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스님
이책은 2012년 베스트 셀러 중의 한 권이라
모르시는 분이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해외 생활을 하다보면 한국 활자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 생기는데요
영어와 체코어에 둘러 쌓여 있다보니-
한국어 책이 많이 그리워져 이번에 한국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사왔습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읽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제목처럼 멈추면 보이는 것들.
너무 바쁜 한국의 삶에서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무심코 지나가 버린 소중한 시간과 사람들.
그런 일상에 마음이 지친사람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웰빙"이 대세였다면 요즘 핫 키워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힐링" 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힐링을 얻었다해서,
스님의 어떠한 말에 사람들은 위로를 받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치열한 경쟁의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 있지만,
다른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이방인 인생이라 마음이 지칠 때 읽어 보고 싶어서 얼른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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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스님이 긴 외국 생활로 한국어에 대한 갈증을 느끼면서 소소한 기록으로 시작한 트위터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면서 그 내용을 모아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 대화이다보니 조금 문장이 간결한 편이라고 볼 수 있고요.
혹시 법정스님의 책을 좋아하셨던 독자 분들이라면 조금 가벼운 문체에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메세지를 주고받는 시대에 살고 있고
점점 사람들의 속도는 빨라지는데-
정통 불교의 가르침을 너무 세세하게 적어 놓으면 사람들이 지루해 할 수도 있으니,
이렇게 간략한 핵심 문구를 담아 놓아서 읽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도
시대에 맞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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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에서 몇 분 씩 멍~~하니 쳐다고 보고 있었던 게 있는데요.
바로 책에 곳곳에 있던 이영철 화가님의 그림이었습니다.
아련한 봄날 속의 너
사랑은 시작되고
출처: 이영철 화가님의 블로그 http://namusai33.com/584
'삶은 비우는 것'이라는 불교의 철할과도 닮아 있는 여백이 많은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대자연에 한없이 작은 제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뛰어가 만날 것 같은 연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제 마음도 설레더라고요.
이런 멋진 그림이 책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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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사람의 배경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책을 읽어도 기억에 남는 구절은 각각 다를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상황이 변해 있을테니. 또 다른 구절이 가슴에 와 닿겠죠?
지금 제가 원했던 해외 생활이고- 사랑하는 남편과 같이 낭만의 도시의 프라하에 있는데도-
마음이 공허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자신에게 묻죠. 문제가 뭘까. 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있으면서도 신나지 않을까...
그리고는 책을 통해 답을 얻었습니다.
프라하는 제가 2010년 처음 왔을 때도 이 모습이었고, 두번째 2011년에 왔을 때도 변함없이 아름다웠으며
2012년 올 해도 계절마다 분위기를 바꿔가며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단지, 제 상황이 여행자에서 주민으로 바뀌었죠.
제가 프라하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니, 제 마음도 같이 변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참.. 쉽지 않네요 하지만 계속 노력해야지요~ 암요~~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렌즈는 갖가지 색으로 물이 들어요.
마음이 기쁜 상태라면 렌즈 자체에 기쁨의 물이 들어 있습니다.
그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은 당연히 기쁨으로 물이 들어 있습니다.
그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은 당연히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반대로 마음이 외로운 상태의 렌즈를 하고 있으면 세상 역시 참으로 외롭게 보여요.
이처럼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자체는 행복한 일, 불행한 일, 아름다운 일,
더러운 일이 본시 없어요.
그렇게 분별하는 것은 세상 스스로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의 렌즈가 하는 것입니다. "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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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요즘 일이 뜻처럼 안되거나, 주변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 많이 받고 계신 분들은
잠시 시간 내서 읽어 보면 마음의 심란함을 좀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냥 스스륵 넘겨 멈춘 책 페이지에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