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2.12 남편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17)
  2. 2013.05.21 사랑이냐 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4)

요즘 프라하 날씨는 좋아지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영상5도 정도로 올라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오예 ~~~!!!! 

봄이 오는 것이 오후에 나른해짐으로 느껴집니다. 졸려



오늘 아침에는 눈이 잠깐 내렸더라고요. 

올 겨울 프라하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눈이 와도 많이 쌓이지 않고 금방 녹아버리기도 하고요. 


여느 주말처럼 제가 남편보다 먼저 일어났습니다. 


남편이 거실로 나오더니 


와! 눈 왔어? 


응, 어제 밤에 춥더니 눈이 왔네. 


근데 지금은 안 와? 


응. 멈춘 거 같아. 


일요일 쉬는 날인데, 눈 오면 좋겠다. 와라~~~  와라 ~~~ 



이렇게 얘기 하고 커피를 2잔 타서 가져다 주는데 갑자기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우와! 남편이 눈 얘기하니까 눈이 온다 !!! 신기하네. 



그 눈도 결국 오래 가지는 못했어요. 지금은 햇살이 나왔다 구름이 덮었다 왔다갔다합니다.  

잠시라도 따스한 햇살 비치는 것 보니 어느덧 지리멸렬한 유럽의 겨울이 끝나가는 것 같아보여요.


올 해 겨울은 심한 슬럼프 없이 넘어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유럽의 겨울 날씨에 익숙해져가나봐요. 


눈이 오니까 괜히 지난 다이어리들을 꺼내 보고 싶더라고요. 

제 습관 중에 하나라면 갑자기 생각나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노트에 적어 놓는데요, 

그 중에 미처 남편한테 보내지 못한 오글거리는 편지 한 장이 있어서 

블로그에 남겨 놓으려고 글을 씁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닭살 팍팍 돋는 편지니까, 원치 않으시면 안 읽으셔도 될 것 같아요 ^.^

사랑이 유치한 면이 있잖아요. 저와 남편의 사랑도 유치 뽕짝입니다. 


남편과 처음 데이트를 하던 날 눈이 많이 왔거든요. 

햇살과 눈이 섞여 쏟아지는 것을 보니 한국 겨울이 생각나서 글을 써 봅니다. 

지금의 상황에 맞춰서 조금 각색했습니다. 


닭살 준비 안되신 분들은 스크롤 내리는 것 여기서 멈추시면 됩니다. 

계속 읽으실 불들은 닭살 즐감하세요 ! 



프라하 까를교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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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단 둘이 처음 밥을 먹기로 한 날,  함박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외국인이 혼자 버스 타고 초행길을 오는데 길바닥이 미끄러워 걱정을 했습니다.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됐을 즈음, 계속 눈이 내려 우산을 들고 버스 정류장으로 마중을 나갔죠. 


당신이 탄 버스가 눈 앞에 지나갔고, 버스 뒷문에서 내릴 줄비를 하고 있던 당신과 눈이 딱! 마주쳤어요. 


버스정류장을 향해 열심히 걸어가다가 

길거리 주차장에서 나오는 봉고차를 먼저 보내려고 기다렸습니다. 


그 사이 당신은 이미 버스에서 내려서 제가 서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고,  

봉고차 뒤로 방금까지도 봤던 제가 사라졌던 거죠. 


어디갔냐고요? 


당신을 보고 너무 신이 나서 봉고차가 가기를 기다리고 있던 사이에, 

빙판길에 사이드로 꽈당! 하고 미끄러져 버렸습니다. 


생떽 쥐페리<어린왕자>의 여우의 말처럼 

당신과 밥을 먹기로 약속한 그때부터, 버스에서 내려 내게로 걸어오는 순간까지 

당신과의 만남기 그렇게도 신이 났었나 봅니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여우가 말했다. "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을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처음에는 얼굴색도 말도, 서로 자라온 배경도 달라 

서로의 차이와 주변의 시선들로 힘들어한 적 있었지만 

어느덧 우리 함께 한 시간이 7년차가 되어갑니다. 


세상의 숫자와 편견들로 우리 사이의 흐린 날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겠지만 

서로의 곁을 지켜주며 행복한 날의 숫자를 세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무게에 허덕이면 서로의 품에서 한껏 울고

삶에 지쳐 쓰러지면 서로를 일으켜 세워주고 두 손 꼭잡고 함께 인생여행 했으면 합니다. 


저의 예민한 성격과 감정 기복으로 당신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루에도 몇 번씩 괴롭힐 때도,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가지 부족한 저를 당신 자신보다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며 

소중한 사람으로 대해줘서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사랑의 유통기한이 2년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나는 당신을 보면 설레어 뛰어가다 눈밭에 미끄러져 버릴만큼이나 심장이 뜁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남편.  

지금처럼 당신의 곁에서 함께 나이들어 가고 싶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사랑과 돈... 함께하면 참 좋겠지만요. 

뭔가 사랑이 있으면 돈이 없을 것 같고, 

돈이 있으면 사랑이 부족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어렵다는 두 마리 토끼를 현실에서 잡으신 분들 계시다면 

우선 축하드립니다! 


제 주변 사람들, 그리고 제가 이때까지 만났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을 원하는대로 100% 가지고 사는 인생은 없는 것 같거든요.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삶도 깊숙히 알고 보면 한 두가지 인생 고민은 있는 것 같아요. 


제 경우를 빗대어 얘기를 해보자면 


한국살고 계신 분들은 외국에 사는 분들을 부러워하지만~

외국에 사는 분들은 그래도 한국에 사는 게 낫지... 라고 생각할 때 있거든요. 


결혼하신 분들은 미혼자들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미혼자들은 어디에 꼭꼭 숨어 있는 반려자를 찾아 정착하고 싶어하고요. 


체코로 오기 전에 미혼인 친구랑 사랑과 돈의 관계에 대해 얘기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 친구는 미혼이라 이것 저것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라면만 먹어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살면 행복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리 그래도 사랑이 밥 먹여주냐... 라고 하고... 


뭐가 맞는 걸까?" 


정말 과연, 사랑만 가득하다면 살 수 있는지... 아니면 그래도 돈이 없이는 그 사랑도 무너지는 것인지. 


사랑찾아 체코로 온 저.... 친구에게 뭐라고 대답했을 것 같으세요? ^^; 

제 답변은.  


-" 둘 다 맞네."


였습니다. 사랑을 택할거라 생각하신 분들, 조금 실망하셨나요? 


사랑과 돈(능력) 중에서 어떤 부분을 얼만큼 비중을 둘지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것 같아요. 


제가 들은 얘기 중에 하나는요. 한 부부의 대화인데요. 


남편 : 여보~! 우리 날씨도 좋은데 공원 산책 가자


부인 : 걸어다닐 거면 뭐하러 공원을 가. 백화점 가서 천천히 걸어다니면 되지. 


이런 분들은 살면서 돈에 비중을 좀 더 많이 두어야 편한 결혼 생활이 될 것 같고요.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대화가 더 자신과 맞다면, 돈이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살면 

좀 더 편한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편 : 내가 돈은 없지만,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살게. 공주처럼 모시면서.

         서로를 바라보며 아껴주며 많은 시간 함께 보내며 살자. 사랑해.


부인 : 나도 사랑해. 그래~ 돈 좀 없으면 어떄. 남편이랑 같이 열심히 벌지 뭐. 


아무래도 남편이 돈을 잘 벌고 능력이 있다보면, 부인과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돈과 시간을 맞바꾼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꼭 함께있는 시간이 많다고 가족과 사이가 좋고, 시간이 없다해서 가족과 가깝지 않은 것 아닌 것 같아요. 


개인의 생각에 따라 어떤 가치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결정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 될 것 같아요.


참 ;;; 새댁이- 결혼 생활도 오래하신 분들도 이 글 보시는데 - 주제넘은 소리를 했네요.^^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제 경우는,,, 사랑의 비중을 더 두고, 가족과 친구들 다 한국에 두고 체코 생활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를 이렇게 안절부절하게 만든 사람은 없었거든요.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가


"이를테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지겠지. 4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하지 못할거야" 


라고 했는데요. 여우의 기분을 알게 해준 남자였거든요. 

그렇다고 금전적인 것을 무시할 수는 없었어요 ! 먹고 살아야하잖아요~ :)  


저희 커플이 결혼하기까지 한국-체코 장거리 연애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요, 

둘 다 그냥 "사랑이 중요해! 사랑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했다면 곧바로 결혼할수도 있었겠지만


현실은  -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둘 다 돈을 벌어야하잖아요. 

같이 살려면 생활비도 집도 필요한데, 

저도 한국에 제 명의로 된 집 없고, 남편도 체코에 집 없으니 보증금/월세 자금은 마련해야하잖아요.


제가 체코로 오더라도 곧바로 직장을 잡을 확률이 낮고- 남편이 한국으로 오더라도 일을 언제 구할지 모르고요...  

그래서 서로 떨어져 초기 정착자금을 열심히 모아야 했습니다. 

어느 나라로 가시던지 생활하시면 초창기에 자질구레 돈이 많이 나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자금이 모였다 싶었을 때, 결혼하게 되었죠. 


체코 생활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GDP 수치로 보면 한국과 비슷한데요.

체코 직장인들의 세금이 거의 40%에 육박합니다. 높은 세금으로 교육과 노인복지 비용으로 쓰이고 있고요. 


예를 들어 200만원을 벌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120만원이 됩니다. 

그래서 원룸 월세가 50~60만원이라 서울과 비슷하니, 

막상 프라하에 월세를 내고 살게 되면 체감 물가가 싸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집에서 요리해서 식사를 할 경우 장보는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2인 1주일 식료품 가격이 고기 포함 5만원~8만원하는 것 같아요. 외식은 한끼에 1인당 1.5만원~2만 정도이고요. 


아무래도 한국음식 기본 재료-쌀, 고추장, 된장,간장 등- 을 사야하는 한국사람의 경우는 장보기 비용이 더 올라가게 되면, 제가 느낀 전반적인 생활비용은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정말 사랑이 우선이냐 돈이 우선이냐는,,,, 

자신이 생각하는 비중에 따라서 결정하시면 즐거운 결혼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사랑이 좋아도 가끔, 

'하.... 우리가 부자면 좋겠다. 직장을 취미로 다니고 싶다' 는 생각이 들 때 있거든요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제가 가진 사랑에 대한 무게를 더 무겁게 두면서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찐~~한 사랑 해보는 것도 좋지~'


라고 결론을 내린답니다. 


혹시 사랑과 경제력에서 고민하고 있으시다면요 .... 

자신이 무엇을 얼만큼 가졌을 때 더 행복한지 깊게 생각해보시면 결정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모두모두 행복한 연인/부부가 되시길 바랄게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