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오랜만에 쇼핑다운 쇼핑을 하려고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사실 대형마트가 주변 지역 상권을 죽인다고 하여, 재래시장 이용을 많이 권장하는 분위기이죠.
개인적인 생각은 지역 재래시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래 시장에서 제기되는 가격 불투명성과 불편함, 불친절함 문제는 해결을 모색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형마트 역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재래시장과 공존하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 같고요.
특히 아직도 판매 중인지는 잘 모르지만 특가 대형 피자, 치킨 같은 경우는 상당한 반발을 샀을 뿐더러,
대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은 채로 고객에게 판매해서
주변 상점들에게 피해를 입혔죠.
한국은 시장 경제 체제를 택하고 있으니 가격 경쟁은 당연한 현상으로
값싼 가격에 양 많은 음식을 제공하니 소비자에게 단기적으로는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트유모차대여
한국에 사는 동안은 수유실이나 아기휴게실을 이용할 일이 없었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아기 휴게실에 들어서는 순간,
왜 이렇게 어둡지?
하면서 불을 꺼보고 다시 켰는데,
어헉 !!!!!
휴게실에 침대가 있는거에요. 그냥 기저귀 가는 곳만 있겠지 했는데....
그것도 다른 사이즈로 4개나 구비가 되어 있는거에요. 정말 입이 떡! 하고 벌어집니다.
조명이 어두운 것은 아이들이 자는 동안 눈부시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이 섬세한 배려까지 감동!
그리고 주변을 보니, 손소독기와 정수기까지 있네요.
사실 유럽에서는 대부부 물을 돈을 주고 사먹기에,
한국 올 때마다 관공서, 은행, 마트 등 정수기가 놓아져서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이
감탄스럽게 느껴집니다.
한국에 사는 동안은 당연하게 보이는 정수기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화충격이라면
과거 엄마들이 주로 유아휴게실을, 이제는 아빠들도 사용하는지
수유 공간에 "아빠는 잠깐 밖에 계세요!" 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아빠들의 육아참여도가 높아지며, 휴게실 이용도 이에 따른 변화를 잘 반영한 것 같았어요.
아빠들의 육아참여에 대해 체코 얘기를 잠깐하자면,
주말에 공원을 가면 아빠만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노는 광경도 많이 보이고요.
유모차를 끄는 아빠의 모습도 상당히 흔합니다.
그리고 체코에 유아휴게실이 여자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버지를 위한 유아휴게실 마련 대책위원회> 같은 것이 있답니다.
휴게실 안에는 수유하는동안 가릴 수 있도록 가림막도 설치해 놓았고요.
이마트 유아휴게실
체코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도 유아휴게실이 있지만,
세면대, 전자렌지, 기저귀 가는 곳 1, 휴지통, 거친 재활용 화장지, 의자 2개가 전부인 곳을 갔거든요.
게다가 의자는 문 옆에 있어 수유를 하다가도 벌컥벌컥 문을 열어서 불편했어요-
그래도 프라하센터에 위치한 쇼핑몰 유아휴게실은
우리 집 근처보다야 시설면에서 더 나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한 찰나,
세상에 !!! 다시 한 번, 입 떡 !!!!!
기저귀와 물티슈를 무료로 제공하다니요 !!!!!!
진짜요?? 진짜로 그냥 써도 되요???? 저,,,,, 정,,,,,,, 말 농담하는 거 아니겠죠?
제가 체코 서비스 수준에 벌써 길들여져서 인지, 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아무리 체코에 대형마트의 유아휴게실이 시설이 잘되어 있다고 한들
기저귀와 물티슈 제공을 보고나서는,
한국 마트 정도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종 체코 프라하에 산다고 하면 "아~ 부러워요."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요,
저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가능한 한국에 살고 계셔서 부러워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상, 유아휴게실에서 기저귀 가는 곳만 기대하고 갔다가
무료 기저귀와 물티슈에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은 한국마트 방문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