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에 해당되는 글 144건

  1. 2019.08.16 체코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화장실 (8)
  2. 2019.04.16 [프라하맛집]멕시코식당_화이타, 퀘사디아
  3. 2019.04.10 프라하 센터 식당이 불편한 이유 - 수도원 맥주 (4)
  4. 2019.04.07 중국인 동료 아들의 럭셔리 100일 잔치 (2)
  5. 2019.03.07 아픈데도 행복한 날 (4)
  6. 2019.02.27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다 (4)
  7. 2018.09.30 요즘 프라하 생활에 대해 (8)
  8. 2018.04.01 완벽한 하루였다 (21)
  9. 2017.12.15 한국 드라마를 보며 깨닫는 우리의 시간 (8)
  10. 2017.12.08 남편에게 꿀밤 두개 맞은 날 (4)
  11. 2017.12.04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의 귀여운 한숨 (3)
  12. 2017.12.02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46)
  13. 2017.11.30 체코생활은 즐겁기도, 슬프기도, 서럽기도 (15)
  14. 2017.11.25 체코 어린이 모델이 예쁘지 않은 이유 (6)
  15. 2017.11.24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 -제2탄 (4)
  16. 2017.11.22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제1탄 (6)
  17. 2017.11.16 체코남편에게 어려운 육아 한국어 (10)
  18. 2017.11.14 체코 선거홍보물과 정치유세는 어떤 모습일까 (1)
  19. 2017.11.03 체코생활과 한국생활의 차이 (16)
  20. 2017.11.01 체코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8)
  21. 2017.09.30 신나는 한국 동네 구경 (6)
  22. 2017.09.26 해외에서 그리워했던 시간 (4)
  23. 2017.09.19 정말 이제는 애엄마구나 (6)
  24. 2017.09.16 달리 보이는 한국 문화 (4)
  25. 2017.09.12 그리도 어렵던 프린트 한 장 - 뒷 이야기 (4)

프라하는 날씨 변화에 따라,

계절이 달라질때마다,

그리고 제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요.

프라하의 봄과 여름은 유난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프라하에 봄이 오면 겨울에는 없었던 여러 가지 행사가 봄이 되면 야외에서 많이 개최되고요,


여름에는 햇살은 뜨겁으나 습하지 않아서, 여름 날씨여도 크게 덥지 않아 야외활동하기 참 좋거든요. (한 1주일~2주일 정도 무더운 여름 날씨가 있기는 합니다.)


제가 체감하는 유럽의 겨울은 10월 20일 경부터 ~3월 20일 정도까지인 거 같아요. 


1년 중에 약 5개월 정도 겨울이고 4월, 9월 2개월 정도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간혹 4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합니다.)

1년 중에 5개월은 날씨가 좋은편입니다.

제가 몸으로 느끼는 체코 날씨는 상쾌한 여름이거나 겨울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10월 말에 서머타임이 끝나면, 아침에 해가 잘 안 떠서 컴컴하고 4시면 어두워져서 겨울 같습니다.


밀루유에게 체코날씨란?


겨울 아니면 여름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당연히 체코 남편은  


말도 안돼~~


라고 하겠죠 ;;;


체코 남편과 제 주변의 체코 사람들은 3,4,5월을 봄으로, 9,10,11월을 가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체코 날씨 얘기가 길었는데요,


오늘 포스팅이 4월 30일은 čarodějnice 챠로뎨이니쩨라고 하여 4월 30일 겨울이 끝나고 봄을 맞이 하는 행사에 관한 거거든요.


Witch burning 이라고 하는 과거 마녀 화형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행사랍니다.  


체코 공화국

체코 공화국에서는 4월 30일을 pálení čarodějnic (마녀 불태우기) 또는 čarodějnice라 부르며, 이 날은 나라 곳곳에서 누더기와 짚으로 만든 마녀 또는 (대가 긴) 빗자루만을 모닥불에 태워 겨울을 끝내는 의식을 치른다.


축제에서 체코인들은 먹고, 마시고, 타오르는 불 주위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B0%9C%ED%91%B8%EB%A5%B4%EA%B8%B0%EC%8A%A4%EC%9D%98_%EB%B0%A4



챠로뎨이니쩨의 설명에서 "마시고"에 해당하는, 체코 대표 맥주 Kozel 코너도 있습니다.


(체코 대표 양조회사 Pizner Urquell 을 아사히가 인수해서, 체코 맥주보다 이제 global 맥주라 칭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마녀의 화형식의 전통이 남아 나무를 쌓아 놓고 불을 지피는 행사도 합니다.

저녁 시간 쯤 불이 지펴지면, 캠프파이어와 비슷하게 불주변에 옹기종기 모여든답니다.


로뎨이니쩨 행사의 이름에 걸맞게, 아이들이 마녀같은 모자와 치마를 입기도 하고요. 



4월 30일에 하는 행사다 보니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서요,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기라 가족단위로 행사에 많이 참여 한답니다.



아이들을 위한 미끄럼틀이나 회전차 같은 놀이 기구도 보이고요,


 

공원 한쪽에는 얼굴에 분장을 해주는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비누방울 놀이를 해주시는 분도 계시네요. 


겨우내 웅크려 있다가 봄이 되어 날도 좋겠다~

행사도 있어서 구경도 하고 싶으니, 개들까지 데리고 온 가족 출동!



다른 개들과 교류도 잠깐 하고요.

개가 두 마리가 함께 있는 사진을 보니 과거 사진이기는 하네요.

이래서 결국 사진이 남는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봄날이 되니 공원에서 딸이 신나게 뛰어 놀 수 있어서 좋고, 개들도 콧바람 쐴 수 있어 좋더라고요.


개들도 신나고, 그 개들을 보는 아이들도 신이 났습니다. 


무뚝뚝한 편인 체코 사람들인데도, 개는 정말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공원 한켠에 개 전용 화장실도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포스팅의 하이라이트 ~~~

논란이 되고 있는 야외 화장실!


야외에서 행사가 있다 보니 화장실을 해결할 방법이 조금 어려운 편인데요. 


사진을 보시면 왼편에 세 개는 문이 있는 화장실입니다.

그런데 그 옆을 보시면 플라스틱 기둥처럼 서 있는 것 보이시나요?


바로 남자 소변용 화장실입니다. 


좀더 가까이 사진을 확대해보면.... 이렇게~



네~~!!! 주변이 이리도 휑~~~ 하게 뚫려 있습니다. 

남자들이 어떻게 소변을 보는지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황스럽더라고요. 


제가 본 것이 맞는지 확인차 체코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남편, 저거 소변 보는 화장실 맞아?


어, 맞아


전혀 가려지지 않은 데서, 저렇게 오픈 된 상태로 용변을 본다고?!


응, 너무 공개되어 있다 보니 체코에서도 말이 많아


아~ 그렇구나


체코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니,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체코 사람들이 보기에도 꽤 오픈 되어 있기는 한가봅니다. 


논란이 되는 화장실 사진을 뒤로 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나초칩을 샀습니다.  

나초칩을 사서 먹고 있는데, 실제로 남자 전용 소변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화장실 찾기가 쉽지 않은 야외에서 남자분들이 길거리 소변을 보는 사람을 보기는 했지만, 어찌보면 같은 개념인데... 실제로 보니 왠지 문화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답니다.


나초를 다 먹고~~~

저는 이런 행사를 가면 그렇게 솜사탕이 먹고 싶더라구요. 

어릴 때 행사를 가면,


이런 거 몸에 안좋으니, 사 먹으면 안 된다 ~


고 하신 부모님의 가르침 때문에 더 그런가 봐요. 

다 큰 애엄마가, 애보다 더 솜사탕에 집착을 ㅎ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솜사탕이 휘날리게 여전히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야외에서 오랜 기간 활동을 하기에는 좀 춥더라고요. 

챠로뎨이니쩨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불 붙이는 것까지 보지 못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바람이 차다해도, 봄이 오기는 온 것인지.

집 근처 나무에 빨간 꽃인지 열매인지 나무에 송송 달렸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19년 8월 16일, 프라하 기온은 17도랍니다.

17도면 여름 날씨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제 손발은 차갑습니다.

프라하 여행 오셔서 돌아다닐 때 긴바지 입지 않으면 추워요~~  


8월 이날씨에 춥다고 하는 저를, 남편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코 날씨에 최적화된 몸으로 살고 있는 체코 남편은,

몇 십년을 같이 살아도 제가 느끼는 여름 추위(?)를 이해 못 할 거 같아요. ^^


-------------------

체코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

혹은 체코 이민이나 체코 주재원으로 오시는 분들~

체코 문화, 체코 사람, 체코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까 하여, 체코어 기초 온라인 강의를 준비 중입니다.


8월 19일부터 스카이프에서 만나요! 제 아이디는 lyeon-g 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예전 포스팅 참고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ady Expat : 어쩌다 영국 2019.08.17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체코 날씨도 영국 날씨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재미있네요. 😊 영국도 8월 들어서 17도 정도에 비도 오고 완전 가을 날씨랍니다. ⛈🌧☔️💦⚡️🌩 😭😭😭

    근데 체코에서도 마녀사냥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네요. 마녀가 실제로 화형을 당했던 건 Salem Witch Trials 처럼 미국에서만 일어난 일인 줄 알았어요. 😱

    • 프라하밀루유 2019.08.17 1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체코 살기 전에, 영국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흐린 날이 많은 줄 알았어요.

      요즘이야 마녀 사냥을 기념행사처럼 여기지만, 과거에는 여자라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2. Lady Expat : 어쩌다 영국 2019.08.17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남자 화장실 그렇게 오픈된것 정말 충격이었다는!! 😅

  3. 봉리브르 2019.08.20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코 관련 이야기
    재미나게 잘 읽고 갑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만드세요^^

  4. 2019.09.03 0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서울에 못지 않은 프라하의 장점이라고 하면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다양하게 있어서, 외식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배달음식은 아직 서비스가 약한편입니다. 

Damejidlo 다메이들로, Ubereats와 같은 배달사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주문을 하고 배달이 오기까지 거의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합니다.  

체코에는 체코 음식점이 주로 많기는 하지만,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레바논, 중국, 일식, 베트남, 태국, 한국 등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볼수 있습니다.

이중에 오늘은 멕시코 음식으로 유명한 식당 Las Adelitas 라스 아델리타스 입니다.  http://www.lasadelitas.cz/en/ 

이 멕시코 음식점은 현재 프라하 1,2,3 구역에 4개의 지점이 있습니다.

사진속의 지점은 Lucembruska 6, Praha 3 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음식 가격이 기본 나초가 149 czk, 기본 타코스가 189czk 이니 체코음식보다는 조금 더 비싼편입니다.  

몸집대비 대식가인편이 저는 처음에 음식을 주문하고, 

에게~ 양이 겨우 이정도? 

라는 생각에 실망했는데, 신기하리만큼 야금야금 먹다보면 상당히 배가 불러오더라고요. 

위쪽 음식은 소고기 화이타, 아래쪽 사진은 만두 같은 형태의 퀘사디아 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예약없이 갔더니 자리가 거의 꽉 찼습니다. 워낙 널널한 프라하 생활에 익숙한 남편이다보니, 기다리는 것에 익숙치 않아 그냥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맛집이라면 긴~~~줄 기다려서 식당에 가는 것에 익숙한 한국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 제때 못 먹으면 이래저래 나중에 병나더라고요.

남편~ 우리 조금만 기다려보자

체코남편을 설득했고, 다행히 생각보다 빨리 야외 자리가 2인석이 났습니다. 

게다가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와중에 딸 아이가 낮잠에 들었고요. 

오~~~~~~~예~~~~~~~~~!!! 붸이비!!!!




남편과 과일 칵테일을 시켰습니다. 

서로의 잔에 칵테일을 한잔씩 따르고~ 

내용물을 젓는 빨대같은 것을 보니 언니가 뇌세적인 포즈로 우후~
언니도 우후~ 아이가 자니 나도 우후~ 


신난다 신난다~!!!! 


야외에서 남편이랑 데이트 하는 기분으로 한잔씩 마시며, 멕시코 음식을 먹으며 밝은 기운을 흠뻑 받아 까르르까르르 즐거운 금요일 오후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남편하고 데이트하는 기분 만끽한 날이었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체코 프라하 맛집 하면 떠오른 체코 맥주 !!

오늘은 프라하 한국 관광객들한테 유명한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맥주 집을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중세시대에는 맥주를 수도원에서 제조를 했었는데요, 그 전통이 현재까지 남아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에도 아직 양조장과 맥주집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프라하 맛집을 검색하거나 체코 맥주 검색을 하면 연관 검색어처럼 수도원 맥주가 있어서, 수도원 맥주~ 가 한국 관광객들한테 유명하구나... 

이렇게 알고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프라하 블타바강 서쪽에 프라하 성에 가까운 위치라서 멀어서 가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가, 2017년에 프라하성 근처에서 한국학 세미나가 있어서 프라하 수도원 식당에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잠깐 프라하에서 머무는 거라서, 저희가 프라하를 잘 아니 학술회가 열리는 프라하 6지역 근처로 온 가족 가기로 합니다.  

친구도 보고 한국사람들이 사랑하는 수도원 맥주 맛도 한번 보려고요. 

​유명한 식당이라 수도원 내부에 사람이 가득차서 내부는 벽면 사진만 찍었습니다. 체코 전통 선술집처럼 둥그런 천장. 

​기본 맥주 종류는 3가지이고요, 오른쪽에 페일 라거와 사쿠라 다크 에일을 팝니다. 

사쿠라 다크 에일.... 이런 신선한 메뉴를 도전해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다른 맥주야 언제든지 마실 수 있지만, 시즌에만 나오는 맥주는 한정적이니 사쿠라 맥주를 시켰는데 맛은 ? 대 실패 >,,< 

남편이 시킨 IPA 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음식은 일반 체코 식당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던걸로. 돼지고기 립의 양은 정말 많았습니다. 

저희는 1인당 음식 하나씩을 시켰는데, 먹어도 먹어도 남아있던 포크립.  

스트라호프 수도원 식당이 프라하 센터에서 조금은 멀지만, 수도원과 프라하성 관광지에 가까우니까 음식 비용이 궁금하실 텐데요.  

​식당 내에 조명이 어두워서 메뉴판을 찍어 놓은 사진은 흔들리고, 2017년 가격이라서 2019년 4월 기준 메뉴를 웹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체코식당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메뉴 스마제니 리젝(돈가스), 닭가슴살 구이가 220 코루나이니 가격이 살~짝 높은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요즘 프라하에 외국인의 유입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프라하 식당 물가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기본메뉴가 200 코루나 정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래쪽은 사이드 메뉴입니다. 버터, 케찹이 500원입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문구! 

" SERVICE IS NOT INCLUDED " - 서비스는 비포함입니다. 

프라하 센터에서 밥을 먹으면 메뉴나 영수증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문구. 

팁은 포함이 안되어 있으니, 팁은 별도로 달라는 것입니다. 


관광지 같은 경우 팁문화가 없는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오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서도, 체코 식당의 서비스의 질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팁을 대놓고 요구할만 한가?  의문도 들고. 

이 문구를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지더라고요. 

요새는 프라하 2구역 나메스티 미루 근처의 식당에서도 이 문구를 볼 수 있어서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이 문구 때문만은 아니지만, 수도원 식당은 프라하에 사는 저한테는 물리적 거리 및 가격, 음식맛 대비 큰 장점이 없어서 2017년 방문이후 한번도 안가봤네요 ^^ 

하지만 프라하 성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을 곳을 찾으신다면, 프라하여행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으신 분들께는 추천드리고 싶어요. 

산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수도원 옆길 > 네루도바 내려가는 길, 수도원> 페트르진 공원 가는 길도 낭만적이랍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shin86 2019.04.15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연히 팁은 따로지요.

    아! IPA 맥주가 맛있군요.
    나중에 한모금 마셔봐야 겠네요.
    저는 맥주도 못 마셔요 그래서...

  2. 러블리한일상 2019.04.19 2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달에 프라하여행 예정인데 기대되네요 :D 자주와서 프라하 공부!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

​육아 휴직 하던 2017년 일기를 꺼내봅니다. 

당시 남편은 회사에서 아시아팀 팀장이었는데요, 고객들을 모시고 한국으로~ 중국으로~ 일본으로~ 한참 출장을 다녔습니다. 

출장을 다녀오면서 선물을 사다줘서 고마웠죠. 하지만 한편으로 오롯히 육아는 제 몫이었고요 ㅠ.ㅠ 

그 당시는 육아에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솔직히 남편은 몇 달 아이를 거저 키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이가 크게 아프지 않았던 것으로 다행이라 생각해야죠.  

아시아 쪽으로 비즈니스가 많다보니, 남편의 팀원 중에 중국인 여성분이 있었답니다. 

그 분이 임신을 하고 나서, 육아 휴직 중인 제 상태에 대해 궁금했나봐요. 

아무래도 체코에 사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 사람이다보니 육아 상황은 어떤지, 엄마로서 집에 주로 있는 생활은 어떤지 궁금했던 것 같아요. 

남편은 종종 그분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 집에 와서 저와 상의를 하고 대답을 전달해주어서, 만난적은 없지만 은근 친근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

갑자기 출산 관련 얘기를 하니 다른 중국 여자분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체코 남자분과 결혼을 하셔서 프라하에 사는데, 거의 출산 일이 다가오자 산후조리를 도와주려고 중국에서 친정 엄마와 올케가 프라하를 왔습니다. 

곧 있으면 출산이네요

네, 엄마랑 올케가 오기로 했어요 

우와! 잘 됐네요

우리 시어머니는 "아이고~~ 우리 아들, 한동안 장모님이랑 살아야 하니까 힘들겠네." 그런거 있죠

아이고... 세상에

근데 한국에도 출산하고 나면, 산모들이 몸조리 하지 않아요?

당연하죠~몸이 얼마나 상하는데요, 계속 미역국 먹어요 

우리 시어머니는 "애 낳는 게 뭐 대수라고, 엄마가 그렇게 오래 프라하에 와 있어야 하나.." 이러시더라고요

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찌보면 자기 체코 아들 하나 보고, 이 먼 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데. 출산하고 몸 아픈동안 친정엄마가 좀 보살펴주는 게 뭐 그리 잘못되었다고.... 

이 대화를 나눌때만 해도 몸조리의 필요성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알았는데요, 출산을 하고 나니 몸조리는 절대적인게 아닌가 싶어요. 

대부분 체코 산모와 어머니들은 아직도 '산후몸조리'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요. 

------ 다시 남편의 중국인 동료이야기로... 


느덧 시간은 흘러, 중국인 동료분이 출산을 하고 100일 잔치를 한다고 합니다. 

부인, 예전에 육아휴직 상담했던 중국인 동료 알지? 지금은 출산하고 육아휴직 중이거든 

아! 어어. 기억나 

아기가 벌써 100일이 되었다고, 100일 잔치를 한대. 다음주 주말에 갈까?

응, 그래. 딸도 같이 가면 좋아할 거 같아 

100일 잔치 장소를 검색해보니, 오호~제가 가보고 싶었던 곳이고, 비셰흐라드에 있어서 전망도 상당히 좋은 곳입니다.

프라하에 전망좋은 식당 중에 한 군데이긴하지만, 100일 잔치니까 간소하겠지... 했는데 어머나, 식당에 가까이 갈수록 생각보다 상차림이 커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입구쪽에 포토존처럼 예쁘게 꾸며 놓았습니다.

예전같으면 100일 잔치에 가면 

아이가 100일동안 훅! 컸겠구나... 라고 생각했겠지만, 

저도 출산과 육아를 겪고 보니, 그렇게 아기가 크는 동안 엄마는 밤잠을 설쳐가며 며 아기를 먹이고 재우고 닦이고... 힘들었겠다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 100일 잔치를 이렇게 정성껏 준비를 했다니. 

맞춤 케이크, 색깔별 컵케이크, 100일 장식 등... 대단한 엄마.

​이 때 <사랑은 아무나 하나> 촬영을 앞두고, 한참 살을 빼고 있었던때라서요. 

뷔페를 마음껏 먹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디저트와 와인 한잔은 빼놓지 않고 먹었답니다 ㅎ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맛, 디저트 ! 

딸랑구는 입구에 준비 되어 있던 생일 꼬깔모자를 하나 집어 쓰고는 신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생활하면 이런 행사 갈 일이 많지 않으니, 아이도 신나나봅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더니, 금세 언니들하고 친해져서 서로 쫓아다니고 깔깔거리고 웃더라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둘째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 

파티가 끝나지 않았지만, 졸려하는 딸을 데리고 저희 가족은 먼저 나왔습니다. 

남편, 이렇게 좋은데서 파티하려면 비싸겠지?

어, 동료 남편이 체코어 엄청 잘하거든. 중국-체코 초창기 비지니스 할 때 연결다리를 많이 했었대. 지금도 계속 비지니스 연결하고 

어쩐지, 여기 식사비도 비싼데~ 장소 대여에 파티 준비까지.... 

중국동료는 회사 월급은 금액으로 보면 크지 않은데, 회사에서 중국 출장 자주갈 수 있으니까 다니는거래 

그야말로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어마어마한 중국 동료인걸로.  

부인, 이 동네 어때? 

여기? 비셰흐라드쪽 완전 좋지

나도 좋아 

근데 체코 월급쟁이가 월급만 받아서 비셰흐라드 쪽에 전망 좋은 집을 살 수가 있어?

아니, 없지

뭐야 그럼. 우리는 못사는 걸로 ㅎ 

고급 뷔페와 와인 한잔으로 배 두둑히 하고, 고즈넉한 비셰흐라드의 야경을 즐기며 저는 육아하는 엄마로, 남편은 직장인의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shin86 2019.04.15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섭섭해 하지 않으셨어도 되는건게 그랬네요.
    여기 제가 사는곳도 역시 산후조리 라는게 없으니까요.

    그냥 별다른 뜻없이 시어머니가 하신 말씀일거에요.

    그리고 사실 사위가 불편하긴 하지요.
    나도 역시 이제는 사위가 있지만요.

    • 프라하밀루유 2019.04.15 15: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니 세대는 해외와 단절되어 살다보니, 산후조리는 낯선 개념인것 같아요ㅡ 체코 젊은 엄마들한테도 여전히 낯설지 않을까 싶어요.

      그 시어머니도 나쁜 뜻으로 말씀하신건 아니겠지만, 듣는 중국인 며느리 입장에서는 기분이 별로였을 것 같아요

다음날 아침, 여전히 목상태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딸도 계속 미열이 있어서 어린이집을 갈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고요. 

남편, 아무래도 나 병원에 가야될거 같아
그럼 딸은 어떻게 할까? 

우선 내가 오전에 택시 타고 병원에 다녀올게. 그동안 남편이 딸이랑 같이 있고, 나 오면 회사 출근하는 걸로 

그래, 그렇게 하자 

한국에서도 탄력근무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요즘 프라하에 실업률이 낮다보니 회사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기 위해 직원혜택으로 탄력근무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회사 근무가 9시 땡하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7시~9시30분, 또는 8시~10시 사이 자율 출근 이런식으로 출근시간이 유연합니다. 

아침에 어린이집 가지 않으려고 떼쓸때도 회사에 지각할까 마음졸이지 않아도 되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가족에게는 참 고마운 혜택입니다.

저는 회사에 출근 못한다고 연락하고, 남편은 조금 늦게 출근한다고 연락을했습니다.

택시 불렀어, 다녀올게

이른 아침 비가왔었는지 땅이 축축하게 젖어 있습니다. 

요즘 프라하에는 UBER 택시도 이용이 쉽지만, 제가 애용하는 택시 애플리케이션은 taxify 입니다. 

거의 목적지에 도착할쯤 기사 아저씨가 묻습니다. 

영어할 줄 아시나요? 
아, 네
택시 요금이 105코루나 나오는데, 혹시 정확한 금액 가지고 계신가요? 
아, 잠시만요

지갑을 뒤적거리며 100코루나를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 200 코루나 지폐밖에 없어서요
아... 저도 200짜리 밖에 없는데요... 혹시 동전은 없을까요? 
잠시만요..... 아! 다행히 50코루나짜리 동전 두개 있네요. 105 코루나라고 하셨죠~딱 있네요
아휴~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아니면 ATM 같은데 차 세워야 될뻔했어요. (생글생글 웃으시며) 그리고 저 별점 5개 부탁드립니다
아, 네~ 

택시에서 내려서 병원으로 들어가니 바로 진료를 받을수 있었습니다. 

​진료하기전에 개인정보 확인 먼저하겠습니다. 현재 직장이 xxx 맞으신가요? 
아니오, 이직하였습니다.
그럼 전화번호는 000-000-000 같은 번호 가지고 계세요? 
아니오, 전화번호도 바뀌었습니다 
그렇군요

가만 생각해보니 왠만하면 병원에 잘 안오기도 하고. 

최근에 제 상황에 변동이 있다보니, 의사선생님 한테 올때마다 회사가 바뀌는 거 같으네요.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나요? 

목이 너무 아파서요

아~~해 보세요


이리저리 살피시더니,

크게 아픈 건 아니라서 항생제 처방은 안 할게요. 대신 주말에 몸 너무 움직이지 말고 푹 쉬면서 약 드시면서도 차도를 지켜보죠. 다음주 화요일까지도 상태가 안 좋으면 다시 오시고요. 약은 보험이 되지 않아서 조금 비쌀거에요.

의사선생님이 크게 아픈 건 아니라고 말씀하시니 안심이 되면서도, 이렇게 침 삼키기 고통스러운데 진짜 별로 안아픈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얼른 약을 타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만 굴뚝 같습니다. 
약국이 어딨나 두리번거리며 내리막을 걸어가는데, 약국이 하나보입니다. 

보험이 안된다고 하더니, 약 2팩을 샀는데 300코루나가 넘습니다. 

병원 오는 길에 100 코루나 택시 + 300코루나 약값까지.

한 20분만에 400 코루나(2만원) 돈이 나가는 걸 보니, 돌아가는 길에 택시를 탈까 고민이 됩니다. 아프지 않는 것도 돈 버는 길 같아요.

( 위 사진 Paralen은 감기 진통제, TANTUM은 목감기 사탕 입니다, 처방전없이 살수 있어요)

오전 8-9시는 택시 수요도 많아서 요금이 평소보다 더 비싸고, 병원 근처에 저희집 방향으로 바로가는 트램이 있기도 하고요. 잠깐 고민하다가 으스스 한기가 들어서, 얼마 아끼려다가 몸 버릴까 싶어서 택시를 불렀습니다. 

제가 서 있던 곳이 프라하2의 중심거리인 Vinohradska 이다 보니 차를 세우기 마땅치 않으셨는지, 기사 아저씨가 반대편에 차를 세우십니다. 

보통은 콜을 부른 곳과 대기 장소가 다르면 기사님들이 전화를 해주시는데,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제가 건너가야될 것 같아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차량 번호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Taxify? 

물어보고 탔습니다. 

같은 거리인데도 출근시간이다보니 택시비가 145 czk 가 나왔고 200 코루나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말도 없이 50 코루나만 거슬러줍니다. 

프라하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이런식으로 강제팁을 뜯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는 이럴때 바득바득 챙겨옵니다.

​145 코루나 나왔는데, 왜 50 코루나만 주시나요??
5코루나 동전 없어요!

아저씨 태도를 보니 처음부터 5코루나는 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것 같습니다. 

5코루나 안 받아도 된다고, 손짓으로 훠이훠이 하면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그 기사분도 기분 나쁘시겠죠~ 

사실 5코루나 한국돈으로 250원입니다. 길가다 잃어버려도 티 안날만함 금액

어련히 친절하게 서비스해주시면 팁으로 드릴까봐ㅡ 

원래 리뷰 잘 안남기는데 기사님의 태도가 너무 불친절해서 별점도 나쁘게 남기고 코멘트도 달았습니다. 

​나 왔어~~~
의사 선생님이 뭐래? 
일반감기 같대
​봐~~ 그런거 같다했잖아
근데 목이 진짜진짜 아퍼ㅡ 이제 출근해야지, 우리가 다 집에 있어서 남편 출근하기 싫겠다
아냐~ 그래도 아침에 좀 더 잘수 있어서 괜찮았어

아이가 아픈 덕분에 남편은 같이 침대에서 뒹굴며 아침을 서서히 시작할수 있어서 좋았다합니다. 

딸랑구는 잠에서 깨면 바로 거실로 나가는데, 몸이 안 좋기는 한지 잠깐 거실에 있다가 바로 침대로 가겠다고 합니다. 

​우리 딸, 많이 아파요? 
​Joooo~~~(요- 응) 
엄마도 아파요, 쓰담쓰담해주세요 
​(하트뿅뿅 눈빛) 아파? 아파? 
응 

고물고물한 손으로 제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오늘 엄마랑 같이 있으니까 좋아? 
응! 
엄마도 좋다. 크크크크크크
키키키키키키키
아하하하하하하하
캬캬캬캬캬캬캬

아파서 아무데도 못나가면서 둘이 침대에 마주보고 누워서, 같이 있으니 좋다고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던 남편이 묻습니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 
몰라, 남편. 그냥 되~~게 아픈데, 행복하다
행복하다고? 
어, 좀 이상하지. 몸은 아픈데ㅡ
 
아빠가 우리보고 이상하대. ㅋㅋㅋㅋ 
키키키키키

비록 딸이나 저나 몸이 아파서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같이 집에서 부비적거리고 있으니 좋은가 봅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픈것이, 딸이랑 집에서 쉬라고 몸이 보낸 신호 같기도 하고요.

몸은 아프지만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이상한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드림베스트 2019.03.08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님 덕분에 항상 체코소식을 들을수 있어서 감사하구요.
    타지에서 몸아플때 제일 서러운 법인데 잘 참아내시는걸 보니 역설적으로 인제 체코분이 되셨군요.
    따님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렇고 빨리 나으시길 고국에서나마 빌어드립니다.

  2. 후미카와 2019.03.08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택시 별점제 좋아보이는데 악용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몸아픈거 빨리 좋아져야 할텐데. 아프면 그냥 맛난거 배불리 잘 먹어야 몸도 기분도 좋아질것 같아요. 쾌차를 빕니다. ~~

  3. 별빛속에 2019.03.11 0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너건너다가 들러서 요즘 글 쭉 읽고있는데요
    작년인가 사랑은 아무나하나 나왔던 분이시네요
    그때 참 재밌게 시청했었더랬습니다
    그즈음 패키지로 체코관광했어서 더 기억에 남았었고요
    자그마하고 야무지게 생기신 분이 타지서 참 이쁘게 사신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블로그로 보니 반갑네요
    최근 글 자주 올라와서 더 반갑습니다
    자주 들를게요

  4. 2019.03.11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요새 여러가지 걱정으로 밤에 잠을 못 이룬다고 얘기했었는데요.

이렇게 잠을 못자면 안되는데,,,,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목요일 밤 갑자기 목이 심하게 부었는지 침 삼키기가 고통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스트레스 왕창받던 1월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었는데ㅡ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휴가를 길~~~게 가시는 바람에 약으로 시간의 흐름으로 버텼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이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보는 집에 왕진 오는 럭셔리 의사 선생님이 아니고요 ^^

한국은 몸이 아프면 어느 병원이나 가서 주민번호를 말하고 진단받을수 있잖아요.

근데 체코 의료 시스템은

1. 일반 의사 General Doctor 한테 등록이 되어 있어야하고,
2. 문제가 있을 때 그 의사 선생님한테 우선 진단을 받고
3. 상태가 심각하면 전문의 한테 가서 정밀 진단을 받는 식입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응급실 갈수 있지만요

<응급실 경험이야기> 에 대해 예전에 포스팅한적 있습니다.

남편, 나 목이 너무 아파
​이리 와봐. 아~~ 해봐. 혀 내리고

​​남편이 휴대폰 플래시를 이용해서 제 목 상태를 확인해봅니다. 

​음... 조금 빨갛긴하네... 
조금만? 엄청 괴로운데
응,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 거 같아
그렇구나
그냥 감기 같은데 

그냥 감기라고 하기에는 열도 없고 기침도 콧물도 전혀 안납니다. 
많이 붓지는 않았다는 남편의 얘기와는 달리, 저는 너무나 아픈대 말이죠. 

집에 있는 진통제를 우선 먹고 다음날 아침 상황을 보기로 하고 일단락 되었는데, 갑자기 잠을 자던 딸랑구가 울기 시작합니다. 

​​으으으~~~~아~~~앙. 어~~~~엄마아아아아아~~~
오야, 딸. 엄마 간다


고요한 저녁시간을 즐기 싶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딸이 저렇게 울면 얼른 침대로 달려가야됩니다. 

침대에 누워 딸을 끌어 안았더니, 아이고야! 딸 몸이 불덩이 같습니다. 

남편! 남펴언!!! 아기 열난다
​아, 진짜? 

남편이 거실에서 달려오고 비상사태가 났습니다.

​​물수건 할까? 
어어, 그리고 체온계 찾아줘
그래그래


아이를 같이 키운지 만 3년이 넘어가니, 이제야 남편이랑 손발이 맞아가는 것 같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딸 몸에 차가운 물수건을 대니, 자지러지게 웁니다. 

​​Ne, Ne, Neeeeeeee!!!!!!!!! ​아니- 아니이이이이!!!!!
​이거 해야지 안 아파

​저항이 너무 심해서 제 얼굴 근처를 발로 차는 바람에, 띵! 하고 별 보고 나서 물수건은 멈추었습니다. 

물수건을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이 살짝 가신거 같습니다. 다행히 집에 해열 시럽이 있어서, 잘 달래서 먹였더니 잠이 들었습니다. 

보통은 아이가 먼저 아프고, 아이가 거의 나을때 쯤이면 간호했던 엄마가 아프게 되는 거 같아요. 

근데 이번에는 동시에 둘다 아프니 참 걱정스럽네요. 
저의 목 상태를 보니 아무래도 내일 병원에 가봐야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색동이 2019.02.28 0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구 아기도 엄마도 아퍼 어쩐 다지요
    친정식구 없는 해외에서 사는 딸들이 아프다면 마음이 짠해요
    돌봐줄 사람이 남편 뿐이라 지켜보는 할매도 안타깝다는 마음뿐이구요
    힘내세요 그리고 항상 몸도 마음도 건강 하시구요

    • 프라하밀루유 2019.08.17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제야 답글을 다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이때 과로를 했던것 같아요. 이후로도 목이 부엇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다가ㅡ

      다핸히 요새 일이 줄어드니 목 붓는 현상은 사라졌습니다.

      제가 푹 자니 덩달아 딸도 잘 자고요 ^^

  2. 2019.02.28 0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요즘은 거의 한 달에 한번 포스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이네요 ㅎ

벌써 2018년 9월이 되며 (실제 포스팅은 10월이네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아 불때면 

하아... 이렇게 또 올해가 지나가는 구나..


싶습니다. 

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기에 상반기가 정말 눈깜빡할 새 지나갔나... 생각하다가ㅡ 블로그에 2018년 한 해, 제게 있었던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2018년 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워킹맘으로 적응을 했고요. 일에 적응할 틈도 없이 2월에는 주요 프로젝트가 2개 연달아 있어서 준비하고 출장다니느라 바빴습니다. 

프로젝트 때문에 새벽같이 출발해서 장시간 차를 타고 지방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감기 몸살이 엄청났습니다. 

출장덕분에 <필젠 맥주공장> 도 다녀왔지만요 ^^

2018년 3월에는 제가 결혼한지 7년만에 부모님이 체코를 처음 방문하셔서, 

체코 프라하 > 독일 베를린 > 헝가리 부다페스트 > 오스트리아 비엔나 

이렇게 유럽여행을 2주간 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자유 시간을 주고 딸과 함께 여행을 했는데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 막이 될지도 모르는 부모님과 유럽여행이라 느껴서 인지.....  

헤어지는 공항에서 얼마나 엄마랑 부둥켜 안고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난 글에서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표 사는 것 때문에 남편과 투닥거린 이야기를 썼네요. 

해외생활 하시는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가족이 오면 신나고 좋은데 다녀가고 나면 이런 생각 한번쯤 하시지 않나 싶어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소중한 가족과 이렇게 떨어져 살고 있나...

별별 생각들이 머리속을 휘저으며 우울함과 인생의 허무함 등등 축~쳐진 기분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공항에서 헤어지면서 아빠는 눈물 바람하실 것 같으니 뒤도 안돌아 보고 게이트 방향으로 들어 가셨고, 엄마는 

우리딸,,, 아직 아기 같은 우리 딸이 애기 엄마가 되었네... 아이고... 

엄마는 딸이 이억만리 먼 땅에서... 아프다면 걱정이 되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평소에 멀리시집가서 서운타는 얘기를 안하시는 엄마라, 더더 마음이 아파 공항에서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엄마와 부둥켜 안고 눈물 범벅이었던 슬픈 공항 이별도.... 

어쨌든 체코에서 살아나가야하는 현실을 마주하다보니 우울한 마음이 연해져갔습니다. 


마음이 다잡아지려던 4월 쯤, 남편의 오른손 인대가 끊어져서 수술을 했습니다. 

세월아~~네월아~~~진료 순서를 기다려야하는 게 보통의 체코 병원인데, 남편은 다른 환자보다 수술 날짜도먼저 잡아주고, 입원까지 해야했습니다

어후, 남편님아 !!!! 대체 얼마나 심각했길래.. 이 지경이 되도록 -_-;;; 에휴...

남편의 수술이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나고, 시간이 흘러 다시금 찬란한 프라하의 봄을 마주 하게 되었습니다. 


봄이 되면 프라하는 아름답게 변합니다. 곳곳에 있는 공원 산책만으로 유럽생활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거든요. 저는 개를 키우니 산책을 나갈수 있는 봄이 되면 더더 좋습니다. 

4월 말 노동절이 끼어 오랜만에 가족끼리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 산책을 나갔습니다. 간만의 여유를 즐기며 개들 목욕을 시키고 보송보송 털도 잘 빗겼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난 저녁, 딸 개가 호흡이 조금 거칠더니만...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딸이 떠나고 혼자가 된 어미 개는 한동안 혈변을 봐서 -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니며 항생제를 먹이고, 약을 먹으니 입맛이 더없는지 밥도 안 먹어서 고깃국을 끓여 고기를 잘게 손으로 찢어서 먹였습니다.

5월 말에 남편이 깁스를 풀었고, 이제 한숨 돌릴만 한가... 했는데 남편이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제가 다니던 직장 내부에서 조직 개편이 진행되며, 팀이 해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버린거죠. 허허허 ;;; 

참 신기한게,,, 2월에 진행했던 프로젝트 회사에서 6월부터 일을 하게 되어 직장을 바로 구했습니다. 

저를 고용해주신 분이 제가 나왔던 방송도 보시고, 블로그도 알게 되시고... 

설마 지금도 읽고 계신건 아니겠죠? (여담이지만, 아무래도 체코 생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한국에서 체코 오시기 전에 제 블로그를 많이 보시던 분들도 체코 생활 시작하게 되시면 안오시기는하더라고요 ㅎ )

여튼, 이직을 한 남편은 새로운 직장 생활과 함께 병원을 다니며 재활을 받았습니다. 회사가 한국에서는 유명한 편이나 유럽 시장으로 처음 진출한 회사이다보니,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면 너무 바쁠 것 같아 저는 한국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윗분이 허락을 안해주셔서 못가고 대신 바다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러 6월에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을 다녀왔습니다. 

두브로브닉.. 참 아름다운 도시더라고요~제가 어렸을 때 썰물에 친척동생들이랑 떠내려간 경험이 있어서 왠만해서 바다 수영 잘 안하는데요.

두브로브니크 성을 바라보며 물속에서 첨벙거리는데 

어머나~~~왜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하는지... 이름값 하더라고요.


그리고 돌아와서 7월 한달 정말 정신없이 일을 했습니다. 계약서상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거였지만, 초창기다보니 거의 닥치는대로 일해야했습니다.

갑자기 7월초에 한국에서 고등학교 친구가 이탈리아를 온다는거에요

친구 핑계대고 딸을 데리고 밀라노랑 피렌체를 다녀왔습니다. 

4년만에 만나는 친구라 마음 같아서는 혼자 가고 싶었지만, 지난 달에 두브로브니크를 혼자 여행을 다녀오느라 남편이 고생한게 있으니. 양심상 딸을 데리고 갔습니다. 

비행기 타고 기차타는 여행이 힘들었던건지, 딸이 중간중간 힘들게 해서 

미혼인 친구 왈 

난 진짜 애를 못 낳을 거 같아

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게다가 피렌체 베키오 다리에서는 아기를 약 5초간 잃어버리는 끔찍한 경험까지 했습니다. 

분명히 힘겨웠는데도, 사진보면 피렌체랑 밀라노, 다시 딸이랑 가고 싶더라고요.

8월부터는 풀타임으로 일하며 워킹맘의 정신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매일같이 일에 시달리다가 8월 둘째주 주말에는 프라하에 살면서 알게 된 친구가 독일 뷔르츠 부르크에 온다고 해서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9월, 새로운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오피스에서 워킹맘으로 본격적 삶을 살다보니, 어느덧 10월이네요 ㅎㅎ 

이렇게 적고보니 정신 없을만 했다... 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눈코 뜰새없이 달려온 2018년이었던 것 같아요. 

정신차려보니 여름이 훌쩍 가버린것 같아서 이번 주말에는 친구+아들과 저+딸과 함께 프라하근교 여행이라서 기차 타고 1시간 걸리는 podebrady 로 기차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사실 포스팅 하는 시점은 이미 여행 다녀온지 2주 지났네요 ^^) 

요즘 주말에는 아이와 남편과 같이 느러지게 잠을 자거나, 남편과 번갈아가며 휴식을 보내는 행복 

책을 읽는 재미와, 맥주 한잔 또는 커피와 디저트를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먹고 나서 운동하며 땀빼는 것도 좋고요 ^^



다음 포스팅이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지만, 여전히 블로그에 애정이 있고 글을 꾸준히 쓰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해요. 


1달에 한 번 이상은 글 올리는 부지런함을 떠는 제가 될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Čau!! 챠우! 


+ 다음 포스팅들은 2018년 과거의 일을 기록하는데 집중하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는 여행을 꽤 다녀서 끄적거려 놓은 글들이 많거든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8.09.15 0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8.09.30 0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8.10.01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2018.10.01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Esther 2018.10.02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가워요. 포스팅만큼이나 밀푀유님 보고싶었어요.^^
    여러 일들이 그동안 있으셨네요. 더욱이 남편 분 손 인대가 잘 낫길 바래요.
    제가 교통사고로 오른쪽 정강이 부분도 다쳤지만 왼쪽 다리 발목과 무릎 인대가 아킬래스 건이랑 후방 십자인대만 남겨두고 다 파열되다시피해서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지만, 병원에서 입원해있으면서 의료진들 눈 피해서 어혈도 풀고 다친 것도 잘 회복할 한약을 입에 달고 살았어도 2년 가까이 추워지거나 흐리는 등 저기압이 되면 무릎이랑 발목에 신호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남편 분 손 인대가 다치셨다길래 잘 나으셔야할텐데...! 하고 걱정이 먼저 오더라구요.^^;

  6. 강남 2018.10.10 0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

  7. 다이애나 2018.12.27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 보고가요~부모님과 공항에서의 이별은 생각만해도 슬프네요~남은 18년도 즐겁고 행복하게^^

완벽한 하루였다

나머지 2018. 4. 1. 09:41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간곡히 부탁말씀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오랜시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방문자 모두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댓글도 달리는데, 온라인이라는 넓은 공간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으니 (의미없는 스팸 제외) 삭제조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은 진심으로 위로 받고 싶고, 공감 받고 싶어 쓴 글입니다.

정신없다며 SNS할 정신은 있는거야? 라 생각하실 수 있으나, 생각을 댓글로 남기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쓸모없어 보이고 인생낭비 같은 SNS라 비난받아도, 저에게는 제가 사는 순간과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 추억하는 곳이고, 멀리 타국에서 힘든 시기마다 토해내는 글로 감정을 다스리고… 개인사지만 응원해주시는 댓글에 용기를 얻는 소통 장소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 댓글은 미리 사양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며, <완벽한 하루였다>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지지부진 추적추적 비내리던 겨울이 끝나가는것 같았다. 날씨도 영상권으로 많이 올라왔고, 햇빛도 따사로웠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부활절 휴일이라 그런지 내 마음 역시, 봄마냥 노곤노곤해졌다.

화창해진 날씨를 즐기러 남편과 딸과 개 두마리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오랜만에 내리쬐는 햇살에, 딸 아이가 어느덧 커서, 개 목줄을 꼭 잡고 다 함께 산책가는 참 행복한 찰나였다. 

얼마만이었을까. 이토록 마음 한가득 차는 행복을 느꼈었던 순간이…

원래 계획대로라면 중국 출장을 가 있어야 하지만, 건강상 이유로 출장은 취소되고 대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편의 존재도 참으로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게 없이 가득 찬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해 놓고 싶어 사진을 찍다가, 5식구가 좁은 길을 걷다보니, 행인들에게 갈길을 내줘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이리 와, 옆으로 비켜드려

아~ 괜찮아요. 근데 그림처럼 아름답네

부인 알아들었어?

예술처럼 아름답다고...

아니, "가짜"같이 "인위적"이라 할만큼 아름답다고

Krásná jako umění 라고 하시지 않았어?

아니, Krásná jako umělý

아... artificial 할 때 쓰는 

내가 느끼는 행복감이 다른 사람도 느껴지나 보다.. 하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인위적"이라는 표현이 불편했다.

비현실적으로 보일만큼 행복해보이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현재 내 행복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 싶어ㅡ 예쁘다는 소리에 더 집중했다. 


우리가 자주가는 쇼핑센터 안 이탈리아 디저트 파는 곳에 가서 브런치 메뉴를 시켜서 먹고, 남편이 잠옷을 사러 갔다.



남편이 잠옷을 사러 간 사이

엄마, 부릉부릉. 밖에 나가. 밖에 나가

탈 것을 타고 싶어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딸때문에 개들과 아이와 밖에서 잠깐 산책을 했다. 개들이 별로 먹은 게 없어서 그랬는지, 변이 카라멜처럼 끈적한 것이 묻어나왔다. 

정신없게 나오느라 배변봉투를 안 챙겨와서 바닥에 버려진 종이 쓰레기와 나뭇가지를 이용해 정리를 했다. 한 5분 있으니 찬바람이 불어서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왔다. 

남편은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지 실망한 표정으로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괜찮은거 없어?

응, 대충 입을만한 것도 없네

그래? 그럼 온라인으로 사야겠네

어어

외출 후에 집에 돌아와 아이를 씻기고 나면 피곤이 몰려온다. 피곤해하는 나를 보더니 남편이 

​멍멍이들 그냥 발만 닦이고 내일 씻길까?

아냐~~지금 안 씻기면 안씻기고 싶어할거야


멍멍이들도 피곤했는지 어미개는 샤워 중에 꾸벅꾸벅 존다. 


씻기고 털을 말리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뽀얗게 씻어 놓은 개들이 너무 이쁘다. 
산책을 다녀오면 잠을 푹 자는데, 유난히 다롱이(딸 멍멍이)가 밤사이 호흡이 거칠다. 

​다롱이 괜찮나?

산책이 좀 힘들었나봐. 전에도 그렇고... 하루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흐음…. 

근데 다롱이 뭐 좀 먹었어?

아니, 안 먹었어

아, 진짜?

응, 간식 좀 챙겨줄게

그래그래

부활절 휴가라 느즈막히 1시쯤 자려고 침대에 들어갔다. 그때도 호흡이 거칠었지만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푸들의 수명이 길기도 하고 아직 12살이니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새벽녘에 짖어서 침대에서 내려줬고 몇번 오르락 내리락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동이 틀 무렵 침대를 둘러보니 다롱이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 다롱이 어디 갔어? 침대에 없는데

집에 갔나봐


남편이 거실로 나가 개 집을 확인하고, 긴 한숨소리가 들렸다.


​하아…. 부인, 다롱이 갔어

뭐라고?


개 집에서 꺼내 다롱이를 안아보니, 고개가 힘없이 떨궈진다. 입가에는 아직 피자국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몸이 말랑말랑 따뜻한 것이 온기도 아직 남아 있는데... 

다롱이는 새벽에 내려가 자기 집으로 들어가, 아주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작년부터 다롱이가 산책을 다녀오면 거칠게 호흡하며 밥을 잘 안먹었다. 그러다가도 이불 밑에 따뜻하게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졌었는데. 어제밤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온갖 후회가 밀려왔다. 

아니, 아직도 어제 산책을 나가지 말았어야 했나, 기침을 많이할 때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했나… 후회스럽다.

괜찮다가고 꺼이꺼이 눈물이 나고... 멍하고 있다가도...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온다. 

​부인, 다롱이는 행복하고 사랑 많이 받은 개였어. 걱정하지 마

언젠가 떠날지 알고 있었지만, 아직 한 5년은 남아있겠지 했어. 이렇게 급작스럽게 갈지는 진짜 몰랐어. 너무 멍하다


어제 개 두마리 씻기면서…. 내가 힘들어하는 걸 눈치챈건 아닐까. 

그래서 나한테 더 짐이 되기 싫어서 이렇게나 급작스럽게 떠나버린 건가,,,

별별 생각들과 후회와 자책감이 든다. 

집에 들어가 앉아 현관을 보고 있는 어미 개

남편은 부활절 기간 동물병원이 문 여는 시간을 확인하고, 다롱이를 담요에 싸서 품에 안아 동물 병원을 갔다. 

​보호자분이 다롱이 증상 설명해주신대로라면, 폐렴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보통은 폐렴이 며칠간 진행되는데, 이렇게 빨리 악화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유전적이 요인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태어날 때부터 굉장히 약한 폐를 가지고 태어난거죠. 소형견종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기는 해요.

그리고 유럽권 밖에서 태어나서 온 개이기 때문에, 부검을 해야합니다. 피를 뽑아서 원인 분석을 해야하는 규정이 있어서요. 내일쯤이면 결과가 나오니 사유가 궁금하시면 전화주시면 됩니다


다롱이를 품고 갔던 남편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아빠, 와와(다롱) 나가~ 어디? 와와 없어

어, 와와가 하늘나라로 갔어

하늘?

응, 저 멀리 하늘로 갔어

와와 나가. 하늘로

응, 우리 와와를 이제 만날수가 없어

개를 안고 가는 동안 남편은, 점점 굳어가는 다롱이의 팔다리를 느꼈다고 한다. 다롱이를 안고 병원까지 갔을 남편의 마음도 얼마나 아팠을까.... 남편이 출장을 안갔기에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 모든 일을 혼자할뻔했다.

남편은 내가 속상할까봐ㅡ 얼른 빈 집 하나를 창고로 숨겼다.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폐 문제 같은 경우는 병원에 데리고 와도 할수 있는 것이 없대. 다롱이를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도, 집으로 돌려 보냈을거라고

어쩐지... 정말 이상하리만큼... 너무나도 완벽한 하루였다. 

어제의 아름다웠던 하루는, 다롱이가 나에게 주고 떠난 선물같은 날이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할수만있다면 2018.04.01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주인 만나 행복하게 살다가 갔을것 같습니다
    누구나 맞이해야하는 마지막 순간을 그렇게 맞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8.04.01 1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다롱이에게 좋은 주인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말씀대로 누구에게나 오는 그 마지막 순간에 집에서 기나긴 잠에 빠지는 것도 아름다운 이별같아요.

  2. 2018.04.02 0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8.04.02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롱이가 딸이었고, 다슬이가 엄마였어서... 더 놀라고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다롱이 나이가 4살 어려서, 같이 지낼수 있는 시간이 더 길거라고 당연스레 생각했었다가ㅡ 머리를 한 대 띵! 맞은거 같어요

  3. 2018.04.02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8.04.03 1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언제든 마주하게 되는 일인데도, 알고 있다고 준비가 되는 건 아닌가봐요.

      남은 어미 개랑도 이별이 다가올테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대로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요.

  4. 빽만딸라달라 2018.04.03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곳 갔을겁니다. 좋은 주인만나 즐거웠다고 자랑할 것 같네요

  5. 2018.04.04 0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lepik 2018.04.04 0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니 너무 슬퍼하지마요. 내 볼적엔 언니는 가족 이상으로 좋은 주인이었고 다롱이도 그걸 느꼈을거라고 믿어요. 항상 언니 블로그에서 재밌고 좋았던 것만 보고 싶은데 항상 살면서 좋은일만 있긴 무리인거 같네요. ㅜㅜ 언니 기운내요.

    • 프라하밀루유 2018.04.05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응. 아직 어미개도 있으니 힘내자 싶다가도, 허전한 자리가 느껴지면 우울해지고 그러네. 시간이 조금 지나야할 것 같아.

      블로그도 사는 이야기인데 어찌 좋은 일만 있겠어. 인생 사 좋은일도 나쁜 일도 다~~일어야 사는거지 싶고 ㅠ.ㅠ

  7. 호두엄마 2018.04.04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아지가 순하게 하늘로 돌아갔네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갈색 토이푸들 우리 호두는 2016년에 1월, 17살 생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하늘의 별이 되었어요.
    그런데 고생을 많이 하고 떠나 지금도 생각하면 눈시울이 젖어드네요.
    토이푸들에게 많다는 뇌수두증이 14살초에 발병해 몇번 발작으로 시력 청력을 잃어가고 ㅠ
    마지막엔 췌장염 때문에 혈변을 보며 고생하다 갔지요.
    한 15일을 저희 부부가 번갈아 밤새 간병하는데, 한번은 제가 깜빡 조는 사이 그 몸을 이끌고 잠자리밖으로 기어가 혈변을 보더군요,..
    그러다 제 품에 안겨 눈을 감았어요.
    무어라 몇마디 저와 남편에게 웅얼거리고는 바로 숨을 멈추더라구요 ㅠㅠ

    위로해 드리려 했는데...
    제가 위로받는 자리가 되어버렸어요..
    아직도 얼마나 보고픈지 몰라요.
    꿈은 또 얼마나 꾸었는지요.
    생후 두달에 우리집에 막내 강아지 식구로 입양되어 정말 이쁘고 고마운 식구였거든요.

    • 프라하밀루유 2018.04.05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뜻한 위로말씀 감사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떠난다해도 이별의 준비가 안되는건가봐요. 반려동물한테는 미안하고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요. 

      저는 아직 어미개가 있어 빈자리를 채워주는데, 어제 갑자기 혈변을 보길래 병원에 갔어요. 

      오늘 출근전에 병원에 갔다가 사무실에 같이 데려가려고요. 엄마개도 15살이라 마음이 조마조마하네요.

  8. 자테츠 2018.04.14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 첫 사진이 저희집 앞이라 '밀루유님이 이곳으로 여행오셨나?' 하고 반가운 마음에 포스팅 글을 열였는데 그렇지 않았네요. 가끔 포스팅으로 소식 전해들었던 다롱이..제가 감히 뭐라 드릴수 있는 말은 없지만, 그래도 따뜻한 체코 햇살을 받으면서 산책했던 다롱이는 분명 행복했을꺼라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은 주인이 무지개다리를 건널때까지 그 앞에서 기달렸다가 마중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꼭 언젠가 다시 다롱이와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 프라하밀루유 2018.05.09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테츠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어쩌면 저희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수도 있지않을까요. 체코 한인 사회가 좁다보니 ^^

      언젠가 세상을 떠날 때 반려동물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떠나는 길 든든하겠단 생각도 들어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 휴식같은 친구 2018.04.14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깝네요.
    전 강아지 키우다가 교통사고로 가서 너무 슬퍼 그 이후론 키우지 않는데 아픈마음 이해가 갑니다.
    수명이 다해서 편안하게 갔다고 생각하세요. 행복하게~~

    처음 들어와 보는데 댓글로 속썩히는 일이 있었나봐요.
    굳이 들어와서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악플까지 달 필요는 없을것 같은데 말이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프라하밀루유 2018.05.09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명이라는 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력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여전히 종종 슬퍼서, 나중에 다시 개 키우자는 남편말에 고개만 젓고 있네요.

      제 블로그에는 누구나 댓글을 달 수 있어서, 간혹 달리는 언짢은 댓글이 달리거든요. 평소에는 크게 개의치는 않는데, 이 글만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렸어요.

  10. 먹튀 2018.07.17 2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11. 비엔나맘 2018.07.17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막 흐르네요. 딴 일하던 우리남편 놀라 뛰어왔네요.
    저희는 한국에서 아이들 어릴때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아이들이랑 산책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잃고 다시는 강아지 키우지 않았어요,
    비엔나와서는 언젠가 집으로 갈 생각에 강아지 기를 엄두도 나질 않았어요.
    그러다 고양이를 입양했어요.ㅋㅋㅋ
    강아지처럼 부비부비하지 않지만 시크하게 사랑을 주고 받아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을 주고받는건 다 알아요. 일방적인게 아니라 서로에게 행복인거죠.
    행복을 준 기억이 오래 가는거죠..
    또 더욱 열심히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12. 노르웨이펭귄🐧 2018.09.10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ㅜㅜ 글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저희 강아지는 요크셔였는데 애기때 데려와서 저희랑 같이 15년 살다가 작년에 제가 남자친구 처음 만난 날 딱 떠났어요 ㅠㅠ 전 한국에 없었을 때라서 엄마한테 카톡받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한국 떠나면서 강아지가 많이 아팠어서 제발 제가 돌아올 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엄청 바랐었는데...ㅜㅜ..
    글만봐도 다롱이가 얼마나 사랑받으며 지냈는지 느껴져요. 좋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으니 편히 갔을 거예요.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일은 마음의 준비라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ㅜㅜ

체코남편과 저는 종종 한국 드라마를 같이 봅니다. 외국인 남자친구였던 이 사람과 데이트를 할 때만해도,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한국여자랑 살다보니 남편이 한국과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하는 것 같아요. 참 고마운 남편이죠.

남편과 여러 드라마를 봤는데 함께 본 드라마 중에서 긴장을 놓치 않았던 것은 <아치아라>였고요, <시그널>도 같이 봤고 가장 최근에는 <비밀의 숲>을 함께 봤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다~ 보고 난 체코남편의 반응은..?

흠... 다~~ <아치아라>만 못 해  

였답니다. 전에는 드라마 <터널>을 함께 봤는데요, 첫회를 보자마자 

아휴... 또 시간여행이야?

응, 그래도 범죄 스릴러도 있고,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니까, 한 번 봐 보자

그래, 알겠어

남편과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드라마 <터널>을 한참 같이 보다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부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는 좌절하는 장면을 보고, 남편이 얘기합니다. 

부인, 부인은 나 죽으면 다시 결혼 해
다시 결혼? 냐하하하하하~~~ 싫은데
우리 딸이 아빠가 필요하잖아
됐어ㅡ 당신 아니면 남편 싫어. 결혼 해봤으니까... 한 번이면 됐지, 뭘 또 해
그럼 우리 딸이 성인되서 독립하고도, 평생 혼자 살려고?
그때 되면 조용하고 편하니 좋지. 지금은 남편, 아기, 개 2마리랑 복작거리며 살고 있잖어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갑자기 남편과 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이 깊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서운하거나 화를 내려다가도, 얼른 나쁜 감정들을 지워내려고 노력하고요. (실상은 제가 블로그에 별별 투닥거리는 얘기를 자주 쓰지만요 ^^)

감정의 파도가 잔잔하고, 이성이 강하게 지배할 때는 

그래... 당신과 내가 지금은 평~~~생 같이 살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오늘 화내는 나의 모습이 서로에게 마지막 기억이 되어버리면 어떡해

그렇게 마음이 괜찮다...싶다가도~ 

가족 식사, 집청소, 아기 빨래, 제 빨래, 개님들 보살핌까지 책임이 짓누르는 날이면, 저는 여지없이 폭발하게 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남편에게 이어지기도 하고요.

남편, 나 너무 힘들어...
부인,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김치는 그냥 나와? 반찬은 ?

그러게요. 남편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와 체코남편이 살면서 하는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1. 감수성 예민한 제가 느끼는 서운함
2. 집안일이 가득 쌓인 스트레스 쌓인 상황
3. 해외생활로 마음이 지쳐있는 상황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예전 포스팅.... 

[소곤소곤 체코생활] -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감정이 너무 앞서 있다 느낌이 들때면 제가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해 보는 것인데요, 극단적인 상황을 머릿 속에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현재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의식 같은 것입니다.

종종 떠올리는 예전 에피소드 중, 한가지를 말씀 드릴게요. 


남편과 한국에서 연애를 하며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언제든지 연락이 잘 된다" 였습니다. 독립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제 성격상, 연애를 해도 자주 연락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감정 기복으로 불쑥불쑥 연락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의 급작스런 연락에도 남편은 매번 연락이 잘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도 그랬고 결혼해서도 늘~ 한결같이 연락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체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루는 남편이 오스트라바로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떠나는 출장길을 배웅해줬죠. 어디서요???? 집 현관 앞에서요ㅡ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 저희 부부는 서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이런 낭만은 없습니다~ ^^

부인, 나 출장 가 있는 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휴ㅡ 내가 애야. 며칠 밤 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래, 오스트라바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응

아침 일찍 출발한 남편은 점심에 고객을 만나 비즈니스 식사를 한다고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서 일이 4시쯤 끝날 것 같아
아, 그래?
프라하 돌아가면 한 8시정도 될 거 같으니까. 부인 먼저 저녁 먹어
그래, 알겠

혼자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8시 30분정도 되어 가니 아파트 통로에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면


혹시... 남편인가?

귀를 쫑긋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9시가 되어가는데도 이상하게 남편한테 소식이 없습니다. 

대체 언제 오려나

궁금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라는 멘트만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오니까 터널을 지나가면 신호가 약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산이 많은 한국과 달리, 지평선이 펼쳐진 체코에서 기차가 긴~~터널을 지나가서 신호가 오래 끊길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에는 체코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산이 많은 한국 기준으로 생각한거죠. 

한 10분정도 있다가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전히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뒤에 걸었을 때도, 10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제가 이 체코 남자를 알고 데이트를 하게 된 이래로, 장시간 연락 두절이 된 것은 처음이라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에 연락해볼 데도 없고, 별일없을 거라고 너무 나쁜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달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만 있던 찰나!!! 시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체코생활 초창기였으니 저는 체코어를 거의 못할 때였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못 알아 듣겠는데 vlak (블락: 기차) 만 알아듣고 연착되었나보다..하고 짐작만 했습니다. 그 때는 체코에서는 기차 연착이 흔한 일이라는 것도 몰랐네요.

한 20분 가량이 더 지났을까.... 문이 덜컥 열리며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남펴어어어언!!!!!!!!
아이고, 부인 괜찮아?

버선발로 달려와 와락 품에 안기는 저를 보고 남편은 조금 당황한 눈치입니다. 

남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래? 엄마랑 전화 하다가 배터리가 나가버렸어
응, 어머니한테 연락와서 Vlak만 알아듣고, 아직 기차에 있나보다 했어
어, 기차가 엄청 연착이 되가지고 
원래 연락이 너무 잘되던 남편이라, 걱정했지. 휴… 다행이다 
걱정했어?
그러엄~~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걱정해줬다니 기분은 좋네 
참나, 앞으로는 배터리 꽉꽉 채워가지고 다니라고!
응, 알겠어

말도 안 통하던 체코생활 초기에, 혹시나 남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가슴이 조마조마 했던 기억. 

함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초조해하며 알콩달콩 했던 신혼을 지나, 이제 두돌 되어가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우리 남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서로에게 처음이라,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도 생길 때도 있고요. 

사랑스럽고 다정한 체코남편이라고 해도, 부부생활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제가 화를 내고 나면,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보는데요, 하루는 한 차례 부부싸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서 남편은 평소같으면 미루었을 설거지를 막 합니다. 

남편, 남편도 좀 쉬어
아냐, 설거지도 해야되고 청소도 해야되고, 빨래도 해야지 
아이고, 조금씩 천천히 하자
아니야, 이렇게 집안 일 잘해야지. 부인이 나를 떠날 시기를 늦출거 아냐
뭐야ㅡ 뭔소리야

아휴... 글을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나쁜 부인이네요.. 

제가 화를 낼 때면 남편은 정말 마음의 상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가끔 남편은 어느날 집에 돌아 왔는데 아무도 없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제가 갑자기 체코를 떠나 버릴까 불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했고요. 

아무래도 체코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영원한 외국인이니, 언제든지 떠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남편이 불안한 꿈까지 꾼다고 하니, 제가 좀 더 남편에게 더 안정적인 부인의 모습으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가 던지는 한 마디가.... 

이 사람 기억 속의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남편과 즐거운 순간을 늘려가도록 더욱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라지영 2017.12.15 0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2. Esther 2017.12.18 2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로 내가 더 많이 사랑해~!하면서 토닥거리실 것 같은데... 그래도 남편분이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한국 전래동화 중 선녀와 나무꾼처럼 선녀인 프라하밀루유님을 안떠나보내려고 나무꾼 체코 남편님이 그렇게 열심이신 거 아녀요?^^

    • 프라하밀루유 2018.01.01 0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끔 체코생활 힘들 때면, 제가 남편을 더 사랑하는 것 같아 괜시리 체코남편 원망도 해요. ^^
      체코에서 구직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체코에 정착시킨 걸 보면, 좀 나무꾼 같기도 하고요 ㅎ

  3. 꿈꾸는그녀 2017.12.21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프라하의 아름다운 부부네요...
    보기 좋습니다~ ^^*
    남편분 정말 자상하셔요...아내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이 느껴지는듯해요..

    문득 아직 퇴근전인 우리 남편이 갑자기 보고싶네요 ㅎㅎㅎ

    • 프라하밀루유 2018.01.01 0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뜻한 댓글을 읽고 또 읽어도 기분이 참 좋네요. 국제결혼이기에 서로 이해 어려운 부분이 더 많을 수 있지만, 결국 부부인연으로 만난 사람이라 순간을 즐겁게 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꿈꾸는 그녀님도 남편분에 대한 상당히 사랑이 넘칠 것 같아요. 2018년은 서로 더 아끼며 행복한 날 가득하시길 기원할게요~

  4. 겨울 2018.11.17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네요 프라하는 아름답더라고요^^

일찍 아기와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며 6시가 가까워지더라고요. 그때도 잠이 왔으면 침대를 갔을텐데, 왠걸요~~~ 점점 정신이 맑아집니다.

아무래도 잠들기는 그른갓 같아 고요하게 하던 일 좀 더하다보니, 7시 30분 쯤 아기가 부시시한 얼굴로 인형을 끌어 안고 걸어나옵니다.

아이고,,,, 우리딸. 잘 잤어?
엄마…. 바나…(바나나)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바나나를 먹이고, 간단히 아침을 먹인다음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체코 어린이집 오전반은, 7-9시 사이에 등원을 해서 비 오지 않는 경우 약간의 야외활동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12시 15분경에 데리고 오는 스케줄입니다.

딸~~ 오늘도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요~~
으음!
선생님 말씀도 잘듣고
으이!
그럼 엄마 갈게
마미, 아호이!(Ahoj - 격식없는 체코어 인사말)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아호이를 하는 소리를 배운 것 같니다. 처음으로 아호이 하는 말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귀여워서 가슴 속에 꽉 품고 싶을 정도입니다. 두돌은 엄청 귀여운 시기인 것 같아요.

딸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버스 안이 따뜻해 몸이 노곤노곤해집니다. 집에 도착해서 개 산책을 시키고 들어오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날이 추워져 몸이 으슬거려 전기담요를 꺼냈는데, 아기 데려러 가기까지 아직 3시간 정도 시간 있어 이불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히야….. 등이 따땄한게….. 행복이 별거 있나요~~

혹시나 해서 11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전기담요와 제 몸이 물아일체가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부엌에 디지털 시계를 보니... 15:20입니다.

15시면 오후 3시잖아…. 잠깐만…. 나 잠이 덜 깼나?

휴대폰 시계를 봐도 분명히 15시입니다. WHAT!!!!!! OH, MY!!!!! 

세상에나 잠깐 잠다는 것이 5시간 동안 잠이 들어버린겁니다. ㅠㅠ

너무나 황당한 시간에 일어나서 뭐를 먼저 해야할지 머리가 하얗더라고요.

으악…..그럼 아이는??? 아, 맞다! 나 2시에 체코어 수업도 잡아 놨는데ㅡ 아이쿠나



휴대폰을 다시 보니 남편한테 부재중 전화가 8통이 와 있습니다. 

평소에 일하면 별일 아니면 카톡문자가 두어개 하는 편인데, 전화 8통이면 큰일난거죠. 걱정했을 남편을 생각하니 미안해서 바로 전화 걸었더니 안 받습니다.

조금있다 다시해보기로 하고 체코어 선생님한테 전화했습니다.

여보세요
아, 선생님.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모르고. 넋을 잃고 잠들어버렸어요.
아, 괜찮아요
진짜 진짜 죄송합니다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선생님과 통화가 끝나자 집 문이 덜컥열리며,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모차를 끌고 들어옵니다.

어후,,,, 남편 어뜩해… 정말 미안...
흐음…. 부인!!!!


딸은 많이 피곤했던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하유…..
아아아아, 남편. 진짜진짜 미안
지금 회의 중에 뛰쳐 나온거라 다시 가봐야돼
어어, 빨리가. 나 괜찮아
한 대 맞자


그리고 남편은 제 이마에 꿀밤을 한 대 똑! 이런 건 맞아도 쌉니다.

어, 맞을만 해
(어금니 꽉 깨물고) 있따가 집에 와서 얘기하자
응응, 알겠어. 얼른 가~~

그렇게 남편이 떠나고 나서도 멍~ 하니 있었습니다. 몇 시간 후 남편은 퇴근을 하고 집에 왔습니다.

남편, (두 손 모으고) 남편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미안해
부인, 미쳤어?????
어, 오늘은 진짜 좀 미친 거 같아

남편말로는 남편이 어린이집 현관벨을 누르자마자 딸랑구가 어린이집 건물 나무문을 엄청 두드렸대요. 다른 아이들은 한참 낮잠을 자고 있을 시간인데 말이죠.

부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내가 알람을 분명히 맞춰놨는데…. 아예 안들렸어. 전화 벨소리도 전~~~혀 안들리고

내가 진짜, 유모차를 끌고 오면서ㅡ별별 생각을 다했다고.
그치, 연락이 안되니...
혹시 부인이 납치된 건 아닌가... 무슨일 생긴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렇게 걱정할 수 있지, 있어

혹시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버스타고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버스타서 사고 났으면 진작에 연락이 갔을 것 같은데
또 저번처럼 구급차에 실려갔나.. 

아으~~~부인이 없으면... 나 혼자서 앞으로 딸을 어떻게 키우나…얼마나 걱정했는데

뭘, 잘 열심히 키울거면서ㅡ 

어휴… 한 대 더 맞자

엉엉. 맞아야지, 그럼그럼

다시 한 번 남편의 꿀밤 똑!




부인한테 무슨 일 생겼으면 사람들이 휴대폰 뒤질텐데… 근데 부인 휴대폰 전화번호는 한글로 입력되어 있으니까
아~ 그건 걱정마. 구급차 탄 뒤로는 남편Manzel 이라고 입력해 놨어

그건 잘했네
그치 그치?
그래도!!!!!
응, 오늘은 남편이 실컷~~~ 화내도 돼
오늘만?
어, 오늘까지만

오늘은 4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어,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안돼


약간은 농담으로 얘기했지만, 남편의 걱정많은 성격을 알기에 제가 곤히 잠든 그 시간동안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남편.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오늘 자고나니까 완전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볍더라고. 생각해보니 임신하고도 못자고, 애 키우느라 또 못자서… 거의 3년만에 정말 아기 방해없이 편하게 잔 것 같아. 마누라 좀 불쌍하지 않어?
어후! 그래도 !!!!!
그래, 아직 오늘이 3시간 남았으니까. 마음껏 화내도 돼.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며) 미안해, 사랑해. 그래도 잘잤다

남편과 아이, 체코어 선생님께 죄송한 하루였지만 제 몸은 그만큼의 수면을 원했던지… 몸은 더 건강해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세상에 2017.12.08 2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분께서 걱정 정말 많이 하셨겠어요...이유없이 장시간 연락안되면 별별생각 다 나면서 불안한데ㅠㅠ 오죽 피곤하셨으면.. 그래도 큰일은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네요^^ 5시간이라도 푹 주무셔서 피로가 한결 해소되셨다니 주말에 남편분께 아이 맡기고 푹 주무시는건 어떨까요? 오랜기간 누적된 피로는 하루이틀 낮잠자는걸로는 부족한것 같아요~~ㅠㅠ

  2. 여인 2017.12.09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의 일상이 엿보이는 글이네요. 오늘도 재밌게 읽고 갑니다.

  3. Esther 2017.12.10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남편분이 엄청 걱정하고 놀래셨겠어요. 아기도 그 순간만큼은 뚝 떨어진 기분에 엄청 불안했겠어요.
    그래도 그동안 그렇게 푹 잠들어버렸을 만큼 얼마나 스스로를 엄청 긴장하고 괴롭히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안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잠시의 소동은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쉬면서 회복했다니 다행이에요.

  4. 맛있는진저브레드 2017.12.25 0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이 너무 놀라셨겠어요.

딸아이가 어린이집 갔을 초기에는 흰 실내화가 얼마나 깨끗해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1주일에 2번 오전반만 가니까, 그다지 더러울 일이 없었지요. 


사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옷가지를 흰색으로 산다는 것은,  


훗! 울엄니,,, 빨래할 각오는 되셨겠지?


이렇게 아이가 속으로 비웃을지도 모르겠네요~~


딸아이는 고맙게도 어린이집 2번 등원을 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었는지, 덕분에 저도 육아에서 숨쉴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블로깅도 할 시간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려니 개인 시간이 늘어서 좋은 반면, 챙겨야할 준비물도 있어 바빠지더라고요. 여벌의 옷, 칫솔, 잠옷, 실내화, 물통 등 딸을 위해 챙겼습니다. 


여벌의 옷 같은 경우 아이들이 옷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사물함에 놓아두는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하루 3시간 있는 것이고 늘상 바지만 버려서 바지만 어린이집 사물함에 놔두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점심을 먹고 볼일을 봤는지, 딸을 화장실 타일 바닥에 눕혀 놓고 기저귀를 갈고 계시더라고요. 아이고….. 

딸이 어린이집에 가는 월요일에는 50대 되어보이는 선생님과 30대정도 되보이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연세 많으신 선생님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계셨어요. 


딸은 누워있는 타일바닥이 차지도 않은지, 저랑 눈이 마주치자


엄마~~ ! 이히히! 


웃습니다. 자식 변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달리, 저희 딸의 변 냄새는 솔직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바지는 갈아입었고 우주복도 조금 더러워졌는데, 여벌 티셔츠가 없어서 그냥 벗겼어요

아, 알겠습니다. 다음에 가져오도록 할게요


더러워진 옷보다는 타일에 누워있던 딸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만, 선생님께 인사드리라고 딸한테 얘기하자 


함냠(할머니)~! 챠오(Čau!)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한국어를 못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직 딸에게 50대로 보이는 선생님한테 할머니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설득하기가 어렵거든요.  


요즘 딸은 옷에 음식은 덜 흘리는 대신, 옷을 혼자 입었다 벗었다 빨래 건조대의 옷을 가져와서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합니다. 아이가 커가며 빨래가 줄어들 줄 알았던 저의 희망은 저~~~ 멀리로. 



한국에서 프라하로 돌아오자 프라하에 가을이 와서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체코 11월 날씨는 우기처럼 부슬부슬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어린이집 등원하기 전날 밤 밤새 비가 내려서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땅이 젖어있는 상태더라고요.


딸과 함께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 비도 내렸으니 날이 추울 것 같아 한국에서 가져온 겨울 외투를 입혔습니다. 프라하 어린이집은 추운 날씨에도 오전에는 비오지 않으면 야외활동을 하는 편이거든요.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우와~ 우리 ㅇㅇ이~ 분홍색 예쁜외투  입었네. 

근데 어쩌나… 오늘 정원에서 놀아야 되는데… 휴우,,,


웃으면서 얘기하는 선생님의 얼굴에 살짝 걱정이 어려있습니다. 


흠… 왜 그러시지? 


궁금했습니다. 그 대답은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 갔을 때 바로 얻었답니다. 



어린이집 문이 열리자, 딸은 양손에 장난감 가득 쥔 채 달려 나오며


엄마아아~~ 마미이~~~

응, 선생님 장난감 드리고

음!


저희 딸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로 한국어를 쓰는데요, 체코 어린이집 영향으로 저를 "마미Mami" 라고도 부릅니당. 가끔은 "엄마, Mami!"를 붙여서 말하기도 하고요. 


다행히 큰 저항없이 선생님께 장난감을 반납하고, 옷걸이로 걸어갑니다.  


어린이집 내에서 실내화를 신고 있어서, 운동화로 갈아신키려고 신발을 본 순간! 

뜨악!! 정녕 이것이 보라색 운동화란 말인가?!?!?! 진흙색 운동화가 아니고?



신발 상태를 보고 놀란 저를 보더니, 선생님의 추가 공격(?)이 들어옵니다.


신발이 더럽죠? 오늘 날이 축축해서요. 근데 바지도 망쳤어요

아, 네


선생님이 건네는 딸아이 바지를 받아들고 보니 엉덩이랑 다리랑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저희 딸, 엄청나게 신나게 놀았나봐요. 딸의 활동성을 파악 못했던 엄마였었나봐요. 


바지가 더러워진 것을 보고 놀란 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얼굴표정에서 숨길수없었는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살짝 말끝을 흐리시며 한마디 더 하십니다.


다른 애들도 오늘 같이 놀았거든요. 근데 분명히 넘어지지는 않았는데… 

아, ^^;; 네. 괜찮습니다. 재밌게 놀았으면 됐죠



넘어지지 않았는데 바지의 더러움이 이정도라니 ㅎㅎ 이제 음식 덜 흘려 빨래가 수월해지나 했더니만, 이제 음식물 대신 진흙투성 ㅠ.ㅠ 습도가 높은 상태의 흙과 낙엽이 뒤범벅이 되어 신발에 덕지덕지.... 


딸이 편하게 입는 짙은 보라색 외투(사진 속 외투)가 있는데 더러워져서 빨래를 했거든요. 축축한 날씨탓에 덜 말라서 분홍색 외투를 대신 입혀 보낸거였거는데ㅡ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어린이집 갈 때는 그 보라색 외투만 입혀야겠더라고요! 


더러워진 옷을 보면서 엄마가 해야되는 빨래감은 늘었지만, 다행히 딸은 어린이집에서 완벽 적응하며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안심이 되었답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프라우지니 2017.12.04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내미라 옷 색깔이 핑크핑크 합니다.^^

  2. Esther 2017.12.04 2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전직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였던 제 눈에 선생님 표정이 어땠을지, 그리고 아기가 얼마나 신나게 재미있게 놀았는지 선한 것 같아요.^^
    할 일이 덩달아 많아지셨겠지만, 그래도 보시면 국제 결혼으로 타국에서 남편과 이쁜 아기랑 사시면서 외롭기도 많이 외롭고 고립감도 드시겠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지내시는 것 같아 오빠랑 여동생을 먼저 시집장가 보낸 입장으로선 안도감도 들고 그러네요.
    항상 올리시는 글들을 잘 보고 있어요. 저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어요.^^

  3. 2017.12.05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부모님이 체코 여행을 오실 수 있게 비행기표를 샀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비행기표를 구매하다보니,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는데 간단하지는 않은 절차를 온라인으로 거쳤고요, 

항공 마일리지로 표를 살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고, 체코항공과 코드쉐어 되는 날은 피하다보니 여러모로 일정을 잡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제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들도 있었으나, 결국 전화상 예매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다시 한 번,,, 오예~~!! 



부모님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온라인으로 타인의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 복잡한 것을 알기는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제 스스로 뿌듯함에 만족하는 걸로



그래도.... 대한항공 서비스센터에 전화도 여러번 하고, 대한항공 온라인 웹사이트 들락날락거리며 며칠 진을 뺐는데 ㅜㅡㅜ 

혼자 기뻐하기 아쉬워서 최종 결제 후 남편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남편, 마일리지로 부모님 비즈니스 좌석 결제했다~~!!

어, 그래

한 좌석은 사고,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결제했어

마일리지가 생각보다는 복잡하더라고.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 

내 마일리지랑 합쳐가지고 겨우 비지니스 한 좌석 나오더라고. 

이번에 비즈니스 클래스 타시면, 앞으로 이코노미 완전 못 타시는거 아닌가 몰라~

부인 마일리지인데, 부인이 쓰지..

아빠엄마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나야 앞으로 여행 많이 할거라 쌓으면 되잖아. 어차피 마일리지도 안쓰면 사라지는데, 어른들은 잘 쓰시기 어려우니 이번에 다 합쳐서 잘 썼지 뭐


근데 왜 부인 마일리지를 써? 부인 부모님들 부자라고 안 했어?

엥? 그게 뭔소리야?

아니, 우리 한국 가면 부모님이 집 해주신다며

그거야 우리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거지

집 사주실 돈은 있는데, 비지니스 비행기 값은 없으신거야?

돈이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잖아. 마일리지야 한동안 안쓰면 없어지는거고

아니, 말이 안 맞잖아. 집을 해 주실정도로 부자이시면서 왜 당신 마일리지를 쓰시냐고. 

체코로 여행을 오시는 거고, 우리가 표 사드린 것도 아니고 아빠카드로 결제 했어

내 말은 돈 있으시면 그냥 비즈니스 비행기표 직접 사시면 되잖아

휴우......


왠지 모를 성취감에 얘기를 꺼낸 거였는데, 남편과 더 얘기를 하다가는 기분이 크게 상할 것 같아서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의 원인은 집안일, 성격차이, 생활습관 차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로의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얘기가지고도 기분이 상해서 싸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변덕부린다고 별로 좋은 소리 못들은데다(지난포스팅), 



오늘은 부모님 얘기까지 나오자 솔직히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부부싸움을 진정시키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큰 싸움이 될 것 같다 싶으면 한동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단, 말을 안하는 시간이 3-4시간을 넘기지는 않으려고 하고요. 


남편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비아냥 거리는 것처럼 느껴져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단단히 화가 나서 남편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도 않았고요. (어후,,, 글쓰는 지금도 속에서 울그락불그락 합니다) 


주말이라 남편이 육아하는 시간이어서, 저는 말없이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엄마가 나가는 걸 딸이 눈치 챘는지 계속 옆에 와서 장난을 칩니다.  


얼른 나가 부인

아 좀! 내가 알아서 나갈게. 계속 나가라고 하는 것도 나한테는 압박이야


엄마! 엄마! (손을 잡고) 저쪽, 저쪽~

딸~ 이제 엄마 그만 방해해, 엄마 포스팅하러 가야돼

포스팅 안할건데. 무슨 포스팅이야. 어차피 이런 기분으로는 글도 안써져

알겠어. 부인 휴식이 좀 필요해 


신발을 신고나서 한시라도 빨리 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남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부인, 잘 다녀와

부인은 남편이 진~~짜 싫다. 그치?

….. 다녀올게


이런 기분일 때... 한껏 수다라도 떨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은데, 마땅히 전화할 데도 없고 한국에 하려고 해도 한국은 이미 새벽시간입니다. 


어떻게든 화를 달래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이번에 한국에서 사온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윤회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삶은 여러번의 윤회중에 일부이며, 자신이 처해져 있는 상황은 생으로 돌아오기 전에 신과 합의 된 초안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결국은 펑펑 울었습니다.


체코로 오게 되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얻었지만, 과연 한국에서 멀어졌기에 얻게 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고민도 해보고요.  


한국에서 자랐기에 윤회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윤회의 본질>은 서양 학자가 바라보는 윤회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책도 다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그렇다고 남편과 해결된 것은 아니라서, 저녁에 얘기를 나누려고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 2병과 제가 마실 무알콜 과일 맥주를 샀습니다. 


체코에 있는 네덜란드 마트 체인인 Albert알베르트 마트에서는 body(보디- 포인트) 라고 해서 쿠폰북 같은 것을 주는데요, 이번에는 쿠폰 15개 모으면 필립스 가전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사고 싶은 가전제품은 없었지만, 혹시 남편이 필요한 것이 있을까봐 쿠폰북을 챙겼습니다. 


맥주랑 안주 몇가지 사서 400코룬 정도 금액이 나와서, 스티커 2장을 주겠거니 했는데,,, 마트 아주머니가 한 30장정도를 뚝 뜯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한바탕 울고 온 제 표정이 우울해 보였던 건지... 

체코에서 접하기 힘든 친절이라, 갑자기 아주머니께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200 kc Nakupu = 1 BOD

200 코룬 쇼핑   = 1 포인트


 왕창 받은 스티커에 마음이 더 부드러워진 상태로 집을 들어갔습니다. 


엄마아아아아~~~~

응, 우리 딸!!

남편, 맥주 사왔어 

잘했네


이거 스티커 한 개 부인이 붙였어?

처음 3개는 그냥 주는거야 

아아,, 그렇구나. 그냥 신경 안쓰고 막 붙였더니


제대로 스티커를 4번부터 붙였습니다. 


봐봐~~알베르트 아줌마가 스티커를 이렇게나 많이 준거 있지 

대박인데

그치?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받은 것 같아



남편은 제가 장을 봐 온 것을 정리하면서, 생크림 빵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정말 크림빵을 좋아하나 봅니다 ^^)


 

부인, 이게 다 칼로리가 얼마야

내일 조깅 간다고 했잖아

어휴.... 이 지방 다 태울려면 얼마나 뛰어야 돼?

부지런히 뛰어. 이거 안 먹으면 내가 속이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그냥 사왔어.

몸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도 중요하거든

그래 그래

있다가 맥주 한 잔 하면서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잠들지만 마

아, 알겠어


다행히 아기만 잠들고, 저는 같이 잠들지 않았습니다. 


에헤헤헤, 잠들지 않았으~~~ 맥주 먹자! 얘기도 좀 하고 

남편, 있잖아. 내가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거 인정할게.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맨날 행복할 수 있어?

부인은 맨날 행복해야 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인생 목표니까 

아무리 그렇다해도 기분이 별로인 날도 있는거지 

그럼, 나는 실패한 남편이네

그런말이 아니라, 늘 즐거울 수는 없다는 거지. 남편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안돼! 그래도 부인은 행복해야돼

아휴.. 참나


근데 남편, 내가 왜 마일리지 긁어서 부모님 비즈니스 클래스 끊어드렸는지 알아?

글쎄.... 

부모님들은 돈이 있으셔도, 사치같이 느껴져서 선뜻 비즈니스 항공권 못 사신다고. 딸 핑계 대고 좋은 경험하셨으면 해서 그런거지

음, 알겠어 

근데 거기서 집 사주는 얘기는 왜 나온거야?

부모님이 5년 안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시니까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남편은 저희 부모님께 한소리 들었습니다. 


사위! 우리 딸이 많이 사랑한다고 했으니 결혼 허락을 했던거고. 

체코에도 한번은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5년만 살기로 얘기했잖아. 

근데 이제 6년이 넘어가는데… 

녀 조금 더 키워서 5년 안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니라

아, 네


아빠와 남편이 체코에 5년만 살기로 약속을 언제했는지, 저는 기억이 안납니다. 

결혼승낙 받으러 갔을 때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간 대화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인, 우리가 한국 가면 지금의 생활 수준 보다 못할거야 

절약해서 살면되지. 한국 가면 또 한국 생활의 장점도 있을거야

한국 가고 싶어도 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 

응, 알어. 근데 우리 딸이 어리니까.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한국에서 직장 찾으려면 한국어가 필수야 

아냐, 꼭 그렇지만은 않아

아직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 보면 그래 

그럼 동안 내가 벌고, 남편은 한국어 공부하고... 딸 키우면 되잖아.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서 정착하면 초기에 경제 상황이 힘들 수 있으니, 부모님이 도와주시겠다 한거고


부인, 근데 나는.... 우리가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나는 처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움 받지 않았으면 해 

아아. 음..... 알겠어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한 이 체코남자는 본질적으로는 처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백수로 지낼 생각과 한국어를 배워야만 하는 상황에 던져지는 상상을 하자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고요. 


누군가 한 명은 계속 불편한 외국인의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것. 

국제커플의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요. 


주변의 한 국제커플은 차라리 제3국가에서 사는 것이 속 편하다 하던데... 

그런가... 싶다가도, 이미 어느정도 체코에 정착한 상황에서 저희 둘 다 다시 바탕없이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의 선택에는 정답이 없으니....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2017.12.05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참 부부끼리 싸우는건 2017.12.06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계 어디든 국경이 없네요

  4. 2017.12.06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ㅠㅠ 2017.12.06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국제연애를 하고 있고 국제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이 참,, 걱정이예요ㅠㅠ 함께 힘내요!!!ㅜㅠ

  6. ㅇㅇ 2017.12.07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딜가든 누구랑 맺어지든 항상 불만많고 문제일으키는건 한녀들인것같아요 ^^

  7. 글 잘 읽었습니다. 2017.12.07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꼬이신 분들 많네요.
    세상 어디를 가든, 사람이 사람을 만나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사는 과정은 힘든 것입니다. 같은 문화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힘든 판국에, 아예 다른 사고방식과 체계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맞춤의 과정 없이 살겠습니까?
    글쓰신 분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갔고 남편분의 마음과 생각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두분이서 현명하게 해결하실 것 같은데 따뜻하게 위로 한 마디 못할 망정, 참.
    한녀 발언 등은 정ㅋ말ㅋ 수준이 떨어져서 웃기지도 않네요. 공감도 지능입니다...이런 개인의 사적 공간에서 자기 지능 떨어지는 거 표출하지 마세요.
    글쓴이님, 타지에서 얼마나 힘드세요ㅠㅠ 잘 풀어나가실 거라 생각합니다. 함내시고요!! 화이팅:)

  8. 어렵게사시네 2017.12.07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체코에서 사시지 뭐하러 굳이 한국 들어오시려고;; 체코인 남편이 기 세고 드센 한국 여자에게 잘못걸려 고생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고작 이런 한국인 커뮤니티에 남편 뒷담이나 올리고 있으니...

  9. ㅋㅋㅋ 2017.12.07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 ㅋㅋㅋ 2017.12.07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욕 해봐야 자기얼굴에 침뱉기아닌가

  11. 바나나 2017.12.07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이 왜 미래가 어둡고 내리막타는 나라라고 생각들 하시는지 참 슬프네요 그리고 체코보다 인종차별이 심하면 심했지 없지않다구요? 정말??? 피부색에 따라 눈총을 받을순있겠죠 유색인종이라면요 근데 세계기준으로 봤을때 인종차별 진짜 심한 편아닌데.. 북미랑 서유럽국가 거주해봤지만 걔넨..그냥 대놓고 말로 몸으로 차별해요 한국처럼 쳐다보는게 아니고

  12. 집안일을왜올려 2017.12.07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왜 올리는거에요?
    추잡스럽게.

    • 진희 2018.02.19 0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추잡스럽다는말은
      님 한테 어울리는 단어에요
      본인의 열등감을 왜 엄한 글쓴이 한테 댓글로
      똥질을하세요!!!!
      님수준이 참 추잡스럽네요

  13. 어휴 2017.12.07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현실적인 수기가 국제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수도 잇는거지 꼭 좋고 예쁜 것만 올려야하나요? 불편하시면 님들이 나가세요
    저 역시 빙그레 웃으며 포스팅을 읽었는데 댓글보고 기분 나빠지네요 저같은 사람위해 악플은 본인 일기장에나 쓰십시오.

  14. ㅇㅇ 2017.12.07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댓글들이 왜 이래요?? 이해할수가없다... 아니 남이 개인공간에 기껏 써논글을 찾아와서 굳이 꼬인댓글을 다는 심리는 뭔지;; 이상한 사람 많네요. 저런 댓글 달 시간에 자기 인생이나 돌볼것이지 그렇게 할일이 없나?? 글쓴님 마음상할 가치조차 없는 댓글들이니 가볍게 무시해주세요 ㅋㅋ

  15. 한국꼰대가제일노답 2017.12.08 0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뭐 이런 삶도 있는가보다 하고 재밌게 읽었구만 뒷담이니 어쩌니 심성이 뒤틀린사람들은 남 흉볼줄 밖에 모르니 일상생활이 피곤하겟소;

  16. 2017.12.19 0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ㅎㅇ 2018.03.27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 댓글들이 ㅠㅠ 맘 상하셨을까 걱정되어 댓글 남겨요 이상한 댓글은 무시하시고 진심 담긴 댓글들만 보시길... 화이팅입니다

  18. 2018.04.27 2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9. tengteng 2018.08.28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스페인+한국 국제 커플로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라 지나칠수 없어서 업무중임에도 불구하고(?)
    글남겨요~~~ ㅎㅎ

    저는 아직 결혼한지 1년차 신혼인데요,
    연애를 5년간 했어서 항상 했던 고민중의 하나에요..
    지금은 어느쪽의 나라도 아닌 일본에서 살고 있는데, 남편은 항상 자기나라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저는 스페인어를 몰라서, 너무너무 고민이 많아요... 스페인에 가게 되면 영원히 가정주부로만 남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엄청나서, 남편분의 심정도 이해가 가네요...

    또, 부모님께 용돈드리는 문화가 없는 유러피안을 남편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저희 부모님께 뭘 해드리기만 해도 이해가 안된다는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글쓴이님의 심정도 참 잘 이해가 갑니다..!

    아직은 스페인으로 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느껴지는 외국인의 서러움도 참 공감이 되구요...
    국제 커플의 영원한 숙제 아닐까요?? 어느 한쪽의 희생이 동반되는..

    그래도 남편분이 한국으로 가서 생활할 고민을 하신다는게 저는 너무 부럽고 그러네요..
    다음에 체코가게 되면 커피 한잔 하고싶어요~~^^

  20. 어디서 2019.06.11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서 몰려왔나 당황ㄴ샜네요
    혹시나 오해할까봐댓글답니다
    가족의일은 가족끼리 잘 생각하고 의논해서 정할거라고 정상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

  21. Jennifer 2019.09.28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 저는 결혼은 안했지만 주변상황을 보면 이해가 가요. 그맘 다는 아니어도 이해해요. 항상 힘내세요 가족분들이 현명하게 결정하세요 특히 남편분과요

저는 한국에서 만난 첫 체코사람인 체코남자한테 사랑에 빠져, 한국에서 머나먼 체코땅으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곁에 있고, 운 좋게 일자리도 얻어 체코생활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희망사항이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해외생활을 하니, 즐겁고 걱정거리 없을 것 같지만서도, 내 나라가 아니기에 울쩍하거나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유럽에서 산다고 하면 


와~ 유럽살면 좋겠어요


그럼 유럽여행 정말 많이 하겠네요~~!! 부럽다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에 살게 되면 주변에 온통 높은 성당에 오래된 건축물이니 유럽생활하는 시간이 흐르면 감흥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럽여행이 한국에서 오는 것보다야 쉽겠지만, 집 떠나면 여행이 되는 것은 같아서 시간을 쪼개고 숙박비와 교통비를 들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생각만큼 여행을 자주가지는 못합니다. (여행 빈도수는 개인차가 있겠죠) 


▲ 창밖으로 노을지는 프라하 저녁


해외생활 힘들다고 겨울에 해도 안뜨고 축축한 날씨 이어진다고, 향수병에 늘 젖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체코생활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라면 바로 주말에 온 가족(남편, 저, 딸, 개 두마리) 소파에 다 같이 빈둥거리는 순간입니다. 특히 주말 오후 햇살이 들어 소파를 데워주면, 몸이 나른해지며


남편~~있잖아...... 나 행복해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행복한 그림 그대로.... 한국으로 옮겨 갔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간만에 따뜻한 분위기(=제 정신이 말짱한 날) 연출하나 싶었더니, 남편 왈


치,, 부인은 어제는 불행해 오늘은 행복해, 또 내일은 불행해

…. 


남편한테 이런 투정을 하는 이유는, 제가 한국에서 돌아와서 다시 체코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감정기복이 심하거든요. "체코사람은 왜 그래? 체코는 왜 이래?" 등등 체코생활에 대한 불평도 많이 하는 것 인정합니다. 


이해는 하면서도 남편의 반응이 서운하기도 하고, 남편에게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른함도 잠시, 남편이 태권도 토너먼트 하는데 딸이랑 나가겠다고합니다. 외출한다니 아기 가방을 챙겼죠.


남편~! 아기 물통 좀 

아기 물통 어딨어?

아까 아침 먹고 아기 테이블에 있겠지

음…. 찾았다!


물통까지 아기 가방에 넣고 나서 


기저귀, 간식이랑 물이랑,, 필요한 거 다 챙겼겠지?

물티슈만 많이 있으면 돼

아참! 물티슈. 남편이 말 잘했네~


물티슈가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챙겨야하는데.... 하고 있었는데, 잊어버렸거든요. 

꼼꼼히 물티슈 챙기는거보니 남편도 이제 육아전문가가 된 것 같습니다.  


부인, 집에서 운동해야지 

하아, 그러게

TV 광고에 나올지도 모르는데

아직까지 연락 없는거면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래도~혹시 모르잖아

그래그래, 2017년에 가기 전에 몸 관리해야지


저랑 딸과 체코에서 모델 오디션 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포스팅을 보셔요.




남편과 아기가 나가고 여유로이 YOUTUBE를 보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니, 세상 여유롭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도 드리고, 내년에 프라하 여행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여행 준비에서 가장 급한 것이 비행기표라서 정확한 여행 날짜를 상의드렸죠.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친정엄마가 


아휴... 나는 이제 체력이 안되어서 비행기 10시간씩 못 타겠으야~


하십니다. 한국에서 체코까지 비행시간 약 10시간... 

저도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파김치가 되는데, 엄마는 더 피곤하시겠죠. 


그런데 체코로 시집 간 딸이 애도 낳고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신지, 체력이 안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부모님의 프라하 방문을 해마다 다른 일이 생겨서 미뤄오다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내년초 로 결정을 하고 생각을 하던 중,,, 대한항공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여행을 꾸준히 해오셨고, 저도 한국 왔다갔다하면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상당히 쌓였을 것 같았거든요. 장거리 비행이 힘드실 부모님을 위해,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태워드리고 싶어서 대한항공 가족 마일리지를 모았습니다.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 방법


한항공 웹사이트>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신청 > 온라인으로 신청하기 > 

가족 관계 증명서 첨부


* 필요한 서류 : 가족관계를 알 수 있는 가족관계 증명서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려는 대상이 온라인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스카이패스 번호가 필요합니다.  


평일 기준 1~3일 내로 합산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를 해줍니다.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에 가서 "변경"을 클릭해서 마일리지 사용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 주의사항:  아빠가 마일이 많아서, 내가 아빠의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싶다면, 


아빠 이름으로 대한항공 웹사이트 접속 > 마이페이지 > 가족 등록 신청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 "변경" : 아빠 마일리지를 내가 쓸 수 있게 허락해 줌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을 해 놓고 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각지도 못하게 아빠의 마일리지 영문이름과 여권 영문이름이 달라서 여권사본 첨부해서 변경을 했고, 엄마 아빠의 온라인 상태로 들어가서 가족등록 현황 "변경" 클릭하느라고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릭만으로 몇 시간이 후루룩~ 갔어요.


항공사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일리지인데, 이렇게 복잡하니 어른들은 정말 못쓰시겠다 싶더라고요. 


한 장은 마일리지로 사고, 한 장은 비즈니스 좌석 결제를 하려고보니, 전화상으로 결제가 10만원이 더 비싼거에요!


흠........ 10만원......비즈니스 좌석 값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10만원을 벌려면 일을 몇시간 해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제가 체코에서 아빠 카드로 결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제 명의 카드가 아닌 아빠 카드로 온라인 결제를 하려고 하니, 문자 확인에 ARS까지..... 


엄마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아빠 전화로 오는 메세지를 확인하고, 

그 와중에 ARS는 30초 안에 숫자 입력을 안하면 다시 취소가 되고..... 손이 10개라도 모자를 정도였습니다. 


머리 아픈 과정을 거쳐,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한 좌석은 그나마 저렴하게 (비즈니스는 저렴할수가 없지만요 ㅠㅠ) 샀습니다. 오예!!!! 


여행 준비의 큰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부모님이 정말로 체코로 오신다 생각하니 어른들 모실 생각에 걱정도 생겼지만, 그보다 설레임이 더 큰 상태였습니다. 


남편한테..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산들무지개 2017.12.01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자~! 한국을 떠난 해외생활이 어디든 다 그럴 것 같아요.
    설레임으로 즐겁다가도 익숙해지니 찾아오는 권태감(?) 혹은 실망 등....
    지금 느끼는 모든 것을 저도 한때 느낀 적 있어 이렇게 공감가네요.
    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면 상황이 역전될 때도 있고, 다시 역전될 때도 있으니.....
    좋은 것 생각하면서 즐겁게 살자고요. ^^*
    아무쪼록 우리 같이 화이팅하고요, 즐거운 겨울, 건강한 겨울 되도록 해요. 화이팅!!!

    • 프라하밀루유 2017.12.02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들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 아이 (+남편)을 보듬어주는 엄마라는 무게가 상당할텐데... 긍정적인 글을 많이 써주셔서 대단한 것 같아요. (그게 인기 비결이신지도 ^^)

      해외생활 적응했나... 싶다가도 훅훅 이방인으로 느낌이 온몸으로 다가올 때면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도 제 마음이려니... 하고 나쁜 기분이 드는 순간을 점점 줄여나가는 연습할게요. 그러다보면 산들님처럼 더 밝은 글 쓸 수 있겠죠?? ^^ 응원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2. 지구나그네 2017.12.02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코 출장으로 한 번 갔었는데 프라하 성이랑 구시가지, 다리 등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3. 2017.12.06 0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맛있는진저브레드 2017.12.22 0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코에 여행가본적이 있는데 사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저는 영국에 살고 있어요. 국제커플의 숙명은 맞네요. 저희도 그렇거든요.

    부모님이 오시니 좋겠어요.

  5. 체코좋아 2017.12.25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코 여행으로 두번 여름 겨울 가봣는데 그리워요
    여유되면 체코한달살기 도전하고 싶어요
    아이가 음악하는데 체코로 유학보내고 따라가고싶기도하고 혹시 유학이나 한달살기 힘들까요??

    • 프라하밀루유 2018.01.24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프라하 센터 같은 경우는 점점 살기 좋아지고 있어서, 아이랑 같이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서유럽 대비 저렴한 물가덕분에 체코로 음악 유학도 증가 추세에요.

  6. 브루노생활기 2018.01.12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브루노에서 작년 1월부터 생활중인데 유럽의 겨울은 왜 이렇게나 우울한건지.. 비도 축축히 ㅠ내리고 하늘은 회색에... 해뜨는 날이면 신에게 감사할 정도.. 여름은 정말 너무너무 예쁜데 겨울은 실로 암흑기인거 같아요.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분위기 전환겸 빈에 놀러갔는데 역시나 날씨가 흐려서 그냥저냥 ㅜ 빨리 여름이 왔으면 하네요!!

    • 모나코 2018.01.24 0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가 이번에 부르노로 유학을 갑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답답해요~에휴~~~

    • 프라하밀루유 2018.01.24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체코날씨는 겨울과 여름이 정말 극명하게 갈리죠. 저는 체코생활 한 3년차 되니, 그나마 적응되기 시작했어요. 올해 겨울은 비교적 해도 많이 나는 듯요 ^^

      이 지지구리한 겨울이 거의 3월까지 계속되니, 못견딜때 주변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서 햇빛 받고 오는 것도 방법이에요. 화이팅하셔요 !

    • 프라하밀루유 2018.01.24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나코님. 브르노는 체코에서 2번째로 큰 도시지만 브르노에 유학생이 좀 있으나, 장기 거주하는 한국사람이 많지 않은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정보도 적고요.

      그나마 오스트라바 쪽에 한국인이 많으니, 그쪽으로 연락시도를 해보심이 어떨까합니다.

  7. 2019.03.28 2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프라하 밀루유가 체코어회화 온라인 강의를 시작합니다. 


서바이벌 체코어가 필요하신 분들~~ 격하게 환영합니다 ^^

짧은 기간 체코 여행을 오셔서도 쓸 수 있는 실생활 체코어 회화 위주로 진행 예정입니다. 


스카이프에서 뵙고 싶어요~~~ 



아직도 아기 모델에 지원한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서 쓸 이야기가 좀 많네요 ^^


10분정도로 짧은 오디션 촬영을 했지만,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했던지 갑자기 어깨가 아파왔답니다. 


저희야 어린이 모델에 발탁이 되면 정말 좋은 일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 상황이어서 힘이 덜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연예인들이 광고로 엄청난 수입을 올리기는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억지로 웃고 감독이 원하는대로 특별한 표정을 짓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군들 중에 힘들지 않은 일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뭉친 것 같은 어깨를 풀어주려 게속 어깨를 움직거리는 저를 보고 남편이 묻습니다.


 괜찮아?

어? 어어.... 어깨가 좀 아픈거 같네

아이고.... 우리 부~~힘들었구나~ 오늘 오빠가 따뜻한 커피 달달한 케이크  조 사줄까?

진짜진짜?


연하 체코남편이 자기 “오빠”라고 부를때는, 보 제가 지쳐 있어서 힘을 실어주고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 가고 싶어?

나 IPAK (체코사람들이 I.P Pavlova를 줄여서 부르는 말)에 있는 IF CAFE 가고 싶어. 거기 초콜렛 무스 먹고 싶어

그래! 그러자

 



반질반질 코팅된 초콜렛 무스도 예쁘고, 테이블 위에 놓인 생화도 느낌 좋고~~


먹기에 아깝도록 예뻐서 이리 찍어 보고 저리 찍어 봤습니다. 



초콜렛 케이크를 싫어하는 남편은 대신 딸기 쉐이크를 시켰습니다. 


부인, 이거 쉐이크 먹어봐.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어, 달다. 이거 설탕에 절인 딸기 쓴 거 같어


한국 커피숍에서 예전에 딸기주스를 시킨적이 있는데 겨울이라서 절여 놓은 딸기를 쓰더라고요. 딸기 철이 아닐 때, 딸기 쉐이크 주문은 비추!  



한참 사진을 찍고 나서, 드디어 초콜렛 무스님과 제 입의 영접의 순간이 왔습니다!! 

 

콜렛 무스   넣고

 

아ㅡ 좋다~~~~~ ~~정말 사랑이야

초콜렛 케이크가?

초콜렛도 좋은데당신과 함께 먹는 초콜렛 케이크 더더 좋아. 최고야!

 

아기가 자 있어서 신경쓸 것이 없어 편해지니, 오랜만에 데이트 하 기분도 들며 남편에 대 사랑이 뿜뿜 터져나옵니다.


근데 부인, 아까 기다리면서 옆에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 들었는데 

응 

어쩌면 우리 딸은 체코에서 모델하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열심히 모델 오디션 보고 온 날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요;; 


아, 진짜? 왜 그렇게 생각해?

그게 우리 앞에 앞에 대기했던 어린이 기억나?

아~ 되게 예쁜 아기 말고, 그저 그랬던 아기? 

응응. 그 엄마가 한 이야기인데, 자기 딸처럼 평범한 편인데 평균보다는 조금 더 예쁜 애들이 모델에 적합하다고 하더라고

아, 그래? 

아까 얘기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어. 

체코사람들은 옷이나 물건을 살 때 너무 예쁜 모델이 입거나 사용하면, 자기와는 너무 동떨어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거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입으면 안되겠네... 하고 생각하는거지 

흠,,, 그러면 우리 딸은 특이한 혼혈이니 모델로 발탁이 어렵겠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체코사람들은 광고 속 모델하고 자신하고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으니까

한국은 다른 것 같은데. 광고 속 예쁜 아기 모델이 옷을 입었는데 예쁘면, 저 옷을 입으면 우리 아기도 예쁘겠다... 하거든. 그러니까 요새 혼혈 어린이 모델들도 보이고


부인, 수퍼마켓 체인 Lidl 알지?

예전에 Lidl 옷을 광고하는 모델이 흑인이 된 적이 있었는데, 도대체 누가 입으라는 거냐며 항의가 있었거든. 체코에서 파는 옷이면 일반적인 체코사람을 모델로 써야되는거 아니냐며

아휴,, 참 체코사람들...


저희 딸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예뻤다는 말은 아니고요 ^^ 

오디션 장에 체코 어린이들도 예쁘고 세련된 아이들이 많이 있었답니다. 어린이 광고 모델로 적합할 정도로요.


▲ Lindex Deti Moomin Collection 모델



그런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체코사람 눈에는 아시아사람이고, 한국사람 눈에는 외국인 아기이다보니 특정 대상으로하는 체코 어린이 모델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모델 오디션들 통해서 체코남편과 얘기를 나누며 새로운 관점에서 체코사람들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답니다. 남편의 얘기를 곱씹으며 커피를 마시는데


근데 부원래 까페라 좋아하잖아 아메리카노 주문했어?

콜렛 케이크가 충분히 달잖아

아ㅡ

그리고 요새 에스프레소 씁쓸한 맛이 좋아지더라고. 술을 못 먹으니 대리만족인건지... 아니면 나이들며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서 그런가?

참나~~~  당신 봐봐!! 당신처럼 Sweet life 어디있어. 체코에 남편도 있고, 직장다니고, 딸도 있고, 귀염둥이 개도 2마리있고.. 게다가, 모 오디션까지 보 기회를 가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러게듣고 보니 그렇네. 남편이 맞네, 맞어

 


 말마따나 이 신기한 모 경험을 하고, 사람들이 부러워하 체코 프라하에 살고 있으면서 인생의 쓴맛을 논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요 ^^


광고 모델에 발탁이 되 안되든 오 이 경험을 했다는 것과 아기가  아래서 울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한 하루를 보냈습니.



+ 오디션은 2주전에 보았고, 모델 오디션 결과는 어졌답니다. 


초긍정적인 남편 왈 


그래도 오디션 본 덕분에, 당신이 블로그 포스팅 몇 개 할 수 있게 되었잖아~ 


그리고 며칠 뒤 남편은 


부인,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 다른 데를 알아봤는데. '0-3세 어린이 모델은 안 받는데, 단! 특별한 인종인 경우는 제외' 라고 하더라고. 등록비 한 번 내면 전문가가 모델 사진도 찍어주고 계약도 자동 연장인가봐. 우리 등록해볼까?

괜찮은 거 같은데 ㅋㅋ 

그치그치. 모델 안되더라도 사진은 남으니까 


저희 부부와 아기의 모델도전에 대한 의지는 아직 사그러지지 않은걸까요 ㅎㅎ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A 2017.11.25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델하시느라 힘드셨을텐데 고생하셨어요~ 좋은 경험 하셨네요:) 아기도 울지도 않고 잘해냈다니 카메라 체질인가요ㅎㅎ 저는 숨은 구독자인데 글 잘보고 있어요~ 전에 체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체코에 관심이 생겼는데 참 부러워요...ㅎㅎ 또 글은 어쩜 그렇게 잘쓰시는지 술술 잘읽히고 너무 재밌어요^^ 또 언제 새 글이 올라올까 기다리게되네요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7.11.30 0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델 오디션 보면서 세상에 정말 쉬운 일이라는 것은 없구나..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딸이 울지 않아서 어찌나 다행이었는지요. 그래서 남편이 다른 모델 에이전시 등록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체코가 아직 한국사람들에게는 낯선나라 같아요, 워낙 물리적 거리도 멀기도 하고 공산주의 국가였다보니 이념상 거리도 있고요.

      답글 남겨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리죠.
      종종 답글 달아주시면서, 계속 글 쓰도록 채찍질(?) 마구 해주셔요~

  2. 김굽다 불냈어 2017.12.08 2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체코 사람들이 저랑 비슷하네요.. 전 이쁜 연예인들이 입은 옷 완판되는게 신기했거든요..
    입는 순간 바로 비교...ㅡㅡ;;;...
    그래서 남이 안입는 스타일 입다가 요즘은 군복으로 입....ㅡㅡ...ㅋㅋ
    제가 나갈때 남편은 입대하냐.. 들어올때 제대했냐..합니다..
    아무도 저처럼 입는 여자가 없으니 비교대상이 없어서 잘 다니거든요 ㅋㅋ

    • 프라하밀루유 2019.02.24 0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별명이 너무 재밌어요~ 진짜로 불내신건 아니시겠죠 ?

      저도 한참 20대에는 연예인들이 입는 옷들 여러가지 시도해보다가, 제 신체구조를 인지한뒤로는 체형에 맞는 옷을 골라 입게 되는 거 같아요.

      남편분의 입대하냐~ 제대했냐 농담도 재밌어요. 댓글로 웃겨주셔서 감사합니다

  3. 2018.02.20 1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9.02.24 05: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프라하는 시내 중심으로 디스플레이가 많이 세련되어져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되서인지 모르겠지만요.

      요새는 한국에 혼혈 아기들이 많아서, 저희딸은 모델로는 어려울것 같아요 ^^

지난 포스팅에서 체코 아기 모전을 위해 오디션을 보러갔다고 했는데요, 아기모델 도전기  2탄을 이어갑니다. 두둥!



남편은 저와 딸이 모델 오디션을 보러간다는 것만으로, 회사만두고 매니저가 되 상상했답니다. 내참,,,,, 무슨 오디션 가지고 회사 그만둘 꿈을 꾸다니.... 남편이 요새 회사생활이 힘든가봅니다. 


김칫국을발로링킹 남편과 함께, 오디션을 보러 채비 했죠. 


우선 아기 가방을 챙기고 그래도 늘의 스타는 딸이라서 아기가 예쁘게 보이 것이 중요했습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니침을 든든히 먹이고 씻기고 한껏 놓았죠.

 

아기 챙기고 나서 저도 카메라 테스트를 같이 받는거라서 메이컵도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아기가 침변을 봤습니다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아기를 씻기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딸이 


피피-피피- Pee-pee


면서변을 방울방울 ~~ 길을 그리 달려옵니다. 아흐….

이리저리 아기 챙기고, 뜻하지 않은 현관바닥 청소로운를 빼고나서, 제 자신을 챙기려고 하니 지칩니다.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제 자신..... 

한껏 지쳐 넋빠진 얼굴을 한 엄마 습이라 유난히 초라해 보입니다


그런 제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니, 자기 몸만 챙기면 남편마저속해 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제가 챙기는동안 남편이 아기 옷을 입히기도 하고, 개들 밥도 주고 물도 주고 합니다. 그래 엄마가 챙기는 정신없는 것과 상황이 같아요ㅜㅜ)

 

에휴…..(한숨)

, 그래? 기분이 좋아

아냐, 이제부터 나 챙길 생각하니까. 내  . 우리 이러다 언제 나가. 아기 낮잠시간 전에는 가야하는데

아휴 부, 생각이 너무 많다

그게 아니라 엄마는 세세 챙길 것이 많아. 아기 배고 수도 있으니 , 과자, 과, 간식 챙겨야지, 지루 있으니 장난감도 챙겨야지

에휴… 얘기해야 뭐해ㅡ말을 말자

부인,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어. 늘은 즐거 날이잖아. 그리고 촬영은 10시-12시 사이에 행되니까 아무때나 가면돼. 우리 아 ~~~

겠어 

 

남편의 말에분을 달래고 나서,장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한결분이 좋습니다. 역시나 저는 밖으로 나가야 힘을 얻는 여자인건가요~~


근데.... 이제 우리 부인이 모델이라고 얘기하고 다녀도 되나?

아, 뭐야 ㅋㅋㅋ겨우 오디션인데. 아 확실히 결정된 것도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모망생이지

아니지~ 오디 보러 가는거면 아마추어모 정도는거야

크큭런가? 어때~~ 걷는 폼이 같아 보여? 헤헤

 

남편이랑 예비 모 놀이(?) 하다보니 어느새 촬영 스튜디오가 있는 동네에착했습니다



프라하가 구석구석 예쁜 길들이 생겨나는데, 프라하7구역 홀레쇼비체 쪽도 전에 왔던 때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여기 분위기 괜찮다~~ 프라하에 이 곳도 있구나

우리 알아볼 때는 별로라고 했잖아. 내가 홀레쇼비체 쪽이 핫하게 뜨고 있다고 했는데

그러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겠는데, 아상한람들이 보여. 아직도 아시아 여자 내가 혼자 돌아다니기는 좀…

점점 집값이 비싸지면서 람들은 프라하 밖으로 밀려나게 될거야

~ 그래도 프라하에서 VINOHRADY 좋아

아휴ㅡ아무튼 이여자. 맨날 비노흐라디, 비노흐라디

 

에이전시가 가르쳐 준 주소대로 잘 찾아온 것 같기는한데,, 

디자인에 한껏 힘들어간 옷과 신발,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어서 대체 어디서 오디션을 한다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까페에 들어와서 남편이 에이전시에 전화 걸자 까페에서 대기하 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까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문에 이런 문구가 보이더라고요. 


캐스팅  까페에 앉아계세요. 저희가 부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호~~ 진짜 모델 캐스팅에 도전하러 왔네요! 왔어!


까페에서 대기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아기모델 지원자들이 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광고가 아기 모델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엄마델도 같이 찍다보니 엄마들 사이에 왠지 모를 긴장감도 느껴졌습니다. 의상이며 헤어며 잔뜩 힘들어 간 체코엄마들 모습을 보며 


흐음... 체코에도 치맛바람 같은 게 있나보구나


느꼈답니다. 이래서 해외생활이든 한국생활이든 사람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나오나봐요.  

 


체코여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걸어다닐때마다 어깨도 쫙! 펴고. 

아침에만 해도 애엄마라고 의기소침해 했던 제 모습은 사라진 채, 딸이랑 셀카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프라하7구역에 새 곳을 경하니 재미도 있고 대기자 사이에 있으니 모델도전이 실감나며 들뜨기도 했고요. 


까페 옆 건물에 사진촬영을 하는 작은 스튜디오가 있어서, 어떤 분이 와서 차례차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왔다합니다.  


근데 명한 감독 같아

, 그래? 그냥 진행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냐아냐. 아마 영화 감독인데 광고 촬영도 하고 그럴걸

 

기다리는동안 남편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더니 촬영감독 작가를 찾아냈습니다

우리집 체코남자의 검색력은 놀라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 맞지?

오호- 맞네

유명한람이라니까~~

헤헤, 잘되면 좋겠다

 

아이마다 촬영은 10 정도씩 진행이 되었고, 한 40여분을 기다려 저희 딸 차례가 되었습니다. 


스튜디오로 들어가니 바닥에 장난감이 흩어져 있었고, 거기에 앉아 아이랑 같이 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라고 했습니다. 조명이 강하게 비추고 있으니 딸이 처음에는 멈칫하더라고요.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우와~~ 딸!! 저기 장난감 있다!! 


하고 천천히 다가가 바닥에 앉았습니다. 블럭을 이것저것 가지고 노는데, 감독님이 


저기, 기차같은 것도 한번 움직여 보세요 


남편이 통역을 해주기 전에 제가 알아듣고 기차를 움직였습니다. 


아기랑 편하게 놀면서 웃겨주세요


이미 웃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남편의 영어통역을 통해 정확히 알아듣고 집에서 놀듯이 막 장난쳤죠. 


제가 요구하는 것을 다 척척 알아서 잘 해주시네요


오예!!! 이때까지 느리지만 꾸준히 해온 체코어 공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ㅠ

 

촬영시간 10분은 생각보다 짧아서 금방 끝이 났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비가 오고 축축한 날씨에 몸이 힘들었던지, 아니 은근 오디션이라장되었던 것인지 갑자기 어깨쪽이 뻐근해옵니다.


딸도 피곤했던지 유모차에 타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답니다. 


+ 체코에서 도전한 아기모델 오디션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예약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튼튼이아빠 2017.11.24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뭐 막장드라마 마지막회 남기고 끝난 느낌이네요, 다음편이 무척 궁금하네요 (๑˃̵ᴗ˂̵)

  2. 문룰루루아 2017.12.05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오스트라바에서 8개월 남자아가 키우고있는 엄마에요 ㅎㅎ 우연히 글을 읽게됐는데 프라하 삶 참 다이나믹하네요~~나중에 프라하 올라가게되면 가볼만한 곳도 넘 많아보이구요 ㅎㅎ
    아, 키즈모델때문에 글을 남기게됐어요~ 혹시 한국가시게되면 한국에서 지원해보세요 ㅎㅎ 저희는 에이전시에서 연락받아서 내년봄에 한국가게되면 한번 만나기로했거든요~ ㅎㅎ 그나저나 이쁜 딸님분 얼굴이 넘 궁금하네요~ 나중에 사알짝 공개해주세요^^* 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

  3. 2017.12.21 1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공산주의 국가였던 체코에는 아시아 사람들 중에 상당히 많은 베트남 이민자들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체코 속 작은 베트남이라고 할 수 있는 SAPA(싸파)는 한국의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체코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Potraviny 나 Vecerka라고 하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거나,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배타적인 체코사람들 못지않게 베트남 사람들도 보수적이라 체코사람들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지는 않은편이고요.


1993년 체코 민주화와 개방의 물결에 따라 아시아 사람들의 유입이 늘고, 베트남 이민 2세대들이 체코인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요즘은 아시아와 체코사람 혼혈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소수인지라 어딜가든 눈길을 받지만요. 


딸이 세상에 나온 뒤 몇번 아기를 데리고 남편 회사에 간적이 있는데요, 남편의 체코 동료들이 딸을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예쁘다는 거에요. 


어린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음만으로 예뻐서, 의례하는 인사치레겠거니 했는데 하루는 남편이 저한테 진지하게 묻습니다.


근데 부인, 우리 딸이 그렇게 예쁜가?

아휴~ 남편. 그걸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엄마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ㅋㅋ

그르치.. 나도 아빠라 우리 딸이 당연히 너무 예쁜데, 주변 사람들이 예쁘다 하니까

그럼 아기 보고 못생겼다 하겠어?

뭐ㅡ그렇긴 하네


주변에서 딸의 외모에 대한 자주 꺼내길래, 외모를 객관화 해보기 위해 딸을 체코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에 등록을 결정했답니다. 


약간의 등록비를 내고 사진을 보내자 홈페이지에 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딸사진과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쭉 훑어 보더니,, 고슴도치 아빠가 얘기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딸만큼 예쁜 모델이 없는데?

아이고야,,,, 자기 자식 다 예쁘지 뭐

아냐ㅡ 사진 봐봐

아시아쪽 혼혈이 별로 없는 건 확실하네  


어린이 모델로 등록을 하고 난뒤로 아시아 모델을 원한다며, 에이전시에서 몇번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고생 시킬까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이동시간이나 촬영 시간이 너무 길면 패스하면서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다보니, 실제로 촬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에이전시에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부인, 어린이 장난감 회사인데.. 아시아 모델 구한다고

아, 그래?

이번에는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면 광고주가 바로 선택한대

오호ㅡ 괜찮네. 한번 해보자

어, 근데 엄마도 같이 촬영을 할수도 있으니 엄마랑 같이 있는 사진 보내래

아-나도?

응, 부인 괜찮겠어?

뭐 아기 안고 찍는 건데. 한번 해보지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난데없이 딸 덕에 저까지 광고모델을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 프라하쇼핑몰 FLORA



사진 찍을 때 둘 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입으라고 하더라고

응 알겠어

우리 딸 흰 티셔츠 집에 있지?

어… 있을걸

그럼 주말에 햇빛나는 시간에 후다닥 찍자

응, 오케이!


남편과 연락 후 아기 옷장을 뒤져보니 흰 티셔츠가 2개 정도 있더라고요. 


아기엄마들은 아시겠지만 아기들은 음식 먹다 잘 흘리니 쉽게 더러워지는 흰색티셔츠는 잘 안사게 되죠. 집에 있는 흰 티셔츠들 상태를 확인 보니, 역시나 얼룩덜룩 더럽습니다. 


남편, 여기 두개가 있는데 뭐가 나아?

흠...글쎄

둘 다 너무 얼룩진 것 같아서

그러게

아참! 이번에 한국가서 가져 온 반팔 흰색 하나 있다. 근데 반팔 입어도 되나?

조건에서 흰색 티셔츠라고만 했으니까

남편, 그럼 내 거는 어때? 이건 너무 블라우스틱한가? 저건 무늬가 많이 들어갔고?

아휴, 부인. 내가 패션 전문가도 아니고~~ 어떻게 알아

맞네맞네. 남편도 처음이지 ㅋ 

흰색 티셔츠라고 했고 얼굴에 초점을 맞춰 보려고 하는거겠지 

응응, 그냥 제일 깨끗한 반팔 티셔츠 입어야겠다   


이리저리 비교해 보고, 아무 무늬가 없는 여름 티셔츠까지 꺼내입었습니다. 

겨울오면서 장농에 정리해서 넣었던 건데,,,


▲ 프라하쇼핑몰 FLORA 괜찮은 태국음식점, 왼쪽편에 디저트집도 맛있어요



주말 아침! 사진 촬영 전에 아기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슬슬 눈치를 봤습니다.


우리집 아가씨 컨디션이 좀 어때?

괜찮은 거 같아~ 밥 먹고 얼른 찍자

그래그래


가만히 있지 않은 딸을 무릎에 앉히고, 후다닥 여러장 찍어서 흔들리지 않고 잘 나온 것 4장을 추렸습니다. 


사진 보냈다!

잘했어요, 남편님. 잘되면 좋겠다~

그러게


사진을 보내고 며칠 뒤.... 


부인부인!!! 모델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어

어, 뭐래?

우리가 1차 합격했대

오예!

그런데, 원래 사진으로만 광고 모델 뽑는다 했잖아 

응, 근데?

그게 아니라 한번 테스트 촬영하고, 최종 선택 한대

아~그럼 그렇지

부인 괜찮겠어?

응, TV 광고인데 카메라 테스트도 필요하지

도대체가 이 에이전시는 말을 자주 바꿔 

어쩐지 사진만으로 뽑는다해서 말이 안된다 생각은 했어 

이번에는 내가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아

응, 좋아좋아


근데 부인이랑 딸이랑 모델 되면… 나 회사 그만두고 매니저할까?

아이고 남편 ㅋㅋㅋㅋ 아직 오디션도 합격도 안했어요

그냥~~^^ 상상만


복권을 사고 나서 지갑 안에 넣은 채, 당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설레는 것처럼.... 

남편과 저는 체코에서 처음하는 모델 오디션을 앞두고 한껏 들뜬 하루를 보냈습니다. 


체코 어린이모델 오디션장은 어떤 분위기였는지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이어지는 글....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튼튼이아빠 2017.11.22 2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다음편이 무척 궁금하네요~^^

  2. 낭만마미 2017.11.23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포스팅 기다리고 있을께요 ㅎㅎ

  3. 느림보 2017.11.27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눈에도 겅주님이 체코에서 제일 예쁠듯해요~~~^^♥♥♥

이때까지 살아 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면 간접 경험을 많이 해왔던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 주변 친구들이 서서히 결혼을 하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남편도 연애할 때 모습과 비슷해서, 체코에 와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생각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에 친구들이 출산할쯤 체코이민을 와서일까요… 친구들이 가까이에 있지 않다보니 육아에 대한 정보를 직접 듣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나마 출산이 가장 일렀던 친구는 지방에 살았고, 체코생활 시작하고 한국에 처음 들어갔을 때 8개월 첫딸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온다고 고향친구가 문자로 물어봅니다.


한국 오면 뭐 가 제일 먹고 싶어?

나? 집밥ㅠㅠ

메뉴는 어떤걸로 할까?

해물이면 다 좋지


정말 순수하게 집에서 차려진 밥이 먹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8개월된 아이엄마한테 밥상차려달라했으니 ㅜㅜ 저도 참 철이 없었던 덧 같아요. 


친구가 낙지볶음과 쌈밥을 정성스레 준비하는 동안, 저는 친구가 미처 마무리 못한 아기 이유식ㅡ밤을 체에 걸러서ㅡ테이블 위에 놓았습니다. 제가 밥을 먹는 동안 친구는 자기 밥은 먹는둥 마는둥 곱게 체에 거른 밤을 아이에게 먹이느라 정신없었고요.


식사를 마치고 친구는 설거지를 하고 저는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트림시켰습니다. 아기가 피곤했는지 제 무릎에 앉은채 잠들었고요. 아이를 재우고 친구와 사는얘기를 나눌쯤 친구 신랑이 집에 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만났는데, 잠깐 나갔다 와~ 


그래서 저희는 육아 바톤 터치 하고, 근처에 가벼운 칵테일 한잔 하러 나왔습니다. 


휴우....이제 살 것 같다. 오늘 외출 아니었으면 정말 돌아버릴뻔했어


그때는 막연하게 아.. 힘들었나보구나... 했는데 아기를 키우면서 이제야 친구의 말이 뼈저리게 공감이 갑니다. 


나의 영원한 반장~~~!!

혹시나 글 보고 있으면, 내가 이제서야 네가 정성스레 해 준 밥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눈물 울컥하게 고맙다는 거 얘기 전하고 싶어    




돌이 지나고 나니 한숨돌릴만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답이 없는 숙제 같습니다. 아이마다 성격이 다르다보니, 육아방식에 정답도 없어 보이고요. 다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아기 키워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힘든 욱아 속이 상상치도 못했던 즐거움에 까르르르 웃게 되는 날들도 있습니다. 아기의 재롱도 있지만, 오늘 제가 포스팅하고픈 내용은 아빠의 육아로 웃게 된 이야기들입니가.


하루는 아기가 손을 쥐었다 폈다하는 잼잼을 합니다. 


우와! 잼잼 할 수 있어?

이렇게 해봐ㅡ 잼잼잼잼 잼잼잼잼


제가 "잼잼잼잼" 하는 걸 언제 남편이 들었는지,,, 


다음날 아기 손을 가만히 보던 남편이


잠잠잠잠~~ 


합니다. 


아기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기어다니다 틈새에 끼고, 집고 일어서다가 여기저기 머리를 쿵! 박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오전에 일이 있어서 챙겨서 나가려는데 엄마의 외출을 아는건지;;;

아니면 잠이 오는지 칭얼대서 준비하는 동안 잠깐 침대에 있게 한다는 것이 그만 ㅠㅠ


너무 힘차게 기어오다가 멈추지 못하고 머리먼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기 키우는 집에서는 한 두번쯤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떨어지는 순간 그냥 머리가 백지장 처럼 하얘지더라고요. 심장 벌렁거려서 남편한테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아기를 봐주러 어머님이 오시기로 했어서, 우선 어머님한테 맡기고 나갔는데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아기를 대리고 응급실을 갔는데, 다행히 타박상만 입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침대에 혼자 절대 안 올려 놓았는데도, 여전히 위험한 상황들은 몇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아기에게 위험하다고 얘기 해주려고


아가, 위험해. 그 때 머리 꿍! 했었지?


그러면 신기하게도 알아듣는 듯 제 눈을 유심히 바라봤습니다. 


아기가 움직이면서 돌이 되기 전까지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다니지 않을때는 아기 침대에 넣어 놓기나 했지요. 기어다니면서는 누군가는 아기를 계속 보고 있어야해서 집안일도 거의 못했습니다. ㅜ.ㅜ


주말에 남편이 있을 때 둘 중 한명이 애를 보고 번갈아 가며 집안일을 했는데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편이 다급한 목소리로


아가, 곰!! 곰!!! 

머리, 곰!!!

아가씨~~ 져심! 저언-심~~

 

왠 곰이랑 점심을 그렇게 찾나,,, 


궁금했는데ㅡ 

아기가 일어나는데 머리를 찍을까봐 머리 쿵! 조심조심을 말한 거였어요.


아기가 조금 크자 완전히 혼자 걸어다니면서 여유가 좀 생기더라고요. 주말 오전에 남편은 늦잠 좀 자게 내버려 두고 한국에 있는 언니랑 전화를 했죠. 전화를 마치고 나니 남편이 개 두마리와 함께 침실에서 나옵니다.


잘 잤어?

어, 전화하드만

아~ 이번주에 너무 바빠서 간만에 언니랑 영상 통화했어

응, 잘했네

언니가 우리 딸보고 인형이다, 인형 그러는거야. 

딸랑구ㅡ 이모랑 영상통화하면서, 이모가 인형이다ㅡ 했지

응? 이녕, 이녕, 이년 ???

ㅋㅋㅋ 아, 뭐야 남편. 인! 형! 하고 발음을 똑바로해야지 

왜? 이년 아니야? 내 귀에는 "이모가 영상통화 하면서 이녕 이년, 이년같다" 그랬다로 들려 


한번은 아기에게 신체 부분을 한국어로 가르쳐 준 적이 있습니다. 

아기가 저녁을 먹고 난 후 목욕을 하는데 배가 불룩 나와 배꼽까지 툭 튀어나왔습니다. 



아가~ 여기는 머리. 이건 머리카락


그럼 머리에 있으면 머리카락, 배에 나면 배카락이야?


아니 -_- ;;; 


아기가 밥을 많이 먹으면 배꼽이 볼록하게 참외배꼽처럼 튀어나옵니다. 

영상통화를 할 때 튀어 나온 배꼽 보시고 친정에서 걱정을 하셨습니다.



으매, 아기가 참외배꼽 아니냐

탯줄 자를 때 잘못 잘랐나보네

아니에요, 저도 혹시.. 했는데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면, 배꼽 튀어나와요


라고 거듭 말씀드렸지만 걱정을 계속 하시다가 이번에 한국가서 아침에 일어나 배가 꺼진 상태에서 아기 배꼽을 보여드리자 참외 배꼽 얘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신기허다잉~ 배꼽이 쏙 들어가삣네


이후로 한국에 있는 동안 친정부모님은 아기가 잘 먹었는지를 배꼽의 튀어나온 전도를 보고 확인하셨답니다.  


체코어로 배꼽이 PUPÍK 뿌삑-인데요. 저는 배꼽이라는 체코어를 외울 때, 아기때 탯줄을 통해서 변이 오간 것을 떠올리며 poop bag이라고 외웠답니다. 


체코남편은 한국어 배꼽을 backup에 가깝게 발음을 하더라고요. 

하루는 목욕하기 전에 볼록 튀어나온 아기의 배꼽을 보더니 


거기 배꼽에는 backup plan 있어? 


합니다. 이리이리 말장난을 좋아하는 체코남편입니다. 한국 아재개그랑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하루종일 잘 지내다가도, 졸릴 때 아기는 울거나 짜증을 내는 편입니다. 그러면 아기도 달래야하고 물이며 젖병이며 동시에 챙겨야하는 상황이 생기는데요, 이럴때는 남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남편, 물병 좀 가져다 줘

뭐? 어떤 병? 젖병? 아니면 다른 병?

보라색 물 담는 거 있잖아!!


사진 출처 https://www.nuby.com


아기가 보채는 급한 상황인데, 눈치껏 물병을 가져오지 못하는 남편을 보면 화가 끓어 오르기도 합니다.  


한참 수유와 이유식을 시작하는 단계일 때는 우웃병, (외출시 쓰는) 빨대물통, (아기가 꼭지를 깨물어서 집에서 쓰는) 스파우트 물통 이렇게 썼습니다. 


제가 뭘 가져다 달라고 할 때마다 남편은 헷갈렸나봐요. 저희 남편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대부분 남편들은 원래 물건 찾기 능력이 부족한 건가요.... 


그 이후로 정확하게 우웃병은 Milk bottle, 빨대가 있는 물통은 Cup with straw, 그리고 뚜껑이 약해 집에서 쓰는 물통은 "양반컵" 이라고 불렀답니다. 


남편, 물컵 좀 줘

어? 이거? 양반컵?

응, 그 컵. 근데 왜 이게 양반컵이야?

빠는 부분을 보면, 양반들 상투 모양이랑 비슷하게 생겼거든

아~~그런거 같네


남편의 물건에 대한 상상력에 감탄하며, 그 이후로 저희 집에서 스파우트 컵은 양반컵으로 쭉~~ 불렸습니다. 


+ 체코남편과의 육아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공감 하트 꾹~~ 눌러주심 더 많은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튼튼이아빠 2017.11.16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 세아이의 아빠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집중하며 읽었습니다^^ 육아는 싑지 않지만 그보다 더한 행복을 주는것 같습니다(╹◡╹)♡

  2. 느림보 2017.11.16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아 에피소드가 재미지내요 ㅎㅎ
    두분은 전쟁같은 하루시겟지만
    전 이제 손자볼때가 된지라
    재롱은 좋은데 육아은 싫어요 ㅜㅠ

    • 프라하밀루유 2017.11.16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어요 ㅠㅡㅠ 저랑 비슷하게 출산한 다른 사람들은 둘째 고민한다는데, 저는 육아가 어려워서 엄두가 안나요. 저희 엄마가 그래서 손녀가 그렇게 예쁜건가봐요 ㅎㅎ책임으로 키우지 않으셔도 되니 ^^

  3. lepik 2017.11.17 0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만의 생일 파티를 하자고 언니네 집에 가서 맛있는걸 해먹자고 했는데..
    내가 아직 애기가 없어서 그런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단 생각이 들어 언니한테 미안한 맘이에요.
    흑흑흑 담엔 제가 맛난거 해줄게요 ~~ ^^

  4. Olive 2017.11.19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 전에 프라하에서 와서 우연찮게 게시글을 보게 되었어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3개월 동안의 생활에 낭만적인 것보다 실제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게 좋다고 생각했거든요ㅎㅎ
    저희 친언니도 이제 첫아이 100일 넘긴지 얼마 안됐는데 게시글 보면서 많은 공감을 느꼈어요!
    게시글 쓰는 것도 시간내서 하셔야 될텐데ㅜㅜ 재밋게 보고 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으니까 아이 건강도 중요하지만 프라하밀루유님도 건강 챙기세요💕

    • 프라하밀루유 2017.11.23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카가 이제 100일이면 언니가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멀리 있지만 체코에서 애 키우는 엄마가 응원한다고 언니한테 전해주셔요~

      프라하에서 3개월의 시간이 즐거우셨기를 바랄게요!

  5. 의사입니다. 2017.11.20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기가 배꼽 탈장이 의심 됩니다. 꼭 진료 받아 보세요. umblical hernia
    참외배꼽이 아니고 압력이 있으면 튀어 나오는게 탈장일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이쁜 아기 잘 커기를 ..

최근에 체코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는 바비쉬라는 체코정치인이 속한 ANO(체코어로 네)당이 제1당이 되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우편물을 가져왔습니다. 


아, 이번 주말에 투표해야겠네

투표가 언제야?

응, 금요일이랑 토요일 


선거날이면 휴일로 지정해서 쉬는 한국과 달리 체코는 보통 2일동안 선거를 진행하고, 주말을 끼어서 하더라고요.  


남편이 가져온 선거홍보물이 궁금해서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 나 우편물 좀 보여줄 수 있어?

응, 그래

어? 이게 다야?

후보들 사진도 없고?

응, 없는데

아.. 한국은 사진이랑 재산신고 금액도 나와서

 


체코는 내각제로 결국 정당에 투표하는 시스템이라 사진은 크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체코선거에 대해서 체코남편한테 좀 물어봤어요. 


남편, 이번 선거 어떤 투표하는거야?

의회 구성하는 정당투표

오~~ 그럼 상당히 중요한 투표네

그럼 정당에 투표하는거야?

정당에 투표하고, 그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국회 구성하는 거. 정당마다 국회의원 될 우선순위가 있어 

아, 한국 비례대표랑 비슷하구나. 그럼 한국처럼 정치인에게 직접 표를 던지는 방식이 아닌거지?

직접투표도 할 수는 있어. 자기가 당선을 원하는 정치인이 있으면 투표할 수도 있기도해. 표를 많이 받으면 순위가 올라가서 당선될 수 있어

아~ 좀 복잡한 시스템이네.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없어서, 정치인에게 직접 투표 잘 못하지 않나?

아무래도 그렇지. 나처럼 뉴스 늘 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체코도 젊은사람들의 정치 무관심이 사회이슈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래 내용에 등장할 아시아 혼혈 "오카무라"처럼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면 당선이 될 확률도 더 높겠죠. 


선거철인지라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여보기 위해 대형 선거 홍보물도 붙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거벽보 훼손시 벌금을 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코는 선거벽보를 훼손해도 아직까지는 괜찮은가 봅니다. 아니면 훼손한 사람을 현장에서 잡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막상 제가 정치 후보라면, 제 얼굴이 난도질이 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이 또한 정치 의견의 표현 방식이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고 정치 후보자라 해도, 이런식의 표현은 민주주의 시민 답지는 않아 보여요. 


수요일은 동네에 농산물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 아이와 함께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무슨 행사이길래 시끌시끌한가... 봤더니 정당홍보 행사더라고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가까이 걸어가자, 


Chcete balónek? (흐쩨떼 발로-넥?) 풍선 원하세요? 

푸스푼스 (풍선풍선)

Ano, prosím(아노, 쁘로씸-) 네, 주세요


제가 대답도 하기전에 딸 손이 이미 풍선으로 가 있습니다. 


딸이 너무 좋아해서 풍선을 받고 보니, 그제서야 낯익은 얼굴이 보이며 어떤 정당인지 눈에 들어 옵니다.  


아시아인 분위기가 나는 이 정치인은 "토미오 오카무라"인데요, 성장배경을 살펴보면 한국계 혼혈 일본인 아버지와 체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이끄는 당인 SPD의 문구를 살펴보면 


Ne islamu, Ne terroristum. 반이슬람, 반 테러리스트


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체코남편은 SPD의 이런 문구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작은 이슬람 사람들을 몰아내자이지만, 

그 다음에는 성소수자, 그 다음에는 아시아사람, 그 다음에는 흑인... 

이런 식으로 사회 전반에 적대적인 차별이 퍼져나가는 거잖아. 

당신도 타켓이 될 수 있고, 딸도 문제를 겪을 수도 있고... 

결국에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봐


어찌보면 혼혈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오카무라 자신이야 말로, 소수민족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를 내도 모자를 판에... 혼혈인이 다름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더 진정성(?) 있다고 체코사람들에게 보여져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사진 속에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맥주 1잔에 20코루나 (한국 돈 1000원),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 (Trdlo 굴뚝빵이라고도 불림) 도 20코루나 입니다. 프라하 여행을 다니면서 길에서 사먹을 수 있는 뜨르들로 가격은 보통 60코루나 정도 합니다.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튜브형 미끄럼틀도 마련이 되어 있고, 음악밴드도 라이브 음악 연주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맥주에 음악까지...  체코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이런식으로 정당과 정치인들을 노출시키며 익숙하게 만들어 표로 이끌어내는 체코 정치 홍보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예전에도 비슷한 정치 행사에 참여한적이 있습니다. 체코 시민권자가 아니라 참정권은 없지만, 체코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남편한테 정당홍보 행사장 사진을 보냈습니다.


부인, 그 정당이 어떤 당인 줄 알아? 

알어알어. 오카무라 당이잖아. 반이슬람 외치는...

근데 부인이 거기 왜 가 있어?

무슨 행사하나 와봤는데,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서. 딸 좀 놀으라고 왔어. 곧 집에 갈거야


바깥에서 오래 놀기는 쌀쌀해서, 적당히 놀다가 남편의 퇴근 시간 전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부인, 나 왔다

응, 남편~~

오는 길에 투표하고 왔어

오늘 갔어? 내일(토요일) 간다더니만

어, 원래 그랬는데. 퇴근하고 오는 길에 투표장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줄을 길~~~게 서 계시는거야. 그래서 미루지 말고 투표해야겠다해서 하고 왔어

그래그래, 잘했네


어르신들의 투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고령사회가 되고 세대간의 가치차이가 확연해지면서 선거 결과에도 세대차가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연령의 상한선이 있어하는지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고요.  


나, 아까 SPD 정치 홍보장 다녀왔잖아

부인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이제 그런 데 가지마 

응, 알겠어. 동네가 시끌시끌하길래 궁금해서 가봤지

그런 당에는 아예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아니지, SPD 지지자들 보란듯이, 아시아인으로 자기네 정당 홍보 텃밭에서 놀러 온거잖어. 유치하지만 홍보 못하게 풍선이나 왕창 더 받아와서 집에서 터뜨려버릴 걸 그랬나ㅋ


체코 의회 선거 투표 결과는 ANO당이 약20%, SPD당이 약10%로 의회 의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ANO당도 그렇지만 외국인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SPD당이 세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왔습니다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는 더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아시아 여자로 체코에 살면서 체코사람들의 배타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SPD당이 힘을 얻으며 점점 더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아야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 정당홍보 행사 옆으로 멋진 가건물이 하나 들어와서 사진을 찍었는데요, 처음에는 까페인가... 했어요. 



남편, 저 건물 세련되게 멋지다~

그치? 나도 멋있다 생각했어

뭐하는 건물이래? 커피 홍보? 의류 매장 같은 건가?

아니아니- 전자담배 홍보 건물

엥? 전자 담배? 진짜로?

완전 안 어울리지 

그러게. 저런 분위기와 전자담배라니... 

건물 디자인 낭비같어

응, 좀 안타깝다. 어디 좋은 펜션 건물이라해도 손색없어 뵈는데


저런 가건물을 지어 프로모션할 정도면 전자담배 회사들이 수익성이 꽤 좋은걸까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7.12.07 0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월 29일 일요일을 기점으로 유럽 써머타임이 끝나고, 체코와 한국의 시차도 8시간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 사시는 분들을 아시겠지만, 써머타임이 끝나는 것은 축축하고 흐린 겨울날을 이겨내야한다는 말입니다. ㅠㅠ 내륙에 있는 유럽 생활하고 계신 분들 올겨울도 화이팅이에요!


유럽 써머타임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냐면요,


시작:  3월 마지막 일요일유럽내륙과 한국 시차 7시간 

끝   : 10월 마지막 일요일 - 유럽내륙과 한국 시차 8시간 


그래서 매해 써머타임이 시작하고 끝나는 날짜가 다릅니다. 


써머타임 시작할 때는 1시간을 더 빠르게 만들어버리고, 끝날때는 1시간을 늦춰 시간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실제로는 1시간도 시차라고 몸이 피곤합니다. 


써머타임의 끝은 곧 겨울의 시작이기에 11월이 가까워질수록, 체코 프라하 날씨는 비바람이 불며 을씨년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강풍주의보까지 내린 날이었지만 포스팅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집을 나서기로 합니다. 

 

부인, 오늘 밖에 바람 엄청 불어 

응, 알고 있어 

조심해. 부인은 작아서 날아갈 수 있으니까

ㅋㅋㅋ 아, 웃겨. 걱정하지마. 애 낳고 펑퍼짐한 아지매 궁딩이 돼서 무게를 딱! 잡아줄거야

그래도 무거운 옷 입고 가

알겠어, 추워서 코트 입어야할 것 같아

 


햇빛은 나서 하늘은 사진처럼 파~~란데도 체감 온도는 정말 낮습니다. 오전부터 날씨를 지켜봤는데 시간이 지나도 바람이 쉬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휴, 오늘 진짜 바람 많이 부네

어, 뉴스에 나오는데 공원에 큰나무들이 쓰러지고 사람들 다치고 그랬나봐. 절대로 큰 나무 많은 곳 근처는 가지 말고

근데 간간히 햇빛난다~ 

햇살은 따뜻해도 바람이 불어서 추워. 옷 따뜻하게 입고 가고

응, 알겠어


남편에게 계속 날씨 관련 경고(?)를 들으니, 살짝 밖에 나가기가 귀찮아집니다. 



에이, 오늘 그냥 나가지 말까?

그래~ 나가지 말고 집에서 글쓰면 되지 

아냐아냐. 이번 주는 진짜 포스팅 다시 해야된다 말이야

침대에서 쓰면 되잖아  

아이고야, 아기가 잘도 쓰게 내버려 두겠네

어쨌든 호주머니에 동전 좀 잔뜩 넣어가지고 가 

왠 동전? 혹시나 바람에 날아갈까봐?ㅋㅋㅋㅋ 

바람 진짜 많이 분다. 공원같은데 가지 말고. 계속 큰 나무들이 쓰러지고 난리야

알겠어, 알겠어. 집 앞에 커피숍 가보고 열었으면 글 좀 쓰고 올게


집앞을 나서는데 길에 떨어진 낙엽들이 회오리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맑은 하늘과 대조되는 쌔~~한 분위기



날씨만 생각하면 집에 콕! 박혀 있는 게 맞지만, 제 운명은 동네 까페에 맡기기로 하고 까페를 가보니 문을 열였습니다. 


이런 날 디저트를 한 입 물고 힘내서 포스팅하려고 진열대를 기웃기웃거리자 주인 아저씨가 얘기하십니다. 


어제 휴일이라서, 디저트 종류가 몇개 없어요

아, 예


아쉬운대로 아몬드가 들어간 빵을 시켰는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까페라떼의 우유거품이 보송보송 살아 있는 것을 보니, 미용실에서 머리에 한껏 뽕 올라간 것처럼 예쁘네요. 커피와 우유층도 잘 나뉘어져 있어서 사진 한 장 찰칵~ 

 


간만에 육아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포스팅을 할 생각에 들떴는데, 인터넷이 연결됐다 끊겼다 불안합니다. 확실히 흐리고 눈이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인터넷 신호가 약합니다. 우선 글만 쓰고 업로딩은 집에 가서 해야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프라하 집에 돌아오니, 거리에 외국사람들이 가득한 것이 이상합니다. 체코사람들한테 제가 외국인이겠지만, 저한테는 그 사람들이 외국인이죠~ ㅎ 


뿐만아니라 많이 적응했다 생각했던 체코생활인데도 이번에 한국생활에 너무 익숙해 있다가 와서인지, 다시금 체코 문화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막 체코에로 돌아와서 생생히 느끼는, 체코생활과 한국생활의 차이 몇가지 적어볼게요.

 

1. 열쇠를 챙겨야한다

 

체코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아지들 산책을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개들과 함께 현관을 나서려는데, 아차... 이제 열쇠 챙겨야합니다.

 

예전 체코 집 관련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 같은데, 체코 집들은 문이 조금 많습니다.

 

아파트의 현관문,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현관과 아파트 입구 또는 지하실 사이에 문, 우리집 현관문에 열쇠만해도 2~3개입니다.

 

2. 배달 속도가 느리다 

 

체코는 월세는 기본 가구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집을 살 때는 보통 가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건 한국에서 이사할 때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체코집을 보다보면 2+kk, 3+kk이런식으로 kk가 붙는데, 체코어 kk(kuchynsky koutek, Kuchnsky linky라고도 합니다. 이게 뭐냐면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을 말하는데요, 체코 집과 체코 아파트에는 부엌 시설이 없는 집도 있습니다. 


네! 싱크대가 전~~혀 없이 싱크대 들어갈 공간만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부엌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급하게 이사를 해야하는 경우 싱크대 공사까지 해야하니 시간이 많이 걸려 답답할 수도 있죠. 


저희는 이사할 때 초기 자금을 줄이고자 부엌도 있고, 화장실도 상태가 괜찮아서 바로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저희 집 전주인은 더 큰 집으로 이사간다면서 집에 있던 소파를 놓고 갔는데요,  3년 정도 사용하자 인조가죽이 찢어지며 가루형태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남편은 소파 상태를 보며 새로 사자고 여러번 얘기를했습니다.

 

부인, 이거 봐. 우리 새로운 소파 사자

근데, 아직 딸이 어리잖아. 지금이야 소파를 더럽혀도 어차피 처분할거니까 괜찮지은데. 새로운 소파를 못쓰게 만들면, 닦느라고 너무 스트레스 받을 거 같은데... 

그래도 우리가 깨어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어디야, 소파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

   

그렇게 아기가 거의 두 돌이 되는 시점까지 버티고 있었는데, 한달 뒤면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어쩔 수 없이 소파를 사게 되었습니다. 소파가 오기 전부터 소파를 얼마나 깨끗하게 쓸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ㅠㅠ 

 

부인, 내가 소파 파는 웹사이트 주소 이메일로 보냈어. 한 번 봐봐

응, 알겠어. 딸 낮잠 자면 한 번 들어가 볼게 


체코에서 침대 소파 가구 파는 웹사이트 


https://www.nabytek-helcel.cz/


남편 회사 사람들도 여기 웹사이트 자주 이용한다고 하니, 체코에서 가구를 사야되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웹사이트의 좋은 점은 소파에 따라 긴 부분을 왼쪽으로 할지, 오른쪽으로 할지 결정할 수 있고 소파 재질을 고를 수 있습니다. 

 

소파 청소가 좀 쉽고, 가루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재질을 골라서 주문을 했습니다. 


소파 주문했다!

잘했네, 남편. 고마워

배달은 2-6주 걸린대 

어???? 배달이 2주에서 6주 걸린다고???

응, 손님들 오시기 전에는 도착하겠어

헐... 2주에서 6주라니.... 


배달 기간을 듣고나니, 요즘 말로, 허얼..... 이 절로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