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같이 있으면 서로 장난을 자주 치는 편입니다. 

특히 주말처럼 시간 여유가 있어서 같이 있는 날에는 서로의 장난끼는 더욱 꿈틀거립니다.   


한참 주말에 런닝맨을 보고나서 갑자기 멍때리고 앉아 있었더니, 남편이 


멍왔어? 우리 미스 멍 !!!  


으히히히 ~~ :D 나 미스야?

괜시리 남편한테 듣는 "Miss" 소리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간만에 거울을 들여다보니 얼굴에 좁쌀같은 여드름이 많이 났더라고요. 


여보 일루와봐봐 ㅠㅠㅠㅠ 나 얼굴에 여드름 좀 봐.  


Pimple ? ... 원 리틀 투 리틀 쓰리 핌플 ㅇㅇㅇ(제이름). four little five little....
 


한꼬마 두꼬마 세꼬마 인디안  노래에 인디안 대신 "여드름" 을 넣어서 

얼굴에 난 여드름 하나씩 세어가며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ㅡㅡ^) 신났네 신나. 아!! 그만해. 여드름 나서 속상하다 말이야. 


여드름 있어도 완~~~~전 이뻐. 


그래도 신경쓰인다고,,,ㅠㅠ 


갑작스럽게 난 여드름을 하나씩 관찰하러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에는 변기와 세면실, 샤워실이 다 같이 화장실 안에 있지만요. 

체코 집들은 변기와 욕실이 따로따로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찌보면 위생상으로 좋을 수도 있지만, 볼 일 보고나서 손씻으러 옮겨 가는 동선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간혹 변기가 있는 화장실에 작은 세면기가 있는 편리한 경우도 있어요.  


욕실, 화장실 분리형 사진은 욕실, 화장실은 다른 곳에


화장실얘기하니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요. 
대가족이었던 저희 가족의 아침은 화장실 사용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아침에 빨리 씻고 가야하는데 볼 일 보느라고 안 나오던가, 

반대로 용무 급한데 씻고 있느라고 밖에서 애간장을 태워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너무 소변이 마려워서 큰 일을 보고 있는 언니한테 긴급하게 나와달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요. 소변을 보고 나오니 언니가 냉장고를 붙들고 앉아 있더라고요. 


언니. 거기서 뭐해 ?

라고 물었더니. 


어흑 ㅡㅡ 너때문에 중간에 끊고 나왔거든. 


갑자기 뜬금없는 화장실 얘기로 샜네요 ㅎㅎㅎ 

혹시 이 글이 제 블로그에서 처음 읽는 글이라면 아래 포스팅 보시면, 제 글 스타일에 익숙해지실 것 같아요 ^&^ 

[소곤소곤 일기] - 프라하새댁의 정신세계

 


다시 변기와 욕실이 따로 있는 체코 스타일의 집구조 얘기로 돌아가서요. 


여드름이 자꾸 신경쓰여서 욕실에서 거울을 요리저리 들여다 보고 있는데   

남편이 화장실 쪽에서 걸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다급하게 문고리를 잡았죠. 

남편이 갑자기


암호! 암호를 대라 

 
뭐라고~~?? 남편이 욕실에 들어오고 싶으면서 ㅋㅋ 내가 암호를 왜 말해?

  
아냐~~ 안들어가고 싶어

  
아... 그래?? 거짓말하시네 ! 그럼 가~~ 난 여기 욕실에서 잘거야. 


똑똑똑. 갑자기 남편이 문을 두드립니다. 

살짝 문을 열었봤죠. 


암호! 


아니. 도대체 남편이 욕실 들어오고 싶어서 문 두드려놓고 

나보고 암호를 대라고 하네 ㅡ 허허  

아냐. 부인이 밖으로 나오고 싶잖아. 


아니ㅡ전혀 ! 난 괜찮아.


그리고 무슨 소리가 나는지 욕실 문에 귀를 대고 바깥 소리에 집중하며 기다렸습니다. 

한참이 지났을까요. 


'어... 이상하게 문을 안두드리네... '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ㅡ 


밖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서 문을 슬쩍 열어 봤더니ㅡ

아냐 아냐~~~ 아직 안돼 !!!!! 


세상에나.,,, 남편이 제가 밖으로 안나오겠다고 하자 욕실 문을 완전 차단하려고 

거실에서 의자를 옮겨와 문 앞에 셋팅을 하고 있는거 있죠.


그래그래, 내가졌다! 


하고 욕실에서 나오자 남편이 신난 표정으로 욕실에 들어갑니다. 

그 찰나에 얼른 남편을 가두기 위해 밖에서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제 장난을 눈치 채고 남편이 오른쪽 다리를 쭉 뻗어 문을 잡더라고요. 


크크크크. 내가 태권도 발차기를 괜히 배운게 아니야 


시간이 갈수록 제 장난에 대응하는 남편의 진지함이 더해 갑니다.






갑자기 화장실하니까 생각나는 짧은 이야기 하나 추가할게요. 

예전에 남편을 (당시는 남친) 사귄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있었던 일인데요.

 

하루는 같이 저녁을 먹고 헤어졌는데, 저희 집이 멀어서 도착한 다음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죠. 분명히 밥 먹고 집에 간다고 했었는데, 전화기 너머로 시끌시끌하더라고요. 

기분이 썩좋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어디야? 


아, 그게. 갑자기 ㅇㅇ씨가 연락이 와서.,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한테 외국인들하고 영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원래 시간된다고 했던 애들이 다 못나오게 되면서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해서. 

나와달라고 사정해서 나왔어.  


그래도.... 그런거 간다고 얘기 안했잖아- 주변에 여자들도 많이 있을 거 아냐. 피..... 

 

 미리 얘기 못해서 미안. 근데 절~~~대 걱정하지마. 

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한국인 여자친구 있다고 얘기했고, 

당신을 만난게 얼마나 행복한지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 당신은 내 여자니까ㅡ 

내가 가는 곳 어디든지 따라와도 돼. 

화장실만 빼고 ! 



그때 농담처럼 했던 지나간 말처럼, 그 사람이 태어나고 자란 체코에 와서 서서히 체코를 배워가며 그의 곁에 껌딱지처럼 붙어 살고 있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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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사 2014.02.02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라하 밀루유님이랑 남편분은 진짜 하늘에서 맺어준 인연같아요.^^
    결혼해서도 이렇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참 부럽고 예쁘네요.ㅋㅋㅋ

    • 프라하밀루유 2014.02.05 2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로사님,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렵게 고민하고 선택한 결혼인만큼 서로 아끼며 열심히 살려고요.
      머나먼 체코에 의지할 사람은 남편뿐인 상황이다보니 서로 더 가깝게 지내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저의 체코인 남편의 취미는 태권도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물어보더라고요 


당신은 태권도 왜 안 배웠어?


여전히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다닐 때는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무술은 남자 아이들이 배우는 거라 그랬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때 좀 씩씩한 여자친구가 태권도를 배웠는데, "태권소녀"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죠. 

근데 남편이 다니는 도장을 보면 성인 여성들도 많이 다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한 번 배워볼까? 했지만, 체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은,,,, 회사로 충분해서 한 번 가고 패쑤~~


태권도 한 번 간 이야기

[소곤소곤 신혼일기] - 태권도와 헬스클럽 사이_프라하에서 운동하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업무 특성상 출장이 더 많아서 남편 혼자 집에 있었던 경우는 많았지만 

제가 집에 혼자 있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제가 걱정이 되었던 건지.. 

훈련냘짜 대략 잡히고 거의 2주 동안 물어본 거 같아요. 


여보. 나 7월에 태권도 여름 훈련 1주일 가도 괜찮아? 


작년에 복잡한 일이 생기면서, 훈련 신청도 해 놓고~~ 휴가도 미리 내놓고 - 

결국에는 못 가게 되었거든요. 



- 응. 그래~ 다녀와. 작년에 못 갔으니까. 


진짜?  나 없어도 1주일 잘 있을 수 있어? 

- 아~~~괜찮아~~ 내가 애도 아니고. 1주일 정도는 괜찮다고. 

그리고 요새 잘 먹어서 배도 나오고 있잖아


- (-_- ;;) 어, 그래. 


그렇게 남편은 훈련을 떠나고 아파트 1층까지 내려가서 배웅하고 집에 다시 들어오는데 

엄청난 적막감이 흐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무도 없이 혼자 이렇게 1주일 있어 본 게 몇 년 만인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19살까지는 가족들과 다함께 살았고, 20대 초반에는 언니와 동생과 살다가 

20대 중반부터는 개 2마리도 함께 살았거든요. 


집안의 적막감이 어색해서 제대로 보지도 않으면서 하루종일 한국 TV를 틀어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금방이라도 문 열고 남편이 올 것처럼 멍~~~~ 하니 문도 바라보고.. 

한국에 있는 개 2마리도 저를 이런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아래 개 사진 공개요 ~~ 제 올해의 목표는 두 마리 모두 체코로 데려오는 것입니다. ^^ )



현관문을 바라보다가, 당연히 그럴리 없지만.....

남편이 문 뒤에서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도 해보고요.


혼자 있으면 못했던 포스팅도 열심히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묘~~~~한 기분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더라고요.  


혼자 있는게 어색해 잠도 잘 안 오고, 잠을 잘 못 자니 다음 날 기운도 없고요. 

뭔가 넋이 나간 기분이에요. 

남편과 한참 장거리 연애할 때의 허전한 기분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크억 ------ 


퇴근하고 저녁 시간 쯤 남편이랑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 오늘 하루 어땠어? 


- 아. 몰라~~ 회사에서 이메일 엉뚱한 사람한테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어. 

집이 텅빈 느낌이야. 정신도 없고....남편이 없어서 그래 !!


으헤헤헤헤헤 


-뭐가 좋아?

 

아니~ 나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부인 없을 때 얼마나 허전해 하는지 알 거 아니야. 


-흠.. 그게 내가 출장가는 건 괜찮은데... 일상에서 남편이 빠져버리니까 상실감이 커. 

그러니까 앞으로 나만 간혹 출장 갈게~~ 남편은 어디 멀리 가지마~


아~~~~ 나쁜 여자 !!!! 


- 왜에~~~ 그래도 사랑하잖아. :) 


에잇!!!!


- ㅋㅋㅋ  



다음 날 아침 출근하려고 보니 동생에게 카톡이 왔더라고요. 

카톡확인하고 샤워하고 나서 보니 욕실에.....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거미가 보입니다.

동생하고 카톡을 했어요. 

 

핫. 욕실에 거미 나타났다 !!!! 남편도 없는데 -

ㅋㅋㅋㅋㅋㅋ 

거미잡이용 남편 



거미는 집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고 깨끗하다고 해서 죽이기가 찜찜합니다. 

안 죽이려면 종이 같은 데 거미를 태운 다음 밖으로 던져줘야 하는데 

오늘따라 거미를 보고 있노라니 거미가 종이 위로 올라오다가 제 손 위로 ~~~~

제 팔 위로 막 스물스물 기어오를 것 같은 요상한 상상이 -_-;; 


한참 고민 끝에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퇴근 해 보니 자취를 감췄습니다... 

집안 구석 어딘가로 숨었겠죠.ㅎㅎ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을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좀 부담스럽습니다. 

주말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외국 느낌이 많이 안나거든요. 


남편은 가끔 제가 그 시선을 즐긴다고 하지만... 그것도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간혹 쳐다보는 시선이 뜨거워 제가 휙~~ 사람들을 쳐다봐서 눈이라도 마주치면- 

흠칫 ! 하며 당황스러워합니다.

사람들이 쳐다볼때마다 신경쓰면 체코에서 살기가 힘들어지니,,,


' 그래.. 생김새가 다른 동양인이니까 쳐다볼 수도 있지...'


라고 그러려니~~도 해보고 다음에는 눈 마주치면 먼저 살짝 미소를 지어야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막상 쳐다보고 있으면 신경쓰이니,, 제 표정은  ( 0 _ 0 ) 


퇴근하고 집을 돌아오는데 트램에 타고 있는 낯선 외국인들을 바라보면서 

예전에 남편이 물어봤던 질문이 생각났어요. 


나랑 헤어지고도 체코에 있을 것 같아? 


- 그럼 !!!! 얼마나 어렵게 외국 나와서 정착한 건데... 한국 돌아가기는 아깝지. 


그런데 남편이 태권도 훈련하러 떠나고, 퇴근하고 집에서 볼 남편이 없는 이 상황이 닥치고 보니,,, 

혼자는 체코에서 못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아직 미개척 시장인 체코가 제 인생에 있어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 남편이 없으면 허한 마음을 어떻게 달랠지 잘 모르겠어요. 

혼자 체코에 나와서 생활하시는 분들 대단하세요.


그래서 제 결론은 '남편이 없으면 못 버틸 체코 생활이라, 이 곳에 살려면 남편이 더 다정할 수밖에 없겠네!' ^^



여름이라 날씨가 좋고 아름다운 프라하에 있는데도 , 이런 기분이 들게 될 줄은 몰랐네요. 

요즘 프라하 날씨는 화창하지만 하루 사이에 15도와 30도를 왔다 갔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요.  

기온 차가 커서 그런지 머리가 살짝 아프면서 콧물이 훌쩍거리네요.


- 남편,, 나 콧물 난다. 


코가 내가 보고 싶어서 우나 보다.


남편의 향기가 그리운가봐. 



아직도 훈련 중인 남편은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남편한테 전화가 오는데요~~ 

방금도 전화가 왔어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


- 응. 오늘은 회사에서 (미주알 고주알) .......


하고 나니 기분이 안정되네요. 


근데, 여보 한국 TV쇼 봤어? 


응 ! 봤지~~~ 남편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런닝맨 봤어


에~~~~ 거짓말. 


아냐. 진짜 봤어. 


봤으면 큰일 나. 


왜?


런닝맨 봤으면 이혼이야, 이혼 ! 



어휴~~ 런닝맨때문에 이혼 얘기까지 나오네요~~~ ㅎㅎㅎ 


남편이 훈련 가기전에 <무한도전>이랑 다른 한국 프로그램은 봐도 괜찮은데 

자기 훈련 가 있는 동안 절~~~~~대 런닝맨은 보지말라고 했거든요. 


꼭꼭 아껴 놓은 런닝맨ㅡ 이번 주말에 남편 끌어안고 런닝맨 2편 연속으로 볼 생각으로  

이번 주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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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양이두마리 2013.07.17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이 가출해 버린 스펙타클한 얘긴가보다,
    남의 집 환란에 불구경? 하며 들어 왔더니
    이렇게 재미 있는 얘기였네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7 1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양이두마리님 안녕하세요~
      기대하신 스펙타클 남편 가출이야기가 아니어요.
      외국 사니 남편없이 더 큰 허전함을 느끼는 새댁 이야기였습니다 ^^
      이야기 재밌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나똑똑 2013.07.17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아들 태권도 4단입니다.
    혹 나중에 태권도 학원이라도 하라고 7살때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태권도 시켰어요.
    본인도 좋아하고..

    지금요?
    운동하면 살이 좀 붙는데 안하면 전봇대 하나가 걸어가는 형상이니..
    남편분 가신 그 훈련에 울 아덜넘을 보내야 하는데..
    아깝다...

    이번 학기에 아들 학교에 방과후 종목으로 태권도가 있었습니다.
    소심한 울아들 저 태권도 한다는 소리 안하고 가만있었더니, 중국인 1단인 사범이 보조강사 2명 데리고 와 가르치더라고 혼자 얼마나 흉보던지...
    ㅎㅎㅎㅎ

    체코사는 양반도 저리 태권도를 사랑하는구만...
    낮잠자는 아들 두들겨 패서 밥먹으라고 소리지르러 갑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 4단이요 !!!
      아드님이 그래도 사범이랑 보조강사보고 흉보는거 보면
      은근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거 같아요.
      남편과 주변 친구들의 태권도 사랑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고맙고 뿌듯하고 묘한 기분이에요.

  3. 산들이 2013.07.18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런닝맨이 뭔지는 모르지만 꽤 애착이 가는 듯...ㅎㅎ
    태권도..?! 우와! 대단하십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ㅎㅎ
    그래도 역시 있다 없는 그 존재감은 한국인 하나 없는 외국에서는 정말 큰 비중이지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편이 런닝맨이 처음 보기 시작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었거든요.
      이제는 멤버들 - 유재석(유혁), 지석진, 송지효(멍지효), 개리, 하하(하로로), 이광수(기린, 배신) 이름이랑 별명도 알아요. ㅎ

      이번을 통해서 남편의 빈 공간을 확실히 느끼게 된 거 같아요.
      산들이님도 해외생활에 있어 남편이 많은 힘이 되죠?
      돌아오면 한동안 깨가 와구와구 쏟아질거 같아요.

  4. 좀좀이 2013.07.18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 보고 무언가 매우 심각한 문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ㅎㅎ
    체코에서 보는 무한도전과 러닝맨의 재미는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요?^^

    • 프라하밀루유 2013.07.19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좀이님~ 그 재미가 완전 달라요 !!
      아무래도 제2외국어에 쌓여있는 환경에서 퇴근하고 나면
      편하게 한국어 듣고 싶거든요.

      집에 와서 한국 예능 프로 1개 보고 나면, 꼭 한국에 사는 것처럼 편하거든요.
      간혹 프로그램에 냉혹한(?) 평가때문에 프로그램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해요.

체코어 과정이 끝나고 월, 수 학원을 가지 않으니 일이 끝나고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퇴근을 일찍하고 남편은 부서변동과 함께 퇴근시간이 1시간 늦춰져 9-6시 근무를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죠.

 

그래서 남는 시간 뭐를 할까,,뭐를 할까,,,,하다가-  남편이


"나랑 태권도 같이 안 갈래?"   


-"음.... 그럴까?" 


"그래. 한 번 같이 가서 해보자 "



 

남편은 10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고 한 때 체코 국가 대표로 총망받는 태권도 선수였지만,

유럽무대에만 나가면 더 쟁쟁한 선수들한테 지고, 국가에서 지원도 잘 안해줘서 대학에 들어가면서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취미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의 인연때문인지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게되었고요. 


사실 남편이 태권도 선수였다는 것도 신기하고 이 먼나라에도 한국학이 있다는 것도 그저 신기합니다. 


남편은 가끔 농담삼아 

"내가 한국에 가서 여보를 만나려고 태권도도 하고 한국학도 공부한거야." 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정말 그때부터 인연은 시작된 것일까요? 참~~ 알 수 없는 인생입니다. 



아래 사진은 프라하에 있는 태권도 클럽 중에 하나인 "세종도장"의 연습 모습입니다. 여자분들도 연습하시고요. 


기합을 넣고 스트레칭 숫자를 어눌한 한국어로 "하나, 두우울, 세(셋),네(넷) ,,,,일굽, 요덜 " 열심히 셉니다. 

남편이 한국어를 할 때도 그렇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를 하면 뭔가 귀여우면서도 낯설은 느낌이 듭니다. 


 

 

 

 

 

 

 

 

 

 

 

 

 

 


남편은 전직 선수였고, 저는 처음으로 간 거 였으니 같은 수업을 들을 수 없었죠. 

그리고 갑자기 결정한 거라 저는 태권도복도 없고, 신발도 없이 맨발로 수업받으려니까 괜히 초라해보이고 기분이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태권도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발차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배우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땀을 흠뻑 내고 나서 씻고 나니 몸도 가볍고 노곤노곤해져 긴장도 풀리고 ,,,,  


그런데 남편이 친구들이랑 같이 웃고 농담도 하고, 도통 체코어는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같이 있으면서도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하.... 이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이런 분위기는 사무실에서 충분하니까요(~_~) 


-"있잖아. 나 다음 시간에 안갈래."


"왜 안가?"


-"그게 친구들이랑 얘기하는데 어색해."


"하~~ 뭐가 어색해. 다 친군데.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다들 처음 만났으면 모르지만, 이미 남편은 친구들이 있고 저는 남편만 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까지 앞으로 한동안 어색한 그 분위기를 상상만해도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안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뭐를 할까,,,, 고민하던 중에 피트니스센터를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http://www.worldclass.cz/en/company-news-events-detail/z%C3%8Dskejte-2-%C4%8Clenstv%C3%8D-za-cenu-1

 

http://www.faceczechfitness.cz/sluzby-mimo-clenstvi.cz

 

http://www.holmesplace.cz/

 

http://www.fitnessbbc.cz/ippavlova

 

http://www.hitfit.cz/about-hit-fit-flora-fitness.html (FLORA)


그 중에서 플로라 hitfit이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집에서 바로가는 트렘도 있고 해서 찾아 가봤죠. 

(혹시 위치가 궁금하신 분은, 플로라 쇼핑몰을 등 뒤로 하고 약간 왼쪽 편 골목길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

뭔가 텅빈 것 같은 문을 지나면, 왼쪽에 상점이 쨘~! 나타나고 오른쪽에 HitFit 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싸이클링이랑 러닝머신이 많고~  그런데,, 러닝머신이 뭔가 허전합니다... 

 TV가 없어요. 한국 헬스클럽에는 필수인 러닝머신에 달린 개인 TV가 없습니다. 대신 중간에 TV 큰 거 있네요. 


Group Exercise 홀은 정말 공간이 휑~~~한게 한 100명은 들어가겠더라고요. 

샤워실은 공사중이었고요. 


여러가지 마음에 드는데, 위치가 회사 끝나고 오기는 너무 멀고 집에서도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라서 아쉽지만 패스~




한참 헬스클럽 알아보고 있다고 했더니 남편이 지나다니면서 봤는데, 여기 한 번 찾아보라 하더라고요.


FANatic studio http://www.fanaticstudio.cz/ (Namesti Miru) 

 


<Saint Ludmila Church at Namesti Miru>


Namesti Miru 는 에서도 가까워서 얼른 가봤죠. 


여성 전용 헬스클럽이고요, 시설은 Flora 쪽보다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프로그램을 살펴봤더니 요가, 필라테스, 점핑, 스텝, 에어로빅 등 시간도 프로그램도 다양하더라고요. 


저는 이상하게 요가도 한 4개월하면 지루해지고, 러닝머신이랑 웨이트 리프팅하는 건 정말 재밌는지 모르겠어요 -_- ;;

그래서 운동을 돌려가며 하는데, 여긴 마음대로 듣고 싶은 걸 들을 수 있는 장점이 




Flora쪽도 마찬가지이지만 체코의 헬스클럽의 요금제는 크게 일반 입장이 있고 회원입장료가 있습니다. 

회원은 회원카드를 50~100kc 주고 만든 후, 선금 800kc ~ 1000kc (센터별로 다름)을 지불하고 입장 할 때마다 차감하는 형식입니다. 

 

위에 보시면, vstup 은 일반 일일 입장이고, Celodenni 와 Dopledni 는 회원의 종일 입장료와 오전 입장료입니다. 


1시간 수업이 85kc (= 5000원)이니까 한달 8번 간다고 했을 때 4만원 정도니까 비싸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듣고 싶은 수업 들을 수 있고 내 시간에 맞춰 조절해서 가면 되니까 더 편합니다. 


-"서방님 ~ 나 운동 다녀올게."

 그래서 이제 태권도는 안 가는거야?" 


-"음...... 체코어 잘 하게 되면 생각해 볼게. "


"뭐야.. 생각해 본다고? "


-"아~~ 몰라. 어차피 남편도 친구들하고 보내는 시간 필요하잖아~~~"


"그래도. "


-"아 ! 잠깐. "


"교통카드 놓고 갔구만? "


-""


트렘에서 내려서 걸어 가는 길에 

비둘기 두마리가 공원 근처 하수구 뚜껑 같은데 고여 있는 물을 고개를 푹~ 집어 넣어 마시고 있습니다. 

그 물 엄청 더러운데 




FANatic 간판을 찾아 2층으로 올라가서 리셉션 언니를 만나 800kc + 50kc 를 내고 회원카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Dynamic Body 수업을 기다리며 에어로빅 수업 사진을 살짝 찍었습니다. 

열심히 운동하시는 어머님들이 보입니다. 공간이 넓은 Sal (=Hall) 에서 요가와 에어로빅등 수업이 진행됩니다.  



제가 들은 Dynamic Body 수업은 근력강화 중심의 운동으로 젊은세대 에어로빅 같았습니다. 


혼자 있으면 5번하기 힘든 무릎 꿇고 팔로 땅 집고 (OTL 자세) 다리 뒤로 올려차기 같은 것도 

시끄러운 음악과 30명되는 사람들이랑 다 같이 하니까 열심히하게 되더라고요.  땀이 주룩주룩 흐릅니다.

역시 제 무거운 팔 다리 들어 올리기가 많이 힘듭니다. 


땀을 쭉~~~ 빼고 나니 기분도 좋고 몸도 가벼워진 것 같은 기분이 ^^ 


시설 면에서는 말씀드렸지만 이런 샤워시설이 체코의 운동시설 기본인 것 같습니다. 

밖에 라커룸 있고요, 화장대는 없고 헤어드라이기 1개는 호텔식으로 화장실 세면대 옆에 붙어 있습니다.   


 

운동 끝나고 나고 집에 들어가니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나지만~ 꾹꾹 참았습니다. 


"누구야~~~~ 누가 집에 왔어~~~~ 여보가 왔어. 우리 여보가 집에 왔어~"


-"


"운동 잘했어?"


-"응. 완전 재밌어서 열심히 했어."


"그럼, 앞으로 태권도 갈 일 없겠네?  . 나는 마음이 아파. 나는 마음이 아파."



부부가 같은 취미 생활을 하는 거 좋다고 해서 태권도를 같이 해보려고 했지만, 

남편이 친구들하고 지낼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주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 


아! 제가 뭔가 태권도에는 부족하다 느꼈던 것을 찾았어요. 시끄럽고 빠른 음악이 없어요. 

태권도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집중력을 발휘해서 운동을 해야해서 음악을 안 틀어 놓는대요.  


이곳 헬스클럽 수업도 혼자 가기 힘들면, 그때 쯤 체코어 실력도 늘어서 

남편이랑 다시 태권도를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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