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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리움

서울에 살 때는 미처 몰랐던 모습

프라하 밀루유가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시작합니다! 

[소곤소곤 체코생활] - 인스타 라이브 방송, 그 새로운 도전

한국에 도착해서 주말 동안에 가족 친지분들을 만나느라 강행군이었습니다. 

한국에 머물수 있는 시간은 짧고, 보고 싶은 사람은 많고.. 

첫째날, 

9시간 비행 후> 한국 다음날 1시 도착 > 가족 점심 > 친척 저녁 식사 >노래방

둘째날, 

외가쪽 점심 > 친가쪽 저녁식사 


게다가 한국에서 꼭 해야하는 일들이 있었는데, 한국 도착과 동시에 나흘정도 바쁜 일정과 시차 적응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오게 되면 꼭 하려고 했던 일이 몇가지 있는데요, 

그중 중요도 최상! 랩.탑.수.리. 

2018년 초에 커피를 마시다가 딸랑구가 팔을 쳐버리는 바람에 촤르르 커피가 키보드 위로 쏟아졌거든요.

언니, 나 랩탑 키보드가 고장났는데ㅡ 언니집 근처에 삼성 수리점이 있더라고
아, 그래? 언제 가려고
내일쯤 시간 되지 않을까? 근데 내일 수리는 어렵겠지?

내일 가려던 저의 계획은 쏟아지는 잠때문에 무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갑자기 방문을 열고 묻습니다. 

랩탑 어딨어?

어, 가방 앞 주머니에 

나 지금 볼일있어 나가는데, 수리 맡기게 줘봐 

진짜? 언니, 고마워

그렇게 친절한 언니덕에 랩탑은 언니 손에 맡겨 수리센터를 갔습니다. 

그 이후로도 계속 비몽사몽. 시차 적응을 하는 동안은 잠을 자도 잔 것이 아니고, 자도자도 몽~~롱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잠결에도 

분명히 언니한테 전화가 올건데....

생각이 들면서도 잠에 취해 몸을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잠이 들다 깨다를 반복하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방에 들어오십니다. 

딸~ 일어나봐. 언니가 물어볼게 있다고
언니가? 에에? 아....

엄마가 건네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 언니

컴퓨터 비밀번호 좀
아아, 5678
로그인 번호는?
어... ss... 아! 아니다 ww5678
아니라는데
이상하다... 엊그제 오기전에 바꿨는데ㅡ 아하~~!  앞에 1234 빼먹었네
응, 이제 맞대
고마워 언니


몽롱한 상태에서 전화를 하다보니, 컴퓨터 비밀번호도 제대로 모르겠더라고요.

일어나서 제 휴대폰을 보니 언니가 제 카톡으로 전화를 했는데, 무음이라서 몰랐던 거죠. 결국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시장에 장보러 가시던 엄마가 발걸음을 되돌려 집에 오셨답니다. 아이고야...

수리를 맡긴 날, 수리가 완료되었다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 대한민국의 서비스 속도는 엄치척척!

그 날은 가지 못하고, 다음날 수리를 마친 랩탑을 찾으러 수락산 삼성 서비스센터로 갔습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서울지하철 내부 사인들이 대부분 영어로 함께 표기가 되어 있더라고요. 서울 중심부는 중국어와 일본어도 함께 표기 되어 있고요.

지하철을 기다리며 노선도를 살펴보는데, 소사에서 시흥방향으로 지하철이 생겼네요. 분당선 -판교쪽으로도 새로운 노선이 생긴걸로 아는데, 사진 한장에 다 담기가 어렵습니다 ^^

프라하 지하철 노선도 A,B,C선만 단촐하게 보고 살다가, 다시금 서울, 경기 수도권이 얼마나 복잡한지 느낍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하철 역마다 고유번호가 있다는 사실! 

체코남편이랑 한국에 살 때, '신촌'과 '신천'역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에 신촌역과 신천역이 있는데, 한 남자랑 한 여자랑 데이트 장소를 잡았어. 전화로만 약속을 잡아서, 한 명은 신'촌'에서 한 명은 신'천'에서 계속 기다린거지. 근데 신촌이랑 신천은 2호선 반대끝에 가깝거든

그럼 지하철역 번호를 말하면 되잖아

어??? 지하철역 번호? 

응, 나는 친구들이랑 만날 때 지하철 번호로 얘기하는데 


그 당시에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저한테는 역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다보니, 크나 크게 써진 숫자를 인지못했던 거죠. 

지하철역 숫자뿐만 아니라, 지하철 칸칸마다 몇번째 칸인지 숫자로 구분하고 있고, 여러군데 있는 출구에도 번호가 매겨져 있고요. 화장실도 몇 M정도 걸어가면 있는지도 숫자로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참 친절하 표지판입니다.

체코랑 비교해보자면,,,

프라하 지하철의 출구는 "무슨무슨 길 " "어느 방향(으로 갈수 있는)" "주요건물이름 (방향)" 출구라고 써져 있고, 지하철 칸도 번호도 매겨져 있지 않네요. 

다행인점이라면 프라하 지하철역의 대부분은 출구가 많지 않은편이고요, 잘못나오더라도 다른 출구도 크게 멀리 있지 않습니다. 어느 출구를 이용하던 우선 밖으로 나오면 목적지 찾기 크게 어렵지 않아서 숫자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Florenc나 Andel역의 경우는 출구 방향이 조금 중요합니다)    

언니가 얘기해준대로 4번출구방향으로 나가려고 표지판을 보는데

노일 '중학교'에 d 가 빠져있네요, d는 공부하기 싫어서 도망갔나봅니다.

건널목에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튼을 보면서 

프라하의 건널목들은 버튼을 눌러야 건널 수 있는데...

신호를 기다리며 괜히 버튼을 눌러야할 것만 같은 기분~

그리고 어김없이 횡단보도에서도 만날수 있는 숫자!

횡단보도는 위험할 수 있으니, 휘리릭 찍어서 사진이 흔들렸네요. 

16초.

이렇게 미리 숫자로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게,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서 좋은 것 같아요.

프라하 센터의 건널목 신호 중에는 한 세번 깜빡거리다 바로 빨간불로 바뀌어버려서 건너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곳도 있거든요.

프라하생활을 하다가 한국 여행을 와서보니, 한국에서는 표지판이나 정보를 전달할 때 숫자의 사용이 빈번한 것 같습니다. 

랩탑수리 한 것 찾으러 갔다가, 가는 길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네요. 
아이를 잠시 엄마한테 맡겨놓고 서울 구경 가는 길에 본 것들에 관한 포스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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