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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리움

신나는 한국 동네 구경

​한국에 와서 인천에 있는 친구네 집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친구 부모님이 딸을 보고 싶어서 가게에서 중간중간 집에 오셨는데 오실 때마다 저희들은 잠을 잤답니다 ㅎ

잠든 모습만 보시고는 저희들 먹으라고 냉장고에 음식만 채워 놓고 가셨어요. 처음 찐빵을 먹어 본 딸은 단팥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찐빵 먹방을 찍었습니다. 

   

너무도 편하게 잘해주시는 친구 부모님덕에 집에서 좀 쉬고 싶었으나..... 

아이와 집에 있기에는…. 아기가 가만히 있지 않고 끄집어낼 짐이 많고, 아이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진열품도 많습니다. ㅠㅠ

비행기에서 내려서 며칠은 피로와 시차적응으로 몸이 힘들어 체력 충전을 좀 하고! 

한국 도착 5일째, 이제는 더 이상 집에 못 있겠습니다. 아아아!!!! 

게다가 어제 밤에는 딸이 시차때문인지 12시에 잠든 거 있죠. 


한국에 온지 거의 1주일이 되어가니 이제는 시차를 조금 억지로(?) 맞춰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시차적응을 이렇게 심하게 할줄은 몰랐어요. 이대로 12시에 계속자다가는 제가 체력적으로 지칠 것 같아... 

아침만 대충 먹고 밖에 나가 오전에 체력을 빼놓으면, 낮잠 시간이 제대로 맞춰질거고 밤잠도 잘 자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 딸을 참고로 한, 20개월 아기 수면 패턴

7시30분 기상 > 5시간 놀고 > 12시 30분 경 낮잠 > 3시 경 기상 > 5시간 놀고 > 저녁 8시~8시30분 경 수면

 

흠,,,, 오늘 오전에 어디를 가볼까~

인천 친구네 집주변을 검색해보니, 오예~~! 어린이가 갈만한 심곡 어린이 도서관이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인천 2호선 서구청역과 가깝습니다. 

솔직히, 아직 20개월밖에 안된 아기가 얼마나 책에 관심이 있겠어요 ;; 인천 어린이 도서관에 대한 저의 호기심반으로, 어린이 도서관이니 아기를 데리고 가도 덜 눈치보이니 한 번 가보기로 합니다. 

친구네 동네는 이사가고 처음 오는 것이라 여기저기 동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유럽여행으로 치자면 현지인들만 갈만한 동네에서 놀고 있는 거잖아요.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요즘 해외에서 현지인처럼 살고 싶은 여행자들이 늘고 있긴하던데 ^^  

아이를 힙시트에 매서 걸어가는데 시차때문에 아직도 피곤한 아이는 슬쩍 졸린가봅니다. 도서관 입구 사진도 찍고 입구로 들어갈 겸 도서관 앞에서 내려주자마자

으아아아아아아앙~~~~~ 

하면서 갑자기 드러눕습니다 ㅠㅠ 어후.... 딸,,, 체코에서 이러지 않았잖아 -_-;;

그사이 아기가 커버린건지… 한국에 오니 신이 나서 더 말을 안들으려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다행히 달래서 도서관 안까지 들어가는데 성공!

6세 이하 어린이는 2층으로 올라갑니다. 요즘 한참 계단을 오르고 내려오는데 재미를 붙인 딸은 2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자 베시시 웃습니다. 하아~ 변덕이 죽 끓는 너란 여자 ;; 

이른 아침에 가서인지 아무도 없더라고요. 

심곡 도서관 내 어린이 도서 공간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게 독서 공간을 복층 형식으로 나눠 놓았습니다. 높이는 어린아이들 기준이라 낮아요. 

딸랑구는 책은 30초 들여다보더니, 복층 계단이며 아래층 소파며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빼곡이 꽂혀 있는 책 중에 몇권을 훑어 봤는데 요즘 어린이 책들도 교육적이고 흥미롭게 구성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책을 잠깐 보는 사이에도 딸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딸랑구... 정녕 도서관에 이 많은 책들은 관심이 없는 것이지?? ㅠㅠ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책보기는 제 욕심같아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날씨도 좋고 도서관에서 못 버틸경우를 대비해서 주변에 놀이터를 몇 개 물색해 놓았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놀이터로 가보았더니, 미끄럼틀도 있고 시소도 있는데 놀이터는 텅텅 비었네요.  

제가 한국에 오면 좋다고 느끼는 이유가, 평일에 사람없을 때 외출해서 좋은 인프라 시설을 여유롭게 즐기기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이 놀이터에서 이것 탔다 저것 타면서, 거의 딸의 전용 놀이터인냥 놀았거든요. 

이 놀이터의 좋은점이라면 아파트가 옆에 있어서 해가 떠도 놀이터에 자동 그늘이 생기더라고요. 

놀이터 옆으로는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체코에는 동네 구석구석마다 작은 공원이 있다면, 한국은 동네 구석구석마다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나 운동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아기랑 한참을 놀고 있는데 아침부터 챙겨서 나왔더니만 11시쯤 허기가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식당이 열자마자 가서 복잡한 점심시간에는 나와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을 스윽~ 보니 오리고기 집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백반을 하는 것 같아보여 아기 밥을 먹여하니 들어갔습니다. 

뭐 드릴까요?

백반되나요?

백반 2개 주세요

일행이 있어요?

아뇨, 아기랑 둘이 있어서 

아휴~ 됐어요. 아기 계란후라이나 하나 해줄게요

어머나….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ㅠㅠ 한국 도착한 후로 먹는 게 좀 시원찮았던 딸은,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해주신 계란후라이 하나를 뚝딱 다 먹었습니다. 

확실히 한국에 와서 백반 메뉴를 시키니, 전에 남편이 프라하 한식당 백반 메뉴를 보고 

에게~ 이게 백반이야? 

라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남편은 체코에 떨어져 있는데도 남편이 한 말들이 떠올라서 어디서나 함께하는 기분이네요. 

비록 원하는 대로 심곡도서관에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지만, 우연히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 친구네를 구경하다가 만물상에서 호미를 2000원에 파는걸 봤는데… 심각하게 체코에 사갈까 말까 망설여집니다. 최근에 저희집 동네를 찬찬히 살피다가 체코동네 길가가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가 잡초를 정리를 안해서라고 스스로 결론을 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오기전에 저희 아파트 앞 길에 있는 잡초만 손으로 뽑았는데, (그나마 문 앞쪽 길은 깨끗하지 않나요? ^^) 큰 잡초들은 손으로 잘 안뽑히더라고요. 

한국 동네 구경은 하다가 호.미.가 눈에 똭!!!! 

흐음.....  저 세모난 호미로 콕콕 긁어파면, 집 앞에 잡초가 쑤~욱 뽑히겠구만…. 

호미를 사갈지 말지 아직까지도 결정을 못했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