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머지

찹쌀가루없이 호박죽 만들기

해외에서 호박죽은 먹고 싶고 

찹쌀가루 사러 한인 식품점 가긴 힘들고...해서 


직장 동료에게 물어봤어요ㅡ 

그랬더니 스시쌀이 더 차지니까 그걸로 대체하면 될거 같다하네요. 

슬픈 사실이지만 세계 곳곳에 일식은 많이 전파가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알버트를 갔다가 호박도 스시쌀도 없어서ㅡ
근처 큰 매장인 테스코로 다시 갔죠


다행히 스시쌀과 호박이 있네요.

호박은 제가 생각했던 모양이랑 달라서 보자마자 키득키득 거렸어요. 표주박 처럼 생겼죠? 




호박 껍질이 단단해서 칼이 잘 안먹히네요. 
반으로 힘껏 쪼개면.. 짜잔~~~~  요렇게 아래쪽만 씨가 있어 씨 제거하기는 편리해요. 


자 그럼 껍질을 벗겨 내야하는데요. 
이건... 껍질이 단단해서 거의 나무 패는 느낌이에요. 이 호박이 말랑해지는 할까요? 



그리고나서 찹쌀(?)을 물에 불려 놓습니다. 
3인분이면 손바가지로 2번 하면 될것 같습니다.
쌀은 퉁퉁 불게 놔두고요ㅡ 



그 사이에 호박은 더 작게 토막내서 증기로 쪘습니다.
뚜껑을 덮고 센불에 한 20분 정도 지나고 포크로 찔러봤더니 숭숭 들어가요. 



쪄진 호박을 그릇에 넣고 죽이 되도록 으깨주세요. 



한참을 양손에 숟가락과 포크를 들고 부수다가.
'난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믹서기를 사면 될것을 ....
조만간 믹서기를 구입해야되지 않나 싶어요. 

짜잔~~~~번뇌 끝에 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불려 놓은 찹쌀을 넣고 중간불에서 끓이다가 



바닥이 눌러 붙을것 같으면 물을 더 넣고 휙휙 저어주세요ㅡ 

정말 한~~~~~~참을 휘졌다가 또 다시 밀려오는 번뇌.


난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믹서기를 사면 될것을 ....
호박 으깨기의 번뇌는 세발의 피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뱃속은 이미 호박죽을 원하고 호박은 준비 되어 있으니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 

그래서 숟가락으로 저으며 냄비벽에 밥을 으깨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짓이라도 ㅋㅋㅋ 하다보면 되겠지..라는 정신으로 계속하다보니ㅡ




얼추 진득해져 호박하고 섞어도 되겠네요. 


만세!!!! 팔 빠지기 일보직전이었는데 말이죠. 


물을 조금 더 부어주고, 간은 소금 1/3 티스푼, 설탕 1 티스푼 넣었어요. 

그리고 약한 불에서 골고루 섞어 주세요. 


사실 전 좀 더 달게 먹고 싶어서 설탕을 더 넣으려했으나, 

코맹맹이 아내를 대신해 간을 본 남편이 더 단건 '노노노'해서 그냥 먹었어요. 

호박 자체가 단맛이 나니까, 설탕 티스푼 1스푼이면 충분할거 같아요. 



거의 다 섞였을 때, 센불에서 보글보글 3분정도 다시 끓여주고 그릇에 담아내면 더 따뜻한 죽을 먹을 수 있어요!! 

드뎌 죽이 완성되었고, 한국에서 가져온 잣도 그 위에 셋팅을 해보고~~~

사진 한컷~~



이건 뭐..... 죽 한그릇 먹을려다가 더 병나게 생겼네요 ㅎㅎ 


그래도 그렇게 먹고 싶던 호박죽 먹으니까 기분 날아갈것 같아요.

반면 죽에 익숙하지 않은 남편은
호박죽을 완~~~~전 좋아하는 눈치는 아닌 것 같아요. 
디저트를 제외하고, 음식이 단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죽은 보통 몸이 아픈 사람을 위해 끓여주는건데. 난 아픈데 내가 끓여먹고ㅜㅠ 


알았어ㅡ다음에는 내가 만들어 줄게. 근데 만들기 어려워?

아니아니~~~하나도 안어려워.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ㅡ


후훗, 남편,,,,,, 시간이 생각보다 마~~~~~~않~~~이 걸려 ㅋㅋ


나중에 남편에게 죽 한그릇 얻어먹고 싶은 마음에, 정확히 걸린 시간은 말하지 않았어요. 
호박껍질을 깎아야된다는 얘기도 안했네요.

우선 아픈 사람이 먹고 싶은거 먹고 빨리 낫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호박이 반토막 남았고 쌀죽도 3인분 가량 남았는데. 

주말에 남편보고 끓여 달라할까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