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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11 프라하 직장생활 - 체코 간식과 신기한 화장실 (13)

제가 육아휴직을 마치며 이직을 하면서 시작한 새로운 일은, 한국과 체코를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일이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사회와 단절이 되어 있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까 좋기도 하고, 

사람들과 소통을 좋아하는 성격도 있다보니, 제가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기습니다. 

게다가 체코 남자와 결혼해서 체코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렵게 버텨온 프라하 생활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며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 사무실 출근을 하다가, 한국에서 투자자가 와서 모시고 외부 회의를 다니는 일정이 있어서 호텔로 갔습니다. 

프라하 살면서 Hilton호텔 갈 일은 몇 번 있었는데, Marriot 매리어트 호텔은 처음 가봤네요~ 

매리어트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처음 가보는 거라 혹시나 잘못 찾은 건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에 안내원분에게 말을 물었습니다. 

혹시 여기 말고 다른 로비 있나요?

아니오, 여기 한 군데에요

아, 감사합니다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서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매리어트 호텔은 로비가 하나여서 찾기 쉽네.  

그러고 보니 이름있는 프라하 호텔들도 로비가 1개였던 것 같네... 

제 기억이 맞다면... 한국의 롯데호텔이나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 있는 대형체인 호텔들은 입구가 여러군데여서 "로비에서 만나요"하면 어디를 말하는 건지 헤맸던 기억이 났습니다. 

저는 외부에서는 그렇게 길을 잃지는 않은데, 코엑스 몰이나 지하상가처럼 내부로 들어가면 길치가 되어서 몇번씩 같은 곳을 맴돌았던 생각도 났고요. 

이런별별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국 투자자분이 엘레베이터 쪽에서 걸어 오십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잠은 조금 주무셨어요? 

네, 조금 잤는데. 새벽 3시인가 계속 깨더라고요

시차때문에 편히 주무시기 힘드시죠?

아무래도 그렇죠 

간단한 안부인사를 나누고, 체코직원을 만나 첫번째 미팅 장소인 대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학교측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셨다고 최근 학교 건물 내에서 발견된 유적지를 구경을 시켜줬습니다.  

과거와 역사를 중요시 하는 체코사람들인지라, 이 유적지를 보여드리는 것은 참 큰 의미가 있는 것일텐데, 안타깝게도 투자자분께서는 

이런 것 왜 보여주는거죠? 관심없는데. 재미도 없고

라고 얘기하시고, 체코분들이 그 말을 통역해달라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진) 책상위에 놓인 유적지 입구 문의 열쇠크기 

저는 대학교 건물 내에서 이런 곳이 발견되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이런 투자자랑 방문하는 것 아니면, 내가 여기를 어떻게 올 수 있겠어

하며 나름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 

이날은 하루에 업체 미팅이 4개정도 있어서 계속 통역을 하려고 하니 입이 바짝바짝 말랐습니다. 

회사와 미팅을 들어갈 때마다 작은 간식거리를 마련해 주셨는데, 

말하기도 지친데다가  

케이크와 초콜렛, 아이스크림,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디저트 매니아인 저같은 참새가 그냥 지나갈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한입에 쏙 먹기 좋은 Kolac 콜라치 까지.... 

사진 윗쪽의 흰색은 Tvaroh라고 하는 치즈고요, 

사진 아래쪽에 검은 것은 체코어로 Mak이라고 하는 양귀비씨가 들어간 것입니다. 양귀비씨는 초콜렛에도 넣어서 팔 정도로, 체코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식재료입니다. 대마초와 관련 있는 그 양귀비 맞습니다. 

저는 한 번먹어봤는데, 제 입맛에는 안 맞는 걸로~ 

음식을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인데, 

체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재료/음식 중 제 입에 별로인 것이 또 있는데요, 

전에 포스팅 했던 마지판과 코코넛 가루입니다. 

씨리얼에는 왜 그리도 코코넛 조각이 많이 들어가 있는건지 ㅠㅠ 


또 다른 곳에 미팅하러 갔더니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었던 체코 간식거리  

체코 전통 간식 Větrník (영어로 cream puff 또는 profiterole)

슈반죽에 생크림이나 다른 크림이 안에 들어가는 빵 

콜라치때가 나오는 미팅때까지는

그래도 통역에 집중해야지~ 

게다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음식에 집착을 하면, 왠지 폼이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 개인적으로는 이런자리에서 먹는게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점점 통역이 길어지자 집중력도 흐려지고 당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당 파워업!!

Větrník (비예트르닉) 하나 집어 먹고 한입 오물오물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폭풍 대화가 오가는 바람에 후다닥 씹어 넘기고. 

영어-한국어 통역하랴, 노트에 적으랴... 결국에는 말을 많이 하니 목이 타서 탄산수만 벌컥벌컥 마셨더라는.... 

음식을 집어 먹는게 아니었어 ㅠㅠ 


아아아아~~~~ 미팅을 즐기며 여유롭게 체코 디저트 먹고 싶다~~~

첫 직장에서 영국 출장을 갔을 때, 업체와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많은 이야기를 통역해주다가 음식을 절반도 못 먹은 제 그릇을 보면서 사장님 왈 

왜, 미스림은 저녁을 하나도 안 먹었어?

아, 네 ;;; 

그때야 알았습니다. 진수성찬이 앞에 놓여 있어도, 중간 역할 및 통역하는 사람은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걸.  

이번 미팅에 동행하는 한국 투자자분은 감사하게도 미팅 중간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을 때, 밥과 커피, 디저트를 많이 사주셨습니다. 

리조또의 설익은 쌀에 당황하시더라고요. 

최근에 체코에 잠깐 살다가신 한국분도 '쌀'로 만들었다해서 리조또 시켰다가, 서걱서걱 씹히는 쌀이 싫으신지 반도 못 드시더라고요. 

부드러운 쌀의 식감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비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프라하 성으로 가득차 있는 이 화장실은 

고속도로에 중간에 있는 맥도날드 화장실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한 업체는 

사람들이 화장실에 급한 일보러 들어가면서 별 생각없이 변기뚜껑 열었다가 

기겁할 것 같은 좀비 스티커가 붙어 있기도 했습니다.  

무사히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돌아가는 길, 프라하 시내 골목이랑 어울리는 빨간 클래식 차가 예뻐서 사진 찰칵.

노을이 뉘엿뉘엿지는 프라하 모습을 즐길틈도 없이, 어린이집에서 오매불망 엄마만 기다리고 있을 딸랑구를 데리러 종종거리는 발걸음으로 어린이집으로 뛰어갔습니다. 

+ 2018년 2월에 있었던 내용 포스팅이고요, 미루고 미루다가 계속 자동포스팅이 되어버려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싶어서, 이제야 포스팅 올립니다. 

현재는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요, 운명처럼 자연스럽게 이직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