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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체코 CZECH

체코의 숨은 여행지/관광지 - 흘루보카

체코 여행하면 프라하가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죠~

아무래도 체코의 수도이다 보니, 프라하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프랑스 하면 파리, 영국은 런던, 오스트리아는 비엔나가 가장 빨리 떠오르는 것처럼~~  


체코여행은 프라하를 제외하고 아기자기한 마을로 유명한 체스키 크룸로프나 

마시는 온천수로 유명한 까를로비바리가 한국 분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입니다. 


아직 체코가 한국 분들에게는 프라하 여행을 제외하고 잘 알려지 있지 않아서 그러지 

그 외에도 숨겨진 관광지가 많이 있는데요. 


흘루보카 (Hluboká)성입니다. 


제가 이 곳에 갔을 때, 단체로 관광 온 러시아어권 사람들, 스페인어권, 프랑스 언어권 사람들이 많았어요. 

개별 여행객은 일본 관광객, 체코 관광객이 조금 보였고요. 

아무래도 한국 분들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 교통으로 볼때 조금 가기가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 ! 지 ! 만 ! 

여행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가는 제 성격 때문에, 차도 없으면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곳을 

기차 2번 갈아타고 가기로 결정합니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여행 방식이 다르겠지만, 저는 우선 대중교통이 닿는 곳이라면 여행지에 포함 시키거든요


사진으로 본 흘루보카 성은 정말 레고 장난감처럼 생겨서, 실제로 보고 싶었어요. 


체코여행 흘루보카(Hluboka)



부인~ 기차를 2번이나 갈아 타야하는 데 괜찮아? 


거기까지 가는 기차가 있는거지?


그렇지.


그럼 가는거야 !!!! 


그렇게 저희 부부는 흘라브니 나드라지 - 프라하 중앙역으로 갔습니다. 

[체코 CZECH] - [체코여행]체코기차역-흘라브니 나드라지


내리는 폭우에도 기차를 타고 여행 간다는 설레임을 막을 수는 없었어요. 

남편은 계속 날씨 걱정을 했지만, 저는 시간이 있는데 날씨 흐리다고 여행 안 가면- 계속 계획을 미루게 된다고 했죠

폭우에 강행하는 여행이었어요. 


기차는 한참을 달렸고, 표를 검사하는 분이 오셨어요. 그 분의 갑작스런 통보 ! 


흘루보카까지가는 기차 중간 노선에 문제가 생겨서, 버스 갈아타고 - 기차 갈아타셔야 합니다. 



이 문제가 오전 8~9시에 발생했는데도, 저희가 표 구매할 때 창구 직원은 아무 말도 안 해줬던 거죠. 

남편이랑 저랑 정말 어이없다며 체코의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표했어요. 


체코 사람인 남편도 체코 생활에 불만을 갖곤 한답니다 ^^; 당연히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저만큼은 아니지만요 ㅎ

결국은 기차 - 버스 - 기차 - 기차 를 타고 가 야하는 상황이 된 거죠.

남편이 고민을 하더니 


 여보~ 우리 그냥 이번에는 중간에 체스키 부데요비체 구경하고, 흘루보카는 다음에 갈까? 


흠... 그래도 연결편 있는거지? 


응. 있긴 한데 많이 불편할거야.


그럼~ 갈래. 


제 마음은 이미 레고모양 성을 보고 싶은거죠 ;; 

계속 비가 와서 기차, 버스를 갈아타는 동안 남편과 제 바지 아래쪽이 흠뻑 젖었어요. 

그렇게 3시간 걸리는 거리를, 4시간 30분 정도에 거쳐 겨우 도착 !!!!!!  앗싸 ! 



보통 외진 곳에 성이 있다보니 우거진 숲에 있어서 비에 촉촉히 젖은 거리를 걸어갑니다. 


'나무야. 넌 몇 살이니? 이렇게. 널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아 왔겠구나.,,, '



흘루보카 성이 언덕에 있다 보니,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잔잔한 호수가 보입니다. 



40분여를 걸었을까요,, 멀~~리 그림 같은 흘루보카 성이 보입니다. 

정말 예쁘게 찍고 싶었건만..... 여행 오는데 사진기를 놓고 온 거 있죠. 어허허허허허... 

아쉬운대로 휴대폰으로 촬영했어요.



후와~~ 아름 답네요 ! 그림 같아요. 



다행히 빗줄기는 약해졌고, 흐린 날씨라서 아쉽기는 하지만 - 성을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참 외관 장식이 딱딱한 듯 섬세하네요. 



성의 입구에 작은 정원이 잘 정돈 되어 있고요. 



옆에 있는 건물도 성과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그렇게 성 안으로 들어가서 성 내부 구경을 하기위해서 표를 샀어요.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거의 3시 15분이었고 - 영어 투어가 3시 30분에 있더라고요. 앗싸 !! 완전 나이스 타이밍


4시간 넘게 기차타고 오느라고 제대로 점심을 못 먹었는데 - 식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래서 소세지와 빵을 거의 쑤셔 넣듯이 10분만에 입에 넣고 투어 장소로 가던 길이었어요. 


지나가다가 화장실 싸인을 보고 남편한테 


남편~ 나 화장실. 


하고 5분 밖에 안 남아서 허둥지둥 일보고 막 뛰었어요. 

남편이 제가 화장실 간다는 소리를 못들었는지,,, 전화하면서 저를 찾고 있더라고요. 


하~~ 남편.전화했어? 미안미안. 화장실 갔다왔어. 얼른 투어가자.


성 내 투어가 시작되었고, 가이드 분이 커다란 열쇠로 문을 잠그시더라고요. 


자~~ 흘루보카 성 내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현관쪽만 사진찍을 수 있고, 실내 촬영은 금지합니다. 



아쉬운대로 휴대폰으로 현관 사진이라고 남기고 싶더라고요.  블로거로서 사명감에 열심히 휴대폰을 찾았죠. 


어....? 근데 휴대폰.. 어디있지? 

 

가방을 이리저리 뒤져봐도 없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썼을 때를 떠올려보니. 아차 ! 

제가 화장실 다녀올 때 남편이 저한테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요... 


하.... 남편이 전화하던 중이었는데 휴대폰이 울리지 않았어.... ..... 

으윽 ------- 화장실, 휴대폰 ..... 화장지 통 위.... -_- ;; 


남편 - 나 휴대폰 화장실에 놓고 왔어 ㅠㅜ  


진짜? 정말 가방에 없어? 


응 ㅡㅜ 분명히 화장지 통 위에 놓고 왔어. 


에휴... 그럼 나가자 - 


투어 막 시작했는데.... 


그래도 휴대폰 먼저 찾아봐야지.



이렇게 투어 가이드 분에게 부탁해서 철문을 다시 열어 달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화장실로 막~~~ 달렸더니. 청소하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제 휴대폰을 주시더라고요. 


휴대폰을 찾은데서 안도감이 오면서도.... 


아흑 !!!!! 내가 어떻게 흘루보카까지 왔는데 .... 점심도 걸러가며 기차 3번 갈아타고 왔는데...

투어비용도 날려버리고.... 

차라리 투어 시간이라도 나이스타이밍 아니었으면 - 투어비용이라도 아꼈을텐데 ... 



하며 후회스럽고 원망스런 생각만 가득하더라고요. 먼길까지 같이 온 남편한테 미안하기도 하고요.  

아래 사진에 우산이, 망연자실해서 흘루보카성을 바라 보고 있는 저에요. 

우산에서 씁쓸함이 느껴지시나요? 




사실 흘루보카 입구 사진을 제외하고 - 다 남편이 찍은 거에요. 

저는 상실감이 커서 사진도 싫더라고요. 

제가 잘못해서 휴대폰 놓고 왔으면서, 제 입장을 허락해주지 않은 성이 얄밉기도 하고요. 



멘붕 직전까지의 제 상태를 보면서 남편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여보. 우리가 흘루보카 성은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지만,,,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해봐. 휴대폰이 훨씬 더 비싸잖아. 


아~~~~~~~악. 그래도 ㅜㅜ 왜 휴대폰은 놓고 와 가지고. 



그래도 찾았잖아. 휴대폰에 중요한 연락처도 있고. 


아!!!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노트들 있잖아.. 블로그에 쓰려고 했던 이야기들. 

 휴대폰 잃어버렸으면 그 소재 기록한 것도 다 날아갈 뻔 한건데.... 



남편이 블로그 소재 얘기하니까 정신이 번!!! 뜩!!!!!  들더라고요. 


제가 지하철 이동시나 갑자기 Feel 받을때 막 ~~~ 글을 쓰는 편이라서요.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목록이 100개가 넘거든요. 

이게 사라진다면,,, 제 인생을 도둑맞은 것 같아 더 힘들었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남편 입장에서 모든 상황이 화날만도 하건만,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요동치는 제 마음을 달래는 남편을 보니. 

얼른 기분을 툭툭 털어버려야겠더라고요. 


그리고 걸어 오는 길에 큰 호수 주변을 걷다보니. 바다를 본 것처럼 마음이 잔잔해집니다. 

그리고 남편이 킥킥 거리는 곳을 바라보니 - 오리 두마리가 헤엄쳐 가고 있네요. 


완전 우리 같애. 사이 좋게 둘이서~~




어쩌면, 기차가 고장난 것부터,, 흘루보카를 가지말라는 싸인이 아니었나,,, 

남편이 체스키 부데요비체 가자고 했을 때, 그 말을 들었어야했나.... 많은 생각이 교차하더라고요.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 성 구경을 못 한 거 보면 - 오늘은 성 구경하는 날이 아니었던 건가봐요 

이 날 하루 정말 체코에 있는 다양한 기차를 타본 것만으로 좋은 경험했다고 해야죠 ^.^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체스키 부데요비체의 맥주 - 부드바 (=버드와이저) 를 한 잔씩 하며 -

황당했던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흘루보카 성에 대해 더 자세한 소식은 공식 웹사이트 http://www.zamek-hluboka.eu/en/ 방문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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