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름은 비가 많이 오는 편은 아니지만, 공기가 데워져 답답한 기운이 들 때 쯤이면 비가 쏟아집니다. 비 온 다음에는 공기도 시원지고 바람도 불어 선선한 여름날씨가 되고요.

주로 밤사이 비가 내려서, 비가 내리는 것을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는데요, 지난 목요일은 점심 때가 될 때까지 한국 장마철처럼 비가 내립니다.

한국에서 살 때 비오는 날도그랬지만, 프라하에서도 비가 오는 날이면.... 외출이 번거롭고, 우산까지 챙기려면 정신 없는 것 같아요.

비올 때는 서늘한 날씨 탓에 긴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바지끝으로 타고 올라오는 축축함도 싫더라고요.

아기 아침 간식을 먹이고 점심 준비를 하는데, 아기가 요리하고 있는 제 근처로 와서 치마자락을 잡아 끕니다. 그리고는 

​​쉬~~~익. 쉬~~~익 

하면서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내리는 시늉을 합니다. 

흠... 쉬는 아닌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려는거지?

아기가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잘 몰랐는데, 아이의 시선을 따라갔더니 창밖으로 굵은 빗줄기에 시선이 멈춥니다.

​아하~~ 비가 온다고~~

​​그러게. 오늘 비가 많이 오는구나~
쉬~~~익. 슈~~~욱  

프라하 여름은 확~! 뜨거운 날씨가 하루이틀 계속되면 대기가 불안해지는 건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올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하늘에 먹구름이 끼며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아서, 얼른 개들과 산책을 다녀오려고 짚앞을 나갔습니다. 

아기는 아파트 공용 미끄럼틀 아래쪽에서 엉덩이로 조금씩 미끌미끌하면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찢어지는 것같은 천둥 소리가 콰쾅쾅!!!!! 소리가 났습니다. 

소리가 너무 커서 저도 놀랐는데, 그렇게 큰 천둥은 처음이었던 아기가 미끄럼틀에 납짝 엎드려 꺼이꺼이 울기 시작합니다. 

천둥 소리가 더 커지고 비가 쏟아 전에 서둘러 아기를 안아들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집에 들어오자 몇차례 더 큰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촤르르 비가 쏟아집니다.

​​딸~ 이건 비야, 비. 슈~~욱! 

비를 어떻게 몸으로 표현해야할지 잘 몰라서, 손가락을 가닥가닥 움직이며 앞머리를 쓰다듬었어요. 

​​이렇게 하늘에서 비가 내려~ 쉬~~익

천둥이 치던날 굵은 빗줄기를 보며 제가 했던 행동을 아기가 기억하고, 제게 비가 온다는 얘기를 했던 거였습니다. 



저에게 비가 오는 날은… 그렇게 좋은 날은 아닙니다. 습도가 높아 눅눅해서 기분도 가라앉거든요. 

그런데 아기에게는 비 오는 날은,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는 비를 만나는 신비로운 순간인거죠. 

초롱초롱한 눈으로 비를 바라보는 아이를 위해,함께 소파에 앉아 창밖으로 함께 빗줄기를 바라봤습니다. 

​​딸~ 오늘은 비가 정말 많이 온다. 그치?
음!


하늘에서 주루룩 떨어지는 굵은 빗줄기를 바라보며, 한국에 가뭄이 심하다는데… 할 수만 있다면 한국으로 비를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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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