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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호텔 화재 슬픈 소식

간만에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대부분 그렇듯, 토요일, 일요일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는 월요일은 유난히 피곤한 것 같습니다. 

프라하 시간으로 월요일 밤,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피로를 이겨가며 글을 쓰는 이유는요, 최근 프라하에 있었던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체코시간으로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저녁 6시경, 프라하 중심부에 위치한 호텔에서 화재사고가 났습니다. 

부인, 센터에 있는 호텔에서 불났어

아이고... 어쩐데

화재가 생각보다 크게 난 것 같은데

화재 원인은 뭐래?

아직 안 밝혀졌어 

▲사진 출처: iDNES.cz 

그렇게 화재 소식을 전해듣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남편이 프라하 호텔 화재 사고 관련 설명을 더 해줬습니다. 오늘 인터넷을 보니 한국에도 프라하 호텔 화재가 검색어로 올라와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호텔에 있던 에어콘에서 불길이 시작됐나봐

에어콘에서? 여름도 아닌데 어쩌다가?

응, 환기 목적으로 틀어놓았던 것 같은데. 거기서 불이 났다봐

하아.... 안타깝다

어쩌나... 사망자도 4명이나 나왔네 

아휴 ㅠㅠ 어떡해

▲사진 출처: iDNES.cz 


몇개 기사를 더 읽고 나서 남편이 얘기합니다. 

아휴.... 사망자 중에 한국여성도 있네

하아....안 그래도 프라하 호텔 화재라 불안불안 했는데. 한국사람들이 프라하 여행을 워낙 많이 오니까... 혹시 한국인 피해자가 있지 않을까 하고 

이번 프라하 호텔 화재로 인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한국인이다보니, 사망자 중에 한국인이 있다고 하니 더 침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한국여성이 20살이라고 나오네

어떡해.... 아직 어리다. 프라하 여행왔다고 신났을텐데...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게.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하는데 연기가 상당히 자욱해서 열센서를 이용해 사람들을 찾아냈다 하네. 아무래도 유독가스가 환기구를 타고 방으로 바로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고 

하아.... 너무 안타깝다. 멀리 여행보내 놓은 딸이... 어휴.... 부모님은 어떡해

그렇지. 아빠가 되고 나니까, 이런 사고를 보면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아 

화재가 난 프라하 호텔은 Hotel Eurostars David로, 호텔 위치는 프라하 1구역 블타바강변에 가까운 프라하 도심입니다. 호텔 화재 신고를 받고 소방차가 3분만에 출동했다고 합니다. 

▲ 소방관 총 34명 대피 시킴 (출처: http://www.blesk.cz/, 사진 클릭 시 비디오 재생)

소방관들의 출동이 상당히 빨랐는데도, 불길과 함께 유독가스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은 프라하 센터에 위치한 호텔이다보니 내부 구조가 복잡해서, 소방관들이 호텔 진입 후 인명을 구조하는데 애를 먹었답니다. 복잡한 호텔 내부때문에 구조도중에 소방관들도 부상을 조금 입었다고 하고요.  

이번 프라하 호텔 화재를 두고 체코사람들은 사망자가 나와서 마음 아프지만, 소방관들이 신고 3분만에 도착했으니 출동도 빠른편이었고 구조자 숫자도 많아 화재대처를 잘한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포스팅한다고 남편이 보내준 뉴스의 사진과 비디오 링크를 보다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창문에서 구조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어쩌다 한국여성은 창가로도 나오지 못했을까...

수면중이었을 수도 있고... 환기구 가까이에 있는 방이라서, 수면 상태에서 곧바로 유독가스를 마셨을지도 모르고. 20살이면 안타까운 나이다, 정말

그러니까... 이제 20살이면... 유럽여행 온다고 얼마나 설레었겠어. 아휴.... 

유럽여행을 왔다가 황망하게 떠나버린... 

이 비보를 접하게 될 사망자의 가족, 친지, 친구들을 생각하다보니, 남편과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고인이 되신 한국인 여성분... (총 2명의 한국인 여성분이 사망했습니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한국의 거리 어딘가에서 부딪혔을지도 모르는. 

어쩌면 엊그제 출근길, 프라하 도심에서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지요.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일찍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