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9.06 프라하새댁의 정신세계 (6)
  2. 2013.07.17 남편이 사라졌어요. 괜찮을 줄 알았는데.. (8)

프라하 날씨 관련 따끈따끈한 최신 소식입니다. 

이번 주는 여름의 끝자락처럼 한낮에는 조금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했어요. 


주말은 25도 까지 올라가는 아름다운 프라하 날씨가 계속되어 

사진 속으로 만나보던 파란 하늘 뭉게구름 몽실몽실 피어나는 아래, 

빨간지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예쁜 프라하를 구경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럭키 피플 !!!!! 

 


하지만 월요일(M)이 되면  비오는 17도 날씨죠? 

하루아침에 기온이 10도가 내려가다니,,, 그리고 비오는 그림 옆에 해가 있죠? 


이런 날씨는 비바람 불었다 오후에 잠깐 햇빛 쨍~! 났다가 다시 천둥번개쳤다.... 

다이나믹 스펙타클 프라하 날씨를 하루에 다 만날 수도 있는,,,, 럭키 피플 !!!!!



지난 번에 카를슈테인 성으로 떠나는 5월에 관한 휴가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9월 6일 프라하 날씨로 건너뛰려고 하니 좀 정신없지만요. 


5월 휴가 얘기 하다가 왜 갑자기 오늘 이야기? 라고 너무 당황스러워하지 마시고요. 

프라하 새댁의 하루하루가,, 프라하 새댁의 정신 세계가 이렇구나...하고 그러려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나쳐주세요. 이해는 제 자신도 어려워요 ㅎㅎ 


제 정신머리에 대해 조금 설명드리자면.. '가'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가도 갑자기 '라' 로 건너뛰는.

'나''다'는 어디있냐고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안드로메다 어딘가에서 자기들도 헤매고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사실 제가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얘기를 한다는 걸 알아챈 건, 몇 년 되지 않았어요.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가 있는데요, 이 친구와는 정말 대화의 폭이 참 넓었거든요.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삶의 본질에 관한 심도 있는 대화도 많이 나누고요. 


헌데 이 친구가 저와의 대화에서 간혹 혼란을 겪었던 것은 

제가 '가'라는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다가 - 갑자기 웃긴 얘기인 '라' 로 건너뛰는 것 때문이었던 거죠. 

그래서 대화를 한참 하던 중에도 


어? 심각한 '가' 얘기 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이렇게 이야기의 흐름을 잃곤 했습니다. 심각하다 갑자기 얄팍한 대화를 넘나드는,,,, 

한동안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던 친구가 내 놓은 해결책은 


갑자기 이야기의 주제를 바꾸고 싶을 때는,,,  '이건 다른 얘기야' 라고 말해줘. 



였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사람의 습관이 자주 바뀌나요~~~ ㅎㅎㅎㅎ 

여전히 중구난방스런 이야기로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말할 때마다 계속 새로운 얘기를 덧붙여?  


논리적인 남편은 기-승-전-결이 분명한 남자라면, 감정적인 저는 승-기-전-승-기-전~~결론은 나중에,,,, 

이런식입니다. 

우하하하하하  흠 ..... 써 놓고 보니 정신줄 놓은 사람 같으네요. 



사실 제가 지금 제정신은 아니긴 합니다.


어제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잠이 깨지 않은 몽롱한 상태가 계속되더라고요. 

체코로 온 뒤로는 유난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전 아직도 외국에서 옮겨서 동물원에 있는 새로운 우리에 들어 와서 적응 중인 것처럼요 

주변 환경도 너무 새롭고 낯설고 - 변화무쌍한 날씨에 몸은 어떻게 적응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출근해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어지럼증이 심해지면서 모니터를 쳐다보기 힘들어지더니

영어로 된 이메일이 하나도 이해가 안되고 - 제가 영어로 말도 못하겠는 거에요. 

머리로는 '모레' 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을 해야하는데,  '내일'이라고 말이 막 헛나오고,,,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조퇴해야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왔죠. 


남편한테 -  영어로 말을 못 할정도라고 말하자 


구급차 불러야 되는 거 아냐? 어디가 정확히 어떻게 아퍼?


아냐,, 몰라. 자면 괜찮아질 것 같아.


모르는 게 어딨어? 말을 못하겠다며 ! 


그렇긴 한데 그게 원래 정신상태가 안 좋으면 말도 잘 안 나와. 


말이 안 나오면 뇌에 이상이 있는거야. 심각한거라고.


그런가.... 


뭐야~~ 머리가 아픈거야 안 아픈거야.


아냐, 자고 나면 괜찮을거야. 



이렇게 또 중구난방으로 남편에게 제 증상을 설명하고,, 그런 제 설명 때문에 남편은 극심한 걱정에 시달렸습니다. 


짐을 싸서 사무실을 걸어 나오는데 해가 나면서,, 

따스한 햇살 받으며 걸으니 점점 머리 상태가 맑아지더라고요. 


회사가기 싫은 직장인의 정신적 꾀병이었을까요 - 아니면 외국어에 대한 언어스트레스였을까요 - 

마음이 공허한 향수병같은 거였을까요 - 아니면 당이 떨어진거였을까요. 


몽롱~~한 상태에서 정확한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고요.

중간에 마트에 사서 요기할 것을 사올까.. 하다가 - 

외국사람들 막 둘러싸여 있으면 흠칫 ! 놀라 어지러울 것 같아서 곧장 집으로 왔어요. 


다행히 집에 요리할 때 쓰는 초콜렛이 남은 게 있어서 녹여서 생크림 왕창 얹어 먹고나니 좀 가라앉더라고요. 

빈혈약도 먹었고요. 


생각해보니, 제가 보름동안 다이어트한다고 고기류 섭취도 줄이고 설탕, 초콜렛류를 안 먹었더라고요. 

제 몸이 체코에 버티려면 고기와 달달구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ㅡ 다이어트 물 건너가는 소리~~~  

 

한 숨 자고 나니 남편이 퇴근하고 왔어요. 

자고나니 머리도 맑아지고~ 남편도 오니 마음도 든든해지니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남표온~~~~~~~ 왔어? 에헤헤헤헤


아퍼? 안아퍼? 


에헤헤헤헤


뭐야! 웃음이 나와? 


한 숨 자고 나니까 머리가 좀 맑아졌어. 


아휴,,,,,, 내가 정말,,,, 아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어쩌면 다이어트 좀 해서 어지러웠나봐


됐어! 이렇게 아플거면 다이어트 하지마 ! 



남편한테 엄청 혼났어요.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며,,, 

그렇다고 어지럼증이 하루사이에 훅~! 가시는게 아니라서 오늘 휴무 내고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상태가 많이 괜찮아져서 이렇게 블로깅도 하고 있고요 ㅎㅎㅎ 

하지만 여전히 화면의 글씨를 쳐다 보는게 완전 편하지는 않네요.. 


회사도 안 가고, 써야할 이야기가 밀려있어서- 미친듯 블로그에 글쓰고 싶지만 - 

글씨를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어질거리니, 3일 간은 컴퓨터와 멀~~~~리 떨어져 지내야 겠어요. 



아침에 남편이 방글방글 웃는 저를 보더니 

멀쩡하구만 !! 


그러네요. 에헤헤헤 ~ 참 회사에 관련된 것들 OFF 하고 나니, 머리 어지럼증도 덜하고 좋네요. 

남편이 출근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아참 ! 잡채 점심도시락 싸간다며~~~   


부인이 오늘 회사 안 가니까, 척척 알아서 챙겨줘야지 ! 



이렇게 일하는 남편 - 가정주부 역할을 하며,  남편은 대접받는 기분~ 저는 남편 출근 챙기는 기쁨도 느끼고요. 


남편이 나가고 나서 집안을 살펴보니, 자꾸 자라나는 화분의 분갈이를 할 재료를 사러 꽃가게에 좀 들러야겠네요. 

저번에 남편이랑 퇴근하고 꽃가게를 갔더니, 평일 9시 - 5시만 문을 열더라고요. 

도대체 회사다니는 사람들은 언제 오라는거죠?  ㅎㅎㅎ 

 

지금 키우는 화분이 민트와 빨간 열매가 나는 화분인데요. 

(빨간 열매를 보고 처음에는 토마토 인줄 알고 하나 먹었는데,,, 고추 맛에 가깝더라고요)


빨간열매가 나는 화분은 작년에 사서 올 봄을 넘기면서 꽃이 피더니 새로운 열매가 열리고 있어요. 

자꾸 뿌리가  커가는데 화분이 너무 작아서 실뿌리가 화분 표면으로 올라오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민트는 테스코 마트에서 언니왔을 때 모히또 만들어 먹으려고 사온 건데요.  

처음에 이런 식재료 화분을 마트에서 바질을 샀을 때, 1주일 안되서 그냥 죽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이런 건 원래 약해서, 한 1~2주 신선하게 먹고 버리는거야. 


뭘 몰랐던 저는 남편의 말을 철떡같이 믿었건만 -  

저희 회사 직원들한테 물어보니. 한 번 사면 무럭무럭 자란다는거에요 !!!! 


그래서 이번에 민트는 제대로 키워보자해서 -

빨간 열매 나무랑 같이 물 주고 잎파리 만져주고 노래도 가끔 불러주고. 했더니 

왠걸요~~~ 흙 밑에 숨어있던 순까지 쑥쑥 커지더니 풍성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는.... 관심과 정성 - 사랑이 답 인가봐요. 

중구난방 정신 없는 와중에서도 '사랑' 이 답이라는 건은 정확히 보여요  

사랑하는 분들과 마음 따뜻한 금요일 주말 보내시고요~~ 전 조금 더 제정신으로 다음 주에 돌아올게요 !!!!  


+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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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들이 2013.09.07 1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 힘내세요!
    민트 한번 크고 버린다는 남편님덕에 웃었네요...
    언어혼란 많이 오죠. 정말 공감가요.

    • 프라하밀루유 2013.09.10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편이 전에 화분을 키워본적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ㅎ
      자연과 더불어 사시는 산들이님은 식물 전문가이시겠어요 ^^

      전 정신상태가 좋지 않으면,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영어 단어도 생각이 안나는 거 같아요.

  2. 2013.09.09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3.09.11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3.09.13 1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이에요~~~~~~~~!
      외국에 살다보면, 한국의 인터넷 속도가 그립긴 하죠 ~

      저도 간혹 사진 안 올라가면 답답할 때 있어요.

      저혈압 있으시다고요? 제가 딱 그 증상이에요.
      마구마구 먹는 걸 멈추면 손발이 떨리고 식은 땀나고 어지럽고...

      간간히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초콜렛이랑 커피랑 마시려고요.
      우선 버티고 봐야죠.
      저에 이런 마음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또 힘을 얻고 하루하루 버텨나가요. ^^ 즐거운 주말되세요~~

저의 체코인 남편의 취미는 태권도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물어보더라고요 


당신은 태권도 왜 안 배웠어?


여전히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다닐 때는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무술은 남자 아이들이 배우는 거라 그랬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때 좀 씩씩한 여자친구가 태권도를 배웠는데, "태권소녀"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죠. 

근데 남편이 다니는 도장을 보면 성인 여성들도 많이 다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한 번 배워볼까? 했지만, 체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은,,,, 회사로 충분해서 한 번 가고 패쑤~~


태권도 한 번 간 이야기

[소곤소곤 신혼일기] - 태권도와 헬스클럽 사이_프라하에서 운동하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업무 특성상 출장이 더 많아서 남편 혼자 집에 있었던 경우는 많았지만 

제가 집에 혼자 있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제가 걱정이 되었던 건지.. 

훈련냘짜 대략 잡히고 거의 2주 동안 물어본 거 같아요. 


여보. 나 7월에 태권도 여름 훈련 1주일 가도 괜찮아? 


작년에 복잡한 일이 생기면서, 훈련 신청도 해 놓고~~ 휴가도 미리 내놓고 - 

결국에는 못 가게 되었거든요. 



- 응. 그래~ 다녀와. 작년에 못 갔으니까. 


진짜?  나 없어도 1주일 잘 있을 수 있어? 

- 아~~~괜찮아~~ 내가 애도 아니고. 1주일 정도는 괜찮다고. 

그리고 요새 잘 먹어서 배도 나오고 있잖아


- (-_- ;;) 어, 그래. 


그렇게 남편은 훈련을 떠나고 아파트 1층까지 내려가서 배웅하고 집에 다시 들어오는데 

엄청난 적막감이 흐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무도 없이 혼자 이렇게 1주일 있어 본 게 몇 년 만인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19살까지는 가족들과 다함께 살았고, 20대 초반에는 언니와 동생과 살다가 

20대 중반부터는 개 2마리도 함께 살았거든요. 


집안의 적막감이 어색해서 제대로 보지도 않으면서 하루종일 한국 TV를 틀어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금방이라도 문 열고 남편이 올 것처럼 멍~~~~ 하니 문도 바라보고.. 

한국에 있는 개 2마리도 저를 이런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아래 개 사진 공개요 ~~ 제 올해의 목표는 두 마리 모두 체코로 데려오는 것입니다. ^^ )



현관문을 바라보다가, 당연히 그럴리 없지만.....

남편이 문 뒤에서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도 해보고요.


혼자 있으면 못했던 포스팅도 열심히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묘~~~~한 기분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더라고요.  


혼자 있는게 어색해 잠도 잘 안 오고, 잠을 잘 못 자니 다음 날 기운도 없고요. 

뭔가 넋이 나간 기분이에요. 

남편과 한참 장거리 연애할 때의 허전한 기분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크억 ------ 


퇴근하고 저녁 시간 쯤 남편이랑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 오늘 하루 어땠어? 


- 아. 몰라~~ 회사에서 이메일 엉뚱한 사람한테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어. 

집이 텅빈 느낌이야. 정신도 없고....남편이 없어서 그래 !!


으헤헤헤헤헤 


-뭐가 좋아?

 

아니~ 나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부인 없을 때 얼마나 허전해 하는지 알 거 아니야. 


-흠.. 그게 내가 출장가는 건 괜찮은데... 일상에서 남편이 빠져버리니까 상실감이 커. 

그러니까 앞으로 나만 간혹 출장 갈게~~ 남편은 어디 멀리 가지마~


아~~~~ 나쁜 여자 !!!! 


- 왜에~~~ 그래도 사랑하잖아. :) 


에잇!!!!


- ㅋㅋㅋ  



다음 날 아침 출근하려고 보니 동생에게 카톡이 왔더라고요. 

카톡확인하고 샤워하고 나서 보니 욕실에.....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거미가 보입니다.

동생하고 카톡을 했어요. 

 

핫. 욕실에 거미 나타났다 !!!! 남편도 없는데 -

ㅋㅋㅋㅋㅋㅋ 

거미잡이용 남편 



거미는 집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고 깨끗하다고 해서 죽이기가 찜찜합니다. 

안 죽이려면 종이 같은 데 거미를 태운 다음 밖으로 던져줘야 하는데 

오늘따라 거미를 보고 있노라니 거미가 종이 위로 올라오다가 제 손 위로 ~~~~

제 팔 위로 막 스물스물 기어오를 것 같은 요상한 상상이 -_-;; 


한참 고민 끝에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퇴근 해 보니 자취를 감췄습니다... 

집안 구석 어딘가로 숨었겠죠.ㅎㅎ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을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좀 부담스럽습니다. 

주말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외국 느낌이 많이 안나거든요. 


남편은 가끔 제가 그 시선을 즐긴다고 하지만... 그것도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간혹 쳐다보는 시선이 뜨거워 제가 휙~~ 사람들을 쳐다봐서 눈이라도 마주치면- 

흠칫 ! 하며 당황스러워합니다.

사람들이 쳐다볼때마다 신경쓰면 체코에서 살기가 힘들어지니,,,


' 그래.. 생김새가 다른 동양인이니까 쳐다볼 수도 있지...'


라고 그러려니~~도 해보고 다음에는 눈 마주치면 먼저 살짝 미소를 지어야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막상 쳐다보고 있으면 신경쓰이니,, 제 표정은  ( 0 _ 0 ) 


퇴근하고 집을 돌아오는데 트램에 타고 있는 낯선 외국인들을 바라보면서 

예전에 남편이 물어봤던 질문이 생각났어요. 


나랑 헤어지고도 체코에 있을 것 같아? 


- 그럼 !!!! 얼마나 어렵게 외국 나와서 정착한 건데... 한국 돌아가기는 아깝지. 


그런데 남편이 태권도 훈련하러 떠나고, 퇴근하고 집에서 볼 남편이 없는 이 상황이 닥치고 보니,,, 

혼자는 체코에서 못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아직 미개척 시장인 체코가 제 인생에 있어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 남편이 없으면 허한 마음을 어떻게 달랠지 잘 모르겠어요. 

혼자 체코에 나와서 생활하시는 분들 대단하세요.


그래서 제 결론은 '남편이 없으면 못 버틸 체코 생활이라, 이 곳에 살려면 남편이 더 다정할 수밖에 없겠네!' ^^



여름이라 날씨가 좋고 아름다운 프라하에 있는데도 , 이런 기분이 들게 될 줄은 몰랐네요. 

요즘 프라하 날씨는 화창하지만 하루 사이에 15도와 30도를 왔다 갔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요.  

기온 차가 커서 그런지 머리가 살짝 아프면서 콧물이 훌쩍거리네요.


- 남편,, 나 콧물 난다. 


코가 내가 보고 싶어서 우나 보다.


남편의 향기가 그리운가봐. 



아직도 훈련 중인 남편은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남편한테 전화가 오는데요~~ 

방금도 전화가 왔어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


- 응. 오늘은 회사에서 (미주알 고주알) .......


하고 나니 기분이 안정되네요. 


근데, 여보 한국 TV쇼 봤어? 


응 ! 봤지~~~ 남편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런닝맨 봤어


에~~~~ 거짓말. 


아냐. 진짜 봤어. 


봤으면 큰일 나. 


왜?


런닝맨 봤으면 이혼이야, 이혼 ! 



어휴~~ 런닝맨때문에 이혼 얘기까지 나오네요~~~ ㅎㅎㅎ 


남편이 훈련 가기전에 <무한도전>이랑 다른 한국 프로그램은 봐도 괜찮은데 

자기 훈련 가 있는 동안 절~~~~~대 런닝맨은 보지말라고 했거든요. 


꼭꼭 아껴 놓은 런닝맨ㅡ 이번 주말에 남편 끌어안고 런닝맨 2편 연속으로 볼 생각으로  

이번 주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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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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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양이두마리 2013.07.17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이 가출해 버린 스펙타클한 얘긴가보다,
    남의 집 환란에 불구경? 하며 들어 왔더니
    이렇게 재미 있는 얘기였네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7 1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양이두마리님 안녕하세요~
      기대하신 스펙타클 남편 가출이야기가 아니어요.
      외국 사니 남편없이 더 큰 허전함을 느끼는 새댁 이야기였습니다 ^^
      이야기 재밌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나똑똑 2013.07.17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아들 태권도 4단입니다.
    혹 나중에 태권도 학원이라도 하라고 7살때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태권도 시켰어요.
    본인도 좋아하고..

    지금요?
    운동하면 살이 좀 붙는데 안하면 전봇대 하나가 걸어가는 형상이니..
    남편분 가신 그 훈련에 울 아덜넘을 보내야 하는데..
    아깝다...

    이번 학기에 아들 학교에 방과후 종목으로 태권도가 있었습니다.
    소심한 울아들 저 태권도 한다는 소리 안하고 가만있었더니, 중국인 1단인 사범이 보조강사 2명 데리고 와 가르치더라고 혼자 얼마나 흉보던지...
    ㅎㅎㅎㅎ

    체코사는 양반도 저리 태권도를 사랑하는구만...
    낮잠자는 아들 두들겨 패서 밥먹으라고 소리지르러 갑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 4단이요 !!!
      아드님이 그래도 사범이랑 보조강사보고 흉보는거 보면
      은근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거 같아요.
      남편과 주변 친구들의 태권도 사랑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고맙고 뿌듯하고 묘한 기분이에요.

  3. 산들이 2013.07.18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런닝맨이 뭔지는 모르지만 꽤 애착이 가는 듯...ㅎㅎ
    태권도..?! 우와! 대단하십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ㅎㅎ
    그래도 역시 있다 없는 그 존재감은 한국인 하나 없는 외국에서는 정말 큰 비중이지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편이 런닝맨이 처음 보기 시작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었거든요.
      이제는 멤버들 - 유재석(유혁), 지석진, 송지효(멍지효), 개리, 하하(하로로), 이광수(기린, 배신) 이름이랑 별명도 알아요. ㅎ

      이번을 통해서 남편의 빈 공간을 확실히 느끼게 된 거 같아요.
      산들이님도 해외생활에 있어 남편이 많은 힘이 되죠?
      돌아오면 한동안 깨가 와구와구 쏟아질거 같아요.

  4. 좀좀이 2013.07.18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 보고 무언가 매우 심각한 문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ㅎㅎ
    체코에서 보는 무한도전과 러닝맨의 재미는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좀이님~ 그 재미가 완전 달라요 !!
      아무래도 제2외국어에 쌓여있는 환경에서 퇴근하고 나면
      편하게 한국어 듣고 싶거든요.

      집에 와서 한국 예능 프로 1개 보고 나면, 꼭 한국에 사는 것처럼 편하거든요.
      간혹 프로그램에 냉혹한(?) 평가때문에 프로그램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