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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체코 대통령 선거_이모저모

요즘 체코 날씨는 3월이 되면서 간혹 햇빛이 쨍~~하고 뜨는 날도 있습니다. 

나무 곳곳에서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봄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3월 둘째주는 체코날씨예보를 보니 

다시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다가 다시 눈도 왔다가~~ 흐린 날 많더라고요. 


봄은 이렇게도 더디게 오나봅니다.


사실 지난 주 금요일 체코 대통령 취임식이 프라하성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은 지난 2013년 1월 11월(금)과 1월 12일 (토) 

2일간 진행되었던 체코 대통령 선거에 관해서 쓰려고 합니다. 


선거일이 공휴일인 한국과는 달리 

체코는 평일과 주말에 거쳐 선거를 이틀 동안 하더라고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가 있는데요. 

 

1) 과거 체코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되었는데, 이번에 처음 직선제로 뽑습니다. 

 

2) 현재 체코 대통령이 EU의 협정문에 싸인을 안 하기로 유명해서, 

EU 전체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바츨라브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펜 캔들로 한국 기사에도 나온 적이 있는데요~ 

<체코 대통령 펜 ‘슬쩍’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472939.html

 

전체적인 비디오에서는 나중에 대통령이 펜을 다시 돌려 놓는 부분도 있었는데, 

말 만들기 좋아하는 언론들이 그렇듯 ~~~ 돌려 놓는 부분의 비디오는 편집하고 - 

펜을 집어 넣는 앞 부분만 뉴스에 보도했다고 합니다.

 

사실 가끔 무의식중에 사용하던 펜을 자기 필통이나 가방에 넣는 경우도 있잖아요~ 

아마 대통령도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거의 대통령이 체코의 외교를 담당하며 체코 정치의 얼굴이었다면, 

이번은 직접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서 좀 더 권력이 강해질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이다보니 아직 어디까지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시킬 것인지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합니다.

체코도 정치도 변화와 혼란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투표 전에 대통령 유력 후보들 토론회를 한다고 해서 남편이 시청을 했죠. 

체코 대통령 후보는 총 9명정도 되어서 우선 지지율 1,2위 후보들을 초청해서 토론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통령 후보들 뒤에 있던 데시벨을 표시하는 게 있어서 뭔가 물어봤더니 

방청객들의 박수소리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제만 (현재 대통령)

http://caklos.blog.idnes.cz/c/314334/Decibely-v-podani-televize.html


분명 토론회라고 했는데 정책 설명보다는 

대통령 후보들의 어릴적 친구들을 초대해서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주가 되자

정책 논의를 기대했던 남편은 더 이상 볼수가 없다며 TV를 끄더라고요. 

감성정치는 어디서나 진행되고 있나봅니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방청객들의 박수소리를 데시벨로 표현하는 것도 좀 웃겼는데,

중에 밝혀진 것 중에 하나는 2위 후보였던 사람이(바로 위 사진) 

박수소리를 크게 하기 위해서 방청객을 돈을 주고 고용한 것 들통났습니다. 에구구....



체코 대통령 선거는요, 총 2회에 거쳐 진행이 되었는데요

후보가 9명이나 되다보니 1위가 과반수 득표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첫 선거에서 득표율 1,2위를 한 후보를 두고 두번째로 다시 투표를 했습니다.  

결과는~~~ 제만(빨간+권색 줄무늬 넥타이 맨 사람)이 당선이 되었고 지난주 금요일 취임식을 했습니다. 


기존에 의회에서 대통령 선출하던 것을 직선제로 변화해서 

그 중에 최다 득표 두 후보를 두고 다시 투표를 하고...  

투표를 통한 민주주의는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시간과 세금 낭비라는 사회적 비판도 있었습니다.  



사실 체코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은 한국 인터넷에도 기사가 난적이 있는데요. 


블라디미르 프란츠 씨인데요. 처음 체코 TV에 봤을 때 피부 색깔이 변색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편이 온몸이 문신이라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프란츠 씨는 몸의 90% 이상이 문신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입술과 눈가는 문신할 때 정말 아팠을 거 같아요. 여드름만 짜도 아픈데 말이죠 ㅡㅜ 



오페라 작곡가 겸 교수인 블라디미르 프란츠는

온몸에 문신을 함으로서 구태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이미지의 후보였습니다. 


문신을 한 사람이 후보라니?!?! 조금 놀라셨겠지만요. 

사실 체코 사람들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다릅니다. 


이 후보는 문신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한국문화에서 자란 저에게도 신기해서 

주변 체코 사람들한테 이 후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문신에 상관없이 정치인으로서 비전이 있고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 사람도 있었고. 


체코의 대통령이라면 체코를 대표하는 사람인데, 

문신이 다른 정상들을 만날 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니까 좀 생각해봐야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프란츠씨가 후보로 출마하는 것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문신을 하는 사람들은 깡패 이미지가 있는데요, 체코에서 문신은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과거에 공산주의에서 문신을 금지했었고, 

문신을 하는 것은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메세지 입니다. 


그래서 이 후보가 온 몸에 문신이 있는것도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적 인식있는 예술가로 비추어지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이 후보는 2위안에 오르지 못했지만 

충분히 체코 대통령 후보로서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선거에 주목하게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