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에 올 때마다 놀라는 것

한국에 오면 우리 나라이기에 당연히 말도 잘 통하고, 태어나 성인이 되어서도 살았던 곳이기에 금방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올때마다 놀라는 경험을 하나 하는데요.

이야기는 바야흐로 5년 전 남편과 서울을 왔을때였습니다. 가족들이 맛있는 거 사준다하여, 서울 유명 족발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이게 왠일인가요ㅡ
식당밖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

한국사람들에게 맛집이라면 줄을 서서 먹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지만, 체코남편은 길게 늘어선 줄을 보자마자 표정이 이상해집니다.

ㅡ부인, 우리 여기서 진짜 줄 서서 먹을거야? 적어도 1시간 기다릴거 같은데?
ㅡ1시간 아니야. 한 20~30분이면 들어갈거 같아
ㅡ근데 이 사람들 다~ 줄 서서 기다린다고?
ㅡ어어. 우선 가족들 만나기로 했으니까 좀 기다려 보자

조금 기다리자 가족들이 왔고
ㅡ 지금 금요일이라 왠만한데 가면 다 이럴걸. 어디로 옮기는 거보다 한 20분 기다리는 게 나을걸거야

그랬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맛을 위해서라면, 맛집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로움은 별일 아니고,
오늘은 금.요.일 밤이라 어디를 가든지 줄을 서야하는거죠 >..<

그렇게 2015년의 경험은 까마득히 잊은채...

2020년 12월 오늘도 비슷한 경험에 놀랐습니다.
어제 오후에 보건소에서 내일 선별 진료소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토요일 아침 9시 10분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뜨악! 줄이 줄이~~

2m 사회적거리를 유지하고 길~~게 서 있는데, 적어도 30여명은 되어보입니다.

한국도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무료 검사를 진행하다보니 부지런히 검사 받으러 오신듯했어요.

ㅡ 우와~ 아직 9시 10분밖에 안됐는데, 벌써 이렇게 기다려요?
ㅡ 그럼, 당연하지

줄을 보고 약간 충격 받은 저와는 달리, 아빠는 당연하게 받아들이십니다.

ㅡ 제가 줄 설게요, 아빠는 차에 계세요
ㅡ 됐다, 네가 애랑 차에 있어라

하고 아빠가 줄을 서시러 나가셨습니다.
요 며칠새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아빠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아침에 좀 더 부지런히 서두를걸... 하는 후회도 했고요. 한국에서는 부지런해야지 원하는 걸 제때에 할수 있다는 걸, 체코에 살면서 잊어버렸나봐요.

줄 선 분들도 참 부지런하시고~ 검사해주시는 분들도 착!착! 신속하게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시니ㅡ 다행히 줄도 빠르게 줄어듭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서, 한국사람들은 정말로 부지런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체코 생활을 하면서는 업무의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은 받아도, 사람들이 많이 기다려서 긴~줄을 서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저도 한국 사람이지만 체코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오게 되면, 한국 생활하면서 미처 몰랐던 것들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니 신기합니다.

+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이 지나면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 코로나 마지막 검사를 하게 됩니다.
글쓰는 시점에 코로나 음성 반응 결과 나왔고, 격리해제도 되었습니다 ^.^

이번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의료진과 관련 공무원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