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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런닝맨_체코남자 런닝맨 유행어 속으로

아침에 비가 추적추적 오니 아침 잠 많은 남편이 더더욱 일어나기 힘들어합니다. 


더군다나 태권도를 다녀온 다음 날은 더더욱 힘들어 합니다. 


2013/01/14 - [프라하 새댁의 소곤소곤 신혼일기] - 태권도와 헬스클럽 사이_프라하에서 운동하기



-"일어나세요~ 서방님. 쪽!쪽!쪽! ( 저희 아직 신혼이잖아요 )"

 

"하..... 일하러 가기 싫어. 침대가 좋아." 


-"나는 일하는 남자가 좋던데. 여보가 나를 좋아하면 일하러 가야지~~~"


"부인 좋아. 침대 좋아. 근데 일은 싫어."



계속 뽀뽀 세례를 퍼부엇더니 베시시~~ 웃으면서 일어나 주말 계획 브리핑을 합니다. 


 "이번 주말에 Ri 오고, 다음 주에 R. W.랑 여자친구 오고..... 

주말에 엄마가 이불 사러 같이 가자던데 괜찮아?"


- "응~ 그래."


"그럼 이번 주말은 너무 바쁜데,,,, 우리 Karlstejn 은 다음 주에 가면 안될까?" 


-" 그럼... Kukuřice......

다음 주에 가면 추워서 다 떨어져 버렸을텐데........ " 


"여보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 Karlstejn성 근처에 넓은 밭이 있다고 했거든요. 혹시 Kukuřice 가 뭐지? 하시는 분들은 지난 포스팅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미 제 입은 삐죽삐죽 거렸고, 차선책을 생각할 기분이 아닙니다. 

제 기분이 상한 걸 안 남편,,,갑자기 유치원 소녀처럼 몸을 비비꼬더니


"Please don't hate me, honey . I will do everything you want." 하더니

"제 이름은 000. 인기 있고 잘 생긴 체코 남편입니다. 저 몰라요? 사랑 주세요 !! " 

 

한국어로 너무 또박또박 말하는 바람에 제가 풉! 하고 웃어버렸습니다.

저녁마다 보는 런닝맨 에피소드 중에서, 개리가 SS501 영생을 찾아내는 데서 이런 식으로 했거든요.

 

남편의 한국어 덕에 한바탕 웃고나니 언제 기분이 상했냐는 듯 금방 풀립니다.  

하~~ 저는 이렇게나 쉬운 여자 ! 


그리고는 출근길 트램을 타러~ 같이 손잡고 가는 데 뭔가 허전합니다.  

 

- "남편 !! 반지 없다!!! " 

 

"아이쒸.........."    

 

-"괜찮아~ 괜찮아~~~ 아침에 정신없으면 그럴 수 있지." 

 

"혹시 괜찮은 이유가, 부인은 이미 20번 정도 잊어버린 적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뭐라고?!?!?!?  ( 하고 싶지만)..아냐..... 한 7번 정도?" 


제 전적이 화려하니 넘어가야합니다. 괜찮다는데도 남편은 자기가 반지를 안 끼고 왔다는 사실에 계속 자책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남편이 걸어가면서 런닝맨 << 꽃중년 >> 에피소드에서 나온 노래를 부르며 어깨를 들썩들썩 거립니다.   


"어깨가 아름다워~~~~


-"아! 노래 앞 부분이 빠졌잖아. 가방을 둘러 멘~~~~ 어깨가 아름다워~~~~

 

그리고는 런닝맨 멤버들이 했던 것처럼.


" 가방을 둘러 멘~~~~~!!! 세 번 !!!! "

 

-"(양쪽 어깨를 번갈아 들썩거리며) 어깨가, 어깨가, 어깨가 아름다워~~~~ 

가방을 둘러 멘~~~~~ 다섯 번 !!!! "

 

"(양쪽 어깨를 번갈아 들썩거리며) 어깨가 x 5 아름다워~~~~ 

가방을 둘러 멘~~~~ 스물 다섯 번 !!!! "


-" 죽.을.래."

 

그렇게 비몽사몽한 출근길은 길거리 가벼운 어깨운동으로 정신이 좀 맑아졌습니다. 


저는 메트로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고, 어깨를 씰룩 거리던 남편 모습을 떠올리며서 입에 미소지으며 출근했습니다. 


메트로 자리에 앉아서 뭐할까~~~~ 하고 가방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 표검사 하시는 분들이 걸어옵니다.


'어, 표 검사하네~ 내 카드가,,,,,,,카드가........ 카드가 !!!!!!!!!!  운동 가방에.........' 

어제 다이나믹 에어로빅을 하고~ 피곤해서 그냥 잠들어버린거죠.... 



전에 친구가 지갑을 잊어 버리고 안가지고 나온 날 표 검사했는데, 완전 당황하는 모습을 보더니 그냥 봐줬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엄청 당황하면서 "Nemám open cartu ted' " (저 지금 오픈카드를 안 가지고 있어요.) 라고 체코어로 얘기했는데....


" 뭐라뭐라 ....... PAS "  Pas하나 알아듣겠네요..... 여권/신분증 달라합니다. 흐얼 ㅠㅠ 


그리고는 이렇게 티켓을 끊어주십니다. 


Datum: 2012년 9월 26일,  Čas : 9시 1분, Linka: B라인, 



원칙상 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현장에서 1000kc(=6만원 정도) 의 벌금을 물게 되어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3개월 오픈카드 비용이 1500kc정도 하니까 

그냥 표 없이 다니다가 벌금 가끔 내는 게 더 싸다고 표를 안사기도 한다네요. 


제가 걸린 경우는 오픈카드를 안 가져왔기 때문에, 기간이 남은 카드를 가지고 사무실을 방문해서 50kc를 내야합니다. 


하...... 출근하다 걸렸으니 퇴근할 때 티켓을 사야되니 총 50 + 24 = 74 kc (=4000원)이 날아갑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날아가는 쌩돈이라 속이 쌔름 쌔름합니다.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뚱...해 있으니 직원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네요~


그래서 "오픈카드(장기 교통카드) 안가져와서 걸려서 이거 벌금내러가야한다" 했더니 

아~~ 괜찮다.... 나도 걸렸었는데 하면서 경험담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직원 남자친구는 6년 전에 걸려서 티켓을 끊었는데 잊어버리고 있었대요. 

시간은 흘러흘러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찰이 집을 찾아와서는 벌금내라고... 벌금을 무려 16,000kc (=90만원) 냈다네요. 


-"체코 정부도 한국 정부 못지 않게 세금은 악착같이 뜯어 가는구나~" 그랬죠.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국에 있을 때 집주인 딸이 국민연금을 한동안 안 내서 차압서류까지 날아왔었거든요.


아무튼 기분이 엉망진창이던 찰나~ 

사장님이 출근하셨고 사무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어제 태어난 사장님 아기 사진을 구경했어요. 그리고~ 직원 한명이 사장님 자녀 출산 축하케익을 사와서 한 조각씩 나눠먹었죠. 


런던에서 공수해온 홍차 한 잔과 달달한 라스베리치즈케익이 들어가니 다시금 제 기분은   



통째로 콕콕 박혀있는 라스베리 보이시나요? 


체코는 베리류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시기마다 가격 변동은 있지만 

딸기, 라스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를 거의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봄에 잠깐 먹을 수 있는 딸기가, 이곳에서는 계속 먹을 수 있으니 딸기의 가치가 좀 하락하는 느낌입니다. 


아! 갑자기 베리 얘기하니까 생각이 난건데요,,,, 

착한 형부가 부모님한테 선물로 블루베리즙을 사드렸나보더라고요..


아빠가 전화로 자랑을 하시는데.


"너희 형부가 몸에 좋은걸 사줬는데,,,,,, 하..... 그... 뭐더라----

아~!!! '글루베리'~ 몸에 좋다는 '글루베리'를 형부가 사줘서 잘 먹고 있다 ~~~" 


블루베리가 외래어다보니 낯설으신가봐요. 

한편으로는 이 멀리 있는 딸한테도 자랑할 정도로 좋으셨나보다 하는 생각이.... 


남편한테 벌금 티켓 끊었다고 하니까 "블로그 소재거리 하나 생겼네" 그러네요.

제 생활이 좌충우돌인건지~~~ 블로그를 시작한 후로 더 다이나믹해진건지~~~ 


왜냐면요? 아직 얘기가 덜 끝났거든요 ~~~ 

포스팅이 길어지고, 이곳 시간은 새벽 1시 40분이 되어가니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겠습니다. ^^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