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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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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흐려도, 봄꽃은 피고 한국에서 돌아와서 한동안 둥둥~ 유령(?)처럼 살다가, 한 달 정도 지나니 제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허송세월 보낸 한달을 따라잡기 위해, 정신이 든 이후로는 제 활동 엔진을 더 빠르게 돌려야합니다. 한참 돌리고 잠시 멈춰서니 5월 말이 되어 있네요 . 아이코. 작년에는 코로나로 참 어렵게 한국을 가기도 했고, 해외에 살아도 한국과 체코를 오가는 직항 비행기가 매일 있으니 그 거리감을 못 느끼고 살다가, 이번에 비행기 환승을 하고ㅡ 자가격리를 하며. 참으로 멀리 시집왔구나.... 를 뼈저리게 느낀거죠. 시쳇말로 현.타. 가 왔습니다. 체코에 돌아오니 유럽 상황이 엄청 심해져서 , 상점들이 거의 문 닫고 지내다가 3월에는 어린이집마저 문을 닫게 되는 ㅠㅡㅠ 남편과 함께 재택근무하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일은 ..
향수병, 길 잃은 어린 들짐승 체코생활을 하면서 향수병을 가장 심하게 겪는 시기는, 한국에서 돌아 온 직후다. 바로 지금. 한국에 있었던 모든 시간들이 다 꿈같이 느껴지고, 프라하의 풍경들이 가짜 같아보이고, 내 몸은 어딘가 둥둥 떠다니는 느낌. 예전 포스팅에서 몸은 체코로 돌아왔는데, 아직 영혼은 한국에서 돌아 오는 중이라고 얘기한적이 있다. 체코살이가 길어지며 1년 중 체코에 사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데도, 체코 도착함과 동시에 다시 낯선 나라가 된다.이젠 10년차 되어가니 적응할만도 한데 매번 다시 체코로 돌아올 때마다 참으로 어렵다. 세계지도를 보면 체코 위도가 50도, 한국 위도(남한기준) 37도 이하다. 북한과 비교해도 체코의 위도가 더 높다. 하지만 겨울철 기온으로만 따지면, 서울이 훨씬 춥다. 특히 2021년 1월 겨울..
이제는 그냥 한국으로 돌아갈까? 어느덧 7월도 마지막 날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올 여름 프라하는 참 무더웠던 편인 것 같습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시원해서 선풍기없이 잘지냈는데,이번 여름에는 선풍기를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프라하의 여름날씨는 3~4일 무덥다가도 비 한 번 내리면 다시 시원해지고 서늘한 바람불고 해서 결국 올여름도 선풍기 없이 그냥 지나갑니다. 프라하가 아무리 덥다고 한들 건조한 여름이고 한국처럼 몇 주씩, 몇 달씩 더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서 저한테는 프라하의 무더운 여름이 견딜만하고 '하~ 여름이구나!' 를 느낄 수 있어 가끔 반갑기도 한데요.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은 올여름 유독 힘들어합니다. 무더위에 키우던 깻잎과 고추잎들이 바짝 타버렸어요. 바짝 말라 타버리는 잎을 보면서 남편이 슬퍼하더라고요. 지난주까지..
갑자기 물이 안 나오면, 체코는 이게 옵니다. 일요일 아침, 부스스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와서 욕실에서 손을 씻으려고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물이 안나옵니다. 부엌으로 튀어가서 다시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역시나, 물. 이. 안. 나. 옵. 니. 다. 아무런 예고도 없었던지라, 이럴 때면 참 답답 합니다. 우리집만 단수가 된 것인지, 주변 어디까지가 단수인지왜 단수가 된 것인지 언제쯤 수리가 되는지 알고 싶어요. 궁금해요! 궁금하다고요 !!!! 궁금하면 500원 ~ (철 지난 개그라 죄송 ;;; 체코 살다보면 써 먹을 일이 없으니까, 블로그를 통해 개그 욕심 푸는거라 이해해주세요~) 체코에서는 제가 스스로 정보를 잘 찾아 보지를 못하니... 자고 있는 남편을 깨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 남편 ! 물이 안 나와. 남편이 졸린 눈 비비며 검색을 해보더니..
부부싸움, 후반전 시~~~작 ! 부부싸움 후반전 지난번에 부부싸움 전반전을 읽으셨다면 ~~ 이제 후반전으로 갑니다.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이런거 가지고 진짜 싸울거야? 앞으로 토요일 오전에 같이 청소하자고 했던 계획.... 저희들은 청소를 했을까요? 그 다음 주 토요일 오전, 같이 청소를 하면서 ~ 남편은 바닥 한 번 쓸고청소할 때, 우리 집이 정말 운동장 같이 넓어~ 설거지하고 나서 우와~~~우리 접시 쓴 것 진짜 많다~~ 해도해도 설거지가 끝이 안나. 가스레인지 닦고 나서 하.... 힘들다... 청소는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불평을 잘 안하는 남편인데, 갑자기 계속 투덜거리니 적응이 안됩니다. 남편, 청소가 그렇게 싫어 ? 응 !!!! 남편의 대답은 사실 의외였습니다. 제법 깔끔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이라, 남편이 청소를 싫..
금요일 금요일 아침이면 눈뜨자마자 남편의 첫마디는 Friday ~~~ YAY !!!! 사실 어찌보면 금요일 지나고 토, 일 지나면 다시 월요일이 돌아오는 반복되는 직장인의 일상이기는 하지만.... 나중 일 너무 걱정말고 우선 금요일은 신나는 기분으로 놀거나 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남편은 유난히 신이 났는지,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릅니다. 부인 !!! 오늘 곰요일이다ㅡ 기분 좋지? 곰요일??? 곰요일이 뭐야 ~~~~금요일이지. 난 금요일이라고 그랬어. 곰.요.일. 봐봐 ㅋㅋㅋ 아직도 곰요일이라고 하잖아 입을 옆으로 크게 벌리고 ㅡ 으으으으으~~~~~ 그그그 금요일. ㅋㅋㅋㅋ 부인 못생겼어 뭐라고??? ? 그렇게 입 크게 벌리면서 그그그 하면 잘생긴 사람이 어딨어. 내가 해볼까? 그그그그 이야ㅡ잘생긴 남편. 진짜..
김밥을 어떻게 여기에 찍어 먹을수가 지난 포스팅에서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소곤소곤 일기] -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는 무엇일까요 드디어 대망의 김밥 만들기 회식 날이 다가왔고~ 기본재료들은 집에서 파티를 제공해주는 직원분이 장을 보셨고요. 나머지 한국음식재료들은 저, 남편, 체코 보스 이렇게 셋이서 당일 퇴근하고 한국식품점에서 사기로 했어요. 이상하게도 이렇게 약속 있는 날은 일이 더 많더라고요. 남편~~ 미안한데,,, 나 오늘 일찍 안 끝날 것 같아. 보스랑 둘이서 한국 식품점 가야할 것 같으네. 미안 ㅠㅠ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럼 있다가 동료네 집으로 바로 와. 응. 알겠어. 그리고는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숨도 안쉬고 일했습니다. 다행히 일을 마무리하고 파티가 열리는 집으로 가고 있는데,..
체코에 있는 우리 집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의 6개월에 거쳐 집을 찾아 헤매다가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서 이사합니다. 제 인생의 첫 둥지 마련이 프라하가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에게서 독립을 하고 나와 전세와 월세를 살다가 나와 남편의 둥지인 우리 집이 체코에 생긴다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살림을 정리 하다가 주변 유럽 여행 다녀온 브로셔며, 기념으로 가져왔던 명함들.. 여기저기서 가지고 있던 영수증들... 보면서 하나하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만감이 교차하는 이 기분을 어찌 설명해야할지요. 잠시 멍~~때리고 있던 저를 보더니 남편이 추억하고 있는거야? 응. 기분이 진짜 이상해. 체코에 한 10년 산 것 같은 기분이야. 아무래도 외국에 살다보면 다양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