐야 남편. 인! 형! 하고 발음을 똑바로해야지 

왜? 이년 아니야? 내 귀에는 "이모가 영상통화 하면서 이녕 이년, 이년같다" 그랬다로 들려 


한번은 아기에게 신체 부분을 한국어로 가르쳐 준 적이 있습니다. 

아기가 저녁을 먹고 난 후 목욕을 하는데 배가 불룩 나와 배꼽까지 툭 튀어나왔습니다. 



아가~ 여기는 머리. 이건 머리카락


그럼 머리에 있으면 머리카락, 배에 나면 배카락이야?


아니 -_- ;;; 


아기가 밥을 많이 먹으면 배꼽이 볼록하게 참외배꼽처럼 튀어나옵니다. 

영상통화를 할 때 튀어 나온 배꼽 보시고 친정에서 걱정을 하셨습니다.



으매, 아기가 참외배꼽 아니냐

탯줄 자를 때 잘못 잘랐나보네

아니에요, 저도 혹시.. 했는데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면, 배꼽 튀어나와요


라고 거듭 말씀드렸지만 걱정을 계속 하시다가 이번에 한국가서 아침에 일어나 배가 꺼진 상태에서 아기 배꼽을 보여드리자 참외 배꼽 얘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신기허다잉~ 배꼽이 쏙 들어가삣네


이후로 한국에 있는 동안 친정부모님은 아기가 잘 먹었는지를 배꼽의 튀어나온 전도를 보고 확인하셨답니다.  


체코어로 배꼽이 PUPÍK 뿌삑-인데요. 저는 배꼽이라는 체코어를 외울 때, 아기때 탯줄을 통해서 변이 오간 것을 떠올리며 poop bag이라고 외웠답니다. 


체코남편은 한국어 배꼽을 backup에 가깝게 발음을 하더라고요. 

하루는 목욕하기 전에 볼록 튀어나온 아기의 배꼽을 보더니 


거기 배꼽에는 backup plan 있어? 


합니다. 이리이리 말장난을 좋아하는 체코남편입니다. 한국 아재개그랑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하루종일 잘 지내다가도, 졸릴 때 아기는 울거나 짜증을 내는 편입니다. 그러면 아기도 달래야하고 물이며 젖병이며 동시에 챙겨야하는 상황이 생기는데요, 이럴때는 남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남편, 물병 좀 가져다 줘

뭐? 어떤 병? 젖병? 아니면 다른 병?

보라색 물 담는 거 있잖아!!


사진 출처 https://www.nuby.com


아기가 보채는 급한 상황인데, 눈치껏 물병을 가져오지 못하는 남편을 보면 화가 끓어 오르기도 합니다.  


한참 수유와 이유식을 시작하는 단계일 때는 우웃병, (외출시 쓰는) 빨대물통, (아기가 꼭지를 깨물어서 집에서 쓰는) 스파우트 물통 이렇게 썼습니다. 


제가 뭘 가져다 달라고 할 때마다 남편은 헷갈렸나봐요. 저희 남편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대부분 남편들은 원래 물건 찾기 능력이 부족한 건가요.... 


그 이후로 정확하게 우웃병은 Milk bottle, 빨대가 있는 물통은 Cup with straw, 그리고 뚜껑이 약해 집에서 쓰는 물통은 "양반컵" 이라고 불렀답니다. 


남편, 물컵 좀 줘

어? 이거? 양반컵?

응, 그 컵. 근데 왜 이게 양반컵이야?

빠는 부분을 보면, 양반들 상투 모양이랑 비슷하게 생겼거든

아~~그런거 같네


남편의 물건에 대한 상상력에 감탄하며, 그 이후로 저희 집에서 스파우트 컵은 양반컵으로 쭉~~ 불렸습니다. 


+ 체코남편과의 육아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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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최근에 체코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는 바비쉬라는 체코정치인이 속한 ANO(체코어로 네)당이 제1당이 되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우편물을 가져왔습니다. 


아, 이번 주말에 투표해야겠네

투표가 언제야?

응, 금요일이랑 토요일 


선거날이면 휴일로 지정해서 쉬는 한국과 달리 체코는 보통 2일동안 선거를 진행하고, 주말을 끼어서 하더라고요.  


남편이 가져온 선거홍보물이 궁금해서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 나 우편물 좀 보여줄 수 있어?

응, 그래

어? 이게 다야?

후보들 사진도 없고?

응, 없는데

아.. 한국은 사진이랑 재산신고 금액도 나와서

 


체코는 내각제로 결국 정당에 투표하는 시스템이라 사진은 크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체코선거에 대해서 체코남편한테 좀 물어봤어요. 


남편, 이번 선거 어떤 투표하는거야?

의회 구성하는 정당투표

오~~ 그럼 상당히 중요한 투표네

그럼 정당에 투표하는거야?

정당에 투표하고, 그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국회 구성하는 거. 정당마다 국회의원 될 우선순위가 있어 

아, 한국 비례대표랑 비슷하구나. 그럼 한국처럼 정치인에게 직접 표를 던지는 방식이 아닌거지?

직접투표도 할 수는 있어. 자기가 당선을 원하는 정치인이 있으면 투표할 수도 있기도해. 표를 많이 받으면 순위가 올라가서 당선될 수 있어

아~ 좀 복잡한 시스템이네.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없어서, 정치인에게 직접 투표 잘 못하지 않나?

아무래도 그렇지. 나처럼 뉴스 늘 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체코도 젊은사람들의 정치 무관심이 사회이슈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래 내용에 등장할 아시아 혼혈 "오카무라"처럼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면 당선이 될 확률도 더 높겠죠. 


선거철인지라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여보기 위해 대형 선거 홍보물도 붙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거벽보 훼손시 벌금을 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코는 선거벽보를 훼손해도 아직까지는 괜찮은가 봅니다. 아니면 훼손한 사람을 현장에서 잡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막상 제가 정치 후보라면, 제 얼굴이 난도질이 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이 또한 정치 의견의 표현 방식이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고 정치 후보자라 해도, 이런식의 표현은 민주주의 시민 답지는 않아 보여요. 


수요일은 동네에 농산물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 아이와 함께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무슨 행사이길래 시끌시끌한가... 봤더니 정당홍보 행사더라고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가까이 걸어가자, 


Chcete balónek? (흐쩨떼 발로-넥?) 풍선 원하세요? 

푸스푼스 (풍선풍선)

Ano, prosím(아노, 쁘로씸-) 네, 주세요


제가 대답도 하기전에 딸 손이 이미 풍선으로 가 있습니다. 


딸이 너무 좋아해서 풍선을 받고 보니, 그제서야 낯익은 얼굴이 보이며 어떤 정당인지 눈에 들어 옵니다.  


아시아인 분위기가 나는 이 정치인은 "토미오 오카무라"인데요, 성장배경을 살펴보면 한국계 혼혈 일본인 아버지와 체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이끄는 당인 SPD의 문구를 살펴보면 


Ne islamu, Ne terroristum. 반이슬람, 반 테러리스트


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체코남편은 SPD의 이런 문구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작은 이슬람 사람들을 몰아내자이지만, 

그 다음에는 성소수자, 그 다음에는 아시아사람, 그 다음에는 흑인... 

이런 식으로 사회 전반에 적대적인 차별이 퍼져나가는 거잖아. 

당신도 타켓이 될 수 있고, 딸도 문제를 겪을 수도 있고... 

결국에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봐


어찌보면 혼혈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오카무라 자신이야 말로, 소수민족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를 내도 모자를 판에... 혼혈인이 다름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더 진정성(?) 있다고 체코사람들에게 보여져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사진 속에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맥주 1잔에 20코루나 (한국 돈 1000원),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 (Trdlo 굴뚝빵이라고도 불림) 도 20코루나 입니다. 프라하 여행을 다니면서 길에서 사먹을 수 있는 뜨르들로 가격은 보통 60코루나 정도 합니다.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튜브형 미끄럼틀도 마련이 되어 있고, 음악밴드도 라이브 음악 연주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맥주에 음악까지...  체코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이런식으로 정당과 정치인들을 노출시키며 익숙하게 만들어 표로 이끌어내는 체코 정치 홍보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예전에도 비슷한 정치 행사에 참여한적이 있습니다. 체코 시민권자가 아니라 참정권은 없지만, 체코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남편한테 정당홍보 행사장 사진을 보냈습니다.


부인, 그 정당이 어떤 당인 줄 알아? 

알어알어. 오카무라 당이잖아. 반이슬람 외치는...

근데 부인이 거기 왜 가 있어?

무슨 행사하나 와봤는데,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서. 딸 좀 놀으라고 왔어. 곧 집에 갈거야


바깥에서 오래 놀기는 쌀쌀해서, 적당히 놀다가 남편의 퇴근 시간 전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부인, 나 왔다

응, 남편~~

오는 길에 투표하고 왔어

오늘 갔어? 내일(토요일) 간다더니만

어, 원래 그랬는데. 퇴근하고 오는 길에 투표장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줄을 길~~~게 서 계시는거야. 그래서 미루지 말고 투표해야겠다해서 하고 왔어

그래그래, 잘했네


어르신들의 투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고령사회가 되고 세대간의 가치차이가 확연해지면서 선거 결과에도 세대차가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연령의 상한선이 있어하는지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고요.  


나, 아까 SPD 정치 홍보장 다녀왔잖아

부인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이제 그런 데 가지마 

응, 알겠어. 동네가 시끌시끌하길래 궁금해서 가봤지

그런 당에는 아예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아니지, SPD 지지자들 보란듯이, 아시아인으로 자기네 정당 홍보 텃밭에서 놀러 온거잖어. 유치하지만 홍보 못하게 풍선이나 왕창 더 받아와서 집에서 터뜨려버릴 걸 그랬나ㅋ


체코 의회 선거 투표 결과는 ANO당이 약20%, SPD당이 약10%로 의회 의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ANO당도 그렇지만 외국인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SPD당이 세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왔습니다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는 더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아시아 여자로 체코에 살면서 체코사람들의 배타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SPD당이 힘을 얻으며 점점 더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아야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 정당홍보 행사 옆으로 멋진 가건물이 하나 들어와서 사진을 찍었는데요, 처음에는 까페인가... 했어요. 



남편, 저 건물 세련되게 멋지다~

그치? 나도 멋있다 생각했어

뭐하는 건물이래? 커피 홍보? 의류 매장 같은 건가?

아니아니- 전자담배 홍보 건물

엥? 전자 담배? 진짜로?

완전 안 어울리지 

그러게. 저런 분위기와 전자담배라니... 

건물 디자인 낭비같어

응, 좀 안타깝다. 어디 좋은 펜션 건물이라해도 손색없어 뵈는데


저런 가건물을 지어 프로모션할 정도면 전자담배 회사들이 수익성이 꽤 좋은걸까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가끔은 미래를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있습니다상황이 나빠졌을 , 시간을 조금만 돌려서 미리 막을 수만 있다면….

 

한편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아버린다면, 사람이 열심히 있는 원동력이 생길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블로그로 분에게 정말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상상치도 못한일이라서, 분의 식을 전해 듣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서로 알게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너무 일이라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우선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하고 건너로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저도 모르게

 

어떡해요...

 

하고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어쩌겠어요, 괜찮아요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절대 괜찮을 수가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 괜찮다는 한마디가 아팠습니다.

 

어흐,,, 어떡해요, 어떡해요

 

갑작스러운 비보에 저는 어떡해요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비 상태에서 들이닥친 일에 어떤 위로 말을 해야할지....

상황에 해보지도 않고 상상해보지도 못한 일이라, 제가 하는 말이 위로가 수나 있을지….

 

한참을 현재 상황에 대해 전화로 대화 나누었습니다.

 

도대체 가 무 잘못을 건지, 일이 일어난건지… 전생에 업보가 있는 것인지…

아휴 어떡해요 

그냥 며칠을 울다 멍하니 있다가, 울고 그러죠.

 

분은 정신없는 중에도 신을 람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중에 블로그로 통을 했던 생각이 나서 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못받았고요.

 

대체상에 일들은 이렇게 갑자기 찾아 오는 걸까요.

 

이렇게 일을 겪고나니까, 그냥 내가 이해하고 말걸… 

뭐라고 그렇게 화내고 사소한 것에 다투고 그랬나… 정말 많은 후회가 되요

 

너무 일을 겪고나면 다른사람의 작은 불행조차도 인생의 작은 추억처럼 느껴질 있는 같아요 앞에서 어떤 투정을 부린다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질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한테 험난한 일이 생겨났을까… 

극한의 고통에서도 생을 이어 묵묵히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는 , 이리도 아프고 힘들까…

 


분에게 조금이나 위로가 될까해서, 제가 체코로 오기 전에 겪었던 가슴 아픈 일에 대해 얘기를 꺼냈습니다


체코에 뒤로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하는 얘기인데요. 이유는 좋은 일도 아닐뿐더러,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당시의 기분이 되살아나 우울하고 괴롭거든요.

 

저는 당시에 들었던 위로의 중에 '신은 감당할 만큼의 고통을 주신다''울지말고, 힘내라' 말이 크게 와닿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에게 제가 건낼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어요.

 

지금은 나만 불행하고, 다른 사람들은 걱정없이 행복해 보일 있지만.

어쩌면 그들도 각기 다른 아픔을 겪고나서, 생의 마감까지 하루하루 살며 이겨내는 중일지도 몰라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참을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도대체 사는 뭘까….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남편과 아이, 둘을 품에 끌어 안은채…


분에게 너무 미안하게도, 그분의 아픔을 마주하며 제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체코에 사는 해외생활이 외로 정부리듯 작한 블로그인데, 이제 온라인 상의 상이 었고,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는 공간이 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만나고 알게 람들과 지내 좋겠지만, 체코 생활을 한국 람이라는 공통점으로 처음에는 가까워지지만... 길게 보는 인연이 되려면 많은 공통점과 비슷한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을 가져야 하는 같습니다.

 

체코에서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형태를 살펴보면

 

1. 한국에서 파견된 체코 주재원의

2. 한국인 한국인 커플의

3. 체코여자 한국남자의

4. 체코남자 한국여자의

5. 체코 유학생의

 

모든 삶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체코생활을 나가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근무형태에 따라 체코회사, 다국적 회사, 한국 회사, 프리랜스, 가정주부, 영어와 체코어 능력 등 에 따라 생활 방식이 각기 달라지겠지요. 사는 동네, 주택 유무, 자동차 소유 따라 삶의 방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