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중국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가 하는 일은 월병과 보이차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아~~ 상쾌한 아침. 월병 먹어야지!

부인이 계속 얘기하니까 나도 먹을래


월병 덕분에 열심히 한 다이어트는 말짱 도로묵이 ㅠㅠ 이제 월병을 다 먹었으니 다시 체중 관리 시작해야죠 ㅎㅎ 월병을 오물오물 먹고 있는데, 남편 손이 쓰윽 들어와 월병을 한 개 더 집습니다.  

 

뭐야 2개째 먹네

아니~~ 먹다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월병을 먹다가 갑자기 남편이 후다닥 아기한테 뛰어갑니다. 

 

아아아아~~~ 안돼!!

 

회사에 가져가야할 서류로 가득  가방을, 열어 놓은  바닥에 놨던 거죠. 가방에 물건이 "날~~끄집어 내봐~~"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딸래미가 놓칠리 없습니다.

 

딸, 이거 아빠 중요한 문서란 말이야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아아아~~~ 안~~

 

휴대폰을 잠시 소파에 두었다가 딸이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거죠. 얼른 휴대폰을 높은 테이블 위로 올려 놓습니다


남편, 여기는 호텔이 아냐~~ 아기가 계속 돌아다니며 물건을 호시탐탐 노린다규!

응응, 알겠어. 부인 근데 우리 주말에 날씨 좋으면  가족 산책 나가자 

그래그래

 

남편은 출장때문에 집을 자주비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함께 가족 산책을 제안합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저를 뒤에서 와락! 안습니다. 


부인, 그대로 있어

얼른 출근

가만히 있어 부인. 아무데도 가지마

나는 안 가~ 남편이 자꾸 가지. 이제는 한국도 건데

아, 그래도. 아무데도 가지마

알겠어~ 아무데도 안 가게, 돈 많이 많이 벌어와 ^^

 

너무 현실적인 부인인가요? 미혼일 때는 사실 진정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은... 결혼 생활에서 돈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도 먹고 사는 기본을 해결하는 돈 앞에서는 그 힘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꼭 사랑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뭐든 적당한 선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남편을 현관에서 배웅하고 뒤돌아보니 화장실과 화장실 거울에 불이 그대로 켜져 있습니다. 체코남편이 돌아 왔음을 느끼네요. 출근 준비를 하며 서랍장까지 열어 놓아서, 딸이 아랫쪽 서랍장에 있는  물건을 죄다  놓았습니다


에휴,,,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청소가 끝이 없네요~~


여기까지가 중국출장 다녀와서이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국출장 관련입니다. 이후로 남편은 중국출장을 한 번 더! 가서 이야기 흐름이 좀 뒤죽박죽이네요 ^^


+++++++++++++


+++++++++++++




남편이 한국출장을 가면서 갑자기 남편이 한국에서 유학을 해서 둘이 함께 한국에 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결혼생활도 몇년되고 육아에 치이다보니 블로그 초창기랑 비교하면 포스팅에 깨쏟아짐이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간혹 봄바람에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듯, 남편과 연애하던 추억의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날이 있습니다.


부부가 연애시절 떠올리기 시작하면, 부부사이가 농익어 가는 거라던데 ^^;;;

파릇파릇했던 남편과 저의 모습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휘리릭~~~


체코사람들 대부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친해지고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남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9시 수업을 듣는데 그날따라 일찍 도착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강의실로 가는 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남편을 우연히 만났고 같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라 남편이 저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그전까지 얼굴만 알고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횡단보도에서 강의실까지 의외로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걸어갔습니다. 돌이켜 보니, 함께 걷는 동안 제가 깔깔거리고 웃으며 상당히 유쾌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강의실에 도착할 쯤, 남편이 물었습니다.


혹시, 음료수 마실래?

응, 그래


걸어오는 길이 오르막이라서 목이 타던 찰나였거든요. 매점 자판기에 가서는, 남편이 또 물었습니다.


뭐 마실거야?

나는 아이스티 


남편은 콜라를 뽑았고 (남편은 저랑 결혼하고 나서 거의 콜라를 끊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힙합보이에 콜라를 즐겨 먹었던 남자~), 자판기에 남은 돈으로 제 아이스티까지 사줬습니다. 


남편이 유럽사람이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데다 거의 처음 이렇게 둘이서 길게 얘기해보는 사이라서,,,


으잉? 왜 음료수를 사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이 마르니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600원짜리 상냥한 음료수 한 잔에 홀딱 넘어가버린듯 싶어요 ㅋㅋㅋ  



그 후로 친구들이 여럿 모인자리에서 남편은 저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장난끼도 많은 남자였기에 장난 반으로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할로윈 파티에서 진심을 알게되고는 그 때부터 남친여친이 되었답니다~~ 


외국남자하면 왠지 더 친절하고 부드러울 것 같지만서도,,,, 남편은 자상한 한국 남자들처럼 매일 밤 집에 데려다 주거나, 화장실 앞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자아가 강해서 연애를 하기 쉽지 않은 성격인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모습이 데이트를 할 때 참 편했습니다. 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할 때도 체코남편 특유의 기분좋게 말하는 화법으로 이해가 잘 되게 설명해줬어요. 



큰 싸움없이 데이트를 해나가던 중, 남편은 방학동안 체코로 한 달 떠났고 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잘 지낸다며 안부 차 보내 비디오 남편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생기랄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자친구는 한국에 놔두고 잔뜩 신나있구만~~ 흥칫뿡!


비디오 속 밝은 표정의 체코남자친구를 보는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면서도, 당연히 오랜만에 체코음식도 먹고 체코 친구들 만나 체코어로 떠드는 게 재밌고 편하겠단 생각도 했죠.  

 

남편은 한 달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만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둘이 식당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비빔밥을 먹는데,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내 체코남자 친구가 진짜 맞는거지?


어리둥절 바라봤습니다. 제게는 남친과 떨어져 있던 한 달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꿈인가 생시인가 눈 앞의 체코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습니다. 한달간 떨어져 있기 전까지는, 사람이 제 곁을 떠난다는 것을 크게 실감을 못하고 있다가... 이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외국인이니 언젠가 때가 되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이런저런 시간이 지나 체코남편이 한국출장을 간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출장 가기전에 아기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다같이 침대에 누웠습니다. 


엄마! 뽀오뽀, 뽀오뽀 (=뽀로로) 



저희 아기에게도 뽀통령이 인기 만점입니다~~ 아기가 뽀로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찾아서 가져다 줬더니만... 자려고 뒤척거리다 제 얼굴을 빡! 때렸습니다 ㅠ.ㅜ 제 눈 앞에 번개가 번쩍 !


으악! 내 얼굴~~~

부인 괜찮아?

아니, 진짜 아퍼 ㅠㅠ 아야... 

으흐흐흐흐~~

뭐야, 남편

아니,,, 그게... 우히히히

뭐가 재밌어? 우와~~진짜로 별이 보였어. 아흐.. 아퍼

부인이 웃기게 말했잖아. 앞으로 별 안보이게, 내가 한국 가서 천으로 된 뽀로로 인형 사가지고 올게

아, 몰라~ 


헤어짐의 형태이든, 장거리 연애이든,,, 국제커플은 언젠가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연인사이인데요...  


저와 남편은 여차저차 연애를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현재는 플라스틱 인형으로 안면을 강타하는 공격성(?)을 갖은 아기도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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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저는 2가지 물건을 망가뜨렸습니다. 

하나는 프렌치 프레스라고 하는 커피를 내리는 컵같은 것과 다른 하나는 세탁기 문의 손잡이 입니다. 지난 포스팅에 프렌치 프레스 깨진 컵을 올렸어요.


남편은 해외출장 중이라 신경쓸 일이 많겠지만, 집에 세탁기가 고장났음을 알려야 했습니다.  


부인, 별일 없어?

조금 있어

뭔데?

세탁기가 고장났어

완전히 안돼?

아니, 그게 아니라- 세탁기 문이 고장났어

세탁기 문이 부서졌어?

아니, 세탁기 문 손잡이가 부러졌어

문 손잡이? 어떻게?

 

남편은 세탁기 문 손잡이가 어떻게 부러졌는지 상상이 잘 안되었나봐요. 그날 저녁에 다시 남편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세탁기 열어 봤어?

손잡이가 완전히 부서져서 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하아.... 안에 뭐 있어? 

침대 까는 거, 다행히 아기 빨래는 다 했어


잠들기 전에 아기 옷을 널고 나서, 아기 목욕을 시키고 잠깐 침대에 앉힌 사이에 아기가 실례를 해버렸어요. ㅠㅠ 바로 침대보를 세탁해서 말리고 자려는데 그 사이 졸린 아기가 칭얼거리고~~~ 


어르고 달래면서 세탁이 마무리 되었고, 분명히 "띡!" 소리가 나서 문이 열릴 줄 알았는데 안 열립니다. 답답했지만 5분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열려고 했는데 그래도 안 열립니다. 마음 급한 저는 성질이 나서 손잡이를 확! 당겼더니 - 빠직 -_- ;; 


저희가 쓰고 있는 세탁기로 말하자면, 집에 이사를   운좋게 예전 집주인이 쓰던 가전제품을 주고 가서 냉장고와 함께 덤으로 얻은 것입니다. 냉장고와 세탁기 모두 유명 브랜드 전자제품은 아니지만최대한 이사 비용을 줄이고 싶었던 상황이라 감사히 쓰고 있었죠.

 

그런데 계속 세탁기를 쓰다보니 세탁기 문이   닫혀서 다시 열고 닫아야 하는 에러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세탁기 문 에러가 여러번 발생하다가 급한 마음에 확! 문 손잡이를 부러뜨리는 상황까지 이른거죠. 


세탁기 문 열었어?

아니, 못 열었어

드라이버로 연다고 안 했어?

남편이 별 말이 없길래, 그냥 시도 안했는데

아이고.. 안에 썩었겠네

세탁이 다 끝난 상태라 썩은 정도는 아닐거야. 좀 쿠리쿠리한 냄새 나겠지

그럼 새로운 세탁기 사야겠네

응, 오늘 가전제품 가게 보러가볼게

그렇게 새로운 세탁기를 살 생각으로 체코 가전제품점 중 하나인 DATART 다따르트를 갔습니다. 남편이 장거리 출장으로 번 돈을 날려버리는 듯한 죄책감도 들었지만, 뜻하지는 않게 새 세탁기를 살 생각에 신도 났습니다. 

세탁기 보러 갔다가 겸사겸사 냉장고도 구경해 봅니다. 외관에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한국 냉장고에 비하면, 깔끔하고 약간은 투박한 디자인이죠? 한국에서 이런 심플한 디자인 냉장고는 판매가 잘 되려나 모르겠네요. 

체코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브랜드는 AEG, Electrolux, BEKO, Whirlpool, Bosch 그리고 대한민국 가전제품 브랜드 1,2위를 다투는 SAMSUNG, LG 삼성과 엘지 제품들이 있습니다. 가격은 성능과 크기에 따라 6000kc~ 13000kc 정도 가격 제품들이 많고요.  

​면 소재 세탁, 아기 옷세탁, 운동복 세탁, 울전용, 빠른세탁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세탁기를 연결하고 가운데 동그란 부분을 돌리면 원하는 세탁 프로그램에 불이 들어오겠죠?  

저는 드럼세탁기랑 통돌이를 비교했을 때, 통돌이가 더 편하더라고요. 

우선 세탁기 작동이 끝나고 세탁물을 남길 확률이 통돌이가 더 적어서요. 드럼세탁기는 통에 양말이나 작은 수건이 붙을 수 있어서 통을 돌려 확인하거든요. 최신 드럼세탁기는 내부에 불이 들어와서 세탁물을 잘 볼 수 있는 기능도 있긴하더라고요.   

그리고 드럼세탁기는 세탁이 끝나고도 기다려야합니다. 특히, 저희 집처럼 유명 브랜드세탁기가 아닌 드럼세탁기는 더더더더------ 많이 기다려야합니다. 3분~5분 정도 걸리는데 급할 때는 그렇게 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반면에 한국에서 쓰던 통돌이 세탁기는 작동 중에도 잠깐 멈춰서 추가로 옷을 넣을 수도 있었고, 취소 버튼을 누르거나 세탁기 문을 열어 작동을 쉽게 멈출 수가 있거든요. 세탁기를 구경하다가 체코에도 통돌이와 비슷한 모양 제품이 있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에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뜨앗!  통이 굴렁쇠처럼 세워져있습니다. 제가 기대한 모습은 통 안이 훤~히 보이는 건데 말이죠. 

​게다가 통을 열려면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의 버튼을 눌러야하는데 

버튼을 누르면 뚜껑이 쫙! 하고 열립니다. 저같은 사람이 이 세탁기 사용하면, 통뚜껑 열다가 손이 끼거나 베인다에 100% 겁니다 ㅎㅎ 그 정도로 뚜껑 열림이 강력했어요. 

며칠 뒤 남편은 체코에 돌아왔습니다. 

​부인, 마음에 드는 세탁기 봤어?

어, 괜찮은 건 한 8000-10000코루나 정도 하더라고

근데 ​부인,,, 혹시 세탁 마무리도 안되었는데, 열려고 한 거 아냐?

아니야~~ 분명히 딸깍 소리 들었어. 그리고 예전부터 세탁기 문 에러 났었잖아

흠.... 근데 부인, 그거 알어?

뭐?

내가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뭔가 하나씩 부서지는 거 같어

음.... 

처음에는 컵, 그 다음에는 세탁기 문 손잡이

어. 그러게

세번째 출장가게 되면 뭐 고장낼거야? 

아, 몰라


남편이 짐을 풀자마자 고장난 세탁기 문을 열기 위해 세탁실로 갔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어휴~ 열었어

우와!! 남편 멋쟁이~ 어떻게 열었어?

아기 장난감 가방에 연결된 끈을 빼서, 세탁기랑 문틈 사이에 넣어서 열었어

 

세탁기 세척을 3번을 했는데 정상 작동했고, 문을 닫는 것은 문제 없었습니다. 세탁기 문을 여는데 끈을 이용해야되서 남편이 있을 때만 세탁기를 쓴 것 빼고요. 

 

정말 급한 세탁만 하면서 남편은 인터넷 뒤져 부속품을 찾았습니다. 혹시나 비슷한 주문했다가 안맞으면 낭패니까요. 정확히 일치하는 부품을 찾는데 2~3일을 보내고 주문전 다시 확인하려고 부품부분을 떼서 확인했습니다. 


부인, 이거


남편이 가져온 손잡이를 보니, 문열림 플라스틱 부분이 완전 박살이  있습니다.


부인 대체 어떻게 한거야?

그냥 시간이 지났는데도 열리길래, ! 하고 열었는데 콱! 깨져버린거야

흠... 그냥 열어서 깨진 정도가 아닌거 같은데….

! 그래. 짜증났긴 했어. 아기는 잠이 와서 칭얼대지, 세탁은 아직 덜 끝났. 아기 재우다가 같이 잠들 있으니,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널고 자야했으니까

큭큭. 알겠어~~ 아무튼 우리 부인 완전 세네!

참나~~~ 힘으로 아니라니까! 원래부터 문이 비실비실했어

 

세탁기가 고장나고 10일 정도의 지나 드디어 부품이 도착했습니다. 남편은 직접 세탁기 문 부분을 분해해서 고장난 부품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같았으면 수리기사님 불러서 진작에 고쳤을 것 같은데 말이죠.   

 

짜잔~~ 문 고쳤어

우와! 남편 정말 고마워

새로운 세탁기 샀으면 50만원 3만원에 고쳤어. 굳었네

한동안 썼던 세탁기라 곧 고장날지도 모르는데

다른 고장나더라도, 세탁기 문은 고장내지 말고

아이고~ 알았어

 

남편이 부속품을 고치고 나니 문닫힘 에러 말끔하게 해결되었고, 부드럽게 문도 열립니다. 남편이 문을 고치기 전에 꿈을 꾸었던 새로운 세탁기는 기약없이 미뤄지게 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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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저의 체코 생활은 체코에 아는 사람은 남편 하나, 체코 생활에 대한 정보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었습니다체코문화도 모르고 체코어도 모르니 남편에게 상당부분을 의존한 상태에서 체코 생활을 시작했죠. 

체코 생활이 길어질수록 분명히 체코 한국보다  좋은 점이 있고한국이 체코보다  좋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한국사람들이 체코를 보고 

아휴~~ 체코.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잖아

하고 무시할 정도로 체코가 한국보다 모든 면에서 못미치는 수준은 아닙니다. 

현재 가치관과 삶의 기준에서는 체코 좋은점이 52% 한국이 좋은점이 48% 정도 되는데, 아무래도 육아환경이 체코가 더 좋아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해도 체코 생활의 만족도와 한국 생활의 만족도가 차이가 없다 보니, 제 마음 속에서 혼돈이 자주 일어납니다.

 

요즘처럼 체코 날씨도 좋아지고 하는 일 잘 되면

 

이제 내가 드디어 체코생활 정착 했나~~ 체코에 사는 것도 괜찮

 

하다가도 계속 우울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눈마주쳤을 저를 보고 인상을 찡그리면

 

정말 체코라는 나라는 나랑은 맞나봐. 기회되면 떠나든가 해야지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제 마음을 남편한테 얘기 할 때마다 남편은 묻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체코에 살고 싶다는 거야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야?

 

제 대답은

 

ㅋㅋㅋ 몰라. 나도 정말 내 마음을 모르겠어

 

현재는 체코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니,  체코가 좋은 상황입니다.  육아 도와 친정식구가 가까이 있지 않다는 단점도 있지만, 어디 다 만족하는 삶 있던가요

 

이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면도 좋은 면도 발견한 체코생활에서, 도저히 내려놓기가 힘든 것이 로 미.용.실. 입니다.

 

 

남편에 친구 중에서 티비에 나올정도로 예인 전문 헤어드레서 있어서, 체코에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번 머리를 자른 적이 는데요길이만 조금 다듬는거라서 크게 불만은 없었지만, 마음에 드는 머리도 아니었어요. 유명헤어드레서다보니 지인 할인을 받았는데도, 800코루나 한국 돈으로 4만원을 냈습니다.

 

이후에 한국 미용실을 갔더니

 

혹시 머리 집에서 자르셨나요?

아뇨, 해외 미용실에서 잘랐는데

~~ 그렇구나. 머리카락 좌우 길이가 맞아서요. 미용의 기본기술인데...

 

남편친구 헤어드레서는 인기도 많아 예약 잡기 어려워서, 이후로는 번도 갔습니다. 다행히 한국에 8~10개월에 번은 가서 머리를 하니 굳이 체코 미용실을 가지 않아도 됐었는데, 아기가 생기고 나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어렵다 보니 머리가 자라 미용실을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도저히 다음 한국행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동네 미용실을 탐색했죠.

 

구글 리뷰를 보니 한군데 영어가 통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받습니다.

 

.. 다른 곳을 찾아야 하나

 

금방 포기하고 점심 준비를 하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미용실이더라고요~ 저는 주말이 좋지만 미용실은 주말은 열고요, 평일 저녁에 시간이 있어서 예약을 했습니다.  


퇴근 길에 남편한테 아기를 맡기고,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다보니 아파트 1층에 제가 찾는 미용실로 추정되는 곳이 보입니다.



10분정도 먼저 도착해서 미용실 안에 들어갔는데, 미용사가 아직 휴식중이라면서 소파에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외투를 벗어놓고 기다리는데 더 안쪽으로 피부관리실도 있고 머리 감겨주는 곳도 따로 있어 상당히 넓은 미용실인 편입니다. 은근히 괜찮은 미용실인가 기대도 되고요 ㅎㅎ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는데 예약했던 6시가 되었고, 아까 들어올 때 미용실 앞에서 흡연을 하는 여성을 2명 봤는데 

 

에이… 설마.. 담배 피던 사람이, 미용사는 아니겠지… 

 

했건만, 그 중에 분이 들어옵니다


동네 미용실이라 머리 먼저 감겨주는 것은 감사하지만, 머리를 만지는 손에서 가득히 퍼지는 담배냄새 ㅠㅠ  정말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미용서비스지요.


 

미용실 규모를 보고 잠깐 설레었던 마음은 빨리 접고!!! 

기대없이 머리만 가볍게 하자는 의도로 것임으로 좌석에 앉았습니다



기대를 안했다해도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제 머리 스타일은 아래 사진 같았습니다. 당연히 이 분은 정성스럽게 드라이 한 머리이겠죠~



축축히 젖은 제 머리 속을 들춰보시더니  


Oh, strong hair 우와~ 두꺼운 모발(이네요)

Ah, yeah ,

You study? (체코에서) 공부하세요?

No, I work here 아뇨, 일해요


미용사의 영어는 2단어를 넘기지 않는 간단한 영어였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더라고요. 그리고는 가위를 가로방향으로 들고 머리를 뚝ㅡ 자릅니다.

 

하아......................첫 가위질이 들어 알았습니다.

 

가발같은 머리가 나오겠구나 ㅠ.ㅠ


체코여자들의 머리칼은 얇아서 가로로 잘라도 괜찮지만, 저처럼 두꺼운 아시아 모발은 가위자국이 그대로 남거든요. 아래 사진의 머리카락 끝처럼 말이죠. 


이미지 출처 http://www.mediapen.com/news/view/99164


그래서 보통 한국에서는 가위를 엇비슷하게 세로로 세워서 자르지 않나 싶어요. 제가 상상했던 머리 스타일은 가볍게 포기하기로 ^.^

 

한국에서 위쪽은 스트레이트 펌을 하고 아래쪽은 웨이브인 C 파마를 했는데, 머리카락 기장을 줄이면서 아래쪽 파마는 날아가고 위쪽 스트레이트만 남았습니다. 새로운 머리 자라나면서 반곱슬의 머리와 트레이트의 경계가 확연히 보이는 상태인거죠.

 

그냥 머리카락이 이상해서 어떻게 해도 수습이 안되는 상황인걸로 받아들여야죠.  

 

동네 미용실이라서 커트 드라이까지 비용에 포함되어 있었더라고요. 참으로 정성스럽게 드라이를 해주시기는 했는데, 새로 자란머리와 스트레이트 경계 부분을 드라이를 주셔서 머리 윗부분이 동그랗게 뽕넣은 레고머리처럼 됐습니다. 


어허허허허. 내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원래 미용실에서 새로 머리하고 나면 어색한데, 이번에는 정말정말 어색합니다. 히잉 ㅠ한국에 때까지 부지런히 머리 길어서 한국미용실에서 머리할 때까지 그냥 묶고 다녀야겠어요.

 

집에 도착하니

 

오호~~ 학생같은 예쁜 아줌마. 머리 짧아지니 시크하니 좋네

 

콩깍지 여전히 씌어 있는 남편한테는 괜찮다하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머리카락아!!! 쑥쑥~~~ 열심히 자라주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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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한국에 출장을 가기 전에 한국에 에이전시랑 연락을 하는데 남편의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어머, 카톡을 사용하세요? 

놀라면서도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네요. 남편은 

내가 한국에서 살았고, 한국어도 알아 듣고, 한국여자랑 결혼했다고 하면 더 깜짝 놀라겠지? 

은근 에이전시 사람들을 놀래켜 줄 생각에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한국을 아는 체코남자와 체코에 살며 블로그하는 한국여자. 두 사람이 만나 혼혈아이까지,,, 흔한 조합은 아닌것 같죠?  덕분에 낯선 해외생활에서도 블로그라는 온라인 세상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저의 체코생활을 궁금해 하는 한국 분들을 만났다면, 남편의 주변 체코사람들은 저의체코 생활을 궁금해 했습니다. 처음 체코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남편 주변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정말 정말 많이 물어봤습니다. 

체코 생활은 어떻대? 힘들지는 않고? 체코 음식은 먹을만 하대? 체코 날씨에 적응은 하고? 체코에서 일은 하고? 체코에서 친구는 사귀었고? 

등등 프라하 생활 한 2-3년 지나고 나니, 그런 질문은 더이상 안 받은 것 같아요. 

체코 날씨 관련해서 들은 황당한 질문 중에 하나는, 며칠 째 눈이 계속 오던 겨울이었는데

어떡해,, 너희 한국인 부인. 눈은 처음 보는건가? 체코가 이렇게 추워서 추위는 어떻게 견디고 있어?

한국의 지리적인 위치를 동남아시아 근처로 인식하고 있는 체코직원이었습니다. 남편말로는 학교에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구분에 대해서 배우는데, 이 분은 아마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을까... ^^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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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가이드 꿀잼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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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기에, 남편의 신상털기(?) 시간이 다시 있었습니다. 

여봉봉~~ 체코 집 상황은 어때?

응, 별일없어

우편함은 확인해봤어?

응, 남편이 말했던 서류도 왔어

잘했네. 근데 사람들이 계속 부인에 대해서 물어봐

에헤헤. 당연하지~~

이제는 아기에 관해서도 물어보고

그럼그럼~  

이제 나는 부인이나 아기없으면 별로 할 말도 없는 재미없는 사람이야

에이... 뭐 그래. 체코남자+한국여자 -> 체코리안 아기 이 조합이 콤비네이션이 재밌는거지


남편은 일정이 일찍 끝나는 하루 형부와 언니, 조카들을 만나러 언니집에 갔습니다. 

동생아, 제부 뭐 좋아하니

집에서 차려주는 한식이면 완전 좋아할거야

그래도, 뭘 잘 먹어?

아휴.. 괜시리 언니만 귀찮게 한 거 같으네

아냐아냐

계란말이랑 된장국, 삼겹살~ 한식이면 진짜 잘 먹을거야

남편이 도착할 시간이 되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편 어디야? 

지금 가고 있어. 회의가 생각보다 늦게 끝나서

응, 언니가 기다리고 있대

거의 다 왔어


남편이 언니집에 들어가자 조카가 던진 첫마디가 

How are you? 

였답니다. 조카의 눈에도 체코남편이 확실히 한국말 못할 게 생긴 외국사람이었나봐요 ㅎㅎ 

How are you를 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에 알아 들겠더라고. 다른 한국말은 뭐라뭐라 잘 못알아듣겠는데

먹성 좋은 남편은 삼겹살에 밥을 2그릇을 먹었다 합니다. 

조카봤는데~ 우리 딸이랑 크게 차이는 안나보이더라고. 근데 춤사위가 보통이 아니야~~우리 딸 분발해야겠어

남편은 저녁만 얼른 먹고 더 늦게 퇴근한 형부와 인사만하고 아기들이 잘 시간이 되어서 호텔로 갔답니다.

체코남편을 혼자 한국으로 보내면서도 기뻤던 점은 한국에서 물건을 가져오라고 부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니가 조카한테 작은 옷을 주고 싶어하기도 했고, 최근에 갑자기 한국 종이책도 너무 읽고 싶어졌거든요. 

책과 함께 김, 깻잎씨, 레깅스 운동복 바지 등 온라인에서 주문해서 남편이 머무는 호텔로 보냈습니다. 제가 주문한 품목이 제각각이다보니 상자만 한 네 다섯개 도착하지 않았을까 해요. 

호텔직원들은 

금발에 파란 눈 외국인이 무슨 택배를 이렇게 받나..

의아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소유하는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라이프에 꽂혀서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와 육아로 제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그리고 일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주문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제 때 도착을 못해서 어쩔수 없이 주문을 취소했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가면 사올 책 리스트로 적어놨습니다.

​서울을 다녀왔다는 증거물(?)로 서울지도를 꺼내 놓고, 여기저기 회사를 방문하면서 받은 다이어리 선물도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FT 아일랜드 음반을 꺼냅니다. 체코남편이 FT 아일랜드를 어떻게 알지? 의아했습니다. 

남편, 이건 뭐야? FT 아일랜드 알아?

아~ 우리 일행을 인솔해 준 어머니 딸이 FT 아일랜드 팬이래. 음반을 엄청 사서 이렇게 주변에 나눠주시더라고

우와~ 완전 대단한 팬이구만

딸랑구, 이거봐라~~ 뽀로로!

아하하~  뽀뽀. 뽀보

그리고 이거는 부인 거 

하면서 남편이 꺼낸 것은 심슨 맨투맨 셔츠입니다. 

제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심슨 만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요즘 말로 심슨 '덕후'에요. 남편의 심슨 DVD 깜짝선물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기도 했는데요... 


제가 심슨 덕후임을 언니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맨투맨 티 안에 넣어져있던 언니의 편지. 


보고 싶고 사랑하는 우리 동생

제부 올 때 같이 오면 좋았을걸. 또 멍멍이들 땜에 못오는 너 마음도 이해해. 
오고는 싶지만, 또 애들이 있으니... 
이게 책임감인 것 같아. 우린 책임감들이 너무 커. 그렇게 자라서 그런가? 

생일 선물도 못 챙겨줘서 미안해서- 네가 좋아하는 심슨 캐릭터 옷 샀어. 마음에 들면 좋겠네. 

전래동화 3권 보내고, 거기에 CD 1장 넣었어. 잘 때나 읽어주기 어려울 때 틀어줘. 
작아진 옷들도 보내고 수영복도 하나 보내.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고, 항상 옆에 같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애들끼리고 잘 지낼텐데... 언젠가 한국 오겠지? 

체코에 있는 동안에 힘들거나 수다 떨고 싶으면 페이스톡 해~

아기 챙기랴 멍멍이들 챙기랴 네가 많이 버겁겠지만, 잘지내고~ 우리 동생 힘내고, 화이팅!
언니가 응원할게   

언니의 엽서를 읽으면서 마음이 찡~해집니다. 

아~~~ 부인 울지마. 우리 한국 갈거야. 꼭! 꼭!

안 울어~~~ 그냥 너무 기뻐서 눈물이 좀 고인거야

다음에 한국갈 때 같이 가자

그래그래. 알겠어

언니는 조카에게 작아진 옷가지들을 여러벌 보냈습니다. 신발도 함께 보냈고요.

언니ㅡ 뭐 이렇게 많이 보냈어

더 못 보내줘서 미안하지. 제부가 하,,, 짐이 많다~~그러면서도 훈제 오징어는 꼬~~옥 챙기더라

ㅋㅋㅋ 그럼그럼 훈제 오징어 엄청 좋아하거든

남편이 한국에서 가져 온 선물들을 보며, 한동안 마음이 따뜻해져서 한국에 대한 향수병도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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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제 포스팅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체코남편이 한국 출장을 갔습니다. 남편의 한국여행은 항상 제가 함께 갔었는데요, 출장이 되면서 체코남편 혼자 한국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사람인 저는 체코에 남고, 체코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있는... 뭔가 오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한국에 잘 도착했으나, 호텔에서 문제가 좀 생기면서 시작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부인, 누가 호텔 예약을 잘못해서 오늘 1박 밖에 못할 수도 있어

아이고, 어떡해?

아흐, 몰라. 근데 하늘이 엄청 뿌옇다 

요새 한국 공기가 별로야, 그럼 숙소를 다른 데로 예약하는 거야? 일행들은? 

하...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우선 회사랑 에이전시랑 연락을 해봐야지

그래그래

감사하게도 열심히 일하시는 현지 한국 에이전시의 도움으로, 남편은 같은 호텔 다른 방에 투숙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창밖에 풍경은 더 좋은 것 같아

그래? 다행이네

빌딩도 많이 보이고 

하아~~ 서울의 빌딩 숲

생각해 보면 웃긴 것이, 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고층 빌딩 숲이 답답하기 그지 없더니- 평지와 낮은 건물이 가득한 프라하 생활이 길어지며 반짝반짝 빌딩 숲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부인, 이제 여기에 계속 있을거니까. 필요한 물건을 여기로 택배 보네

응, 알겠어

방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보여 

ㅋㅋㅋ 건물 옥상에서 담배 피우는 게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이네. 진짜 한국이야

그리고 체코남편의 눈에 띈 한국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대형 성인용품점이었습니다. 빨간 컨테이너가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아래쪽 간판을 보기 전에는 어떤 상점인지 몰랐어요.  

서울이 변했네

그러게

성인용품 점이 이렇게 길가에 크게 있어 

그러고 보니 체코에 성인용품점은 길 한복판이나 대로변에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성인용품점은 주로 뒷골목 후미진 곳에 위치했던 것 같아요.  

한국이 변했다고 느낀다며 남편이 보내 온 다른 사진은, 남자의 나체 뒤태 그림 벽화였습니다.

체코남편 눈에는 한국사람들이 성을 더이상 감추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양성화 시켜 건강하게 변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한 5~6년 전만해도 유럽배낭여행을 신혼부부들이 많이 왔었는데요, 요즘은 20대 초반 청춘 남녀 둘이서도 많이 오더라고요.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유럽여행에도 반영이 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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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배낭여행 가이드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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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남자친구, 여자친구랑 둘이 간다고 제대로 얘기를 하고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 남들이 뭐라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사랑이 뜨거운 시절에 아름다운 유럽배낭여행이라니~~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낭만으로 말하자면 뒤지지 않는 저희 체코 남편은 이런 카톡 메세지와 사진을 보냈왔습니다. 

내 커피가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메세지가 있대 ^^

컵이 매우 뜨겁습니다(HOT). 당신도요 (HOT = SEXY)

다행히도~~ 남편의 콩깍지가 아직 안 벗겨졌나봅니다.

저희 남편은 체코사람인데도 한국에서 한국사람들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다보니, 중국 출장보다 훨씬 연락을 못했어요. 계속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만 했고요. 

그러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에 보내 온, 사진  !!!! 

ㅠㅠ 흐어어어어어어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중에서 돌솥밥이 제일 먹고 싶어요... 

뭐야~~~ 이거. 완전 맛있겠다. 봐, 남편... 출장이어도 어쨌든 한국음식 먹고 좋을 거라 했잖아

나는 일행들 챙기느라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

그래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었을 거 아냐.... 진짜 부럽다

남편은 일정이 일찍 끝나는 저녁에 저를 대신해서 언니네 집을 가기로 했습니다. 부모님 선물도 전해주고 새로 태어난 조카도 만나고 언니 봉투 좀 챙겨주려고요.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 달래기 위해, 남편이 언니 집에 갔을 때 영상통화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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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5월 9일 아침 눈을 떠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6시입니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일찍 눈이 떠졌지?

유럽 써머타임이 시작되면서 아침에 해가 빨리 떠서 5시가 좀 넘으면 훤~~하기도 한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의 장미대선이 있는 날입니다. 

한국과 유럽 시차가 있으니, 제가 일어났을 쯤이면 투표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을테니 얼른 컴퓨터를 켰습니다.  

육아에 정신을 쏟느라고 정작 저는 재외국민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ㅠㅠ, 한국 대선 결과는 정말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체코에 살고 있지만, 엄연한 대한민국 여권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대선 결과를 보니, 지역주의에서는 많이 벗어났지만 확연히 세대차이는 나는 것 같아 보이더라고요. 위부터 20대> 70대, 파란색 문재인, 빨간색 홍준표 

사실 저는 안철수 후보가 2위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홍준표 후보가 2위라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완벽한 정치인은 없으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들의 경우는 가족들의 특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홍준표 후보의 경우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경상남도 급식폐지, 돼지발정제... 같이 굵직굵직한 사건들과는 비교가 안되지 않나요?

대부분의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정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라도 될까 걱정되시는 것일까요 ㅜ.ㅜ 지역감정으로만 따져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경상도 출신 정치인인데 말이죠 ;; (경상도 출신 정치인이 민주당 후보인 것이 마이너스인지... )

김대중 대통령때부터 이어져 온, 김대중 = 민주당 정치인 = 빨갱이... 이 공식이 아직도 성립하는지 모르겠네요. 

19대 대통령 문재인은 고 노무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운명에 끌려 정치세계로 들러온 것이 크죠.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 그리고 친노 패권이라는 꼬리표. 시작부터 호불호가 완전히 갈리는 상태에서 정치가 시작이 된 것 같아요. 

시작부터 쉽지 않은데다, 연설에 능통하고 흡입력도 가진 노무현 대통령과 다르게 문재인 대통령은 달변가보다는 묵묵히 정도를 걷는 스타일이다보니니,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덜 해보였죠.... 

하지만 두 분 모두 정의를 위해 싸워오신 분들이라는 것은 팩트죠. 두분다 명석한 두뇌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힘쏟는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일전에 <썰전>에 대통령 후보들을 초대했을 때, 재수에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문재인 후보. 

자신에 차있던 것처럼 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기는 했으나, 18대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지도자의 공석이 길었던 다음의 19대 대통령이라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1.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로 촉발촛불 집회로, 한국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2. 그에 따른 깨끗한 정치에 대한 기대가 높고

3.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한 적폐청산과 사회 개혁. 게다가 남북 관계와 외교까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라면 18대 대통령 선거때와 비교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큰 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반문재인 세력을 잘 포용해야하는 큰 과제도 있어 보입니다.  

17대 대통령 선거 득표율 63.0% (이명박 당선: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18대 대통령 선거 득표 75.8% (박근혜 당선 : 51.6%, 문재인 : 48.0%)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 77.2% 득표율 (문재인 당선: 41.8%, 홍준표 : 24.0, 안철수: 21.4%)

한국 정치 상황을 대략적으로 보면 굳은 진보성향 30%, 굳은 보수성향 30%, 중도성향 40% 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보통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은 서로 후보에 대해 투표를 할 확률이 거의 낮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17대 대통령 정동영을 뽑고, 18대 대통령 선거를 문재인을 뽑은 사람이, 19대 대통령을 홍준표를 투표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는 거죠. ^^ 마찬가지로 이명박근혜를 뽑은 사람이 문재인을 뽑을리도 없고요. 

선거의 승리를 좌우하는 중도성향에 있는 40%는, 상황에 따라 진보 혹은 보수 성향에 더 가까워지는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17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16대 대통령인 노무현에 대한 실망으로 중도성향의 40%는 모두 보스형태를 띄며 20%는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이명박에게 투표를 하거나, 민주당이 아닌 이회창에게 투표를 한 것 같습니다. 

18대 대통령 선거 득표율을 보면 당선자와 비당선자의 득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 문재인후보에게 투표를 하신분들은 "독재자의 딸이 2012년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막아야지"라 생각하지 않을셨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노무현 참여정부 및 친노세력들은 한국 정치에서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느낀 점이라고 하면, 박근혜 정권이 숱한 비리가 탄로나고 탄핵까지 되는 상황이 와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상했지만.... 틀렸습니다. 

문재인 41.8% < 홍준표 + 안철수 = 45.4% 

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했든간에 단단한 보수지지층들은 홍준표에게 표를 던졌고, 제 짐작으로 중도 성향 중에 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사람의 20%가 안철수를 지지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근혜 게이트를 계기로 굳은 진보가 30% > 40% 정도까지 상향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문제는 홍준표와 안철수 지지자 대부분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투표 인구의 45%가 당선된 대통령에 대해 처음부터 반감을 갖는... 어찌보면 18대 대통령 박근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언젠가 체코남편이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중간이 없는 것 같아. 아예~~ 좋든가 아니면 완~~~전 싫든가 양 쪽으로 분명히 갈려. 북극하고 남극처럼

처음에 들었을 때는 괜히 한국을 비판하는 것 같아 한국사람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최근 정치 상황을 종합해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당선 소감에서처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길 바라며.... 

최순실 게이트, 사드배치, 위안부 협상, 세월호 조사 등등 사회적 문제가 쌓여있는데, 조기대선으로 당선 된 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인사들과 힘을 합쳐 잘 해결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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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생일은 365일 중에 하루인 생일은, 저에게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남편과 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생일의 의미가 점점 커진 것 같아요.

체코 문화 중에 하나가 가족구성원의 생일을 중요시하고 가족끼리 생일날 식사를 하는데요, 가족사이가 끈끈한 경우에는 할머니 생신에 삼촌,이모, 조카 다 모여서 생일파티도 합니다.  

저희 시댁에서 생일을 보내는 분위기는 일가 친척이 모일정도는 아니지만, 생일은 중요한 날이고 생일 즈음해서 가족 식사는 꼭 합니다. 

▼ 체코 남편이 만들어 준 미역국과 김치 아침 생일상



남편은 생일 전날 퇴근 길에 남편은 케이크 상자를 들고 왔습니다. 

부인~~ 생일 미리 축하해!
고마워 남편
케이크 봐 볼래? 
그래그래. 우와! 아이스크림 케이크네
부인이 아이스크림 좋아하잖아~ 
히히. 그렇지
부인 좋아하는 마카롱도 있어~~ 내가 이거 구하느라 얼마나 돌아다녔는데,, 특히 하트모양 케이크 찾느라고~
감동이야 고마워
게다가 이거 마지막 하나 남은거라 40% 할인도 받았다! 

케이크 할인 가격을 자랑하는 남편 모습을 보니, 아저씨 다 되었다 싶습니다. 


한국에서 케이크를 사면 초를 서비스로 챙겨주지만, 체코에서는 초를 별도로 사야합니다. 

한국에 생일 초는 보통 긴 초는 10살, 짧은 초는 1살 이렇게 해서 꽂잖아요. 체코에는 긴 초와 짧은 초의 구분이 없기도 하고, 제가 30살 이후로는 정확한 나이를 가늠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30대를 나타내는 초 3개만 꽂았습니다. 

남편과 딸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케이크를 썰어보니 블루베리와 크림이 층층히 포개져 있습니다. 마카롱을 좋아하니 몇 개 없는 마카롱은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제 생일이까요~~ 


저희 친정집은 모든 가족의 생일을 음력으로 쇠는데요, 한국 달력이야 음력이 써져있어 알아보는데 편리하지만 체코 달력에는 음력이 없어 컴퓨터 음력 달력의 힘을 빌어야합니다. 그래서 가끔 저도 제 생일을 제대로 모를 때도 있습니다. 해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략 2월 중순~ 3월 초쯤이라, 2월이되면 체코 가족들은 제 생일이 언제인지 물어봅니다. 

음력으로 쇠다보니 한국 가족들도 자주 제 생일을 잊어버리곤합니다. ​작년 제 생일에는 생일 2주전에 아빠한테 문자가 와서 

딸~ 2주 있으면 생일이지? 신랑이랑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라

그리고 정작 생일 날에는 연락이 없으셨고, 한 달이 지난 뒤에 

생일 잘 보내고, 즐거운 시간 보내

다시 이렇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빠도 참.....

친정식구들이 제 생일을 대충 챙긴 건 올 해가 처음은 아닙니다. 

20대 초반이 되었을 때부터, 

이사하느라 바빠서... 동생이 새학기 시작 하느라고... 언니가 취업 하느라고... 

등등의 이유로 재생일을 그냥 넘어간 적이 많았고, 이후로 남자 친구가 생기면서는 남자친구가 챙겨주겠지~~ 하고 저희 부모님들은 유야무야 넘어갑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도 부모님 생신은 그냥 넘어가도 되는거 아닌가요? ^^ 그런데 저 번에 한 번 체코에 와서 시차계산 못하고 하루 늦게 전화 드렸더니

이제 체코 갔다고~~ 출가외인이라고,, 부모님 생신 등 잊어버리냐

며 서운한 소리 한바가지 들었습니다.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지인들을 모시고 딸의 200일 겸해서 (한국에서 돌 잔치를 할 수 없으니) 식사를 하려했는데 동생때문에 취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원래 2017년 4월에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맞아 처음 체코 여행을 오시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2월 초에 출산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ㅡ 여행을 2017년 12월로 미루셨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그러십니다.

아휴~~ 애 보느라 힘들어서 체코는 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체코 한국이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딸이 시집가서 살고 있는 나라인데…. 아무리 그래도 못 간다고 말하시나ㅡ 솔직히 서운합니다. 에휴.

​서운한 마음 뒤로 하고,,, 제 생일이니 맛있는거 먹고 싶어 밖에 나왔는데, 바람이 쌩쌩 부는 것이 날씨가 요상해 멀리 나가기 싫습니다. 

집 가까운 쇼핑몰에 나왔는데 푸드코트에 먹을만한 것이 딱히 없습니다. 한국의 푸드코트처럼 중식,일식, 한식, 이탈리아식 이렇게 다양하면 좋을텐데.. 체코 푸드코트는 대부분 KFC, 버거킹, 이탈리아식, 중식(거의 볶음요리)가 많습니다. 


기름진 것은 먹고 싶지 않고… 그래서 과일주스와 샐러드를 파는 UGO 에 가서 식사메뉴를 시켰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건데 생각보다는 그럭저럭 괜찮네요.


UGO 식사메뉴

그리고 나서 오랜만에 아기를 남편에게 맡기고 자유부인이 되었으니, 쇼핑이나 해볼까 했는데 딱히 살게 없습니다. 


요즘은 쇼핑을 위해서 상점을 여러군데 돌아다니는 것도, 이 옷 저 옷 입어보는 것도 귀찮아졌습니다. 그나마 그게 유행 타지 않고 너무 화려하지 않은 옷을 살 수 있는 ZARA자라를 갔습니다. 제가 한국사람이다보니 그나마 스페인 브랜드 자라가 제 신체사이즈에 잘 맞더라고요. 


이리저리 자라매장을 걷다가 거울에 비친 낡은 겨울 부츠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미 3월초라 겨울상품을 팔고 있지는 않지만, 겨우내 부지런히 신고 다녀서 밑창이 닳은 부츠와 이제는 안녕해야겠다 싶습니다. 금방 더러워지긴하겠지만 봄맞이 흰 운동화가 눈에 띄입니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이 그래도 오늘 내 생일인데 나한테 선물을 주자 라는 생각으로 샀습니다.




운동화를 하나 사고 나니 이미 쇼핑 하는 것은 지치고 집으로 들어 가자니 너무 혼자만의 시간이 아까워 잠깐 쇼핑센터 의자에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아빠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문자는 보내시네' 라고 생각하며 내용을 확인 하는데

딸~~당숙 아들이 결혼식 했는데, 이탈리아 가서 체코로 신혼여행을 간단다. 연락처를 주었으니 카톡을 잘 확인해 보거라


짜증이 확! 났습니다. 자식의 생일날 연락한 번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까요. 아빠에게는 자식의 생일보다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도 얼굴도 잘 모르는... 그 당숙 아들의 신혼여행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딸이 체코에서 사니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셨겠죠. 평소에 이런 문자가 왔다면 그려려니 했겠지만, 생일도 모르시면서 이런 문자를 보내는 아빠가 야속합니다. 차갑게 답문을 보냈습니다. 

이런 거 미리 연락을 주시던지, 다음 주에는 신랑이 출장가서 애기 데리고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문자를 보내고 나서 제 기분도 별로네요. 


저녁 먹을 시간이 되서  뚜벅뚜벅 걸어 집에 들어갔더니 남편이 저녁상을 차려놨습니다. 

뭐 이렇게 많이 차렸어~~

부인 생일인데... 아침에 대충 먹은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워 남편. 우리 남편이 최고네

제 생일이 한 달이 지나고ㅡ 4월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전화를 드렸죠. 


딸~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냐?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잖아요

그러게. 벌써 40년이다

네, 축하드려요 

그래도 어찌 딱 맞춰서 전화했네?

아니까 전화드렸죠

혹시 잊어버렸나~ 했지

딸은 잘 기억하니까, 제 생일 좀 잘 기억해 주세요. 한 달이 지나도 얘기도 없으시고

톡! 쏘아 붙이듯 말해놓고도 할지말 걸 그랬나.. 후회가 밀려옵니다. 가족은 미운 정 고운 정 들어야 가족이 되는 걸까요.


+  이 포스팅을 예전에 써 놓고서 올릴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가족 얘기라서 조심스러운 면도 있어서요. 저희 부모님은 제 블로그 글을 읽지는 않으시지만, 그냥 서운한 마음 제 공간에라도 털어 놓고 싶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이 글을 어버이날에 올리게 되었네요. 부모님한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저도 부모님 마음에 꼭 드는 딸이 아닐수도 있으니까요. 어버이날이니 부모님께 전화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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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출장을 가고 체코에 있는 동안, 외롭기도 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으나... 눈에 띄게 집안일도 줄어 밤이면 저만의 시간이 나서 좋았습니다. 그간 밀렸던 포스팅도 왕창하고요. 

하지만 즐거운 꽃놀이도 잠시.

 

남편의 부재가 일주일이 넘어가니 허전하고 집이 휑한 것이 느껴지고... 결론적으로 남편이 보.고. 싶.어.지기 시작합니다

 

매일같이 사는 부부이다보니, 저희도 부부싸움을 하는데요, 싸우고 나서 그 찜찜한 분위기가 불편해 최대한 다툼을 피하려고 합니다. 


누군가 그러던라고요,,, 아무리 잔소리해도 배우자의 습관은 잘 안 바뀌니,,, 같이 살다보니 자주 보이기는 하고.... 그렇다고 계속 짜증내고 싸우기는 싫어서,,,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궁시렁~~ 궁시렁~~ 혼잣말만 는다고요. ^^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남편에게 육아를 좀 더 참여해줬으면 하는 기대와 -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남편의 입장 차이로...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쌓이면서 불편한 상황들이 있었는데요, 남편 출장을 계기로 떨어지게 되면서 서로 애틋한 감정이 다시 살아 난 같습니다 ^^

 


남편이 없는 사이 밤에 아이를 재워 놓고 나서 드라마힘센 여자도봉순을 봤는데요


<힘쏀여자 도봉숨> 사랑스러운 박보영

 

<힘쏀여자 도봉순>드라마가 B급 드라마라는 비평도 있긴 하지만, 꼭 깊은 내용이 있어야 좋은 드라마인가요... 요즘 현실이 세상살이가 어렵고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다보니, 이 정도 가벼운 내용의 드라마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 중간중간 유치한 장면들도 있지만,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내용의 드라마이고, 여자 주인공인 박보영이 옷빨도 좋고 귀여운 매력 만점이고 박형식 키가 183cm라서 비현실적 기럭지와 훈남 얼굴을 보고 있으면~ 긍정에너지가 느껴져 좋습니다. 저도 이제 아줌마인가 봅니다


<힘쏀여자 도봉순>의 남녀 주인공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높은 도봉순 드라마 시청률은 연기자 김원해 씨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김원해씨가 건달과 도봉순의 직장상사 1인 2역으로 나오는데 너무 깊은 얘기는 스포일러 될 수 있으니 건너 뛸게요. 



아빠가 없는 동안 딸은 아빠를 '엄마랑 같이 사는 아저씨' 정도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매일 같은 반찬에 밥 먹기가 지겨워 점심에 식당을 갔는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집 주변에 아직 안 가본 체코 음식점을 갔습니다. 식당에 관해서 체코남편과 제 성향이 다른데요, 남편은 한 번 가본 데를 계속 가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저는 새로운 곳이 있으면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합니다. 뭐든 새로운 것 해보려는 성향탓에 제가 해외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체코 전통음식인 Knedlíky 끄네들리끼와 함께 닭고기 요리가 나오는 점심메뉴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ㅜ.ㅜ 닭고기가 살코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뼈째로 나와서 놀랐습니다. 닭고기 체코 음식이 이렇게 뼈가 통째로 나오는 경우가 많진 않거든요. 

 


제 입맛에는 그냥저냥이었지만 다행히 고기를 잘 안 먹는 딸이 잘 먹더라고요. 고기를 어느정도 먹고 배가 부른지 딸이 몸부림을 쳐서 서 있게 했더니, 옆 테이블 젊은 남자가 앉아 있는 곳으로 총총 걸어 갑니다. 그리고는 남자분을 가리키며


압바! 압바! 아밥바!


그러네요. 딸한테 젊은 남자들은 다 아빠처럼 보이는지.... 그렇게 젊은 남자분들 보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합니다. 체코 사람들이 한국어를 알아들으니 천만 다행이에요. 


아무래도 이 체코 식당은 다시는 안 갈것 같지만, 주변 동네는 단독주택이 있고 경치도 좋아보여서 사진 한 장 찰칵! 완전 비싼 집들이겠죠,,, 체코 프라하의 집값은 정말 $.$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딸은 물건을 끄집어 내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발달단계가 되었습니다. 부엌 찬장이며, 서랍장이며 죄다 물건을 끄집어 내는데요, 제 가방과 지갑을 뒤지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지갑에서 1000코루나를 꺼내더니... 또 다시..

 

압바! 압바!

체코 돈 1000코루나 = 약 5만원

합니다. 사실 저희 남편이 인상쓰면 1000코루나의 인물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 (남편 미안) ​

아니면 둘 다 이마가 넓어서 그런건지..... 저희 체코남편을 포함해서 제가 봐 온 체코 남자는 대부분 이마가 좀 넓은 편인 것 같거든요. 체코 돈 1000코루나에 인물도 이마가 넓은 편이죠? 

체코 돈 정보 하나! 

체코 돈 1000 코루나의 인물은?  프란티셱 팔라츠키 František Palacký

체코 민족 부흥 운동의 가장 중요한 인물

후스주의 (체코 종교개혁가 얀후스를 따르는) 민족주의 정신에 이끌린 체코 민족의 위대한 역사가 

1836년부터 쓰기 시작한 그의 다섯 권으로 된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에서의 체코 민족의 역사("The History of the Czech Nation in Bohemia and Moravia")》는 정치적 자유를 위한 체코 민족의 투쟁의 역사에 초점

근대 교육의 선구자이자 체코 형제교단의 마지막 주교이며, 체코 민족의 가장 위대한 애국자 중의 한 사람인 코메니우스의 계승자


출처: 위키피디아

남편이 집을 비운동안 지인과 함께 한식 상차림도 해 먹고요~ 남편이 출장 전에 만들어 주고 간멸치와 김치도 귀퉁이에 자리 잡았고요.  사진 속 고등어는 해동을 너무 급하게 시켜서 몸이 세 동강 나기는 했지만 맛은 좋았어요. (체코어로 고등어는 Makrela) 

한식 상차림을 준비한 대신, 디저트를 선물로 가져오셔서 밥 다~~ 먹고 디저트 또 먹었습니다~~ 아시죠? 디저트 배는 따로 있습니다 ^^ 2개는 다음 날 먹었어요. 진짜 맛나더라고요.  

​남편이 출장을 간 틈을 이용해 주변 지인들에게 신경을 좀 썼습니다. 지인의 회사 근처에 가서 점심도 한끼 먹었고요. 

체코 음식을 파는 HUSA는 저렴한 점심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딱히 먹을만한 게 없어서 닭고기 요리를 시켰는데 (위에도 닭고기 시켰고, 이번에도 닭고기를 시켰네요) 너무나 정직하게 체코 음식이 나왔습니다. 좋게 말하면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잘 살렸고, 나쁘게 말하면 간이 된건지 안된건지 ;;; 여튼 저만의 휴가라서 낮술 한 잔 곁들이니 마냥 좋았어요 ^^; 

​점심을 먹고 나서 아기랑 TIME OUT 키즈까페가 있는 Centrum Chodov 호도브 쇼핑몰에 갔는데, 3세 이상의 아이들 위주로 키즈까페가 꾸며져 있어서 좀 더 큰 아이들에게 좋겠더라고요. 

​호도브CHODOV 쇼핑몰은 프라하 지하철 C선 CHODOV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처음으로 유모차를 끌고 호도브를 와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헉;;;; 엘레베이터로 가는 길은 지저분하고 엘레베이터 내부는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았어요 ㅠㅠ 

체코 병원의 엘레베이터만 그런줄 알았더니.... 지하철 엘레베이터까지 왜 이렇게 낙서 그래피티를 해놓은 것인지 모르겠어요.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딸이 투정을 부려 파프리카를 가지고 놀라고 줬더니, 노란 파프리카를 요모양으로 뜯어 먹어 놨더라고요. 어허허 ;; 

남편이 없는 동안에도 체코어 수업을 했는데, 보통은 딸의 낮잠 시간에 수업을 하는데,, 딸이 잠을 안자고 수업 자료를 뺏어들고 신이 나서 발을 버둥버둥거립니다.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체코어 회화 연습을 하면 뭐라뭐라 따라도 하고요.

하루는 주부의 고민인 '뭐 먹을까..?" 하다가 장을 봐 온 연어를 썰어서 김에 말았습니다. 남편이 자기 없을 때 혼자 먹은 걸 알면 서운해 할텐데 ㅎㅎ 

혹시나 나중에라도 이 포스팅을 볼 수 있으니 하트로 만들어서, 변명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이거 만들면서,, 남편 생각이 나서~~ 하트 모양으로 사진찍었어~~ 

​서로 사랑을 더 차지하기 위해 적대적이던 딸과 개도... 갑자기 개가 간식을 가지고 놀다 냉장고 밑으로 들어가자, 둘이 함께 꺼내보려고 서로 고민도 해보고요. 

밥을 준비하다가 설거지 건조대에서 상상치도 못하게 프렌치 프레스가 떨어져서 깨져버렸습니다. 아흐 ㅠㅠ 괜히 유리가 깨지니 멀리 떠난 남편이 걱정이 되더라고요. 

남편이 체코로 돌아오기 4일 전에는... 세탁기 손잡이가 부러져 버려서 아기 옷을 손빨래를 몇 번 했습니다. 아휴. 

남편이 없는 사이 다사다난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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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에 봄이 오면 유난히 청명한 새소리가 잘들립니다. 지루한 겨울이 가고 새도 봄이 오니 신나서 노래하고 싶겠죠. 아침에 아기 밥 챙기고 있는데 유난히 새 소리가 가까이 들립니다. 

아이 음식을 들고 창가로 오는데,,,,

어머나!! 저희 집 창가에 내어 놓은 화분에 새가 앉아 있는 것 있죠. 

무려 2마리나-

기쁜 마음에 혹시나 날아갈까 사진을 급히 찍어서 좀 흔들렸어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찍어서 더 선명하게 나오기는 했는데, 이미 한 마리는 날아가버렸답니다.

잠깐이었지만 맑은 새소리를 가까이 들으니 정말 프라하에도 봄이 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프라하 날씨는 바람불면 가벼운 코트정도는 입어야 하고 낮 기온도 13~15도 정도 밖에 안 올라갑니다. 한국은 28도까지도 올라서 반팔 입고 다닐정도던데~~  


새소리 들으며 봄을 만끽하기도 잠시, 오늘은 무범죄증명서를 떼러 중앙청으로 가야합니다.  원래 체코 사람들은 무범죄증명서를 우체국에 있는 CZECH POINT에서 받을 수 있다해서, 우체국에 갔더니  

외국인이라 우체국에서 정보에 접근 권한이 없네요. 무범죄 경력 관련 중앙청으로 가셔야 해요.

서류 한 장 떼는데도 외국인은 쉽지가 않네요. 

다행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남편 퇴근 길에 관공서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사진을 4월말에 찍은 거라 부슬부슬 비가 내리며 우중충한 날이 이어지고 있을 때입니다. 이제 5월이 시작되었으니 좀 더 해가 나고 반짝이는 프라하 날씨를 기대해요~ 



아기는 유모차 덮개가 답답한지 작은 틈으로 자꾸 얼굴을 내밀고 싶어합니다. 

대충 위치를 알긴하지만 트램역 근처에서 휴대폰을 꺼내 지도와 건물에 붙어 았는 길 이름을 다시 확인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굵직한 남자 목소리로 

어디 가시나요~ 이쁜 애기 엄마~~!

아, 깜짝이야. 이쪽 길 맞지? 

맞으니까 우리가 만나지 않았을까? 

그래, 맞네

​범죄경력서를 발급해 주는 곳이 교도소 옆에 위치하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교도소의 분위기가 비단 체코 교도소만 이상하겠나용 ;;; 

이쪽에 위치한 교도소는 비폭력 범법자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절도나 세금 탈세 같은 경범죄로 분류되는 죄를 저지른 사람이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감옥은 감옥이라 분위기 썌~~ 합니다. 


지붕을 보니 철사같은 것도 보이고 뾰족한 부분도 보이고요. 


아기랑 같이 가는 거라서 혹시나 오래 기다릴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기자가 없네요. 이렇게 대기자 없는 체코 관공서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친절하게 영어로 된 사용 설명 표지판도 입구에 보였고요. 

번호표를 뽑자마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저번에 남편 출장과 함께 서명대리인 서류를 하러 갔다가 신분증을 놓고 온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는 신분증을 잘 챙겼습니다.  

지난 번에 신분증 놓고 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소곤소곤 체코생활] - 남편 출장 전, 내게 준 숙제

직원 분이 한참을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시더니, 부모님 이름을 적어달라고 합니다. 종이에 친정 아빠와 엄마 이름을 적어서 드리고 나니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남편, 근데 내 범죄 이력을 보는데, 부모님 이름이 왜 필요해?

유럽에는 이름이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혹시나 그 사람들이 생일도 일치하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니, 부모님 이름으로 재확인 하는거 

아~~ 근데 내 이름은 워낙 특이해서 우체국에서 발급도 안된다 했잖아

체코 사회 시스템이 당신처럼 이름이 "특별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니까

나,,,, 특별한 사람? 우후후훗

별말 아니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말하는 법은 남편에게 정말 배우고 싶은 점입니다. 


​​교도소 근방을 걸어나오는데 주차된 차량에 보라색 띠가 둘러진 것이 보입니다. 

부인, 여기 교도소 관련 차량은 나가는 거 봤는데 보라색이 둘러져 있어 

아, 진짜? (조금 더 걷다가) 남편 남편 !!! 저기!! 저기!!! 차량에 보라색 띠가 진짜 있네 

좀 이해가 안 가는게 절대로 차량 바깥쪽에 교도소 차량이라고 밖에 쓰지는 않아. 보통 앱뷸런스라고 적혀져 있지

그렇게 교도소 차량인 것을 숨기고 싶으면 그냥 숨기면 되는데, 왜 차량에 보라색 띠는 둘렀는지 모르겠어

아, 그러게. 남편이 말 안해줬으면 몰랐을거야. 나 아직도 체코에 대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은 것 같아


체코 교도소 차량


서류 때문에 일찍 퇴근한 남편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공원을 가로 질러 걸어오는데, 아침에 저희집 창가에 찾아 왔던 새손님이랑 똑같습니다. 

부인, 이 새 예쁘지?

앗!!! 이 새다, 이 새 ! 우리집 창가에 놀러 온 새들

응, sýkorka. 

엉?? 뭐라고? 쉬끄럴까?아니 , 씨-,,, 씨-꼬르까

아참, 쉬끄러까 시끄로까~~~ 그게 그거네. 남편 참,,, 시끄러울까!!

ㅋㅋㅋㅋㅋ 

재밌어?

응, 부인이 재밌어


아재개그같은 제 농담에 남편이 웃어주니 날씨탓인지 한국을 갈 때가 된 것인지.... 여러모로 꿀꿀했던 기분이 나아집니다.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기분이 들어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 동네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체코 프라하 물가는 전반적으로 서울과 비슷한 편이지만, 커피와 디저트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프라하 도심 커피 물가도 한국과 비교해서 싼 편이지만, 동네 커피숍들은 더 저렴한 물가를 자랑합니다.

프라하 저렴한 물가!  

커피 물가 :  에스프레소 35kc ~ 라뗴, 카푸치노 60kc (약 1700원~ 3000원)

디저트 물가 : 작은 빵 15kc~35kc (약 750원~1700원) 조각 케이크 45kc~65 kc (약 2200원~ 3200원)

커피와 디저트 물가가 저렴하다보니, 남편은 에스프레소와 디저트를 저는 카푸치노와 Veternik 이라고 하는 체코 전통 디저트를 시켰는데,  200kc (약 10,000원)도 안되는 착한 가격이 나왔습니다. Veternik은 카라멜 덮어진 슈크림 빵 맛과 비슷해요  

체코 전통 디저트 베테르닉 Veternik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마음이 많이 보들보들해지고 나니, 문득 남편에게 미안해집니다. 

체코여자랑 결혼했다면 무범죄 증명서를 CZECH POINT 우체국에서 바로 뗄 수 있었을 거고, 부랴부랴 퇴근하고 굳이 교도소 옆에 있는 사무실까지 와서 떼는 일도 없었을텐데 말이죠. 

체코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외국인 아내를 둔 체코 남편의 생활도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며... 커피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남편에게 미안하고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 드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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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