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프라하생활'에 해당되는 글 98건

  1. 2018.04.01 완벽한 하루였다 (18)
  2. 2017.12.15 한국 드라마를 보며 깨닫는 우리의 시간 (6)
  3. 2017.12.08 남편에게 꿀밤 두개 맞은 날 (4)
  4. 2017.12.04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의 귀여운 한숨 (3)
  5. 2017.12.02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43)
  6. 2017.11.30 체코생활은 즐겁기도, 슬프기도, 서럽기도 (14)
  7. 2017.11.24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 -제2탄 (4)
  8. 2017.11.22 체코 아기모델에 도전하다-제1탄 (6)
  9. 2017.11.14 체코 선거홍보물과 정치유세는 어떤 모습일까 (1)
  10. 2017.11.03 체코생활과 한국생활의 차이 (15)
  11. 2017.11.01 체코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7)
  12. 2017.09.30 신나는 한국 동네 구경 (6)
  13. 2017.09.26 해외에서 그리워했던 시간 (3)
  14. 2017.08.28 체코 남편이 딸이랑 꼭 하고픈 것
  15. 2017.08.21 체코병원의 병원식사 보고 기절할뻔 (8)
  16. 2017.08.19 외국인 남편과 함께라 불편한 시선들 (6)
  17. 2017.08.16 체코사람들은 북한 미사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4)
  18. 2017.08.14 날 홀린 남자와 현실적인 부부 생활 (2)
  19. 2017.08.10 체코 어린이집을 보고 감동받은 이유 (14)
  20. 2017.08.05 체코남자와 함께 한 시간 (10)
  21. 2017.08.03 효리씨를 보며 내 결혼생활을 돌아보다 (4)
  22. 2017.07.21 [체코프라하맛집]팬케이크 맛집_덴 노츠 (4)
  23. 2017.07.12 체코사람들은 뭐 먹고 살까 (6)
  24. 2017.07.07 세상에나, 나는 정말 나쁜 부인 (4)
  25. 2017.07.05 체코남편에게도 아빠는 처음이니까 (2)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간곡히 부탁말씀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오랜시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방문자 모두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댓글도 달리는데, 온라인이라는 넓은 공간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으니 (의미없는 스팸 제외) 삭제조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은 진심으로 위로 받고 싶고, 공감 받고 싶어 쓴 글입니다.

정말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정신없다며 SNS할 정신은 있는거야? 라 생각하실 수 있으나, 생각을 댓글로 남기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쓸모없어 보이고 인생낭비 같은 SNS라 비난받아도, 저에게는 제가 사는 순간과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 추억하는 곳이고, 멀리 타국에서 힘든 시기마다 토해내는 글로 감정을 다스리고… 개인사지만 응원해주시는 댓글에 용기를 얻는 소통 장소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 댓글은 미리 사양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며, <완벽한 하루였다>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지지부진 추적추적 비내리던 겨울이 끝나가는것 같았다. 날씨도 영상권으로 많이 올라왔고, 햇빛도 따사로웠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부활절 휴일이라 그런지 내 마음 역시, 봄마냥 노곤노곤해졌다.

화창해진 날씨를 즐기러 남편과 딸과 개 두마리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오랜만에 내리쬐는 햇살에, 딸 아이가 어느덧 커서, 개 목줄을 꼭 잡고 다 함께 산책가는 참 행복한 찰나였다. 

얼마만이었을까. 이토록 마음 한가득 차는 행복을 느꼈었던 순간이…

원래 계획대로라면 중국 출장을 가 있어야 하지만, 건강상 이유로 출장은 취소되고 대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편의 존재도 참으로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게 없이 가득 찬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해 놓고 싶어 사진을 찍다가, 5식구가 좁은 길을 걷다보니, 행인들에게 갈길을 내줘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이리 와, 옆으로 비켜드려

아~ 괜찮아요. 근데 그림처럼 아름답네

부인 알아들었어?

예술처럼 아름답다고...

아니, "가짜"같이 "인위적"이라 할만큼 아름답다고

Krásná jako umění 라고 하시지 않았어?

아니, Krásná jako umělý

아... artificial 할 때 쓰는 

내가 느끼는 행복감이 다른 사람도 느껴지나 보다.. 하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인위적"이라는 표현이 불편했다.

비현실적으로 보일만큼 행복해보이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현재 내 행복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 싶어ㅡ 예쁘다는 소리에 더 집중했다. 


우리가 자주가는 쇼핑센터 안 이탈리아 디저트 파는 곳에 가서 브런치 메뉴를 시켜서 먹고, 남편이 잠옷을 사러 갔다.



남편이 잠옷을 사러 간 사이

엄마, 부릉부릉. 밖에 나가. 밖에 나가

탈 것을 타고 싶어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딸때문에 개들과 아이와 밖에서 잠깐 산책을 했다. 개들이 별로 먹은 게 없어서 그랬는지, 변이 카라멜처럼 끈적한 것이 묻어나왔다. 

정신없게 나오느라 배변봉투를 안 챙겨와서 바닥에 버려진 종이 쓰레기와 나뭇가지를 이용해 정리를 했다. 한 5분 있으니 찬바람이 불어서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왔다. 

남편은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지 실망한 표정으로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괜찮은거 없어?

응, 대충 입을만한 것도 없네

그래? 그럼 온라인으로 사야겠네

어어

외출 후에 집에 돌아와 아이를 씻기고 나면 피곤이 몰려온다. 피곤해하는 나를 보더니 남편이 


​멍멍이들 그냥 발만 닦이고 내일 씻길까?

아냐~~지금 안 씻기면 안씻기고 싶어할거야


멍멍이들도 피곤했는지 어미개는 샤워 중에 꾸벅꾸벅 존다. 


씻기고 털을 말리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뽀얗게 씻어 놓은 개들이 너무 이쁘다. 산책을 다녀오면 잠을 푹 자는데, 유난히 다롱이(딸 멍멍이)가 밤사이 호흡이 거칠다. 

​다롱이 괜찮나?

산책이 좀 힘들었나봐. 전에도 그렇고... 하루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흐음…. 

근데 다롱이 뭐 좀 먹었어?

아니, 안 먹었어

아, 진짜?

응, 간식 좀 챙겨줄게

그래그래

부활절 휴가라 느즈막히 1시쯤 자려고 침대에 들어갔다. 그때도 호흡이 거칠었지만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푸들의 수명이 길기도 하고 아직 12살이니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새벽녘에 짖어서 침대에서 내려줬고 몇번 오르락 내리락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동이 틀 무렵 침대를 둘러보니 다롱이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 다롱이 어디 갔어? 침대에 없는데

집에 갔나봐


남편이 거실로 나가 개 집을 확인하고, 긴 한숨소리가 들렸다.


​하아…. 부인, 다롱이 갔어

뭐라고?


개 집에서 꺼내 다롱이를 안아보니, 고개가 힘없이 떨궈진다. 입가에는 아직 피자국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몸이 말랑말랑 따뜻한 것이 온기도 아직 남아 있는데... 

다롱이는 새벽에 내려가 자기 집으로 들어가, 아주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작년부터 다롱이가 산책을 다녀오면 거칠게 호흡하며 밥을 잘 안먹었다. 그러다가도 이불 밑에 따뜻하게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졌었는데. 어제밤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온갖 후회가 밀려왔다. 

아니, 아직도 어제 산책을 나가지 말았어야 했나, 기침을 많이할 때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했나… 후회스럽다.

괜찮다가고 꺼이꺼이 눈물이 나고... 멍하고 있다가도...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온다. 

​부인, 다롱이는 행복하고 사랑 많이 받은 개였어. 걱정하지 마

언젠가 떠날지 알고 있었지만, 아직 한 5년은 남아있겠지 했어. 이렇게 급작스럽게 갈지는 진짜 몰랐어. 너무 멍하다


어제 개 두마리 씻기면서…. 내가 힘들어하는 걸 눈치챈건 아닐까. 

그래서 나한테 더 짐이 되기 싫어서 이렇게나 급작스럽게 떠나버린 건가,,,

별별 생각들과 후회와 자책감이 든다. 

집에 들어가 앉아 현관을 보고 있는 어미 개

남편은 부활절 기간 동물병원이 문 여는 시간을 확인하고, 다롱이를 담요에 싸서 품에 안아 동물 병원을 갔다. 

​보호자분이 다롱이 증상 설명해주신대로라면, 폐렴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보통은 폐렴이 며칠간 진행되는데, 이렇게 빨리 악화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유전적이 요인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태어날 때부터 굉장히 약한 폐를 가지고 태어난거죠. 소형견종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기는 해요.

그리고 유럽권 밖에서 태어나서 온 개이기 때문에, 부검을 해야합니다. 피를 뽑아서 원인 분석을 해야하는 규정이 있어서요. 내일쯤이면 결과가 나오니 사유가 궁금하시면 전화주시면 됩니다


다롱이를 품고 갔던 남편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아빠, 와와(다롱) 나가~ 어디? 와와 없어

어, 와와가 하늘나라로 갔어

하늘?

응, 저 멀리 하늘로 갔어

와와 나가. 하늘로

응, 우리 와와를 이제 만날수가 없어

개를 안고 가는 동안 남편은, 점점 굳어가는 다롱이의 팔다리를 느꼈다고 한다. 다롱이를 안고 병원까지 갔을 남편의 마음도 얼마나 아팠을까.... 남편이 출장을 안갔기에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 모든 일을 혼자할뻔했다.

남편은 내가 속상할까봐ㅡ 얼른 빈 집 하나를 창고로 숨겼다.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폐 문제 같은 경우는 병원에 데리고 와도 할수 있는 것이 없대. 다롱이를 데리고 왔다고 하더라도, 집으로 돌려 보냈을거라고

어쩐지... 정말 이상하리만큼... 너무나도 완벽한 하루였다. 

어제의 아름다웠던 하루는, 다롱이가 나에게 주고 떠난 선물같은 날이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남편과 저는 종종 한국 드라마를 같이 봅니다. 외국인 남자친구였던 이 사람과 데이트를 할 때만해도,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한국여자랑 살다보니 남편이 한국과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하는 것 같아요. 참 고마운 남편이죠.

남편과 여러 드라마를 봤는데 함께 본 드라마 중에서 긴장을 놓치 않았던 것은 <아치아라>였고요, <시그널>도 같이 봤고 가장 최근에는 <비밀의 숲>을 함께 봤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다~ 보고 난 체코남편의 반응은..?

흠... 다~~ <아치아라>만 못 해  

였답니다. 전에는 드라마 <터널>을 함께 봤는데요, 첫회를 보자마자 

아휴... 또 시간여행이야?

응, 그래도 범죄 스릴러도 있고,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니까, 한 번 봐 보자

그래, 알겠어

남편과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드라마 <터널>을 한참 같이 보다가,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부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는 좌절하는 장면을 보고, 남편이 얘기합니다. 

부인, 부인은 나 죽으면 다시 결혼 해
다시 결혼? 냐하하하하하~~~ 싫은데
우리 딸이 아빠가 필요하잖아
됐어ㅡ 당신 아니면 남편 싫어. 결혼 해봤으니까... 한 번이면 됐지, 뭘 또 해
그럼 우리 딸이 성인되서 독립하고도, 평생 혼자 살려고?
그때 되면 조용하고 편하니 좋지. 지금은 남편, 아기, 개 2마리랑 복작거리며 살고 있잖어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갑자기 남편과 제가 함께 하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이 깊이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서운하거나 화를 내려다가도, 얼른 나쁜 감정들을 지워내려고 노력하고요. (실상은 제가 블로그에 별별 투닥거리는 얘기를 자주 쓰지만요 ^^)

감정의 파도가 잔잔하고, 이성이 강하게 지배할 때는 

그래... 당신과 내가 지금은 평~~~생 같이 살 것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오늘 화내는 나의 모습이 서로에게 마지막 기억이 되어버리면 어떡해

그렇게 마음이 괜찮다...싶다가도~ 

가족 식사, 집청소, 아기 빨래, 제 빨래, 개님들 보살핌까지 책임이 짓누르는 날이면, 저는 여지없이 폭발하게 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남편에게 이어지기도 하고요.

남편, 나 너무 힘들어...
부인,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김치는 그냥 나와? 반찬은 ?

그러게요. 남편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와 체코남편이 살면서 하는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1. 감수성 예민한 제가 느끼는 서운함
2. 집안일이 가득 쌓인 스트레스 쌓인 상황
3. 해외생활로 마음이 지쳐있는 상황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예전 포스팅.... 

[소곤소곤 체코생활] - 체코남편한테 서운한 마음 한가득

감정이 너무 앞서 있다 느낌이 들때면 제가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해 보는 것인데요, 극단적인 상황을 머릿 속에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현재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의식 같은 것입니다.

종종 떠올리는 예전 에피소드 중, 한가지를 말씀 드릴게요. 


남편과 한국에서 연애를 하며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언제든지 연락이 잘 된다" 였습니다. 독립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제 성격상, 연애를 해도 자주 연락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요, 대신 감정 기복으로 불쑥불쑥 연락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의 급작스런 연락에도 남편은 매번 연락이 잘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도 그랬고 결혼해서도 늘~ 한결같이 연락이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체코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루는 남편이 오스트라바로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떠나는 출장길을 배웅해줬죠. 어디서요???? 집 현관 앞에서요ㅡ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 저희 부부는 서로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고, 이런 낭만은 없습니다~ ^^

부인, 나 출장 가 있는 동안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아휴ㅡ 내가 애야. 며칠 밤 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래, 오스트라바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응

아침 일찍 출발한 남편은 점심에 고객을 만나 비즈니스 식사를 한다고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서 일이 4시쯤 끝날 것 같아
아, 그래?
프라하 돌아가면 한 8시정도 될 거 같으니까. 부인 먼저 저녁 먹어
그래, 알겠

혼자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8시 30분정도 되어 가니 아파트 통로에 발자국 소리가 들릴 때면


혹시... 남편인가?

귀를 쫑긋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9시가 되어가는데도 이상하게 남편한테 소식이 없습니다. 

대체 언제 오려나

궁금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님의 사정으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라는 멘트만 나옵니다. 

기차를 타고 오니까 터널을 지나가면 신호가 약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산이 많은 한국과 달리, 지평선이 펼쳐진 체코에서 기차가 긴~~터널을 지나가서 신호가 오래 끊길 일은 없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에는 체코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산이 많은 한국 기준으로 생각한거죠. 

한 10분정도 있다가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전히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분 뒤에 걸었을 때도, 10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제가 이 체코 남자를 알고 데이트를 하게 된 이래로, 장시간 연락 두절이 된 것은 처음이라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에 연락해볼 데도 없고, 별일없을 거라고 너무 나쁜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달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만 있던 찰나!!! 시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체코생활 초창기였으니 저는 체코어를 거의 못할 때였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못 알아 듣겠는데 vlak (블락: 기차) 만 알아듣고 연착되었나보다..하고 짐작만 했습니다. 그 때는 체코에서는 기차 연착이 흔한 일이라는 것도 몰랐네요.

한 20분 가량이 더 지났을까.... 문이 덜컥 열리며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남펴어어어언!!!!!!!!
아이고, 부인 괜찮아?

버선발로 달려와 와락 품에 안기는 저를 보고 남편은 조금 당황한 눈치입니다. 

남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래? 엄마랑 전화 하다가 배터리가 나가버렸어
응, 어머니한테 연락와서 Vlak만 알아듣고, 아직 기차에 있나보다 했어
어, 기차가 엄청 연착이 되가지고 
원래 연락이 너무 잘되던 남편이라, 걱정했지. 휴… 다행이다 
걱정했어?
그러엄~~ 얼마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걱정해줬다니 기분은 좋네 
참나, 앞으로는 배터리 꽉꽉 채워가지고 다니라고!
응, 알겠어

말도 안 통하던 체코생활 초기에, 혹시나 남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가슴이 조마조마 했던 기억. 

함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초조해하며 알콩달콩 했던 신혼을 지나, 이제 두돌 되어가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우리 남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서로에게 처음이라, 말도 안되는 에피소드도 생길 때도 있고요. 

사랑스럽고 다정한 체코남편이라고 해도, 부부생활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제가 화를 내고 나면,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보는데요, 하루는 한 차례 부부싸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서 남편은 평소같으면 미루었을 설거지를 막 합니다. 

남편, 남편도 좀 쉬어
아냐, 설거지도 해야되고 청소도 해야되고, 빨래도 해야지 
아이고, 조금씩 천천히 하자
아니야, 이렇게 집안 일 잘해야지. 부인이 나를 떠날 시기를 늦출거 아냐
뭐야ㅡ 뭔소리야

아휴... 글을 적어 놓고 보니, 제가 나쁜 부인이네요.. 

제가 화를 낼 때면 남편은 정말 마음의 상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가끔 남편은 어느날 집에 돌아 왔는데 아무도 없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제가 갑자기 체코를 떠나 버릴까 불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했고요. 

아무래도 체코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영원한 외국인이니, 언제든지 떠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도 남편이 불안한 꿈까지 꾼다고 하니, 제가 좀 더 남편에게 더 안정적인 부인의 모습으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제가 던지는 한 마디가.... 

이 사람 기억 속의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남편과 즐거운 순간을 늘려가도록 더욱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일찍 아기와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하다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며 6시가 가까워지더라고요. 그때도 잠이 왔으면 침대를 갔을텐데, 왠걸요~~~ 점점 정신이 맑아집니다.

아무래도 잠들기는 그른갓 같아 고요하게 하던 일 좀 더하다보니, 7시 30분 쯤 아기가 부시시한 얼굴로 인형을 끌어 안고 걸어나옵니다.

아이고,,,, 우리딸. 잘 잤어?
엄마…. 바나…(바나나)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바나나를 먹이고, 간단히 아침을 먹인다음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체코 어린이집 오전반은, 7-9시 사이에 등원을 해서 비 오지 않는 경우 약간의 야외활동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12시 15분경에 데리고 오는 스케줄입니다.

딸~~ 오늘도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요~~
으음!
선생님 말씀도 잘듣고
으이!
그럼 엄마 갈게
마미, 아호이!(Ahoj - 격식없는 체코어 인사말)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아호이를 하는 소리를 배운 것 같니다. 처음으로 아호이 하는 말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귀여워서 가슴 속에 꽉 품고 싶을 정도입니다. 두돌은 엄청 귀여운 시기인 것 같아요.

딸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버스 안이 따뜻해 몸이 노곤노곤해집니다. 집에 도착해서 개 산책을 시키고 들어오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날이 추워져 몸이 으슬거려 전기담요를 꺼냈는데, 아기 데려러 가기까지 아직 3시간 정도 시간 있어 이불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히야….. 등이 따땄한게….. 행복이 별거 있나요~~

혹시나 해서 11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전기담요와 제 몸이 물아일체가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부엌에 디지털 시계를 보니... 15:20입니다.

15시면 오후 3시잖아…. 잠깐만…. 나 잠이 덜 깼나?

휴대폰 시계를 봐도 분명히 15시입니다. WHAT!!!!!! OH, MY!!!!! 

세상에나 잠깐 잠다는 것이 5시간 동안 잠이 들어버린겁니다. ㅠㅠ

너무나 황당한 시간에 일어나서 뭐를 먼저 해야할지 머리가 하얗더라고요.

으악…..그럼 아이는??? 아, 맞다! 나 2시에 체코어 수업도 잡아 놨는데ㅡ 아이쿠나



휴대폰을 다시 보니 남편한테 부재중 전화가 8통이 와 있습니다. 

평소에 일하면 별일 아니면 카톡문자가 두어개 하는 편인데, 전화 8통이면 큰일난거죠. 걱정했을 남편을 생각하니 미안해서 바로 전화 걸었더니 안 받습니다.

조금있다 다시해보기로 하고 체코어 선생님한테 전화했습니다.

여보세요
아, 선생님.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모르고. 넋을 잃고 잠들어버렸어요.
아, 괜찮아요
진짜 진짜 죄송합니다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선생님과 통화가 끝나자 집 문이 덜컥열리며, 남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유모차를 끌고 들어옵니다.

어후,,,, 남편 어뜩해… 정말 미안...
흐음…. 부인!!!!


딸은 많이 피곤했던지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하유…..
아아아아, 남편. 진짜진짜 미안
지금 회의 중에 뛰쳐 나온거라 다시 가봐야돼
어어, 빨리가. 나 괜찮아
한 대 맞자


그리고 남편은 제 이마에 꿀밤을 한 대 똑! 이런 건 맞아도 쌉니다.

어, 맞을만 해
(어금니 꽉 깨물고) 있따가 집에 와서 얘기하자
응응, 알겠어. 얼른 가~~

그렇게 남편이 떠나고 나서도 멍~ 하니 있었습니다. 몇 시간 후 남편은 퇴근을 하고 집에 왔습니다.

남편, (두 손 모으고) 남편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미안해
부인, 미쳤어?????
어, 오늘은 진짜 좀 미친 거 같아

남편말로는 남편이 어린이집 현관벨을 누르자마자 딸랑구가 어린이집 건물 나무문을 엄청 두드렸대요. 다른 아이들은 한참 낮잠을 자고 있을 시간인데 말이죠.

부인,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내가 알람을 분명히 맞춰놨는데…. 아예 안들렸어. 전화 벨소리도 전~~~혀 안들리고

내가 진짜, 유모차를 끌고 오면서ㅡ별별 생각을 다했다고.
그치, 연락이 안되니...
혹시 부인이 납치된 건 아닌가... 무슨일 생긴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아.. 그렇게 걱정할 수 있지, 있어

혹시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버스타고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버스타서 사고 났으면 진작에 연락이 갔을 것 같은데
또 저번처럼 구급차에 실려갔나.. 

아으~~~부인이 없으면... 나 혼자서 앞으로 딸을 어떻게 키우나…얼마나 걱정했는데

뭘, 잘 열심히 키울거면서ㅡ 

어휴… 한 대 더 맞자

엉엉. 맞아야지, 그럼그럼

다시 한 번 남편의 꿀밤 똑!




부인한테 무슨 일 생겼으면 사람들이 휴대폰 뒤질텐데… 근데 부인 휴대폰 전화번호는 한글로 입력되어 있으니까
아~ 그건 걱정마. 구급차 탄 뒤로는 남편Manzel 이라고 입력해 놨어

그건 잘했네
그치 그치?
그래도!!!!!
응, 오늘은 남편이 실컷~~~ 화내도 돼
오늘만?
어, 오늘까지만

오늘은 4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어,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안돼


약간은 농담으로 얘기했지만, 남편의 걱정많은 성격을 알기에 제가 곤히 잠든 그 시간동안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남편.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오늘 자고나니까 완전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볍더라고. 생각해보니 임신하고도 못자고, 애 키우느라 또 못자서… 거의 3년만에 정말 아기 방해없이 편하게 잔 것 같아. 마누라 좀 불쌍하지 않어?
어후! 그래도 !!!!!
그래, 아직 오늘이 3시간 남았으니까. 마음껏 화내도 돼.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며) 미안해, 사랑해. 그래도 잘잤다

남편과 아이, 체코어 선생님께 죄송한 하루였지만 제 몸은 그만큼의 수면을 원했던지… 몸은 더 건강해진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딸아이가 어린이집 갔을 초기에는 흰 실내화가 얼마나 깨끗해는지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1주일에 2번 오전반만 가니까, 그다지 더러울 일이 없었지요. 


사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옷가지를 흰색으로 산다는 것은,  


훗! 울엄니,,, 빨래할 각오는 되셨겠지?


이렇게 아이가 속으로 비웃을지도 모르겠네요~~


딸아이는 고맙게도 어린이집 2번 등원을 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도 친구들이랑 놀고 싶었는지, 덕분에 저도 육아에서 숨쉴 수 있는 시간도 생기고 블로깅도 할 시간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려니 개인 시간이 늘어서 좋은 반면, 챙겨야할 준비물도 있어 바빠지더라고요. 여벌의 옷, 칫솔, 잠옷, 실내화, 물통 등 딸을 위해 챙겼습니다. 


여벌의 옷 같은 경우 아이들이 옷을 망치는 경우가 있어서 사물함에 놓아두는데,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하루 3시간 있는 것이고 늘상 바지만 버려서 바지만 어린이집 사물함에 놔두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점심을 먹고 볼일을 봤는지, 딸을 화장실 타일 바닥에 눕혀 놓고 기저귀를 갈고 계시더라고요. 아이고….. 

딸이 어린이집에 가는 월요일에는 50대 되어보이는 선생님과 30대정도 되보이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연세 많으신 선생님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계셨어요. 


딸은 누워있는 타일바닥이 차지도 않은지, 저랑 눈이 마주치자


엄마~~ ! 이히히! 


웃습니다. 자식 변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달리, 저희 딸의 변 냄새는 솔직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바지는 갈아입었고 우주복도 조금 더러워졌는데, 여벌 티셔츠가 없어서 그냥 벗겼어요

아, 알겠습니다. 다음에 가져오도록 할게요


더러워진 옷보다는 타일에 누워있던 딸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만, 선생님께 인사드리라고 딸한테 얘기하자 


함냠(할머니)~! 챠오(Čau!)


체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한국어를 못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직 딸에게 50대로 보이는 선생님한테 할머니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설득하기가 어렵거든요.  


요즘 딸은 옷에 음식은 덜 흘리는 대신, 옷을 혼자 입었다 벗었다 빨래 건조대의 옷을 가져와서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합니다. 아이가 커가며 빨래가 줄어들 줄 알았던 저의 희망은 저~~~ 멀리로. 



한국에서 프라하로 돌아오자 프라하에 가을이 와서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체코 11월 날씨는 우기처럼 부슬부슬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어린이집 등원하기 전날 밤 밤새 비가 내려서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땅이 젖어있는 상태더라고요.


딸과 함께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 비도 내렸으니 날이 추울 것 같아 한국에서 가져온 겨울 외투를 입혔습니다. 프라하 어린이집은 추운 날씨에도 오전에는 비오지 않으면 야외활동을 하는 편이거든요.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우와~ 우리 ㅇㅇ이~ 분홍색 예쁜외투  입었네. 

근데 어쩌나… 오늘 정원에서 놀아야 되는데… 휴우,,,


웃으면서 얘기하는 선생님의 얼굴에 살짝 걱정이 어려있습니다. 


흠… 왜 그러시지? 


궁금했습니다. 그 대답은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 갔을 때 바로 얻었답니다. 



어린이집 문이 열리자, 딸은 양손에 장난감 가득 쥔 채 달려 나오며


엄마아아~~ 마미이~~~

응, 선생님 장난감 드리고

음!


저희 딸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주로 한국어를 쓰는데요, 체코 어린이집 영향으로 저를 "마미Mami" 라고도 부릅니당. 가끔은 "엄마, Mami!"를 붙여서 말하기도 하고요. 


다행히 큰 저항없이 선생님께 장난감을 반납하고, 옷걸이로 걸어갑니다.  


어린이집 내에서 실내화를 신고 있어서, 운동화로 갈아신키려고 신발을 본 순간! 

뜨악!! 정녕 이것이 보라색 운동화란 말인가?!?!?! 진흙색 운동화가 아니고?



신발 상태를 보고 놀란 저를 보더니, 선생님의 추가 공격(?)이 들어옵니다.


신발이 더럽죠? 오늘 날이 축축해서요. 근데 바지도 망쳤어요

아, 네


선생님이 건네는 딸아이 바지를 받아들고 보니 엉덩이랑 다리랑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저희 딸, 엄청나게 신나게 놀았나봐요. 딸의 활동성을 파악 못했던 엄마였었나봐요. 


바지가 더러워진 것을 보고 놀란 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나, 얼굴표정에서 숨길수없었는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살짝 말끝을 흐리시며 한마디 더 하십니다.


다른 애들도 오늘 같이 놀았거든요. 근데 분명히 넘어지지는 않았는데… 

아, ^^;; 네. 괜찮습니다. 재밌게 놀았으면 됐죠



넘어지지 않았는데 바지의 더러움이 이정도라니 ㅎㅎ 이제 음식 덜 흘려 빨래가 수월해지나 했더니만, 이제 음식물 대신 진흙투성 ㅠ.ㅠ 습도가 높은 상태의 흙과 낙엽이 뒤범벅이 되어 신발에 덕지덕지.... 


딸이 편하게 입는 짙은 보라색 외투(사진 속 외투)가 있는데 더러워져서 빨래를 했거든요. 축축한 날씨탓에 덜 말라서 분홍색 외투를 대신 입혀 보낸거였거는데ㅡ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어린이집 갈 때는 그 보라색 외투만 입혀야겠더라고요! 


더러워진 옷을 보면서 엄마가 해야되는 빨래감은 늘었지만, 다행히 딸은 어린이집에서 완벽 적응하며 언니, 오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안심이 되었답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부모님이 체코 여행을 오실 수 있게 비행기표를 샀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비행기표를 구매하다보니,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는데 간단하지는 않은 절차를 온라인으로 거쳤고요, 

항공 마일리지로 표를 살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고, 체코항공과 코드쉐어 되는 날은 피하다보니 여러모로 일정을 잡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최종 결제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들도 있었으나, 결국 전화상 예매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다시 한 번,,, 오예~~!! 



부모님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온라인으로 타인의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것이 복잡한 것을 알기는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제 스스로 뿌듯함에 만족하는 걸로



그래도.... 대한항공 서비스센터에 전화도 여러번 하고, 대한항공 온라인 웹사이트 들락날락거리며 며칠 진을 뺐는데 ㅜㅡㅜ 

혼자 기뻐하기 아쉬워서 최종 결제 후 남편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남편, 마일리지로 부모님 비즈니스 좌석 결제했다~~!!

어, 그래

한 좌석은 사고,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결제했어

마일리지가 생각보다는 복잡하더라고.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아 

내 마일리지랑 합쳐가지고 겨우 비지니스 한 좌석 나오더라고. 

이번에 비즈니스 클래스 타시면, 앞으로 이코노미 완전 못 타시는거 아닌가 몰라~

부인 마일리지인데, 부인이 쓰지..

아빠엄마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나야 앞으로 여행 많이 할거라 쌓으면 되잖아. 어차피 마일리지도 안쓰면 사라지는데, 어른들은 잘 쓰시기 어려우니 이번에 다 합쳐서 잘 썼지 뭐


근데 왜 부인 마일리지를 써? 부인 부모님들 부자라고 안 했어?

엥? 그게 뭔소리야?

아니, 우리 한국 가면 부모님이 집 해주신다며

그거야 우리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거지

집 사주실 돈은 있는데, 비지니스 비행기 값은 없으신거야?

돈이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잖아. 마일리지야 한동안 안쓰면 없어지는거고

아니, 말이 안 맞잖아. 집을 해 주실정도로 부자이시면서 왜 당신 마일리지를 쓰시냐고. 

체코로 여행을 오시는 거고, 우리가 표 사드린 것도 아니고 아빠카드로 결제 했어

내 말은 돈 있으시면 그냥 비즈니스 비행기표 직접 사시면 되잖아

휴우......


왠지 모를 성취감에 얘기를 꺼낸 거였는데, 남편과 더 얘기를 하다가는 기분이 크게 상할 것 같아서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의 원인은 집안일, 성격차이, 생활습관 차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로의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얘기가지고도 기분이 상해서 싸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변덕부린다고 별로 좋은 소리 못들은데다(지난포스팅), 오늘은 부모님 얘기까지 나오자 솔직히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부부싸움을 진정시키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큰 싸움이 될 것 같다 싶으면 한동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단, 말을 안하는 시간이 3-4시간을 넘기지는 않으려고 하고요. 


남편의 의도야 어찌되었든,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에 대해 비아냥 거리는 것처럼 느껴져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단단히 화가 나서 남편과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도 않았고요. (어후,,, 글쓰는 지금도 속에서 울그락불그락 합니다) 


주말이라 남편이 육아하는 시간이어서, 저는 말없이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엄마가 나가는 걸 딸이 눈치 챘는지 계속 옆에 와서 장난을 칩니다.  


얼른 나가 부인

아 좀! 내가 알아서 나갈게. 계속 나가라고 하는 것도 나한테는 압박이야


엄마! 엄마! (손을 잡고) 저쪽, 저쪽~

딸~ 이제 엄마 그만 방해해, 엄마 포스팅하러 가야돼

포스팅 안할건데. 무슨 포스팅이야. 어차피 이런 기분으로는 글도 안써져

알겠어. 부인 휴식이 좀 필요해 


신발을 신고나서 한시라도 빨리 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남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부인, 잘 다녀와

부인은 남편이 진~~짜 싫다. 그치?

….. 다녀올게



이런 기분일 때... 한껏 수다라도 떨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은데, 마땅히 전화할 데도 없고 한국에 하려고 해도 한국은 이미 새벽시간입니다. 


어떻게든 화를 달래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이번에 한국에서 사온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윤회의 본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삶은 여러번의 윤회중에 일부이며, 자신이 처해져 있는 상황은 생으로 돌아오기 전에 신과 합의 된 초안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책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결국은 펑펑 울었습니다.


체코로 오게 되면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얻었지만, 과연 한국에서 멀어졌기에 얻게 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고민도 해보고요.  


한국에서 자랐기에 윤회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는 않지만, <윤회의 본질>은 서양 학자가 바라보는 윤회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책도 다 읽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과 얘기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서, 저녁에 얘기를 나누려고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 2병과 제가 마실 무알콜 과일 맥주를 샀습니다. 


체코에 있는 네덜란드 마트 체인인 Albert알베르트 마트에서는 body(포인트) 라고 해서 쿠폰북 같은 것을 주는데요, 이번에는 쿠폰 15개 모으면 필립스 가전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사고 싶은 가전제품은 없었지만, 혹시 남편이 필요한 것이 있을까봐 쿠폰북을 챙겼습니다. 


맥주랑 안주 몇가지 사서 400코룬 정도 금액이 나와서, 스티커 2장을 주겠거니 했는데,,, 마트 아주머니가 한 30장정도를 뚝 뜯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한바탕 울고 온 제 표정이 우울해 보였던 건지... 

체코에서 접하기 힘든 친절이라, 갑자기 아주머니께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200 kc Nakupu = 1 BOD

200 코룬 쇼핑   = 1 포인트


 왕창 받은 스티커에 마음이 더 부드러워진 상태로 집을 들어갔습니다. 


엄마아아아아~~~~

응, 우리 딸!!

남편, 맥주 사왔어 

잘했네


이거 스티커 한 개 부인이 붙였어?

처음 3개는 그냥 주는거야 

아아,, 그렇구나. 그냥 신경 안쓰고 막 붙였더니


제대로 스티커를 4번부터 붙였습니다. 


봐봐~~알베르트 아줌마가 스티커를 이렇게나 많이 준거 있지 

대박인데

그치?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받은 것 같아



남편은 제가 장을 봐 온 것을 정리하면서, 생크림 빵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정말 크림빵을 좋아하나 봅니다 ^^)


 

부인, 이게 다 칼로리가 얼마야

내일 조깅 간다고 했잖아

어휴.... 이 지방 다 태울려면 얼마나 뛰어야 돼?

부지런히 뛰어. 이거 안 먹으면 내가 속이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그냥 사왔어.

몸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도 중요하거든

그래 그래

있다가 맥주 한 잔 하면서 우리 얘기 좀 하자 

응, 잠들지만 마

아, 알겠어


다행히 아기만 잠들고, 저는 같이 잠들지 않았습니다. 


에헤헤헤, 잠들지 않았으~~~ 맥주 먹자! 얘기도 좀 하고 

남편, 있잖아. 내가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거 인정할게.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맨날 행복할 수 있어?

부인은 맨날 행복해야 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인생 목표니까 

아무리 그렇다해도 기분이 별로인 날도 있는거지 

그럼, 나는 실패한 남편이네

그런말이 아니라, 늘 즐거울 수는 없다는 거지. 남편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안돼! 그래도 부인은 행복해야돼

아휴.. 참나


근데 남편, 내가 왜 마일리지 긁어서 부모님 비즈니스 클래스 끊어드렸는지 알아?

글쎄.... 

부모님들은 돈이 있으셔도, 사치같이 느껴져서 선뜻 비즈니스 항공권 못 사신다고. 딸 핑계 대고 좋은 경험하셨으면 해서 그런거지

음, 알겠어 

근데 거기서 집 사주는 얘기는 왜 나온거야?

부모님이 5년 안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시니까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남편은 저희 부모님께 한소리 들었습니다. 


사위! 우리 딸이 많이 사랑한다고 했으니 결혼 허락을 했던거고. 

체코에도 한번은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5년만 살기로 얘기했잖아. 

근데 이제 6년이 넘어가는데… 

녀 조금 더 키워서 5년 안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니라

아, 네


아빠와 남편이 체코에 5년만 살기로 약속을 언제했는지, 저는 기억이 안납니다. 

결혼승낙 받으러 갔을 때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오간 대화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인, 우리가 한국 가면 지금의 생활 수준 보다 못할거야 

절약해서 살면되지. 한국 가면 또 한국 생활의 장점도 있을거야

한국 가고 싶어도 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 

응, 알어. 근데 우리 딸이 어리니까.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한국에서 직장 찾으려면 한국어가 필수야 

아냐, 꼭 그렇지만은 않아

아직 한국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 보면 그래 

그럼 동안 내가 벌고, 남편은 한국어 공부하고... 딸 키우면 되잖아.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서 정착하면 초기에 경제 상황이 힘들 수 있으니, 부모님이 도와주시겠다 한거고


부인, 근데 나는.... 우리가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나는 처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움 받지 않았으면 해 

아아. 음..... 알겠어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한 이 체코남자는 본질적으로는 처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백수로 지낼 생각과 한국어를 배워야만 하는 상황에 던져지는 상상을 하자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고요. 


누군가 한 명은 계속 불편한 외국인의 삶으로 살아야한다는 것. 

국제커플의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요. 


주변의 한 국제커플은 차라리 제3국가에서 사는 것이 속 편하다 하던데... 

그런가... 싶다가도, 이미 어느정도 체코에 정착한 상황에서 저희 둘 다 다시 바탕없이 외국인으로 사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의 선택에는 정답이 없으니....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저는 한국에서 만난 첫 체코사람인 체코남자한테 사랑에 빠져, 한국에서 머나먼 체코땅으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곁에 있고, 운 좋게 일자리도 얻어 체코생활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희망사항이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해외생활을 하니, 즐겁고 걱정거리 없을 것 같지만서도, 내 나라가 아니기에 울쩍하거나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유럽에서 산다고 하면 


와~ 유럽살면 좋겠어요


그럼 유럽여행 정말 많이 하겠네요~~!! 부럽다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에 살게 되면 주변에 온통 높은 성당에 오래된 건축물이니 유럽생활하는 시간이 흐르면 감흥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럽여행이 한국에서 오는 것보다야 쉽겠지만, 집 떠나면 여행이 되는 것은 같아서 시간을 쪼개고 숙박비와 교통비를 들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생각만큼 여행을 자주가지는 못합니다. (여행 빈도수는 개인차가 있겠죠) 


▲ 창밖으로 노을지는 프라하 저녁


해외생활 힘들다고 겨울에 해도 안뜨고 축축한 날씨 이어진다고, 향수병에 늘 젖어 있을 수는 없잖아요. 


체코생활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라면 바로 주말에 온 가족(남편, 저, 딸, 개 두마리) 소파에 다 같이 빈둥거리는 순간입니다. 특히 주말 오후 햇살이 들어 소파를 데워주면, 몸이 나른해지며


남편~~있잖아...... 나 행복해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행복한 그림 그대로.... 한국으로 옮겨 갔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간만에 따뜻한 분위기(=제 정신이 말짱한 날) 연출하나 싶었더니, 남편 왈


치,, 부인은 어제는 불행해 오늘은 행복해, 또 내일은 불행해

…. 


남편한테 이런 투정을 하는 이유는, 제가 한국에서 돌아와서 다시 체코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감정기복이 심하거든요. "체코사람은 왜 그래? 체코는 왜 이래?" 등등 체코생활에 대한 불평도 많이 하는 것 인정합니다. 


이해는 하면서도 남편의 반응이 서운하기도 하고, 남편에게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른함도 잠시, 남편이 태권도 토너먼트 하는데 딸이랑 나가겠다고합니다. 외출한다니 아기 가방을 챙겼죠.


남편~! 아기 물통 좀 

아기 물통 어딨어?

아까 아침 먹고 아기 테이블에 있겠지

음…. 찾았다!


물통까지 아기 가방에 넣고 나서 


기저귀, 간식이랑 물이랑,, 필요한 거 다 챙겼겠지?

물티슈만 많이 있으면 돼

아참! 물티슈. 남편이 말 잘했네~


물티슈가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챙겨야하는데.... 하고 있었는데, 잊어버렸거든요. 

꼼꼼히 물티슈 챙기는거보니 남편도 이제 육아전문가가 된 것 같습니다.  


부인, 집에서 운동해야지 

하아, 그러게

TV 광고에 나올지도 모르는데

아직까지 연락 없는거면 안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래도~혹시 모르잖아

그래그래, 2017년에 가기 전에 몸 관리해야지


저랑 딸과 체코에서 모델 오디션 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포스팅을 보셔요.




남편과 아기가 나가고 여유로이 YOUTUBE를 보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니, 세상 여유롭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전화도 드리고, 내년에 프라하 여행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여행 준비에서 가장 급한 것이 비행기표라서 정확한 여행 날짜를 상의드렸죠.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친정엄마가 


아휴... 나는 이제 체력이 안되어서 비행기 10시간씩 못 타겠으야~


하십니다. 한국에서 체코까지 비행시간 약 10시간... 

저도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파김치가 되는데, 엄마는 더 피곤하시겠죠. 


그런데 체코로 시집 간 딸이 애도 낳고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신지, 체력이 안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부모님의 프라하 방문을 해마다 다른 일이 생겨서 미뤄오다가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내년초 로 결정을 하고 생각을 하던 중,,, 대한항공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여행을 꾸준히 해오셨고, 저도 한국 왔다갔다하면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상당히 쌓였을 것 같았거든요. 장거리 비행이 힘드실 부모님을 위해,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태워드리고 싶어서 대한항공 가족 마일리지를 모았습니다.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 방법


한항공 웹사이트>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신청 > 온라인으로 신청하기 > 

가족 관계 증명서 첨부


* 필요한 서류 : 가족관계를 알 수 있는 가족관계 증명서 


가족마일리지 합산하려는 대상이 온라인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스카이패스 번호가 필요합니다.  


평일 기준 1~3일 내로 합산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를 해줍니다.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에 가서 "변경"을 클릭해서 마일리지 사용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 주의사항:  아빠가 마일이 많아서, 내가 아빠의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싶다면, 


아빠 이름으로 대한항공 웹사이트 접속 > 마이페이지 > 가족 등록 신청 

마이페이지 > 가족등록 현황 "변경" : 아빠 마일리지를 내가 쓸 수 있게 허락해 줌



대한항공 가족마일리지 합산을 해 놓고 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각지도 못하게 아빠의 마일리지 영문이름과 여권 영문이름이 달라서 여권사본 첨부해서 변경을 했고, 엄마 아빠의 온라인 상태로 들어가서 가족등록 현황 "변경" 클릭하느라고 상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릭만으로 몇 시간이 후루룩~ 갔어요.


항공사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일리지인데, 이렇게 복잡하니 어른들은 정말 못쓰시겠다 싶더라고요. 


한 장은 마일리지로 사고, 한 장은 비즈니스 좌석 결제를 하려고보니, 전화상으로 결제가 10만원이 더 비싼거에요!


흠........ 10만원......비즈니스 좌석 값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10만원을 벌려면 일을 몇시간 해야하는데....


고민하다가 제가 체코에서 아빠 카드로 결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제 명의 카드가 아닌 아빠 카드로 온라인 결제를 하려고 하니, 문자 확인에 ARS까지..... 


엄마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아빠 전화로 오는 메세지를 확인하고, 

그 와중에 ARS는 30초 안에 숫자 입력을 안하면 다시 취소가 되고..... 손이 10개라도 모자를 정도였습니다. 


머리 아픈 과정을 거쳐, 대한항공 비즈니스를 한 좌석은 마일리지로 한 좌석은 그나마 저렴하게 (비즈니스는 저렴할수가 없지만요 ㅠㅠ) 샀습니다. 오예!!!! 


여행 준비의 큰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부모님이 정말로 체코로 오신다 생각하니 어른들 모실 생각에 걱정도 생겼지만, 그보다 설레임이 더 큰 상태였습니다. 


남편한테..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체코 아기 모전을 위해 오디션을 보러갔다고 했는데요, 아기모델 도전기  2탄을 이어갑니다. 두둥!



남편은 저와 딸이 모델 오디션을 보러간다는 것만으로, 회사만두고 매니저가 되 상상했답니다. 내참,,,,, 무슨 오디션 가지고 회사 그만둘 꿈을 꾸다니.... 남편이 요새 회사생활이 힘든가봅니다. 


김칫국을발로링킹 남편과 함께, 오디션을 보러 채비 했죠. 


우선 아기 가방을 챙기고 그래도 늘의 스타는 딸이라서 아기가 예쁘게 보이 것이 중요했습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니침을 든든히 먹이고 씻기고 한껏 놓았죠.

 

아기 챙기고 나서 저도 카메라 테스트를 같이 받는거라서 메이컵도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아기가 침변을 봤습니다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아기를 씻기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딸이 


피피-피피- Pee-pee


면서변을 방울방울 ~~ 길을 그리 달려옵니다. 아흐….

이리저리 아기 챙기고, 뜻하지 않은 현관바닥 청소로운를 빼고나서, 제 자신을 챙기려고 하니 지칩니다.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제 자신..... 

한껏 지쳐 넋빠진 얼굴을 한 엄마 습이라 유난히 초라해 보입니다


그런 제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니, 자기 몸만 챙기면 남편마저속해 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제가 챙기는동안 남편이 아기 옷을 입히기도 하고, 개들 밥도 주고 물도 주고 합니다. 그래 엄마가 챙기는 정신없는 것과 상황이 같아요ㅜㅜ)

 

에휴…..(한숨)

, 그래? 기분이 좋아

아냐, 이제부터 나 챙길 생각하니까. 내  . 우리 이러다 언제 나가. 아기 낮잠시간 전에는 가야하는데

아휴 부, 생각이 너무 많다

그게 아니라 엄마는 세세 챙길 것이 많아. 아기 배고 수도 있으니 , 과자, 과, 간식 챙겨야지, 지루 있으니 장난감도 챙겨야지

에휴… 얘기해야 뭐해ㅡ말을 말자

부인,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어. 늘은 즐거 날이잖아. 그리고 촬영은 10시-12시 사이에 행되니까 아무때나 가면돼. 우리 아 ~~~

겠어 

 

남편의 말에분을 달래고 나서,장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한결분이 좋습니다. 역시나 저는 밖으로 나가야 힘을 얻는 여자인건가요~~


근데.... 이제 우리 부인이 모델이라고 얘기하고 다녀도 되나?

아, 뭐야 ㅋㅋㅋ겨우 오디션인데. 아 확실히 결정된 것도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모망생이지

아니지~ 오디 보러 가는거면 아마추어모 정도는거야

크큭런가? 어때~~ 걷는 폼이 같아 보여? 헤헤

 

남편이랑 예비 모 놀이(?) 하다보니 어느새 촬영 스튜디오가 있는 동네에착했습니다



프라하가 구석구석 예쁜 길들이 생겨나는데, 프라하7구역 홀레쇼비체 쪽도 전에 왔던 때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여기 분위기 괜찮다~~ 프라하에 이 곳도 있구나

우리 알아볼 때는 별로라고 했잖아. 내가 홀레쇼비체 쪽이 핫하게 뜨고 있다고 했는데

그러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겠는데, 아상한람들이 보여. 아직도 아시아 여자 내가 혼자 돌아다니기는 좀…

점점 집값이 비싸지면서 람들은 프라하 밖으로 밀려나게 될거야

~ 그래도 프라하에서 VINOHRADY 좋아

아휴ㅡ아무튼 이여자. 맨날 비노흐라디, 비노흐라디

 

에이전시가 가르쳐 준 주소대로 잘 찾아온 것 같기는한데,, 

디자인에 한껏 힘들어간 옷과 신발,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어서 대체 어디서 오디션을 한다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까페에 들어와서 남편이 에이전시에 전화 걸자 까페에서 대기하 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까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문에 이런 문구가 보이더라고요. 


캐스팅  까페에 앉아계세요. 저희가 부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호~~ 진짜 모델 캐스팅에 도전하러 왔네요! 왔어!


까페에서 대기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아기모델 지원자들이 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광고가 아기 모델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엄마델도 같이 찍다보니 엄마들 사이에 왠지 모를 긴장감도 느껴졌습니다. 의상이며 헤어며 잔뜩 힘들어 간 체코엄마들 모습을 보며 


흐음... 체코에도 치맛바람 같은 게 있나보구나


느꼈답니다. 이래서 해외생활이든 한국생활이든 사람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나오나봐요.  

 


체코여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걸어다닐때마다 어깨도 쫙! 펴고. 

아침에만 해도 애엄마라고 의기소침해 했던 제 모습은 사라진 채, 딸이랑 셀카 찍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프라하7구역에 새 곳을 경하니 재미도 있고 대기자 사이에 있으니 모델도전이 실감나며 들뜨기도 했고요. 


까페 옆 건물에 사진촬영을 하는 작은 스튜디오가 있어서, 어떤 분이 와서 차례차례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왔다합니다.  


근데 명한 감독 같아

, 그래? 그냥 진행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냐아냐. 아마 영화 감독인데 광고 촬영도 하고 그럴걸

 

기다리는동안 남편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더니 촬영감독 작가를 찾아냈습니다

우리집 체코남자의 검색력은 놀라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 맞지?

오호- 맞네

유명한람이라니까~~

헤헤, 잘되면 좋겠다

 

아이마다 촬영은 10 정도씩 진행이 되었고, 한 40여분을 기다려 저희 딸 차례가 되었습니다. 


스튜디오로 들어가니 바닥에 장난감이 흩어져 있었고, 거기에 앉아 아이랑 같이 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라고 했습니다. 조명이 강하게 비추고 있으니 딸이 처음에는 멈칫하더라고요.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우와~~ 딸!! 저기 장난감 있다!! 


하고 천천히 다가가 바닥에 앉았습니다. 블럭을 이것저것 가지고 노는데, 감독님이 


저기, 기차같은 것도 한번 움직여 보세요 


남편이 통역을 해주기 전에 제가 알아듣고 기차를 움직였습니다. 


아기랑 편하게 놀면서 웃겨주세요


이미 웃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남편의 영어통역을 통해 정확히 알아듣고 집에서 놀듯이 막 장난쳤죠. 


제가 요구하는 것을 다 척척 알아서 잘 해주시네요


오예!!! 이때까지 느리지만 꾸준히 해온 체코어 공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ㅠ

 

촬영시간 10분은 생각보다 짧아서 금방 끝이 났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비가 오고 축축한 날씨에 몸이 힘들었던지, 아니 은근 오디션이라장되었던 것인지 갑자기 어깨쪽이 뻐근해옵니다.


딸도 피곤했던지 유모차에 타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답니다. 


+ 체코에서 도전한 아기모델 오디션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예약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공산주의 국가였던 체코에는 아시아 사람들 중에 상당히 많은 베트남 이민자들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체코 속 작은 베트남이라고 할 수 있는 SAPA(싸파)는 한국의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체코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Potraviny 나 Vecerka라고 하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거나,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배타적인 체코사람들 못지않게 베트남 사람들도 보수적이라 체코사람들과 국제결혼을 많이 하지는 않은편이고요.


1993년 체코 민주화와 개방의 물결에 따라 아시아 사람들의 유입이 늘고, 베트남 이민 2세대들이 체코인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며 요즘은 아시아와 체코사람 혼혈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소수인지라 어딜가든 눈길을 받지만요. 


딸이 세상에 나온 뒤 몇번 아기를 데리고 남편 회사에 간적이 있는데요, 남편의 체코 동료들이 딸을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고 예쁘다는 거에요. 어린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음만으로 예뻐서, 의례하는 인사치레겠거니 했는데 하루는 남편이 저한테 진지하게 묻습니다.


근데 부인, 우리 딸이 그렇게 예쁜가?

아휴~ 남편. 그걸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엄마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ㅋㅋ

그르치.. 나도 아빠라 우리 딸이 당연히 너무 예쁜데, 주변 사람들이 예쁘다 하니까

그럼 아기 보고 못생겼다 하겠어?

뭐ㅡ그렇긴 하네


주변에서 딸의 외모에 대한 자주 꺼내길래, 외모를 객관화 해보기 위해 딸을 체코 어린이 모델 에이전시에 등록을 결정했답니다. 


약간의 등록비를 내고 사진을 보내자 홈페이지에 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딸사진과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쭉 훑어 보더니,, 고슴도치 아빠가 얘기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딸만큼 예쁜 모델이 없는데?

아이고야,,,, 자기 자식 다 예쁘지 뭐

아냐ㅡ 사진 봐봐

아시아쪽 혼혈이 별로 없는 건 확실하네  


어린이 모델로 등록을 하고 난뒤로 아시아 모델을 원한다며, 에이전시에서 몇번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고생 시킬까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이동시간이나 촬영 시간이 너무 길면 패스하면서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다보니, 실제로 촬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에이전시에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부인, 어린이 장난감 회사인데.. 아시아 모델 구한다고

아, 그래?

이번에는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면 광고주가 바로 선택한대

오호ㅡ 괜찮네. 한번 해보자

어, 근데 엄마도 같이 촬영을 할수도 있으니 엄마랑 같이 있는 사진 보내래

아-나도?

응, 부인 괜찮겠어?

뭐 아기 안고 찍는 건데. 한번 해보지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난데없이 딸덕에 저까지 광고모델을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 프라하쇼핑몰 FLORA



사진 찍을 때 둘 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입으라고 하더라고

응 알겠어

우리 딸 흰 티셔츠 집에 있지?

어… 있을걸

그럼 주말에 햇빛나는 시간에 후다닥 찍자

응, 오케이!


남편과 연락 후 아기 옷장을 뒤져보니 흰 티셔츠가 2개 정도 있더라고요. 아기엄마들은 아시겠지만 아기들은 음식 먹다 잘 흘리니 쉽게 더러워지는 흰색티셔츠는 잘 안사게 되죠. 집에 있는 흰 티셔츠들 상태를 확인 보니, 역시나 얼룩덜룩 더럽습니다. 


남편, 여기 두개가 있는데 뭐가 나아?

흠...글쎄

둘 다 너무 얼룩진 것 같아서

그러게

아참! 이번에 한국가서 가져 온 반팔 흰색 하나 있다. 근데 반팔 입어도 되나?

조건에서 흰색 티셔츠라고만 했으니까

남편, 그럼 내 거는 어때? 이건 너무 블라우스틱한가? 저건 무늬가 많이 들어갔고?

아휴, 부인. 내가 패션 전문가도 아니고~~ 어떻게 알아

맞네맞네. 남편도 처음이지 ㅋ 

흰색 티셔츠라고 했고 얼굴에 초점을 맞춰 보려고 하는거겠지 

응응, 그냥 제일 깨끗한 반팔 티셔츠 입어야겠다   


이리저리 비교해 보고, 아무 무늬가 없는 여름 티셔츠까지 꺼내입었습니다. 겨울오면서 장농에 정리해서 넣었던 건데,,,


▲ 프라하쇼핑몰 FLORA 괜찮은 태국음식점, 왼쪽편에 디저트집도 맛있어요



주말 아침! 사진 촬영 전에 아기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슬슬 눈치를 봤습니다.


우리집 아가씨 컨디션이 좀 어때?

괜찮은 거 같아~ 밥 먹고 얼른 찍자

그래그래


가만히 있지 않은 딸을 무릎에 앉히고, 후다닥 여러장 찍어서 흔들리지 않고 잘 나온 것 4장을 추렸습니다. 


사진 보냈다!

잘했어요, 남편님. 잘되면 좋겠다~

그러게


사진을 보내고 며칠 뒤.... 


부인부인!!! 모델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어

어, 뭐래?

우리가 1차 합격했대

오예!

그런데, 원래 사진으로만 광고 모델 뽑는다 했잖아 

응, 근데?

그게 아니라 한번 테스트 촬영하고, 최종 선택 한대

아~그럼 그렇지

부인 괜찮겠어?

응, TV 광고인데 카메라 테스트도 필요하지

도대체가 이 에이전시는 말을 자주 바꿔 

어쩐지 사진만으로 뽑는다해서 말이 안된다 생각은 했어 

이번에는 내가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아

응, 좋아좋아


근데 부인이랑 딸이랑 모델 되면… 나 회사 그만두고 매니저할까?

아이고 남편 ㅋㅋㅋㅋ 아직 오디션도 합격도 안했어요

그냥~~^^ 상상만


복권을 사고 나서 지갑 안에 넣은 채, 당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설레는 것처럼.... 

남편과 저는 체코에서 처음하는 모델 오디션을 앞두고 한껏 들뜬 하루를 보냈습니다. 


체코 어린이모델 오디션장은 어떤 분위기였는지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게요 ^.^

이어지는 글....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최근에 체코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는 바비쉬라는 체코정치인이 속한 ANO(체코어로 네)당이 제1당이 되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우편물을 가져왔습니다. 


아, 이번 주말에 투표해야겠네

투표가 언제야?

응, 금요일이랑 토요일 


선거날이면 휴일로 지정해서 쉬는 한국과 달리 체코는 보통 2일동안 선거를 진행하고, 주말을 끼어서 하더라고요.  


남편이 가져온 선거홍보물이 궁금해서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 나 우편물 좀 보여줄 수 있어?

응, 그래

어? 이게 다야?

후보들 사진도 없고?

응, 없는데

아.. 한국은 사진이랑 재산신고 금액도 나와서

 


체코는 내각제로 결국 정당에 투표하는 시스템이라 사진은 크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체코선거에 대해서 체코남편한테 좀 물어봤어요. 


남편, 이번 선거 어떤 투표하는거야?

의회 구성하는 정당투표

오~~ 그럼 상당히 중요한 투표네

그럼 정당에 투표하는거야?

정당에 투표하고, 그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국회 구성하는 거. 정당마다 국회의원 될 우선순위가 있어 

아, 한국 비례대표랑 비슷하구나. 그럼 한국처럼 정치인에게 직접 표를 던지는 방식이 아닌거지?

직접투표도 할 수는 있어. 자기가 당선을 원하는 정치인이 있으면 투표할 수도 있기도해. 표를 많이 받으면 순위가 올라가서 당선될 수 있어

아~ 좀 복잡한 시스템이네.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없어서, 정치인에게 직접 투표 잘 못하지 않나?

아무래도 그렇지. 나처럼 뉴스 늘 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체코도 젊은사람들의 정치 무관심이 사회이슈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래 내용에 등장할 아시아 혼혈 "오카무라"처럼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면 당선이 될 확률도 더 높겠죠. 


선거철인지라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여보기 위해 대형 선거 홍보물도 붙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거벽보 훼손시 벌금을 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코는 선거벽보를 훼손해도 아직까지는 괜찮은가 봅니다. 아니면 훼손한 사람을 현장에서 잡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막상 제가 정치 후보라면, 제 얼굴이 난도질이 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이 또한 정치 의견의 표현 방식이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고 정치 후보자라 해도, 이런식의 표현은 민주주의 시민 답지는 않아 보여요. 


수요일은 동네에 농산물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 아이와 함께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무슨 행사이길래 시끌시끌한가... 봤더니 정당홍보 행사더라고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가까이 걸어가자, 


Chcete balónek? (흐쩨떼 발로-넥?) 풍선 원하세요? 

푸스푼스 (풍선풍선)

Ano, prosím(아노, 쁘로씸-) 네, 주세요


제가 대답도 하기전에 딸 손이 이미 풍선으로 가 있습니다. 


딸이 너무 좋아해서 풍선을 받고 보니, 그제서야 낯익은 얼굴이 보이며 어떤 정당인지 눈에 들어 옵니다.  


아시아인 분위기가 나는 이 정치인은 "토미오 오카무라"인데요, 성장배경을 살펴보면 한국계 혼혈 일본인 아버지와 체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이끄는 당인 SPD의 문구를 살펴보면 


Ne islamu, Ne terroristum. 반이슬람, 반 테러리스트


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체코남편은 SPD의 이런 문구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작은 이슬람 사람들을 몰아내자이지만, 

그 다음에는 성소수자, 그 다음에는 아시아사람, 그 다음에는 흑인... 

이런 식으로 사회 전반에 적대적인 차별이 퍼져나가는 거잖아. 

당신도 타켓이 될 수 있고, 딸도 문제를 겪을 수도 있고... 

결국에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봐


어찌보면 혼혈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오카무라 자신이야 말로, 소수민족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를 내도 모자를 판에... 혼혈인이 다름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더 진정성(?) 있다고 체코사람들에게 보여져 지지를 받고 있답니다.  




사진 속에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맥주 1잔에 20코루나 (한국 돈 1000원),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 (Trdlo 굴뚝빵이라고도 불림) 도 20코루나 입니다. 프라하 여행을 다니면서 길에서 사먹을 수 있는 뜨르들로 가격은 보통 60코루나 정도 합니다.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튜브형 미끄럼틀도 마련이 되어 있고, 음악밴드도 라이브 음악 연주도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맥주에 음악까지...  체코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이런식으로 정당과 정치인들을 노출시키며 익숙하게 만들어 표로 이끌어내는 체코 정치 홍보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예전에도 비슷한 정치 행사에 참여한적이 있습니다. 체코 시민권자가 아니라 참정권은 없지만, 체코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남편한테 정당홍보 행사장 사진을 보냈습니다.


부인, 그 정당이 어떤 당인 줄 알아? 

알어알어. 오카무라 당이잖아. 반이슬람 외치는...

근데 부인이 거기 왜 가 있어?

무슨 행사하나 와봤는데,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서. 딸 좀 놀으라고 왔어. 곧 집에 갈거야


바깥에서 오래 놀기는 쌀쌀해서, 적당히 놀다가 남편의 퇴근 시간 전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부인, 나 왔다

응, 남편~~

오는 길에 투표하고 왔어

오늘 갔어? 내일(토요일) 간다더니만

어, 원래 그랬는데. 퇴근하고 오는 길에 투표장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줄을 길~~~게 서 계시는거야. 그래서 미루지 말고 투표해야겠다해서 하고 왔어

그래그래, 잘했네


어르신들의 투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고령사회가 되고 세대간의 가치차이가 확연해지면서 선거 결과에도 세대차가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연령의 상한선이 있어하는지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고요.  


나, 아까 SPD 정치 홍보장 다녀왔잖아

부인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이제 그런 데 가지마 

응, 알겠어. 동네가 시끌시끌하길래 궁금해서 가봤지

그런 당에는 아예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아니지, SPD 지지자들 보란듯이, 아시아인으로 자기네 정당 홍보 텃밭에서 놀러 온거잖어. 유치하지만 홍보 못하게 풍선이나 왕창 더 받아와서 집에서 터뜨려버릴 걸 그랬나ㅋ


체코 의회 선거 투표 결과는 ANO당이 약20%, SPD당이 약10%로 의회 의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ANO당도 그렇지만 외국인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SPD당이 세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왔습니다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는 더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아시아 여자로 체코에 살면서 체코사람들의 배타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SPD당이 힘을 얻으며 점점 더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아야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 정당홍보 행사 옆으로 멋진 가건물이 하나 들어와서 사진을 찍었는데요, 처음에는 까페인가... 했어요. 



남편, 저 건물 세련되게 멋지다~

그치? 나도 멋있다 생각했어

뭐하는 건물이래? 커피 홍보? 의류 매장 같은 건가?

아니아니- 전자담배 홍보 건물

엥? 전자 담배? 진짜로?

완전 안 어울리지 

그러게. 저런 분위기와 전자담배라니... 

건물 디자인 낭비같어

응, 좀 안타깝다. 어디 좋은 펜션 건물이라해도 손색없어 뵈는데


저런 가건물을 지어 프로모션할 정도면 전자담배 회사들이 수익성이 꽤 좋은걸까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10월 29일 일요일을 기점으로 유럽 써머타임이 끝나고, 체코와 한국의 시차도 8시간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 사시는 분들을 아시겠지만, 써머타임이 끝나는 것은 축축하고 흐린 겨울날을 이겨내야한다는 말입니다. ㅠㅠ 내륙에 있는 유럽 생활하고 계신 분들 올겨울도 화이팅이에요!


유럽 써머타임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냐면요,


시작:  3월 마지막 일요일유럽내륙과 한국 시차 7시간 

끝   : 10월 마지막 일요일 - 유럽내륙과 한국 시차 8시간 


그래서 매해 써머타임이 시작하고 끝나는 날짜가 다릅니다. 


써머타임 시작할 때는 1시간을 더 빠르게 만들어버리고, 끝날때는 1시간을 늦춰 시간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실제로는 1시간도 시차라고 몸이 피곤합니다. 


써머타임의 끝은 곧 겨울의 시작이기에 11월이 가까워질수록, 체코 프라하 날씨는 비바람이 불며 을씨년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강풍주의보까지 내린 날이었지만 포스팅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집을 나서기로 합니다. 

 

부인, 오늘 밖에 바람 엄청 불어 

응, 알고 있어 

조심해. 부인은 작아서 날아갈 수 있으니까

ㅋㅋㅋ 아, 웃겨. 걱정하지마. 애 낳고 펑퍼짐한 아지매 궁딩이 돼서 무게를 딱! 잡아줄거야

그래도 무거운 옷 입고 가

알겠어, 추워서 코트 입어야할 것 같아

 


햇빛은 나서 하늘은 사진처럼 파~~란데도 체감 온도는 정말 낮습니다. 오전부터 날씨를 지켜봤는데 시간이 지나도 바람이 쉬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휴, 오늘 진짜 바람 많이 부네

어, 뉴스에 나오는데 공원에 큰나무들이 쓰러지고 사람들 다치고 그랬나봐. 절대로 큰 나무 많은 곳 근처는 가지 말고

근데 간간히 햇빛난다~ 

햇살은 따뜻해도 바람이 불어서 추워. 옷 따뜻하게 입고 가고

응, 알겠어


남편에게 계속 날씨 관련 경고(?)를 들으니, 살짝 밖에 나가기가 귀찮아집니다. 



에이, 오늘 그냥 나가지 말까?

그래~ 나가지 말고 집에서 글쓰면 되지 

아냐아냐. 이번 주는 진짜 포스팅 다시 해야된다 말이야

침대에서 쓰면 되잖아  

아이고야, 아기가 잘도 쓰게 내버려 두겠네

어쨌든 호주머니에 동전 좀 잔뜩 넣어가지고 가 

왠 동전? 혹시나 바람에 날아갈까봐?ㅋㅋㅋㅋ 

바람 진짜 많이 분다. 공원같은데 가지 말고. 계속 큰 나무들이 쓰러지고 난리야

알겠어, 알겠어. 집 앞에 커피숍 가보고 열었으면 글 좀 쓰고 올게


집앞을 나서는데 길에 떨어진 낙엽들이 회오리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맑은 하늘과 대조되는 쌔~~한 분위기



날씨만 생각하면 집에 콕! 박혀 있는 게 맞지만, 제 운명은 동네 까페에 맡기기로 하고 까페를 가보니 문을 열였습니다. 


이런 날 디저트를 한 입 물고 힘내서 포스팅하려고 진열대를 기웃기웃거리자 주인 아저씨가 얘기하십니다. 


어제 휴일이라서, 디저트 종류가 몇개 없어요

아, 예


아쉬운대로 아몬드가 들어간 빵을 시켰는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까페라떼의 우유거품이 보송보송 살아 있는 것을 보니, 미용실에서 머리에 한껏 뽕 올라간 것처럼 예쁘네요. 커피와 우유층도 잘 나뉘어져 있어서 사진 한 장 찰칵~ 

 


간만에 육아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포스팅을 할 생각에 들떴는데, 인터넷이 연결됐다 끊겼다 불안합니다. 확실히 흐리고 눈이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인터넷 신호가 약합니다. 우선 글만 쓰고 업로딩은 집에 가서 해야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프라하 집에 돌아오니, 거리에 외국사람들이 가득한 것이 이상합니다. 체코사람들한테 제가 외국인이겠지만, 저한테는 그 사람들이 외국인이죠~ ㅎ 


뿐만아니라 많이 적응했다 생각했던 체코생활인데도 이번에 한국생활에 너무 익숙해 있다가 와서인지, 다시금 체코 문화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막 체코에로 돌아와서 생생히 느끼는, 체코생활과 한국생활의 차이 몇가지 적어볼게요.

 

1. 열쇠를 챙겨야한다

 

체코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아지들 산책을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개들과 함께 현관을 나서려는데, 아차... 이제 열쇠 챙겨야합니다.

 

예전 체코 집 관련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 같은데, 체코 집들은 문이 조금 많습니다.

 

아파트의 현관문,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현관과 아파트 입구 또는 지하실 사이에 문, 우리집 현관문에 열쇠만해도 2~3개입니다.

 

2. 배달 속도가 느리다 

 

체코는 월세는 기본 가구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집을 살 때는 보통 가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건 한국에서 이사할 때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체코집을 보다보면 2+kk, 3+kk이런식으로 kk가 붙는데, 체코어 kk(kuchynsky koutek, Kuchnsky linky라고도 합니다. 이게 뭐냐면 요리를 할 수 있는 부엌을 말하는데요, 체코 집과 체코 아파트에는 부엌 시설이 없는 집도 있습니다. 


네! 싱크대가 전~~혀 없이 싱크대 들어갈 공간만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부엌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급하게 이사를 해야하는 경우 싱크대 공사까지 해야하니 시간이 많이 걸려 답답할 수도 있죠. 


저희는 이사할 때 초기 자금을 줄이고자 부엌도 있고, 화장실도 상태가 괜찮아서 바로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저희 집 전주인은 더 큰 집으로 이사간다면서 집에 있던 소파를 놓고 갔는데요,  3년 정도 사용하자 인조가죽이 찢어지며 가루형태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남편은 소파 상태를 보며 새로 사자고 여러번 얘기를했습니다.

 

부인, 이거 봐. 우리 새로운 소파 사자

근데, 아직 딸이 어리잖아. 지금이야 소파를 더럽혀도 어차피 처분할거니까 괜찮지은데. 새로운 소파를 못쓰게 만들면, 닦느라고 너무 스트레스 받을 거 같은데... 

그래도 우리가 깨어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어디야, 소파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

   

그렇게 아기가 거의 두 돌이 되는 시점까지 버티고 있었는데, 한달 뒤면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어쩔 수 없이 소파를 사게 되었습니다. 소파가 오기 전부터 소파를 얼마나 깨끗하게 쓸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ㅠㅠ 

 

부인, 내가 소파 파는 웹사이트 주소 이메일로 보냈어. 한 번 봐봐

응, 알겠어. 딸 낮잠 자면 한 번 들어가 볼게 


체코에서 침대 소파 가구 파는 웹사이트 


https://www.nabytek-helcel.cz/


남편 회사 사람들도 여기 웹사이트 자주 이용한다고 하니, 체코에서 가구를 사야되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웹사이트의 좋은 점은 소파에 따라 긴 부분을 왼쪽으로 할지, 오른쪽으로 할지 결정할 수 있고 소파 재질을 고를 수 있습니다. 

 

소파 청소가 좀 쉽고, 가루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재질을 골라서 주문을 했습니다. 


소파 주문했다!

잘했네, 남편. 고마워

배달은 2-6주 걸린대 

어???? 배달이 2주에서 6주 걸린다고???

응, 손님들 오시기 전에는 도착하겠어

헐... 2주에서 6주라니.... 


배달 기간을 듣고나니, 요즘 말로, 허얼..... 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2주에서 3주도 아니고, 5주-6주도 아니고,,, 2주에서 6주라니 뭔가 판매자 사정에 맞춰 하겠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나용?? 융통성이 너무 과한 느낌이라 해야하나요.... 


체코에서 배송오는 것도, 인터넷 설치 서비스 같은 것도 9시-10시 사이 방문이 아니라 오늘 9시-16시 사이 방문 이런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갈테니 집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라는 것도 아니고;;; 


최근 국제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때문에 좀더 고객 중심 서비스로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3. 공사 완공 속도도 느리다

 

2번과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속도가 느린 체코의 모습입니다. 


집근처에 프라하 센터로 가는 트램역이 2군데 있는데, 제가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한군데가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체코 프라하는 1000년의 오랜역사를 자랑하는만큼, 사회기반시설도 상당히 노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늘상 프라하 이곳저곳은 보수공사나 재건설로 정신이 없고요. 

대부분 트램공사의 경우 보수기간을 명시를 해 놓습니다. 


집근처 트램공사는 10월 중순에 끝이 난다고 트램정류장에 써있더라고요. 

 

10월 중순이면 공사가 끝나니까, 내가 한국에서 체코로 돌아올때쯤이면 다시 이용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이런이런,,, 아직도 한국식으로 사고를 하고 있는 저!


뭐든 뚝딱뚝딱하는 빠른 속도의 한국과 비교할 때, 체코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느리고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공사 기간도 상당히 긴 편이고요.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프라하 국립 박물관의 보수 공사 기간도 7년 잡았으니까요. 


어쩌면 체코 속도에 따라 차분히 하면서 철저하게 할 수도 있겠죠. (체코 공사 기간이 느리다는 얘기가 나올 때면, 남편은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사고를 얘기합니다. ㅠㅠ 정말 부끄럽고 충격적인 인명사고였죠.) 

 

한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출근을 하는 남편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에잇! 여기 트램정류장에 트램 안다녀. 공사가 12월말까지로 연장되었대

하하하, 그럼 그렇지. 우리 체코로 돌아왔네 


생각해보니 프라하 6년 살면서 체코 트램 보수 공사가 처음에 공시한 기간에 끝나는 것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요. ^^ 


이제 체코로 돌아왔으니, 한국 속도에 맞춰져 있던 생활습관을 다시 체코 속도로 바꾸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너무 간만에 포스팅을 하는 것 같습니다. ​10월 초에 남편이 한국에 온 뒤로는 친척들도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2주정도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체코로 돌아왔습니다. 

체코로 여행을 오시는 한국분들은, 한국에 돌아가시면 체코여행이 꿈같은 시간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저는 한국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꿈처럼 느껴진답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을 정리하면서 쓸쓸해 하기도 하고 힘도 얻고 그랬네요. 

한국에서 체코로 돌아오면 한동안 시차때문에 몽롱한데요,  

나... 평소에 체코에서 뭐하고 살았더라... 

가물가물해 지기도 합니다.

멍~ 하고 있다가도 집을 오랫동안 비웠더니 쌓여있는 묵은 먼지도 청소해야하고, 시차 적응과 체코생활을 적응하다보니 벌써 11월이 다가와 있네요.  

한국에 있었던 시간은 불과 한달 남짓인데, 6년이나 살고 있는데도 체코로 돌아오면 프라하 생활이 다시 어색해지더라고요.

한국에 다녀오고나면 더 예민해 지는 부인을 알고 있기에, 남편은 미리 걱정을 했습니다. 

부인, 내가 다이어리 사는 홈페이지 알지? 

응, 그럼그럼

거기에 부인이 좋아할만한 것 팔더라고

진짜? 뭔데?

음... 비밀이야 

치... 

부인이 체코 돌아오면 우울해하니까, 미리 주문해놨어. 이번에 체코 가면 선물로 줄게 

그래

프라하 집에 도착한 다음날, 남편은 선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저는 비몽사몽이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말이죠.

부인, 선물 줄게, 눈 감아봐

(-..-)

짜잔~~

우와! 세계 지도야? 

응, 당신이 가본 나라를 하나씩 동전으로 긁으면 돼. 부인이 여행 좋아하니까. 체코에 있는 동안 유럽은 다 가보자~ 오케이? 

그래, 고마워~~남편

무심한 저와 달리 배우자인 저를 잘 알아주려고 노력하는 남편을 보면 참 고맙습니다. 

 

우선 체코와 한국을 긁어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체코와 한국... 세계지도 속에서 보니 참으로 멀리도 있습니다. 체코남자인 당신과, 한국여자인 나. 얼마나 강한 운명에 이끌려 국제부부의 인연으로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같이 살고 있는지... 

온라인이 아니라 종이 지도로 보니, 정말로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이 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다음에 한국에 가려면 또 얼마나 많은 날을 한숨쉬며 지내야하는지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부인, 슬퍼?

아니, 그냥. 체코랑 한국은 참.... 멀다

한국에 또 가면 되지~ 언제든지 가고싶을 때 가 

아이고야, 이제 서울에 있을만한 곳도 없고, 아기 비행기 값까지 어떻게 감당하려고? 

우리 부자야~ 6개월마다 가도 돼

무슨 월급쟁이가 부자야. 내가 돈 걱정없이 비행기표값 대주고 친구들을 초대할 정도는 되어야 부자지

우리 지금도 친구들 부를 수 있어!

부를수야 있겠지. 근데 걱.정.없.이 가 포인트야

아, 몰라. 부인이 이렇게 우울해하면 싫단말이야

제 기분 좋게해주려고 지도까지 사놓은 남편인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남편과 맞벌이로 체코생활하며 부족하게 살고 있지는 않지만.... 비행기표값만 100만원 부터인데.... 왠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한국에서도 유럽여행 6개월에 한 번 가기 어렵잖아요?

남편의 말이 고맙기는 허나 비현실적이라 헛헛한 마음이 달래지지는 않습니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밖으로 나가니 정말로 체코 외국인들 가득한 프라하로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납니다.

체코에서 적응을 해 놓았던 것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던지, 해외생활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버거움을 다시 느껴서 인지.... 한국에서 말통하는 곳에서 편하게 지내다 와서 인지...

체코남편에게 체코와 체코사람들에 대한 불평을 한참하고, 짜증을 몇 번 내고나서야, 한국에서 돌아온 우울함을 벗어났습니다.

시간이 꽤 흘러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체코생활로 돌아와 다시금 블로그 포스팅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체코는 완연한 가을이 와서 나뭇잎이 노랗게 빨갛게 변해있고,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네요. 

체코에 가을이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되새겨 보면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아름다운 나라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아름답다. 

약간은 한국만 사계절이 구분이 있고, 특히 가을단풍은 한국만 물드는 것처럼 얘기들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교과서 내용이 바뀌었겠죠?

그나마 있던 프라하를 예쁘게 만들던 가을단풍도 며칠전 돌풍과 비바람 몰아치며 거의 떨어졌네요. 쓸쓸한 겨울이 올 일만 남았네요.

2017년도 이제 60일가량 남았는데, 올해가 다가기 전에 올초에 하고 싶었던 계획을 적어 놓은 것 좀 뒤적거려봐야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한국에 와서 인천에 있는 친구네 집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친구 부모님이 딸을 보고 싶어서 가게에서 중간중간 집에 오셨는데 오실 때마다 저희들은 잠을 잤답니다 ㅎ

잠든 모습만 보시고는 저희들 먹으라고 냉장고에 음식만 채워 놓고 가셨어요. 처음 찐빵을 먹어 본 딸은 단팥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찐빵 먹방을 찍었습니다. 

   

너무도 편하게 잘해주시는 친구 부모님덕에 집에서 좀 쉬고 싶었으나..... 

아이와 집에 있기에는…. 아기가 가만히 있지 않고 끄집어낼 짐이 많고, 아이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진열품도 많습니다. ㅠㅠ

비행기에서 내려서 며칠은 피로와 시차적응으로 몸이 힘들어 체력 충전을 좀 하고! 

한국 도착 5일째, 이제는 더 이상 집에 못 있겠습니다. 아아아!!!! 

게다가 어제 밤에는 딸이 시차때문인지 12시에 잠든 거 있죠. 


한국에 온지 거의 1주일이 되어가니 이제는 시차를 조금 억지로(?) 맞춰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시차적응을 이렇게 심하게 할줄은 몰랐어요. 이대로 12시에 계속자다가는 제가 체력적으로 지칠 것 같아... 

아침만 대충 먹고 밖에 나가 오전에 체력을 빼놓으면, 낮잠 시간이 제대로 맞춰질거고 밤잠도 잘 자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 딸을 참고로 한, 20개월 아기 수면 패턴

7시30분 기상 > 5시간 놀고 > 12시 30분 경 낮잠 > 3시 경 기상 > 5시간 놀고 > 저녁 8시~8시30분 경 수면

 

흠,,,, 오늘 오전에 어디를 가볼까~

인천 친구네 집주변을 검색해보니, 오예~~! 어린이가 갈만한 심곡 어린이 도서관이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인천 2호선 서구청역과 가깝습니다. 

솔직히, 아직 20개월밖에 안된 아기가 얼마나 책에 관심이 있겠어요 ;; 인천 어린이 도서관에 대한 저의 호기심반으로, 어린이 도서관이니 아기를 데리고 가도 덜 눈치보이니 한 번 가보기로 합니다. 

친구네 동네는 이사가고 처음 오는 것이라 여기저기 동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유럽여행으로 치자면 현지인들만 갈만한 동네에서 놀고 있는 거잖아요.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요즘 해외에서 현지인처럼 살고 싶은 여행자들이 늘고 있긴하던데 ^^  

아이를 힙시트에 매서 걸어가는데 시차때문에 아직도 피곤한 아이는 슬쩍 졸린가봅니다. 도서관 입구 사진도 찍고 입구로 들어갈 겸 도서관 앞에서 내려주자마자

으아아아아아아앙~~~~~ 

하면서 갑자기 드러눕습니다 ㅠㅠ 어후.... 딸,,, 체코에서 이러지 않았잖아 -_-;;

그사이 아기가 커버린건지… 한국에 오니 신이 나서 더 말을 안들으려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다행히 달래서 도서관 안까지 들어가는데 성공!

6세 이하 어린이는 2층으로 올라갑니다. 요즘 한참 계단을 오르고 내려오는데 재미를 붙인 딸은 2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자 베시시 웃습니다. 하아~ 변덕이 죽 끓는 너란 여자 ;; 

이른 아침에 가서인지 아무도 없더라고요. 

심곡 도서관 내 어린이 도서 공간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게 독서 공간을 복층 형식으로 나눠 놓았습니다. 높이는 어린아이들 기준이라 낮아요. 

딸랑구는 책은 30초 들여다보더니, 복층 계단이며 아래층 소파며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빼곡이 꽂혀 있는 책 중에 몇권을 훑어 봤는데 요즘 어린이 책들도 교육적이고 흥미롭게 구성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책을 잠깐 보는 사이에도 딸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딸랑구... 정녕 도서관에 이 많은 책들은 관심이 없는 것이지?? ㅠㅠ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책보기는 제 욕심같아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날씨도 좋고 도서관에서 못 버틸경우를 대비해서 주변에 놀이터를 몇 개 물색해 놓았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놀이터로 가보았더니, 미끄럼틀도 있고 시소도 있는데 놀이터는 텅텅 비었네요.  

제가 한국에 오면 좋다고 느끼는 이유가, 평일에 사람없을 때 외출해서 좋은 인프라 시설을 여유롭게 즐기기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이 놀이터에서 이것 탔다 저것 타면서, 거의 딸의 전용 놀이터인냥 놀았거든요. 

이 놀이터의 좋은점이라면 아파트가 옆에 있어서 해가 떠도 놀이터에 자동 그늘이 생기더라고요. 

놀이터 옆으로는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체코에는 동네 구석구석마다 작은 공원이 있다면, 한국은 동네 구석구석마다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나 운동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아기랑 한참을 놀고 있는데 아침부터 챙겨서 나왔더니만 11시쯤 허기가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식당이 열자마자 가서 복잡한 점심시간에는 나와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을 스윽~ 보니 오리고기 집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백반을 하는 것 같아보여 아기 밥을 먹여하니 들어갔습니다. 

뭐 드릴까요?

백반되나요?

백반 2개 주세요

일행이 있어요?

아뇨, 아기랑 둘이 있어서 

아휴~ 됐어요. 아기 계란후라이나 하나 해줄게요

어머나….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ㅠㅠ 한국 도착한 후로 먹는 게 좀 시원찮았던 딸은,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해주신 계란후라이 하나를 뚝딱 다 먹었습니다. 

확실히 한국에 와서 백반 메뉴를 시키니, 전에 남편이 프라하 한식당 백반 메뉴를 보고 

에게~ 이게 백반이야? 

라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남편은 체코에 떨어져 있는데도 남편이 한 말들이 떠올라서 어디서나 함께하는 기분이네요. 

비록 원하는 대로 심곡도서관에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지만, 우연히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 친구네를 구경하다가 만물상에서 호미를 2000원에 파는걸 봤는데… 심각하게 체코에 사갈까 말까 망설여집니다. 최근에 저희집 동네를 찬찬히 살피다가 체코동네 길가가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가 잡초를 정리를 안해서라고 스스로 결론을 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오기전에 저희 아파트 앞 길에 있는 잡초만 손으로 뽑았는데, (그나마 문 앞쪽 길은 깨끗하지 않나요? ^^) 큰 잡초들은 손으로 잘 안뽑히더라고요. 

한국 동네 구경은 하다가 호.미.가 눈에 똭!!!! 

흐음.....  저 세모난 호미로 콕콕 긁어파면, 집 앞에 잡초가 쑤~욱 뽑히겠구만…. 

호미를 사갈지 말지 아직까지도 결정을 못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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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저의 체코 전화번호는 정말 자주 연락을 하는 가족이나 체코에서 만난 사람들 외에는 잘 모릅니다. 


제가 결혼과 체코생활을 결심하고는 정신없이 체코로 오는바람에 그리되었고, 알려져 있던 체코번호도 중간에 바뀌었거든요. 


그나마 카카오톡이 있어서 체코번호를 알지 못해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이 닿았었는데, 중간중간 기계도 바뀌면서 여러번 제 카카오톡이 없어졌다 생겨났다를 반복하며 서로 연락이 끊겨버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을 가기 몇 달 전 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아는 언니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한참 사람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찰나라 어찌나 더 반갑던지요. 


   

오랜만이야~~ 아기 잘 키우고 있어?

어머 언니!!!! 진짜 오랜만이야. 애 키우느라 정신없지, 뭐 ^^ 

딸 몇 개월이야?

지금 18개월

옴마!!!!!!! 그렇게 컸어?

응, 많이 컸지?

너무 깜놀이다

ㅋㅋ 그러게. 남의 애는 진짜 빨리 크나봐

시간이 어쩜 그렇게 갔니... 세상에. 고생 많았네 

ㅠ.ㅠ 정말 시집을 너무 멀리 왔다 생각했어

그니까. 어디 오만천리로 갔어 

ㅋㅋㅋ 오만천리

한국 언제 오니?

올해 추석쯤 한 번 들어가려고. 그런데 아기가 이제 잠도 안자니... 혼자 비행기 타기 힘들어서- 남편 휴가를 맞춰야할 것 같아

아기 데리고 오기 힘들지

응, 그래도 24개월 전에 비행기표 할인율 높으니까, 한 번 더 가려고

ㅎㅎ 맞다

그 이후로는 진짜 언제 가게될지도 모르는데 

그래, 한국오면 연락줘

응응


매해 한국에 왔는데 이번 한국여행은 다음 기약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되도록 시간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이 언니와는 호주 어학연수를 하면서 처음 만났고, 

그때 제가 22언니가 27살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둘 다 어린나이였던  같아요

임신을 했을 때 잠깐 보고 2년만에 보는거라, 한국에 도착해서 바로 연락했습니다. 


언니~~~  한국왔어

입국 축하! 지금 어디에 있어?

, 인천 친구네. 언니집은울대 근처야?

아니, 신도림쪽으로 이사왔어

, 어디 봐야할까?

아무래도 네가 아기랑 가기 편한 곳으로 내가 갈게

여기서 김포공항이 그나마 가깝대

! 거기 롯데몰있다. 아무래도 쇼핑몰에서 보는 것이 낫겠지?

응응, 쇼핑몰이 아기랑 가기 편하지

 

딸은 집밖을 나서는데, 앞으로 8살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과자를 먹으며 걸어갑니다. 갑자기 뒤로 돌아 저희 쪽으로 걸어 오더니 딸한테  감자칩 하나 손에 쥐어줍니다. 그리고는 부끄러운지 후다닥 가던 길로 달려가더라고요. 귀여운 아이죠? ^^

 

친화성이 좋은 저희 딸은 옆을 지나는 사람들을 다~ 쳐다보고 인사를 나눕니다


(손을 흔들며) 빠빠~

 

아이고야, 귀엽네. 안녕~~

 

확실히 한국사람들이 체코사람들보다 아기인사에 대응을 주는 같습니다

체코사람들은 전체적으로 무뚝뚝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듯 싶어요.

 

마어마, 애기 예쁘다

형이 걸어 가는 같다

아휴~ 나도 낳아야지

 

딸은 그냥 앞으로 죽죽 걸어가기만 했을 뿐인데, 순간에 미래 자녀계획까지 말씀을 나누십니다저희 딸을 보고 나누는 대화를 듣자, 체코사람이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아침에 어린이집을 가는데 공원을 지나가거든요, 50대 중반정도 되어보이는 아주머니가 아이의 서투른 걸음 걸이를 보고 피식~ 웃으며 

 

하하, 걷는  재밌네. 완전 쑈구만, 쑈야

 

어린이집 시간이 늦을까봐 계속 걸어가기는 했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쓰고 있는 것을 보면 그닥 기분이 좋은 말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체코사람들 특징 중에 조금 냉소적인 성향이 있으니 그러려니 해야죠.

 

 

아기가 있으면 이동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 일찍 출발했는데도, 쇼핑몰 내에서 헤매서 15분정도 늦었습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언니한테 연락을 하니 언니도 김포 롯데몰이 처음이라 조금 늦는다하네요. 그 사이 딸랑구는 잠이 들어서 제 무릎을 베고 쇼파에 누웠습니다. 김포 롯데 쇼핑몰은 쉴 수 있는 소파가 여기저기 많아서 참 좋더라고요. 


조금 기다리자 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언니!! 여기!!

어머나! 아기 자네~~

응. 밥 먹고 자려나 했는데, 오다가 잠들어 버렸어 

잘 지냈어??? 

응, 아기 키우며 지냈어

그래그래. 그 멀리서 고생했네. 잠깐 여기 있어. 유모차 빌려올게 


6세 아이의 엄마인 언니는 제가 뭐가 필요한지 척척 알아서 해주었습니다. 

 

언니가 고객센터에서 빌려 온 유모차로 옮기자 마자 아기가 눈을 확! 떠버렸습니다. ㅠㅠ아기 자는 동안 여유롭게 언니와 밥 먹는 상상을 하면서,, 유모차를 밀고 걸었건만, 영~ 다시 잠잘 기세가 아닙니다. 재우는 것 포기하고 딸도 점심 먹을 겸사겸사 점심 먹으러 들어가자고 했습니다. 


뭐 먹고 싶어? 먹고 싶은 거 말해봐~

나,,, 딤섬 먹고 싶은데. 여기 딘다이펑 있더라고. 괜찮아?

응, 나도 딤섬 먹은지 오래됐어. 가자가자 



▲ 롯데쇼핑몰 내 식당은 어린이 의자와 어린이 식기가 거의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호주에서 생활할 때도 외롭지않게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 이제는 인생과 육아 선배라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꾸준히 시간이 흘러도 이어지 인연이다보니, 어느정도 가치관도 성격도 비슷한 면이 있는  같아요. 아기 엄마가 된 후로 처음 만나는 건데, 육아선배로서 육아 방향에 대 비전을 제시해주어서 좋더라고요.

 

특히 나를 찾는 회사일과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역할 사이, 워킹맘으로서의 고민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얘기하니 속도 확 풀리고요. 

제가 체코생활하면서 참으로 그리워했던 시간입니다. 


언니에게 체코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풀이도 하고요. 


근데, 그건 한국에 살아도 마찬가지야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것이 체코생활이기에 겪는 것인지,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마주할수밖에 없는 고민들인지 구분도 하게 되고요. 

 

언니가 딸을 유치원으로 데리러 갈 시간이 되어,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그래도 뭔가 제가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마음의 혼란을 줄여준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3이나 1정도 되보이는 남학생이 말을 겁니다.

 

아기 개월이에요?

 

보통 중고등학생들은 "아기 살이에요?"라고 물어보는데, 개월 수를 묻길래 의외였습니다.

 

, 20개월이요

저도 4 동생이 있거든요. 혼혈이에요?

머리 럽다

머리카락 색은 저도 사실 부러워요 ^^

 

체코에서는 제가 외국인이다보니 아기랑 있어도 체코사람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한국은 확실히 쉽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안면에 대고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문화는 조금 놀랍지만요.


 

다음날 동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동네 아주머니가 네 분이 지나가시면서

 

아기 머리색깔 ~염색한거에요?

아뇨, 원래 색깔이에요

혼혈이겠지?

, 아빠가 외국인이에요

아휴~ 염색값 아꼈다 ~

내가 색깔 갖고 싶다. 부럽네

몰라, 나중에 커서 본인은 싫을지도

 

아기가 커서 자신의 밝은 머리색을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이 예뻐하고 부러워한다는 사실은 알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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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아는만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신기하게도 임신을 하고  뒤로는, 길을 걸어다닐 때마다 그렇게 임신부가 눈에 들어오고~~아기가 태어난 뒤로는, 유모차 끌고 다니는 엄마들이 눈에 쏙!쏙! 들어 오더라고요.


한국은 요즘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걱정이죠.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보면 결혼도 출산도 여유롭지 않은 것 같기는해요. 


제 눈에 많이 띄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체코는 최근들어 애를 많이 낳는 것인지.. 

주변에서 어린아이들 2~3명과 다니는 가족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월드뱅크의 데이터를 찾아보니 체코 출산율은 1.5명, 한국 출산율은 1.2명이라고 나오네요. 숫자로만 보면 두 국가 모두 인구유지에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출처: http://data.worldbank.org


국가별 의료시스템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체코의 경우 임신 후 성별을 가르쳐 줍니다. 

 

선생님, 아들인가요, 딸인가?

축하합니다. 아들이에요!

하…..네. 


혹시 아기 성별 알아요?

네, 아들이래요. 히잉 ㅠㅡㅠ

아.... 그래도 축하해요 ^^

 

저도 임신을 하기 전까지는, 임신이 마음먹으면 딱! 되는 것인줄로 알고 있었죠. 

실제로 많은 분들이 난임과 불임으로 1년 넘게 고생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렵게 생기는 아기인만큼 성별에 상관없이 축복이지만체코에서는 아들일 경우 엄마가 고생할  같아서 안타까워하는 분위기 입니다

 

작년에 회사 크리스마스  저랑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체코직원  명을 만났는데요 엄마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육아 어때요힘들죠?

근데,,, 누구…?

 ㅇㅇ에요

아하 한국직원 ㅇㅇ?

앞머리 냈어요?

, 머리가 많이 빠져서요

아~~못 알아보겠어요

아기 키우는  어때요?

아휴이제 아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정말 죽을 맛이에요

저는 딸도 힘든데

우리 아들은 완전 사악해요오늘 간만에   내려고 하이힐 신었는데허리 끊어질  같아요

크큭저도 현관에서 높은  신었다가 바로 낮은 구두로 갈아 신었네요 

 

결국  체코여자직원은 발이 많이 아팠던지... 

술을  마시고 취기가 올라올 때쯤에는하이힐을 벗어놓고 식당을 걸어다녔습니다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한껏 꾸미고 술에 취한 그녀를 보며,

 

나를 내려놓고, '엄마'가 되는 것은 체코엄마나 한국엄마나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니한국에 있는 친정엄마가 자주 생각이 납니다

엄마가 스쳐지나가듯 하셨던 얘기들도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딸만 있던 엄마가 시댁을 갔더니 할머니가 그러시더래요.

 

아그야~ 니는 공밥만 먹어서 쓰것냐?

 

엄마는 처음에 시어머니 말씀을 못 알아듣고

 

공밥?? 무슨 뜻이지?

 

하셨대요.

 

한참이지나 아들없는 엄마를 보고 임씨 집안에 시집을 왔으니대를 이을 아들 하나 낳으라는 소리였던 거죠.

 

그때부터 아빠와 엄마는 아들을 낳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엄마 뱃속 아가의 거친 태동을 느끼시면서

 

아들이라 태동이 이렇게 다른가

 

하시며 드디어 아들 임신한 줄 알고 아빠에게 좋은 음식을  사달라고 하면서 잔뜩 기대하셨대요그리고는 출산 후에 탯줄을 보고 아들인  아셨다는..-_-;;

 

결과는 딸!! 인 제가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크게 실망하셨답니다

현재 60대인 엄마세대가 시집갈때만해도, 남아 선호사상이 강했던 때니까요. 

엄마의 상황을 머리로 해는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 서러운 마음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어쩔  없습니다.


엄마는 아들이라 굳게 믿고 계셨으니그만큼 실망도 크셨대요.

서운해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기가 알았는지엄마쪽으로 마주하고 눕히기만 하면 아기가 고개를 획 돌려버리고~ 다시 엄마쪽으로 돌리면 획 고개를 돌렸답니다.

 

 얘기를 들은 엄마의 엄마인, 저의 외할머니는

 

삼신할매가 아기한테 서운하게 한다고 노하셨다

 

라고 하시며 당장 정한수를 떠 놓고 기도하라고 얘기하셨대요

며칠간 비나이다~~비나이다~~ 기도를 드리자제가 고개 돌리기를 멈췄다고 합니다.

 

인터넷 기사에서 봤는데최근 연구에서 남아선호 사상이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가 한국이라고 하더라고요어차피 아들딸은 인간의 힘으로 결정할  있는 것이 아닌데성별에 대한 선호가 없어진다니 긍정적인 한국 사회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기의 성별을 알기 전에태동이 시작되면서 발차기가 유난해서 혹시 아들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딸이었는데도 엄마 뱃속에서 예사롭지 않았던 태동을 자랑했던 저를 닮아서인지저희 딸래미도 태동이 강해서 제가 자다 깰 정도였습니다.

 

제가 태동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것과 상관없이아기의 힘찬 태동에 기뻐하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저희 남편!!!

 

 포스팅을 계속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남편은 태권도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취미로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딸 크면운동 하나쯤은 해야겠지?

하면 좋지

뱃속에서부터 발차기를 잘하니까ㅡ 아빠랑 태권도 다니면 좋겠다

 

이렇게 남편은 아기를 태권도 꿈나무로 키우고 싶은 상상을 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는, 자다가 배가 고프면  다리를 하늘로 들었다가 바닥으로 ! 떨어뜨리면서 밥을 달라는 표현을 했습니다아기 다리  보면서

 

음… 역시다리 힘이 보통이 아닌  같아. 에헤헤헤

기뻐?

완전 좋아 태권도 하기 좋은 다리야. 아기들 태권도 도복 입으면 얼마나 귀여운데

 


하루는 퇴근하고 오더니싱글벙글 신나 있습니다

 

남편뭐가 그렇게 좋아?

부인 부인, 마트 앞에 놀이기구가 설치  봤어

아니, 못봤는데

아흐~~ 진짜 재밌겠더라고. 내년이면 탈 수 있을까?

아휴~ 아직 아기가 혼자서 앉지도 못하는데 ㅋㅋ 무슨 놀이기구야 

아기 크면 같이 가야지, 딸이 얼른 컸으면 좋겠다

 

침대에 누워서 이제 겨우 다리만 움직이는 아이를 보면서

남편은 아기 손을 잡고 태권도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함께할 상상과 함께,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간이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는 육아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 엄마인 제 가진 육아로망 같은 거라면,,,

제가 키가 작아서 자라 키즈 13-14세 (164cm) 사이즈 옷을 입을 수 있어서, 엄마-딸이 같은 옷을 사서 커플룩을 입는 것입니다. 하하하  커플룩을 해본적은 없지만, 커플룩에 대해 학을 떼는 남편하고 못해본 걸 딸과 함께 풀어보려는건지 ;;;

 

임신 후 아기 성별을 가르쳐줄 때 "입니다!"라고 했을 때, 이 로망을 실천할 수 있어 얼마나 기뻤던지요딸이 자기 옷을 고르고 싶어하는 나이가 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커플룩 입고 사진찍고 싶어요.. 

 

핫! 19개월인 벌써부터 입기 싫어하는 옷이 생겨났습니다

(엄마닮아 호불호가 벌써 강한건지 ;;) 

아무래도 엄마와 딸의 커플룩은 아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게 생겼네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좀 오래된 포스팅인데요, 제가 임신을 했을 때 입덧을 심하게해서 음식을 먹지 못하다가 체중이 급격히 줄어 저혈압으로 구급차에 실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에 이어... 

갑자기 입원이 결정된 것이라 남편이 당장 필요한 물건만 챙겨주고 다시 갔습니다. 

다음 면회 시간까지 병원에서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입덧을 하는 상황에서 먹을 것을 챙겨먹는다는 것이 수고롭게 느껴졌는지, 입원을 한뒤에 병원에서 병원식이 나온다 하니 입원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한가지, 저의 큰 착각이 있었으니... 

제가 병원식을 한국 병원처럼 밥에 국이 나올 거라고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이죠 ^^;

병원 식당에는 제가 초등학교때 수련회장에서나 볼만한 식탁보와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니, 개인별로 식판이 정해져 있습니다. 


체코에 살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몸이 좋지 않은 병원 환자들이 먹는 음식이니 좀 신경을 썼겠지... ? 

라고 생각하면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식판 뚜껑을 열었습니다

짜짠~~~~ 체코 병원의 아침식사입니다. 세상에 ㅠㅠ 

기본 체코빵이라고 할 수 있는 길쭉한 로흘릭(rohlik)과 흘렙(chleb)이 병원식으로 나오다니 ㅠㅠ 

로흘릭으로 말할 것 같으면 대형마트에서 하나에 1.5코루나 정도 저렴한 빵으로, 바짝 마른 건빵처럼 퍽퍽한 밀가루 맛이 납니다. 

식판 왼쪽에는 빵에 발라먹을 버터와 치즈, 오른쪽에 초콜렛 우유까지... 정말 몸이 안 좋은 환자가 병원식으로 먹고 나을 음식인가? 의심도 듭니다. 

아침밥을 먹을 때는 몰랐다가, 나중에 저는 3M 으로 배달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나마 점심은 먹을만하게 감자와 채소를 적당히 볶아서 나옵니다. 그리고 로흘릭이 또 나왔어요~ 워낙 체코에서 주식처럼 먹는 빵이라서 병원식으로도 자주 나오는가봐요. 

그리고 저녁식사는 매콤한 소스와 함께 소고기와 찐빵같은 질감의 체코 전통음식 끄네들리끼가 나왔습니다. 퍽퍽한 감을 가시게 하기 위해 왼쪽에 닭고기 수프를 한수저 떴는데... 너무너무 짰어요. ㅠ.ㅠ 

체코음식이 원래 전반적으로 짜기는 하지만, 병원음식까지 이렇게 짤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네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식사~ 당연! 로흘릭입니다. 

좀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로흘릭이 체코국민빠이라고 할만한 것이,,, 요즘 로흘릭 https://www.rohlik.cz/ 이라는 온라인 주문배달 슈퍼마켓이 인기가 있습니다. 혹시 장보러 밖에 나가기 어려우신 분들은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비슷한 배달 서비스로 tesco delivery 도 있고요. 

그리고 오른쪽은 커피입니다. 한국에서는 환자에게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요, 여기 체코병원은 커피를 식당에 나두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게 합니다. 

저는 커피를 자주마시는 편이 아니라 안마시려고 했는데요, 퍽퍽한 로흘릭을 씹어 넘기는데 커피마저 없으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한 잔 마셨습니다. 


이것저것 해보아도 시간이 잘 안가고,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답답합니다. 병동 끝에 넓은 테라스가 보여서 나와보니, 프라하 블타바강변 북쪽 부분까지 보이는 것이 풍경이 참 좋습니다. 프라하는 정말 녹지가 많은 도시같아요.

그리고 병원의 뒤쪽을 보니 나무 숲속에 듬성듬성 단독주택들이 보이는 것이 집이 좋아보이더라고요. 프라하 부동산은 정말 월급대비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입원해 있는 것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링거를 몇개 맞으니 확실히 몸이 회복된 느낌이었습니다. 여차저차 2박 3일이 지나고 퇴원수속을 밟으러 남편이 왔습니다. 

부인, 이제 괜찮아?

응, 주사도 맞고 링거도 맞고. 병원식이 로흘릭이 나와서 놀라기는 했는데~ 그래도 열심히 잘 먹었는지 입덧은 가신 것 같아 

잘했네. 주말에 쉬고, 다음 주에는 산부인과 의사선생님한테 가봐야 돼

응, 알겠어

아마도 1주일 정도 병가 내라고 할거야

아, 그래

병원에 있는 것이 불편해서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편한차림으로 트레이닝복 입고 나가려니 남편이 묻습니다. 

퇴원 준비 됐어?

바지는?

바지? 왜?

안갈아 입을거야?

어, 어차피 집으로 바로 갈건데

그래도 트램타고 가는데....

부끄러워?

아니....뭐.....

어라~~ 이 남자, 말끝을 흐립니다.

참나~ 평소에 체코사람들이 어떤 스타일로 옷입고 다니는지 뻔히 아는데.. 그리고 병원에서 퇴원하고 오는 사람이 옷차려 입고 나오는 게 더 이상하겠네요. 

퇴원을 하면서 엘레베이터 안을 정신으로 보니... 

아이고.... 병원에 왔다가 더 아파서 나갈 것 같은 분위기네요.

체코는 세금이 높은만큼 의료비용의 많은 부분이 국가에서 지원이 되어서, 의료 복지가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진료를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고, 사진 속처럼 병원시설이 오래되고 낙후되어 있기도 합니다.   

퇴원 후에 산부인과 의사한테 가자 1주일 병가를 주었는데, 몸이 좋아지지 않아서 1주일 더 병가를 쓰고 회사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구급차에 실려가고 프라하 출산 병원의 시설과 병원식을 보고 놀란 경험이기는 했지만, 체코에서는 의사가 병가를 써줄 경우 무조건 쉬어야 해서, 병가를 쓰고 몸을 돌보면서 체코에서 직장생활하는 덕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국제화 시대를 사는 요즘, 국제커플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제결혼까지 이어지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국제결혼으로 골인한다고 해도 식습관이나 생활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문화차이를 겪게 되고요. 


한국과 체코의 경우 아직은 서로에게 생소한 나라이기도 하고, 체코한국 국제커플도 많지 않은 편이라 체코남편과면서 차이 많이 느끼는지 궁금해 하시 분들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함께 지내야 하는 결혼 생활에서 문화를 크게 느낀다면 상당히 불편하겠죠. 고맙게도 저희 체코남편은 한식을 주식으로 먹고, 한국문화의 이해도가 높은편이라 평소에는 문화차이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하고 갑자기 남편과 나는 정말 다르구나.. 하며 차이가 느껴지 때가 있는데것을

 

어디까지 문 차이로 봐야하는지, 남녀의 차이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개인의 성향차이인지...

 

분명하기도 합니다.



 

오늘 프라하 한식당에 가서 저희가 국제결혼을 한플이기에 겪게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체코 일은렇게 많지 않은 편인데, 여름휴가 기간과 겹치는 7 5~6일이 연휴였습니다. 남편도 하루 연가를 내서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남편, 그럼 우리 금요일에 어디 프라하 근교 기차 여행이라도 갈까?

근데 일기예보가 천둥번개던데

, 그래?

 

체코생활을면서 생간 한가지는 일기예보박꼬박 챙긴다는 것입니다.

체코날씨쌍한지라, 어제 30 무더위였다가음날 13 찬바람 있는 거든요.

 


 계획 얘기는데 날씨가 별로라... 하 남편의 반응을 보니 김이 샙니다.

 

제가 이런 말하면 남편은 


내가 언제 그랬어


하면서 자신의 의도 ~~런게 아니었다고, 제가 넘겨짐작하는 거라고 하겠지만요. 넘겨짚든 머리속의 상상이든, 여튼 김이 샌 결과는 같습니다. 

 

돌아다니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남편은 약간 집돌이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육아를 하느라 많은 시간 집에 있고, 남편은 툭하면 아시아 출장 길을 떠나니, 서로의 삶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을 살고 있죠 ^^

 

남편은 여행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막상 도착해서경하고

 

인이 여기까지 데리고 와  덕분에, 좋은경했어

 

라며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허나 출발해서 도착하기까지 트러블이 아예 여행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도 합니다.

 

예전에 친구가 했던 말이 있는데요, 

 

우리 부부도 디를 나가려고 하우더라

 

나갈때마다 투닥거리며운다하여 집에서만 있기에는, 세상은 넓고경하고 가 너무 많은 같아서ㅡ 결국은 계속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연휴기간이 되니, 여행 본능이 다시금 꿈틀거립니다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남편은 장기 출장 다녀온 랜만에 거라, 남편에게침잠을 선물해주기로 합니다.

 

하루 이틀….. 늦잠 것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휴가 셋째날인 금요일까지 내리 오 늦잠을 것이~~ 화가 렵이었습니다.

 

남편이 자는 사이에 잔뜩 쌓인 설거지 하고, 로보트 청소기를 돌리고 분주했습니다

일어나길 바라며 은근히 시끄럽게 집안일을 했더니, 기지개를 ~ 켜면서 남편이 거실로 나옵니다.

 

우리 오늘은 밖에 나갈까?

, 그래. 밖에 나가서 점심먹자

부인 먹고 싶어?

갈비탕 먹고 싶은데. 까를광장 근처에 한식당 새로 열었는데, 가볼래?

그래, 가보자

 

족이 점심을 먹겠다고 허둥지둥 하며 밖을 나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은 정말 정신없는 같아요.

 

요즘 프라하 여기저기서 하수관 공사를 하느라, 트램길로 땅을 파서 트램이 뺑뺑 돌아갑니다. 제가 갔던 길이 아닌 정류장에서 내려 걷다보니, 중간에 길도 헤맸고요. 그렇게 아기의 점심때도 조금 늦어버렸습니다.

 

번에 유모차 가져 갔을 한쪽으로 놓고 밥만 먹었는데, 오늘은 걸리적거리는 것이 남편이랑 여기놔라 저기놔라 실강이 했네요.

 

얼른 주문을 넣어 아기를 먹이고 싶은데 남편은 세월아~ 네월아~ 메뉴를 뒤적이고 있습니다. 메뉴 한참 뒤적거리더니

 

여기 체코어 스페 틀렸다

, ?

여기도 틀렸네

외국어니까 틀릴수도 있지

장면 먹을까?

이거장면이 아니라 짜면인데

, 패스

 

메뉴 앞으로 넘겨서, 다시 보더니

 

여기 봐, 번역이밌게 되어 있지?

한국사람한테 체코어가 어려우니까

 

렇게 메뉴 끝까지 한참 보더니, 남편의 결론은?!

 

...먹고 싶은 없네

 

어후….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체코남편이렇게 불성실하고, 비관적이며, 냉소적 태도 보이 경우는 ! 한가지

 

바로 일찍 일어난 입니다. ( 기준에서는 일찍이 아니지만…. 체코사람 기준에서는 이른 시간일 있죠)

 

남편은 제가 하자고 하 긍정적인데, 아침잠을 실컷~ 자지 못한 날은 이런 날은 뭘해도 시큰둥~입니다. 제가 차라리 이럴거면 "No." 하라고 얘기하라고 했는데요, 남편은 

 

인이 하고 싶잖아. 부인이 한식 먹고 싶어잖아

 

라고 얘기하며  함께 하고 싶어합니다. 

 

음료는 먹을거야?

여기 식혜 있던데, 식혜 시킬까?

, 그래

 


체코남편과 한국부인, 그리고 혼혈 아기


체코 한국 커플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흔하게 있는 조합이 아니다보니 옆에 있던 한국 아저씨들이 흘끗흘끗 쳐다봅니다.

 


저희가 주문한 식혜가 나오자

 

저거, 식혜 아니야?

식혜 맞는 같은데

우리도 먹을까? 저기요~ 음료 4 주세요 

 

남편의 태도도 별로여서 화를 삭히고, 옆테이블의 따가 시선까지 불편한 상황에서…


갑자기 10 넘는 한국 직장인 남자들이 우르르 단체로 들어옵니다. 분들이 미리 전화로 음식문을신터라 식당에는 저희가 먼저 도착했지만 분들 식사가 먼저 나왔습니다.

 

시끌시끌한 대화를 들으면서 잠시 잊고 지냈던 서울의 회사 근처 식당에 점심식당의 번잡한 분위기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체코남편과 제가렇게 많은 한국사람한테 둘러 쌓여 밥을 먹은지가 오래 되었다는 것을달았죠.

 

체코생활하며 아시아 여자인 제가 혼자 다닐 때도선이 불편한데, 한국식당에서 많은 한국사람들한테 둘러 쌓여 남편과 있으니 또한 상당히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는 한국에서 남편이랑 데이트 식당에 갔던 상황이 생각났습니다

남편과 제가 테이블에 앉아서 영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늘쌍 옆에서 들렸던 대화가

 

외국인이 어쩌고 저쩌고….

영어 공부해야햐하는데...  쑥덕쑥덕,,,,

 

남편은 남들의선을 크게 개의치 않아편이, 과한 시선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꾸준히 힐끔거리는 상황이 있으면,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때도 있고요. 

 

하필이면 한식당에 단체 손님이 와서 정신이 없던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한국직원들이 자주 오는 밥리제 식당은 남편이랑 같이 가지 않을 같습니다. 기분도 상할 때로 상하고 주변 상황도 불편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이번에 한식당 가서 밥을 먹으며ㅡ

새로운 식당을 개척하고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려는 저와는 달리 익숙한 , 늘상 가던 곳을 선호하는 체코남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체코남편과 함께 새로운 것을 도전하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느끼면서요.

 

며칠 등학교 친구가 프라하 여행을 다녀가고, 마음이 적적해서...

내가 예민해졌나보다ㅡ

 

하고 폭풍의 소용돌이같은음이 사라지기...  

 혼란스러운 기분이 깨끗하게워지기를 마음 속으로 계속 기도합니다.

 

+ , 글을 쓰면서도 상황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 지는 것을 보면, 마음 다스리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ㅠㅠ.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해도 남편이 어떤 한국음식을 주문했는지 기억이 안나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한류를 타고 한국문화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아시아쪽이나 영미권은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체코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 문화"가 한국문화의 일부가 되어 대구에서 <대구 치맥 페스티벌>까지 할정도인 것 같더라고요.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체코에 살고 있지만, 다양한 양념의 한국 치킨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왜 대체 맛있는 것들은 몸에 좋지 않은건지 ㅠㅠ 


오늘은 한국 문화중에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Simpsons (노란사람들 나오는 만화) 심슨 가족들을 좋아해서 남편과 자주 보는데요, 한번은 Korean Tapas(코리안 타파스)라는 음식을 먹자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제가 아는 타파스라고 하면 감자, 고추, 올리브, 빵을 이용한 스페인 전통 음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 스페인 타파스 구글검색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