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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카를슈테인성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우여곡절 끝에 휴가를 얻었지만, 가고 싶었던 독일, 오스트리아쪽은 가보지 못하고..

[소곤소곤 신혼일기] - 휴가를 가라고요, 말라고요


가까운데 어디를 갈까~~하다가 프라하 근교 여행인 카를슈테인쪽을 가기로 합니다. 



혹시, 카를슈테인 성이 궁금하시다면~~ 

[체코 CZECH] - 까를슈테인,카를슈테인,깔슈테인,칼슈테인,Karlštejn (1) - 가는법

[체코 CZECH] - 까를슈테인(2)-프라하에서 기차로 40분


카를슈테인성은 실내 투어도 했고, 이미 두어번 가본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성의 옆길로 빠져 하이킹도 하고 다른 곳을 가보기로 합니다. 


아래 사진에 나온 광산(?) 같은 데를 가기로 했어요. 

남편이 인터넷 신문에서 보여 준 이 사진 한 장 보고 떠나기로 합니다~~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은 늘 설레이지만, 유난히 기차여행은 설레임이 더한 거 같아요. 

기차를 타고 프라하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한적한 분위기가 계속되거든요. 

녹색 우거진 곳을 지나가다 보면 눈이 편해지며 감정의 기복양이 수그러 듭니다.


'그래그래. 기복양,,, 계속 잠들어 있어~~~~ ! 당신 때문에 나도- 남편도 정말 힘들다규...'



카를슈테인 가는 여행이 또 설레이는 이유는~~

저번에 카를슈테인쪽에 갔을 때 - 꼴레노를 먹었거든요... 


프라하 여행 오신 분들이라면 체코 전통요리 꼴레노 - 돼지 무릎요리 드셔보셨을거에요. 

족발과 비슷한 맛이 나서 한국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음식입니다. 


카를슈테인 성 입구 식당에서 별 생각없이 꼴레노를 주문했는데요. 

히야~~~~~ 제가 먹어 본 꼴레노 중에는 최고였어요. 

프라하 돌아와서도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은 지친 마음을 달래는 여행이기도 하니까~

맛난 것도 먹자 !! 해서 이 식당을 다시 찾았어요 ^^ 


맛집 식당 포스팅은 다음에 할게요~^.^   [프라하식당맛보기] - 카를슈테인 맛집



아침부터 비가 오다 마다를 반복하더니, 점심 기다리고 있는데 비가 후룩후룩 내립니다. 

다행히 저희는 비가 들지 않는 야외식당 자리를 차지했네요 ㅎㅎ 


이제 꼴레노로 배도 꽉 찾겠다~ 슬슬 탐험을 시작해봐야겠죠 ! 


남편이랑 대충 구글 지도 확인하고 - 아이폰의 위치 안내에 따라 숲길을 걷고 또 걷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을 남편이랑 손잡고 둘이 걷고 있으니. 

세상에 이 사람과 단둘만 남은 것 같은 느낌도 들더라고요. 


열심히 나무를 기어 오르고 있는 왕방울만한 달팽이 구경도 하고요.



한참을 걸어가다가 아기자기한 마을도 구경하며,,,  



주변이 벌판이다보니 민들레꽃씨가 휘날립니다. 



하얗게 눈이 오는 것처럼 보이는게 흩날리는 민들레꽃씨에요. 

체코의 민들레꽃씨는 과장 좀 보태서 - 어린아이 주먹만 한 것 같아요 ㅎㅎ 




멋진 유채꽃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노란빛 유채꽃을 보니 봄을 느끼는 거 같아 좋아서 빤~~히 쳐다봤더니 

남편이 궁시렁궁시렁합니다.  


남편~~ 나 유채꽃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줘.


유채꽃이 좋아?


응, 예쁘잖아. 녹색 벌판에 진한 노란색이 - 체코도 이렇게 유채꽃이 많은 지 몰랐어.


난 유채꽃 별로인데. 


응?? 왜?


체코에 이렇게 유채 꽃이 많아진 이유가, 이걸로 싼 식용기름을 만들어서 팔려고 심기 시작했는데

그냥 마구마구 자라서 이렇게 퍼졌어. 


아~~ 그래서 그렇게 많구나,,, 노란색이 예쁘니 좋네~ 


유채꽃 볼 때마다 아직도 가난함의 상징같아서 별로야. 

   


같은 유채꽃을 보고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다니~ 신기합니다. 

저는 마냥 노란색 유채꽃이 예쁘기만한데 말이죠. 


한참을 걸어.. 아이폰 지도가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뭔가 외진 곳에 어디가 입구인지 찾아보기도 좀 힘든 곳이에요. -_-;;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을 보니 차 가지고 와야 편할 것 같아요. 

 


이런 임시 건물이 있고, 그 왼쪽으로 돌아가면 엄청난 계곡이 나오는데요.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봤던 것 보다 훨씬 높더라고요. 


제가 찍은 사진도 보니, 사진속에서는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높은 걸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는데, 여긴 아래를 잠깐 내려다 보니 아찔 ! 합니다. >..<

청룡열차를 무서워하는 남편은 거의 근처에 가지도 못하네요~ 

자기는 사진 못 찍겠으니까  저보고 찍으라며,,,, 혹시 떨어질까봐 저를 꽉 붙잡고 있겠대요 




여기가 어떻게 해서 이런 골짜기가 생겼냐 하면요, 

오랜 시간 꿋꿋하게 서 있는 카를슈테인 성을 짓는데 엄청난 양의 암석이 필요했고, 

이곳에서 채굴해서 쓰다보니 이런 모양의 깊은 골짜기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높이 때문에 무섭기는 했지만 물의 색깔이 아름다워서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집에서 사진을 볼 때는 내려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현재는 채굴을 멈춘 상태라 붕괴 위험이 있으니 내려가지는 못하게 해 놓았더라고요. 아쉬웠어요. 


근데, 이 근처 사는 사람들인지,,,

지리를 어찌 잘 아는 사람들 몇 명은 아래쪽에서 걸어다니는 게 보이더라고요.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니까요


아쉬운 마음으로 눈에 옥색 빛 물을 담고, 다른 골짜기도 구경하러 발 길을 돌렸습니다. 


그곳에 가보니 처음 본 곳 만큼이나 가파르긴 한데 고인 물이 좀 더러운 편이더라고요 ㅎㅎ 

인간이 파헤친 자연의 흔적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서도, 

자연에 적은 인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학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되는지, 초딩들이 소풍처럼 왔더라고요.

산 길이 좁다보니 제 옆으로 줄줄이 지나가는데, 남편이 


여보~ 어딨어? 안 보여.


체코 아이들은 13세 정도 되면 키가 거의 160cm가 넘은 애들이 많다보니. 

저랑 눈 높이가 잘 맞습니다 ^.^


그렇게 아이들 무리를 헤치고 다시 기차역 방향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너무 많이 걸은 건지, 배가 땡기기 시작합니다. 크윽 -

 

일찍 프라하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천천히 걸었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가 가기로 했어요.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기도 했고 하루 종일 많이 걸어 다니기도 해서,,, 

다음 날은 프라하 시내를 돌면서 다음 여행 목적지를 정하기로 했어요.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