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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나는 무슨 복을 가지고 있나

제가 방앗간처럼 자주 가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바로 82cook 이라는 곳입니다.

82쿡의 글을 읽다 보면 아줌마들의 수다에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82cook 커뮤니티에 베스트 글들이 올라 오는데요, 베스트글만 쭉~ 읽어 보면, 요즘 한국에는 어떤 사회적 이슈가 뜨거운 감자처럼 논의되고 있나 보기 좋습니다.

요즘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 시끌시끌하지만,

베스트 글에 가끔 쌩뚱맞으면서도 철학적이고 기발한 질문들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 본 글 중 하나는 "나는 이 복을 타고 난거 같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398410&page=1&searchType=search&search1=1&keys=%ED%83%80%EA%B3%A0

나는 이 복 하나는 타고난거 같다 ::: 82cook.com 자유게시판

제 목 : 나는 이 복 하나는 타고난거 같다 복 조회수 : 21,111 작성일 : 2022-02-23 07:11:40 3398410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거 있으신가요? 제대로 된 복 하나라도 있다면 복 받은 인생 아닐까 싶네요 IP : 223

www.82cook.com



댓글에는 자신들이 가진 복과 가지지 못한 복에 대해서ㅡ  

부모 복, 형제 복, 자식 복, 남편 복, 재물 복, 건강 복, 대중 교통 복(?)- 환승이 바로바로 되는 등등 다양한 얘기가 있었어요.

글과 댓글을 보면서 '나는 무슨 복을 타고 난걸까?'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부모 복, 형제 복, 남편 복, 재물 복, 자식 복...

이 부분은 아직은 복이 있는지 없는지 진행형인 부분도 있고

또 복이 있다 생각하면 있고, 한편으로 없다하면 없는 것도 같아서ㅡ 객관화가 힘드니 패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복이 있을까... 생각해보니ㅡ

종종 저 스스로도 복이 있다 생각하고 주변에서 들었던 말을 종합해보니 '먹을 복'이 떠올랐어요.

먹을 복은 어린 시절 제가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오면 가족들이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 놓고 기다리고있거나 막 먹으려던 찰나인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이야~~ 먹을 복 있어." 소리 들으며 자랐고요.

성인이 되서는 과외와 영어강사를 하면서 따뜻한 집밥이나 멋진 외식 시켜주신 학생님들 많았고요.

요즘은 제가 회사 가는 날 누구 생일이거나 사무실에서 큰 회의가 있거나 해서, 빵, 과일, 케이크 등등 다과가 부엌에 있습니다.

최근에 정말 뜬금없는 먹을 복이 있다는 생각이 든게,
헬스장에 Body Jam 이라는 그룹 강좌가 있는어서, 이 헬스장으로 처음 수업을 가는 날이었어요.

평소에는 시간이 안 맞아서 가볼 생각도 못하고 있는 거였다가 그 날 시간이 나서 휘리릭 달려갔더니~~~ 어머 왠걸요 !!

음료와 에너지바와 과일이 준비되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무슨 일인고 하니ㅡ 선생님이 내일이 자기 생일이라고 이렇게 준비해주신거였어요.

복에 관한 글을 읽고 며칠 되지 않았던지라, 다시금 먹을 '복'이 있구나ㅡ 생각한 날이었어요.

근데 저는 당첨 복이나 뽑기 복 같은 것은 정말 없어요.

학교에서 보물 찾기도 잘 못했고, 선물 제비뽑기 같은 것도 당첨된 기억이 없거든요ㅡ
(최근에는 체코 관관청에서 인스타그램으로 하는 이벤트에 종종 당첨되기는 했네요 ^.^
그것도 초기에 응모 인원이 거의 없거나, 20~30명씩 선물 주실 때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요행을 바라지 말고 부지런히 살라는 인생으로 받아들이고 삽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을 힘들어 할 때면,

하아... 출근하기 싫어. 로또 살까?

라고 말하면 단칼에 거절합니다.

아니ㅡ 나는 당첨 쪽에 운은 전~~혀 없으니, 오늘도 부지런히 돈 벌러 갑시다~ 남편님!

이때까지 지켜 본바로 저희 남편도 당첨 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희 남편은 무슨 복이 있을까...

아마도.... 흠......
처 복 ?? 캬캬캬캬캬😁😁😁
제 블로그이니 스스로 정신 승리하기 위한 농담입니다~~~

복에 관한 글의 댓글들을 읽으면서, 만 복을 다 가진 사람은 없으니 한편으로 세상 공평하다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슨 복을 가지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