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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19대 대통령 문재인, 희망이 시작되다

5월 9일 아침 눈을 떠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6시입니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일찍 눈이 떠졌지?

유럽 써머타임이 시작되면서 아침에 해가 빨리 떠서 5시가 좀 넘으면 훤~~하기도 한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의 장미대선이 있는 날입니다. 

한국과 유럽 시차가 있으니, 제가 일어났을 쯤이면 투표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을테니 얼른 컴퓨터를 켰습니다.  

육아에 정신을 쏟느라고 정작 저는 재외국민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ㅠㅠ, 한국 대선 결과는 정말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체코에 살고 있지만, 엄연한 대한민국 여권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대선 결과를 보니, 지역주의에서는 많이 벗어났지만 확연히 세대차이는 나는 것 같아 보이더라고요. 위부터 20대> 70대, 파란색 문재인, 빨간색 홍준표 

사실 저는 안철수 후보가 2위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홍준표 후보가 2위라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완벽한 정치인은 없으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들의 경우는 가족들의 특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홍준표 후보의 경우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경상남도 급식폐지, 돼지발정제... 같이 굵직굵직한 사건들과는 비교가 안되지 않나요?

대부분의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정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라도 될까 걱정되시는 것일까요 ㅜ.ㅜ 지역감정으로만 따져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경상도 출신 정치인인데 말이죠 ;; (경상도 출신 정치인이 민주당 후보인 것이 마이너스인지... )

김대중 대통령때부터 이어져 온, 김대중 = 민주당 정치인 = 빨갱이... 이 공식이 아직도 성립하는지 모르겠네요. 

19대 대통령 문재인은 고 노무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운명에 끌려 정치세계로 들러온 것이 크죠.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 그리고 친노 패권이라는 꼬리표. 시작부터 호불호가 완전히 갈리는 상태에서 정치가 시작이 된 것 같아요. 

시작부터 쉽지 않은데다, 연설에 능통하고 흡입력도 가진 노무현 대통령과 다르게 문재인 대통령은 달변가보다는 묵묵히 정도를 걷는 스타일이다보니니,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덜 해보였죠.... 

하지만 두 분 모두 정의를 위해 싸워오신 분들이라는 것은 팩트죠. 두분다 명석한 두뇌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힘쏟는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일전에 <썰전>에 대통령 후보들을 초대했을 때, 재수에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문재인 후보. 

자신에 차있던 것처럼 19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기는 했으나, 18대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지도자의 공석이 길었던 다음의 19대 대통령이라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1.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로 촉발촛불 집회로, 한국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2. 그에 따른 깨끗한 정치에 대한 기대가 높고

3.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한 적폐청산과 사회 개혁. 게다가 남북 관계와 외교까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라면 18대 대통령 선거때와 비교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큰 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반문재인 세력을 잘 포용해야하는 큰 과제도 있어 보입니다.  

17대 대통령 선거 득표율 63.0% (이명박 당선: 48.7%, 정동영: 26.1%, 이회창 15.1%)

18대 대통령 선거 득표 75.8% (박근혜 당선 : 51.6%, 문재인 : 48.0%)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 77.2% 득표율 (문재인 당선: 41.8%, 홍준표 : 24.0, 안철수: 21.4%)

한국 정치 상황을 대략적으로 보면 굳은 진보성향 30%, 굳은 보수성향 30%, 중도성향 40% 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보통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은 서로 후보에 대해 투표를 할 확률이 거의 낮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17대 대통령 정동영을 뽑고, 18대 대통령 선거를 문재인을 뽑은 사람이, 19대 대통령을 홍준표를 투표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는 거죠. ^^ 마찬가지로 이명박근혜를 뽑은 사람이 문재인을 뽑을리도 없고요. 

선거의 승리를 좌우하는 중도성향에 있는 40%는, 상황에 따라 진보 혹은 보수 성향에 더 가까워지는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17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16대 대통령인 노무현에 대한 실망으로 중도성향의 40%는 모두 보스형태를 띄며 20%는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이명박에게 투표를 하거나, 민주당이 아닌 이회창에게 투표를 한 것 같습니다. 

18대 대통령 선거 득표율을 보면 당선자와 비당선자의 득표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 문재인후보에게 투표를 하신분들은 "독재자의 딸이 2012년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막아야지"라 생각하지 않을셨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노무현 참여정부 및 친노세력들은 한국 정치에서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느낀 점이라고 하면, 박근혜 정권이 숱한 비리가 탄로나고 탄핵까지 되는 상황이 와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예상했지만.... 틀렸습니다. 

문재인 41.8% < 홍준표 + 안철수 = 45.4% 

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했든간에 단단한 보수지지층들은 홍준표에게 표를 던졌고, 제 짐작으로 중도 성향 중에 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사람의 20%가 안철수를 지지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근혜 게이트를 계기로 굳은 진보가 30% > 40% 정도까지 상향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문제는 홍준표와 안철수 지지자 대부분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투표 인구의 45%가 당선된 대통령에 대해 처음부터 반감을 갖는... 어찌보면 18대 대통령 박근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언젠가 체코남편이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중간이 없는 것 같아. 아예~~ 좋든가 아니면 완~~~전 싫든가 양 쪽으로 분명히 갈려. 북극하고 남극처럼

처음에 들었을 때는 괜히 한국을 비판하는 것 같아 한국사람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최근 정치 상황을 종합해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당선 소감에서처럼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길 바라며.... 

최순실 게이트, 사드배치, 위안부 협상, 세월호 조사 등등 사회적 문제가 쌓여있는데, 조기대선으로 당선 된 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인사들과 힘을 합쳐 잘 해결해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