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무한도전 토토가를 봤습니다. 

대략 15~20년 전으로의 음악 시간 여행. 


2015년 새해가 밝고 한 살 나이가 더 먹고, 상상도 못했던(?) 나이가 되고 나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늦었지만, 제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5년에 바라는 바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을 보고 있노라니, 

저에게도 설레이는 꿈 많고, 밝은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상만 하면 다 이루어질 것 같아서 초긍정적이던 시절이요. 


지금은 세상풍파 겪다보니, 예전보다 성격이 많이 수그러진 것도 있고 

눈치보며 살기도 하고. 바른 말 하려다가도 '에이.. 해봐야 뭐해-' 하고 넘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속세에 물든 지금, 무한도전 토토가는 잊었던 기억에 불을 지펴준 것 같아 

기억이 나는 이야기를 하나 써보려고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야간 자율학습을 시작해서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면 도시락 먹으면서 옹기종기 모여 TV를 봤었는데요.  

가장 인기 있던 프로그램은 가요 TOP 텐이었습니다. 

(가요톱텐 알면, 저와 크게 세대 차이 안나시는 분일거에요  ㅎㅎㅎ )


여자 중학교라 H.O.T와 젝스키스 팬이 많았고요. 


H.O.T랑 젝스키스가 1위 후보인 날에는 TV 앞에 자리가 없을정도였습니다. 

90년대 대중 음악의 장점이라면, 장르별로 다양한 가수들이 골고루 1등을 했었는데요 - 


당시 저는 H.O.T나 젝스키스 보다는, 가창력을 뽑내는 김경호를 응원했습니다. 

김경호가 1등을 하는 날이면, 훤한 TV 앞에서 찰랑이는 그의 머리결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언젠가 그가 너를~~~ 마음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 걸 봤어~~~~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유재석씨가 말했던 암유걸 I am your girl 노래에 얽힌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수학여행 버스 안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한 명씩 노래를 불렀는데요.


뭐랄까... I am your girl 에서 너무 예쁜 이미지로 상냥하게 노래를 불렀던 S.E.S 때문에 

누구나 부르고 싶은 노래였지만 선뜻 부르지 못했거든요. 


반에서 1등하고 예쁘장하게 생겼던 친구가 과감히(?) S.E.S 노래를 불렀던 게 생각났어요.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선생님한테 사랑받다보니, 반에서 질투를 많이 받았는데요

S.E.S 노래를 부른 뒤로는 더욱 싸늘한 눈초리를 받았던 기억이. 



시간은 무던히도 흘러 

'어른이 되면,,,,''스무 살이 되면...' '결혼은 언제 할까?' 라고 상상만 했던 나이를 지나 

어느덧 남편, 아내, 사위, 며느리, 처남, 처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있는 나이 또래가 되었습니다.  


제가 기혼 여성이다보니, 특히 요정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했던 S.E.S의 슈의 자녀가 셋 있는 현재 모습을 보면서 


함께 나이들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대를 평정했던 가수 슈와 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묘~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저는 소찬휘씨,엄정화씨,이정현씨를 보면서 무대에서의 카리스마와 

여전히 건재한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나이라는 굴레에 내 자신을 가두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기도 했고요. 

(요새, 뒤돌아 서면 잊어버리는 체코 단어 때문에 나이 탓을 하곤했거든요.) 


그리고 직업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싶으면, 

출산으로 몸이 망가질 위험도 적고, 육아로 공백기가 생기지 않을 

미혼 여성이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한도전 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 다시보기







오늘 토토가에서 모두 만난 가수들이 

당시 인기와 경쟁으로 불편하거나 친하지 못한 사이였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며, 그 마음들도 많이 녹은 거 같아 보였어요. 


비록 공연장에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TV로만 봐도 관객과 가수가 하나가 되어 함께 신나게 즐긴 것 같아서 

저도 흐뭇하게 본 공연이었습니다. 

유럽 나와서 한국사람들보니 한국사람들이 흥도 많고 신명나는 민족 같아요. 


공연 중간중간 오글거리는 과도한 표현의 자막들도 있었지만,

<무한도전 - 토요일은 토요일은 가수다>를 보며 어깨를 들썩들썩거리다가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나서 기억나는 안무를 따라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네요. 신나2


쿨의 유리 대신 나왔던 예원씨는 고생하셨는데

확실히 공연 내내 싱글벙글하고 있던 이재훈 옆에 있으니, 긴장된 모습이 역력해 보였어요. 

대선배들과 하는 공연이니 당연히 어려웠겠지요 :)


90년대 1위를 차지하던 내로라 하는 가수들이 출동한 무한도전 토토가를 보면서 

정준하씨, 박명수씨 토토가 기획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폭발적으로 공감할 줄은 몰랐어요 ^.^ 


요즘 음악시장에는 누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아이돌 가수의 범람과 

기계음으로 덥힌 노래들이 많고, 그러다보니 가수라는 직업의 기본 소향을 갖추기 보다

대형 기획사에서 밀어서 1등이 되거나 섹시 컨셉으로 화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음악에 다양성이 있고, 음반이 몇 백만장이 팔릴 정도로 음반 시장의 활황이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음악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있었고, 토토가가 잠재된 열망을 해소 시켜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번 에피소드는 무한도전과 런닝맨의 팬인 남편과의 공감대는 약한 에피소드이기는 했어요. 


체코는 89년도까지 공산주의였으니, 남한 문화를 접하기 어려웠으니까요.   


한가지, 남편이 김종국의 창법을 듣고 쇼킹! 해 했습니다.  

그의 몸집과 런닝맨에서 행동이 목소리와 매칭이 잘 안된다며. 

 

 

이번 공연은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기획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가 아니었나 싶어요. 


방송을 보며 바삐 달려가던 제 인생에서,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뭐 TV 프로그램 하나가지고 인생까지 논한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지만

같은 것을 보고도 개인별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 당시에는 찰나의 소중함을 못 느꼈던 시절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반친구들하고 복작보작거리며 영원히 함께 지낼 것 같던 학창 시절. 

그 시기를 훨씬 지나고나니, 당시의 기억을 조금 더 남겨둘 걸 싶습니다. 


토토가를 보면서 학창시절로 잠시 돌아가서 밝고 명랑했던 제 모습과도 만나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체코 남편과 결혼 해, 체코 프라하에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매일 새로운 하루로 감사하며 살아야겠구나.. 생각이 들며 

이번 무한도전 에피소드는 조금 특별한 의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지금 프라하 생활이 기대와 다른 점도 있어서 실망하고 힘든 날도 있지만, 

이 순간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에

하루하루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해보고요. 

2015년에는 남편한테 체코에 대한 불평을 최대한 적게 해보는 방향으로 ㅎㅎ  


제가 느끼는 이 기분 역시도 - 시간이 흘러버리면 잊혀질 것 같아서 

한국에 계시는 분들보다 조금 늦게 토토가를 본 소감을 

늦은 밤 잠들기 전에 블로그에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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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