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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체코 휴일인데 여행갈까

10월 말에 유럽 써머 타임이 끝나고 나면 확실히 흐린 날이 많아집니다. 

프라하 날씨와 서울 날씨를 비교해보자면, 

프라하가 10월, 11월, 12월 초까지 더 추운 것 같아요. 

체코 사람들은 11월까지는 가을이라고 하던데, 체감상은 10월 중순부터 겨울 같습니다. 

 
육아를 하다보니 가을이 깊어지는 것도 잘 모르고

날짜 개념 약해져 10월 28일 금요일이 

체코 공휴일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습니다.


10월 달력을 들여다 보다가 2016년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며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을 만끽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 28일이 체코 휴일인데 어디 여행 안 갈래? 

까를슈테인 갈까? 

까를슈테인은 이미 여러번 가봤잖아. 안 가본데 가보자

그래ㅡ부인이 어디 가고 싶은지 알아봐줘

오키


한국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체코 대표 여행지 3곳

1. 체코 수도 프라하 Praha

2. 아기자기한 동화속 마을 체스키크룸로프 Český Krumlov 

3. 마시는 온천수와 영화제로 유명한 까를로비바리 Karlovy Vary

프라하 까를로보 나메스티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체스키 크룸로프체스키 크룸로프



체코 생활을 하며 느끼는 점이라면 대표 관광지를 제외하고도 가볼만한 곳이 많은데, 소개가 잘 안되어 있어 아쉽습니다.

체코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는 숲에 둘러 쌓여 있는 성에 가는 것이 좋지만, 

아기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유모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봅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온천으로 유명한 마리안스케 라즈녜 Mariánské lázně 가 머리를 스칩니다. 

까를로비바리랑 가까운 온천 도시인데, 여행가고 싶은 곳 후보에 항상 있던 곳이었거든요.

남편, 마리안스케 라즈녜 어때? 

너무 멀지 않아? 

기차로 2시간 30분정도아기랑 가는데 

좀 멀지 않을까

아.. 그런가? 

까를슈테인처럼 기차로 1시간 정도 되는데 가자

흐음… 알겠어

그리고는 다시 열심히 프라하 근교 갈만한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기차로 갈만한 곳들이 몇군데 있는데, 
1시간 30분 거리정도인데 기차를 한번 갈아타야 돼.

기차 갈아타는 것은 별로

그치, 아무래도 아기랑 여행하니까 쑥! 한번에 가는 게 좋겠지?


또다시 프라하 근교 여행지 폭풍 검색을 했습니다.

그럼 2시간 기차 타고 가는 곳은 어때? 

2시간은 좀 먼 것 같고, 1시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

에휴… 알겠어. 더 찾아볼게

전투적으로 이곳저곳 찾다가 드디어!! 드디어!!!! 

프라하 근교에 여행을 갈만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남편, hořovice 호로비쩨 가봤어? 

아니

프라하 근교라서 기차타고 1시간 이면 갈 수 있어

아~ 좋네

그런데 우리 기차 예약 안해도 돼? 

응, 안해도 돼

주말에다 공휴일인데?

매 시간마다 있는 기차라서 괜찮아

여행갈 생각에 잔뜩 신이 나있든 저와 달리
대답하는 남편의 목소리에 피곤함이 묻어납니다. 

새로 옮긴 직장에 적응하느라 힘들어서, 

휴일이 끼어있는 황금 주말을 자기도 쉬고 싶겠죠… 

남편의 상황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상당 시간 검색 끝에 프라하 근교로 기차타고 한 시간 거리에 갈 수 있는 곳 열심히 찾았는데…. 좀 김이 샙니다.

남편, 너무 피곤하면 여행 안 가도 괜찮아

안돼! 부인 가고 싶잖아. 부인이 여행 얼~~마나 좋아하는데

근데 당신이 새로운 직장때문에 피곤하니까. 남편은 쉬고 나랑 아기만 다녀와도 되고

안돼~~ 첫 가족 여행인데 다 같이 가자

금요일이 휴일이니까, 그날은 쉬고 토요일에 가자

그래그래, 혹시나 날씨 안 좋으면 일요일에 가고

응, 알겠어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 10월 28일, 29일 모두 비가 오지는 않으려나 봅니다. 


공휴일 전날인 27일,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아기와 함께 밖을 조금 돌아 다녔는데

오후에 흐려지며 빗방울 좀 날리더니,,,, 

그 날밤 아기의 기침소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희 온 가족 함께, 프라하 근교 기차 여행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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