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남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5.24 체코남편과 한국에서의 추억 (7)
  2. 2014.07.03 나는,프라하에 산다 (24)

남편 중국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가 하는 일은 월병과 보이차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아~~ 상쾌한 아침. 월병 먹어야지!

부인이 계속 얘기하니까 나도 먹을래


월병 덕분에 열심히 한 다이어트는 말짱 도로묵이 ㅠㅠ 이제 월병을 다 먹었으니 다시 체중 관리 시작해야죠 ㅎㅎ 월병을 오물오물 먹고 있는데, 남편 손이 쓰윽 들어와 월병을 한 개 더 집습니다.  

 

뭐야 2개째 먹네

아니~~ 먹다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월병을 먹다가 갑자기 남편이 후다닥 아기한테 뛰어갑니다. 

 

아아아아~~~ 안돼!!

 

회사에 가져가야할 서류로 가득  가방을, 열어 놓은  바닥에 놨던 거죠. 가방에 물건이 "날~~끄집어 내봐~~"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딸래미가 놓칠리 없습니다.

 

딸, 이거 아빠 중요한 문서란 말이야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아아아~~~ 안~~

 

휴대폰을 잠시 소파에 두었다가 딸이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거죠. 얼른 휴대폰을 높은 테이블 위로 올려 놓습니다


남편, 여기는 호텔이 아냐~~ 아기가 계속 돌아다니며 물건을 호시탐탐 노린다규!

응응, 알겠어. 부인 근데 우리 주말에 날씨 좋으면  가족 산책 나가자 

그래그래

 

남편은 출장때문에 집을 자주비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함께 가족 산책을 제안합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저를 뒤에서 와락! 안습니다. 


부인, 그대로 있어

얼른 출근

가만히 있어 부인. 아무데도 가지마

나는 안 가~ 남편이 자꾸 가지. 이제는 한국도 건데

아, 그래도. 아무데도 가지마

알겠어~ 아무데도 안 가게, 돈 많이 많이 벌어와 ^^

 

너무 현실적인 부인인가요? 미혼일 때는 사실 진정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은... 결혼 생활에서 돈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도 먹고 사는 기본을 해결하는 돈 앞에서는 그 힘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꼭 사랑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뭐든 적당한 선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남편을 현관에서 배웅하고 뒤돌아보니 화장실과 화장실 거울에 불이 그대로 켜져 있습니다. 체코남편이 돌아 왔음을 느끼네요. 출근 준비를 하며 서랍장까지 열어 놓아서, 딸이 아랫쪽 서랍장에 있는  물건을 죄다  놓았습니다


에휴,,,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청소가 끝이 없네요~~


여기까지가 중국출장 다녀와서이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국출장 관련입니다. 이후로 남편은 중국출장을 한 번 더! 가서 이야기 흐름이 좀 뒤죽박죽이네요 ^^


+++++++++++++


+++++++++++++




남편이 한국출장을 가면서 갑자기 남편이 한국에서 유학을 해서 둘이 함께 한국에 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결혼생활도 몇년되고 육아에 치이다보니 블로그 초창기랑 비교하면 포스팅에 깨쏟아짐이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간혹 봄바람에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듯, 남편과 연애하던 추억의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날이 있습니다.


부부가 연애시절 떠올리기 시작하면, 부부사이가 농익어 가는 거라던데 ^^;;;

파릇파릇했던 남편과 저의 모습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휘리릭~~~


체코사람들 대부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친해지고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남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9시 수업을 듣는데 그날따라 일찍 도착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강의실로 가는 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남편을 우연히 만났고 같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라 남편이 저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그전까지 얼굴만 알고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횡단보도에서 강의실까지 의외로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걸어갔습니다. 돌이켜 보니, 함께 걷는 동안 제가 깔깔거리고 웃으며 상당히 유쾌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강의실에 도착할 쯤, 남편이 물었습니다.


혹시, 음료수 마실래?

응, 그래


걸어오는 길이 오르막이라서 목이 타던 찰나였거든요. 매점 자판기에 가서는, 남편이 또 물었습니다.


뭐 마실거야?

나는 아이스티 


남편은 콜라를 뽑았고 (남편은 저랑 결혼하고 나서 거의 콜라를 끊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힙합보이에 콜라를 즐겨 먹었던 남자~), 자판기에 남은 돈으로 제 아이스티까지 사줬습니다. 


남편이 유럽사람이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데다 거의 처음 이렇게 둘이서 길게 얘기해보는 사이라서,,,


으잉? 왜 음료수를 사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이 마르니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600원짜리 상냥한 음료수 한 잔에 홀딱 넘어가버린듯 싶어요 ㅋㅋㅋ  



그 후로 친구들이 여럿 모인자리에서 남편은 저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장난끼도 많은 남자였기에 장난 반으로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할로윈 파티에서 진심을 알게되고는 그 때부터 남친여친이 되었답니다~~ 


외국남자하면 왠지 더 친절하고 부드러울 것 같지만서도,,,, 남편은 자상한 한국 남자들처럼 매일 밤 집에 데려다 주거나, 화장실 앞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자아가 강해서 연애를 하기 쉽지 않은 성격인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모습이 데이트를 할 때 참 편했습니다. 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할 때도 체코남편 특유의 기분좋게 말하는 화법으로 이해가 잘 되게 설명해줬어요. 



큰 싸움없이 데이트를 해나가던 중, 남편은 방학동안 체코로 한 달 떠났고 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잘 지낸다며 안부 차 보내 비디오 남편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생기랄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자친구는 한국에 놔두고 잔뜩 신나있구만~~ 흥칫뿡!


비디오 속 밝은 표정의 체코남자친구를 보는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면서도, 당연히 오랜만에 체코음식도 먹고 체코 친구들 만나 체코어로 떠드는 게 재밌고 편하겠단 생각도 했죠.  

 

남편은 한 달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만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둘이 식당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비빔밥을 먹는데,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내 체코남자 친구가 진짜 맞는거지?


어리둥절 바라봤습니다. 제게는 남친과 떨어져 있던 한 달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꿈인가 생시인가 눈 앞의 체코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습니다. 한달간 떨어져 있기 전까지는, 사람이 제 곁을 떠난다는 것을 크게 실감을 못하고 있다가... 이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외국인이니 언젠가 때가 되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이런저런 시간이 지나 체코남편이 한국출장을 간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출장 가기전에 아기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다같이 침대에 누웠습니다. 


엄마! 뽀오뽀, 뽀오뽀 (=뽀로로) 



저희 아기에게도 뽀통령이 인기 만점입니다~~ 아기가 뽀로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찾아서 가져다 줬더니만... 자려고 뒤척거리다 제 얼굴을 빡! 때렸습니다 ㅠ.ㅜ 제 눈 앞에 번개가 번쩍 !


으악! 내 얼굴~~~

부인 괜찮아?

아니, 진짜 아퍼 ㅠㅠ 아야... 

으흐흐흐흐~~

뭐야, 남편

아니,,, 그게... 우히히히

뭐가 재밌어? 우와~~진짜로 별이 보였어. 아흐.. 아퍼

부인이 웃기게 말했잖아. 앞으로 별 안보이게, 내가 한국 가서 천으로 된 뽀로로 인형 사가지고 올게

아, 몰라~ 


헤어짐의 형태이든, 장거리 연애이든,,, 국제커플은 언젠가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연인사이인데요...  


저와 남편은 여차저차 연애를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현재는 플라스틱 인형으로 안면을 강타하는 공격성(?)을 갖은 아기도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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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에 생활한 날짜가 하루하루 길어져 갑니다. 

지내 온 시간만큼 오프라인의 일이 바빠지면서, 온라인의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아쉽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한 그리움이 채워지기도 하고 

외국생활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제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이기도 하거든요. 


태어나고 자라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이방인으로 산다는 건-

얼만큼 힘든 상황에서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제 자신에 대한 도전과 같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여행지로 사랑받고, 삶의 여유가 있는 유럽. 


특히 주말에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월요일,금요일 휴가 붙여서 

주변 유럽국가여행을 할때는 유럽에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유럽 여행을 와 본 분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유럽 생활이죠ㅡ 

분명,꿈꾸었던 생활의 일부분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체코 사람들의 행동과 문화,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겪게 될 때면 

'나는 왜 체코 남자를 만났을까. 난 왜 체코에 오기로 결정해서 살고 있는가? ' 


이런 의문을 마구 품기도 합니다. 


마음이 지치는 날이면 한국에 남겨두고 온 것들도 가슴 한켠 시린 날들도 많고요....  

사실, 이런 마음을 달래려면 그냥 한국으로 가버리면 해결되는 문제들입니다. 


하지만 큰결심하고 체코로 와서 살면서,

이만큼 적응하느라 괴롭고 힘겨웠던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아깝고 억울해서, 

그냥 놓고 갈순 없다는 결론이 납니다. 
아직은 향수병이 제 도전 정신을 꺾기엔 심각하지 않은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런 고민은 주로 "아이고~~~ 내 팔자야~~~"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체코에 대한 지식도 없고, 체코어도 못하고 체코문화.역사.사람들에 대해 잘모르고. 

단지 제 심장을 콩닥거리게 해주는 그 사람의 나라이기에 시작된, 저와 체코의 인연.

 

그를 만난 이후 순간순간 내린 결정들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하고... 

체코에 살고 정착하게 된 운명을 결정지었을테니까요ㅡ


루돌피눔에서바라 본 프라하 야경과 블타바 강변


사랑에 눈이 멀어 시작 된 준비없는 체코생활이라 여기저기 생채기 가득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한 해 한 해 겪으면서 프라하의 생활도 점점 익숙해져갑니다.

어느날 늘 지나치던 골목에 눈에 띄지 않는 꽃가게를 발견하고는

'그래.. 프라하는 참 골목이 발달되어 있어. 상점도 눈에 잘 띄지 않고.. 

프라하에 없는게 아니라ㅡ내가 잘 몰라서 안보였던 것도 있는것 같아.'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정류장에서 트램을 기다리다가 트램이 한꺼번에 와서 줄줄이 서 있으면 

뒤에 있는 트램의 번호가 안보여도 앞에 있는 깨끗한 트램 말고~~~

저 뒤로 한 칸짜리 낡은 트램이 우리 집 가는 트램일 거라는 걸 압니다. 

낡은 트램에 몸을 싣고 멍 때리고 있다가도 트램이 어디를 지나칠쯤에 고개 들어 

평온한 프라하의 블타바 강변을 구경해야하는지도 알아가고요.

프라하 지하철에서는 지하철이 들어올때 신호가 약해져 인터넷이 안되고, 

지하철 내에서는 전화가 끊기는 것에 대해 


"아니. 세상에ㅡ 지하철에서 전화도 안돼? " 


가 아니라 


"한국은 지하철에서도 인터넷 빵빵 터지니 편리한 생활이었구나. " 

라고 체코의 인터넷 연결 상태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요. 


지하철역에서 나가는 양방향 출구 중에서 어느쪽으로 나가야 내가 원하는 트램을 갈아탈수 있는지. 

지하철 몇번 째 칸이 그 출구랑 더 가까운지도 알아갑니다. 

트램을 타고 지나가는데 4살 즈음 된 아이가 길가에 있는 식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Tam je pivo. 저기에 맥주있어. " 라고 얘기할때 


아빠 단골 술집인가 보구나... 체코 사람들은 맥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한국에 지역 특색 음식이 있다면, 체코는 지역별로 생산하는 맥주가 있으니 ㅎㅎ


체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목 넘김 좋은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집근처 단골 선술집도 생기고요,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때 조용히 앉아서 머리속을 정리할 수 있는 단골커피숍이 생겼습니다. 

알베르트 마트의 견과류보다 막스앤펜서에서 산 견과류의 가격이 2배 비싸지만 

고소한 맛이 20배 정도 강하다는 것도 발견해갑니다. 

체코의 6월과 7월 여름 날씨는 해가 쨍쨍하다가도 다음 날 천둥번개에 비바람이 몰아쳐 

13도로 내려가면서 축축하고 뼈가 시린 초가을 날씨가 되기도 한다는것.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날엔 야외식당에 앉아 맥주한 잔 생각나게 더운 날이 되기도 한다는 점. 

이렇게 체코 여름날씨는 한국처럼 더운 건 아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라서. 

매일 아침 눈 떠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유럽 여름 날씨에 햇빛이 눈부셔서 외부활동할 때는 눈을 보호하기위해 썬글라스를 써야한다는 점.

써머타임이 시작되면 해가 9시~10시가 되어도 지지 않으니. 

시계를 잘 확인해서 저녁식사 시간때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여름에 갑자기 살찌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 


프라하의 도심에서 구두 굽껴서 신발 한 짝 떨어지는 신데렐라 되지 않기 위해서 

돌바닥에서도 거뜬한 통굽신발이 편하다는 것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체코에 있었던 시간이 아직 짧아, 여전히 낯설움으로 다가오는 체코지만. 
하루하루 프라하에 사는 날이 쌓일수록 체코와 더 가까워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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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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