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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2016년 체코에서 새해인사

안녕하세요, 방문객 여러분들 ~~~ 

저의 불성실하고 랜덤으로 올라오는 포스팅에도 꾸준히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적적한 체코 생활의 한풀이와 쇠약해져 가는 기억력의 한계를 느끼며 시작하게 된 블로그인데

돌이켜 보면 체코 오프라인에서도 생각지 못한 좋은 인연 많이 만들어 주었고 

온라인에서도 따뜻한 위로의 마음 전해 받고... 

이제는 블로그가 저의 정체성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것 같아요. 


2016년 새해가 밝았는데 한 해의 1/4분기가 거의 지나가는 3월에서야 늦은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저는 2016년이 되면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실, 2015년 말 부터 시작된 신상의 변화인데요 - 

제게 생긴 놀랄만한 변화라고 하면 ! 

두둥 !!!! 


궁금하신가요? :DDDD 

궁금하신가요라고 써 놓고, 궁금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읽습니다 ㅋㅋ 


어... 혹시??? 

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맞을 가능성이 ^^ 

이 포스팅을 읽다보면 알게 되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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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의 외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늘상하던 샤워인데 이깟 샤워하나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바깥으로 나가기도 전에 준비하다 몸이 지칩니다. 

부인, 바깥 세상 기억나 ? 밖에 진~~~짜 춥다. 

녹색불은 건너고, 빨간불은 멈춰야 해!!

응. 알겠어ㅡ더. 더~ 

바깥 세상에 대해 더 얘기해줘 ㅋㅋ

흠,,,,, 밖에는 위험해. 나쁜 사람일 수 있으니 아무나 따라가면 안되고. 

응. 알겠어. 


남편이 얘기하는 외출 주의 사항을 듣고 있으니, 처음 유치원을 가는 어린이가 된 기분입니다. 

간만의 외출이라서 너무 신이 났나봐요, 

콧노래를 부르니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남편은 걱정되었나봅니다.


부인 돌아 올거지?

ㅋㅋㅋㅋ. 응. 아마도~ 


근데 부인, 옷 단추가 이상해.

어? 아놔... 너무 신나서 빨리 나가려고.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채우며) 나 초등학교 졸업했는데,,,, 

단추 채우는 거 배우러 다시가야 하나?

음. 이거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 같은데
애기랑 같이 유치원 가야겠네.
애기가 많이 가르쳐줄거야


나로드니 트리다 역의 Quadrio 를 오니 반짝반짝~~ 문명의 세계로 나온 기분이에요. 

 

뭐가 가장 먹고 싶었나 생각을 해보니 따뜻한 까페 라떼 한 잔이 마시고 싶습니다. 

Take out 커피를 들고 그 향을 맡는데 

키야~~~~  커피향기처럼 제 입가에 퍼지는 미소. 기쁜 마음이 주체가 안됩니다. 

팔딱팔딱 뛰어다니고 싶은 기분이에요.


지금 누군가 제게 행복하냐 물으면
이 순간 만큼 정말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떼 한잔으로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오랜만에 바깥 세상에서 먹는 커피라 그런지 꿀떡꿀떡 마셔버렸습니다. 


프라하 시내는 큰 변함없이 잘 있더라고요. 

빠르게 움직이며 변하는 한국과 달리
체코는 서두르지 않고 해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이 변덕스러운 것이 

처음에 체코로 올때는 여유라고 했던 변함없는 체코의 모습이, 

살다보니 답답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만은 제 마음의 여유가 있다보니, 체코 분위기가 유유자적하니 좋습니다.
늴리리~~~~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한국 TV를 많이 보는데요,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김제동의 톡투유> 입니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보면, 공감이 가서 눈물 찔끔할 때도 있고 

다들 사는 게 버거운 것 같다는 생각에, '삶은 정말 고난인가?' 이런 생각도 하고, 

그래도 따뜻한 이야기들 들으면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별별 생각이 많아지게 합니다. 


그 중에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한 분이 인터뷰를 하시면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주변에서 한국에서 삶이 나으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그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어디서 사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캐나다인 사위와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 하신다는 60대 어머니가 계셨는데요, 

고맙다고 하니 캐나다 사위가 한국어로 "천만에요" 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천"의 '처'발음이 잘 안되어서 "좃만해요"처럼 들려서 깜짝 놀라셨다고. 


이걸 보고나서, 육성으로 웃음이 팡 터졌습니다.


3년째 영어 공부를 하지만, 뜻대로 실력이 늘지 않아 걱정이지만

내일 할 일이 있어 즐거우시다는 어머니를 보고 나니 제 자신의 태도를 되짚어 보게 되더라고요. 


나는 체코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2016년에는 체코어 공부에 시간 투자를 좀 더 해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체코 한국 대사관 가는 길

출생신고를 위해 한국대사관을 가는데 프라하에 눈이 많이 내렸더라고요. 

프라하 관광지의 눈 내린 모습은 사진이나 엽서로 많이 봤었는데 
프라하성과 블타바 강변에 눈이 오니 사진보다 더 멋집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프라하의 눈내린 모습. 

유럽은 겨울이면 4~5시면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탓에 

눈 오는 점심때 이렇게 프라하 구경해 본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에게는 프라하가 사는 곳이다보니 눈이 이렇게 많이 오고 추운 날은 여러가지 불편해서

외출하기보다는 이불아래 따뜻하게 있고 싶죠.

그래도 !!!! 이때까지 살면서 이렇게 예쁜 눈 덮힌 프라하의 진가를 모르고 살았다니 !!!! 



땅거미가 지며 조명이 들어오자 멋있다로는 표현하기 힘든

환상적인 프라하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하~~~ 정말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에 살고 있음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차오릅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돌아다니고 싶지만 아직은 몸이 완쾌되지 않은 것 같아서 

집으로 가는 트램을 기다렸습니다.  

갑자기 아주머니 한 분이 옆으로 지나가시면서 

Cizinci blby !!! (외국인 멍청이)


2016년 새해 맞이 단단히 무장했던 저의 긍정파워를 시험에 들게 하시는군요. ㅠ.ㅠ


아주머니가 보시기에는 겉모습 다른 저만 외국인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제가 올드타운 근처에 있었으니 아마 80%는 외국인일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으나

그 아주머니의 외국인에 대한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을거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대하는 태도니까, 마음쓰지 않기로 합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여주인공 어머니께서 하신 말처럼

한번 뿐인 인생을 분노로 채우며 사는 것은 안타까우니...

저한테 저런 말하는 아주머니가 괴롭겠죠 - 외국인을 볼 때마다 분노가 느껴지실 거 아니에요.


트램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까르르 거리며 공원에 썰매 타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울려퍼지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우리 아기도 커서 함께 썰매타는 상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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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보시면서 아셨겠지만 !! 2015년 말에 제가 엄마가 되었습니다. ^^

체코에서 출산을 하며 정말 드라마틱한 시간을 보냈고, 육아를 하며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2016년에는 체코 생활에 대한 불평 좀 줄이고 

진정으로 마음 깊이 순간 순간에 감사하며 사는 날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적어도 1주일 포스팅 2번은 해야지라는 생각을 현실로 옮기고 싶지만,

주 2회 포스팅 ~ !!!!  이정도는 2016년 새해 목표로 세워야 진정한 블로거라 할 수 있으나, 

체코에서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지라 

주 2회 포스팅은 제 자신이 못지킬 것을 알고 있기에, 목표를 애초에 세우지 않으렵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드문드문 블로깅은 계속됩니다. 

쭈~~~욱!


2016년에는 알콩달콩 결혼생활 이야기에 더해져, 

임신과 출산에 관한 포스팅과, 육아 콘텐츠까지 더 다채로워 진 주제로 글 쓰겠습니다. ^^


많이 늦었지만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올 한 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시는 바 꼭 이루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