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7월도 마지막 날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올 여름 프라하는 참 무더웠던 편인 것 같습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시원해서 선풍기없이 잘지냈는데,이번 여름에는 선풍기를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프라하의 여름날씨는 3~4일 무덥다가도 비 한 번 내리면 다시 시원해지고 서늘한 바람불고 해서 

결국 올여름도 선풍기 없이 그냥 지나갑니다. 


프라하가 아무리 덥다고 한들 건조한 여름이고 한국처럼 몇 주씩, 몇 달씩 더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서 

저한테는 프라하의 무더운 여름이 견딜만하고 

'하~ 여름이구나!' 를 느낄 수 있어 가끔 반갑기도 한데요.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은 올여름 유독 힘들어합니다. 


무더위에 키우던 깻잎과 고추잎들이 바짝 타버렸어요. 

바짝 말라 타버리는 잎을 보면서 남편이 슬퍼하더라고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였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제 밤에는 서늘한 기운에 이불을 돌돌 말고 잤네요. 7월말 프라하의 기온은 17도~22도로 선선한 날씨입니다. 


무더워서 잠시 반짝 빛을 보았던 반팔과 맨다리에 반바지도 

입기에는 서늘한 날이 벌써 와버린 것 같아서 

찬란한 프라하 여름이 한발짝 떠나가버린 것 같아서 쓸쓸한 마음이 들었네요.


다른 해외 생활 블로거들처럼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던 날짜를 보면 블로그의 나이만큼이나 

제가 프라하에 생활하고 있는 나이도 들어갑니다.


시간이 흘러도 문득 문득 


나는 대체 왜 체코로 오게 되었을까, 체코에서의 나의 삶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행복한걸까,


이런 질문이 듭니다. 



한국에서 체코 행을 결정하기까지 - 

밤잠 설친 날도 많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의 저울추가 왔다갔다 하던 날도 있었습니다.


끝내 체코로 오기로 결심이 섰을 때는
한국 특유에 정신없는 번잡함과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생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체코 프라하라는 낯선 땅이기는 하지만 남편이라는 든든한 빽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체코가 EU에 가입되어 있는 유럽 땅이고,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프라하 역시 사람 살아가는 곳이니까 살아지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체코에 살면서 체코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현지 친구도 사귀고~ 

남편의 나라인 체코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가고.. 

체코의 지리여건을 이용해서 주변 유럽국가 여행도 많이하며 살아야겠다는 

부푼 기대와 설레임으로 체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취업준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당 국가나 영미권 유명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한, 

한국에서 공부를 얼마나 했던, 국내 유명 학교를 졸업했더라도 그냥 아시아의 한 학교일 뿐입니다. 


체코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회사 경력도 짧고, 주로 영어관련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살았던지라 

구직에 있어서는 막막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한게 체코에 한동안 살라는 운명 같은 것이었는지 

변변한 경력도 없었는데 운이 좋게도 짧은 시간 안에 일자리도 얻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규칙적으로 출근하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모니터와 씨름하는 사회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상황에 감사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체코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하기 전까지는요..... 

길에서 만나는 체코 사람들은 대부분은 양보도 잘해주고, 부딪히면 사과도 잘하고 순박하고 따뜻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권이 걸려있는 회사라는 집단에서 만나는 체코 사람들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돈을 벌 목적으로 왔으니, 어느정도 자기 밥그릇 챙기기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사고가 터졌을 때 대처 능력이라든가, 명백한 실수임에도 절대 잘못했다고 인정 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태도,


결정적일때 나몰라라~ 하면서 사건의 진위를 가리기보다는 "너는 외국인이잖아" 라는 식의 

배척하는 태도때문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국 분들이 몇 분 있는데요, 
신기하게도 체코에서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은


"어휴~~~ 정말 체코 징글징글한 나라. 내가 여기를 언젠가 뜨고 말지"가 중론이라면

비직장인들 같은 경우는 체코 생활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제주변 기준이고요, 당연히 직장인들 중에서도 체코 생활의 만족도에는 개인편차가 있습니다.)

체코의 언어도 문화도 익숙하지 않은 채 시작된 직장생활에서 문화 충격은

"왜?"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의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럽생활이 단지 속도가 느리고, 답답한 면이 있다더라...와 다른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최근에 체코어 수업을 하다가 예문 하나를 보고 빵 터진게 있는데요.


Jaroslav potebuje zarovky do lampy. 


Jaroslav     : Dobry den, Prosim vas, mate halogenove zarovky?

Prodavacka : Ne. 
Jaroslav     : A kdy budou ?
Prodavacka : Nevim. 


야로슬라브가 램프의 전구가 필요합니다. 


야로슬라브 : 안녕하세요, 혹시 할로겐 전구 있나요?

점원        : 아니오. 

야로슬라브 : 언제쯤 있을까요? 

점원        : 모르죠.


쇼핑을 갔을 때, 위 대화같은 체코 점원들의 태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국의 서비스에 길들여있었지라, 찾는 물건이 없으면 비슷한 물건을 추천해주거나

아니면 다른 지점에 재고가 있는지 문의해볼 줄 알았거든요. 


다행인 점은 프라하 여행지 주변은 빠른 변화를 보이며, 서비스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체코 상점에서 일하는 점원들이 이렇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외국인들에게 가르치는 체코어 교과서의 예문으로 실릴 정도면 

어느정도 체코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 

당하셔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체코 사람들과 일해보고, 체코인 남편이랑 살기에 조금 더 체코문화를 가깝게 겪고 있는 제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원래 사람들이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삶을 당연하게 느끼고, 

하나라도 더 팔고 더 열심히 해보기보다는 그냥 그저 그렇게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식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이러니한 점은요, 
회사에서 월급이 높거나 잘나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조건 까내리려고합니다.

한국도 질투문화 있죠. 그룹에 속하지 못하거나 조금 튀는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을 깎아내리려고 하고...  

 

체코 회사 내 질투와 조금 다른 면이라면 누군가 열심히 하면, 

나도 저 사람만큼 열심히 살아봐야겠다! 한 번 해보자 ! 는 

경쟁 의지가 있잖아요.


체코는 무엇을 시도하거나 좋은 방법이라고 새로운 것이면 해보려는 의지보다는 

'저 인간은 어떤 나쁜 짓을 해서 저렇게 성공한거야?' ' 귀찮게 왜 새로운 걸 해봐?' 

대부분 불평이 주를 이루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분명한 방법이 있더라고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한국에 있을 때는 그렇게 힘들어했던 경쟁이었는데 

신기한게 체코에 살면서, 한국의 경쟁문화가 꼭 나쁜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그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긴하지만요. )


이때까지 살아오며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하는 두 가지 가치는 정직과 긍정입니다. 
여전히 두 가지 신념은 잘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고요.
정직함을 바탕으로 한 떳떳한 태도과 '걱정되고 두렵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잘 될거야. 우선 노력 해보자!' 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체코 생활이 길어질수록 하나 걱정되는 점은, 자꾸 불평만 많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입니다.
지금도 계속 체코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네요. (ㅜ..ㅜ) 으허허허



남편의 말로는 제가 체코로 생활 터전을 옮긴 그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행복해보이지 않았대요.

남편이 하루는 


당신이 체코에 살아서 좋은 것 얘기 해봐봐. 


라고 했는데,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체코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후졌고 뒤쳐져 있고, 

사람들은 수동적이라 시도도 안 해보고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것이 더 많고 

불친절하고 어찌나 외국인에게는 배타적인지..


물건 하나 필요한 것 찾기도 힘들고, 

계속 싸구려만 찾다보니 음식의 질은 계속 낮아져가고. 


유럽에서는 저렴한 물가이지만, 물가 만큼 인건비도 월급도 낮고

난 외국인이다보니 빵이랑 고기만 먹을 수 없으니, 

서울에서 살 때랑 비교해도 

프라하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이렇게 머리 한가득,  부정적인 체코의 이미지들만 생각났어요. 에효.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감정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 

당장 짐싸서 한국 들어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습니다. 

허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골치 아프고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이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올 때보다 현재 더 얽힌 일이 많기에 

거주지를 한국으로 다시 옮겨가는 것을 결정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있었던 일로 정말 이 나라 언젠가는 미련없이 떠나겠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직도 그 날 일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벌렁거려서,,,, 마음이 진정되면 글쓰도록 하겠습니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온몸이 떨렸던 경험이야기

[소곤소곤 일기] - 체코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아직 몇년이 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안 서 있지만, 

이 곳에서 40대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생각뿐이지만, 언젠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뀔 시기가 오겠죠. 


체코라는 나라, 그리고 관광지로서의 프라하는 정말 매력 터지는 도시이지만 

외국인이 체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에 

체코라는 나라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체코 남자와 결혼한 제가, 앞으로 체코와의 인연을 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와 체코는 이제 애증의 관계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불만이 이리도 극에 달한것을 보니,,, 

병원 신세 지면서 몸도 마음도, 체코생활을 버텨내는 일도 많이 지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안가고 1년은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앞으로 3주 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얼굴 보러 한국에 갑니다. 


떠나기 전부터

체코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겪을 우울함과 체코로 도착했을 때 서러움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이들이 살고,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으로 갈 생각에

하루하루 체코생활이 버텨집니다. 



+ 사람마다 의,식,주, 청결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다르기에,

제가 쓴 글은 체코 생활이나 삶의 수준에 대한 개인의 의견으로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일요일 아침, 부스스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와서 

욕실에서 손을 씻으려고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물이 안나옵니다. 


부엌으로 튀어가서 다시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역시나,  OTL물. 이. 안. 나. 옵. 니. 다. 


아무런 예고도 없었던지라, 이럴 때면 참 답답 합니다. 


우리집만 단수가 된 것인지, 주변 어디까지가 단수인지

왜 단수가 된 것인지 언제쯤 수리가 되는지 알고 싶어요. 


궁금해요! 궁금하다고요 !!!! 궁금하면 500원 ~ 

(철 지난 개그라 죄송 ;;; 체코 살다보면 써 먹을 일이 없으니까, 블로그를 통해 개그 욕심 푸는거라 이해해주세요~)


체코에서는 제가 스스로 정보를 잘 찾아 보지를 못하니... 자고 있는 남편을 깨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 남편 ! 물이 안 나와.


남편이 졸린 눈 비비며 검색을 해보더니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상수도관이 터진 거 같아.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 때문이라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갑자기 집에 단수가 된 경우, 아래 웹사이트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http://www.pvk.cz/aktuality/havarie-vody/aktualni-havarie/#


Acktualni Havarie 라고 하면,  "사고 현황" 정도 해석됩니다.


물이 안 나온다고 생각하니 -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 생각없이 변기통의 물도 시원~~하게 내려버렸는데.

예비로 받아 놓은 물도 하나 없는데...머릿 속이 하얘지며 멍~ 해집니다. 



남편이 웹사이트를 보더니, 집 아래 골목에 식수 공급차가 올 거라고 합니다. 


엥? 식수차?  생각중  


마시는 물을 주는 차량이 온다는 말인가? 

 

식수차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며 

신혼 살림이라 제대로 된 양동이 같은 것이 없어서, 

주방에서 제일 큰 냄비 2개 들고 남편이랑 뚤래뚤래 거리로 나갔습니다.

 

상수도 동파가 일상 있는 것처럼 

삼삼오오 동네 아주머니들이 양손에 물동이 2개씩 들고 나오셨더라고요.

(양동이가 부러웠어요. 아주머니들의 살림 지혜는 어느 나라를 가든 빛나요!)


조금 걸어가니 물탱크가 달린 트럭같은 게 보입니다. 


Pitna Voda 라고 해서 Pit = 마시다, Voda = 물

남편이 말했던 식수 차량이 왔습니다. 



내부를 보면 밸브에 긴 수도꼭지가 달려있고요. 

밸브를 열면 수도꼭지를 타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콸콸콸 공급됩니다.



그리 크지 않은 냄비였는데도, 꽉 채워서 집까지 들고오니 상당히 무겁더라고요.  


문득, 제가 살면서 이렇게 물을 받으러 간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기억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한국에 있을 때는 주로 아파트에서 살아서 

단수가 잠깐 되어도 아파트의 물탱크를 통해서 물을 공급 받았던 것 같아요.


남편이 웹사이트를 확인하더니 상수도관이 오늘 저녁까지 수리가 마무리 된다고 하네요. 

체코 업무 속도를 알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 

저녁 7시쯤 되니, 수도관들이 꿀럭꿀럭 거리는 소리를 내며 물이 졸졸졸 흐릅니다. 


아휴... 살았구나. 


돌이켜보니 전에 살던 집 근처에도 도시 하수관 일부가 고장나서 물이 안 나온 적이 있었는데, 

당일 수리를 다했습니다. 


체코에서 2번 수도관 관련 사고가 있었는데요, 2번 다 대응이 참 빨랐네요.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체코 사람들의 일하는 속도입니다. 


물이 나오니 평점심이 찾아지며, 저녁을 해먹고 쇼파에서 늘 그렇듯 <런닝맨>을 봤죠. 

프로그램이 끝나서 샤워를 할까~~ 하고 욕실에 가려고 하는데. 


반짝~ 컴컴. 


크헉.... 이번에는 정.전. 입니다.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헛웃음밖에 안나옵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재난 상황도 아니고 단수와 정전이 같은 날 일어나니, 살짝 멘탈 붕괴 지경이 올 것 같습니다. 

바깥을 보니 저희 집만 정전은 아닌 것 같아 보였어요. 


크리스마스때 쓰고 테이블에 놔 뒀던 성냥이랑 초가 있는 게 생각났습니다.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초에 불을 붙일 때도 실성한 사람 마냥 

어허허허허허. 어허허허허허허. 하하

 


다행히 5분 정도 있다가 전기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멀쩡하게 사용하고 있을 때는 잘 못느끼지만 

오늘을 통해 물과 전기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물과 전기를 아껴 써야겠다는 바른생활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잠시 돌아간 하루였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부부싸움 후반전

지난번에 부부싸움 전반전을 읽으셨다면 ~~ 이제 후반전으로 갑니다.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이런거 가지고 진짜 싸울거야?


앞으로 토요일 오전에 같이 청소하자고 했던 계획.... 

저희들은 청소를 했을까요? 생각중


그 다음 주 토요일 오전, 같이 청소를 하면서 ~ 남편은 


바닥 한 번 쓸고

청소할 때, 우리 집이 정말 운동장 같이 넓어~


설거지하고 나서 

우와~~~우리 접시 쓴 것 진짜 많다~~ 

해도해도 설거지가 끝이 안나.


가스레인지 닦고 나서 

하.... 힘들다... 청소는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불평을 잘 안하는 남편인데, 갑자기 계속 투덜거리니 적응이 안됩니다. 


남편, 청소가 그렇게 싫어 ? 


응 !!!! 


남편의 대답은 사실 의외였습니다. 

제법 깔끔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이라,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싫어하는 것을, 자기가 좀 쉴려고 하면 청소해대는 부인이었으니... 

화가 날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고요. 


잘못된 습관이라 고쳐야한다고 해도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저도 금요일에 늦게 끝나거나, 남편도 일이 많아서 피곤해 하고... 

그러다보니 토요일은 늦잠자고~~~ 약속했던 청소시간은 훌쩍 지났습니다. 


평일은 각자 바쁘니 남편과 함께 있는 주말 시간은 즐겁게 보내고 싶거든요.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했으니, 약속한 시간이 되었지만 

제가 먼저 '토요일에 청소하자더니 왜 안했어?' 하며 말을 꺼내며 잔소리하기 싫더라고요. 


주말에 집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으면 힘들잖아요. 

저도 힘들기도 해서, 토요일은 그냥 넘기고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을 쉭~ 둘러보는데 


하.... 집이 너무 지저분하다 - 

이거 그냥 이렇게 이번 주말 넘겨버리면 평일에는 더 어지를 테고.... 

그럼 치우기가 더 싫어지겠지?

도저히 안되겠어. 치워야지.


싶어서 꼼지락꼼지락 하나씩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그! 런 ! 데 ! 

세상에.... 남편이 "왜 주말 오후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 저녁에 청소를 시작해" 라고 합니다. 


빠직 (-_-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있으면, 계속 더러워질텐데... 

주말에 안 치우면 언제 치워?  


주말 저녁인데 푹쉬어야지 - 


그럼 이렇게 더러운 채로 또 1주일을 살아야하냐고~~~ 


별로 안 더러운데 ?


어헉 !!!!!!!! 


정말 '오. 마이. 갓 '니다. 


남편은 청소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지저분해서 스트레스받는 우리 집이 

남편 눈에는 그닥 청소할 필요가 없이 보이는 상태였던거죠.  


도저히 이 상태로 새로운 주를 시작할 수는 없어서, 투덜거리면서 후다닥 바닥청소만 마쳤습니다.



그럼, 주말에 편히 쉬기 위해 금요일 저녁에 청소를 하자! 싶어서 

금요일 퇴근 후 청소 했더니, 남편이 금요일 밤인데 조금 쉬자고 합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쉬고 싶고 

주말 아침에는 여유 있게 커피마시고 싶고, 

주말 오후에는 산책가고. 


아놔~~~~!!! 대체 그럼 언제 청소를 할건가요 !! 


체코호수 - 부부싸움 중에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마음의 평정심을 가질 수 있기를


도저히 청소 관련 부부싸움의 고리가 끊일 것 같지 않고.. 

총체적인 집안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저를 발견하고는 

고민고민해서 남편한테 청소 도우미를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저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OK하는 남편이니까 

당연히 남편도 좋다고 할 줄 알았어요. 

부인, 우리 집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이정도 크기는 우리가 청소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내가 청소할테니 가만 놔두라고~~오오오오오오~~~~

언제하라고 정해 놓지 말고오오오오오~~
아니면, 청소 전문가를 부르든가 !!! 


안돼 안돼 안돼 


체코에서 청소일을 해주시는 분들은 대체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구소련 국가 출신이 많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 지 모르겠지만요, 체코 사람들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 엄청 싫어합니다. 

다른 러시아어 사용국가와도 적대감이 강하고요. 


혹여나 체코랑 러시아랑 비슷하네~라고 하셨다가, 체코사람의 반감을 사기쉽습니다. 


아무리 한국인 부인과 살며 런닝맨과 무한도전을 즐겨보며 

자신을 '하얀 한국인' 이라 불러도 남편은 체코사람 입니다.  


안돼!! 낯선 사람이 우리 집에 오는 거 싫어. 

특히 러시아권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침략을 받기도 했기에 체코인들이 얼마나 러시아를 싫어하는지 이해도 가고, 

남편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지저분한 집에서 사는 건 싫고 

주말 내내 청소하고 바로 월요일에 출근해야되면 주말에 못 쉬어서 1주일 내 피곤하고.. 

짬짬이 제가 하고 싶을 때 하려고 하면, 남편이 청소 준비(?)가 안되어 있고....


청소로 인해 시작된 부부싸움은 또 다시 청소때문에 부부싸움의 고리에 얽혔습니다.  


알았어, 부인. 그럼 내가 다 할게. 

아니 -당신보고 다 하라는 소리가 아니잖아. 

우리 둘 다 그렇게 힘들면 청소를 잘하시는 분께 부탁하자고. 

아직 우리 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걸 돈 주고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싶지 않아. 

하... 그럼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주말마다 청소로 싸워야 돼? 

내가 할게ㅡ 

그런게 어딨어. 우리 집인데 같이 해야지. 

주말에 시간을 정해서 하자고 한 것도 잘 안되잖아. 


그럼, 왜 주말 아침에 청소하자고 얘기 안했어? 


내가 얘기하면 당신한테 잔소리하니까 싫어할거 아니야. 

그리고, 왜 내가 꼭 먼저 청소하자고 얘기해야돼 ?! 



도무지 청소에 대한 부분은 해결이 잘 나지 않을 것 같아요. 

다행히 요즘은 남편이 한풀꺾여 제가 갑작 청소해도 그러려니 하는것 같아요.  


부부로 살고 있는 날짜가 하루하루 지나가고 서로에 익숙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서로의 생활 방식을 속속들이 알지 못해 부딪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사는 날이 늘어갈수록 아마 숨겨진 차이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되면서,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의 크기를 넓히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쌩뚱맞은 이야기이긴하지만,,,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건 일상에서의 탈출과 요리, 청소, 빨래같은 가사일에서 자유롭기 

때문이 아닐까요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금요일 아침이면 눈뜨자마자 남편의 첫마디는 


Friday ~~~ YAY  !!!! 


사실 어찌보면 금요일 지나고 토, 일 지나면 다시 월요일이 돌아오는 

반복되는 직장인의 일상이기는 하지만.... 나중 일 너무 걱정말고 

우선 금요일은 신나는 기분으로 놀거나 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남편은 유난히 신이 났는지,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릅니다. 


부인 !!! 오늘 곰요일이다ㅡ 기분 좋지?  


곰요일??? 곰요일이 뭐야 ~~~~

금요일이지. 


난 금요일이라고 그랬어. 곰.요.일. 


봐봐 ㅋㅋㅋ 아직도요일이라고 하잖아
입을 옆으로 크게 벌리고 ㅡ  으으으으으~~~~~ 그그그 금요일. 

ㅋㅋㅋㅋ 부인 못생겼어

뭐라고??? ? 


그렇게 입 크게 벌리면서 그그그 하면 잘생긴 사람이 어딨어. 
내가 해볼까? 그그그그 

이야ㅡ잘생긴 남편. 진짜 잘생겼네


그렇게 신나는 곰(?)요일을 보내고 주말에는 IKEA를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집에 필요한 것 사느라고 식사 때를 놓쳤더니 배고프고 많은 짐들고 있기도 힘들고..

얼른 밥먹고 싶습니다. 


주말에 IKEA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남편이 먼저 자리를 잡고 저는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IKEA 식당의 접시가 커서 쟁반을 두개를 썼더니 가져갈려고 하니 남편이 앉은 자리는 멀기만하고.


두번가기 싫어서 남편을 불렀는데 휴대폰하느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ㅠㅠ 

좀 짜증나더라고요. 뾰루퉁해 있는데 남편이 눈에 하트 뿅뿅 뿌리며ㅡ 


부인~~~고마워. 

뭐가 ? 

나랑 경혼해줘서. 

아ㅡ뭐야. 갑자기

이렇게 못난 체코에 와줘서. 

아냐ㅡ이렇게 IKEA 와서 재밌는 구경도 하고ㅡ 쇼핑도 하고ㅡ 맛있는것도 먹고

근데 IKEA는 체코 거 아니잖아.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 ^.^



체코에 살다보면 아무래도 한국 사람의 쇼핑구매를 충족하기가 어려운거 같아요. 
식재료는 전반적으로 싸지만 공산품들이 가격대비 품질이 좋지 않거든요. 



프라하 미쿨라쉬성당




한참 음식을 먹고 있다가 갑자기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고른건지 걱정됩니다. 


남편. 근데 음식은 맛있어?

그럼~~ 부인이 가져온건데 다 맛있지. 뭘 고를까..고민하면서 내 생각했을거 아니야. 

사랑으로 고른거니까. 다 맛있어. 고마워 부인

헤헤. 근데 미트볼 조금 더 사올걸 그랬다.


그래그래ㅡ다음에는 더 많이 먹자 ㅎ 



밥을 먹다가 갑자기 남편이 커피 먹을 때가 됐다는 게 걸 생각났습니다. 


남편~ 근데 밥 먹을때도 커피 같이 마셔? 

응. 같이 마셔. 하~ 커피 먹고 싶다. 

나는 커피는 후식이라서 밥 먹을땐 같이 안 먹는 줄 알고 안 가져왔어. 

아~~~ 괜찮다~~~~ 집에 가서 먹으면 되지.

그래. 다음에는 커피도 밥먹을 때 같이 가져다 줄게


이렇게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 더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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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소곤소곤 일기] -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는 무엇일까요

드디어 대망의 김밥 만들기 회식 날이 다가왔고~

 

기본재료들은 집에서 파티를 제공해주는 직원분이 장을 보셨고요.

나머지 한국음식재료들은 저, 남편, 체코 보스 이렇게 셋이서 당일 퇴근하고 

한국식품점에서 사기로 했어요. 

 

이상하게도 이렇게 약속 있는 날은 일이 더 많더라고요.

 

남편~~ 미안한데,,, 나 오늘 일찍 안 끝날 것 같아.

보스랑 둘이서 한국 식품점 가야할 것 같으네. 미안 ㅠㅠ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럼 있다가 동료네 집으로 바로 와. 

 

응. 알겠어.  

 

 

그리고는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숨도 안쉬고 일했습니다.

다행히 일을 마무리하고 파티가 열리는 집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옵니다.

 

'흠.... 그러고보니 남편 혼자 김밥 재료를 산 적이 없는데.... 잘 샀으려나...

에이~~~ 그래도 김밥 여러번 먹어봤으니까,,, 알겠지'

 

트램역에 내려서 기다리는데 바로 다음트램으로 남편과 보스가 내리더라고요.

보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속했던 체스키크룸로프 포스팅을 했다고 말씀드렸어요. :) 굉장히 고마워하시더라고요.

 

동화 속 마을 체스키크룸로프 포스팅들

 

[체코 CZECH] - 체코인 보스에게 한국이란?

[체코 CZECH] - 체스키크룸로프-Cesky Krumlov 골목

[체코 CZECH] - 체스키 크룸로프 Cesky Krumlov

[체코 CZECH] - 체코맥주- 마시는 빵

[체코 CZECH] - 체스키 크룸로프 래프팅 해보기

 

이런저런 일상 얘기를 하면서 동료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동료집의 부엌은 거실 한쪽면에 1자로 되어 있어서 공간도 넓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더라고요

 

밥을 스시쌀이라고 사오기는 했는데 한국의 밥처럼 쫀득하고 윤기흐르는 쌀이 아니네요. 흐미..

밥솥도 일반 체코 가정에서 쓰는 밥솥이고요.

주식이 쌀도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한국스타일의 밥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제가 판단착오였죠.  

저희 집에 있는 압력 밥솥을 가져올 수도 없고 ㅎㅎ   

우선 기본 재료인 밥이 잘 안되어 아쉽더라고요.

 

밥이 되는 동안 김밥속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재료를 하나둘씩 꺼내고 있는데 -

뜨~~~아 !!!!!!!!!!

남편이 한국식품점에서 사온 김이...... 올리브유에 구은 바삭한 김 입니다 !!!!!!!

 

 

남편.... 진짜 이 김밖에 안 샀어?

 

응 ! 김이잖아. 왜? 

 

하...... 김은 김이지,,,, 근데 이거.....김밥 싸는 김 아니야....

이걸로 김밥 못 만들어.

 

김밥 마는 것 사와가지고 한껏 들떠있는 분들을 보니, 차마 그냥 밥에 김싸서 먹자고 할 수는 없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봉지 열어서 김의 두께를 봤는데, 역시나 이름만큼 바삭하고 얇습니다.

잠시 멍~~ 한 마음에 구은 바삭한 김을 몇조각 뜯어 먹었어요...

 

아이코..이를 어쩌지...  

 

옆에서 동료분의 남편이 제가 뜯어 먹고 있는 김을 맛을 보시면서 같이 뜯어 먹고 계시다가

잠시 후에 그 분이, 아하 !!!!  하시고는 찬장을 마구마구 뒤져서 10장짜리 스시김을 찾아냈습니다 ! ^.^

 

맞아요~ 이렇게 두꺼운 김이에요 ! 스시 김이라고 써져있는 거요.

 

 

 

전에 말씀드렸듯이 체코사람들이 마끼를 즐기는 편이라서,

시중에 체코 식품점에서 스시김이라고 해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혹시 체코 생활하시다가 김밥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스시김을 사다가 김밥 만드셔도 됩니다.

(요즘 방사능 유출로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가 안전하지 못하긴하지만요;;)

 

다행히 제가 무슨 김을 말하는 지 알았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른 동료 분께 사진을 보내고

근처 식료품점 알려주면서 '이런 김을 사오세요!' 했답니다.

다행히 제대로 된 김을 공수해오셨습니다! 이제 기본재료 김과 밥 준비 완료 !!

 

김밥형태를 만드는 것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서, 김밥도 만들고 연어 마끼도 같이 만들기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요리사이고 ~ 저는 한국사람이니- 한국의 김밥을 먼저 만들자고 했습니다.

 

남편의 동료들 중에 한국 여행을 가 본 분들도 절반이었고, 한국와 일본의 역사적인 관계를 알고 있기에

김밥을 먼저 만드는 것에 동의를 하셨어요.

 

그래요? 그럼 Korean sushi 먼저 만들죠.

 

이건 스시가 아니라 ,,,, 김밥이에요. 김. 밥.

 

기밤? 긴봅? 긴팝 ? 

 

한국어가 낯설다보니 다양한 발음이 들립니다.

이분들이 익숙한 "김" "밥" 소리가 뭐있을까... 생각하다가

 

김정일할 때 김이랑, 영어 이름 Bob처럼 밥이요. 김밥 !

아~~~~ 김정일, 김정은~~~~ 김. Bob 밥.

 

해외에 있다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 남한 사람이냐 북한사람이냐인데요.

아무래도 뉴스에 자주나오다보니 사람들에게는 북한이 익숙하기도 한것 같습니다.

우스게소리로 유명 한국인은 김일성, 김정일... 그다음에 싸이라는 하기도 합니다.  

 

그 다음 연어스시와 저희 남편이 좋아하는 새우튀김 김밥을 만들기로했는데요,

 

 

스시에는 새콤한 식초가 들어가야해서 동료분께 식초를 준비해달라 부탁드렸더니

동료분이 마트에 갔다가 한국어로 쓰인 것이 있어서 사오셨다는데 바로 ~ 현미식초였습니다.

현미식초를 오랜만에 봐요.

 

 

 

모두 다 함께 말고 또 말고,,, 열심히 말아서 슥슥 썬다음 ,, 짜짠~~ 김밥과 스시가 한자리에~~

  

 

본격적으로 음식의 맛을 보려고 하는데

폴란드 직원분이 방긋 웃으며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젓가락을 꺼냅니다.

 

큰 빨래집게처럼 생겨서 젓가락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판매되는 젓가락이요.  

김밥먹는다고 젓가락까지 챙겨오고 ^.^ 얼마나 설레었을지 느껴지더라고요.

 

 

한참 김밥과 스시를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 제 눈에 포착된 충격적인 장면 !!!!

남편의 동료분 한 분이 김밥을 간장에 찍어먹는 것입니다.

 

어.... 김밥은 간장에 찍어먹는 거 아닌데.....

 

아직 체코사람들이 먹을 줄 몰라서 그러니까 이해해줘요.

그냥 미개인이려니~~ 하세요.  ㅋㅋㅋ

 

혹시 김밥에 소금이 덜 들어갔나 맛을 봤는데 제 입에는 간이 맞더라고요. 

그렇다고.... 김밥을 간장에 찍어먹다니 --- OTL  (ㅜㅠ) 

이건 거의 체코맥주에 소주타서 폭탄주 제조하는 것에 해당하는 건데...

 

마끼의 맛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체코 내 한식 보급화는 장기프로젝트가 되어야할 것 같네요. ㅎㅎ

 

식사를 마치고 나니 파티 장소의 집주인이자, 여자동료의 남편이

디저트로 직접 만든 치즈케이크를 주시더라고요.

 김밥때문에 배부른 상황에서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치즈케익과 백포도주


제가 본 동료의 남편 분은 정말 친절하고 센스가 넘치는 분이셨어요.

제가 밥도 없이 구운김을 뜯어 먹는게 신기했을 법한데, 

저와 같이 구운김을 뜯어먹어 주시는 호기심 부터해서

"김밥은 간장 안찍는거라 했지?" 하시며 절~~~대 김밥을 간장에 찍어드시지도 않았고요.  

 

남의 집 부엌이다보니 익숙치 않아서 제가 주방도구를 찾으려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면

제가 필요한 것을 눈치로 파악하시고 척척 갖다주셨고요.  

와인잔 헷갈리지 않게, 표식 하나씩 붙여주시고

와인이 바닥나기 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미리 잔도 채워주시고.

이렇게 멋진 파티를 열어주셔서 고마우니 성함이라도 알면 좋으련만...

 

여자동료분이 남편을 "Kachno(까흐노) !! "라고...부르더라고요.

체코어에서 사람을 부를때 끝에 a -> o 변하는데.....

설마.. 성함이 까흐나 Kachna = 오리 (Duck)이신가.... 했죠.

 

부인과 고등학교 친구로 만나서 결혼하다보니 고딩시절 애칭 그대로 

남편을 "오리" 라고 부르더라고요~ㅎㅎ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고 계시면서 부인의 동료를 다~~ 챙겨주신 남편분 정말 친절하셨어요.

 

 

구운김을 사오고 김밥을 간장찍어 먹는 등 다이나믹한 상황이 있었지만

다들 재밌게 놀고 맛있게 먹었다며 즐거워했어요. 사진에서도 웃고 있는 거 보이시나요?

남편의 동료분들이 다음 회식에는 다른 한국음식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면서요.

 

다음에 체코사람들과 한국음식 만들 일이 있으면 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에 많은 성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의 6개월에 거쳐 집을 찾아 헤매다가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서 이사합니다.

제 인생의 첫 둥지 마련이 프라하가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에게서 독립을 하고 나와 전세와 월세를 살다가 

나와 남편의 둥지인 우리 집이 체코에 생긴다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살림을 정리 하다가 주변 유럽 여행 다녀온 브로셔며, 기념으로 가져왔던 명함들.. 

여기저기서 가지고 있던 영수증들... 보면서 하나하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만감이 교차하는 이 기분을 어찌 설명해야할지요. 


잠시 멍~~때리고 있던 저를 보더니 남편이 


추억하고 있는거야? 


응. 기분이 진짜 이상해. 체코에 한 10년 산 것 같은 기분이야. 


아무래도 외국에 살다보면 다양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심리적인 기간이 긴 것 같아. 



처음에 살고 있는 집에서 오래 살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한국에서 짐을 적게 가져오려고 했어요. 

체코로 오기 전 날 밤까지도 짐을 줄여보겠다고 이리저리 밤새 가방을 싸고 풀고를 반복하다가 

후줄근하지만 버리기는 아까웠던 면티셔츠 같은 것들은 포기하고 집에 있는 박스에 놓고 왔어요. 


체코에 도착하고 나서 엄마랑 전화하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딸은 기분 안 이상해? 엄마는 딸 옷들 보면서 섭섭하던데.... 

하..... 우리 딸이 정말 갔구나..하는 생각에-  

옷도 좋은 옷도 아니고,,,, 


응. 엄마~ 많이 입었던 옷이라서, 짐 줄이려고 놓고 왔지. 


 

이 얘기할 때는 담담했는데,,,, 

지금 제 짐을 정리하면서 - 

갑자기 제가 떠나고 나서 덩그러니 남겨진 후줄근한 옷들만 보셨을 엄마를 생각하니 ... 

콧등이 시려오네요. 


짐을 싸면서 살림을 살펴보면서.... 체코로 올 때 큰 짐과 기내가방 하나만 들고 달랑왔었는데, 

살다보니 어느새 살림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있네요. 


물건에 담긴 시간과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 남나봐요. 

물건을 하나 둘씩 정리하면서 체코 생활에 정착하기까지,

비자 문제며 사소한 체코 문화와의 차이를 경험하며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10년을 산 것처럼 고민 걱정을 했는데도, 아직까지도 주구장창 남아 있는 인생 숙제들을 보면 

하나를 풀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기는 끝없는 샘물 같아요.  


2013년의 끝자락에서 개인적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내년에는 2013년 보다 조금 더 힘든 일들 무던하게 받아들이고 넘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틴성당 - 11세기부터 있었던 이 성당은 100년 뒤에도 200년 뒤에도 이 모습 그대로겠죠



체코에 살며 다양한 고민들로 뭔가 마음이 지치거나 머리가 복잡할때는 요리를 합니다. 

싱싱한 재료를 골라서, 썰고 자르고 볶고 하다보면 머리가 맑아지거든요. 

지난 밤도 그런 날이었나봐요. 


일이 있어서 밤 9시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갑자기 김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밤 9시에 김밥말기라니... ㅎ


김밥용 김은 집에 있으니까 마트에 들러 속에 들어갈 재료를 사와서 지지고 볶고~~~

요리를 하는 동안에는 손과 발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머리가 맑아집니다.

 

스트레스 해소용 요리였던 이 김밥은

뜻하지 않은 센세이션을 가져왔어요.

 

[소곤소곤 일기] - 체코사람이 보고 놀란 김밥재료는 무엇일까요

[소곤소곤 일기] - 김밥을 여기에 찍어 먹는 체코사람이 있다고?

 

Monster University라는 영화를 보면서 남편은 김 위에 밥을 놓고, 저는 재료를 넣어서 말고~ 

이렇게 합심해서 김밥을 말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놀래켜서 에너지를 얻는 괴물들이 이야기였던 몬스터 주식회사 영화를 재밌게 봐서 

이것도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영화 처음부터 왜 그렇게 사람들이 외눈박이 친구를 미워하던지요.

갑자기 체코에 한국인으로 살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과 겹쳐보이면서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사람들과 왜 어울리지 못하는지... 

다르다는 이유로 미움받고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에휴~~~~ 


이럴수록 저를 잘 알아주는. 

굳이 모든 정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제 자신을 그대로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아는 언니가 미국에 살고 있는데, 예전에 저한테 물어본 게 생각났어요.  


체코에 살면서 제일 그리운 게 뭐야? 


퇴근하고 친구들이랑 맥주 한 잔 하면서 수다 떠는거요. 


하루가 힘들어도,,, 

서로를 위로하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어서 친구랑 얘기나누고 나면 마음이 든든했던 것 같아요. 


바닷가 근처에서 자란 저는, 한동안 바다를 보지 않으면 바다가 그리워지는데요.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푸르른 바다를 보고 있으면 한 없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한 번은 남편한테 바다에 관해 물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바닷가에 가면 좋아? 


응. 바다 좋지. 


그런 바다를 한동안 못보면 막~~~ 바닷가 가고 싶고 그래?


아니. 그런 기분은 잘 안들어. 


아... 그렇구나. 


그냥 강이나 호수봐도 괜찮아. 



아무래도 체코가 내륙국가이다보니 바닷가랑 멀다보니, 바다를 보면서 자라는 환경은 아닌 거죠. 

하지만 한국 같은 경우는 삼면이 바다인 나라이다보니, 쉽게 바다를 접하다보니 바다가 그리운가 봐요. 

바닷가 근처에서 자란 저는 더더욱 바다를 그리워하고요.  


바다가 그릴울 때는 바닷가를 다녀온 사진을 보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올 초에 바르셀로나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를 틀었는데요


여수 밤바다~~~


첫 소절을 듣자마자 눈물이 또르륵 흐릅니다. 


남편이 거실로 나오더니, 소파에 앉아 눈물 흘리고 있는 저를 보고


아이고... 여보... homesick왔어? 


그냥 조금. 너무 많은 일들을 한 번에 감당하려고 하니까 조금 벅찬가봐 

여보ㅡ 울지마... 부인이 울면 나는 너무 아프다.


 응. 알았어ㅡ 



쇼파에 우두커니 앉아 마음을 정리합니다. 슬픔은 오늘로 가시고 내일은 밝은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게요.

남편이 침실에 들어가서는 저를 부릅니다. 


빨리와~~~~ 여보. 침대로 빨리와. 얼른 자자.  

응. 알겠어.



침실에 들어가자 살포시 저를 안아주고 이마에 뽀뽀를 해줍니다.  



부인 절대로 다시는 울지마. 알았어? 

음.... 


부인이 울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이 못난 체코에 데려온 것 같아서. 


 아니야.. 내가 좋다고 왔지... 


이제 눈물 없어. 여기는 내 Kingdom이야. 울면 물... 몸... 물...봄.... 


물봄? 그게 뭐야? 


illegal 


아~~~ 불법 ? 으흐흐흐흐 


그래! 그거. 그렇니까 울지마. 알겠어?  



머리속이 복잡해서 쉬이 잠이 들지 않는 오늘 같은 밤에는 유난히 남편 품에 깊~~히 안겨 잠을 청해봅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벌써 프라하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프라하 이 곳 저 곳에서 보이던 한국여행객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보이며,, 시간이 흘러가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자꾸 흐려지는 하늘의 색을 봐도 그렇고요. 


9월 10월 흐린 프라하 날씨는 대자연의 섭리인 것을,,, 제가 어찌해보겠습니까만은. 

작년에도 긴긴 겨울에 답답해했는데... 쉽게 적응이 안되네요. 

그리고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몸도 적응하느라 힘든지, 잠도 많이 오고 지치고 그러네요. 


어제는 밤 10시에 쇼파에서 골아 떯어져서 - 

이불 덥고 있는 채로 저를 말아서 들어올려서, 남편이 택시 해줬어요.


사실 지난 5월에 심하게 회사도 힘들고 그러다보니 제 기분도 괴롭고... 

그러다 언니가 휴가를 오겠다고 하면서 - 언니를 기다리며 고비를 넘기고 - 

정신 차려 보니 벌써 9월이네요. 


좀 지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지난 3개월간 체코 생활에서 열 받았던 일을 펼쳐 놓으려고요. 


감정적이고 예민한 성격 탓에, 기분대로 글을 쓰다가는 너무 후회스러운 글을 남길까봐

이제 감정이 한풀 꺾이고, 웃으면서 '참나~~~' 하고 쓸 수 있어서 펼쳐 놓습니다. 


제가 앞으로 연재(?)할 얘기가 모든 체코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건 아니지만

체코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려고요. 


농담으로 한국회사를 다니나 체코회사를 다니나 스트레스는 목으로 오는데요. 


한국회사는 상사가 못살게 굴어서, 목구멍까지 화가 치밀어 오르고


체코회사는 애들이 무슨 말귀를 못 알아듣고 빈둥빈둥 거려서, 짜증나 뒷목 잡고 쓰러지겠고요 ㅋ 


체코회사 다니는 저로서는 후자에 해당하겠죠? 

자~~~ 자 ~~~~~ 그럼 바야흐로 이야기는 5월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체코의 5월은 휴가의 천국입니다. 5월 1일은 노동절이고, 5월 8일은 체코 독립기념일 (2차세계대전 종전) 이거든요.

모두 수요일에 끼어있기때문에, 2일 휴가만 내어도 앞뒤로 주말 껴서 5일까지 쉴 수 있는 거죠~~ 유후 !!! 


5일 이면 짧지 않은 휴가니까~~ 체코를 좀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체코도 구경할 곳이 많지만 가까우니까 주말에 언제든지 마음 먹으면 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나라 어디로 갈까,,,,생각을 하다가 

여행 갈 생각하니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지면서 마음도 산뜻한 봄 같아집니다. 

그리고 3주 전에 오프 신청을 했죠. 5월 9일, 10일 휴가 내겠다고요. 


그런데ㅡ 
사장이 갑자기 제가 슬로바키아로 출장을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ㅡㅡ; 


원래 4월 15일에 가기로 했는데, 저보다 먼저 가 있던 직원이 계속 있기로 하고 -

그냥 그 주에 안 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넘어가나보다 했더니만 

갑자기 황금 휴가 있는 주에 출장을 가라니요ㅡ 아놔~~~ 오버타임 줄 것도 아니면서 


월급쟁이가 어쩌겠습니까. 알겠다고 했죠.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 4월 25일 목요일에 알려주겠대요. 

그때만 정확히 알게 되더라도 아직 여행 준비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요일에 다시 물어봤죠,,,,, 사장님: 금요일에 알려줄게. 

그래서 요일에 물어봤더니 사장님 :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해서 알려줄게. 


드디어 ! 다음 주 요일이 되었고, 다시 물어봤더니 


장님 : 지금 상황으로는 안가도 될 확률이 90% 이긴 한데. 목요일에 아침에 정확히 알 수 있다.

잊어버리게 되면 다시 나한테 얘기 좀 해줘ㅡ 

-_- ^ 목요일이면 이미 5월 2일 ----- 기다림 끝내 목요일 아침이 되었고. 결국은 출장은 안 가게 되었습니다.



그 ! 런 ! 데 !!!!!!!! 


사장님 :지금 상황이 너무 바빠서 다른 직원들 의견도 물어봐야 될 것 같다. 

끄아아아아아아앙앙 !!!!!!!!!!!!!!!!!!!!!!!!!!!!!!!!!!!!!!!!!!!!!!! 


차라리 처음부터 상황이 바쁘고 어찌 될지 모르니까 휴가 보류해라고 하든가요. !! 

세상에 더 열 받았던 건, 저만 이렇게 휴가가서 다른 애들 의견도 물어봐야하는 건가...했더니만

저 말고도 M씨도 같은 날 오프 신청한 거 있죠. 

저한테는 M씨가 휴가 가는데 어떻게 생각 하냐고 의견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죠. !!! 


우여곡절 끝에 휴가가 확정 되었으니 떠나려고 봤는데, 

복잡한 도시를 떠나 편하게 쉬다 오려고 주변에 할슈타트 쪽으로 찾아봤는데ㅡ

기차역 근처에 있는 적당한 가격의 호텔이 없네요. 그리고~~~ 호텔도 거의 1박에 200유로 

멀리 가기에는 여행 준비가 늦어버린거죠.  에휴....



출처: 위키피디아-할슈타트 Hallstatt



남편하고 어디로 여행을 갈까 계속 얘기를 나눴어요. 


우리 노반슈타인 궁전 갈까? 궁전 가까이로 가는 기차가 있긴 한데... 

아님 뮌헨 갈까? 근데 뮌헨은 도시라서..... 조용히 있다가 오고 싶은데...
남편은 어디가 좋아? 


당신이 가는 곳은 내 어디든 따라가리오~~ 


출처: 위키피디아 - 노반슈타인성Neuschwanstein Castle



잘츠버그도 가고 싶고 할슈타트랑 뮌헨 그리고 노반슈타인궁전도 가고 싶고. 

바로 가는 할슈타트로 가는 기차가 있기는 한데 3번정도 갈아타고 거의 8시간을 기차가야합니다.  


그럼 노반슈타인 궁전 갈까?  


기차 8시간 타고 가서 이것만 보고 오는 거야? 


여기가 원래 가기가 좀 불편한 곳이라서.... 


그래도 왕복 8시간씩이면 거의 2일은 왔다갔다하는데 쓰는 거라 -


당신이 가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간다며 ! 


그럼~~ 난 의견도 얘기 못하는 거야? 



갑자기 남편이 이불 뒤집어 쓰고 - 애처럼 땡깡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에효... 어디를 가려고 하면 투닥거린다더니ㅡ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꼼꼼한 신랑,,, 온라인으로 기차편이며 버스편이며 자세히 알아보더니 - 


세상에... 중간에 기차 연결 편이 시간이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타고 있던 이 전 기차가 10: 25분 도착 예정이면, 연결 편은 10: 23 분 출발 이런 식인거죠.

타고 있는 열차가 부지런히 달려 빨리 도착하길 바라야 하는 건데. 

체코 및 유럽 국가에서 빠른 속도를 바라면 안된다는 거 알고 있기에 ^^ 


부인.... 당신 실망시키기 싫은데... 

당신이 진짜 가고 싶으면 가자. 


중간에 기차 놓칠 위험이 있는데 어떻게 가.


그래도 가고 싶잖아.  


가고 싶긴 하지. 근데 어뜩해...사장님이 휴가 늦게 주는 바람에. 


그러게, 좀만 일찍 알았어도 계획 더 잘 세웠을텐데..


하... 몰라. 


그럼, 여보. 우리 이렇게 하자. 

다음에 길게 휴가 내서 독일 일주 하는 걸로. 


응?  독일 일주? 


응. 다음에 2주 정도 장기 휴가 내서 

가고 싶은 독일 도시들 다~~ 여행 하자. 어때? 



정확한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남편의 독일 일주 제안에 마음이 수그러집니다. 

이히히히. 정말 감정적인 나란여자 ㅋㅋ


5일이라는 긴 시간 체코에서만 머무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휴가니까요 !

체코에서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합니다. 


+ 늦은 5월 여행기 계속됩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 날씨이야기: 프라하의 오늘 날씨는 화창하고 최고 온도 34도까지 올라갑니다.

지난 주말에는 천둥,번개,돌풍이 몰아치며 비가 주룩주룩 왔어요. 

근데 프라하는 비가 오면 많은 양이 오다가 1~2시간이면 멈춰요.  

아니면 가랑비처럼 부슬부슬 오고요. 이런비에 현지인들은 우산 잘 안쓰고 다녀요.



저희 회사는 업무 특성상 밤에도 집에서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시간이 일반 회사보다 빠릅니다. 


그래서 보통 제가 퇴근 먼저하고, 집에서 남편 오기를 기다리는데요. 


지난 주는 퇴근하고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프라하 시립 도서관이 여름휴가를 이유로 20일 정도 휴관하거든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거의 한 달 동안 휴관이라서 필요한 책이 있어서 미리 빌려왔어요. 

도서관 들러서 집에 늦게 왔더니 남편이 먼저 와 있네요. 

들어가자마자 눈이 휘둥그래져가지고는 (0..0) 


여보 !!! 왜 전화 안 받았어? 

으잉? 무슨전화?

전화했었잖아. 

너무 피곤해서 트램에서 잠깐 잠들었어.

아이코... 그렇게 피곤했어?



한국은 이동수단인 버스나 지하철에서 잠을 자는 게 생활이었지만

체코의 생활은 여유롭기도 하고, 프라하는 수도이지만 생활하는데 이동거리가 길지 않아서 

잠을 안 자는데,, 그 날은 유난히 피곤했는지, 깜빡 졸았다가 정류장에서 못내릴뻔했어요. 


남편한테 졸았다고 말하고는 휴대폰을 확인해보니ㅡ전화가 묵음으로 되어있네요. 



아..맞다.내가 도서관에서 휴대폰 소리를 묵음으로 해놨어.. 

어? 문자도 보냈네ㅡ


뭐야~ 걱정했잖아


미안.미안



남편한테 도서관 간다고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정신이 몽롱한 상태라서 잊어버렸네요.


요즘 한국에서 부탁 받은 일을 하는 게 있는데 남편이 도와 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수익금의 35%를 주겠다 했어요. 


부부가 되면 참 남편 돈이 내 돈이고, 내돈도 내 돈이고 캬캬캬캬캬~~  농담이고요.



저희 부부의 경우는 결혼하고 나서 "나의 돈" 에서 "우리의 돈"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어가는 거 같아요. 
사실 수익금 통장으로 들어오면 그냥 우리 둘의 돈이 되는 거기는 하지만 

같이 일을 도와주는 남편에게 고맙기도 해서, 제가 수익금을 할당해주기로 한거죠~



저녁을 먹고 일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목이 마르네요. 


하~~ 남편~~~~ 

목이 마르네~~~물 좀 갖다 주세요. 

아예!! 사장님, 35%사장님 

ㅋㅋㅋㅋㅋ 



제가 따라 마시는 게 아니라 남편이 가져다 주는 물은 왜 이렇게 더 맛있는 걸까요. 

물을 한잔 마시고 나니 갈증이 확 가십니다. 


히야~~ 좋다. 


했더니. 

아. 네네 37 % 사장님 

에이~~~~!!! 노노노. 물은 물이고 35% 는 그대로


자신의 전략에 실패한 남편은 저보고 악독 사장이라며 투덜투덜 거립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계약은 계약이죠 ㅎㅎㅎㅎ 

소파에 나란히 앉아 일을 하다가 스트레칭도 하고~ 피곤이 몰려 기지개를 쭉 피며 꿈틀거리다가 

옆에 앉아 있던 남편의 눈을 손가락으로 찔러버렸네요.  


으악 !!!! 엄마아아아~~~~

아이코. 미안해 남편. 



그리고 나서 눈커풀에 뽀뽀를 쪽 <3 


흐음 ~~~~~~ 


눈을 떴다가 다시 눈을 찡긋 감더니 

아~~~!!! 아직도 아파.

 
그래서 다시 눈뽀뽀를 쪽 <3 

살짝 실눈을 떠서 제 눈치를 보더니 엄살부리며 


아!! 눈이 또 아프다. 아~~~~~~아퍼. 
 
남편 고마해 (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 

 

단호한 저의 저지로 멈췄어요 ㅎㅎ 

남편한테 눈뽀뽀를 해줬는데ㅡ 기분이 므흣하니 좋았나봐요.



보통 입술이나 볼, 이마에 하는 뽀뽀가 일반적이지만요. 


머리 정수리나 머리와 이마의 경계에 하는 뽀뽀, 코끝이나 눈꺼풀에 살짝 하는 가벼운 뽀뽀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랑 받는 느낌을 받아서 좋아요. 



네~~~ 여러분의 상상대로 닭살 남편을 둔 제 얼굴의 95%는 남편 입도장이 찍혀있습니다.  

입도장 닿지 않은 5% 는 눈알 입니다. ㅋㅋㅋㅋ 



또 하나 !!!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잡은 손을 입으로 가져와 손 등에 가벼운 뽀뽀도 기분 좋아요~~~ 

데이트 초보자들은 자기 손등에 뽀뽀하지 않도록 누구 손인지 잘 확인하시고요  



사랑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여름에 덥다고  멀리 하시지 마시고~~~

끌어 안고 있지는 못해도 서로서로 입술도장 꾹꾹 찍으며- 짝꿍들 잘 찜해 놓으셔요.






+ 쌩뚱맞은 꿈이야기.


요즘 언어 스트레스를 받은건지, 어제는 이상한 꿈을 꿨습니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4개 국어를 하는데, 저만 모국어와 영어만 하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체코에 오래 살았다면서 체코어도 못 해?' 라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놀라서 깼네요. 


정신차리고 나서는 


'휴... 모두가 4개 국어 하는 세상에 아직은 살고 있지 않구나.' 하고 안도했어요. 


이상한 꿈이죠? 어제밤에 천둥번개쳐서 이런 요상한 꿈을 꾼건지....잘 모르겠어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