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중국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가 하는 일은 월병과 보이차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아~~ 상쾌한 아침. 월병 먹어야지!

부인이 계속 얘기하니까 나도 먹을래


월병 덕분에 열심히 한 다이어트는 말짱 도로묵이 ㅠㅠ 이제 월병을 다 먹었으니 다시 체중 관리 시작해야죠 ㅎㅎ 월병을 오물오물 먹고 있는데, 남편 손이 쓰윽 들어와 월병을 한 개 더 집습니다.  

 

뭐야 2개째 먹네

아니~~ 먹다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월병을 먹다가 갑자기 남편이 후다닥 아기한테 뛰어갑니다. 

 

아아아아~~~ 안돼!!

 

회사에 가져가야할 서류로 가득  가방을, 열어 놓은  바닥에 놨던 거죠. 가방에 물건이 "날~~끄집어 내봐~~"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딸래미가 놓칠리 없습니다.

 

딸, 이거 아빠 중요한 문서란 말이야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아아아~~~ 안~~

 

휴대폰을 잠시 소파에 두었다가 딸이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거죠. 얼른 휴대폰을 높은 테이블 위로 올려 놓습니다


남편, 여기는 호텔이 아냐~~ 아기가 계속 돌아다니며 물건을 호시탐탐 노린다규!

응응, 알겠어. 부인 근데 우리 주말에 날씨 좋으면  가족 산책 나가자 

그래그래

 

남편은 출장때문에 집을 자주비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함께 가족 산책을 제안합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저를 뒤에서 와락! 안습니다. 


부인, 그대로 있어

얼른 출근

가만히 있어 부인. 아무데도 가지마

나는 안 가~ 남편이 자꾸 가지. 이제는 한국도 건데

아, 그래도. 아무데도 가지마

알겠어~ 아무데도 안 가게, 돈 많이 많이 벌어와 ^^

 

너무 현실적인 부인인가요? 미혼일 때는 사실 진정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은... 결혼 생활에서 돈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도 먹고 사는 기본을 해결하는 돈 앞에서는 그 힘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꼭 사랑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뭐든 적당한 선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남편을 현관에서 배웅하고 뒤돌아보니 화장실과 화장실 거울에 불이 그대로 켜져 있습니다. 체코남편이 돌아 왔음을 느끼네요. 출근 준비를 하며 서랍장까지 열어 놓아서, 딸이 아랫쪽 서랍장에 있는  물건을 죄다  놓았습니다


에휴,,,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청소가 끝이 없네요~~


여기까지가 중국출장 다녀와서이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국출장 관련입니다. 이후로 남편은 중국출장을 한 번 더! 가서 이야기 흐름이 좀 뒤죽박죽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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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한국출장을 가면서 갑자기 남편이 한국에서 유학을 해서 둘이 함께 한국에 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결혼생활도 몇년되고 육아에 치이다보니 블로그 초창기랑 비교하면 포스팅에 깨쏟아짐이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간혹 봄바람에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듯, 남편과 연애하던 추억의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날이 있습니다.


부부가 연애시절 떠올리기 시작하면, 부부사이가 농익어 가는 거라던데 ^^;;;

파릇파릇했던 남편과 저의 모습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휘리릭~~~


체코사람들 대부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친해지고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남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9시 수업을 듣는데 그날따라 일찍 도착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강의실로 가는 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남편을 우연히 만났고 같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라 남편이 저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그전까지 얼굴만 알고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횡단보도에서 강의실까지 의외로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걸어갔습니다. 돌이켜 보니, 함께 걷는 동안 제가 깔깔거리고 웃으며 상당히 유쾌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강의실에 도착할 쯤, 남편이 물었습니다.


혹시, 음료수 마실래?

응, 그래


걸어오는 길이 오르막이라서 목이 타던 찰나였거든요. 매점 자판기에 가서는, 남편이 또 물었습니다.


뭐 마실거야?

나는 아이스티 


남편은 콜라를 뽑았고 (남편은 저랑 결혼하고 나서 거의 콜라를 끊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힙합보이에 콜라를 즐겨 먹었던 남자~), 자판기에 남은 돈으로 제 아이스티까지 사줬습니다. 


남편이 유럽사람이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데다 거의 처음 이렇게 둘이서 길게 얘기해보는 사이라서,,,


으잉? 왜 음료수를 사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이 마르니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600원짜리 상냥한 음료수 한 잔에 홀딱 넘어가버린듯 싶어요 ㅋㅋㅋ  



그 후로 친구들이 여럿 모인자리에서 남편은 저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장난끼도 많은 남자였기에 장난 반으로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할로윈 파티에서 진심을 알게되고는 그 때부터 남친여친이 되었답니다~~ 


외국남자하면 왠지 더 친절하고 부드러울 것 같지만서도,,,, 남편은 자상한 한국 남자들처럼 매일 밤 집에 데려다 주거나, 화장실 앞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자아가 강해서 연애를 하기 쉽지 않은 성격인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모습이 데이트를 할 때 참 편했습니다. 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할 때도 체코남편 특유의 기분좋게 말하는 화법으로 이해가 잘 되게 설명해줬어요. 



큰 싸움없이 데이트를 해나가던 중, 남편은 방학동안 체코로 한 달 떠났고 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잘 지낸다며 안부 차 보내 비디오 남편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생기랄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자친구는 한국에 놔두고 잔뜩 신나있구만~~ 흥칫뿡!


비디오 속 밝은 표정의 체코남자친구를 보는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면서도, 당연히 오랜만에 체코음식도 먹고 체코 친구들 만나 체코어로 떠드는 게 재밌고 편하겠단 생각도 했죠.  

 

남편은 한 달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만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둘이 식당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비빔밥을 먹는데,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내 체코남자 친구가 진짜 맞는거지?


어리둥절 바라봤습니다. 제게는 남친과 떨어져 있던 한 달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꿈인가 생시인가 눈 앞의 체코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습니다. 한달간 떨어져 있기 전까지는, 사람이 제 곁을 떠난다는 것을 크게 실감을 못하고 있다가... 이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외국인이니 언젠가 때가 되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이런저런 시간이 지나 체코남편이 한국출장을 간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출장 가기전에 아기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다같이 침대에 누웠습니다. 


엄마! 뽀오뽀, 뽀오뽀 (=뽀로로) 



저희 아기에게도 뽀통령이 인기 만점입니다~~ 아기가 뽀로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찾아서 가져다 줬더니만... 자려고 뒤척거리다 제 얼굴을 빡! 때렸습니다 ㅠ.ㅜ 제 눈 앞에 번개가 번쩍 !


으악! 내 얼굴~~~

부인 괜찮아?

아니, 진짜 아퍼 ㅠㅠ 아야... 

으흐흐흐흐~~

뭐야, 남편

아니,,, 그게... 우히히히

뭐가 재밌어? 우와~~진짜로 별이 보였어. 아흐.. 아퍼

부인이 웃기게 말했잖아. 앞으로 별 안보이게, 내가 한국 가서 천으로 된 뽀로로 인형 사가지고 올게

아, 몰라~ 


헤어짐의 형태이든, 장거리 연애이든,,, 국제커플은 언젠가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연인사이인데요...  


저와 남편은 여차저차 연애를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현재는 플라스틱 인형으로 안면을 강타하는 공격성(?)을 갖은 아기도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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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한국에 출장을 가기 전에 한국에 에이전시랑 연락을 하는데 남편의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어머, 카톡을 사용하세요? 

놀라면서도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네요. 남편은 

내가 한국에서 살았고, 한국어도 알아 듣고, 한국여자랑 결혼했다고 하면 더 깜짝 놀라겠지? 

은근 에이전시 사람들을 놀래켜 줄 생각에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한국을 아는 체코남자와 체코에 살며 블로그하는 한국여자. 두 사람이 만나 혼혈아이까지,,, 흔한 조합은 아닌것 같죠?  덕분에 낯선 해외생활에서도 블로그라는 온라인 세상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저의 체코생활을 궁금해 하는 한국 분들을 만났다면, 남편의 주변 체코사람들은 저의체코 생활을 궁금해 했습니다. 처음 체코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남편 주변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정말 정말 많이 물어봤습니다. 

체코 생활은 어떻대? 힘들지는 않고? 체코 음식은 먹을만 하대? 체코 날씨에 적응은 하고? 체코에서 일은 하고? 체코에서 친구는 사귀었고? 

등등 프라하 생활 한 2-3년 지나고 나니, 그런 질문은 더이상 안 받은 것 같아요. 

체코 날씨 관련해서 들은 황당한 질문 중에 하나는, 며칠 째 눈이 계속 오던 겨울이었는데

어떡해,, 너희 한국인 부인. 눈은 처음 보는건가? 체코가 이렇게 추워서 추위는 어떻게 견디고 있어?

한국의 지리적인 위치를 동남아시아 근처로 인식하고 있는 체코직원이었습니다. 남편말로는 학교에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구분에 대해서 배우는데, 이 분은 아마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을까... ^^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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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가이드 꿀잼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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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기에, 남편의 신상털기(?) 시간이 다시 있었습니다. 

여봉봉~~ 체코 집 상황은 어때?

응, 별일없어

우편함은 확인해봤어?

응, 남편이 말했던 서류도 왔어

잘했네. 근데 사람들이 계속 부인에 대해서 물어봐

에헤헤. 당연하지~~

이제는 아기에 관해서도 물어보고

그럼그럼~  

이제 나는 부인이나 아기없으면 별로 할 말도 없는 재미없는 사람이야

에이... 뭐 그래. 체코남자+한국여자 -> 체코리안 아기 이 조합이 콤비네이션이 재밌는거지


남편은 일정이 일찍 끝나는 하루 형부와 언니, 조카들을 만나러 언니집에 갔습니다. 

동생아, 제부 뭐 좋아하니

집에서 차려주는 한식이면 완전 좋아할거야

그래도, 뭘 잘 먹어?

아휴.. 괜시리 언니만 귀찮게 한 거 같으네

아냐아냐

계란말이랑 된장국, 삼겹살~ 한식이면 진짜 잘 먹을거야

남편이 도착할 시간이 되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편 어디야? 

지금 가고 있어. 회의가 생각보다 늦게 끝나서

응, 언니가 기다리고 있대

거의 다 왔어


남편이 언니집에 들어가자 조카가 던진 첫마디가 

How are you? 

였답니다. 조카의 눈에도 체코남편이 확실히 한국말 못할 게 생긴 외국사람이었나봐요 ㅎㅎ 

How are you를 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에 알아 들겠더라고. 다른 한국말은 뭐라뭐라 잘 못알아듣겠는데

먹성 좋은 남편은 삼겹살에 밥을 2그릇을 먹었다 합니다. 

조카봤는데~ 우리 딸이랑 크게 차이는 안나보이더라고. 근데 춤사위가 보통이 아니야~~우리 딸 분발해야겠어

남편은 저녁만 얼른 먹고 더 늦게 퇴근한 형부와 인사만하고 아기들이 잘 시간이 되어서 호텔로 갔답니다.

체코남편을 혼자 한국으로 보내면서도 기뻤던 점은 한국에서 물건을 가져오라고 부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니가 조카한테 작은 옷을 주고 싶어하기도 했고, 최근에 갑자기 한국 종이책도 너무 읽고 싶어졌거든요. 

책과 함께 김, 깻잎씨, 레깅스 운동복 바지 등 온라인에서 주문해서 남편이 머무는 호텔로 보냈습니다. 제가 주문한 품목이 제각각이다보니 상자만 한 네 다섯개 도착하지 않았을까 해요. 

호텔직원들은 

금발에 파란 눈 외국인이 무슨 택배를 이렇게 받나..

의아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소유하는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라이프에 꽂혀서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와 육아로 제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그리고 일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주문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제 때 도착을 못해서 어쩔수 없이 주문을 취소했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가면 사올 책 리스트로 적어놨습니다.

​서울을 다녀왔다는 증거물(?)로 서울지도를 꺼내 놓고, 여기저기 회사를 방문하면서 받은 다이어리 선물도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FT 아일랜드 음반을 꺼냅니다. 체코남편이 FT 아일랜드를 어떻게 알지? 의아했습니다. 

남편, 이건 뭐야? FT 아일랜드 알아?

아~ 우리 일행을 인솔해 준 어머니 딸이 FT 아일랜드 팬이래. 음반을 엄청 사서 이렇게 주변에 나눠주시더라고

우와~ 완전 대단한 팬이구만

딸랑구, 이거봐라~~ 뽀로로!

아하하~  뽀뽀. 뽀보

그리고 이거는 부인 거 

하면서 남편이 꺼낸 것은 심슨 맨투맨 셔츠입니다. 

제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심슨 만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요즘 말로 심슨 '덕후'에요. 남편의 심슨 DVD 깜짝선물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기도 했는데요... 


제가 심슨 덕후임을 언니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맨투맨 티 안에 넣어져있던 언니의 편지. 


보고 싶고 사랑하는 우리 동생

제부 올 때 같이 오면 좋았을걸. 또 멍멍이들 땜에 못오는 너 마음도 이해해. 
오고는 싶지만, 또 애들이 있으니... 
이게 책임감인 것 같아. 우린 책임감들이 너무 커. 그렇게 자라서 그런가? 

생일 선물도 못 챙겨줘서 미안해서- 네가 좋아하는 심슨 캐릭터 옷 샀어. 마음에 들면 좋겠네. 

전래동화 3권 보내고, 거기에 CD 1장 넣었어. 잘 때나 읽어주기 어려울 때 틀어줘. 
작아진 옷들도 보내고 수영복도 하나 보내.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고, 항상 옆에 같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애들끼리고 잘 지낼텐데... 언젠가 한국 오겠지? 

체코에 있는 동안에 힘들거나 수다 떨고 싶으면 페이스톡 해~

아기 챙기랴 멍멍이들 챙기랴 네가 많이 버겁겠지만, 잘지내고~ 우리 동생 힘내고, 화이팅!
언니가 응원할게   

언니의 엽서를 읽으면서 마음이 찡~해집니다. 

아~~~ 부인 울지마. 우리 한국 갈거야. 꼭! 꼭!

안 울어~~~ 그냥 너무 기뻐서 눈물이 좀 고인거야

다음에 한국갈 때 같이 가자

그래그래. 알겠어

언니는 조카에게 작아진 옷가지들을 여러벌 보냈습니다. 신발도 함께 보냈고요.

언니ㅡ 뭐 이렇게 많이 보냈어

더 못 보내줘서 미안하지. 제부가 하,,, 짐이 많다~~그러면서도 훈제 오징어는 꼬~~옥 챙기더라

ㅋㅋㅋ 그럼그럼 훈제 오징어 엄청 좋아하거든

남편이 한국에서 가져 온 선물들을 보며, 한동안 마음이 따뜻해져서 한국에 대한 향수병도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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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제 포스팅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체코남편이 한국 출장을 갔습니다. 남편의 한국여행은 항상 제가 함께 갔었는데요, 출장이 되면서 체코남편 혼자 한국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사람인 저는 체코에 남고, 체코사람인 남편은 한국에 있는... 뭔가 오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체코남편은 한국에 잘 도착했으나, 호텔에서 문제가 좀 생기면서 시작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부인, 누가 호텔 예약을 잘못해서 오늘 1박 밖에 못할 수도 있어

아이고, 어떡해?

아흐, 몰라. 근데 하늘이 엄청 뿌옇다 

요새 한국 공기가 별로야, 그럼 숙소를 다른 데로 예약하는 거야? 일행들은? 

하...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우선 회사랑 에이전시랑 연락을 해봐야지

그래그래

감사하게도 열심히 일하시는 현지 한국 에이전시의 도움으로, 남편은 같은 호텔 다른 방에 투숙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창밖에 풍경은 더 좋은 것 같아

그래? 다행이네

빌딩도 많이 보이고 

하아~~ 서울의 빌딩 숲

생각해 보면 웃긴 것이, 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고층 빌딩 숲이 답답하기 그지 없더니- 평지와 낮은 건물이 가득한 프라하 생활이 길어지며 반짝반짝 빌딩 숲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부인, 이제 여기에 계속 있을거니까. 필요한 물건을 여기로 택배 보네

응, 알겠어

방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보여 

ㅋㅋㅋ 건물 옥상에서 담배 피우는 게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이네. 진짜 한국이야

그리고 체코남편의 눈에 띈 한국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대형 성인용품점이었습니다. 빨간 컨테이너가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아래쪽 간판을 보기 전에는 어떤 상점인지 몰랐어요.  

서울이 변했네

그러게

성인용품 점이 이렇게 길가에 크게 있어 

그러고 보니 체코에 성인용품점은 길 한복판이나 대로변에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성인용품점은 주로 뒷골목 후미진 곳에 위치했던 것 같아요.  

한국이 변했다고 느낀다며 남편이 보내 온 다른 사진은, 남자의 나체 뒤태 그림 벽화였습니다.

체코남편 눈에는 한국사람들이 성을 더이상 감추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양성화 시켜 건강하게 변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한 5~6년 전만해도 유럽배낭여행을 신혼부부들이 많이 왔었는데요, 요즘은 20대 초반 청춘 남녀 둘이서도 많이 오더라고요.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유럽여행에도 반영이 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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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배낭여행 가이드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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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남자친구, 여자친구랑 둘이 간다고 제대로 얘기를 하고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 남들이 뭐라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사랑이 뜨거운 시절에 아름다운 유럽배낭여행이라니~~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낭만으로 말하자면 뒤지지 않는 저희 체코 남편은 이런 카톡 메세지와 사진을 보냈왔습니다. 

내 커피가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메세지가 있대 ^^

컵이 매우 뜨겁습니다(HOT). 당신도요 (HOT = SEXY)

다행히도~~ 남편의 콩깍지가 아직 안 벗겨졌나봅니다.

저희 남편은 체코사람인데도 한국에서 한국사람들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다보니, 중국 출장보다 훨씬 연락을 못했어요. 계속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만 했고요. 

그러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에 보내 온, 사진  !!!! 

ㅠㅠ 흐어어어어어어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중에서 돌솥밥이 제일 먹고 싶어요... 

뭐야~~~ 이거. 완전 맛있겠다. 봐, 남편... 출장이어도 어쨌든 한국음식 먹고 좋을 거라 했잖아

나는 일행들 챙기느라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

그래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었을 거 아냐.... 진짜 부럽다

남편은 일정이 일찍 끝나는 저녁에 저를 대신해서 언니네 집을 가기로 했습니다. 부모님 선물도 전해주고 새로 태어난 조카도 만나고 언니 봉투 좀 챙겨주려고요.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 달래기 위해, 남편이 언니 집에 갔을 때 영상통화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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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출장을 가고 체코에 있는 동안, 외롭기도 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으나... 눈에 띄게 집안일도 줄어 밤이면 저만의 시간이 나서 좋았습니다. 그간 밀렸던 포스팅도 왕창하고요. 

하지만 즐거운 꽃놀이도 잠시.

 

남편의 부재가 일주일이 넘어가니 허전하고 집이 휑한 것이 느껴지고... 결론적으로 남편이 보.고. 싶.어.지기 시작합니다

 

매일같이 사는 부부이다보니, 저희도 부부싸움을 하는데요, 싸우고 나서 그 찜찜한 분위기가 불편해 최대한 다툼을 피하려고 합니다. 


누군가 그러던라고요,,, 아무리 잔소리해도 배우자의 습관은 잘 안 바뀌니,,, 같이 살다보니 자주 보이기는 하고.... 그렇다고 계속 짜증내고 싸우기는 싫어서,,,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궁시렁~~ 궁시렁~~ 혼잣말만 는다고요. ^^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남편에게 육아를 좀 더 참여해줬으면 하는 기대와 -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남편의 입장 차이로...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쌓이면서 불편한 상황들이 있었는데요, 남편 출장을 계기로 떨어지게 되면서 서로 애틋한 감정이 다시 살아 난 같습니다 ^^

 


남편이 없는 사이 밤에 아이를 재워 놓고 나서 드라마힘센 여자도봉순을 봤는데요


<힘쏀여자 도봉숨> 사랑스러운 박보영

 

<힘쏀여자 도봉순>드라마가 B급 드라마라는 비평도 있긴 하지만, 꼭 깊은 내용이 있어야 좋은 드라마인가요... 요즘 현실이 세상살이가 어렵고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다보니, 이 정도 가벼운 내용의 드라마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 중간중간 유치한 장면들도 있지만,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볼 수 있는 내용의 드라마이고, 여자 주인공인 박보영이 옷빨도 좋고 귀여운 매력 만점이고 박형식 키가 183cm라서 비현실적 기럭지와 훈남 얼굴을 보고 있으면~ 긍정에너지가 느껴져 좋습니다. 저도 이제 아줌마인가 봅니다


<힘쏀여자 도봉순>의 남녀 주인공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높은 도봉순 드라마 시청률은 연기자 김원해 씨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김원해씨가 건달과 도봉순의 직장상사 1인 2역으로 나오는데 너무 깊은 얘기는 스포일러 될 수 있으니 건너 뛸게요. 



아빠가 없는 동안 딸은 아빠를 '엄마랑 같이 사는 아저씨' 정도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매일 같은 반찬에 밥 먹기가 지겨워 점심에 식당을 갔는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집 주변에 아직 안 가본 체코 음식점을 갔습니다. 식당에 관해서 체코남편과 제 성향이 다른데요, 남편은 한 번 가본 데를 계속 가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고, 저는 새로운 곳이 있으면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합니다. 뭐든 새로운 것 해보려는 성향탓에 제가 해외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체코 전통음식인 Knedlíky 끄네들리끼와 함께 닭고기 요리가 나오는 점심메뉴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ㅜ.ㅜ 닭고기가 살코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뼈째로 나와서 놀랐습니다. 닭고기 체코 음식이 이렇게 뼈가 통째로 나오는 경우가 많진 않거든요. 

 


제 입맛에는 그냥저냥이었지만 다행히 고기를 잘 안 먹는 딸이 잘 먹더라고요. 고기를 어느정도 먹고 배가 부른지 딸이 몸부림을 쳐서 서 있게 했더니, 옆 테이블 젊은 남자가 앉아 있는 곳으로 총총 걸어 갑니다. 그리고는 남자분을 가리키며


압바! 압바! 아밥바!


그러네요. 딸한테 젊은 남자들은 다 아빠처럼 보이는지.... 그렇게 젊은 남자분들 보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합니다. 체코 사람들이 한국어를 알아들으니 천만 다행이에요. 


아무래도 이 체코 식당은 다시는 안 갈것 같지만, 주변 동네는 단독주택이 있고 경치도 좋아보여서 사진 한 장 찰칵! 완전 비싼 집들이겠죠,,, 체코 프라하의 집값은 정말 $.$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딸은 물건을 끄집어 내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발달단계가 되었습니다. 부엌 찬장이며, 서랍장이며 죄다 물건을 끄집어 내는데요, 제 가방과 지갑을 뒤지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집에 돌아와서 지갑에서 1000코루나를 꺼내더니... 또 다시..

 

압바! 압바!

체코 돈 1000코루나 = 약 5만원

합니다. 사실 저희 남편이 인상쓰면 1000코루나의 인물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 (남편 미안) ​

아니면 둘 다 이마가 넓어서 그런건지..... 저희 체코남편을 포함해서 제가 봐 온 체코 남자는 대부분 이마가 좀 넓은 편인 것 같거든요. 체코 돈 1000코루나에 인물도 이마가 넓은 편이죠? 

체코 돈 정보 하나! 

체코 돈 1000 코루나의 인물은?  프란티셱 팔라츠키 František Palacký

체코 민족 부흥 운동의 가장 중요한 인물

후스주의 (체코 종교개혁가 얀후스를 따르는) 민족주의 정신에 이끌린 체코 민족의 위대한 역사가 

1836년부터 쓰기 시작한 그의 다섯 권으로 된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에서의 체코 민족의 역사("The History of the Czech Nation in Bohemia and Moravia")》는 정치적 자유를 위한 체코 민족의 투쟁의 역사에 초점

근대 교육의 선구자이자 체코 형제교단의 마지막 주교이며, 체코 민족의 가장 위대한 애국자 중의 한 사람인 코메니우스의 계승자


출처: 위키피디아

남편이 집을 비운동안 지인과 함께 한식 상차림도 해 먹고요~ 남편이 출장 전에 만들어 주고 간멸치와 김치도 귀퉁이에 자리 잡았고요.  사진 속 고등어는 해동을 너무 급하게 시켜서 몸이 세 동강 나기는 했지만 맛은 좋았어요. (체코어로 고등어는 Makrela) 

한식 상차림을 준비한 대신, 디저트를 선물로 가져오셔서 밥 다~~ 먹고 디저트 또 먹었습니다~~ 아시죠? 디저트 배는 따로 있습니다 ^^ 2개는 다음 날 먹었어요. 진짜 맛나더라고요.  

​남편이 출장을 간 틈을 이용해 주변 지인들에게 신경을 좀 썼습니다. 지인의 회사 근처에 가서 점심도 한끼 먹었고요. 

체코 음식을 파는 HUSA는 저렴한 점심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딱히 먹을만한 게 없어서 닭고기 요리를 시켰는데 (위에도 닭고기 시켰고, 이번에도 닭고기를 시켰네요) 너무나 정직하게 체코 음식이 나왔습니다. 좋게 말하면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잘 살렸고, 나쁘게 말하면 간이 된건지 안된건지 ;;; 여튼 저만의 휴가라서 낮술 한 잔 곁들이니 마냥 좋았어요 ^^; 

​점심을 먹고 나서 아기랑 TIME OUT 키즈까페가 있는 Centrum Chodov 호도브 쇼핑몰에 갔는데, 3세 이상의 아이들 위주로 키즈까페가 꾸며져 있어서 좀 더 큰 아이들에게 좋겠더라고요. 

​호도브CHODOV 쇼핑몰은 프라하 지하철 C선 CHODOV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처음으로 유모차를 끌고 호도브를 와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헉;;;; 엘레베이터로 가는 길은 지저분하고 엘레베이터 내부는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았어요 ㅠㅠ 

체코 병원의 엘레베이터만 그런줄 알았더니.... 지하철 엘레베이터까지 왜 이렇게 낙서 그래피티를 해놓은 것인지 모르겠어요.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딸이 투정을 부려 파프리카를 가지고 놀라고 줬더니, 노란 파프리카를 요모양으로 뜯어 먹어 놨더라고요. 어허허 ;; 

남편이 없는 동안에도 체코어 수업을 했는데, 보통은 딸의 낮잠 시간에 수업을 하는데,, 딸이 잠을 안자고 수업 자료를 뺏어들고 신이 나서 발을 버둥버둥거립니다.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체코어 회화 연습을 하면 뭐라뭐라 따라도 하고요.

하루는 주부의 고민인 '뭐 먹을까..?" 하다가 장을 봐 온 연어를 썰어서 김에 말았습니다. 남편이 자기 없을 때 혼자 먹은 걸 알면 서운해 할텐데 ㅎㅎ 

혹시나 나중에라도 이 포스팅을 볼 수 있으니 하트로 만들어서, 변명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이거 만들면서,, 남편 생각이 나서~~ 하트 모양으로 사진찍었어~~ 

​서로 사랑을 더 차지하기 위해 적대적이던 딸과 개도... 갑자기 개가 간식을 가지고 놀다 냉장고 밑으로 들어가자, 둘이 함께 꺼내보려고 서로 고민도 해보고요. 

밥을 준비하다가 설거지 건조대에서 상상치도 못하게 프렌치 프레스가 떨어져서 깨져버렸습니다. 아흐 ㅠㅠ 괜히 유리가 깨지니 멀리 떠난 남편이 걱정이 되더라고요. 

남편이 체코로 돌아오기 4일 전에는... 세탁기 손잡이가 부러져 버려서 아기 옷을 손빨래를 몇 번 했습니다. 아휴. 

남편이 없는 사이 다사다난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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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남편은 중국에서 출장 온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출장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기 전에 물건들을 다시 확인하면서 자기 여권을 보여줍니다.

 

부인, 내 여권 봐봐한국↔체코, 한국↔체코, 한국↔체코~~ 지난 9년 동안 거의 한국만 같아. 이번에 중국 비자 받은  보여줄까?

그래

이거 관광비자 아니야, 비즈니스 비자야

오올~~~ 그래

중국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하러 와서, 비즈니스 비자 받기 어렵대

오올~~~ 그럼 당신은 비지니스 하러 중국 가는건가??

그렇취!!! 나~~ 아시아 팀 팀장이야~~~

그래그래. 근데 있잖아. 나갈 때 애기 기저귀 쓰레기 좀 버려줘

 

회사에서 팀장 대우받고, 출장가면 전망 좋은 고급 호텔에서 머물며, 우~~~아하게 조식 먹을지라도~~ 체코 집에서는 기저귀 차고 있는 아기가 있으니, 충실하게 쓰레기 봉지 버려주는 아빠로 변신합니다. 

 

남편과 저는 체코에서 서류상으로 결혼을 먼저하고, 2 한국에서 결혼식을 했는데요, 체코남편은 한국 결혼식 이후로 3년 만에 한국에 가는 거였습니다. 제가 없는 한국에 가는 것은 처음이고요. 출장이라 바쁘겠지만 그래도 한국에 가는 남편이 부럽운데, 남편은 가기 싫다며 투정부립니다. 

 

아,, 부인 출장 가기 싫다. ㅠㅠ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도 이번에는 한국 가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도 시간이 벌써 후딱 지나서 지금 집에 돌아온 거면 좋겠다

 

한국 출장 얘기가 나왔을 때 같이 갈까도 생각했지만, 일정이 빠듯하기도 했고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탈 엄두가 않아 가지 않았습니다. 체코 생활을 시작한 뒤로 한국에 가지 않고 버티는 건 이번이 최고로 긴 것 같아요. ^^


아기가 태어나고 시간히 흘러 체코생활에 적응한 것도 있고, 육아하다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도 같아요. 아기 데리고 혼자 비행기 타기가 체력적으로 무섭기도 하고요. 

 

점심 출발 비행기라 아무래도 집에서 뭐를 먹고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좀 먹고 가야지

아니- 부인. 시간 없어

그래도... 점심 출발 비행기는 밥 안 준단 말이야. 얼른 연어 구워줄테니 먹고 가

아, 알겠어

 

연어 losos salmon


점심을 준비하면서 레드벨벳의 Dumb, Dumb, Dumb을 흥얼거렸습니다. 요즘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이 그렇게 예쁘고 좋더라고요. 노래를 흥얼거리며 엉망진창 신나게 춤을 추니


남편이 출장가서 집에 없을 생각하니까 좋은가봐?

아니야 아니야

왜~~~ 기분 좋아서, 춤추고 노래 부르구만... 좀 슬픈 척 좀 하지?

어머~얼마나 슬픈지 몰라, I am so T..T ♪♬ 정말 TT  (트와이스 노래 TT )

 

저번엔 중국이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한국이잖아. 좋으면서

어짜피 일정이 바빠서 정신없을거야

그래도 한식 먹을 거잖아

그렇긴 하지

  

후딱 연어를 구워서 왔더니 한 접시 금방 비웁니다. 저도 같이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기가 x 쌌네요.  한 입에 먹으려고 포크에 연어와 토마토, 샐러드를 콕 찍자마자 일어난 일이라, 그대로 접시에 놓아두고 일어났습니다. 


입으로 가져가기만 하는 상태로 남겨진 토마토와 샐러드를 보더니, 남편은 제 처지를 불쌍해 합니다

 

부인 얼른 먹어. 먹지도 못하네

괜찮아, 일상이야. 매일 점심이 이래. 먹는둥~~마는둥~~ 

 

대부분 육아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이렇겠죠. 


점심을 먹고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 남편이 나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옥의 티 !!! 

 

남편 설마 그 양말 신고 갈 거 아니지....?

왜?

뒷꿈치 봤어? 구멍 났는데

아휴~~ 

다른 거 신고가

응, 알았어. 내가 이래서 부인이 필요한 거야

그취~~??? 알어 알어 알어


정신없이 떠나는 한국행이지만 그냥 빈손으로 가라고 하기가 미안해, 아빠 술과 엄마 보이차를 들려보냈습니다. 간단하게 손편지도 썼는데, 중국출장 갈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괜히 남편만 한국 간다고 하니 기분이 갑자기 싱숭생숭해집니다. 

제 기분이 이상해지려는 걸, 남편이 눈치채고

아~~ 부인 걱정하지마. 우리 한국 갈거야. 그리고 부인이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어

응, 알았어

대답은 이렇게 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보면... 

저 혼자만 단촐하게 체코에 살 때야, 한국 가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만 걱정되었다면,,,이제는 보살펴야 할 아기도 있고 개도 두 마리나 있어서,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으로 출장가는 남편이 한없이 부러운 마음이 드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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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오늘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이야기 포스팅입니다. 

저와 남편이 데이트를 시작한 때가 할로윈 파티여서, 10월 말일이면 보통 저희 부부는 기념일 맞이 식사를 합니다. 

이벤트나 선물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편이라서, 처음에 남편이 우리 데이트 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자고 할 때는 조금 낯 간지러웠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도너츠맛집으로 도너터를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요.

아기가 어려서 저녁외식은 어려운 상황이라, 2016년 데이트 기념일 식사로 도너츠를 왕창시켜 먹었더랬죠. 


도너츠를 냠냠 먹으며 남편이 말을 건냅니다. 

부인, 내가.... 사실은..... 데이트 기념일에 맞춰서 선물을 샀는데,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해외배송을 시켰는데, 아직도 안 도착했어

남편 뭐야~~~ 난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아냐아냐, 괜찮아

그래도 미안하잖아

아니야, 부인은 아기 돌보느라 정신없으니까. 큰~~ 건 아니고 그냥 작은거야 작은거

물건 배달은 남편이 기대했던 것보다 2주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부인!! 드디어 오늘 소포 배달 올 것 같아

아, 그래?

근데, 하나 약속해줄 것이 있어 

뭔데?

상자 배달 오면, 꼭 받기만 해야돼. 내가 집에 도착 하기 전에는 열어보면 안돼. 절~~~~~대 안돼

아이고~~ 알겠어요

흐릿한 날씨 탓에 아기와 긴 낮잠에 들었다가 4시 정도 일어나서, 정신이 잘 안차려지는데 갑자기 벨이 크게 울립니다. 

띠리리리리~~~ 

누구세요

UPS 입니다. 


남편한테 소포 도착했다고 인증샷을 보냈습니다. 

남편, 선물 도착했어

잘됐네, 절~~~~~~대 먼저 열어보기 없이

아, 알겠어! 진짜로 안 볼게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남편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6시정도 남편이 퇴근하고 왔습니다. 

남편 왔다!!!!  나 소포 안 열어봤어

잘했어~

상자가 상당히 무겁던데~ 

진짜 별거 아니야

그럼, 이제 열어봐도 돼?

응, 그래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상자를 여는데 이~~~야 !!!!!!! 심슨 DVD 가 들어 있습니다.

요새 부인이 육아도 힘들고, 나 회사 옮기고 나서 뒷바라지도 힘들고. 최근에 멍멍이까지 감기 걸려서 고생했잖아

전에 우리가 꿈 얘기를 하다가, 당신이 살면서 심슨 DVD를 다 모으는 것이 꿈이라고 해서. 내가 당신의 모든 꿈을 이루어 줄 수는 없지만, 이 꿈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줄 수 있어서 샀어.

으허어엉 ㅠㅠ 남편..... (하트 뿅뿅)

저는 정말 스쳐 지나가듯 한 말이었는데, 그것을 남편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흘려한 말을 기억해주고, 그것에 신경을 써주다니....

심슨이라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으면서도 정성스런 이벤트에 눈물이 또르르 흐르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경험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심슨은 제가 호주 어학연수를 가서 열심히 본 프로그램인데요,
이유는 호주에 갔다고해서 바로 귀가 트이고, 영어가 솰라솰라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영어 수업을 듣고 와서 숙제를 하고 오후에 남는 시간은 TV를 보는데, 당최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죠. 그러던 어느날 익숙한 심슨가족이 방영되는 것입니다.

잘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우선 완전 낯설지 않았고 회차마다 다른 내용이라 그냥 저냥 볼만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심슨이 TV에서 하는 날이면 TV 앞에 앉았습니다. 하~~도 보다보니 같은 에피소드를 몇번씩 반복해 보다가 몇마디씩 알아듣게 되고,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 재밌어져서 영어 공부를 심슨으로 하게 되었답니다.

만화를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서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심슨은 미국 사회, 문화 풍자가 많이 녹아있는 성인대상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슨만의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어서 아직까지도 에피소드를 보는데, 심슨 시리즈가 20년이 넘다보니 성우나 스태프가 세상을 등지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ㅠㅠ 

조금은 슬프지만 심슨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기분이에요.


심슨 DVD를 선물받은 기쁨도 잠시 

남편, 근데 나 시즌 1-6은 있는데

참나~ 남편을 뭘로 보고, 이미 다 확인하고 7부터 샀지

오올~~~~~ 엄지척! 근데 있잖아... 내 새로운 노트북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어 ㅋㅋㅋ

아, 그럼 다음 선물은 CD 플레이어? 

키키키키. 그래 그래 


우리 저녁 뭐 먹을까?

반찬 있으니까 밥 할게. 남은 밥은 내가 먹을테니 부인은 따뜻한 밥 먹어

아휴,, 요요 체코 남편,, 아예 오늘 감동의 쓰나미를 일으키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다음 날 남편이 출근을 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부인, 심슨 DVD 다 뜯어 봤어?

아니아니. 너무 귀하고 아까워서 손도 못 대겠어. 패키지 자체로 어제 기분을 되살리며 감상 중이야

그래도 열어봐야지. 

응, 차근차근 아끼고 아껴서 열어볼게


남편도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랴, 날로 달라지는 아빠 역할을 해내느라, 집에서 육아하며 투정부리는 아내 달래는 따뜻한 남편의 모습까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와중에 부인의 꿈을 챙겨줄 정도로 섬세한 남편인데, 체코에서 하는 육아가 힘들다고 투정부리며 제 입장을 더 이해해달라고 하지는 않았는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날입니다.


+ 저희 동생은 심슨 가족에서 아빠인 호머랑 저희 남편이랑 닮았다는데요, 

제가 심슨을 많이 좋아하다보니 호머같은 외모에 익숙해져서 호머같은 남자한테 무의식적인 이끌림을 받은건지, 아니면 원래 남편을 만날 운명이라 심슨가족을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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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은 새로운 직장에서 중국으로 출장을 보내서 가게 되었는데요, 

2014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한 다음에 가는 장거리 비행이니 거의 3년 입니다. 


3년 사이 부인에 + 개 2마리 + 딸 가족들을 체코에 놓고 가는 것이 걱정되는지, 중국 출장이 결정되고 비행기 타기 전까지 한 2달간을 


아휴, 중국 가기 싫다. 우리 패밀리 라이프 너무 좋은데....

부인이만 체코에 있는 게 처음이잖아


응, 그렇지. 생각해보니 맨날 내가 멀리 떠났구나. 


그러니까... 너무 걱정 돼


아휴~ 괜찮을거야


이렇게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출발 직전에는 


부인~ 여기 현금 넉넉하게 인출했고, 카드도 놓고가니까 잘 쓰고 



당신 회사에서 세금 서류 올거고, 종종 우편물도 확인 해주고

 

아~~ 알겠어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거나 무슨 일 있으면 시댁에 바로 연락하고


응응, 그렇게 할게 


몇 번을 확인하고 다짐을 받아내고 남편은 장거리 비행을 떠났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누가 어린 딸 가진 아빠아니랄까봐, 다음에 딸하고 와야겠다며 체코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Krteček (끄르떼첵)- 두더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는 환승 공항인 프랑스 파리 드골 공항 내부 사진을 보내줬어요. 

지하철 승강장 같은 분위기가 난다며, 파리 공항보다는 프라하 공항이 더 좋다며 깨알 자랑을 합니다.



남편은 중국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사진으로 아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전갈 꼬챙이가 맞는거죠?


예전에 베이징 여행을 갔을 때, 전갈, 지네, 메뚜기를 꼬치로 팔더라고요.



그리고 호텔 방에서 보이는 전경을 카톡 사진으로 또 보내줬습니다. 



바깥 풍경이 보이는데서 딤섬과 함께 호텔 조식을 먹는 사진도 보내주고요. 

출장 중이라 정신없겠지만서도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호텔 주변에서 저에게 가져다 줄 월병과 보이차를 사러 돌아다니면서, 베이징 야경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고요. 



남편은 한국만 여러번 갔지, 처음으로 중국에 간 건데요, 남편이 느끼는 베이징 느낌은

"크고 넓지만 조금 지저분한 서울" 같다네요. ㅎㅎ 

한가지 더, 서울보다는 더 느~~긋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했어요. 


시간을 맞추어 카톡 영상 통화를 했는데요, 사진으로만 자랑한 것이 아쉬운지 호텔 바깥의 베이징 모습을 보여줍니다. 

늘상 제가 떠나있던 날들이 많아서인지, 전화 뒤로 낯선 풍경이 묘~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남편이 출장을 떠난 날 밤 아기가 아빠의 부재를 느끼는지, 새벽 3시에 깨어나서 막 서럽게 울었습니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한밤중에 깨는 일이 흔했지만, 요새 밤잠 잘 자다가 새벽에 깨어나니 상당히 힘들더라고요. 


비몽사몽 어르고 달래서 재웠는데 아침에 생각보다 몸이 가뿐합니다. 

 

흠,,, 분명 밤잠을 설쳤는데 왜 몸이 가뿐하지?

 

생각을 해보니 아침에 30분 더 자고 일어나서 입니다.


남편이 일찍 나가는 날이면 최대한 출근 준비를 조용히 하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거든요. 집안의 가장으로 출근하는 남편한테는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남편이 없으니 충분히 자고 저의 신체 리듬에 따라 일어나니 몸이 가볍더라고요. ^^


고요한 아침을 맞이 하면서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하다가 침대보를 갈기로 합니다. 

이불 밑에 남편 잠옷이 있었는데, 아기가 옷을 끌어 안더니 


아빠, 아빠


합니다. 냄새가 나는건지 ㅋㅋㅋㅋ 아빠 옷인 것을 아나봅니다. 


문득 침대보를 정리하다가 든 생각이


내가 마지막으로 침대보 정리를 한 것이 언제였더라...


약속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남편이 침대를 정리를 담당했거든요. 떠나고 나니 그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동시에 매일하는 밥 챙기기, 빨래, 아기 씻기기를 하고 청소까지 하는데ㅡ 

이상하게 시간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프라하에 봄바람도 불어오고 해서 미뤄왔던 옷 짐정리를 했습니다. 

청소를 줄이려면 짐이 적어야 할 것 같아서 미니멀리즘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자극을 조금 받았습니다. 


평소같으면 저녁에 아기를 재우면서 같이 잠드는데, 긴장한 탓인지,, 아니면 집안일의 규모가 작아져 덜 피곤한지 잠이 들지 않아서, 덕분에 황금같은 밤 시간도 즐기고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우와!!!! 어젯밤 그상태 그~~~대로 정돈이 되어 있다


어른들이 남편은 아들 같다고 할 때도, 저희 남편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것만 ㅋㅋㅋㅋ


남편의 출장으로 가장 곤란한 점이라면 쓰레기 버리기입니다. 

아기 기저귀때문에 매일 한번씩은 쓰레기를 버려야해서, 번거롭기는 하지만 애기랑 같이 나갑니다.


오늘 개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는데, 분명 수의사 선생님이 체코어로만 말하시는데,,, 

어머나!!!! 

예전 같으면 단어로 짐작만 했을 체코어 문장이- 귀에 쏙!쏙! 박히며 머리속에서 체코어-한국어로 변환되는 시간이 상당히 짧아졌습니다. 


늘 저를 지켜주던 체코 남편이 체코에 없다는 생각때문에 긴장을 해서 전투력(?)이 상승된 탓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기분은 좋습니다. 


개 상태를 걱정하는 남편을 안심시키기 위해 영상통화를 했는데, 


체코에 있는 내사랑들 다 괜찮아? 


응, 멍멍이도 건강하고 아기도 나도 별탈없어. 근데 아기가 개 밥그릇을 들고다니다 깨뜨려 버렸어. 혹시 별 일 없어?


아... 발표하는데 자료가 엉켜서 엉뚱한 것 나눠주고 실수 연속이야


그럴수도 있지, 완벽한 사람이 어딨어. 그리고 남편 처음 가는 중국 출장이잖어


아냐~~ 그래도 나는 팀장인데


뭐, 팀장은 사람 아닌가? 


응, 팀장은 사람 아니야, 팀장이지. 


참네~~~그런게 어딨어


아무튼,,, 부인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어.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얼른 와~~~ 


근데 부인 혼자 다 하려면 힘들지 않아?


음,,, 생각보다 집안일도 적고,,, 진짜 신기한게 집이 깨끗해


쳇, 저녁밥 해주는 남편도 없는데 괜찮아?


뭐... 내가 대충 해먹으면 되니까, 그러면 설거지도 편하고


뭐야!!! 그래서 안 보고 싶다는 거야?


아니, 보고싶어. 근데 지금까지는 쪼~~끔만 헤헤헤


하아,,,슬프다



빈말이라도 그냥 많이 보고 싶다해주면 될 것을 너무 솔직했다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남편이 떠나있는 동안, 제가 얼마나 제 생활과 시간을 중요시 하는지, 남편이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지 소중함도 깨닫는 시간이 되고 있어 유익한 출장을 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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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사람마다 성향이 달라서 어떤 사람은 밤에 샤워하는 것을, 어떤 사람은 아침에 샤워하는 것을 좋아한다나는 개인적으로 아침에 샤워 하는 것이 좋다.


출처 pixabay



샤워기에서 후두두 떨어지는 물줄기에 머리와 온몸을 적시고 나면 잠결에 젖어있던 정신도 깨어나는 것 같다.

촉촉한 샤워의 기분을 만끽 할 때 쯤,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부끄러워 나의 몸을 이리 저리 가려보며 숨고 싶지만 도망갈 때가 없다.

나의 나체를 계속 빤히 바라 보면서 이리저리 내가 벗어놓은 옷을 뒤적거린다.

 

샤워실 내의 수증기와 흐릿한 나의 시력 때문에 모든 것 정확하게 볼 수는 없지만, 내 몸을 관찰하는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은 든다.


애써 모른 척하며 샤워에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눈이라도 마주치면


예뻐 예뻐 예뻐 예뻐 


라고 얘기한다. 나를 계속 관찰하는 것만으로 부족한지, 샤워부스 안까지 들어 오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이러면 안된다. 위험하다. 


고 얘기를 하며 서둘러 샤워를 마치는데, 이미 샤워부스 안으로 발을 디디고 있다.

 

 

한동안 글이 없더니, 이 블로그 주인장의 관심사가 바뀌어서 글이 바뀌었나 깜짝 놀라신 분들이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


글처럼 요즘 저의 딸래미는 제 일거수 일투족을 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도 문을 쿵! 닫았다가는 아파트 전체가 떠나가라고 울어서, 완전 프라이버시 침해당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엄마에 대한 애착이 깊어지는 아이를 보며, 이제 '나'라는 정체성보다 '엄마'라는 정체성이 강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책임감보다 매일 다른 말소리와 행동으로 저를 "깔깔깔" 거리며 웃게 만드는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정말 아이들은 하룻밤 사이에도 쑥쑥 큰다는 어른들 말씀처럼, 부쩍 커가는 아이가 실감이 나서요. 

아이가 변해가는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매일 관찰모드입니다. 


아이를 보다가 집안 일을 하다가, 먹을 것을 챙기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고~~

마음은 아기를 재우고 포스팅도 하는 여유를 누리고 싶지만, 아기랑 함께 스르르 잠들어 버리기 일쑤에요. 


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는 남편과 한국 프로그램을 보거든요. 

여전히 <무한도전><런닝맨>을 보고요, 요즘 드라마는 <보이스>를 봅니다.

종종 영화도 같이 보다보면, 저녁에는 저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워 포스팅도 미루고 미뤄졌어요. 


사실 오늘 이렇게 포스팅을 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이 중국으로 출장을 갔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해외 출장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백만가지 걱정을 하고 떠났습니다. 


아기랑 부인 놓고 출장 가는 거 싫다


어떡해, 꼭 가야하는 건데... 


아흐.... 그래도 가기 싫어


오랜만에 비행기 타고 여행하는 기분 내면 나쁘지만은 않을거야


새로 옮긴 회사에서 부지런히 적응하며 많은 업무에 시달리다가 

출장 하루 전에야 퇴근하고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아기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지, 계속 "아빠, 아빠" 부르며 남편 뒤를 졸졸 쫓아다닙니다. 짐 싸는 모습을 뒷짐을 지고 '잘하고 있나?'하는 표정으로 살피는데 어찌나 웃기던지요. 


남편이 짐을 다 싸고 지저분한 것을 빗자루로 쓸었더니, 아기가 남편의 등을 툭!툭!툭! 두드립니다. 마치 '수고했어~아빠'라고 얘기하는 것처럼요. 


아기가 돌이 지나며 자기 의사표현이 생겨나면서, 남편과 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 자녀가 있는 분들도 다 겪고 계시거나, 이미 겪으셨겠죠?


오늘 아침 남편이 출장을 가는 날,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부인, 남편 없을거니까 좋다?? 응??? 


음..... 아니야~~~ 


뭐야, 웃고 있고만 


(입꼬리가 씰룩 올라가서는) 아~~ 아니라니까~~


치, 나 없이도 잘지내겠구만. 

착한 부인으로 잘지내고 있고, 너~~무 나없는 시간을 재밌게 보내지는 말고. 


에헤헤. 알겠어~~ 


남편의 걱정에 부응하며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완전히 즐기고 있습다. 

올레~~!!!! 이게 얼마만인지~~~~


간만에 포스팅하니 기분도 좋네요~ 

2017년에는 열심히 포스팅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벌써 3월이 시작되어 마음 한켠이 불편했거든요. 


3월이 되면서 프라하에 해가 나기 시작하면서 봄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아직 바람은 매서워서 겨울옷 입어야해요. 


남편이 출장을 간 틈을 타서 부지런히 밀린 포스팅을 해야겠습니다. 

프라하 봄기운에 제 마음도 스르릉~ 해지는 날입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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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이직을 위해 지원한 2번째 회사의 최종 인터뷰가 안델에서 있었고,

저와 아기는 안델 근처에에서 남편의 인터뷰가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지난 포스팅 

[소곤소곤 체코생활] - 남편과 나의 운명

생각보다 길어지는 인터뷰에 지칠 쯤,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부인, 어디야?

나 안델 쇼핑몰 근처 약국에서 아기 연고 좀 사고 있어

근데 혹시 
가제수건 떨어뜨렸어?

어?! 어떻게 알어? 

아무래도 내가 그 가제수건을 찾을것 같아.

하하하하하. 진짜?? 


남편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에 바닥에 상당히 낯익은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답니다.  
설마... 하고 가까이 가보니 저희 아기가 쓰는 수건이랑 너무 비슷해서 주웠대요ㅡ

참~~ 유동인구 많아 복잡한 안델에서 제가 떨어뜨린 수건을 줍다니...
이런 것도 남편과 저의 인연이라고 해야하는 건가요? ^^ 

근데 부인 안델 쇼핑몰 왔어? 

어, 아까 ZARA에 옷사러. 인터뷰는 어땠어? 

나쁘진 않았는데, 내가 준비해 간 숨은 메세지가 그쪽 프로젝터에는 잘 안보여서..

그걸 프리젠테이션 거의 끝날 무렵에 알았어.

아이고.... 

실수에 대해서 대충 유머로 마무리 하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네.

아~~ 괜찮다. 드디어 면접 끝났잖아! 앗싸~~!!!



면접 결과는 다음주 초반에 나온다고 얘기했다네요. 

다음 주가 시작되고 남편은 월요일 오후부터 인터뷰 결과를 기다리느라 초조해 합니다. 

부인, 두번째 회사에서 아직 연락이 안 왔어. 

원래 월요일은 회사가 정신없이 바쁘잖아. 

주 초반에는 연락준다고 했으니까 수요일까지 기다려보고, 그래도 연락없으면 이메일 보내봐봐. 

그래그래. 근데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이 아쉬워서. 

내 역량을 최대치로 못 보여주고ㅡ한 75% 정도만 보여준 것 같아.

어떻게 늘 100% 만족스러운 발표만 할 수 있어~ 
게다가 면접도 많아서 지쳐 있었고. 

맞어맞어. 


화요일이 되자 두번째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면접 결과는 불.합.격. 

최종 합격자가 안오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남편이 대기 1순위라고 했대요.


남편이 이직을 위해 지원한 첫번째, 두번째 회사의 업무가 서로 비슷했으나 

연봉이 1000만원 차이가 났습니다. 

솔직히 월급쟁이에게 연봉 1000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에.. 

제 속 한구석에 두 번째 회사가 되면 어떨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첫 회사의 공고를 봤을 때 1차 면접을 보고 와서는 

자신의 꿈의 직장이라고 좋아하며 꼭 가고싶다고 잔뜩 신나있던 남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그 회사에 합격한 상태이니, 두번째 회사가 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근데 남편은 실망감이 컸나보더라고요.  

두번째 회사 가고 싶었는데 ㅠㅠ 

돈 많이 벌어서 부인 못해 준 다이아반지도 해주고 싶고,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부인이 돈 걱정 안 하고 체코에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 수 있고

아휴~~~ 결혼 반지도 가끔 잘 안하고 다니는데 무슨 다른 반지야. 필요없어. 
그리고 아직 더 큰 집 안 살아도 돼. 어차피 내가 청소 해야되잖어. ㅋㅋ 

히잉... 그래도 ㅠㅠ 테라스 있는 집에서 깻잎도 많이많이 키우고 싶단 말이야.

체코 남편의 취미이자, 특기

[소곤소곤 체코생활] - 사랑은 고추 반지를 타고


남편, 아직 때가 아닌가보지ㅡ 우선 이직에 성공했으니까, 앗싸 !!!!!

오늘 저녁에 파티하자~ 남편 뭐 먹고 싶어?

음... 스시? 내가 스시 만들게.

남편이 만든 연어스시. 밥이 많아서 연어 가발을 얹은 것 같은 연어스시. 그래도 맛은 일품

진짜? 그럼 스시랑~~ 가을도 왔는데 부르챡 어때? 작년에는 내가 임신해서 못 먹었으니

부르챡 콜~!

부르챡은 내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사갈게

체코 생활 팁! 

Burčák 부르챡-이란?

그 해에 수확된 포도로 담근 술로 9월~10월에 마실 수 있습니다. 

추석이나 추수 감사절과 비슷하게, 포도 수확 관련 지역행사도 열리기도 하고요.

포도주 포도수확

 

부르챡은 백포도주와 적포도주가 있고 도수는 4~10도로 다양하며, 

포도를 수확한 지역과 담그는 방법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납니다.  

약간은 걸죽한 막걸리 같기도 하고, 

포도주보다 더 달콤하고 톡 쏘는 탄산의 청량감이 있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술이기도 합니다.  

달다고 한두잔 먹다가 금방 취하게 되는 앉은뱅이 술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 부르챡을 플라스틱 병에 담아 판매하는데, 계속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부르착을 차에 실어 놓고 잊어 버리는 바람에, 부르착 폭탄이 터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남편과 스시 만찬을 하고 부르챡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잠깐!!! 부인, 우리 와인 잔 있잖아? 오늘같이 분위기 낼 때 써야지

아, 그래그래. 

체코 포도주 부르챡

근데... 아흐- 두번째 회사 면접을 먼저 봤더라면, 조금 덜 지쳐서 면접 준비를 더 잘하지 않았을까?

흠... 그럴수도 있지. 근데 내 생각에는 두 회사 지원해서, 한 군데 최종 합격했으면 정말 잘한거야.

그런가?

응응.

그리고, 아마 남편은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첫 번째 직장에 대해서 얘기할 때마다 당신 눈빛이 얼마나 반짝거렸는데

에이~ 내가 언제

남편은 두 번의 기회를 만났고,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난 뒤의 나머지는... 어느정도 운명에 맡겨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직장이 되었더라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을지라도... 

첫번째 회사를 꿈의 직장이라고 부르며 좋아했기에- 

남편이 가장이란 책임감으로 돈을 선택하지 않아, 오히려 불합격해서 다행인 면도 있습니다.


남편은 예전 직장보다 직책도 높고, 자기 부서에 인원도 많아지면서 

좀 더 갖추어서 입고 출근을 해야겠다고 합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운명을 맞이 할 남편을 위해, 셔츠 쇼핑을 같이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 걱정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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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최근 이직준비를 한다고 포스팅했었는데요, 

[소곤소곤 체코생활] - 남편의 삶의 무게


다행히 첫번째 회사에 합격했습니다. 여전히 두번째 회사의 마지막 면접이 남은 상태에서 남편은 

아휴... 이제 면접 좀 그만 보고 싶다

합니다. 

양쪽 회사 모두 최종면접까지 가면서 각각 4번씩 면접을 봤으니 지칠만도 하죠? 
게다가 매 번 회사 업무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했거든요.

오늘은 2번째 회사의 최종 인터뷰가 4:30분에 잡혀 있어서, 응원차 안델역 쪽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남편, 인터뷰 한 시간이면 끝나지? 

아니, 더 늦게 끝날수도 있어. 

인터뷰를 한 시간 넘게 해???

몰라, 저번에는 한 시간 반 정도 했어. 이번에도 한시간 넘을 수도 있어.


제가 주로 생활하는 곳이 프라하 블타바 강변 오른쪽이다보니, 생각만큼 블타바강 건너 안델 쪽은 자주 안오게 되더라고요. 


오랜만에 안델을 왔는데, 예전보다 더 복잡했지만 좋아지고 세련되어졌습니다.
골목골목 들어가보고 싶은 가게들도 상당히 생겨났고요. 

안델쪽에 오는 김에 오늘의 목적인 "프라하 어린이 도서관" 구경도 해보기로 합니다. 

(어린이 도서관 포스팅은 곧 할게요)

어느 정도 아기와 놀아주다가 낮잠을 재우고, 저만의 자유시간을 도서관에서 즐기려 했으나,
아기는 새로운 곳에 와서 신이 나는지 도통 잠을 자지 않습니다 어허허허허;;;; 

도서관 안에서 재워보려고 유모차를 이리저리 밀고 다니다 눈치보여 밖에 공원으로 갔습니다.  

프라하 안델

밖으로 나오니,,, 크하~~ 아름다운 햇살이 부서지는 프라하의 9월 날씨 !

저는 아기가 잠들 때까지 공원을 돌고, 또 돌고~~ 

피곤해서 곯아 떨어진 아기를 확인하고 나니, 공원 한켠에 분위기 있는 커피숍이 눈에 들어옵니다.

프라하 안델 커피숍

Českavárna Portheimka

프라하 맛집 포스팅이 밀려있기는 상황이긴하지만, 

프라하 2구역에 괜찮다고 소문난 커피숍들은 많이 가봐서

이제는 구역을 옮겨 안델 커피숍을 방문하기 시작해야하나 고민 중이에요 ㅎ 

​여기 안델 근처 커피숍은 분위기는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니 수돗물을 바로 가져다 주더라고요. 

체코  프라하 여행 팁!!

체코 식당이나 커피숍에서는 한국처럼 물을 공짜로 주지 않습니다. 

손님이 요구할 시 수돗물을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고요, 

프라하 관광지 근처에서는 수돗물도 사먹어야 하는 식당이나 커피숍이 있습니다.

프라하레몬에이드

자허케이크 Sacher dort

메뉴를 보다가 "프라하 레몬에이드"가 맛이 궁금해서 시켰는데

병으로 나와서 살짤 실망하고, 맛마저 그저 그래서 ㅜㅡㅠ 다음에 안시키려고요. 

게다가 같이 시킨 자허케이크Sacher dort는 속도 건조하고.. 에고- 

올 봄에 언니가 놀러와서 비엔나 자허 호텔에서 먹었던 자허케이크의 촉촉함과 거리가 좀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메뉴 선택을 좀 잘못한 것 같아서, 다음에 혹시 안델 쪽에 오게되면 커피를 시켜보려고요.


아침에 했던 우려대로 

케이크와 음료까지 다 마시고 5:30분이 되어도 남편한테서 소식이 없습니다. 

마지막 인터뷰라서 더 오래 걸리는 건지,,, 

기다리기 답답해서 안델 노비 스미호브 쇼핑센터를 구경갔습니다.

ZARA를 가서 간절기에 입을 가디건을 하나 사서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다,
손에 쥐고 있던 아기 가제수건을 잃어버렸습니다. 

하.. 한국에서 면 좋은 걸로 가져온건데...  

하고 속상해 하는데ㅡ 띠리링~~~ 남편한테 전화가 옵니다.

드디어 면접이 끝이 났나봐요. 

1시간이 넘게 진행 된 마지막 면접,,,, 남편은 면접을 잘 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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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퇴근을 할무렵, 간만에 김치전이 먹고 싶어 김치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사먹는 배추는 중국배추(čínské zelí 친스께- 젤리-) 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배추랑 겉모습은 비슷하나 김치를 만들면 배춧대가 단단해서 절이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중국배추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아 집에서 종종 김치를 담궈먹는데요,
멸치 액젓 대신 오징어 그려진 생선소스에 배추안에 들어가는 김치 속도 안 만드는 초간단 김치 만들기이지만~~ 제법 종갓집 김치같은 맛이납니다. 


한참 전 부치고 있는데 남편이 집에 왔습니다.

​으흠~~~ 냄새 좋다

김치전 만들고 있어

앗싸! 김치전

응, 얼른 씻고 옷 갈아 입어


남편은 거실로 나오며 갑자기 눈이 흐릿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뭐라고? 얼마나 흐리게 보이는데??

부인이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전체적인 형상만 보여.

2미터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그렇게 심각하게 안보인다니...

다행히 다음 날 아침 남편은 눈이 괜찮아졌다며 출근했는데, 

다시 햇빛을 보니 사물이 번져 흐리게 보인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이 가보는 게 나을 것 같아. 눈은 정말 조심해야돼.

시력이 나빠 진거면 어쩌지? 나 안경 써야 되는건가?

아이고.... 에휴ㅡ 안경쓰면 되게 별로인데.

뭐라고? 안경 쓰면 이상해서, 이혼이라도 할거야?

아놔~~ 이 남자 뭔소리야ㅡ 안경 쓰게 되면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서 그래.
앞으로 당신도 안경 인생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편한 인생의 시작이구나 해서
안타까워서 그런거야.

아~~~ 난 또. 안경 그렇게 불편하면 부인 수술할래?

응, 언젠가는 하고 싶긴한데ㅡ 아직은 무서워서 못하겠어.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해서, 꾸준히 눈이 나빠지다가 한 20대 초반이 지나니 시력도 그대로 유지되더라고요. 성장도 완전히 그때 멈추지 않았을까요ㅎㅎㅎ 

남편이 안과를 다녀왔는데, 다행히 눈병에서 치유가 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남편에게 계속 보안경을 쓰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대요. 


지난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남편은 비슷한 안경을 두개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비슷한 디자인의 안경을 두개 갖게 된 사연

[소곤소곤 체코이야기] - 남편 안경 진짜는 어떤 것



다음 날부터 남편은 바로 안경을 쓰고 출근을 했습니다.

맨인블랙 같은 남편을 보며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남편! 근데, 어떤 선글라스 끼고 다녀?
비싼 거? 아니면 DM에서 산 보호 안경?

아침에 나갈 때 손에 잡히는 거~

ㅋㅋㅋ 나도 그럴 거 같아.



9월까지 괜찮았던 프라하 날씨가 10월이 되며 추적추적 비가내리더니만. 

기온이 10도까지 훅! 내려가 급격하게 서늘해지고 있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코트를 꺼내입었으며 생각해보니,  
유럽 여름 날씨의 단꿈에 젖어 우울한 겨울 날씨를 잠시 잊고있었네요. 

남편이 출근 전에 창가에 화분들을 확인하는데요

남편이 올해 부지런히 키운 토마토와 고추가 주렁주렁열렸습니다. 

남편이 키운 토마토

해외생활

고추 수확물

결혼해서 살기 전에는, 체코 남편이 열매를 잘맺도록 식물을 키우는 능력이 뛰어난 걸 전혀 몰랐습니다. 

저는 식물 쪽은 젬병이라, 남편하게 매일 키우는 것 힘들지 않냐 물었더니 

"화분에 물을 주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그럽니다. 


화분을 이리저리 보던 남편은

​​이제 추워지니까 확실히 수확이 줄었어. 이번 주말에 정리해야할 것 같아  

하아... 아쉽다

그래도 올해는 깻잎이랑 고추가 성공적이었어

그래그래

근데 부인 눈 감아 봐

왜?

아, 얼른 !!! 그리고 손

남편의 말대로 눈을 감고 손을 내밀었더니 제 손에는 고추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아ㅡ 이게 뭐야 ㅋㅋㅋ

Honey, 나랑 결혼해줄래?

지난 포스팅에 이어, 또 다시 남편은 제 심장을 사르르 떨리게 합니다.

[소곤소곤 체코이야기] - 프라하 낭만은 아직 살아있다

그래 알겠어ㅡ 근데 고추가 왜 이렇게 생겼어?

벽 쪽에 가깝게 자라던 고추가 커갈 자리가 없어서 이렇게 꼬불꼬불 컸어

아이구야~~ 자기도 살겠다고- 모양이 진짜 희한하다 ㅎㅎ 

희한한 고추

그치. 내년에 다시 깻잎이랑 고추 심어야지
혹시 부인이 심고 싶은 것 있어?

나? 청경채!!!

청경채는 화분에 심어도 몇 개 안나고 자리만 차지하는데...

그래도 청경채...ㅠㅠ 너무 먹고 싶은데, 체코에서 구하기 어렵단 말이야

아~알았다 알았다. 오빠가 내년에 심어볼게. 씨는 부인이 구해줘

에헤헤헤 오케이!

2016년이 아직 3개월이나 남았지만 남편의 수확물들은 거의 정리가 되어갑니다. 
10월이 되고 보니 2016년에는 무얼하고 보냈나 싶습니다. 

저는 아기 키우느라 정신없었던 한해였던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에 남은 3개월이라도 

블로그 글도 더 자주쓰며 제 자신을 위한 시간 짬을 내어보기로 다짐합니다~ 


+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스크롤 내려 읽으셨다면, 힘내라고~ 응원의 공감 클릭!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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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이 퇴근을 할무렵, 간만에 김치전이 먹고 싶어 김치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사먹는 배추는 중국배추(čínské zelí 친스께- 젤리-) 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배추랑 겉모습은 비슷하나 김치를 만들면 배춧대가 단단해서 절이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중국배추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아 집에서 종종 김치를 담궈먹는데요, 
멸치 액젓 대신 오징어 그려진 생선소스에, 배추 안에 들어가는 김치속도 없는 초간단 김치 만들기이지만~~ 제법 종갓집 김치같은 맛이 납니다. 


한참 김치전을 부치고 있는데 남편이 집에 왔습니다.

​으흠~~~ 냄새 좋다

김치전 만들고 있어

앗싸! 김치전 

응, 얼른 씻고 옷 갈아 입어


남편은 거실로 나오며 갑자기 눈이 흐릿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뭐라고? 얼마나 흐리게 보이는데??

부인이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전체적인 형상만 보여.

2미터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그렇게 심각하게 안보인다니...

다행히 다음 날 아침 남편은 눈이 괜찮아졌다며 출근했는데, 

다시 햇빛을 보니 사물이 번져 흐리게 보인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이 가보는 게 나을 것 같아. 눈은 정말 조심해야돼. 

시력이 나빠 진거면 어쩌지? 나 안경 써야 되는건가?

아이고.... 에휴ㅡ 안경쓰면 되게 별로인데. 

뭐라고? 안경 쓰면 이상해서, 이혼이라도 할거야? 

아놔~~ 이 남자 뭔소리야ㅡ 안경 쓰게 되면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서 그래. 
앞으로 당신도 안경 인생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편한 인생의 시작이구나 해서
안타까워서 그런거야.

아~~~ 난 또. 안경 그렇게 불편하면 부인 수술할래? 

응, 언젠가는 하고 싶긴한데ㅡ 아직은 무서워서 못하겠어.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해서, 꾸준히 눈이 나빠지다가 한 20대 초반이 지나니 시력도 그대로 유지되더라고요. 성장도 완전히 그때 멈추지 않았을까요ㅎㅎㅎ 

남편이 안과를 다녀왔는데, 다행히 눈병에서 치유가 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남편에게 계속 보안경을 쓰고 다니라고 말씀하셨대요. 


지난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남편은 비슷한 안경을 두개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비슷한 디자인의 안경을 두개 갖게 된 사연

[소곤소곤 체코이야기] - 남편 안경 진짜는 어떤 것



다음 날부터 남편은 바로 안경을 쓰고 출근을 했습니다.

맨인블랙 같은 남편을 보며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남편! 근데, 어떤 선글라스 끼고 다녀? 
비싼 거? 아니면 DM에서 산 보호 안경? 

아침에 나갈 때 손에 잡히는 거~

ㅋㅋㅋ 나도 그럴 거 같아.


안경은 별로 관심이 없는 남편이 그토록 아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다.이.어.리 입니다.  


회사에서 근무 기간이 늘면서 하는 일도 더 복잡해지고, 지난 해에는 아기까지 태어나면서 

자꾸 해야할 일이나 사야할 것들을 하나 둘씩 빼먹었어요. 

머리속으로만 기억하는데 한계가 느껴지는지 고급 다이어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너무너무 좋다면서 어찌나 애지중지 하던지-

결국~ 그 고귀한 다이어리도,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아기의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요 ㅎ


하루는 남편이 자기가 살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부인, 나 다이어리 산 곳 있잖아

거기서 5년 짜리 다이어리를 팔거든. 그거 살까 말까 

음..... 5년 동안 쓸 수 있을 것 같으면 사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게 그게 다이어리 한쪽 면에, 5년 간 같은 날짜가 적혀 있는 거야. 

그래서 해가 지날 때마다, 내가 지난 해 이 날짜에는 뭘했는지 알 수 있는거지

괜찮은 것 같네. 


그냥 얘기만 하고 넘어가나보다~ 하고 잊고 있는데, 

1주일 후 남편이 무슨 물건을 우체국에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5년 다이어리 샀어. 짜잔 !!!!!!!! 


이거 봐봐, 진짜 멋있지? 응응? 

응. 그래그래. 

매일 한 줄이라도 적어서, 내가 뭘했는지 알 수 있게 해야지

근데 5년을 한 눈에 보여주는 거면, 앞으로의 계획을 미리 적어 놓고 

그 시간이 되었을 때 어느정도 성취했는지도 보면 좋지 않을까?

흠... 일리가 있네 

이런 문구류는 여자들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


빨간 겉표지의 다이어리를 보며, 2016년의 5년 후인 2021년..... 

5년 후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찬바람 나니, 확실이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때도 나는 체코에 살고 있을까? 앞으로 5년간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지? 

내가 5년 뒤에 바라는 모습은 어떤 걸까? 


제 말대로 남편이 미래의 계획을 다이어리에 쓸지 안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남편이 5년간 저 다이어리를 다 쓰게 된다면, 

그 성실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 안을 열어보니 일본어가 적혀져 있는 것이, 일본에서 수입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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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이번주  써머타임으로 1시간인데도 시차가 느껴지며

하루의 시간이 마구 엉켜버린 것 같은 느낌이듭니다.

저는 보통 써머타임 시차적응을 하는데 한 1주일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남편도 이번에는 유난히 써머타임 적응을 힘들어 합니다. 


어차피 10월이 되면 다시 돌려 받게 될 1시간인데도,

당장 써머타임이 시작되면서 밤사이 새벽 2시를 새벽 3시로 옮겨버리면서 

1시간을 빼앗긴 것 같아 괜시리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옮겨진 시간 탓에 남편과 저는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정신이 말똥말똥하더라고요.


써머타임의 좋은점이라면 해가 길어지며 평일 저녁에도 활동하기가 편해진다는 것이고요, 

한가지 더, 한국과 시차가 7시간으로 줄어들며 연락하기가 용이해집니다.


** 프라하 여행 Tip !!!

프라하 여행을 6-8월 여름에 오시는 분들은, 프라하 야경 시간을 잘 맞추셔야하는데요. 

아름다운 프라하 야경을 보시려면 적어도 저녁 7-8시가 넘어야 볼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해가 쨍쨍 떠 있어요.

7월 중하순 경ㅡ 한여름에는 거의 9시가 되야 해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써머타임 시작과 함께 요 며칠 거짓말처럼 날씨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야호 ~~~~~~



봄내음 풍기는데 그냥 집에 있을수는 없죠.

게다가 부활절이라 올드타운이 북적북적 거릴텐데 말이죠.


프라하 올드타운의 부활절 모습을 또 다시 포스팅하고 있는 걸 보니, 

제가 프라하에 산 시간이 제법 흐른 것 같습니다. 


프라하 부활절 예전 포스팅

[체코 CZECH] - 프라하올드타운,구시가지_부활절 모습


2016년 체코 부활절이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에는 월요일만 쉬었다면 이제 금요일까지 쉬어서 

금,토,일,월 4일 연속 황금 휴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남들은 부활절 연휴라고 프라하도심을 놀러오는데 

저는 프라하 살고 있으면서 이런 행사를 놓치면 아쉽더라고요.


아침해가 쨍 ! 하자 남편한테 아기를 맡겨놓고 육아 퇴근 및 휴일을 즐기러 나왔습니다.


여자들의 건강을 빌어주며 버드 나무를 꼬아 만든 매 같은 것으로 때리는 풍습이 있는데요

정말 막 때리는 것 아니고, 살짝 닿는 정도로만 합니다. 


제가 느끼는 체코 문화를 보면 체코 남자들은 364일 거의 여자들에게 큰소리 못내다가

부활절 하루만 저 버드나무 채찍으로 체코 남자들이 유일하게 마음 놓고 

여자들을 때릴수 있는 날이지 않나 싶어요.


부활절 계란들과 함께 버드나무 채찍도 절찬리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부활절 행사의 단골 손님인 동물들도 보이는데요,

보통 동물 새끼들이 많이 와서, 프라하에 행사가 있을 때면 제가 구경하기 정말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에요.


프라하가 도시이다보니 도시생활만하는 아이들에게 동물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돈을 내고 옆에 걸려있는 먹이통에서 먹이를 사서 줄수도 있습니다.




부활절 답게 다양하게 꾸며진 계란들이 있고요. 몇개 이상사면 상자에 포장해주기도 합니다.

계란 장식은 집에 걸어두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나무에 걸어 놓기도 하고요.  




예전에 부활절 기념으로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그려진 계란을 하나 샀는데 

이사하면서 남편이 떨어뜨려 깨버렸어요. ㅜ.ㅜ


아쉽긴하지만 화내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남편 못지않게 저도 많이 떨어 트리고 깨트리고 하거든요.

어차피 다음에는 제 차례가 될수 있기때문에 화내거나 구박하거나. 궁시렁 하거나. 이런거 안합니다.


다시 살까 하다가, 어차피 또 금방 깨질거라 쉽게 손이 안가더라고요 ^^ 


체코 부활절 Velikonoce 벨리꼬노쩨 는 크리스마스 못지 않게 중요한 가족행사라서 

올드타운에도 가족 중심의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Velikonocni Trhy 벨리꼬노츠니 뜨르히는 부활절 시장이고, 

부활절 시장이 밤 10시까지, 음식과 음료 판매대는 12시까지 열리니 

프라하 야경도 구경하고 맥주와 음식을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활절 시장 매대의 지붕 아래 삼각형모양에는 체코스러운 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올드타운 틴성당과 부활절시장


이 삽화는 Josef Lada (요세프 라다)라는 체코 작가의 그림으로, 

시장에 전시된 대형 책에는 체코 부활절에 계란을 얻으러 다니는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 잠깐 !! 체코어 문법 얘기를 하면~~ 

책에 Josefa Lady 라고 적혀진 이유는 체코 문법 중에서 

소유를 나타내는 GENETIV 게네티브를 써서 그렇습니다. Josef Lada의 책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올드타운의 나무에 계란이 매달려 있는데, 사진으로는 그렇게 안 커보여도

실제로는 대왕 계란 장식이에요.



올드 타운에 있는 미쿨라쉬 성당 앞 잔디에도 계란 장식이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프라하 성이 구름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다양한 행사도 열리는 부활절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굴뚝빵이라고도 불리는 뜨르들로나 

두툼한 소시지 클로바싸같은 먹거리가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해가 갈수록 올드타운에서 파는 뜨르들로의 크기는 작아지고, 가격은 오르는 것 같아요. 

문득 시장 한 가운데 구름다리 같은 곳에서 뜨르들로를 파는 사람은, 

부활절 행사 개최자일까? 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프라하에 살면서 관광지 중심에 가면 사람 많고 복잡하기는 하지만

가끔 가면 행복한 여행자들의 기운을 한껏 받고 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남편이랑 딸이랑 같이 오면 좋겠네요. 



+ 프라하의 부활절 모습을 잘 구경하셨다면, 

앞으로도 계쏙 글 쓸 수있게 손가락 버튼 클릭 응원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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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어미 개 중성화 수술을 해야한다고 포스팅 했는데요. 

[소곤소곤 일기] - 아직은 이별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12살 나이치고는 심장도 정상이고,혈소판 응고 수치는 평균보다 1.5배 정도 더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평균보다 높다고 하니 걱정을 했는데, 

우선 개들이 겁을 먹고 갑자기 긴장하면 수치가 높게 나올수 있고
수술을 받고 피가 더 금방 멎고 상처가 더 빨리 나을 수 있어서 좋은 거라고 하시네요.

얼마나 겁을 먹었으면 그렇게 수치가 높게 나왔나 싶어 웃기기도 하고
완전 겁쟁이라 귀엽기도 하고ㅡ 

흰색 토이푸들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하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마취를 하는 김에 이빨 상태가 안 좋으니
같이 관리까지 받는 것은 어떻냐고 물으시길래 이빨 치료도 하기로 했습니다.

많이 힘들겠지만 앞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결정을 내렸습니다. 


수술 당일 날, 수술대에 올려 놓으니 안그래도 작은 몸이 더 작고 가냘퍼 보입니다.
지난 번에 피검사를 했던 다리에 다시 주사기를 꽂으려하니 잘 안됐던지
반대쪽에 다시 시도하십니다.

다리 굵기라고 해봐야 제 검지 손가락만 한데, 

거기에 4cm 넘는 바늘이 들어가는 걸 저도 볼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습니다.

다행이 오른쪽 앞다리는 바늘이 성공적으로 들어 갔고,
잠시 후 수면주사를 놓자 덜덜 떨며 제 몸에 바짝 기대어 있던 어미개가
다리에 힘이 쭉쭉 풀리더니 털썩 주저 앉으며 고개를 떨굽니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하고 깨어나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십니다.

주변에 커피숍에서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마취에 온몸이 힘이 풀려버리던 감촉이 손에 고스란히 남아 마음이 안 좋습니다.


커피숍에 있는 두 시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가시방석같더라고요.

약속한 시간이 되기 10분 전, 불이나케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간호사님이 수술 잘 되었다며 조금만 기다리고 하셨어요.

남편이 오고 의사 선생님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덜덜덜 떨고 있는 어미개를 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하나 다행이었던 점은 예전에 제왕절개 수술했을 때 보다는 얼굴이 좋아보였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면서 사진을 보여주십니다. 

이미 제왕절개의 경험이 있어 배쪽 피부가 연하고 얇아 봉합이 어려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거 된 종양들을 보여주시는데,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불쌍해집니다. 
이빨도 이미 썪은 것은 되살릴수 없어서 몇개 뽑으셔야했다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니 처참합니다. 

사진을 찍어 보여주시길래 놀랐더니, 어미 개의 경우 배를 열었을 때 
지난 번 제왕절개 이후에 장기들이 제자리를 못잡고 자궁과 얽혀붙어서 
처음보는 희귀하고 복잡한 수술이라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때까지 용케 살아준 것만으로 고맙고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종양뿐만 아니라 배 쪽에 털이 별로 없다는 점이 
여성호르몬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였다고 하네요. 

개들이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하게되면 호르몬 변화로 자연스레 배쪽 털이 빠지는데
수유가 끝나면 다시 자라는 게 정상이지만 
어미 개의 경우는 호르몬 이상으로 배부분 털이 다른 신체 부위 대비 적었던거죠. 


집에 오는 내내 끙끙 거립니다. 배를 갈랐으니 얼마나 아플까요.... 

집에 오자마자 딸 개도 같이 끙끙댑니다.

저녁시간이 되어 남편이 왔고, 밥을 먹자는데 입맛이 전혀 없습니다.
속이 많이 탔던지, 물을 계속 마셔도 입이 바짝바짝탑니다.

남편이 

아무것도 안 먹다가는 부인마저 아플 수 있어. 가족 중에 한 번에 하나 씩만 아파야지.

아픈 개를 잘 보살피려면 제가 먼저 힘내고 씩씩해져야죠. 

남편이 사 온 크로와상 하나와 차 한잔, 귤 하나를 멋고 나니 배가 불러집니다.

시간이 되서 어미 개에게 밥을 먹이니 다행이 잘 받아 먹습니다.
진통제도 같이 먹이고, 괜찮아지길 마음 속 깊이 바랍니다.

진통제가 크게 소용이 없는지 안절부절하며 계속 꺄악꺄악 아프다고 웁니다.
머리를 다듬어 주면서, 잘했다고 이제 괜찮다고 얘기해주면서.. 


어릴 적 엄마가 제가 소화가 안되면 " 엄마 손은 약손이다." 해주시던게 생각났어요.
신기하게도 엄마가 어루만져주면 스르륵 괜찮아지던 배.
어미개에게도 제 손이 엄마약손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미개는 안절부절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보고 바닥도 긁어보고..
이런행동이 3분, 5분, 10분... 시간 간격이 늘어나더니
거의 새벽 4시 정도가 되서야 한 15분씩 잠들기 시작합니다.

애완동물을 오래 키워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정이 들면 가족이 되고
어리고 마냥 건강할 것 같지만, 키우다보면 나이들어가는 것도 보이고
마음 아프고 짠한 일들 많다는 걸요.

어미 개와 함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다음 날 오른다리에 주사를 뽑으러 다시 병원에 갔는데
다행히 배에 고름없이 상처가 잘 아물고 있다고 하니 한시름 놨네요.
어미개도 피곤했던지 돌아오는 택시에서 곯아 떨어졌습니다.

처음부터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다해서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제는 같이 지내 온 시간보다 앞으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더 짧을 수 있다는 것이
더욱 실감 나 가슴 시린 가을 밤입니다.


나 먼저 갈거야~~잘 따라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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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어느덧 7월도 마지막 날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올 여름 프라하는 참 무더웠던 편인 것 같습니다.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시원해서 선풍기없이 잘지냈는데,이번 여름에는 선풍기를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프라하의 여름날씨는 3~4일 무덥다가도 비 한 번 내리면 다시 시원해지고 서늘한 바람불고 해서 

결국 올여름도 선풍기 없이 그냥 지나갑니다. 


프라하가 아무리 덥다고 한들 건조한 여름이고 한국처럼 몇 주씩, 몇 달씩 더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서 

저한테는 프라하의 무더운 여름이 견딜만하고 

'하~ 여름이구나!' 를 느낄 수 있어 가끔 반갑기도 한데요.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은 올여름 유독 힘들어합니다. 


무더위에 키우던 깻잎과 고추잎들이 바짝 타버렸어요. 

바짝 말라 타버리는 잎을 보면서 남편이 슬퍼하더라고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였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제 밤에는 서늘한 기운에 이불을 돌돌 말고 잤네요. 7월말 프라하의 기온은 17도~22도로 선선한 날씨입니다. 


무더워서 잠시 반짝 빛을 보았던 반팔과 맨다리에 반바지도 

입기에는 서늘한 날이 벌써 와버린 것 같아서 

찬란한 프라하 여름이 한발짝 떠나가버린 것 같아서 쓸쓸한 마음이 들었네요.


다른 해외 생활 블로거들처럼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던 날짜를 보면 블로그의 나이만큼이나 

제가 프라하에 생활하고 있는 나이도 들어갑니다.


시간이 흘러도 문득 문득 


나는 대체 왜 체코로 오게 되었을까, 체코에서의 나의 삶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행복한걸까,


이런 질문이 듭니다. 



한국에서 체코 행을 결정하기까지 - 

밤잠 설친 날도 많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의 저울추가 왔다갔다 하던 날도 있었습니다.


끝내 체코로 오기로 결심이 섰을 때는
한국 특유에 정신없는 번잡함과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생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체코 프라하라는 낯선 땅이기는 하지만 남편이라는 든든한 빽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체코가 EU에 가입되어 있는 유럽 땅이고,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프라하 역시 사람 살아가는 곳이니까 살아지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체코에 살면서 체코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현지 친구도 사귀고~ 

남편의 나라인 체코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가고.. 

체코의 지리여건을 이용해서 주변 유럽국가 여행도 많이하며 살아야겠다는 

부푼 기대와 설레임으로 체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취업준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당 국가나 영미권 유명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한, 

한국에서 공부를 얼마나 했던, 국내 유명 학교를 졸업했더라도 그냥 아시아의 한 학교일 뿐입니다. 


체코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회사 경력도 짧고, 주로 영어관련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살았던지라 

구직에 있어서는 막막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한게 체코에 한동안 살라는 운명 같은 것이었는지 

변변한 경력도 없었는데 운이 좋게도 짧은 시간 안에 일자리도 얻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규칙적으로 출근하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모니터와 씨름하는 사회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상황에 감사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체코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하기 전까지는요..... 

길에서 만나는 체코 사람들은 대부분은 양보도 잘해주고, 부딪히면 사과도 잘하고 순박하고 따뜻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권이 걸려있는 회사라는 집단에서 만나는 체코 사람들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돈을 벌 목적으로 왔으니, 어느정도 자기 밥그릇 챙기기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사고가 터졌을 때 대처 능력이라든가, 명백한 실수임에도 절대 잘못했다고 인정 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태도,


결정적일때 나몰라라~ 하면서 사건의 진위를 가리기보다는 "너는 외국인이잖아" 라는 식의 

배척하는 태도때문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국 분들이 몇 분 있는데요, 
신기하게도 체코에서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은


"어휴~~~ 정말 체코 징글징글한 나라. 내가 여기를 언젠가 뜨고 말지"가 중론이라면

비직장인들 같은 경우는 체코 생활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제주변 기준이고요, 당연히 직장인들 중에서도 체코 생활의 만족도에는 개인편차가 있습니다.)

체코의 언어도 문화도 익숙하지 않은 채 시작된 직장생활에서 문화 충격은

"왜?"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의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유럽생활이 단지 속도가 느리고, 답답한 면이 있다더라...와 다른 문화충격이었습니다. 


최근에 체코어 수업을 하다가 예문 하나를 보고 빵 터진게 있는데요.


Jaroslav potebuje zarovky do lampy. 


Jaroslav     : Dobry den, Prosim vas, mate halogenove zarovky?

Prodavacka : Ne. 
Jaroslav     : A kdy budou ?
Prodavacka : Nevim. 


야로슬라브가 램프의 전구가 필요합니다. 


야로슬라브 : 안녕하세요, 혹시 할로겐 전구 있나요?

점원        : 아니오. 

야로슬라브 : 언제쯤 있을까요? 

점원        : 모르죠.


쇼핑을 갔을 때, 위 대화같은 체코 점원들의 태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국의 서비스에 길들여있었지라, 찾는 물건이 없으면 비슷한 물건을 추천해주거나

아니면 다른 지점에 재고가 있는지 문의해볼 줄 알았거든요. 


다행인 점은 프라하 여행지 주변은 빠른 변화를 보이며, 서비스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체코 상점에서 일하는 점원들이 이렇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외국인들에게 가르치는 체코어 교과서의 예문으로 실릴 정도면 

어느정도 체코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 

당하셔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체코 사람들과 일해보고, 체코인 남편이랑 살기에 조금 더 체코문화를 가깝게 겪고 있는 제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원래 사람들이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삶을 당연하게 느끼고, 

하나라도 더 팔고 더 열심히 해보기보다는 그냥 그저 그렇게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식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이러니한 점은요, 
회사에서 월급이 높거나 잘나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조건 까내리려고합니다.

한국도 질투문화 있죠. 그룹에 속하지 못하거나 조금 튀는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을 깎아내리려고 하고...  

 

체코 회사 내 질투와 조금 다른 면이라면 누군가 열심히 하면, 

나도 저 사람만큼 열심히 살아봐야겠다! 한 번 해보자 ! 는 

경쟁 의지가 있잖아요.


체코는 무엇을 시도하거나 좋은 방법이라고 새로운 것이면 해보려는 의지보다는 

'저 인간은 어떤 나쁜 짓을 해서 저렇게 성공한거야?' ' 귀찮게 왜 새로운 걸 해봐?' 

대부분 불평이 주를 이루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분명한 방법이 있더라고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한국에 있을 때는 그렇게 힘들어했던 경쟁이었는데 

신기한게 체코에 살면서, 한국의 경쟁문화가 꼭 나쁜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그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긴하지만요. )


이때까지 살아오며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하는 두 가지 가치는 정직과 긍정입니다. 
여전히 두 가지 신념은 잘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고요.
정직함을 바탕으로 한 떳떳한 태도과 '걱정되고 두렵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잘 될거야. 우선 노력 해보자!' 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체코 생활이 길어질수록 하나 걱정되는 점은, 자꾸 불평만 많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입니다.
지금도 계속 체코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네요. (ㅜ..ㅜ) 으허허허



남편의 말로는 제가 체코로 생활 터전을 옮긴 그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행복해보이지 않았대요.

남편이 하루는 


당신이 체코에 살아서 좋은 것 얘기 해봐봐. 


라고 했는데,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체코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후졌고 뒤쳐져 있고, 

사람들은 수동적이라 시도도 안 해보고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것이 더 많고 

불친절하고 어찌나 외국인에게는 배타적인지..


물건 하나 필요한 것 찾기도 힘들고, 

계속 싸구려만 찾다보니 음식의 질은 계속 낮아져가고. 


유럽에서는 저렴한 물가이지만, 물가 만큼 인건비도 월급도 낮고

난 외국인이다보니 빵이랑 고기만 먹을 수 없으니, 

서울에서 살 때랑 비교해도 

프라하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이렇게 머리 한가득,  부정적인 체코의 이미지들만 생각났어요. 에효.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감정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 

당장 짐싸서 한국 들어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습니다. 

허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골치 아프고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이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올 때보다 현재 더 얽힌 일이 많기에 

거주지를 한국으로 다시 옮겨가는 것을 결정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있었던 일로 정말 이 나라 언젠가는 미련없이 떠나겠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직도 그 날 일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벌렁거려서,,,, 마음이 진정되면 글쓰도록 하겠습니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온몸이 떨렸던 경험이야기

[소곤소곤 일기] - 체코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아직 몇년이 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안 서 있지만, 

이 곳에서 40대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생각뿐이지만, 언젠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뀔 시기가 오겠죠. 


체코라는 나라, 그리고 관광지로서의 프라하는 정말 매력 터지는 도시이지만 

외국인이 체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에 

체코라는 나라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체코 남자와 결혼한 제가, 앞으로 체코와의 인연을 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와 체코는 이제 애증의 관계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불만이 이리도 극에 달한것을 보니,,, 

병원 신세 지면서 몸도 마음도, 체코생활을 버텨내는 일도 많이 지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안가고 1년은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앞으로 3주 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얼굴 보러 한국에 갑니다. 


떠나기 전부터

체코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겪을 우울함과 체코로 도착했을 때 서러움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이들이 살고,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으로 갈 생각에

하루하루 체코생활이 버텨집니다. 



+ 사람마다 의,식,주, 청결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다르기에,

제가 쓴 글은 체코 생활이나 삶의 수준에 대한 개인의 의견으로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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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4월의 프라하에서 쓰는, 2015년 2월의 일기 

(마지막 글을 2월에 썼네요. 불성실한 블로거로써 반성! 또 반성합니다 ) 


하루가 다르게 아침에 눈 뜨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햇살이 쨍~ 하며 금방 밝아지거든요.
햇빛의 강도로 유럽 써머타임을 시작할 때가 되어감을 느낍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느낌만 가지고 얇게 입었다가는 감기 걸리기 쉽습니다.
아직도 겨울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해야 할만큼 날씨가 차거든요. 


(4월인 지금도 아침에 최저기온 2~3도로 상당히 쌀쌀합니다. 

프라하 여행 계획 중이시라면 코트나 점퍼 꼭 챙겨입고 오세요.)


체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폴란드,독일, 오스트리아 국가들도 겨울이 체코 만큼이나 어두운 것 같더라고요.

10월 중순부터 컴컴해지다 2월 중순까지도 잿빛 하늘이 계속되는 거 같아요.

다행히 올겨울은 크게 감정기복없이넘기나 했더니,
일상의 지리 멸렬함이 몰려옵니다

회사와 집이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요, 프라하 기준으로는 멀리 있는 편이

 저녁 7시 정도만 되어도 대중교통 배차기간이 길어지며 퇴근길이 길어집니다.


유난히 힘들던 날, 일을 마치고
멍.... 하니 지하철에 앉아있는데 앞에 서 있던 커플이 애정행각을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가까이서 인생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과의 애정표현은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에 남편과 유럽에 살게 되면서, 길에서 뽀뽀하고 다녀도 신경쓰는 사람 없다고 신나했던 게 생각납니다.  


어떤 분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해라는 말을 아껴논다고하기도 하더라고요..
그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한테는 '내 곁에 이 사람, 언제 어떻게 떠날지도 모르는데... 아낌없이 사랑 표현해야지.' 가 더 좋은 거 같아요.

이 생각은 남편한테 삐쳐있거나, 체코 생활에 대해 투정을 부리며 심통이 나 있을 때면 도움이 됩니다.


뾰로퉁해 있다가도 혹시나. 혹시나. 


'토라져 있는 이 모습이, 서로의 마지막 모습이 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면
남편을 꼬~옥 끌어 안고 되도록 빨리 화해 해버립니다. 사랑만하기에도 인생이 짧다고 하잖아요.

지하철에 커플도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마음을 표현하고 있네요ㅡ

그 ! 런! 데 !!!! 

뜨헉 ;; !!!! 안돼


과도한 키스로 혀가 오락가락하는 게 보입니다.


격렬하게 할거면 서로 입이라도 딱 붙이고 할것이지 ㅋㅋㅋ
프로답지 못하게 ㅋㅋㅋ 뽀뽀


아무리 체코 남자하고 결혼해서 유럽에서 산다고 해도 혀가 오락가락하는 광경은 문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충격 받았으면 그 사람들 안 보면 되는데,흘끗흘끗 거리게 됩니다.
몹쓸 호기심 같으니라고 ㅎㅎ

그렇게 넋이 나가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옵니다.
플랫폼에서는 신호가 와서 전화 받았는데, 지하철 출발과 함께 끊깁니다. 

체코 지하철에 전화와 인터넷 터질거라고 한지가 5년이 넘어가는 거 같은데...
갑자기 길에서 wifi 팡팡 터지는 한국이 그리워지네요.

이래저래 체코 생활의 불편함에 불평이 많아지면, 일상에서 벗어나 쉴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스한 봄이 오면 일상탈출 여행을 가려고 했더니,날씨가 풀릴 기미가 안보이네요.
좀 춥더라도 3월에 남편과 로마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행 일정 잡았으니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ㅡ
1,2월 계속되는 업무 과중으로 스트레스가 쌓여서 3월 여행갈 때까지도 못 기다리겠더라고요.
그래서 2월의 하루 금요일, 휴무를 내기로합니다.

뭔가 특별한 계획보다는,
회사 다니느라 난장판이된 집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개들 산책도 시키려고요.

금요일 휴무 내려고 하니, 목요일 하루만 더 가면 쉰다는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걸어 갔습니다.


문을 열자 남편이 소파에서 현관으로 총총 달려나옵니다.

부인 왔다~~~

저를 꽉~~ 끌어 안아주고

오늘 어땠어?

라고 묻습니다.

응. 괜찮았어.

차가운 제 손을 잡아보더니

아. 춥다. 장갑 있어?

장갑 했어.

그럼 모자는? 모자도 입어야지.

ㅋㅋ 모자를 어떻게 입어. 모자는 쓰는거야.
남편.. 나 아무래도 힘들어서 금요일에 쉬려고 마음 먹었어.

어 ?? 뭘 먹어? 마음을 먹어?
Heart (하트)먹어 ?

응. 뭔가 하기로 결정했다고 할 때 '마음 먹다' 라고 해.

하유 ... -_-;;

한국어 어렵지?

응.

제가 체코어를 어려워 하는 만큼이나, 남편에게도 한국어가 어려운 것 같아요.


옷을 갈아 입고 거실로 왔는데 남편이 다시 저를 꽉 끌어 안습니다.
그리고는 제 등 뒤에서 뭔가 달그락 달그락 거립니다.

뭐야 ?

궁금해서 자꾸 뒤 돌아보려고 하는데 남편이 팔을 풀어주지 않습니다.

아, 뭐야 남편~~~

맞춰봐~

아. 몰라ㅡ

해피 발렌타인스 데이, 허니.

하고는 작은 초콜렛 상자를 내밉니다.
체코 초콜렛체코어로 'bonbón 본보-온' 은 사탕, 초콜렛 등 달달구리를 뜻합니다.

체코 사랑 초콜렛체코 사랑 초콜렛


하... 정말 이 남자 하트3 역시나 여자는 기대하지 못한 작은 것에 감동받는 거 같아요.


어떡하지? 난 아무 것도 준비 못했는데ㅡ 미안해.

아ㅡ 괜찮다 ~~~~ ^_^

근데 남편, 나 다이어트 중이라 ㅠ.ㅠ  초콜렛 먹으면 안돼.

그래도 먹어야지~~이건 초콜렛 아니야. 
사 ! 랑 ! 을 먹는거야.


아놔~~~ 나를 한여름의 초콜렛처럼 살살 녹여버릴 참인지.... 

다이어트 한다고 해놓고서는 냉큼 사랑 초콜렛 하나 집어 오물오물 거리면서, 


이러니 내가 눈 뒤집혀 머나먼 체코까지 날아와 살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재밌게 읽으셨다면, 공감 팍팍 눌러주세요 :) 감사합니다 ~~


+ 요즘 블로그 원고료로 밀어주기라는 기능도 추가된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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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에도 겨울이 왔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이번 프라하 겨울은 한국의 겨울보다 따뜻하네요.

한동안 글을 못 썼는데요.
보통 제가 장기간 글을 쓰지 않는 주요 이유라면

1) 일상 생활이 바빠서 
2) 너무 우울해서 

입니다. 

다행히 서늘한 11월이 지나고 12월이되며,
프라하에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가 나며
지금은 우울함이 가셨습니다.

제가 과거에 쓴 글을 보시면, 체코의 겨울 날씨에 대해 
엄청 불평을 늘어 놓았는데요. 
10월 말정도부터 갑자기 회색 하늘이 매일 반복되면, 
기운도 없고 무엇을 하고 싶은 의지가 잘 안 생깁니다.

흐린 날씨로 인해 지쳐가던 중, 작년 겨울에는 어떻게 버텼지 생각해보니- 
한 달 정도 한국에 있었더라고요.

우울한 날씨 탓도 있고, 크리스마스 연휴도 길다보니
체코에 사는 한국분들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국에 방문을 많이 합니다.

저도 가고 싶지만, 올 해 결혼식 때문에 한국에 가는 바람에 휴가를 다 써버렸네요.

엊그제 한국에는 첫눈이 왔더라고요. 

11월까지는 한국이 더 따뜻하다가, 12월이 되면 한국의 온도가 뚝 떨어지는 거 같아요. 
요즘 체코의 12월 겨울날씨는 5~10도 왔다갔다해서ㅡ
눈이 오는 낭만적인 프라하 모습 보기가 힘듭니다. 

한국이 요즘 -10도 라고, 한파관련 뉴스를 들으며 머리끝 시렵게 춥겠다 싶습니다.

한국분 들이 유럽여행을 오시면 성수기 여름에 많이 오시는데요. 
저도 체코 살기 전에 유럽 여행을 언제 왔나 생각해보니, 6월과 10월에 왔네요 

@ .. @ 크아ㅡ 딱 날씨 좋을 때 왔다 간거죠.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소재는 쌓여 있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데.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다보니
퇴근 후에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스크롤 쭉쭉 내리며 읽고 계신 이 글이. 
읽을 때는 휙~ 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고민과 정성을 들여서 쓴 글이랍니다.

( 재밌게 읽으셨다면, 어느 분의 글이든 바닥의 공감 버튼 꾸~~~욱 눌러주시는 센스!
신기한게 공감 막 눌러져 있고, 댓글 달려있으면 글 쓴 보람도 느껴지고 기분도 진짜 좋아져요. )

 프라하 한 구석의 모습


글을 적는 것도 일이 되다보니 일이 끝나면 머리 안 쓰는 활동에 전념합니다.

요즘은 근육 운동에 재미를 들여서, 땀이 쭉 나도록 운동을 하고 있노라면 머리 속이 맑아집니다.
운동한 다음 날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근육량 늘어있으면 뿌듯해요.

다음날 8시간 넘게 앉아 있고, 스트레스로 초콜렛과 과자같은 단 것 들어가면. 근육은 다시 흐물흐물 거려지지만 운동한 다음날 잠시동안은 행복합니다.

운동하고 집에 가는데 온도가 내려가면서, 내리던 비가 점점 눈으로 변합니다. 

생각해보니 남편한테 운동 간다고 얘기하는 것을 깜빡했네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남편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부인이 오늘 희식 ? 

희식이 뭐야 ㅎㅎ 회식이지. 
히읗 오에 이ㅡ

아ㅡ 몰라. 한국어 어려워

축-쳐진 얼굴로 집에 들어오는 저를 보더니 

부인. 슬프지 마. 

응. 알겠어.

부인이 슬프면 난 행복할 수 없다.

그래그래. 안 슬플게~ 


그러고도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난 행복한가? 바른 선택과 결정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순간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었나? 
아니면 큰 운명의 틀안에서 나의 결정이 무언가 바꿀거라 기대하며 꾸물거리는 걸까,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고민들이 막 몰려옵니다. 

남편은 저녁에 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어서, 저랑 같이 차를 한 잔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밤에 음료를 먹으면 자다가 화장실 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카페인에 예민해서 저는 주로 안 마십니다. 
이날 밤도 여느 때와 같이 묻습니다.

부인, 차 마실래? 

아니. 

그럼,,,,,, 뽀뽀 먹을래? 

우히히히... 응 !!!


짧은 입맞춤과 남편의 귀여운 응원으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우울한 유럽날씨에 힘드신 분들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 지금은 영상의 날씨이지만, 눈+비가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 트램의 선로가 얼어서
체코 프라하 내의 트램 이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루만에 트램이 정상화되었지만, 프라하 겨울 여행 중에 트램 이용이나 지하철 공사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감안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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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포스팅에서 프라하 클럽에 대해서 올렸는데요. 


[체코 CZECH] - 프라하 클럽ㅡ밤문화 핫플레이스


오늘은 프라하 클럽 2번째 이야기입니다

 

프라하 대표 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싸사주 Sasazu에 또 갈 일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남편 친구의 힙합 공연을 보러갔습니다

 

힙합은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 분야는 아니고남편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입니다


사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헐렁한 바지에 큼지막한 후드티.
남편은 딱봐도 완전 힙합보이였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 가수들도드렁큰 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리쌍 등 힙합가수가 주를 이룹니다

 

나중에 쇼핑을 같이 갈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이제는 바지통이 좀 더 좁은 걸로 사야겠어~
 

이러더라고요. 회사에 품이 넓은 바지를 입는 건 적절치 못하다 생각했나봐요

힙합보이에서 몸에 맞는 세미 오피스룩으로 변화하기까지,,, 거의 3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한국에 와 있는 동안 시간도 흐르고, 남편의 생활패턴도 많이 바뀌어서 

이런 힙합 콘서트를 안 간지가 꽤 되었죠

중간에 힙합하는 친구가 캐나다로 공부를 하러가면서, 그나마 가던 것도 안갔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MARPO라고 하는 힙합으로 유명한 가수와 공동 공연을 한다고 하니

남편이 한껏 들떠 있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사사주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인 블타브스까 Vltavska 역에서 남편을 만났는데

근처에 식당같은 곳이 없어서 트램 한 정거장을 걸어갔습니다.

 

남편, 이럴거면 아까 타고 오던 트램 계속 타고한 정거장 있다가 내릴 걸 그랬잖아

 

그랬으면나를 더 늦게 만났을거 아냐

남편은 저보다 걷는 걸 정말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진짜 오랜만에 콘서트 가는거야~~ 

그리고 체코 역사상 가장 큰 힙합 콘서트고

 

신이 나서 싱글벙글하는 남편을 보니, 콘서트에 대한 기대도 커지더라고요

근처에 부리또 가게가 있어서 샐러드와 부리또를 시켜서 후딱 먹고 콘서트장으로 갔습니다




오늘 콘서트에서 MARPO와 합동 공연을 하게 되는 남편 친구가 티켓을 주는데  

자기 팬들이 얼마나 광적인 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광경에 가장 충격을 받고, 팬들로 부터 보호해야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생각해보니ㅡ

체코 힙합 공연이 처음인 외국인이 제가 생각이 났대요

 

게다가 남편 말로는 힙합 콘서트에서는 백발 백중 싸움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힙합 팬의 남편의 말을 믿으면서도, '공연 중에 왜 싸울까? '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미리 문화 충격을 막기 위해, 남편 친구는 2층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는 VIP 티켓을 줬습니다.

VIP라고 특별 혜택은 없고요. 열정적인 팬들과 얽히지 않을 뿐이었습니다. ^^



Sasazu -힙합공연


VIP 티켓까지 받았으니 일찍 도착 해야한다고 해서 

콘서트 시작 40분 전에 미리 도착해서 남편과 (외국 이름이다보니조금 힘들게 제 이름을 찾고~

바로 들어가서 술 한잔 시켰습니다.  

 

Sasazu 가 있는 동네에 베트남 시장 같은 것이 크게 있기도 하고

제가 아는 정보로는 사사주의 주인이 아시아 사람이라 그런지 실내 장식 분위기가 아시아풍이 많이 났어요

(휴대폰 사진이라 사진이 별로인 점 이해해주세요

 


사사주 외관



칵테일을 시키고 남편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50대 되어보이는 점잖은 차림의 부부가 오셨습니다.


남편은 

 

내가 저 나이에 이런 클럽을 오는 경우는, 내가 클럽 주인 일 때만 일거야

~ 꿈도 야무지시긴 ㅎ 

 

공연이 시작되려는지 스피커로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보우보웅봉~~~봐앙봥봥~~~ 보웅보웅 봐아앙~~~

이런다

 

부인 ! 힙합 싫으면 그냥 밖에서 기다려도 돼.

아냐. 싫다고 한적 없어.

지금 싫다고 했잖아.

언제?? 그리고 여기 있기 싫으면 안기다리고, 그냥 혼자 집에 갈거야

점퍼 맡겨 놓은 티켓이 나한테 있는데?? 밖에 엄~~청 추워

... 치사해. 택시타고 가면 돼.


그리고 다시 음악이 울렸고

들어 봐, 남편보우보웅봉~~~봐앙봥봥~~~  

이라고 진짜로 그렇잖아~~

알았어. Sorry for the 소리.

크크크. Rhyme 잘 맞

이래뵈도 나 힙합 좋아하는 남자야

그래그래

 

 

이런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고, 공연장으로 나갔습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무대에 서 있는 길쭉한 남자가 남편의 친구이고요

그의 팬들을 보니 평균 나이가 보통 19~22 정도 되어 보입니다

열정 관중들에게는 무대가 잘 안보여도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아보였어요.

 

찌나 열정이 넘치는지, 기둥에 매달려서 보기도 합니다



가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동시에 손을 번쩍 들어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젊은 에너지라서 가능한 거구나 싶다가도, 약간 정신 줄 놓은 것 같아보여서 무섭기도 했어요

 

조금이라도 가수를 가까이 보고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려고 하다보니 

무대 앞자리 쟁탈전 같은 게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서로 밀치고 - 결국은 주먹다짐도 하더라고요

 

.... 남편이 말하던 싸움이 이거구나.. 왜 남편 친구가 문화 충격 받을까 걱정했는지 알거 같으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쪽에 있었으면 키작은 저는 키 큰 체코 사람들에 끼어서아무 구경도 못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층에 있어서 다행이었죠.  

조명 때문에 안보였겠지만, 남편의 친구가 우리 쪽을 바라보면 열심히 손 흔들었어요

 


힙합이라는 음악이 제가 즐겨듣는 스타일 음악이 아닌데다가

체코어로 듣는 힙합이라  ;;; 계속 듣고 있는데 한계가 점점 오더라고요

남편한테 집에 가자고 할까... 고민하며 지쳐간다고 느낄 때쯤 다행히 콘서트가 끝났습니다

~~


지난 번에 프라하 봄 공연에서 클래식 피아노 연주를 듣고 나서 공연을 보는 것이 힘들었던지 

집에 도착해서는 잠들 때까지 별말 안하고 계속 미드만 보던 남편이 생각났어요


이번을 통해 다시 한 번 남편이랑 음악적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성시경, 박효신 공연에 가는 남자 친구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소곤소곤 일기] - 프라하 공연 추천_프라하 국립 극장들


 

 


콘서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남편은 줄곧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재밌었어

 

아무래도 남편, 나는 멜로디 있는 힙합이 좋은 것 같아.ㅋㅋ 

그래도 새로운 문화 경험이었어

 

한국에 가기 전까지는 이런 콘서트를 2주에 한번씩 친구들과 다 같이 다녔었거든

옛날 생각도 나고,, 그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이제 부인도 내 역사의 일부를 함께해서, 기분 좋다


20대 초반에 남편과 함께 몰려다니며 힙합 콘서트에 열광하던 그 친구가

이제는 힙합가수가 되었네요

 

자려고 누웠는데 남편친구한테 문자가 계속 옵니다

2000명정도의 관객이 왔으니 친구도 성공적인 콘서트에 흥분이 가시지 않았겠죠

 

저도 한국에 있는 친구한테 문자가 왔어요

보일러 틀어 놓고 잤는데 너무 더워서 깼다고 하더라고요

유럽에 살다보면 바닥 뜨끈뜨끈 보일러 생각이 많이 납니다

 

나도 보일러 있음 좋겠다~~

 

나야 귀뚜라미 보일러지만넌 남편 보일러잖아

 

후끈하게 등 따시게 해 줄 보일러는 없지만

어릴적 힙합보이로 돌아온 남편의 열기를 끌어 안고 따뜻한 잠자리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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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후반전

지난번에 부부싸움 전반전을 읽으셨다면 ~~ 이제 후반전으로 갑니다.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이런거 가지고 진짜 싸울거야?


앞으로 토요일 오전에 같이 청소하자고 했던 계획.... 

저희들은 청소를 했을까요? 생각중


그 다음 주 토요일 오전, 같이 청소를 하면서 ~ 남편은 


바닥 한 번 쓸고

청소할 때, 우리 집이 정말 운동장 같이 넓어~


설거지하고 나서 

우와~~~우리 접시 쓴 것 진짜 많다~~ 

해도해도 설거지가 끝이 안나.


가스레인지 닦고 나서 

하.... 힘들다... 청소는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불평을 잘 안하는 남편인데, 갑자기 계속 투덜거리니 적응이 안됩니다. 


남편, 청소가 그렇게 싫어 ? 


응 !!!! 


남편의 대답은 사실 의외였습니다. 

제법 깔끔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이라,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싫어하는 것을, 자기가 좀 쉴려고 하면 청소해대는 부인이었으니... 

화가 날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고요. 


잘못된 습관이라 고쳐야한다고 해도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저도 금요일에 늦게 끝나거나, 남편도 일이 많아서 피곤해 하고... 

그러다보니 토요일은 늦잠자고~~~ 약속했던 청소시간은 훌쩍 지났습니다. 


평일은 각자 바쁘니 남편과 함께 있는 주말 시간은 즐겁게 보내고 싶거든요.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했으니, 약속한 시간이 되었지만 

제가 먼저 '토요일에 청소하자더니 왜 안했어?' 하며 말을 꺼내며 잔소리하기 싫더라고요. 


주말에 집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으면 힘들잖아요. 

저도 힘들기도 해서, 토요일은 그냥 넘기고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을 쉭~ 둘러보는데 


하.... 집이 너무 지저분하다 - 

이거 그냥 이렇게 이번 주말 넘겨버리면 평일에는 더 어지를 테고.... 

그럼 치우기가 더 싫어지겠지?

도저히 안되겠어. 치워야지.


싶어서 꼼지락꼼지락 하나씩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그! 런 ! 데 ! 

세상에.... 남편이 "왜 주말 오후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 저녁에 청소를 시작해" 라고 합니다. 


빠직 (-_-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있으면, 계속 더러워질텐데... 

주말에 안 치우면 언제 치워?  


주말 저녁인데 푹쉬어야지 - 


그럼 이렇게 더러운 채로 또 1주일을 살아야하냐고~~~ 


별로 안 더러운데 ?


어헉 !!!!!!!! 


정말 '오. 마이. 갓 '니다. 


남편은 청소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지저분해서 스트레스받는 우리 집이 

남편 눈에는 그닥 청소할 필요가 없이 보이는 상태였던거죠.  


도저히 이 상태로 새로운 주를 시작할 수는 없어서, 투덜거리면서 후다닥 바닥청소만 마쳤습니다.



그럼, 주말에 편히 쉬기 위해 금요일 저녁에 청소를 하자! 싶어서 

금요일 퇴근 후 청소 했더니, 남편이 금요일 밤인데 조금 쉬자고 합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쉬고 싶고 

주말 아침에는 여유 있게 커피마시고 싶고, 

주말 오후에는 산책가고. 


아놔~~~~!!! 대체 그럼 언제 청소를 할건가요 !! 


체코호수 - 부부싸움 중에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마음의 평정심을 가질 수 있기를


도저히 청소 관련 부부싸움의 고리가 끊일 것 같지 않고.. 

총체적인 집안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저를 발견하고는 

고민고민해서 남편한테 청소 도우미를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저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OK하는 남편이니까 

당연히 남편도 좋다고 할 줄 알았어요. 

부인, 우리 집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이정도 크기는 우리가 청소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내가 청소할테니 가만 놔두라고~~오오오오오오~~~~

언제하라고 정해 놓지 말고오오오오오~~
아니면, 청소 전문가를 부르든가 !!! 


안돼 안돼 안돼 


체코에서 청소일을 해주시는 분들은 대체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구소련 국가 출신이 많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 지 모르겠지만요, 체코 사람들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 엄청 싫어합니다. 

다른 러시아어 사용국가와도 적대감이 강하고요. 


혹여나 체코랑 러시아랑 비슷하네~라고 하셨다가, 체코사람의 반감을 사기쉽습니다. 


아무리 한국인 부인과 살며 런닝맨과 무한도전을 즐겨보며 

자신을 '하얀 한국인' 이라 불러도 남편은 체코사람 입니다.  


안돼!! 낯선 사람이 우리 집에 오는 거 싫어. 

특히 러시아권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침략을 받기도 했기에 체코인들이 얼마나 러시아를 싫어하는지 이해도 가고, 

남편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지저분한 집에서 사는 건 싫고 

주말 내내 청소하고 바로 월요일에 출근해야되면 주말에 못 쉬어서 1주일 내 피곤하고.. 

짬짬이 제가 하고 싶을 때 하려고 하면, 남편이 청소 준비(?)가 안되어 있고....


청소로 인해 시작된 부부싸움은 또 다시 청소때문에 부부싸움의 고리에 얽혔습니다.  


알았어, 부인. 그럼 내가 다 할게. 

아니 -당신보고 다 하라는 소리가 아니잖아. 

우리 둘 다 그렇게 힘들면 청소를 잘하시는 분께 부탁하자고. 

아직 우리 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걸 돈 주고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싶지 않아. 

하... 그럼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주말마다 청소로 싸워야 돼? 

내가 할게ㅡ 

그런게 어딨어. 우리 집인데 같이 해야지. 

주말에 시간을 정해서 하자고 한 것도 잘 안되잖아. 


그럼, 왜 주말 아침에 청소하자고 얘기 안했어? 


내가 얘기하면 당신한테 잔소리하니까 싫어할거 아니야. 

그리고, 왜 내가 꼭 먼저 청소하자고 얘기해야돼 ?! 



도무지 청소에 대한 부분은 해결이 잘 나지 않을 것 같아요. 

다행히 요즘은 남편이 한풀꺾여 제가 갑작 청소해도 그러려니 하는것 같아요.  


부부로 살고 있는 날짜가 하루하루 지나가고 서로에 익숙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서로의 생활 방식을 속속들이 알지 못해 부딪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사는 날이 늘어갈수록 아마 숨겨진 차이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되면서,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의 크기를 넓히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쌩뚱맞은 이야기이긴하지만,,,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건 일상에서의 탈출과 요리, 청소, 빨래같은 가사일에서 자유롭기 

때문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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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제가 체코에 살며 느끼는 점이라면 

부부 사이에서 가사 분담이나 육아에 있어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 구분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것도, 아빠 엄마가 구분이 없고요.


처음에 체코에 와서 놀란 점 중에 하나는, 아빠와 아이가 굉장히 친밀한 관계라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엄격한 아버지와 집안을 돌보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인 저에게 

아빠랑만 놀이터나 공원에 놀러온 아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에는 식당을 갔는데 남자 분이 4살 정도 되는 딸 아이를 데리고, 

친구를 만나 맥주 한 잔 하고 계시더라고요. 


Roman : Petr~ 오늘 뭐해?

Petr     : 응, 나 우리 딸 Misa랑 보고 있는데.

Roman : 그럼, 있다가 1시쯤 밥 먹을 수 있어? 딸 데리고 같이 식당으로 나와~

Petr     : 어. 알겠어. 



두 남성분들,,, 아마 위와 비슷한 대화를 나누고 만나지 않았을까요?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딸과 아빠가 함께 어린이 색칠 공부 같은 것을 했어요. 


요즘 한국도 남자의 육아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수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프로를 통해서 남자 육아 장려도 하고요 ~~ 

아이의 사회성에 아빠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아빠의 육아 참여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오는 것 같아요.  


한국남성의 육아 참여가 커지고 시대이긴 하지만,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경우는 흔해도 

체코 남자분들 같이 딸을 데리고 맥주 한 잔 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죠? ^^; 


현재까지 제 개인적 느낌에는 평균적으로 체코 남성분들이 육아에 더 깊은 참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은 남성성을 강조하고 가정일에 있어서 남녀 역할을 구분하는 

역사,문화적인 배경 탓이 있겠죠. 

 

한국과 체코의 중간인, 저희 집의 가사 분담의 상황은요? 

일이 일찍 끝나고 저녁에 들어 오는 사람이 장을 보고, 집안 일을 하는 편이에요.   

평소에는 남편은 요리와 설거지, 빨래를 담당하고, 저는 개 산책과 집안 청소를 담당하는 편입니다. 


하루는 저녁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하다가 갑자기ㅡ 남편이 묻습니다. 

부인 근데,, 이거 누구 숟가락이야


티스푼을 하나 보여줍니다. 



응? 그게 뭔데? 


이 티스푼 우리 거 아닌데? 


엉?? 



얼른 싱크대로 가서 봤더니 

제가 사무실에 있는 숟가락으로 요거트를 먹고 나서, 도시락 통에 넣었다가 

잊어버리고 도시락을 통째로 들고 와버린 거죠.  


사실 제 눈에는 다 똑같은 티스푼이었어요. 자세히 보니 손잡이 부분이 다르더라고요.  

이런 눈썰미 좋은 섬세한 남자 같으니라고 ㅋㅋㅋ 제 눈에는 다 똑같은 숟가락인데 


마트에서 판매되는 쌀죽 형태의 음식.



몇 주가 지나고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부인. 근데 이거 병따개는 어디서 온거야

? 그건 나도 처음보는건데.. 

크큭. 도대체 어디서 가져온거야~~ ?


난 진짜 몰라. 숟가락은 내가 가져온게 확실한데ㅡ

병따개는 나도 몰라

나 고둑(?) 아니야~~~

부인~ 이러다가 하나씩 하나씩 

회사 물건 훔쳐오는거 아니야? ㅋㅋ 

 


결국에는 그 병따개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알아 내지 못했습니다. 

제가 고둑이 되었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소곤소곤 일기] - [체코남편]우리 부인은 고둑!



손버릇를 하다보니 예전에 중학교 때 반 친구가, 노래방에서 탬버린을 가지고 나오고 싶어서

소리 안나게 하려고 탬버린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가지고 나왔다는 얘기를 남편한테 해줬어요.


남편이 예전에 자기가 한국에 있었던 일이라며, 이 못지 않은 손버릇(?)에 대한

고백을 했습니다. 


옛날에 한국에 있을 때, 술 많이~~~이 먹고 기숙사에서 자고 있는데

아침에 가방을 보니까 테이블에 딩동~~ 벨 누르는 거 있더라고. 

기숙사에서 눌러도 아르바이트 하는 분이 오려나? 궁금했어 ㅋㅋㅋ  


~~ 그래? 

그렇게 술을 많이 먹었어??? 

대체 누구랑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아,, 부인 -_- ;; 이야기 포인트가 그게 아니잖아. 

맨날 술먹은 얘기만 하면 다른 여자 블라블라


아~~ ! 어떤 여자랑 마셨길래 그렇게 많이 마셨던 거야 ?


거기 여자 없었어!



몰래 가져온 물건에 관한 손버릇 얘기하다, 어떤 여자랑 술마신거야? 로 끝나는 ㅎㅎ 

이렇게 말꼬투리 잡는 게 여자들의 싸움 특성이긴 하죠. 하지만 고칠 수 없을 뿐이고 꺅


저 만나기 전의 일이니,,, 진짜 남자랑만 술 마셨는지는 확인 불가한 부분이기에

가정의 평화를 위해 패스 ~~ 


여튼 부부간에 몰랐던 서로의 손버릇을 알아가게 된 대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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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이 뭘까요? 여러분은 행복을 찾으셨나요?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며 살면 바로 행복을 느끼는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 취업을 해서 외국에 사는 게 꿈이었습니다. 

원하던 꿈을 이루었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쁜 도시 프라하에 사랑하는 남편과 살고 있는 제 삶에도.

 "나는 행복한가? 행복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은 종종 머리 속을 헤집습니다. 


상상하던 일들이 모두 일어나고 있다는 성취감, 어쩌면 기적같은 일들 덕분에 행복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고생하고 있나..란 생각도 들어요.   

다행히 제 행복과 꿈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남편이 있어 체코 생활이 버텨집니다. 


남편과 함께 새로 시작하게 된 체코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체코어를 못했고, 체코 문화와 체코 사람들에 대한 기본 정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체코에 오기까지, 한국에서 만나 본 체코 사람은 남편이 전부였으니까요. 


제가 살아 온 문화와 서양문화라고 배웠던 것들과, 어떤 점은 비슷하고 어떤 점은 매우 달라 

좌충우돌할 때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사실입니다. 

 

체코를 서서히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게다가 요즘은 키우 던 개를 한국에서 데려와 집에 오면 저를 반겨주는 개들이 있어 웃음 짓는 날이 많습니다. 


매일 퇴근 후에 강아지 산책을 가려고하는데요, 

하루 종일 집에서 주인을 기다려 준데에 대한 보답같은 거라고 해야할까요. 
산책을 나가는 경우에는 신나게 달리는 개들의 모습을 보면, 긍정적이고 신나는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프라하 여름 날씨는 변덕스럽기도 하고 집에 늦게 귀가하는 날은 게을러서 산책을 못 가기도 하지만 

여름에는 해가 길어서 조금 서둘러 가면 밝은 시간에 갈 수 있습니다. 


엊그제는 퇴근하는데 남편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부인. 개 목에서 막 피가 나.

어미 개 목에 있는 지방들이 곪으면서 스스로 터져서 피가 나기시작했다는겁니 다.

응. 알겠어 - 집에 거의 다 왔어. 

라고 카톡을 보내고 걱정되서 집에 부랴부랴 갔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 멍멍이들~~!!!!!!


불렀는데 평소면 현관으로 달려왔을 개들이 보이지 않고 적막감이 돌며 집이 휑합니다. 

피 뭍은 화장지가 바닥에 흩어져있고요. 


불안한 마음에 곧바로 남편한테 전화 했더니, 개들 데리고 공원에 나와있다더라고요. 

휴우~~ 


공원입구로 걸어가니 남편이랑 개들이 같이 있습니다. 


남편, 나 이 공원 지나서 오고 있었는데. 산책 나왔다고 말해주지는....

그럴 정신이 없었어. 피가 많이 나서.... 그거 닦느라 화장지 한 통은 다 쓴 것 같아. 

쓰레기도 수북히 쌓였고... 다 치우고 나오려다가 

개들한테 미안해서 산책 곧바로 데리고 나오느라고 덜 치웠어. 

당신이 집에 들어왔는데, 피 뭍은 화장지 어지러진 모습보면 놀랄까봐 그나마 조금 치우고 온거야.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남편이 안 치우고 바로 산책 나왔더라면 

집에 들어갔을 때 뜨악 !!! 했을거 같아요.

언제 고름 터졌냐는 듯 발걸음 신나게 달려가는 어미개를 보니, 아프지 않아보이네요. .

책을 마치고 욕실에서 씻겨 달라고 기다리는 개들이 살랑살랑 꼬리 흔드는 것 보니 행복이 밀려옵니다. 

흙으로 더러워 졌으니, 씻기고 말리고.. 털도 빗기고 귀속도 닦아주고 이빨도 닦아주고. 

그러고 나니 밤이 깊었네요.



밤이면 남편이 차를 한잔하자고 하는데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 저녁도 물어봅니다.

부인 차 마실래? 


아니ᅳ 


진짜? 



녹차라떼도 안 먹을거야?

안 먹을건데~~


녹차를 좋아하는 저는, 지난 여름에 더운 날 스타벅스에 가서 


녹차 프라프치노 있어요? 


라고 물어봤다가. 점원이 " WHAT ?!?! " 하며 , 뭥미 ;;;; 하는 표정을 보고는 녹차가 체코에서는 흔치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체코에서는 녹차관련 상품이 구하기 쉽지 않아서 지난 해 한국에 가서 녹차라떼 2박스 사왔습니다.


제가 녹차라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기에.. 


진짜~~ 한국에서 사온 녹차라떼도 안 먹을거야?


응. 안 먹을래.


흠... 우리 부인이 아니야... 누구십시오??

ᄏᄏᄏ 아놔~~  누구십시오가 뭐야 ㅋㅋㅋㅋ


남편의 한국어 실수로 한바탕 웃으며, 오늘덕분에 웃는 날이 되었네요. 

하루에 한 번정도는 편하게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일,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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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버튼 감독이 프라하에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직접 와서 디자인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하더라고요. 

3월부터 시작해서 8월초까지 계속되었는데요, 

기간이 길다보니 '설마... 못 가겠어? '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지막 날 갔더니 길이 너무 길더라고요. 


30도가 넘는 땡볕에서 얼마나 기다릴지도 몰라서,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남편이랑 약속했어요. 보고 싶은 전시회가 있으면, 시작하고 곧바로 가자고요. ^.^ 

혹시 "다음에... " 라는 말로 미루고 계신 일 있으시면, 저희처럼 후회말고 바로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그 시간은,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찰나이잖아요 - 


프라하 팀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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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프라하에 생활한 날짜가 하루하루 길어져 갑니다. 

지내 온 시간만큼 오프라인의 일이 바빠지면서, 온라인의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아쉽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한 그리움이 채워지기도 하고 

외국생활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제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이기도 하거든요. 


태어나고 자라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이방인으로 산다는 건-

얼만큼 힘든 상황에서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제 자신에 대한 도전과 같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여행지로 사랑받고, 삶의 여유가 있는 유럽. 


특히 주말에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월요일,금요일 휴가 붙여서 

주변 유럽국가여행을 할때는 유럽에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유럽 여행을 와 본 분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유럽 생활이죠ㅡ 

분명,꿈꾸었던 생활의 일부분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체코 사람들의 행동과 문화,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겪게 될 때면 

'나는 왜 체코 남자를 만났을까. 난 왜 체코에 오기로 결정해서 살고 있는가? ' 


이런 의문을 마구 품기도 합니다. 


마음이 지치는 날이면 한국에 남겨두고 온 것들도 가슴 한켠 시린 날들도 많고요....  

사실, 이런 마음을 달래려면 그냥 한국으로 가버리면 해결되는 문제들입니다. 


하지만 큰결심하고 체코로 와서 살면서,

이만큼 적응하느라 괴롭고 힘겨웠던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아깝고 억울해서, 

그냥 놓고 갈순 없다는 결론이 납니다. 
아직은 향수병이 제 도전 정신을 꺾기엔 심각하지 않은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런 고민은 주로 "아이고~~~ 내 팔자야~~~"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체코에 대한 지식도 없고, 체코어도 못하고 체코문화.역사.사람들에 대해 잘모르고. 

단지 제 심장을 콩닥거리게 해주는 그 사람의 나라이기에 시작된, 저와 체코의 인연.

 

그를 만난 이후 순간순간 내린 결정들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하고... 

체코에 살고 정착하게 된 운명을 결정지었을테니까요ㅡ


루돌피눔에서바라 본 프라하 야경과 블타바 강변


사랑에 눈이 멀어 시작 된 준비없는 체코생활이라 여기저기 생채기 가득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한 해 한 해 겪으면서 프라하의 생활도 점점 익숙해져갑니다.

어느날 늘 지나치던 골목에 눈에 띄지 않는 꽃가게를 발견하고는

'그래.. 프라하는 참 골목이 발달되어 있어. 상점도 눈에 잘 띄지 않고.. 

프라하에 없는게 아니라ㅡ내가 잘 몰라서 안보였던 것도 있는것 같아.'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정류장에서 트램을 기다리다가 트램이 한꺼번에 와서 줄줄이 서 있으면 

뒤에 있는 트램의 번호가 안보여도 앞에 있는 깨끗한 트램 말고~~~

저 뒤로 한 칸짜리 낡은 트램이 우리 집 가는 트램일 거라는 걸 압니다. 

낡은 트램에 몸을 싣고 멍 때리고 있다가도 트램이 어디를 지나칠쯤에 고개 들어 

평온한 프라하의 블타바 강변을 구경해야하는지도 알아가고요.

프라하 지하철에서는 지하철이 들어올때 신호가 약해져 인터넷이 안되고, 

지하철 내에서는 전화가 끊기는 것에 대해 


"아니. 세상에ㅡ 지하철에서 전화도 안돼? " 


가 아니라 


"한국은 지하철에서도 인터넷 빵빵 터지니 편리한 생활이었구나. " 

라고 체코의 인터넷 연결 상태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요. 


지하철역에서 나가는 양방향 출구 중에서 어느쪽으로 나가야 내가 원하는 트램을 갈아탈수 있는지. 

지하철 몇번 째 칸이 그 출구랑 더 가까운지도 알아갑니다. 

트램을 타고 지나가는데 4살 즈음 된 아이가 길가에 있는 식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Tam je pivo. 저기에 맥주있어. " 라고 얘기할때 


아빠 단골 술집인가 보구나... 체코 사람들은 맥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한국에 지역 특색 음식이 있다면, 체코는 지역별로 생산하는 맥주가 있으니 ㅎㅎ


체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목 넘김 좋은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집근처 단골 선술집도 생기고요,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때 조용히 앉아서 머리속을 정리할 수 있는 단골커피숍이 생겼습니다. 

알베르트 마트의 견과류보다 막스앤펜서에서 산 견과류의 가격이 2배 비싸지만 

고소한 맛이 20배 정도 강하다는 것도 발견해갑니다. 

체코의 6월과 7월 여름 날씨는 해가 쨍쨍하다가도 다음 날 천둥번개에 비바람이 몰아쳐 

13도로 내려가면서 축축하고 뼈가 시린 초가을 날씨가 되기도 한다는것.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날엔 야외식당에 앉아 맥주한 잔 생각나게 더운 날이 되기도 한다는 점. 

이렇게 체코 여름날씨는 한국처럼 더운 건 아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라서. 

매일 아침 눈 떠서 오늘의 날씨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유럽 여름 날씨에 햇빛이 눈부셔서 외부활동할 때는 눈을 보호하기위해 썬글라스를 써야한다는 점.

써머타임이 시작되면 해가 9시~10시가 되어도 지지 않으니. 

시계를 잘 확인해서 저녁식사 시간때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여름에 갑자기 살찌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 


프라하의 도심에서 구두 굽껴서 신발 한 짝 떨어지는 신데렐라 되지 않기 위해서 

돌바닥에서도 거뜬한 통굽신발이 편하다는 것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체코에 있었던 시간이 아직 짧아, 여전히 낯설움으로 다가오는 체코지만. 
하루하루 프라하에 사는 날이 쌓일수록 체코와 더 가까워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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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유럽에 살면 주말에 늘 여행을 다닐 것 같지만..

해외생활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생각보다 여행을 자주가지 않게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 살아도 덕수궁 돌담길, 남산타워 안가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남편과 저는 되도록이면 토요일에 활동을 하고 일요일은 집 밖을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집에서 쉬면서 요리하고 함께하는 시간도 보내고~ 밀린 예능도 보는 일상을 보냅니다.


남편은 보고 싶었던 남자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신문기사를 읽기도 하고요.  

저는 인터넷 신문기사를 보거나 블로깅을 하고요.


아 ㅜㅜ 그리고 밀린 집안 일 - 빨래며, 청소며, 설거지.....  


주말은 외식을 하기도 하지만 종종 집에서 삼겹살을 먹기도 합니다. 

남편은 한국 음식 중에 삼겹살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체코인남편의 말에 의하면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사람들끼리 도란도란 얘기하는 문화가 참 좋대요.


이번 주말에는 삼겹살과 함께 남은 김치가 있어서 전기 그릴 옆에 김치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냠냠 삼겹살을 먹고, 전이 한 조각 남았습니다. 



부인이 먹어. 


아니야 남편이 먹어. 
남편이 나보다 더 크니까 더 먹어야지. 

아니지~~~ 부인에 작으니까 이거 먹고 더 커야지.
 


남편이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남편 배에서 꾸르르륵. 소리를 냅니다. 


봐~~ 배가 달라고 하잖아. 남편 먹어. 

아니면 반반? 

아이고 됐어요~ 남편 드세요.  



일요일에는 한국마트에 가서 사온 무말랭이와 김 한장에다 밥먹으려고 하는데, 

음식 준비하기 전에 무말랭이 겉포장지보고 침이 고여서 한 젓가락 집어서 입에 얼른 넣었죠. 

키야~~~ 한국의 맛이에요. 

 
쇼파에 앉아 있던 남편이 부엌으로 오더니


뭐 도와줄까?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부엌에 온 남편의 시선이 오물거리는 제 입에 멈추고, 수상한 눈초리로  


부인! 입에 그거 뭐야? 

뭐 ??? 


혼자 먹었어? 


뭐를 ? 


저는 무말랭이를 씹던 걸 볼 한구석에 넣고 가만히 있고,

남편은 제 입근처에서 킁킁거리기 시작합니다. 


아~~~ 해봐. 


오오~~~~


아니 ! 아~~~ 


어어~~~~


아니! 아~~~~~ 크~~게. 



살짝 입을 벌리자마자 ~ 구석에 숨어있던 무말랭이를 찾아냈습니다. 



에잇~~!! 이 부인. 맨날 혼자 먹고 !!! 안되겠네 ! 


아니,, 봉지를 열었는데 냄새가 너무 맛있겠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는 남편 입에도 얼른 무말랭이를 넣어줬습니다. 어찌나 잘먹던지 ㅎ 


반찬을 뭘 하나 더 놓을까... 생각하다가 계란 요리를 할까..해서 남편한테 물어봤죠. 


남편, 계란말이 먹을래?  


계란 롤롤~~~좋아좋아.  



계란 말이를 해서 도마에 썰어서 접시에 올리고 숟가락 챙기고 있었는데, 남편이 계란말이를 보고는 


오호호 맛있겠다~~~ 



하더니 하나 집어 먹습니다. 

준비 거의 다 됐으니까 밥이랑 같이 먹어. 

그럼~ 부인은 계란말이 안 먹었어? 

음... 그게.... 먹었지.

봐봐. 그럴 줄 알았어ㅡ 

나는~~~ 썰다가 양 옆에 미운거 좀 먹었어 



그렇게 주말에 음식도 해먹고 편하게 쉬다보면 어느덧 일요일도 훌쩍가고. 월요일 새벽이 다가옵니다. 

하,,, 주말은 정말 짧은 것 같아요. 



프라하의 봄 - 프라하2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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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체코는 국가공식 언어 체코어가 있는 나라입니다.

간혹 체코에 독일어가 공통어로 나와있는 자료가 있는데요. 

간판이나 관광지 브로셔가 영어못지 않게 독일어로 쓰여져 있는 경우도 많지만

현재 젊은사람들은 영어로 대화가 통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체코에 살면서 대부분 영어로 생활이 가능한 편이긴하지만

체코 생활이 길어질수록 동사무소나 우체국같은 관공서에 갈 필요가 생기면 체코어가 필요해집니다.
관공서에 직원분들은 영어를 거의 못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도 동사무소나 우체국에 영어하는 직원분이 많이 않죠. 



제가 체코 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서류 필요한 것이 있어서 외국인 경찰서에 신청서를 가지러간 일이 있었는데.
남편이 일러 곳으로 가서 둘러봐도 서류를 못찾겠어서 경찰관한테 영어로 물어봤죠. 
경찰관이 " 초쩨츠레 브르챠 딱흘레 네띠 쩨쩨 " 초스피드 체코어로 말해줍니다. 

그때 제가 아는 체코어는 "Pardon. Nerozumím. Mluvíte Anglícky?" (죄송한데요, 영어할 줄 아세요?) 

여서 이렇게 말했더니. 
그 경찰관 아저씨 "체코에 와서 살거면 체코어해야되지 않겠어?" 쌀쌀 맞게 얘기하고 썩소까지 날려줍니다. 

신기한게 이런 건 또 잘~ 알아 듣습니다 ㅋㅋ 

속으로 '인간아~~~ 내가 그 정도 체코어 잘하면 외국인 경찰서 올 일이 없지 않겠음? ? ' 했지만.
어쩔수 없죠ㅡ저는 체코에 사는 외국인일뿐이니까요. 


체코에 살고자 하는한 체코어 배워야죠. 암요. 암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의지도 있지만.

 체코어의 발음과 남성, 여성, 중성과 형용사, 명사의 모양도 변하는 체코어를 공부하노라면 @..@


'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게 됩니다.


프라하의 봄꽃



언어를 배울때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자되어야하는 일이지만. 

체코어는 제가 배워 본 언어 중에서 가장 발전속도가 느린 언어같아요. 
무슨 문장을 만들어보려고 해도 형용사와 명사 끝이 바뀌어야하니ㅡ 

용기내서 더듬더듬 3개 단어를 조합해 한 문장을 말하면

문장을 만들었다는 기쁨도 잠시..... 문법이 100% 맞는 경우가 없습니다... 음하하하하

아무리 실수하며 배우는게 언어라지만 체코어는 좌절이라는 복병이 자주 출몰합니당. 
하.지.만. 계속 공부하다보면 언젠가 되겠죠. 언.젠가.

체코어 발음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가끔 지하철역이나 트램역 이름을 따라하는데요. 
아무래도 체코어에 노출되는 여건에 있다보니. 철자를 보며 글로 배우는 것보다 들리는대로 배우기도 하는데요. 


그러면서 발견한것은 Hradčanská 역은 흐라챤스카로 Jinonice 이노이쩨. Pražský hrad 프라슈키 흐랏ㅡ 처럼 철자 중에 약하게 발음이 되며 잘 안들리는 것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철자를 제대로 보지 않고 배우는 체코어는, 제가 직접 발음을 하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ㅡ
하루는 남편이랑 트램을 같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편 이거 듸바들로 나피들오봐지체간다. 

응 뭐라고 ? 

음... 듸바들로 나삐드로바취쩨

우히히히. ㅋㅋㅋ. 다시 발음해봐.

디바들로 나피들로바지체


실제 트램역의 이름은 Dívadlo Na fidlovačce 인데요. 

체코어에 P 인지 F 인지, V 인지 B 인지... 듣기만해서는 철자 파악이 어렵고
혹은 c č b v 이런 발음들이 연달아 있다보면 해당 단어를 듣기만해서는, 정확한 발음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기다리던 트램이 왔고 Dívadlo Na fidlovačce 역에 가까워지며 방송을 들어보니 ~~

제 나름으로는 발음이랑 억양을 잘 따라한 것 같습니다. 


맞잖아 !!! 듸바들로 나피들로바치쩨.

여보ㅋㅋㅋㅋ 으아 진짜 완전 귀여워.


제 어설픈 체코어 발음은 남편이 들을 때는 아무래도 애기가 체코어 발음하는 것 같겠죠. 
남편이 배꼽잡고 깔깔거리고 귀여운 아이보는 얼굴을 하고 눈으로 하트 뿅뿅 쏘는 걸 보니.

이 한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위해서라도... 체코어 공부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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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저의 체코 남편은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습니다. 


영어도 체코어도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며 지치는 날이면 

남편이 간단한 한국어라도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유럽사람들에게 한국어가 배우기 쉬운 언어가 아니어서 생각지도 못한 실수들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몇가지 한국어에 관한 에피소드 말씀드릴게요. 


아침에 남편한테 한국어로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띠리링 ~ 


나는 여보를 너무 사랑하는거 같다. 맨날 생각하고..  


신기한게 한국어로 듣는 사랑고백은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해줍니다. 



남편한테 전화를 했더니 자기 쇼핑몰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부인 나 쇼핑몰에 왔는데, 뭐 필요한 거 없어? 


향수가 떨어져 가기는 하는데... 당장 급한 건 아니고 다 쓰고 사도 되고. 


아냐! 향수 사자. 어떤거? 


흠..... 그냥 여름 세일 기간까지 기다려보지 뭐. 


내가 우리 여보 이것저것 사주려고 맨날 일하러 가는데 !! 

사가지고 오면 화낼거야?

아이쿠 됐어요~~ 괜찮아. 안사와도 

나는 Generous 한 남편 있는데. ('남편인데' 를 이렇게 말해요.

근데 부인 Generous 가 한국어로 뭐야? 


너그럽다. 관대하다. 


응? 관계하다 ? 


-_-;; 


발음만 해서는 한국어를 알아듣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지난 저녁 메뉴는 오랜만에 짜장면이었습니다. 면발이 길어서 면을 자르려고 하는데 가위가 안보이더라고요.


남편. 가위 어디에 있어? 가위 찾았어?


어? 짜자써? 짜장면? 


히잉.. 찾.았.냐.고. 짜장면은 "짜"할때 짜장면이고, 


짜잤다? 


아니

차짰다? 


아아아니니니. (절래절래)


그럼 뭐야. 너무 어려우니까 패쓰 ~~~



제 체코어 실력 못지 않게 남편도 갈길이 먼 것 같아요. 





프라하여행지. (좌부터) 프라하성, 까를교, 틴성당, 시청사, 비셰흐라드




남편은 종종 인터넷을 통해서 새로운 단어를 배워가지고 오는데요 


여보 여보 

네에. 서방님. 


우리 마눌이~~~ 맞어?

응. 원래 마누라인데 사람들이 줄여서 마눌~~이라고도해.

마눌? 


응응. 우리 마눌~~ 이렇게도 말 해. 


어.... 그럼 우리 여보 마늘 아니야- 양파야

마늘 아니라~~~ 마. 눌. 그리고 내가 왜 양파야? 


날 울리니까 ~  아! 그리고 스스로도 잘우니까 양파맞네. 우리 little 양파 ㅋ




남편 휴대폰을 빌려 썼는데ㅡ 잠시 대기화면을 보고 헛 ! 이 여자는 누구?! 하고 놀랐어요.

  

남편이 제가 집에 없는 동안 보고 싶었던지, 대기 화면과 배경화면까지 제 얼굴을 크게 확대해 놓은 거 있죠. 



남편. 이게 뭐야 - 부끄럽게.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내 부인이잖아~~~ 부인은.... 예쁘게 예쁘고~ 귀엽게 귀엽고 ^^


말은 청산유수 남편인 것 같습니다. 




간혹 길을 걷다가 남편이 제 엉덩이를 토닥거리는 때가 있는데요. 

애정표현이 자유로운 체코에서 그것에 대해 신경쓰는 사람없지만, 저는 한국인이라서 -_-^ 

공공장소에서는 조금 신경쓰이는 편입니다.  

하루는 짧은 셔츠에 스키니 청바지를 입었더니 온통 남편의 시선은 엉덩이로 ㅡㅜ 


하아~~ 이쁜 엉덩이 ! 


아휴 남편,,, 엉덩이 좀 그만 좀 봐~~~ 


왜 그래! 당신 엉덩이가 예쁜걸 어쩌라고. 당신을 탓해!
근데 ,,, 오늘 배운 단어 하나 있는데.....  아 .... 그거 뭐였지? 덩... 방... 

아하! 방구멍! 방구가 나오는 구멍 ! 방구멍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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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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