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프라하에서 쓰는, 2015년 2월의 일기 

(마지막 글을 2월에 썼네요. 불성실한 블로거로써 반성! 또 반성합니다 ) 


하루가 다르게 아침에 눈 뜨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햇살이 쨍~ 하며 금방 밝아지거든요.
햇빛의 강도로 유럽 써머타임을 시작할 때가 되어감을 느낍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느낌만 가지고 얇게 입었다가는 감기 걸리기 쉽습니다.
아직도 겨울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해야 할만큼 날씨가 차거든요. 


(4월인 지금도 아침에 최저기온 2~3도로 상당히 쌀쌀합니다. 

프라하 여행 계획 중이시라면 코트나 점퍼 꼭 챙겨입고 오세요.)


체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폴란드,독일, 오스트리아 국가들도 겨울이 체코 만큼이나 어두운 것 같더라고요.

10월 중순부터 컴컴해지다 2월 중순까지도 잿빛 하늘이 계속되는 거 같아요.

다행히 올겨울은 크게 감정기복없이넘기나 했더니,
일상의 지리 멸렬함이 몰려옵니다

회사와 집이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요, 프라하 기준으로는 멀리 있는 편이

 저녁 7시 정도만 되어도 대중교통 배차기간이 길어지며 퇴근길이 길어집니다.


유난히 힘들던 날, 일을 마치고
멍.... 하니 지하철에 앉아있는데 앞에 서 있던 커플이 애정행각을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가까이서 인생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과의 애정표현은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에 남편과 유럽에 살게 되면서, 길에서 뽀뽀하고 다녀도 신경쓰는 사람 없다고 신나했던 게 생각납니다.  


어떤 분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해라는 말을 아껴논다고하기도 하더라고요..
그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한테는 '내 곁에 이 사람, 언제 어떻게 떠날지도 모르는데... 아낌없이 사랑 표현해야지.' 가 더 좋은 거 같아요.

이 생각은 남편한테 삐쳐있거나, 체코 생활에 대해 투정을 부리며 심통이 나 있을 때면 도움이 됩니다.


뾰로퉁해 있다가도 혹시나. 혹시나. 


'토라져 있는 이 모습이, 서로의 마지막 모습이 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면
남편을 꼬~옥 끌어 안고 되도록 빨리 화해 해버립니다. 사랑만하기에도 인생이 짧다고 하잖아요.

지하철에 커플도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네요ㅡ

그 ! 런! 데 !!!! 

뜨헉 ;; !!!! 안돼


과도한 키스로 혀가 오락가락하는 게 보입니다.


격렬하게 할거면 서로 입이라도 딱 붙이고 할것이지 ㅋㅋㅋ
프로답지 못하게 ㅋㅋㅋ 뽀뽀


아무리 체코 남자하고 결혼해서 유럽에서 산다고 해도 혀가 오락가락하는 광경은 문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충격 받았으면 그 사람들 안 보면 되는데,흘끗흘끗 거리게 됩니다.
몹쓸 호기심 같으니라고 ㅎㅎ

그렇게 넋이 나가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옵니다.
플랫폼에서는 신호가 와서 전화 받았는데, 지하철 출발과 함께 끊깁니다. 

체코 지하철에 전화와 인터넷 터질거라고 한지가 5년이 넘어가는 거 같은데...
갑자기 길에서 wifi 팡팡 터지는 한국이 그리워지네요.

이래저래 체코 생활의 불편함에 불평이 많아지면, 일상에서 벗어나 쉴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스한 봄이 오면 일상탈출 여행을 가려고 했더니,날씨가 풀릴 기미가 안보이네요.
좀 춥더라도 3월에 남편과 로마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행 일정 잡았으니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ㅡ
1,2월 계속되는 업무 과중으로 스트레스가 쌓여서 3월 여행갈 때까지도 못 기다리겠더라고요.
그래서 2월의 하루 금요일, 휴무를 내기로합니다.

뭔가 특별한 계획보다는,
회사 다니느라 난장판이된 집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개들 산책도 시키려고요.

금요일 휴무 내려고 하니, 목요일 하루만 더 가면 쉰다는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걸어 갔습니다.


문을 열자 남편이 소파에서 현관으로 총총 달려나옵니다.

부인 왔다~~~

저를 꽉~~ 끌어 안아주고

오늘 어땠어?

라고 묻습니다.

응. 괜찮았어.

차가운 제 손을 잡아보더니

아. 춥다. 장갑 있어?

장갑 했어.

그럼 모자는? 모자도 입어야지.

ㅋㅋ 모자를 어떻게 입어. 모자는 쓰는거야.
남편.. 나 아무래도 힘들어서 금요일에 쉬려고 마음 먹었어.

어 ?? 뭘 먹어? 마음을 먹어?
Heart (하트)먹어 ?

응. 뭔가 하기로 결정했다고 할 때 '마음 먹다' 라고 해.

하유 ... -_-;;

한국어 어렵지?

응.

제가 체코어를 어려워 하는 만큼이나, 남편에게도 한국어가 어려운 것 같아요.


옷을 갈아 입고 거실로 왔는데 남편이 다시 저를 꽉 끌어 안습니다.
그리고는 제 등 뒤에서 뭔가 달그락 달그락 거립니다.

뭐야 ?

궁금해서 자꾸 뒤 돌아보려고 하는데 남편이 팔을 풀어주지 않습니다.

아, 뭐야 남편~~~

맞춰봐~

아. 몰라ㅡ

해피 발렌타인스 데이, 허니.

하고는 작은 초콜렛 상자를 내밉니다.
체코 초콜렛체코어로 'bonbón 본보-온' 은 사탕, 초콜렛 등 달달구리를 뜻합니다.

체코 사랑 초콜렛체코 사랑 초콜렛


하... 정말 이 남자 하트3 역시나 여자는 기대하지 못한 작은 것에 감동받는 거 같아요.


어떡하지? 난 아무 것도 준비 못했는데ㅡ 미안해.

아ㅡ 괜찮다 ~~~~ ^_^

근데 남편, 나 다이어트 중이라 ㅠ.ㅠ  초콜렛 먹으면 안돼.

그래도 먹어야지~~이건 초콜렛 아니야. 
사 ! 랑 ! 을 먹는거야.


아놔~~~ 나를 한여름의 초콜렛처럼 살살 녹여버릴 참인지.... 

다이어트 한다고 해놓고서는 냉큼 사랑 초콜렛 하나 집어 오물오물 거리면서, 


이러니 내가 눈 뒤집혀 머나먼 체코까지 날아와 살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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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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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10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5.04.11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그곳에 계시는 한국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겨울이 드디어 지나가는지, 오늘 날씨 좋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 2015.04.21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5.04.27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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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하밀루유 2015.04.27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제대로 알고 계세요, 스마트폰 투어의 밀루유 맞습니다 ^.^

      프라하에서 머무는 3일 일정이 첫날 오전에 도착해서, 마지막 날 밤까지 일 경우라면 1,2일에 체력 닿는대로 부지런히 프라하를 보시고요,
      체스키를 하루 다녀오시고 프라하에서 야경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1일 오후 도착해서 3일째 점심 정도에 떠나셔야 한다면
      일정이 조금 촉박할 것 같아요.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왕복 5:30분~6시간 잡으셔야하거든요.
      체스키도 참 아름다운 마을이라 결정이 어려우시겠지만
      아무쪼록 체코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다 가시기 바랄게요 :)

  4. 2015.05.01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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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하밀루유 2015.05.01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프라하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써 놓고보니 무슨 광고 멘트 같아요 :)

      요즘 봄인지라 햇살이 많이 따스해졌죠. 계시면서 궁금한 사항있으시면 글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바 최선을 다해 답변드릴게요.

  5. 2015.05.01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5.05.05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아직 프라하가 많이 낯설으실 것 같아요.
      여러가지 열심히 배우신다니 금방 적응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궁금하신 사항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답변 드릴게요~

  6. 2017.06.27 1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프라하밀루유 2017.06.27 15: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 블로그인데 찾아 와주시고 정성스레 댓글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체코에 대해 정말 몰랐던 것 같아요. 체코 생활하면서는 체코남편도 잘 몰랐던 체코 모습도 알게 되고요.

      체코사람들이 러시아랑 비슷하다하면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 슬라브어계 언어라서 비슷한면이 많습니다. 체코어 잘하면 러시아어 의미 파악이 쉽다할정도니까요.

      체코에서 출장갈 때, 독일 오스트리아보다 폴란드, 슬로바키아로 갈때 언어 충격이 확! 적어요~

      현재 한국에서 체코어를 배우는 방법은 과외가 아닐까 싶어요. 아니면 체코어를 영어로 가르쳐주는 온라인 언어강좌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제 블로그 놀러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