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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부부싸움, 이런거 가지고 진짜 싸울거야?

부부싸움 전반전!

결혼하신 분들, 보통 부부싸움은 어떤 일로 하게 되시나요?  
저희 부부싸움을 왜 하나 생각해보면 서로의 생활 패턴이 달라서 발생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 부부도 달달하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살아가는 부부로, 부부싸움을 피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부부싸움의 정도가 각각 부부마다 다르겠지만요.  


저희 부부는 싸우다가도 '왜 우리가 싸우는걸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 생각의 기간을 짧고하고, 싸우고 나서 되도록 빨리 풀려고 해요. 


저희 부부싸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서로의 생활습관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주말에 밖으로 나가서 활동을 하고 싶은 저와 주말에 집에서 쉬고 싶은 남편 

더러운 것을 보면 바로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과 계획을 세워 청소를 하고 싶은 사람 


사랑에 먼저 빠지고 나서 각자의 다른생활 습관을 발견해가며 살고 있으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체코의 들꽃


저는 주말 아침이면 신기하리만큼 일찍 눈이 번쩍 !!! 떠집니다. 
소파에 앉아 집을 훅~ 둘러보면 평일에 일하느라 밀린 청소며 빨래며 

못했던 집안 일이 한가득 보입니다. 
반면에 남편은 주말에는 편하게 푹~~~ 자고 싶어하고요.

처음에는 그런 남편의 생활패턴도 모르고 아침에 일찍(남편의 기준에서 일찍) 깨웠더랬죠.
부인 말을 잘 들어주려는 남편은 깨울 때마다 일찍일어나긴 했어요. 
하.지.만. 궁시렁이라는 복병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집안 일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날이면 

남편은 하루 종일~~~ 


궁시렁 궁시렁.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다고 투덜투덜투덜. 

평일은 출근하느라 바쁜데ㅡ 주말에나 실컷 잘 수 있지.. 중얼중얼중얼"


남편 안에 있는 Mr. 투덜이의 존재를 마주하고 난 뒤로ㅡ 
아침 잠은 푹~~ 재워서 Mr. 투덜의 등장을 막으며, 주말의 평화를 지켜나가고 있었죠.

주말 아침에 남편을 깨우려고 하지는 않지만, 일찍 일어난 저는 10시 정도 되면 배가 고파집니다. 
지난 번에는 배가 고파서 냉장고에 체리를 꺼내 씻어 먹었더니

남편이 일어나서 하는 소리가 (과장 좀 보태서) 


체리 꺼낼 때 비닐 봉지 부스럭 거리며 

물에 씻는 소리가 천둥번개 소리같았어. 


그 이후로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면 최대한 움직임을 적게 하고, 

조용조용 블로그를 하거나 인터넷을 합니다. 

늦잠자는 사자의 콧털은 건드리면 하루종일 투정부리기에 ㅎㅎ


지금도 남편은 아직 침대에서 꿈나라 여행 중입니다. 



이외에 또 다른 생활패턴 차이는 제가 갑자기 청소하는 버릇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남편과 살면서 발견한 제 습관이에요. 


  

게다가 한참 어지르다가도 지저분한 한계점에 다르면ㅡ 마구마구 미친 듯 청소를 하는거죠. 


여느 때 처럼 주말에 더러워진 집을 보고 있노라니 치우고 싶은 욕구가 솟구칩니다
남편이 일어나자마자 빨래 돌리고, 수건 삶기 위해 불에 올리고, 바닥을 막 쓸고 있는데

남편이


나는 이제 일어나서 모닝 커피 마시면서 

인터넷하며 쉬려고 하는데 지금 청소를 해야돼? 

 
라며 청소를 하는 저를 보며 뭐라뭐라 하더라고요.
그 소리 듣자마자 빠직 !!! 했죠.

아니~~~ 내가 당신한테 청소를 도와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집 더러워서 내가 혼자 청소하는 건데 뭐가 잘못됐어 !!!

그게 아니라. 부인 청소하는데, 난 커피 먹고 있고. 도와줘야 되는데...

안 도와줘도 된다고 했잖아~

그럼 앞으로는 청소 시작하기 전에 미리 얘기해줘.


전 이 포인트에서 다시 빠직 !!!


당신한테 도와달라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 뭘 미리미리 말해. 

그냥 어질러 진 것 보이는 대로 치우고,

치우다가 먼지보이면 그냥 쓸어담는거고 또 닦는 거지.

어후~~ 글로 써 내려가다보니, 그 때 기분이 생각나 살짝 열받네요 ㅎ

아침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데, 먼지 풀풀 날리면 싫은 게 이해가지만
미리 말해달라는 남편의 요구에 맞추기는 제 청소 패턴을 바꾸기가 어렵더라고요.

청소를 시작할 때, 


장실도 세면대 정리만 해야지,,, 


세면대를 닦고 거울을 닦다가 


어이쿠. 수납장도 더럽네....

 

해서 수납장도 정리하고 

더러운 게 레이다에 걸리면 물 때 낀 것 닦고 어쩌고 하다보면 청소가 길어지더라고요. 

  

눈에 더러운 게 보이면 바로 치우고 싶어서, 남편이 말한 것처럼 


남편~~ 나 있다 1시간 뒤 청소 시작할 거야-


가 잘 안되더라고요


토요일 아침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남편의 요구에 청소를 멈추고,

대신 일요일에 함께 청소하기로 합의 하고는 부부싸움은 일단락 됐어요.

다음날 일요일 아침 ㅡ 청소 하면서도 계속 남편은 궁시렁 궁시렁거립니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청소를 하면 좋을까 애기를 하고, 

토요일 오전 10시에 함께 시작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잠꾸러기 남편을 알기에 정말로 토요일 아침에 청소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청소때문에 투닥거리며 주말을 다 보낼 수 없었기에,,,  믿어보자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편의 이런 청소 습관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어떤 습관이냐면요? 
부부싸움 후반전 포스팅에서 계속 말씀드릴게요.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후반전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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