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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31 휴가를 가라고요, 말라고요

벌써 프라하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프라하 이 곳 저 곳에서 보이던 한국여행객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보이며,, 시간이 흘러가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자꾸 흐려지는 하늘의 색을 봐도 그렇고요. 


9월 10월 흐린 프라하 날씨는 대자연의 섭리인 것을,,, 제가 어찌해보겠습니까만은. 

작년에도 긴긴 겨울에 답답해했는데... 쉽게 적응이 안되네요. 

그리고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몸도 적응하느라 힘든지, 잠도 많이 오고 지치고 그러네요. 


어제는 밤 10시에 쇼파에서 골아 떯어져서 - 

이불 덥고 있는 채로 저를 말아서 들어올려서, 남편이 택시 해줬어요.


사실 지난 5월에 심하게 회사도 힘들고 그러다보니 제 기분도 괴롭고... 

그러다 언니가 휴가를 오겠다고 하면서 - 언니를 기다리며 고비를 넘기고 - 

정신 차려 보니 벌써 9월이네요. 


좀 지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지난 3개월간 체코 생활에서 열 받았던 일을 펼쳐 놓으려고요. 


감정적이고 예민한 성격 탓에, 기분대로 글을 쓰다가는 너무 후회스러운 글을 남길까봐

이제 감정이 한풀 꺾이고, 웃으면서 '참나~~~' 하고 쓸 수 있어서 펼쳐 놓습니다. 


제가 앞으로 연재(?)할 얘기가 모든 체코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건 아니지만

체코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려고요. 


농담으로 한국회사를 다니나 체코회사를 다니나 스트레스는 목으로 오는데요. 


한국회사는 상사가 못살게 굴어서, 목구멍까지 화가 치밀어 오르고


체코회사는 애들이 무슨 말귀를 못 알아듣고 빈둥빈둥 거려서, 짜증나 뒷목 잡고 쓰러지겠고요 ㅋ 


체코회사 다니는 저로서는 후자에 해당하겠죠? 

자~~~ 자 ~~~~~ 그럼 바야흐로 이야기는 5월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체코의 5월은 휴가의 천국입니다. 5월 1일은 노동절이고, 5월 8일은 체코 독립기념일 (2차세계대전 종전) 이거든요.

모두 수요일에 끼어있기때문에, 2일 휴가만 내어도 앞뒤로 주말 껴서 5일까지 쉴 수 있는 거죠~~ 유후 !!! 


5일 이면 짧지 않은 휴가니까~~ 체코를 좀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체코도 구경할 곳이 많지만 가까우니까 주말에 언제든지 마음 먹으면 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나라 어디로 갈까,,,,생각을 하다가 

여행 갈 생각하니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지면서 마음도 산뜻한 봄 같아집니다. 

그리고 3주 전에 오프 신청을 했죠. 5월 9일, 10일 휴가 내겠다고요. 


그런데ㅡ 
사장이 갑자기 제가 슬로바키아로 출장을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ㅡㅡ; 


원래 4월 15일에 가기로 했는데, 저보다 먼저 가 있던 직원이 계속 있기로 하고 -

그냥 그 주에 안 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넘어가나보다 했더니만 

갑자기 황금 휴가 있는 주에 출장을 가라니요ㅡ 아놔~~~ 오버타임 줄 것도 아니면서 


월급쟁이가 어쩌겠습니까. 알겠다고 했죠.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 4월 25일 목요일에 알려주겠대요. 

그때만 정확히 알게 되더라도 아직 여행 준비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요일에 다시 물어봤죠,,,,, 사장님: 금요일에 알려줄게. 

그래서 요일에 물어봤더니 사장님 :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해서 알려줄게. 


드디어 ! 다음 주 요일이 되었고, 다시 물어봤더니 


장님 : 지금 상황으로는 안가도 될 확률이 90% 이긴 한데. 목요일에 아침에 정확히 알 수 있다.

잊어버리게 되면 다시 나한테 얘기 좀 해줘ㅡ 

-_- ^ 목요일이면 이미 5월 2일 ----- 기다림 끝내 목요일 아침이 되었고. 결국은 출장은 안 가게 되었습니다.



그 ! 런 ! 데 !!!!!!!! 


사장님 :지금 상황이 너무 바빠서 다른 직원들 의견도 물어봐야 될 것 같다. 

끄아아아아아아앙앙 !!!!!!!!!!!!!!!!!!!!!!!!!!!!!!!!!!!!!!!!!!!!!!! 


차라리 처음부터 상황이 바쁘고 어찌 될지 모르니까 휴가 보류해라고 하든가요. !! 

세상에 더 열 받았던 건, 저만 이렇게 휴가가서 다른 애들 의견도 물어봐야하는 건가...했더니만

저 말고도 M씨도 같은 날 오프 신청한 거 있죠. 

저한테는 M씨가 휴가 가는데 어떻게 생각 하냐고 의견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죠. !!! 


우여곡절 끝에 휴가가 확정 되었으니 떠나려고 봤는데, 

복잡한 도시를 떠나 편하게 쉬다 오려고 주변에 할슈타트 쪽으로 찾아봤는데ㅡ

기차역 근처에 있는 적당한 가격의 호텔이 없네요. 그리고~~~ 호텔도 거의 1박에 200유로 

멀리 가기에는 여행 준비가 늦어버린거죠.  에휴....



출처: 위키피디아-할슈타트 Hallstatt



남편하고 어디로 여행을 갈까 계속 얘기를 나눴어요. 


우리 노반슈타인 궁전 갈까? 궁전 가까이로 가는 기차가 있긴 한데... 

아님 뮌헨 갈까? 근데 뮌헨은 도시라서..... 조용히 있다가 오고 싶은데...
남편은 어디가 좋아? 


당신이 가는 곳은 내 어디든 따라가리오~~ 


출처: 위키피디아 - 노반슈타인성Neuschwanstein Castle



잘츠버그도 가고 싶고 할슈타트랑 뮌헨 그리고 노반슈타인궁전도 가고 싶고. 

바로 가는 할슈타트로 가는 기차가 있기는 한데 3번정도 갈아타고 거의 8시간을 기차가야합니다.  


그럼 노반슈타인 궁전 갈까?  


기차 8시간 타고 가서 이것만 보고 오는 거야? 


여기가 원래 가기가 좀 불편한 곳이라서.... 


그래도 왕복 8시간씩이면 거의 2일은 왔다갔다하는데 쓰는 거라 -


당신이 가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간다며 ! 


그럼~~ 난 의견도 얘기 못하는 거야? 



갑자기 남편이 이불 뒤집어 쓰고 - 애처럼 땡깡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에효... 어디를 가려고 하면 투닥거린다더니ㅡ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꼼꼼한 신랑,,, 온라인으로 기차편이며 버스편이며 자세히 알아보더니 - 


세상에... 중간에 기차 연결 편이 시간이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고 있던 이 전 기차가 10: 25분 도착 예정이면, 연결 편은 10: 23 분 출발 이런 식인거죠.

타고 있는 열차가 부지런히 달려 빨리 도착하길 바라야 하는 건데. 

체코 및 유럽 국가에서 빠른 속도를 바라면 안된다는 거 알고 있기에 ^^ 


부인.... 당신 실망시키기 싫은데... 

당신이 진짜 가고 싶으면 가자. 


중간에 기차 놓칠 위험이 있는데 어떻게 가.


그래도 가고 싶잖아.  


가고 싶긴 하지. 근데 어뜩해...사장님이 휴가 늦게 주는 바람에. 


그러게, 좀만 일찍 알았어도 계획 더 잘 세웠을텐데..


하... 몰라. 


그럼, 여보. 우리 이렇게 하자. 

다음에 길게 휴가 내서 독일 일주 하는 걸로. 


응?  독일 일주? 


응. 다음에 2주 정도 장기 휴가 내서 

가고 싶은 독일 도시들 다~~ 여행 하자. 어때? 



정확한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남편의 독일 일주 제안에 마음이 수그러집니다. 

이히히히. 정말 감정적인 나란여자 ㅋㅋ


5일이라는 긴 시간 체코에서만 머무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휴가니까요 !

체코에서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합니다. 


+ 늦은 5월 여행기 계속됩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