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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2014년 갑오년 새해인사 드립니다.

2014년 갑오년 늦은 새해인사드립니다. 

제 블로그에 찾아오신 분들, 그리고 그 분들의 소중한 모든 분들 !! 

2014년 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일이 더 많은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모두들 2013년 안녕들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굵직한 드라마틱 사건들이 있던 한 해였습니다. 

체코에 사는 날이 늘어가며 향수병이 자주 오기도 했던 해라, 
자고 있는 남편 몰래 침대에서 나와 화장실 문닫고 펑펑울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2013년 11월에 머리와 마음을 복잡하게 하던 일들이 마무리가 되면서ㅡ 

현재는 한국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한국에 오니까 정말 그냥 좋네요. 
낯선 시선들에서 자유롭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아니라 발이 땅에 촥 ! 붙어 다니는 느낌이라 편하네요 

깔끔하고 알록 달록 예쁜 물건들 ~ 가족과 친구들과 낯익은 장소와 추억들.

제 과거를 함께 보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다시 제 자신이 찾아지는 기분입니다. 


한국을 떠날때는 가족과 친구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의 그리움이 어느정도 일지 짐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체코에서의 생활이 길어지면서. 일상의 기반이 체코가 되면서ㅡ 
이전의 제가 살아왔던 삶은 모두 지워져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을 함께 겪으며 이해 해주던 사람들이 있기에 제 존재의 살아있음을 느꼈는데... 

체코에서의 새로운 삶은 예전의 제 자신은 사라진채 RESET 되어버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였을까요... 체코에서 생활하며  

나는 누구지? 도대체 나는 왜 이 낯선 체코 땅에 와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어요. 


전에 향수병 심해졌을 때 한국에 사는 교포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어요. 

너는 한국에 살면서 향수병 겪어? 

그럼 ~~ 나도 어렸을 때 친구랑 같이 놀던 꿈도 꾸고 그래.... 

아~~ 그렇구나. 그럼 향수병 오면 어떡해 ? 

막 바쁘게 지내면서 생각 안하려고 하지~~~ 

그래도 너무 힘들면 어떡하지? 

걱정하지마 ~~~ 네가 그리워하는 한국ㅡ 어디 안 가니까ㅎㅎ 

그러게요. 어디 발이 달려서 도망가는 한국이 아닌데도,외국에 살면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 한국 방문은 잃어버렸던 제 자신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인 것 같아요. 

체코로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고민하며 썼던 일기장도 뒤적거리며 과거의 나와 만나기도 하고ㅡ

체코 생활에 적응해야한다는 목표때문에 잊고었던 소중한 지난 시간들 떠올리기도 하고.. 

그렇게 과거의 제 자신을 만나고 나니ㅡ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지난해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구나... 

체코에 있다고 해도. 네 자신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 바뀐 것 뿐이지 한국에서 생활하던 네가 사라져버린 게 아니야. 

단지 추억을 가까이서 보고 싶을 때 꺼내 볼수 없어 마음이 종종 아픈거니까... 아픈게 당연한거야..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단절될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사람들의 추억과 역사에도 네가 있으니까. 그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 사람들이 시간을 함께 추억할수 없는 너의 상황을 알기에, 너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지켜줄거야. 

그리고 네가 한국에 와서 다시 예전의 너를 채우고 싶을 때 그 사람들이 도와줄거야. 

그러니까 그리운 마음으로 괴로워말고. 2014년부터는 새로운 모습의 나를 위해 힘내자고 !!! 



있어야할 곳에 필요한 때에, 가족과 친구와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가능성이 높아 

불안하고 외국생활에 회의가 드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오고나니 복잡했던 머리속이 정리가 되네요.  

그리고ㅡ 이렇게 불안하고 미안한 마음조차도 제가 살며 가지고 가야할 삶의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체코에서 시작하게 된 새로운 삶과 또다른 내 모습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도록 노력하려고요.  

2014년에는 2013년 어렵게 만들었던 고민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한해 보내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요, 2014년 갑오년 으쌰으쌰 !!!!!! 하시길 바랄게요. 







+ 한국은 겨울에도 해가 뜨는 날이 많아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