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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체코 CZECH

[체코여행]올로모우츠 모라비아지방-1

휴가 기간에 올로모우츠를 다녀왔습니다.

혹시 기차를 타고 프라하에서 올로모우츠를 가실 분은

지난 포스팅 참고 부탁드립니다.


2013/01/18 - [프라하 새댁의 소곤소곤 신혼일기/이웃 동네 나들이] - [체코여행]체코기차역-흘라브니 나드라지


프라하에서 3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올로모우츠역에 도착했습니다~



 밖으로 나와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영하 5도에도 음악에 맞춰 뿜어주는 작은 분수쇼도 구경하고

회색통 모양으로 되어있는 데서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여행자가 되어 어느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소소한 게 다 즐겁고 좋아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찻길 앞에 갈림길이 많아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망설여집니다. 

사전 준비없이 떠난 여행이라서 어느길로 가야할 지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기차역 입구에서 지도를 찾았습니다. 앗싸! ㅎ 


지도를 보니 인포메이션 센터를 중심으로 올로모우츠의 시내는 그렇게 크지 않아보입니다. 

그래서 걸어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길 골목골목을 걸어가다보면, 생각지 못한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때도 있고 

차를 탔으면 놓칠 수 있는 작은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걷다보니 보였던 산책길. 한 여름이라면 그냥 벤치에 앉아 쉬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 좀 더 넓은 산책로. 이 곳 물가에는 오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건물 앞에 정말 높이 우뚝 서있던 나무들. 

예전에는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람 인생 100세에도 고난과 슬픔이 많아 길게 느껴질 때 있는데- 

그보다 더 오래 살며, 세월이 지나가는 걸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 후로는 큰 나무들을 보면 경외심(?) 같은 게 들어서 멍~하니 가끔 쳐다봅니다. 


'나무님, 당신은 몇 살인가요? 얼마나 많은 계절을 지나왔나요?' 



두리번두리번 걷다가, 벌써 1시가 거의 다되어 점심때가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식당을 찾았죠. 


식당을 찾는 길에 바 옆에 있던 테이블과 담배꽁초를 넣게 되어 있던 곳.

요즘 한국에서도 금연 장소가 늘어나며

흡연자와 비흡연자와의 논쟁이 끊이지를 않더라고요. 


흡연자는 아니지만, 적당한 흡연구역 지정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거리를 구경하며 식당을 찾고 있는데, 뭔지 거리 분위기가 스산합니다. 

식당 간판이 보일 때 마다 안을 들여다보면 장사를 안하든가 

아니면 정말 쓰러질 것 같은 분위기여서 갑자기 괜히 혼자 여행왔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함으로 조금 더 걷다가~ 들어갈만한 식당을 찾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로프라멘 맥주 간판도 보이고요 ㅎ 



실내 분위기는 일반 체코 식당 분위기가 납니다.



그 날의 메뉴가 있네요. 무난한 닭고기와 오렌지소스, 감자튀김이 나오는 메뉴를 주문하고

마실 것은 스타로프라멘을 마실까 하다가, 메뉴를 보니 작은 브라닉이 9kc (=500원) 이라 바로 주문했습니다. 



갑자기 주문을 안했는데, 스프가 먼저 나와서 당혹스러웠는데, 

메뉴판을 확인하니 가장 꼭대기에 0.25L 스프는 모든 메뉴에 포함되어서 나오네요. 

우와~~~~~~~!!! 유럽에서 공짜 메뉴라뇨  사랑해요~올로모우츠 ㅋㅋㅋ 

메인메뉴는 그냥그냥 한끼 먹을만 했어요



공짜 스프에 이어, 여행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 


브라닉 생맥주!


병이나 페트병에 들어있는 건 마셔봤는데, 프라하에서는 브라닉 생맥은 찾아보기 어려워서

생맥으로는 처음 마셔본거 였거든요. 


근데 정말 맛이 좋더라고요. 역시 체코의 명물다운 맥주입니다.

싼 가격과 희소가치로 인해 더욱 맛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선한 맥주를 마실 때 생긴다는 거품 비어링도 줄줄이 잘 생기고요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 따뜻하고 목넘김 시원한 맥주 한컵하고 나니

행복이 정말 밀려옵니다.


올로모우츠에서 별다르게 큰~~거 보지 않아도 

스프와 브라닉 한 잔만으로도 이미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