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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체코에도 있어요! 낙하산과 샤바샤바

체코회사에 다니고 있으면서, 
제가 체코 사람들과 성격이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제 개인적인 성격이 사회생활에 좀 부적격인지,,, 
아니면 제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사회경력이 짧아서 그런건지...
가끔 문제 아닌 문제로 불편한 경우가 가끔 생깁니다. 

어느 날은  한참 업무를 하다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사장님한테 물어 봤습니다. 

사장님은 다시 한 번 정확히 담당직원한테 확인하려고 다시 묻는데 
체코어로 직원한테 물어봅니다. 둘다 체코 사람이니까요~ 
그러려니 했죠. 

더군다나 정황상 제가 물어봤던 걸, 확인 하려고 직원한테 물어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제가 물어본 거고 그 사람이 담당이니, 
저한테도 설명을 해주겠게니 하고 
직원이랑 눈 마주치고 대답 기다리며 있는데- 
직원이 계속 사장한테 체코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 놔.... 

그래서 답답했던 제가,
 
"근데, 영어로 좀 얘기해줄 수 있어요?" 그랬더니 

"아~ 체코어 공부한다고 하길래, 체코어 연습 도와줄려고 체코어로 얘기한거에요 ~~~ " 

하며 쳐 !! 웃고 있습니다. 

(제 과격한 언어를 이해해주세요~ 정말 그 때는 이 직원의 거만한 말투와 무례함에 기분 상했거든요.)

제가 무슨 체코어를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배운 것도 아니고, 
1년 체코에 살았다고 체코말 당연히 하겠거니 생각하는건 정말 -_-^ 
그럼 모든 사람들이 제2외국어 하나쯤은 아무 문제없이 유창하게 하겠네요. 참내,,,,


사실, 이 직원이 과거 김치 사건의 주요인물이기도 하고, 유난히 체코에 대한 자긍심이 센 것 같아요.

다른 직원들은 체코어로 얘기하다가도 제가 소외되는 느낌이 든다 싶으면 얼른 영어로 얘기해주고 
아니면 우선 자기들끼리 체코어로 하고 웃고 나서, 혹시나 제가 궁금해할까봐 다시 영어로 설명해주고. 

업무 얘기하다가 제 이야기 나오면 제가 눈빛으로 텔레파시 보내거든요. 

'지금... 제 이름을 들은 것 같은데 말임돠~~~~'  

그럼, 얼른 그걸 감지하고 이러이러해서 네 이름이 이래서 나왔다~~라고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헌데 이 직원은 농담할 때 영어로 한적도 없고, 
심지어 업무이야기도 제 이름 언급되는 거 뻔~~히 아는데도 (눈치만 늘었어요 ㅎㅎ) 
그냥 계속 체코어로 얘기합니다. 번번히 영어로 얘기해달라하는 것도 그렇잖아요.  


요즘 직원들 앞에서도 간단한 주문 같은 건 체코어로 하려고 하는데요, 
이 사람 앞에서는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불편해요.

이 동료가 체코어로만 말하려고 하니까 제가 불편한 건지. 
저한테는 영어로 말 해야하니 이 동료가 영어쓰는 게 불편하다보니 저랑 얘기도 덜하고 그러는건지. 
어디서 부터 시작된 어색한 관계인지는 알수없지만
대부분 감정이 상호적인 거라, 아무래도 이 동료도 제가 좀 불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음음. 
그렇게 다투거나 심각하게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라 
일할 때는 문제없으니 패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동료들하고는 점점 친해지고 장난도 치고- 
가끔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저도 마음을 열어가는 것 같은데- 
이 사람한테는 그게 어렵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모든 직원들과 사적인 얘기를 깊히 나눠야할 만큼 친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요. 
조금 멀리 지내도 상관없거든요. 
그런데 회사가 작다보니 모두들 두루두루 가족처럼 지내게 되어버리네요~ 
서로 친구처럼 대하기도 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라서 좋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바삐 끝내야 하는 일있다고 하면서도 
세월아 네월아 친목다지며 수다떨고 있으면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 

어쩌면 그런 업무 형태를 보이는 체코 사람들한테는 
공과 사의 선을 그으려고 하는 제가 더 이상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해외취업과 해외직장을 다니면, 뭔가 더 평등하고 합리적인 회사일 것 같지만
저희 회사와 파트너 회사만 그럴지도 모르나,,, 

지금까지의 제 결론이라면 
체코 회사들도 체계도 좀 없고 느리고- 은근 보이지 않는 서열관계 및 샤바샤바가 존재하더라고요. 

완전 능력 위주일 것 같은 느낌의 외국회사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렇게 안되는 것 같아요~ 감정이 깊~~~이 개입되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저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도 못했던 샤바샤바를 여기와서 잘 할리 없습니다 ㅋㅋㅋ

아! 그리고 사장 빽으로 들어 온 낙하산 인사도 있고요. 
퇴근시간 '퇴근하려는데 갑자기 업무 주기' 이런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하고 굳이 일하는데 문제는 없으니까요. 
샤바샤바를 잘 못해서,,, 앞으로 승진문제는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