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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초간단 묵 만들기_체코 남편이 좋아할까?

육아 휴직을 하고 집에 있다 보니 좋은 점 중 하나는, 점심을 한식으로 먹을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이라고 하면 제가 직접 해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오늘 점심을 준비하면서도 '저녁에는 뭐 해먹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기를 먹일 것을 요리하는 것도 고민되고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다보니 간장이 떨어져서 한국 슈퍼를 갔는데, 묵가루가 보여서 바로 훅 집어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식당에 밥 먹으러 가면 반찬으로 나오는 하찮은(?) 묵이지만, 해외 나오면 한국 슈퍼에서만 수 있는 귀한 몸이 됩니다. 가격이 300코루나가 넘으니 한화로 15,000원정도 되네요.

 

갑자기 묵이 땡겨서 먹을 생각에 신이나서 겉봉투를 다시 확인해보니, 집어올 때는 도토리 묵인줄 알았는데, 청포묵이네요. 어허허 아쉽지만 청포묵이라도 해서 먹어야지요

 

봉지 편에 친절하게 먹는 방법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녹두전분 중국산 70% 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해외 한국 슈퍼에는 음식 종류에 선택사항이 거의 없이 음식 재료 하나당 1~2개 브랜드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것도 있으면 다행이게요ㅡ 가끔 해외 운송 상태에 따라 어묵, 고추장, 고추가루 등이 완전 동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묵을 만드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체코 남편이 좋아할 것일까?


입니다.

 

남편은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다양한 한국 음식을 먹어본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한국 음식을 먹어 본 것은 아니라서요. 


다행히 남편은 왠만한 한국 음식을 다 좋아하는데요, 

남편과 제가 아는 체코 사람들이 싫어하는 음식이 있는데 뭘까요? 


바로 냉면입니다.

 

제가 만나본 체코 사람들은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는데도, 냉면 만큼은 맛을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도대체 왜 면을 차게 먹냐며


체코 여자분은 친구랑 한국에 겨울에 여행을 갔다가,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판 그림을 보고 면을 주문했는데, 냉면을 주문했다가 차가운 국물에 깜짝 놀랐대요. 


대한민국 찜통더위를 한 몇 년 겪어보면

 

'아~~~이래서 시원한 냉면을 먹어야 하는구나' 하겠죠 ^^

 

제가 열심히 청포묵을 만드는 동안 아기는 침실에 물건을 거실로 옮기고 있습니다~ 후딱 청포묵 만들기 완성 사진 찍고 물건 정리해야겠어요~


청포묵 초간단하게 집에서 만들기


1. 청포묵 가루와 물을 1:5로 섞습니다. 

그냥 일반 컵을 이용해서 청포묵 가루를 담고, 같은 컵으로 물 5잔을 넣었습니다.

2. 미지근한 불에 서서히 끓이다보면, 몽글몽글 청포묵 젤리처럼 만들어집니다. 

3. 간간히 청포묵을 저어주면서, 그 사이 묵 양념장을 만듭니다.

묵 양념장은 간단하게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대파,고추를 썰고, 참기름, 깨를 넣었습니다.

4. 묵이랑 곁들여 먹을 김도 자잘하게 썰어서 준비했습니다. ​

그릇은 남편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샀는데요, 하나는 웃고 있는 표정, 다른 것은 찡그리고 있어요.  

청포묵 양념장

5. 청포묵이 쫀득쫀득 젤리 형태가 완전히 만들어 져서, 묵 형태를 만들어줄 용기에 담았습니다. 

혹시 전자기기 화면에 까만 점이 묻은 건가~~ 하신 분 계신가요?

저는 사진 찍고 나서, 화면을 문질문질했는데 알고보니 묵에 있던 거라 꺼냈습니다. 

​당장이라도 먹고 싶지만 꾹~~ 참고 적당히 식은 다음 용기에서 꺼내줍니다. 

용기 바닥 모양이 그대로 묵이 젤리 형태로 뚝! 만들어졌습니다.

​6. 묵을 쓱쓱 썰어서 양념장과 김을 솔솔 뿌린 다음 냠냠 맛나게 드시면 됩니다. ^^

해외생활하며 먹는 묵의 맛은 탱글탱글하면서도 참기름이 입안에 퍼지며 고소~했습니다. 

처음 묵 만들기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정말 간단하더라고요.  

혹시나 묵을 집에서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어려워하지 말고 시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