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가 많아지며 회사의 일상에 무게가 느껴져 3월 말 여행까지 견디지 못하고 금요일 하루 휴무를 냈습니다.
(3월 일기를 어쩌다보니 5월에 쓰고 있네요 )

일하느라 난장판이된 집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꼬질꼬질해진 개들 산책도 시키기로 합니다.

다행히 기분좋게 햇살이 쨍하니 나는 날이네요. 유후 !!!!!

도시생활을 하다보면 도시의 소음이나 움직임, 생활 속도에 스트레스를 받는 때가 오는 거 같아요.
사실 프라하는 서울의 복잡함에 비하면 비교할 것도 아니지만요.

도시생활이 지칠때는 자연 가까이 가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유럽의 좋은 점 중의 하나라면 구역마다 공원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개를 두마리나 키우고 있으니 동네마다 있은 공원이 있는 환경이 참 좋습니다.

개 두마리 중에 엄마 개는 유난히 인기가 많은데요. 공원 입구에 들어가면 다른 개들이 갑자기 정지화면처럼 가던 길을 멈추고요,
주인들은 개들의 목줄을 당기고 개들은 목이 돌아가게 쳐다봅니다.

개를 체코로 데리고 온지 얼마 안되었을쯤이었는데요ㅡ
지하철이나 공원에 가면 개들이 유난히 저를 좋아하며 와서 비벼대더라고요.

처음에는 '훗 ~ 나 체코 개들한테 먹히는 스타일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공원에 개들을 데리고 나간 이후에 알았어요.

저를 좋아하기보다는 옷에서 풍기는 어미개의 호르몬 냄새가 좋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히잇 ! 진실을 몰랐을 때는 괜히 개들한테 인기 있는 거 같아서 뿌듯했는데 ㅜㅠ

여튼 좋은 날씨에 엉덩이를 살랑거리는 개 두마리를 데라고 공원에 갔습니다.

프라하의 개들은 보통 큰 개들이 많고요, 소형견은 요크셔테리어나 치와와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미니 푸들의 경우에는 회색이나 검은색이 많고요.
저희 집 개 두 마리는 토이푸들이라 희귀하다보니 사람들이 한번씩은 다 쳐다보고 가는 거 같아요.

전에 남편이 개밥을 사러 애완동물 상품점에 갔는데요,
알이 작은 사료를 꼼꼼히 찾고 있었는데 점원이 개 종류가 뭐냐고 물었대요

토이푸들요

그랬더니,

토이 푸들이요??

네. 토이푸들이요.

그랬더니 눈이 동그래지면서

말도 안되요.. 체코에서 토이푸들을 본적이 없는데...

아... 저희는 두 마리를 한국에서 데리고 왔어요.

우와!!! 두 마리요 ???


대부분의 체코 사람들은 개를 좋아하는데요.
체코 사람들한테는 토이푸들이 신기한가봐요.

사실 체코에 많이 살고 있는 아시아인인 베트남사람들은 애완견을 키우는 문화는 아닌 것 같아보이거든요.

아시아 여자가 흰색 토이푸들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나 산책을 시키고 있으니 굉장히 드문 장면이긴 하겠죠?

+ 추워서 개들 털을 길게 놔뒀더니, 무슨 솜뭉텅이들 같네요.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아주머니 두분이 한참을 쳐보다가 개들이 무슨 종인지 묻고 가셨어요.

간만에 공원에 나와 콧구멍에 바람 넣으니 좋네요.

새 지저귀는 소리로 들리고 나무에 꽃봉우리도 보입니다.

따다다닥. 딱따구리 소리도 들리고요.
딱따구리를 보고 싶어서 한참을 나뭇가지 사이를 살피다가 목이 아파서 관뒀어요. :)


집-회사-집 실내 생활을 주로하다보니 봄이 어느덧 성큼 다가온 걸 모르고 있었네요. 흙냄새 맡고 신나게 달리는 개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직은 공기가 차서 적당히 산책하고 집에 와서 개들을 씻기고 먹고 싶었던 한국요리도 막 해먹고~

최근 연예 신문기사에 많이 나왔던 <삼시세끼>편을 다봤습니다.

차승원의 놀라운 요리 실력과 감각, 차가운 도시남자같은 유해진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었고 거칠지만 넓디넓은 바다를 TV로 나마 볼 수 있어 좋더라고요.

쉬는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지나가는 걸까요...

어느덧 남편의 퇴근 시간이 되어서 남편이 집에 왔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밀려있던 런닝맨을 봤습니다.

요새 중국식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가 중국에서 큰 인기라는데요.
사실 런닝맨 에피소드가 매번 재밌는 건 아닙니다.
남들이 게임하는 걸 왜 보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고 바보 같은 에피소드들도 많긴하죠.

그래도 내용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머리도 식힐겸 남편과 함께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라서, 꾸준히 보게 되는 거 같아요.

볼 때마다 남편이 한국어 한두마디씩 배우기도 하고요.

이번 편은 연정훈이 나왔는데 계속 한가인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남편이 묻습니다.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야?

연기자.

근데 저 사람은 일이 없어?

아니. 왜?

계속 부인 얘기만 물어보잖아.


보통은 연예인들이 최근에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 홍보하러 런닝맨에 많이 나오는데, 연정훈과 대화에서는 부인 이야기만 하니까 궁금했나봐요.

어. 원래 저 남자는 결혼하고 부인 때문에 더 유명해졌어.
부인이 너무예뻐서 괜히 욕도 많이 먹었고ㅡ


그리고 나서는 다시 연정훈과 인터뷰를 하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에 대해 얘기를합니다

진짜로~~~
저 사람에 대해서는 궁금한 거 없어?
계속 가족 얘기만 해 ㅎㅎ

ㅋㅋㅋ 아마도. 원래 저 남자가
한가인 남편이랑, 유명 연예인의 아들로 유명해.
아무래도 부인이 완전 예쁠 때 갑자기 결혼했거든.

아하~~~ !! 나도 알겠다.

뭘??

왜 자꾸 사람들이 나한테 부인 잘 있냐고 물어보는지 알겠다.

그게 뭔 소리야?

맨날 회사에서 프로젝트같이 하는 학생들이 부인 바쁘냐~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맨날 그래

아이고 ~~~ 도대체 나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고 다니길래....
우리 남편 팔불출이네.

아냐아냐. 내가 먼저 부인 이야기를 시작한 게 아니야.
반지가 있으니까~~ 내 나이도 있고 하니까 결혼했냐고 물어보면서
시작하게 되는거지.

아이고~~ 그래도 적당히 해.


도대체 뭐라고 자랑을 하고 다니길래, 남사스럽게 남편회사에서 저는
만나보고 싶은 직원 가족 1순위 입니다.
정말 못말리는 팔불출 남편이랑 살고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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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투리 이야기ㅡ 은근 재밌는 남편 놀리기


주말에 남편과 점심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갔는데, 점원이

아가씨는 어떤 것 주문하시겠어요?

아! 저는 라스베리에이드 주세요.


서빙하는 분이 가시자 남편은

치... Slecna (아가씨) 아닌데.. 결혼했는데...
Pani 야 Pani (결혼한 여성)

우히히히 ! 나 아직 동안인거야??
기분 좋구만 왜?

부인은 자꾸 어려지고, 난 나이먹으니까.(-_-)

어휴~~~ 남편 그렇게 찡그리지마.
이마에 주름 생겨서 더 늙어보인다..

ㅠ.ㅠ

아~ 농담이야. 그래도 귀여워, 우리 남편. 아직까지는 !

하 ㅠ.ㅠ 나쁜 여편.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