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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여행을 떠나는 이유

체코 휴일이라서 가을이 다 끝나기 전에 여행을 가고 싶어서 

프라하 근교 여행지를 검색했습니다. 


[소곤소곤 체코생활] - 체코 휴일인데 여행갈까


아침에 일어났는데 햇살이 가득합니다.
정말 오늘 나가지 않으면 제가 프라하 겨울을 견딜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부터 심상치 않아보이던 아기가
아침가지도 콜록거리고 콧물을 줄줄 흘립니다.
간만의 휴일은 맞은 남편은,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힘든지 비몽 사몽이고요…

기차가 매 시간 있어서 아침에 정신차리고 11시나 12시 기차 타자고 말을 했는데, 둘의 상태을 봐서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야할 것 같았습니다.

남편, 우리 오늘 기차여행 갈 수 있을까?

하…. 부인, 여행가야되지

응, 남편. 나 이번에 진짜진짜 가야겠어. 

그럼 오늘 말고, 내일 일요일에 갈까? 아기가 조금 괜찮아지면

안돼. 일요일 날씨도 안 좋을 것 같은데다, 아기가 일요일에 낫게 된다는 보장도 없잖아. 그럼 결국 여행은 못 가는데.. 

그럼 어떡하지? 

음… 남편이 괜찮다면, 아기랑 둘이 집에 있는 건 어때?

부인이 가족 여행가고 싶었잖아.

아냐, 아기가 아프니 어쩔수 없지. 기차로 1시간이니까, 금방 다녀올게.

이렇게 결국 혼자 기차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고 나서, 
아기 아침을 먹이고 점심과 간식을 식탁에 챙겨놓은 다음,
기차 시간에 늦지않게 서둘러 챙겼습니다.

남편이 보기에 제가 나가고 싶어 안달난 사람처럼 후다닥 챙겼는지 

벌써 나갈 준비 해? 

하며 서운해합니다.

기차 시간 늦지 않게 가야지.

알았어. 가가. 가가가가가!!

참나. 안 그래도 갈거 거든!!! 근데 프라하 지하철 C가 공사 중이라 XC타야 되는데, 아마 역 앞에서 타면 되겠지?

진짜? C선 공사해? 

남편 몰랐어? 뭐야, 프라하 사람 맞아?

그럼 가지 말라는 징조야

아니지, XC로 대체했으니 어찌됐든 여행 가라는 소리지

근데 부인, 기차표 잘 살수 있겠어? 

아휴 남편 . 내가 남편없이 체코여행을 몇번을 했는데~~아! 그런데 호로비체 왕복표 주세요를 어떻게 말하지?

Zpatečni jizdenky do Hořovic 스빠떼츠니 이즈덴끼 도 호로비쯔
호로비쯔 로가 Ř 야

알어, 천천히 Ho.řo.vi.c 하면 발음할만한데, 다같이 붙이면 어려워. 

맞아맞어. 시간 없네 부인. 얼른가~ 티켓잘사고, Hořovice 도착하면 바로 연락 주고,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오케이, 오케이

남편은 제가 주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같은 다른 나라가는 건 그렇게 걱정 안하면서, 

체코를 혼자 간다고 하면 얼마나 걱정하는지 몰라요. 


체코에 처음 오자마자 체스키크룸로프도 혼자 가고, 예전에 체코어 더 모를 때 올로모우츠도 혼자 갔는데…

XC를 타니 밖으로 움직이니 창밖을 볼수 있어 지하철보다 좋습니다.
흘라브니 나드라지 역 바깥쪽 입구에서 내려줍니다. 



우선 Domestic 에서 Praha프라하에서 Hořovice 프라하근교 호로비쩨왕복 기차표를 샀습니다. 


걱정했던데로 직원분이 ㅡ 저의 ř발음을 한 번에 못 알아 듣더라고요.

ř에 중점을 두고좀더 천천히 세게 발음하자 제대로 된 표를 줍니다. 


기차출발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어서 아침 요기를 하러 Billa마트를 갔습니다. 

Billa마트에서도 기차 출발시간을 보여주는 화면이 있습니다. 



프라하에서 Hořovice가는 기차 중에 작은 마을을 들르는 통일호 같은 열차는 더 오래 걸리고요, Rx 빠른 기차를 타면 1시간 안에 도착합니다. 



기차는 최종목적지가 크게 보여지고요, 아랫 쪽에 어디어디 들르는지 보여줍니다. 

Směr Hořovice 인걸보니 제대로 승강장을 찾아 왔나봅니다.


금요일이 휴일이라서 프라하를 빠져 나갈 인구는 이미 다 빠져나갔는지 한가한 편입니다. 표에 맞게 기차의 2등석 칸으로 들어갔습니다. 

아기와 기차여행을 할 경우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와 가족 칸도 있습니다. 

기차 안에 표지를 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병을 바깥으로 던지고 창밖으로 몸을 내미는지 주의 표시가 있습니다.

기차 여행 중에 음식카트에서 과자나 음료를 사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미리 Billa 마트에서 사 온 산 과일을 하나씩 집어 먹으며 기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차 출발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그런데 갑자기 아주머니 한 분이기차에서 휙! 내리십니다. 혹시 저도 기차를 잘못탄건 아닌지 걱정되더라고요. 



승강장 2J라고 했는데, J가 맞는지 확인하러 나가보니 2번 승강장에 있는 기차가 한 대 밖에없네요. 휴~~ 안도하고 다시 그 기차를 탔습니다. 

한 5분 지나니까 방금 내리셨던 아주머니도 돌아오시더라고요. 

어디론가 여행할 때마다 제대로 목적지에 맞게 탔는지, 출발해서 확인되기 전까지 조마조마 한 것 같아요.


기차는 프라하 근교 Všenory, dobřichovice 을 지나갑니다. 기차 창밖의 가을 풍경을 보며

하~~~이런 곳에 살아도 멋지겠다ㅡ

생각하던 중 갑자기 기차 안에 벌레가 날아다닙니다. 

작은 벌레에도 흠칫!! 놀라 몸을 피하는 저를 보면서

역시 나는 벌레 적은 도시 생활에 적합한 스타일이구나

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 브셰노리 Všenory  (구글지도 이미지)

프라하 근교 브셰노리 Všenory

프라하 근교 도브리호비쩨 dobřichovice

▲ 도브리호비쩨 dobřichovice (구글지도 이미지)


Hořovice도착 전에 Beroun 에서 표 검사를 합니다. 

제 옆에 앉은 외국인 여행객들은 이 기차가 까를슈테인을 가는줄 알았나보더라고요.
승무원이 Beroun에서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기차를 타고, 거기서 다시 표를 다시 사야한다하자 여행객들의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그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며ㅡ 

아.. 이런 모든 상황이 여행이지.. 

계획한 일정 대로 되지 않고,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그러면서 여정을 수정해야만하는.. 
당시는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보물같은 추억이 되기도 하고 


기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체코의 가을 모습들을 구경하다보니 호로비체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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