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소곤소곤 일기] -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는 무엇일까요

드디어 대망의 김밥 만들기 회식 날이 다가왔고~

 

기본재료들은 집에서 파티를 제공해주는 직원분이 장을 보셨고요.

나머지 한국음식재료들은 저, 남편, 체코 보스 이렇게 셋이서 당일 퇴근하고 

한국식품점에서 사기로 했어요. 

 

이상하게도 이렇게 약속 있는 날은 일이 더 많더라고요.

 

남편~~ 미안한데,,, 나 오늘 일찍 안 끝날 것 같아.

보스랑 둘이서 한국 식품점 가야할 것 같으네. 미안 ㅠㅠ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럼 있다가 동료네 집으로 바로 와. 

 

응. 알겠어.  

 

 

그리고는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숨도 안쉬고 일했습니다.

다행히 일을 마무리하고 파티가 열리는 집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옵니다.

 

'흠.... 그러고보니 남편 혼자 김밥 재료를 산 적이 없는데.... 잘 샀으려나...

에이~~~ 그래도 김밥 여러번 먹어봤으니까,,, 알겠지'

 

트램역에 내려서 기다리는데 바로 다음트램으로 남편과 보스가 내리더라고요.

보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속했던 체스키크룸로프 포스팅을 했다고 말씀드렸어요. :) 굉장히 고마워하시더라고요.

 

동화 속 마을 체스키크룸로프 포스팅들

 

[체코 CZECH] - 체코인 보스에게 한국이란?

[체코 CZECH] - 체스키크룸로프-Cesky Krumlov 골목

[체코 CZECH] - 체스키 크룸로프 Cesky Krumlov

[체코 CZECH] - 체코맥주- 마시는 빵

[체코 CZECH] - 체스키 크룸로프 래프팅 해보기

 

이런저런 일상 얘기를 하면서 동료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동료집의 부엌은 거실 한쪽면에 1자로 되어 있어서 공간도 넓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더라고요

 

밥을 스시쌀이라고 사오기는 했는데 한국의 밥처럼 쫀득하고 윤기흐르는 쌀이 아니네요. 흐미..

밥솥도 일반 체코 가정에서 쓰는 밥솥이고요.

주식이 쌀도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한국스타일의 밥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제가 판단착오였죠.  

저희 집에 있는 압력 밥솥을 가져올 수도 없고 ㅎㅎ   

우선 기본 재료인 밥이 잘 안되어 아쉽더라고요.

 

밥이 되는 동안 김밥속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재료를 하나둘씩 꺼내고 있는데 -

뜨~~~아 !!!!!!!!!!

남편이 한국식품점에서 사온 김이...... 올리브유에 구은 바삭한 김 입니다 !!!!!!!

 

 

남편.... 진짜 이 김밖에 안 샀어?

 

응 ! 김이잖아. 왜? 

 

하...... 김은 김이지,,,, 근데 이거.....김밥 싸는 김 아니야....

이걸로 김밥 못 만들어.

 

김밥 마는 것 사와가지고 한껏 들떠있는 분들을 보니, 차마 그냥 밥에 김싸서 먹자고 할 수는 없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봉지 열어서 김의 두께를 봤는데, 역시나 이름만큼 바삭하고 얇습니다.

잠시 멍~~ 한 마음에 구은 바삭한 김을 몇조각 뜯어 먹었어요...

 

아이코..이를 어쩌지...  

 

옆에서 동료분의 남편이 제가 뜯어 먹고 있는 김을 맛을 보시면서 같이 뜯어 먹고 계시다가

잠시 후에 그 분이, 아하 !!!!  하시고는 찬장을 마구마구 뒤져서 10장짜리 스시김을 찾아냈습니다 ! ^.^

 

맞아요~ 이렇게 두꺼운 김이에요 ! 스시 김이라고 써져있는 거요.

 

 

 

전에 말씀드렸듯이 체코사람들이 마끼를 즐기는 편이라서,

시중에 체코 식품점에서 스시김이라고 해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혹시 체코 생활하시다가 김밥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스시김을 사다가 김밥 만드셔도 됩니다.

(요즘 방사능 유출로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가 안전하지 못하긴하지만요;;)

 

다행히 제가 무슨 김을 말하는 지 알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른 동료 분께 사진을 보내고

근처 식료품점 알려주면서 '이런 김을 사오세요!' 했답니다.

다행히 제대로 된 김을 공수해오셨습니다! 이제 기본재료 김과 밥 준비 완료 !!

 

김밥형태를 만드는 것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서, 김밥도 만들고 연어 마끼도 같이 만들기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요리사이고 ~ 저는 한국사람이니- 한국의 김밥을 먼저 만들자고 했습니다.

 

남편의 동료들 중에 한국 여행을 가 본 분들도 절반이었고, 한국와 일본의 역사적인 관계를 알고 있기에

김밥을 먼저 만드는 것에 동의를 하셨어요.

 

그래요? 그럼 Korean sushi 먼저 만들죠.

 

이건 스시가 아니라 ,,,, 김밥이에요. 김. 밥.

 

기밤? 긴봅? 긴팝 ? 

 

한국어가 낯설다보니 다양한 발음이 들립니다.

이분들이 익숙한 "김" "밥" 소리가 뭐있을까... 생각하다가

 

김정일할 때 김이랑, 영어 이름 Bob처럼 밥이요. 김밥 !

아~~~~ 김정일, 김정은~~~~ 김. Bob 밥.

 

해외에 있다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 남한 사람이냐 북한사람이냐인데요.

아무래도 뉴스에 자주나오다보니 사람들에게는 북한이 익숙하기도 한것 같습니다.

우스게소리로 유명 한국인은 김일성, 김정일... 그다음에 싸이라는 하기도 합니다.  

 

그 다음 연어스시와 저희 남편이 좋아하는 새우튀김 김밥을 만들기로했는데요,

 

 

스시에는 새콤한 식초가 들어가야해서 동료분께 식초를 준비해달라 부탁드렸더니

동료분이 마트에 갔다가 한국어로 쓰인 것이 있어서 사오셨다는데 바로 ~ 현미식초였습니다.

현미식초를 오랜만에 봐요.

 

 

 

모두 다 함께 말고 또 말고,,, 열심히 말아서 슥슥 썬다음 ,, 짜짠~~ 김밥과 스시가 한자리에~~

  

 

본격적으로 음식의 맛을 보려고 하는데

폴란드 직원분이 방긋 웃으며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젓가락을 꺼냅니다.

 

큰 빨래집게처럼 생겨서 젓가락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판매되는 젓가락이요.  

김밥먹는다고 젓가락까지 챙겨오고 ^.^ 얼마나 설레었을지 느껴지더라고요.

 

 

한참 김밥과 스시를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 제 눈에 포착된 충격적인 장면 !!!!

남편의 동료분 한 분이 김밥을 간장에 찍어먹는 것입니다.

 

어.... 김밥은 간장에 찍어먹는 거 아닌데.....

 

아직 체코사람들이 먹을 줄 몰라서 그러니까 이해해줘요.

그냥 미개인이려니~~ 하세요.  ㅋㅋㅋ

 

혹시 김밥에 소금이 덜 들어갔나 맛을 봤는데 제 입에는 간이 맞더라고요. 

그렇다고.... 김밥을 간장에 찍어먹다니 --- OTL  (ㅜㅠ) 

이건 거의 체코맥주에 소주타서 폭탄주 제조하는 것에 해당하는 건데...

 

마끼의 맛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체코 내 한식 보급화는 장기프로젝트가 되어야할 것 같네요. ㅎㅎ

 

식사를 마치고 나니 파티 장소의 집주인이자, 여자동료의 남편이

디저트로 직접 만든 치즈케이크를 주시더라고요.

 김밥때문에 배부른 상황에서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치즈케익과 백포도주


제가 본 동료의 남편 분은 정말 친절하고 센스가 넘치는 분이셨어요.

제가 밥도 없이 구운김을 뜯어 먹는게 신기했을 법한데, 

저와 같이 구운김을 뜯어먹어 주시는 호기심 부터해서

"김밥은 간장 안찍는거라 했지?" 하시며 절~~~대 김밥을 간장에 찍어드시지도 않았고요.  

 

남의 집 부엌이다보니 익숙치 않아서 제가 주방도구를 찾으려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면

제가 필요한 것을 눈치로 파악하시고 척척 갖다주셨고요.  

와인잔 헷갈리지 않게, 표식 하나씩 붙여주시고

와인이 바닥나기 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리 잔도 채워주시고.

이렇게 멋진 파티를 열어주셔서 고마우니 성함이라도 알면 좋으련만...

 

여자동료분이 남편을 "Kachno(까흐노) !! "라고...부르더라고요.

체코어에서 사람을 부를때 끝에 a -> o 변하는데.....

설마.. 성함이 까흐나 Kachna = 오리 (Duck)이신가.... 했죠.

 

부인과 고등학교 친구로 만나서 결혼하다보니 고딩시절 애칭 그대로 

남편을 "오리" 라고 부르더라고요~ㅎㅎ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고 계시면서 부인의 동료를 다~~ 챙겨주신 남편분 정말 친절하셨어요.

 

 

구운김을 사오고 김밥을 간장찍어 먹는 등 다이나믹한 상황이 있었지만

다들 재밌게 놀고 맛있게 먹었다며 즐거워했어요. 사진에서도 웃고 있는 거 보이시나요?

남편의 동료분들이 다음 회식에는 다른 한국음식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면서요.

 

다음에 체코사람들과 한국음식 만들 일이 있으면 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에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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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grove 2013.12.24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25일간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프라하가 마지막코스 였는데 긴여행에 몸도지치고 그날따라 눈내리고 바람불고 날씨도 정말 최악인상태에 서 프라하를 만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좋았던 곳을 뽑으라면 프라하인데 그 좋았던 기억 하나로 검색하다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회식분위기 정말 부럽고 흥미롭네요 앞으로 자주 와서 프라하에대해 다시 느끼고 싶어여

    • 프라하밀루유 2013.12.26 0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 25일간 유럽여행을 하셨군요. 겨울에 하는 유럽 여행이 날씨탓에 조금 힘드셨을텐데,
      여독은 풀리셨는지 모르겠네요.
      프라하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셨다니 다행이에요.
      프라하 여행을 추억하실수 있도록 블로그 활동 열심히 할게요, 종종 놀러오셔요 ^^

  2. 와코루 2013.12.26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처음만드는 김밥이라 김도 다르게 가져오고 간장에 찍어먹고ㅎㅎ 자주 같이 먹으면 김밥에 익숙해지겠죠?ㅎㅎㅎ

    • 프라하밀루유 2013.12.26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밥 수천 줄은 먹었을 남편이 구운김을 사와서 놀라고,
      말아 놓은 김밥을 간장에 찍어먹는 체코 분들 보면서,, 띠용~~~ 했어요.

      아직 먹는 법은 서툴지만, 마끼와 다른 한국의 김밥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니까 그걸로 첫 수업은 만족해야할 것 같아요.

  3. 로사 2013.12.26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라하 밀루유님이 진정한 애국자십니다.^^
    앞으로도 맛난 한국 음식 만들어주셔서 체코 사람들이 울나라 음식도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김밥이 맛나겠어요.
    저 김밥 킬러거든요.ㅋㅋㅋ

    • 프라하밀루유 2013.12.26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로사님~ 원래 외국살다보면 다 애국자 된다고 하잖아요.
      해외에 있다보면 한국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서 한국의 장점이 많이 보이고,
      내가 자라온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곳이니 더욱 그리움이 짙어지다보면
      한국에 대해 자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한국음식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맛도 영양도 좋은 것 같거든요.
      너무 짜거나 맵게 만들지 않으면요.
      앞으로 다른 한식 소개도 해야겠어요. ㅎ
      우리 혹여나 만나게 되면 같이 김밥 말아요~~~

  4. 밀루유떼뗴뗴 2014.01.01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루유 가 사랑한다는 뜻인가요? 어디선가 주워들은 기억이 밀루유떼 가 너를 사랑해 ?
    체코 김밥얘기 너무 잼나게 읽었네요. ~
    다음 요리주제는 '잡채','제육볶음' 어떨까요?
    사실 제가 영국 있음서 홈스맘에게 해줬던건데 , 잘 먹드라구요. ㅎㅎ
    당면이 뭘로 만드냐고 투명하고 신기하다고 해서 고구마로 만든거라고 하니
    엄청 신기해하고 먹을때도 신기해하고 호불호가 있겟지만 ..
    근데 만드는거 보고 한국음식 엄청 고생스럽다고 했어요.
    손이 참 많이 가는거죠.

    제육볶음은 고기를 고추장양념에 재워놓는거 보고 오 그렇게 하냐고
    그걸 영어로 뭐라 했는데 뭔말인지 지금도 몰라요 ㅎㅎ
    암튼 다음 요리도 기대 되네요.

    • 프라하밀루유 2014.01.22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맞습니다. 밀루유떼가 "너를 사랑해" 에요.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 잡채도 안빠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고기가 들어가는 불고기,닭볶음탕 같은 것도 잘 먹더라고요.
      한국음식은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고 손이 많이 가서
      정성때문에 더 맛있는 것 같아요 :)

  5. 체코코코 2014.01.19 2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살맞이 친구들과의 체코여행을 알아보던도중에 블로그를 알게됫어요~ 진짜 정보도 짱 많고ㅎㅎㅎ 앞으로 자주자주 이용할거예요ㅋㅋ 진짜 정보들이 너무만ㅍ아서 감사합니다~ 아 근데 체코에서의 행운의 상징은 뭐예요?? 우리나라는 편자 이런거자나요 체코의 행운상징은 뭔지 궁금해여ㅎ

    • 프라하밀루유 2014.01.22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살 맞이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체코 여행이라니 !
      듣기만 해도 마구 설레이네요.
      혹시 준비하시다가 궁금한 것 있으시면 방명록이나 댓글 남겨주세요.

      행운에 관해서는,,네잎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래요.
      선물은 작은 보석같은 것이 행운을 빈다는 의미로 좋을 것 같다는
      남편의 의견이에요.

  6. 2014.01.21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4.01.22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남편과 저는 영어로 주로 소통하고요.
      남편이 한국어를 조금 하다보니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씁니다.
      일명 남편 English라고 하죠. 흐흐.

      알고 계시는 것처럼 체코어가 발음도 어렵고 문법도 난이도가 있어 쉽게 배울수 있는 언어는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히 공부하며 열심히 연습하면 되겠죠? 라는 희망을 안고 체코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7. 소리 2017.08.10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밥먹는다고 젓가락을 가져와서 얼마나 설레였을지 느낄 수 있단말에 빵터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