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활절 휴일이어서 남부 보헤미아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활절 휴일이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 연휴였는데, 체코남편이 출장을 다녀와서 피곤한지라 가까운 여행지를 물색했습니다.

원래는 프라하 북쪽에 Český ráj 체스키 라이를 가고 싶었는데, 부활절 휴일이라 숙소가 예약이 거의 차 있더라고요. ㅠㅡㅠ

체스키 라이 (=보헤미안 파라다이스 )

http://www.cesky-raj.info/en/

남편, 체스키 라이 가고 싶은데.. 마땅한 숙소 찾기가 어렵네

저희는 아기와 개를 데리고 여행 가는거라, 숙소 찾는 조건이 까다로우니 이번에 체스키 라이를 가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체코 여행지 중에서 최대한 기차나 버스로 갈 수 있고, 기차도 환승이 적은 여행지로 찾아보다가.... 

남편, 우리 chomutov 호무토브 가볼까? 

거기 뭐 있어?

동물원도 큰 거 같고, 바로 가는 기차도 있고. 

관광지가 아니라, 별로 볼 게 없을 것 같은데,,,

아, 그래? 알겠어. 다른 데 찾아볼게

혹시 호무토브가 궁금하신 분은... https://www.chomutov-mesto.cz/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프라하 근교에 Chateau(샤토-작은 성)을 호텔로 개조한 곳을 가볼까도 생각했는데. 체코 날씨가 풀리기도 했고 부활절이 4일 연휴라 좀 더 멀리 가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그냥 흘루보카 가볼까? 

흘루보카 성? 그래! 저번에 구경 못했잖아

진짜 이번에도 기차편 이상하면, 흘루보카 성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거야

체코 흘루보카 성은 2013년에 기차타고 버스갈아 타고 폭우를 헤치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는데, 결국 성 안을 못 보고 돌아왔거든요. 

프라하에서 흘루보카 성으로 가는 방법은 대중교통은 환승을 한 번은 해야합니다. 기차나 버스로 흘루보카를 갈 경우 보통 체스케부데요비체에서 갈아탑니다. 거리가 있으니 투어 상품을 이용해서 흘루보카 성을 가는 것이 가장 편리할 것 같아요. 

체스케 부데요비체는 한국사람에게 인기많은 체스키 크룸로프를 기차를 타고 갈 때 갈아타야하는 역이기도 합니다. 체코여행 일정이 길다면 체스키 부데요비체를 기점으로 체스키 크룸로프와 흘루보카를 다녀오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체코 여행지인 텔츠도 근방에 있고요

사실 프라하는 서울이나 다른 아시아 대도시, 또는 런던, 파리, 마드리드 같은 유럽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한적한 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프라하를 벗어나 체코 여행을 하다보면 프라하에서 도시생활 속에 피로가 쌓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체코여행 중에 녹음이 우거진 곳을 걷다보면 자연을 가까이 느낄수 있어서 활력을 되찾고 기운이 충전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체코 흘루보카 성 역시 숲 속에 위치해 있어서, 성으로 가는 동안 산책하며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흘루보카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로 며칠 더 휴가를 내서, 사랑스런 남편과 자상한 아빠 역할을 충실히 행하였습니다. 

출장 가면서 반찬도 못 만들어 주고 저녁밥도 못해줘서 미안해

휴일에 자기가 계속 요리를 하겠다며 주방에 못 들어오게 하더라고요.  

점심에는 각종 채소와 치즈가 들어 간 오므라이스를 만들고, 저녁에는 짜장면이 먹고 싶다며 소고기 짜장을 소면과 함께 버무려 먹었습니다. 자기가 만들고 나서 뿌듯하면서 자랑도 하고 싶었는지 사진을 찍으라고 합니다.

부인~~~ 음식 사진 찍었어?

응, 찍었어

꼬~~~옥 내가 만들었다고 포스팅 해줘

아, 알겠어. 할게 할게

오래만에 아빠와 딸 시간을 갖겠다며 저에게 자유부인 시간을 줘서 밖에 나왔습니다. 혼자 나와서 커피를 마시거나 장을 보러가는데, 부활절 휴일 동안 상점들이 문을 닫아서 꼭 장을 보러 가야했습니다. 

나흘 간의 휴일이 지나고 퇴근 길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마트 입구에 장바구니가 동나서 한참 기다렸네요. 사람들이 쓸어가서 텅텅 비어있는 진열대도 있었고 계산대 마다 줄도 길었고요. 

한국 마트가 붐비는 시간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마트 직원분들이 계산을 하는 속도를 생각해보면 결국 기다리는 시간은 비슷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체코 사람인 남편도 체코 마트 직원들 바코드 찍는 속도나 계산하는 것 지켜 보고 있으면 

아휴, 속 터져. 왜 이렇게 느려. 한국이면은 진작 끝났을텐데 

할 때 있거든요. . 


북적거리는 마트를 보니 사람들이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가 기억하는 서울의 봄은 약간 쌀쌀한 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는 모습인데, 프라하의 봄은 아직은 겨울코트를 옷장에 놓아 두어야 안심이 됩니다. 

3월 말에 최고 기온이 22도까지 오르며 프라하에 봄이 오는가,,, 싶더니ㅡ 한 3일 그렇게 날씨가 좋다가 비 온 다음 10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4월에 눈은 안 와서 다행이다 

했는데 4월 중순에 프라하 시내에 우박이 잠깐 내리기도 했고, 산간지방은 영하로 떨어지며 눈소식이 있었습니다. 4월에 눈이라뇨~~ 어허허허;;; 정말 체코 4월날씨는 변덕이 심한 것 같아요. 2주간 일기 예보를 보니 최대 기온이 10~16도 정도에서 왔다갔다하니 4월 말이나 5월 초 체코여행 계획 중이신 분들은 겨울 외투 챙겨 오셔야할 듯 싶습니다. 흐리고 비오는 프라하는 바깥에 돌아다니기 쌀쌀하거든요. 

4월 체코날씨는 저만 변덕스럽다 느끼는 게 아니라, 체코 날씨를 겪고 살아 온 체코사람들에게도 이상한지 Aprilové počasí 4월 날씨라는표현을 쓴답니다. 공원에 앉아 온몸으로 햇살을 느끼는 따스한 봄날은 5월이나 되야 가능할 것 같아요. 

햇살 따스한 한국의 봄이 그리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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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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