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신기하게도 임신을 하고  뒤로는, 길을 걸어다닐 때마다 그렇게 임신부가 눈에 들어오고~~아기가 태어난 뒤로는, 유모차 끌고 다니는 엄마들이 눈에 쏙!쏙! 들어 오더라고요.


한국은 요즘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걱정이죠.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보면 결혼도 출산도 여유롭지 않은 것 같기는해요. 


제 눈에 많이 띄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체코는 최근들어 애를 많이 낳는 것인지.. 

주변에서 어린아이들 2~3명과 다니는 가족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월드뱅크의 데이터를 찾아보니 체코 출산율은 1.5명, 한국 출산율은 1.2명이라고 나오네요. 숫자로만 보면 두 국가 모두 인구유지에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출처: http://data.worldbank.org


국가별 의료시스템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체코의 경우 임신 후 성별을 가르쳐 줍니다. 

 

선생님, 아들인가요, 딸인가?

축하합니다. 아들이에요!

하…..네. 


혹시 아기 성별 알아요?

네, 아들이래요. 히잉 ㅠㅡㅠ

아.... 그래도 축하해요 ^^

 

저도 임신을 하기 전까지는, 임신이 마음먹으면 딱! 되는 것인줄로 알고 있었죠. 

실제로 많은 분들이 난임과 불임으로 1년 넘게 고생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렵게 생기는 아기인만큼 성별에 상관없이 축복이지만체코에서는 아들일 경우 엄마가 고생할  같아서 안타까워하는 분위기 입니다

 

작년에 회사 크리스마스  저랑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체코직원  명을 만났는데요 엄마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육아 어때요힘들죠?

근데,,, 누구…?

 ㅇㅇ에요

아하 한국직원 ㅇㅇ?

앞머리 냈어요?

, 머리가 많이 빠져서요

아~~못 알아보겠어요

아기 키우는  어때요?

아휴이제 아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정말 죽을 맛이에요

저는 딸도 힘든데

우리 아들은 완전 사악해요오늘 간만에   내려고 하이힐 신었는데허리 끊어질  같아요

크큭저도 현관에서 높은  신었다가 바로 낮은 구두로 갈아 신었네요 

 

결국  체코여자직원은 발이 많이 아팠던지... 

술을  마시고 취기가 올라올 때쯤에는하이힐을 벗어놓고 식당을 걸어다녔습니다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 한껏 꾸미고 술에 취한 그녀를 보며,

 

나를 내려놓고, '엄마'가 되는 것은 체코엄마나 한국엄마나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니한국에 있는 친정엄마가 자주 생각이 납니다

엄마가 스쳐지나가듯 하셨던 얘기들도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딸만 있던 엄마가 시댁을 갔더니 할머니가 그러시더래요.

 

아그야~ 니는 공밥만 먹어서 쓰것냐?

 

엄마는 처음에 시어머니 말씀을 못 알아듣고

 

공밥?? 무슨 뜻이지?

 

하셨대요.

 

한참이지나 아들없는 엄마를 보고 임씨 집안에 시집을 왔으니대를 이을 아들 하나 낳으라는 소리였던 거죠.

 

그때부터 아빠와 엄마는 아들을 낳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엄마 뱃속 아가의 거친 태동을 느끼시면서

 

아들이라 태동이 이렇게 다른가

 

하시며 드디어 아들 임신한 줄 알고 아빠에게 좋은 음식을  사달라고 하면서 잔뜩 기대하셨대요그리고는 출산 후에 탯줄을 보고 아들인  아셨다는..-_-;;

 

결과는 딸!! 인 제가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크게 실망하셨답니다

현재 60대인 엄마세대가 시집갈때만해도, 남아 선호사상이 강했던 때니까요. 

엄마의 상황을 머리로 해는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 서러운 마음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어쩔  없습니다.


엄마는 아들이라 굳게 믿고 계셨으니그만큼 실망도 크셨대요.

서운해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기가 알았는지엄마쪽으로 마주하고 눕히기만 하면 아기가 고개를 획 돌려버리고~ 다시 엄마쪽으로 돌리면 획 고개를 돌렸답니다.

 

 얘기를 들은 엄마의 엄마인, 저의 외할머니는

 

삼신할매가 아기한테 서운하게 한다고 노하셨다

 

라고 하시며 당장 정한수를 떠 놓고 기도하라고 얘기하셨대요

며칠간 비나이다~~비나이다~~ 기도를 드리자제가 고개 돌리기를 멈췄다고 합니다.

 

인터넷 기사에서 봤는데최근 연구에서 남아선호 사상이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가 한국이라고 하더라고요어차피 아들딸은 인간의 힘으로 결정할  있는 것이 아닌데성별에 대한 선호가 없어진다니 긍정적인 한국 사회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기의 성별을 알기 전에태동이 시작되면서 발차기가 유난해서 혹시 아들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딸이었는데도 엄마 뱃속에서 예사롭지 않았던 태동을 자랑했던 저를 닮아서인지저희 딸래미도 태동이 강해서 제가 자다 깰 정도였습니다.

 

제가 태동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것과 상관없이아기의 힘찬 태동에 기뻐하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저희 남편!!!

 

 포스팅을 계속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남편은 태권도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취미로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딸 크면운동 하나쯤은 해야겠지?

하면 좋지

뱃속에서부터 발차기를 잘하니까ㅡ 아빠랑 태권도 다니면 좋겠다

 

이렇게 남편은 아기를 태권도 꿈나무로 키우고 싶은 상상을 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는, 자다가 배가 고프면  다리를 하늘로 들었다가 바닥으로 ! 떨어뜨리면서 밥을 달라는 표현을 했습니다아기 다리  보면서

 

음… 역시다리 힘이 보통이 아닌  같아. 에헤헤헤

기뻐?

완전 좋아 태권도 하기 좋은 다리야. 아기들 태권도 도복 입으면 얼마나 귀여운데

 


하루는 퇴근하고 오더니싱글벙글 신나 있습니다

 

남편뭐가 그렇게 좋아?

부인 부인, 마트 앞에 놀이기구가 설치  봤어

아니, 못봤는데

아흐~~ 진짜 재밌겠더라고. 내년이면 탈 수 있을까?

아휴~ 아직 아기가 혼자서 앉지도 못하는데 ㅋㅋ 무슨 놀이기구야 

아기 크면 같이 가야지, 딸이 얼른 컸으면 좋겠다

 

침대에 누워서 이제 겨우 다리만 움직이는 아이를 보면서

남편은 아기 손을 잡고 태권도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함께할 상상과 함께,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간이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는 육아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 엄마인 제 가진 육아로망 같은 거라면,,,

제가 키가 작아서 자라 키즈 13-14세 (164cm) 사이즈 옷을 입을 수 있어서, 엄마-딸이 같은 옷을 사서 커플룩을 입는 것입니다. 하하하  커플룩을 해본적은 없지만, 커플룩에 대해 학을 떼는 남편하고 못해본 걸 딸과 함께 풀어보려는건지 ;;;

 

임신 후 아기 성별을 가르쳐줄 때 "입니다!"라고 했을 때, 이 로망을 실천할 수 있어 얼마나 기뻤던지요딸이 자기 옷을 고르고 싶어하는 나이가 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커플룩 입고 사진찍고 싶어요.. 

 

핫! 19개월인 벌써부터 입기 싫어하는 옷이 생겨났습니다

(엄마닮아 호불호가 벌써 강한건지 ;;) 

아무래도 엄마와 딸의 커플룩은 아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게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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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국제화 시대를 사는 요즘, 국제커플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제결혼까지 이어지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국제결혼으로 골인한다고 해도 식습관이나 생활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문화차이를 겪게 되고요. 


한국과 체코의 경우 아직은 서로에게 생소한 나라이기도 하고, 체코한국 국제커플도 많지 않은 편이라 체코남편과면서 차이 많이 느끼는지 궁금해 하시 분들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함께 지내야 하는 결혼 생활에서 문화를 크게 느낀다면 상당히 불편하겠죠. 고맙게도 저희 체코남편은 한식을 주식으로 먹고, 한국문화의 이해도가 높은편이라 평소에는 문화차이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하고 갑자기 남편과 나는 정말 다르구나.. 하며 차이가 느껴지 때가 있는데것을

 

어디까지 문 차이로 봐야하는지, 남녀의 차이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개인의 성향차이인지...

 

분명하기도 합니다.



 

오늘 프라하 한식당에 가서 저희가 국제결혼을 한플이기에 겪게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체코 일은렇게 많지 않은 편인데, 여름휴가 기간과 겹치는 7 5~6일이 연휴였습니다. 남편도 하루 연가를 내서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남편, 그럼 우리 금요일에 어디 프라하 근교 기차 여행이라도 갈까?

근데 일기예보가 천둥번개던데

, 그래?

 

체코생활을면서 생간 한가지는 일기예보박꼬박 챙긴다는 것입니다.

체코날씨쌍한지라, 어제 30 무더위였다가음날 13 찬바람 있는 거든요.

 


 계획 얘기는데 날씨가 별로라... 하 남편의 반응을 보니 김이 샙니다.

 

제가 이런 말하면 남편은 


내가 언제 그랬어


하면서 자신의 의도 ~~런게 아니었다고, 제가 넘겨짐작하는 거라고 하겠지만요. 넘겨짚든 머리속의 상상이든, 여튼 김이 샌 결과는 같습니다. 

 

돌아다니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남편은 약간 집돌이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육아를 하느라 많은 시간 집에 있고, 남편은 툭하면 아시아 출장 길을 떠나니, 서로의 삶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을 살고 있죠 ^^

 

남편은 여행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막상 도착해서경하고

 

인이 여기까지 데리고 와  덕분에, 좋은경했어

 

라며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허나 출발해서 도착하기까지 트러블이 아예 여행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도 합니다.

 

예전에 친구가 했던 말이 있는데요, 

 

우리 부부도 디를 나가려고 하우더라

 

나갈때마다 투닥거리며운다하여 집에서만 있기에는, 세상은 넓고경하고 가 너무 많은 같아서ㅡ 결국은 계속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연휴기간이 되니, 여행 본능이 다시금 꿈틀거립니다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남편은 장기 출장 다녀온 랜만에 거라, 남편에게침잠을 선물해주기로 합니다.

 

하루 이틀….. 늦잠 것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휴가 셋째날인 금요일까지 내리 오 늦잠을 것이~~ 화가 렵이었습니다.

 

남편이 자는 사이에 잔뜩 쌓인 설거지 하고, 로보트 청소기를 돌리고 분주했습니다

일어나길 바라며 은근히 시끄럽게 집안일을 했더니, 기지개를 ~ 켜면서 남편이 거실로 나옵니다.

 

우리 오늘은 밖에 나갈까?

, 그래. 밖에 나가서 점심먹자

부인 먹고 싶어?

갈비탕 먹고 싶은데. 까를광장 근처에 한식당 새로 열었는데, 가볼래?

그래, 가보자

 

족이 점심을 먹겠다고 허둥지둥 하며 밖을 나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은 정말 정신없는 같아요.

 

요즘 프라하 여기저기서 하수관 공사를 하느라, 트램길로 땅을 파서 트램이 뺑뺑 돌아갑니다. 제가 갔던 길이 아닌 정류장에서 내려 걷다보니, 중간에 길도 헤맸고요. 그렇게 아기의 점심때도 조금 늦어버렸습니다.

 

번에 유모차 가져 갔을 한쪽으로 놓고 밥만 먹었는데, 오늘은 걸리적거리는 것이 남편이랑 여기놔라 저기놔라 실강이 했네요.

 

얼른 주문을 넣어 아기를 먹이고 싶은데 남편은 세월아~ 네월아~ 메뉴를 뒤적이고 있습니다. 메뉴 한참 뒤적거리더니

 

여기 체코어 스페 틀렸다

, ?

여기도 틀렸네

외국어니까 틀릴수도 있지

장면 먹을까?

이거장면이 아니라 짜면인데

, 패스

 

메뉴 앞으로 넘겨서, 다시 보더니

 

여기 봐, 번역이밌게 되어 있지?

한국사람한테 체코어가 어려우니까

 

렇게 메뉴 끝까지 한참 보더니, 남편의 결론은?!

 

...먹고 싶은 없네

 

어후….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체코남편이렇게 불성실하고, 비관적이며, 냉소적 태도 보이 경우는 ! 한가지

 

바로 일찍 일어난 입니다. ( 기준에서는 일찍이 아니지만…. 체코사람 기준에서는 이른 시간일 있죠)

 

남편은 제가 하자고 하 긍정적인데, 아침잠을 실컷~ 자지 못한 날은 이런 날은 뭘해도 시큰둥~입니다. 제가 차라리 이럴거면 "No." 하라고 얘기하라고 했는데요, 남편은 

 

인이 하고 싶잖아. 부인이 한식 먹고 싶어잖아

 

라고 얘기하며  함께 하고 싶어합니다. 

 

음료는 먹을거야?

여기 식혜 있던데, 식혜 시킬까?

, 그래

 


체코남편과 한국부인, 그리고 혼혈 아기


체코 한국 커플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흔하게 있는 조합이 아니다보니 옆에 있던 한국 아저씨들이 흘끗흘끗 쳐다봅니다.

 


저희가 주문한 식혜가 나오자

 

저거, 식혜 아니야?

식혜 맞는 같은데

우리도 먹을까? 저기요~ 음료 4 주세요 

 

남편의 태도도 별로여서 화를 삭히고, 옆테이블의 따가 시선까지 불편한 상황에서…


갑자기 10 넘는 한국 직장인 남자들이 우르르 단체로 들어옵니다. 분들이 미리 전화로 음식문을신터라 식당에는 저희가 먼저 도착했지만 분들 식사가 먼저 나왔습니다.

 

시끌시끌한 대화를 들으면서 잠시 잊고 지냈던 서울의 회사 근처 식당에 점심식당의 번잡한 분위기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체코남편과 제가렇게 많은 한국사람한테 둘러 쌓여 밥을 먹은지가 오래 되었다는 것을달았죠.

 

체코생활하며 아시아 여자인 제가 혼자 다닐 때도선이 불편한데, 한국식당에서 많은 한국사람들한테 둘러 쌓여 남편과 있으니 또한 상당히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는 한국에서 남편이랑 데이트 식당에 갔던 상황이 생각났습니다

남편과 제가 테이블에 앉아서 영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늘쌍 옆에서 들렸던 대화가

 

외국인이 어쩌고 저쩌고….

영어 공부해야햐하는데...  쑥덕쑥덕,,,,

 

남편은 남들의선을 크게 개의치 않아편이, 과한 시선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꾸준히 힐끔거리는 상황이 있으면,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때도 있고요. 

 

하필이면 한식당에 단체 손님이 와서 정신이 없던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한국직원들이 자주 오는 밥리제 식당은 남편이랑 같이 가지 않을 같습니다. 기분도 상할 때로 상하고 주변 상황도 불편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이번에 한식당 가서 밥을 먹으며ㅡ

새로운 식당을 개척하고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려는 저와는 달리 익숙한 , 늘상 가던 곳을 선호하는 체코남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체코남편과 함께 새로운 것을 도전하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느끼면서요.

 

며칠 등학교 친구가 프라하 여행을 다녀가고, 마음이 적적해서...

내가 예민해졌나보다ㅡ

 

하고 폭풍의 소용돌이같은음이 사라지기...  

 혼란스러운 기분이 깨끗하게워지기를 마음 속으로 계속 기도합니다.

 

+ , 글을 쓰면서도 상황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 지는 것을 보면, 마음 다스리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ㅠㅠ.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해도 남편이 어떤 한국음식을 주문했는지 기억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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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한국에 가기 전에 딸은 여권이 필요했습니다. 한국여권을 발급받아서 갈까 생각했지만, 한국여권을 신청하려면 한국대사관을 제가 찾아가야하니까요. 한국여행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었고, 체코는 어린아이 여권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장점이 있어서 체코여권을 발급받기로 합니다.  


아직 아기가 혼자서 앉지 못하는 상태라서 남편 무릎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남편이 아기 몸을 붙잡고 있다보니, 남편의 손이 사진 한쪽에 나왔습니다. 


남편, 여기 남편 손도 사진에 나왔어


응, 어린 아기들은 몸을 못 가누니까. 

얼굴을 가릴정도가 아니면 주변에 어른 손도 괜찮대


아~ 그렇구나 


우리 딸이 5살 될 때까지는, 내 손이 해외여행갈 때 항상 따라다니겠네


딸의 체코여권을 발급받으면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체코여권 사진은 흑!백! 입니다. 

혹시 어린이 체코여권이라서 흑백인가 싶어서 체코남편 여권을 확인해보니, 

남편 여권 사진도 흑백입니다. 


글로벌시대를 사는 요즘 국적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긴 하지만요. 

아기는 체코여권으로 저는 한국여권으로 한국을 입국하니, 뭔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본적지로 전화를 해서 육아 보조금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해외에서 출산한 아기도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육아보조금 수혜 대상자이거든요. 

한국 출국 후 3개월 이내로 재입국이 안되면 육아보조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의 육아보조금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해, 시골 은행에 들러서 통장을 개설했습니다. 

통장을 만들면서, 해외에서 사는 티가 팍팍났는데요, 




체코에서 출산 후 아기 출생신고를 체코에 있는 한국 대사관을 통해서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아기는 해외출산 후 등록이라서 주민등록번호 뒷번호가 부여가 안 되었더라고요.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면 가장 큰 걱정이 의료보험 혜택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혹시나 아기가 아플 수 있으니까요.


아기의 주민센터에 들어서니 둥글레차, 현미녹차, 돼지감자 차 다양한 차들을 준비해주십니다. 정말 한국은 친절~친절~  



그리고 이미 전화 상담을 한 상태라 제 상황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체코에서 오셨다고 했죠


네, 체코 프라하요


우와! 체코 프라하~~~ 정말 좋더라고요, 체스키 크룸로프도 참 아기자기 예쁘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체스키 크룸로프 지명을 완전히 제대로 말씀하신 한국분 처음 만나봤어요. 

체코어 지명이 낯설다보니 대부분은 그냥 '체스키' 라고 하거나, 

'체스키 뭐시기' 로 말씀하시거든요.


그리고 체코남편과 국제결혼 했다는 것을 말하면, 으레 이어지는 질문 


외국인 남편은 어떻게 만났어요? 


체코남편이 한국에 유학와서 만났어요


한국에서 만나서, 체코에서 사시는 거에요? 


아, 네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부분은 유학을 온 국가에서 정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체코남편은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에 와서 유학을 하고,,, 

한국인 여자친구까지 있었으면 한국에서 정착할만도 한데 말이죠.


체코이민을 결심했을 때, 

도대체 제가 당시에 얼마나 해외이민이 가고 싶었던 걸까요? ^^


따님, 출생신고 서류가 있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라는 직원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출생신고를 체코에서 했기때문에, 출생신고 서류인 즉슨, 체코에서 발급된 출생신고서가 필요하다는 얘기였거든요. 다행히 대사관을 통해 해외출생신고가 된 상태라, 별도 서류는 필요 없다네요. 휴~~우

 

아이가 주민등록 뒷번호를 부여받자, 저희 아빠는 주민등록등본 하나를 떼어달라고 하셨습니다. 남편과 저, 아이 이렇게 한가족으로 등록이 잘 되어 있습니다. 

진짜로 이제 딸랑구가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네요.


은행업무와 관공서 업무를 마치고, 아버지 고향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버지가 자란 곳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라 차를 타고 들어가 현관문을 열고나면, 이웃들이 집으로 안부 인사를 하러 오십니다.



옆집에 사시는 작은 할머니는 아들이 호주에 10년 째 살고 계십니다.

 

외국 살이가 힘들지야? 

 

애기도 거기서 났대? 

 

옴매야, 고생혔다. 근데 애기 겁나~~ 이쁘지야? 

네, 많이 예뻐요

다... 느그들도 이라고 이쁘게 키웠으야~~ 


옆에 계시던 엄마가 애기하십니다. 


백억만금 준다고 해도, 나는 우리 딸이랑 안 바꿀거야


자네는 다 시집 장가 보내고, 속 시원하것구만. 난 이제 장가 안 간 아들이 걱정이네


좋은 사람 있으면 가겠죠 


근디 티비 본께, 요새는 남자들끼리도 결혼을 하드만


이정도 사회 이슈를 아실정도면, 시골사시는 할머니 치고 굉장히 깨어있으시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가가 혼자 앉을 수 있냐?


아직 혼자는 못 앉고, 조금 기대면 앉아 있을 수 있어요. 


맨날 하루가 하루가 다르지야? 

아가는 하루가 다르게 크고, 나는 할머니라 하루가 다르게 아프다


아이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삶의 시작과 끝이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아도 없었다 생겨나고 한참 사용하다 하나 둘씩 빠지고. 목도 못가누고 누워만 있다가 앉고 그리고 서서 걸어다니고, 그러다 나이들면 서 있기 힘들어 앉게 되고, 결국 눕게 되는.... 



아가는 할머니와 실컷 놀다가 막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뒷집 사시는 작은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오매~~~ 아그 머리가 노랗네. 염색한 것은 아니제잉~~ 


머리카락도 밝은데다가 혼혈이라 신기해서 눈 뜬 것이 보고 싶으셨는지, 자꾸 아이가 일어나길 원하십니다.


대부분 아기를 재우는 것은 엄마의 몫이기에, 안 깨우시는 게 가장 좋지만 .... 

아기를 보고 싶은 마음도 이해는 됩니다. 

계속 아기 얘기하시며 큰소리 내시니 아가가 깨버렸습니다.


옴매ㅡ 인났네 ! 


다행히 울지 않고 생긋생긋 웃습니다. 

하지만, 미소천사도 잠시... 금방 눈이랑 코랑 비벼대더니 졸린 눈치입니다. 


결국 제가 다시 재우기 위해 유모차를 끌고 한 바퀴 도는데 할머님도 유모차를 끌고 나오십니다. 애기 없이 어르신들 걷는 것을 보조하기 위해 유모차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잊고 있었던 유모차의 다른 사용법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모종을 들여다 보고 사진을 찍는데, 아이패드에 파리가 앉는 경험도 하네요. 시골에는 정말 벌레도 많은 것 같아요. 



한적한 프라하 근교에 살 생각을 하다가 기차 안에 들어 온 벌레를 보고 포기한 생각이 났습니다.

 

 


유모차를 잡고 있는 손목이 가려워 모기인줄 알고 탁! 내리쳤더니.... 

제 머리카락이.... 우하하하하  민망하네요 ;;; 


아기와 함께 시골에서 하룻밤 잤는데요, 

시골을 생각하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떠 올리기 쉽지만, 

실상은 새벽 4시부터 닭들이 꼬끼오~~~ 울어대고요, 

동네가 떠나가라고 2시간 마다 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도시의 소음이 인공적이라 시끄럽다면, 

이에 못지 않게 시골에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소리도 큰 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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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 나 내일 친구랑 점심 약속 있어
아, 그래? 나랑은 점심 안 먹고?
남편이 먹자고 안 했잖아
안 했지

그리고는 

그럼 부인, 오늘 아기 자전거 살까?
그래, 있다가 점심 먹고 남편 회사 쪽으로 갈게
좋아!

이번에 가 본 프라하 한식당은 YAMI 야미식당에서 백반위주로 만든 식당이었습니다. 

잡채와 불고기 백반 메뉴 시켜놓고 먹으면서, 한국식 백반을 좋아하는 남편이 떠올랐습니다. 남편을 데리고 한번 같이 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원래 낮잠시간인데, 간만에 시내에 나와서 너무 신이나는지 잠을 안 잡니다. 오렌지주스를 한 잔을 거의 다 마시고~ 저는 친구와 함께 아보카도 라임 케이크와 까페라떼를 마시며 즐거운 수다를 떠는 시간을 보냈죠. 



시간이 되어 남편을 만나러 가야겠다 싶어서 문자를 넣었습니다. 

남편 언제쯤 끝나?
4시 넘으면 나갈 수 있어
그럼 아직 시간 있으니까 장보고 있을게. 남편이 나로드니 트리다로 올래?
그래, 도착하면 한 4시 15분 되겠네
응 알겠어

* 프라하 생활 TIP! 

프라하 지하철 B선 Narodni Trida역은 MY쇼핑몰이 있고, 아이용품 사기 편하고 지하 테스코에서 장보기 좋습니다.


장을 보며 돌아다니는데 아기는 이제야 졸린지, 비닐 안에 들어있는 바나나 껍질을 깨물깨물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찰나에 남편이 왔습니다. 

아이고~ 딸랑구 자네
응, 방금 잠 들었어
아무래도 자전거는 다음에 사야겠지?

근데 맥주 샀어?
어, 샀지
몇 개? 2개? 우리 celebration (축하)하는 거야?
무슨 축하? 다른 음식도 무거운 거 많이 사서, 한 병 밖에 못 샀는데
아…. 


남편이 출장을 다니면서, 출장 가기 전에 아쉬워 맥주 한잔, 출장에서 돌아와서 축하 맥주 한 잔, 주말이니까 축하 맥주 한 잔 등등.... 계속 맥주 한 잔할 핑계거리를 찾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왕 시내에 나왔으니 장난감 가게를 휘리릭 둘러봤는데, 너무 작은 어린이 자전거만 있고 저희들이 찾는 스타일은 없었습니다. 딸의 자는 모습을 보니 금방 일어날 것 같지도 않고요.

아무래도 여기 말고 다른 곳에 가야 될 것 같네
그러게, 그럼 다음 주에 내가 하루 재택근무 하는 날 다른 장난감 가게 가보자
응응 

남편, YAMI 한식당 갔는데 - 백반 스타일로 해서 반찬 4가지 나오더라고
반찬 4가지? 근데 백반이야? 
많지는 않지만 한국에 있는 한식당이 아니라, 프라하 한식당이잖아

한국의 백반식을 먹어 봐서 반찬 개수를 아는,,, 이 체코남자 ㅋㅋㅋ 

집으로 돌아오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 날입니다. 아기랑 외출할 때 개들을 산책을 못 시킨 것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남편, 우리 집에 도착해서 개들 산책 시키자
그래, 날씨 좋으니까. 그럼 내가 올라가서 개들 현관으로 내려보낼게
응응

개들을 산책시키는 사이에 딸이 깨어났고 집에 들어와서 개를 씻기는데, 딸이 집에 와서 마음이 편한지 큰 일을 봤습니다. 

딸래미 기저귀 좀 갈아줘요, 바로 샤워시키게~~ 그리고 개털 좀 말려주고요

이때 화장실의 상황이,,, 

저는 아기를 씻기고, 

개 한마리는 목욕을 하며 따뜻한 물이 담긴 대야에 몸을 담그고 있고,,,  

옆에 남편은 다른 한 마리를 털을 말리고… 


이 정신없는 와중에 남편이 묻습니다. 

근데 우리 케이크 남은 것 있어?
메도브닉 케이크? 

아니, 엊그제 먹은 게 마지막 조각이었는데 
아….. 


아휴, 정신없구만 메도브닉은 왜 찾는거지?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가, 셋 씻는 것을 마무리하고 나니 거의 저녁먹을 시간입니다. 근데 솔직히 요리를 하기에 지칩니다. 

부인, 우리 저녁 뭐 먹을까? Damejidlo?
아냐, 내가 뭐 만들게

종종 damejidlo라는 프라하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요, 포장비 배달비까지 합쳐지면 거의 2인 식사에 800~1000 kc(4만원~5만원) 나옵니다. 그 돈이면 괜찮은 체코 식당에서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 마실 수 있는 가격인데, 배달이라고 해도 부실한 음식에 큰 돈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이 남자는 왜 툭하면 damejidlo를 먹자고 하는거야? 얼마나 비싼데

이렇게 생각을 했죠. 

제가 요리를 시작하기 전, 남편은 싱크대에 남아있던 설거지를 합니다. 그런데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보입니다. 

남편 저녁 뭐 먹고 싶어? 연어 구워 먹을까, 아니면 소고기 구워 먹을까?
음,,,, 미역국! 
엥? 미역국?
응. 미역국
날도 이렇게 더운데, 미역국이 먹고 싶어???
…...


남편의 침묵 후 1초,,, 2초가 지나,,,, 

저는 얼굴을 두 손에 파묻은 채로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바로 오늘은 남편 생일이었거든요. 

부인 울지마, 아기가 불안해 하잖아 

…..

아, 부인. 괜찮다~~~ 
정말 미안. 어떡해, 남편... 
아휴, 괜찮아. 부인이 바쁘고 정신없잖아 
세상에… 그래도….어떻게 완전히 잊어버릴수가 있어


어제부터 남편은 내심 자기 생일 날 부인과 아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싶었던 거였고…. 

남편 생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저는 아무 생각없이 신나게 케이크를 먹고…. 

남편이 그렇게 힌트를 주는데도, 

눈치없이 아기와 개를 보살피는 오늘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느라....

진짜 중요한 남편의 생일을 까마~~~득 하게 잊어버린거 있죠 

제 자신이 부끄럽고, 남편한테 한없이 미안해 와락 눈물이 났습니다. 


남편이 서랍장을 열더니 마른미역을 꺼냅니다. 

남편, 아냐. 내가 미역국 끓여 줄게. 
괜찮아, 내가 할게
그런게 어딨어! 당신 생일인데. 내가 얼른 할게. 아기랑 같이 놀아줘



다행히 아는 분이 가져다 주신 다양한 김치들과 MY 테스코에서 돔 한 마리를 장을 본 것이 있어서 갑자기 생일상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생일 당사자인 남편보다 아기가 더 미역국을 잘먹습니다. 

우리 딸이 미역을 잘 먹네~
모유수유할 때 내가 미역국을 부지런히 먹어서 그런가?
그러게, 부인이 수유할 때 우리 같이 한 3주정도 미역국 먹은 것 같다, 그치?
응, 남편이 부지런히 끓여줬지 
미역국 대신 뼈 사다가 사골국도 끓이고 


그러게요, 불과 1년 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요즘 남편이 새로운 직장에서 출장을 다니느라 바빠서 집안일에 조금 소홀해졌다고...... 출산 후 남편이 제게 쏟았던 정성스런 보살핌에 대해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일을 통해서, 1년에 하루 뿐인 남편 생일도 잊어 버릴만큼 부족한 저와 살아주는 이 남자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드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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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최근에 유명 아이돌 가수 빅뱅 탑이 대마초를 피운 것이 걸려 뉴스가 되었죠. 

탑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인정했던데, 

참... 빅뱅 탑뿐만아니라 지드래곤도 그렇고, 박봄도 그렇고 YG 패밀리는 마약관련 이슈가 끊이질 않네요. 


사실 유럽이나 다른 서양국가에서 대마초는 마약류로 거의 분류하지 않는 편입니다. 체코도 대마초를 피우는 것이 불법은 아니고요. 

하지만, 아직 한국 정서로 대마초는 마약으로 다루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프라하 빨간 지붕과 하늘

프라하에 여름이 오면서 함께 찾아 온 찬란한 하늘을 바라보며, 

뽕 맞은 사람 마냥~~ 헤헤헤ㅡ 실실 웃으며 프라하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체코이민을 오고 나서 밥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프라하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체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회생활을 해서인지. 

프라하 생활이 아름답게만 기억되지 않았는데, 여유롭게 맞이하는 프라하는 어쩜!!! 어쩜!!! 

짝사랑하던 사람을 우연히 길에 만난 것처럼 제 심장을 콩닥콩닥하게 만들어줍니다. 


프라하를 걸어다니며 사진을 대~~충 찍어도 그림같은 하늘이 사진 속에 담기고요.    

​날이 좋으니 프라하 공원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입니다~

아! 체코 여행을 오셔서 도심에서도 상의 탈의를 하는 체코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적응하지 못한 문화라 흠칫! 놀라기도 하고요, 체코 사람인 남편마저도 도심에서 상의탈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사진들은 프라하 레트나(Letna) 공원에서 찍은 건데요, 이름 모를 분홍 솜털같은 나무도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이 포스팅 보시는 분들 주에 나무 전문가 계시면, 나무이름 좀 댓글로 좀 달아주셔요 ^^

​요즘 포스팅이 더 디어진 이유는 여러가지 있는데요, 전에 제가 포스팅에 게을러지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최근에 오프라인 생활이 바쁘기도 했고요, 프라하 날씨가 좋아졌습니다

요즘 프라하 여름 날씨는 환상적일만큼 좋거든요. 습도가 높지 않아 땀도 거의 안나고, 기온이 높은 날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프라하의 날씨가 늘 여름만 같다면, 우울증이나 향수병같은거 안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프라하의 암흑기가 오기 전까지는, 최대한 햇살을 즐기며 바깥 활동을 자주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포스팅 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ㅎ 


요즘 프라하날씨는 새벽 4~5시만 되어도 해가 쨍!하고 떠서 훤~~하고요, 찬란한 프라하 야경을 보려면 9시가 훌쩍 넘어야 어둑어둑해질 정도입니다. 하루에 18시간 정도 환한 것 같아요. 

유럽 써머타임도 시작되고 여름이 되면서,,, 분명히 낮이 길어졌는데 말이죠.... 

바깥이 그~~렇게 밝아도 아이와 같이 일찍 잠들기 일쑤입니다. 육아를 하다 보면은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나 모르겠어요. 체력소모가 큰 일이라 그렇겠죠?

아이랑 같이 잠드는 날이면 다음날 아침, 눈뜨면, 육아가 다시 시작되고 24 시간 내내 아기랑 붙어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기도 해요. 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요즘 몇가지 단어를 띄엄띄엄 말하는 딸랑구는

아우또, 한나, 빠빵 (Auto - 체코어 자동차, 하나, 빵빵)

대략 "자동차 한 대가 빵빵 지나간다."는 말을 이렇게 표현하며 귀여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대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도 지나가버릴테니, 기억 속에 담아두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러다가도 저는 개인 시간이 필요한 자아가 강한 엄마라서 마음 속의 갈등도 자주 일어납니다.  

지금 포스팅을 할 수 시간이 난 이유는요~ 딸래미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 올레!!!!! 

오전에 몇 시간만 가는 것이지만, 한결 육아 책임에서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복직을 하기까지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지만,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아이가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하면 좋을 것 같아서 체코 평균보다 먼저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편의 일본 출장이 정해졌습니다. 남편은 줄곧 기회가 있으면 일본에 가보고 싶다했는데,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부인, 나 일본 출장 정해졌어

우와, 잘됐네. 일본 가고 싶어했잖어.

응응, 근데 우리 여름휴가는 언제갈까? 

글쎄. 남편 출장 다녀와서?

그럼 늦잖아

좀 그런가

어디가고 싶어? 

나? 피렌체. 가서 가방도 사고 싶고


제가 명품가방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아기가 생기면서 쇼핑이 귀찮아지더라고요. 앞으로 쇼핑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싫어서 한 10년간 조심히 들고 다닐 좋은 가방 하나 사고 싶어졌거든요. 

그럼 부인, 이탈리아 혼자가는 건 어때?

(잘못들었나 의심하며) 어?? 혼자? 

(다시 확인차...) 나, 혼자???

부인 혼자, 아기랑 쇼핑하기 힘들잖아

그렇지. 근데 이탈리아 여행을 나 혼자??? 으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 좋아? 

아니~~ 그게..... 몰라. 상상만으로 막 웃음이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커서 딸이 이 포스팅을 보면 서운해할 수도 있겠지만,, 제 딸이니 저만큼이나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여자로 성장하다보면 이해하는 날도 오겠죠? 

아무튼, 이제 아기가 어린이집을 다니니 포스팅을 다시 열심히 해야겠어요! 

+ 제가 또 바빴던 이유는 인스타그램 cooljamtour를 시작했어요! 짧은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매력에 빠졌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있으신 분들은 cooljamtour 팔로우 하셔서 매일같이 업데이트 되는 프라하 생활 소식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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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 중국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한동안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가 하는 일은 월병과 보이차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아~~ 상쾌한 아침. 월병 먹어야지!

부인이 계속 얘기하니까 나도 먹을래


월병 덕분에 열심히 한 다이어트는 말짱 도로묵이 ㅠㅠ 이제 월병을 다 먹었으니 다시 체중 관리 시작해야죠 ㅎㅎ 월병을 오물오물 먹고 있는데, 남편 손이 쓰윽 들어와 월병을 한 개 더 집습니다.  

 

뭐야 2개째 먹네

아니~~ 먹다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월병을 먹다가 갑자기 남편이 후다닥 아기한테 뛰어갑니다. 

 

아아아아~~~ 안돼!!

 

회사에 가져가야할 서류로 가득  가방을, 열어 놓은  바닥에 놨던 거죠. 가방에 물건이 "날~~끄집어 내봐~~"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딸래미가 놓칠리 없습니다.

 

딸, 이거 아빠 중요한 문서란 말이야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아아아~~~ 안~~

 

휴대폰을 잠시 소파에 두었다가 딸이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거죠. 얼른 휴대폰을 높은 테이블 위로 올려 놓습니다


남편, 여기는 호텔이 아냐~~ 아기가 계속 돌아다니며 물건을 호시탐탐 노린다규!

응응, 알겠어. 부인 근데 우리 주말에 날씨 좋으면  가족 산책 나가자 

그래그래

 

남편은 출장때문에 집을 자주비워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함께 가족 산책을 제안합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저를 뒤에서 와락! 안습니다. 


부인, 그대로 있어

얼른 출근

가만히 있어 부인. 아무데도 가지마

나는 안 가~ 남편이 자꾸 가지. 이제는 한국도 건데

아, 그래도. 아무데도 가지마

알겠어~ 아무데도 안 가게, 돈 많이 많이 벌어와 ^^

 

너무 현실적인 부인인가요? 미혼일 때는 사실 진정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은... 결혼 생활에서 돈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도 먹고 사는 기본을 해결하는 돈 앞에서는 그 힘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꼭 사랑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뭐든 적당한 선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남편을 현관에서 배웅하고 뒤돌아보니 화장실과 화장실 거울에 불이 그대로 켜져 있습니다. 체코남편이 돌아 왔음을 느끼네요. 출근 준비를 하며 서랍장까지 열어 놓아서, 딸이 아랫쪽 서랍장에 있는  물건을 죄다  놓았습니다


에휴,,,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청소가 끝이 없네요~~


여기까지가 중국출장 다녀와서이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국출장 관련입니다. 이후로 남편은 중국출장을 한 번 더! 가서 이야기 흐름이 좀 뒤죽박죽이네요 ^^


+++++++++++++


+++++++++++++




남편이 한국출장을 가면서 갑자기 남편이 한국에서 유학을 해서 둘이 함께 한국에 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결혼생활도 몇년되고 육아에 치이다보니 블로그 초창기랑 비교하면 포스팅에 깨쏟아짐이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간혹 봄바람에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듯, 남편과 연애하던 추억의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날이 있습니다.


부부가 연애시절 떠올리기 시작하면, 부부사이가 농익어 가는 거라던데 ^^;;;

파릇파릇했던 남편과 저의 모습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휘리릭~~~


체코사람들 대부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친해지고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남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9시 수업을 듣는데 그날따라 일찍 도착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강의실로 가는 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남편을 우연히 만났고 같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라 남편이 저한테 말을 걸었습니다. 


그전까지 얼굴만 알고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횡단보도에서 강의실까지 의외로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걸어갔습니다. 돌이켜 보니, 함께 걷는 동안 제가 깔깔거리고 웃으며 상당히 유쾌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강의실에 도착할 쯤, 남편이 물었습니다.


혹시, 음료수 마실래?

응, 그래


걸어오는 길이 오르막이라서 목이 타던 찰나였거든요. 매점 자판기에 가서는, 남편이 또 물었습니다.


뭐 마실거야?

나는 아이스티 


남편은 콜라를 뽑았고 (남편은 저랑 결혼하고 나서 거의 콜라를 끊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힙합보이에 콜라를 즐겨 먹었던 남자~), 자판기에 남은 돈으로 제 아이스티까지 사줬습니다. 


남편이 유럽사람이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데다 거의 처음 이렇게 둘이서 길게 얘기해보는 사이라서,,,


으잉? 왜 음료수를 사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이 마르니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600원짜리 상냥한 음료수 한 잔에 홀딱 넘어가버린듯 싶어요 ㅋㅋㅋ  



그 후로 친구들이 여럿 모인자리에서 남편은 저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장난끼도 많은 남자였기에 장난 반으로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할로윈 파티에서 진심을 알게되고는 그 때부터 남친여친이 되었답니다~~ 


외국남자하면 왠지 더 친절하고 부드러울 것 같지만서도,,,, 남편은 자상한 한국 남자들처럼 매일 밤 집에 데려다 주거나, 화장실 앞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자아가 강해서 연애를 하기 쉽지 않은 성격인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모습이 데이트를 할 때 참 편했습니다. 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할 때도 체코남편 특유의 기분좋게 말하는 화법으로 이해가 잘 되게 설명해줬어요. 



큰 싸움없이 데이트를 해나가던 중, 남편은 방학동안 체코로 한 달 떠났고 저는 한국에 있었습니다. 


체코에서 잘 지낸다며 안부 차 보내 비디오 남편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생기랄한 모습이었습니다.


여자친구는 한국에 놔두고 잔뜩 신나있구만~~ 흥칫뿡!


비디오 속 밝은 표정의 체코남자친구를 보는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면서도, 당연히 오랜만에 체코음식도 먹고 체코 친구들 만나 체코어로 떠드는 게 재밌고 편하겠단 생각도 했죠.  

 

남편은 한 달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만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둘이 식당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비빔밥을 먹는데,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내 체코남자 친구가 진짜 맞는거지?


어리둥절 바라봤습니다. 제게는 남친과 떨어져 있던 한 달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꿈인가 생시인가 눈 앞의 체코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습니다. 한달간 떨어져 있기 전까지는, 사람이 제 곁을 떠난다는 것을 크게 실감을 못하고 있다가... 이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외국인이니 언젠가 때가 되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이런저런 시간이 지나 체코남편이 한국출장을 간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한국출장 가기전에 아기를 재우려고 불을 끄고 다같이 침대에 누웠습니다. 


엄마! 뽀오뽀, 뽀오뽀 (=뽀로로) 



저희 아기에게도 뽀통령이 인기 만점입니다~~ 아기가 뽀로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찾아서 가져다 줬더니만... 자려고 뒤척거리다 제 얼굴을 빡! 때렸습니다 ㅠ.ㅜ 제 눈 앞에 번개가 번쩍 !


으악! 내 얼굴~~~

부인 괜찮아?

아니, 진짜 아퍼 ㅠㅠ 아야... 

으흐흐흐흐~~

뭐야, 남편

아니,,, 그게... 우히히히

뭐가 재밌어? 우와~~진짜로 별이 보였어. 아흐.. 아퍼

부인이 웃기게 말했잖아. 앞으로 별 안보이게, 내가 한국 가서 천으로 된 뽀로로 인형 사가지고 올게

아, 몰라~ 


헤어짐의 형태이든, 장거리 연애이든,,, 국제커플은 언젠가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연인사이인데요...  


저와 남편은 여차저차 연애를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현재는 플라스틱 인형으로 안면을 강타하는 공격성(?)을 갖은 아기도 낳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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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이야기 포스팅입니다. 

저와 남편이 데이트를 시작한 때가 할로윈 파티여서, 10월 말일이면 보통 저희 부부는 기념일 맞이 식사를 합니다. 

이벤트나 선물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편이라서, 처음에 남편이 우리 데이트 기념일을 특별하게 보내자고 할 때는 조금 낯 간지러웠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도너츠맛집으로 도너터를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요.

아기가 어려서 저녁외식은 어려운 상황이라, 2016년 데이트 기념일 식사로 도너츠를 왕창시켜 먹었더랬죠. 


도너츠를 냠냠 먹으며 남편이 말을 건냅니다. 

부인, 내가.... 사실은..... 데이트 기념일에 맞춰서 선물을 샀는데,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해외배송을 시켰는데, 아직도 안 도착했어

남편 뭐야~~~ 난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아냐아냐, 괜찮아

그래도 미안하잖아

아니야, 부인은 아기 돌보느라 정신없으니까. 큰~~ 건 아니고 그냥 작은거야 작은거

물건 배달은 남편이 기대했던 것보다 2주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부인!! 드디어 오늘 소포 배달 올 것 같아

아, 그래?

근데, 하나 약속해줄 것이 있어 

뭔데?

상자 배달 오면, 꼭 받기만 해야돼. 내가 집에 도착 하기 전에는 열어보면 안돼. 절~~~~~대 안돼

아이고~~ 알겠어요

흐릿한 날씨 탓에 아기와 긴 낮잠에 들었다가 4시 정도 일어나서, 정신이 잘 안차려지는데 갑자기 벨이 크게 울립니다. 

띠리리리리~~~ 

누구세요

UPS 입니다. 


남편한테 소포 도착했다고 인증샷을 보냈습니다. 

남편, 선물 도착했어

잘됐네, 절~~~~~~대 먼저 열어보기 없이

아, 알겠어! 진짜로 안 볼게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남편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6시정도 남편이 퇴근하고 왔습니다. 

남편 왔다!!!!  나 소포 안 열어봤어

잘했어~

상자가 상당히 무겁던데~ 

진짜 별거 아니야

그럼, 이제 열어봐도 돼?

응, 그래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상자를 여는데 이~~~야 !!!!!!! 심슨 DVD 가 들어 있습니다.

요새 부인이 육아도 힘들고, 나 회사 옮기고 나서 뒷바라지도 힘들고. 최근에 멍멍이까지 감기 걸려서 고생했잖아

전에 우리가 꿈 얘기를 하다가, 당신이 살면서 심슨 DVD를 다 모으는 것이 꿈이라고 해서. 내가 당신의 모든 꿈을 이루어 줄 수는 없지만, 이 꿈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줄 수 있어서 샀어.

으허어엉 ㅠㅠ 남편..... (하트 뿅뿅)

저는 정말 스쳐 지나가듯 한 말이었는데, 그것을 남편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흘려한 말을 기억해주고, 그것에 신경을 써주다니....

심슨이라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으면서도 정성스런 이벤트에 눈물이 또르르 흐르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경험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심슨은 제가 호주 어학연수를 가서 열심히 본 프로그램인데요,
이유는 호주에 갔다고해서 바로 귀가 트이고, 영어가 솰라솰라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영어 수업을 듣고 와서 숙제를 하고 오후에 남는 시간은 TV를 보는데, 당최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죠. 그러던 어느날 익숙한 심슨가족이 방영되는 것입니다.

잘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우선 완전 낯설지 않았고 회차마다 다른 내용이라 그냥 저냥 볼만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심슨이 TV에서 하는 날이면 TV 앞에 앉았습니다. 하~~도 보다보니 같은 에피소드를 몇번씩 반복해 보다가 몇마디씩 알아듣게 되고,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 재밌어져서 영어 공부를 심슨으로 하게 되었답니다.

만화를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서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심슨은 미국 사회, 문화 풍자가 많이 녹아있는 성인대상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슨만의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어서 아직까지도 에피소드를 보는데, 심슨 시리즈가 20년이 넘다보니 성우나 스태프가 세상을 등지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ㅠㅠ 

조금은 슬프지만 심슨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기분이에요.


심슨 DVD를 선물받은 기쁨도 잠시 

남편, 근데 나 시즌 1-6은 있는데

참나~ 남편을 뭘로 보고, 이미 다 확인하고 7부터 샀지

오올~~~~~ 엄지척! 근데 있잖아... 내 새로운 노트북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어 ㅋㅋㅋ

아, 그럼 다음 선물은 CD 플레이어? 

키키키키. 그래 그래 


우리 저녁 뭐 먹을까?

반찬 있으니까 밥 할게. 남은 밥은 내가 먹을테니 부인은 따뜻한 밥 먹어

아휴,, 요요 체코 남편,, 아예 오늘 감동의 쓰나미를 일으키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다음 날 남편이 출근을 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부인, 심슨 DVD 다 뜯어 봤어?

아니아니. 너무 귀하고 아까워서 손도 못 대겠어. 패키지 자체로 어제 기분을 되살리며 감상 중이야

그래도 열어봐야지. 

응, 차근차근 아끼고 아껴서 열어볼게


남편도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랴, 날로 달라지는 아빠 역할을 해내느라, 집에서 육아하며 투정부리는 아내 달래는 따뜻한 남편의 모습까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와중에 부인의 꿈을 챙겨줄 정도로 섬세한 남편인데, 체코에서 하는 육아가 힘들다고 투정부리며 제 입장을 더 이해해달라고 하지는 않았는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날입니다.


+ 저희 동생은 심슨 가족에서 아빠인 호머랑 저희 남편이랑 닮았다는데요, 

제가 심슨을 많이 좋아하다보니 호머같은 외모에 익숙해져서 호머같은 남자한테 무의식적인 이끌림을 받은건지, 아니면 원래 남편을 만날 운명이라 심슨가족을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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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후반전

지난번에 부부싸움 전반전을 읽으셨다면 ~~ 이제 후반전으로 갑니다.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이런거 가지고 진짜 싸울거야?


앞으로 토요일 오전에 같이 청소하자고 했던 계획.... 

저희들은 청소를 했을까요? 생각중


그 다음 주 토요일 오전, 같이 청소를 하면서 ~ 남편은 


바닥 한 번 쓸고

청소할 때, 우리 집이 정말 운동장 같이 넓어~


설거지하고 나서 

우와~~~우리 접시 쓴 것 진짜 많다~~ 

해도해도 설거지가 끝이 안나.


가스레인지 닦고 나서 

하.... 힘들다... 청소는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불평을 잘 안하는 남편인데, 갑자기 계속 투덜거리니 적응이 안됩니다. 


남편, 청소가 그렇게 싫어 ? 


응 !!!! 


남편의 대답은 사실 의외였습니다. 

제법 깔끔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이라,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싫어하는 것을, 자기가 좀 쉴려고 하면 청소해대는 부인이었으니... 

화가 날수도 있었겠다 싶더라고요. 


잘못된 습관이라 고쳐야한다고 해도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저도 금요일에 늦게 끝나거나, 남편도 일이 많아서 피곤해 하고... 

그러다보니 토요일은 늦잠자고~~~ 약속했던 청소시간은 훌쩍 지났습니다. 


평일은 각자 바쁘니 남편과 함께 있는 주말 시간은 즐겁게 보내고 싶거든요. 

남편이 청소를 싫어한다고 했으니, 약속한 시간이 되었지만 

제가 먼저 '토요일에 청소하자더니 왜 안했어?' 하며 말을 꺼내며 잔소리하기 싫더라고요. 


주말에 집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으면 힘들잖아요. 

저도 힘들기도 해서, 토요일은 그냥 넘기고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을 쉭~ 둘러보는데 


하.... 집이 너무 지저분하다 - 

이거 그냥 이렇게 이번 주말 넘겨버리면 평일에는 더 어지를 테고.... 

그럼 치우기가 더 싫어지겠지?

도저히 안되겠어. 치워야지.


싶어서 꼼지락꼼지락 하나씩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그! 런 ! 데 ! 

세상에.... 남편이 "왜 주말 오후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 저녁에 청소를 시작해" 라고 합니다. 


빠직 (-_-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있으면, 계속 더러워질텐데... 

주말에 안 치우면 언제 치워?  


주말 저녁인데 푹쉬어야지 - 


그럼 이렇게 더러운 채로 또 1주일을 살아야하냐고~~~ 


별로 안 더러운데 ?


어헉 !!!!!!!! 


정말 '오. 마이. 갓 '니다. 


남편은 청소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지저분해서 스트레스받는 우리 집이 

남편 눈에는 그닥 청소할 필요가 없이 보이는 상태였던거죠.  


도저히 이 상태로 새로운 주를 시작할 수는 없어서, 투덜거리면서 후다닥 바닥청소만 마쳤습니다.



그럼, 주말에 편히 쉬기 위해 금요일 저녁에 청소를 하자! 싶어서 

금요일 퇴근 후 청소 했더니, 남편이 금요일 밤인데 조금 쉬자고 합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쉬고 싶고 

주말 아침에는 여유 있게 커피마시고 싶고, 

주말 오후에는 산책가고. 


아놔~~~~!!! 대체 그럼 언제 청소를 할건가요 !! 


체코호수 - 부부싸움 중에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마음의 평정심을 가질 수 있기를


도저히 청소 관련 부부싸움의 고리가 끊일 것 같지 않고.. 

총체적인 집안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저를 발견하고는 

고민고민해서 남편한테 청소 도우미를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저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OK하는 남편이니까 

당연히 남편도 좋다고 할 줄 알았어요. 

부인, 우리 집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이정도 크기는 우리가 청소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내가 청소할테니 가만 놔두라고~~오오오오오오~~~~

언제하라고 정해 놓지 말고오오오오오~~
아니면, 청소 전문가를 부르든가 !!! 


안돼 안돼 안돼 


체코에서 청소일을 해주시는 분들은 대체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구소련 국가 출신이 많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 지 모르겠지만요, 체코 사람들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 엄청 싫어합니다. 

다른 러시아어 사용국가와도 적대감이 강하고요. 


혹여나 체코랑 러시아랑 비슷하네~라고 하셨다가, 체코사람의 반감을 사기쉽습니다. 


아무리 한국인 부인과 살며 런닝맨과 무한도전을 즐겨보며 

자신을 '하얀 한국인' 이라 불러도 남편은 체코사람 입니다.  


안돼!! 낯선 사람이 우리 집에 오는 거 싫어. 

특히 러시아권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침략을 받기도 했기에 체코인들이 얼마나 러시아를 싫어하는지 이해도 가고, 

남편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지저분한 집에서 사는 건 싫고 

주말 내내 청소하고 바로 월요일에 출근해야되면 주말에 못 쉬어서 1주일 내 피곤하고.. 

짬짬이 제가 하고 싶을 때 하려고 하면, 남편이 청소 준비(?)가 안되어 있고....


청소로 인해 시작된 부부싸움은 또 다시 청소때문에 부부싸움의 고리에 얽혔습니다.  


알았어, 부인. 그럼 내가 다 할게. 

아니 -당신보고 다 하라는 소리가 아니잖아. 

우리 둘 다 그렇게 힘들면 청소를 잘하시는 분께 부탁하자고. 

아직 우리 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걸 돈 주고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싶지 않아. 

하... 그럼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주말마다 청소로 싸워야 돼? 

내가 할게ㅡ 

그런게 어딨어. 우리 집인데 같이 해야지. 

주말에 시간을 정해서 하자고 한 것도 잘 안되잖아. 


그럼, 왜 주말 아침에 청소하자고 얘기 안했어? 


내가 얘기하면 당신한테 잔소리하니까 싫어할거 아니야. 

그리고, 왜 내가 꼭 먼저 청소하자고 얘기해야돼 ?! 



도무지 청소에 대한 부분은 해결이 잘 나지 않을 것 같아요. 

다행히 요즘은 남편이 한풀꺾여 제가 갑작 청소해도 그러려니 하는것 같아요.  


부부로 살고 있는 날짜가 하루하루 지나가고 서로에 익숙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서로의 생활 방식을 속속들이 알지 못해 부딪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사는 날이 늘어갈수록 아마 숨겨진 차이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되면서,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의 크기를 넓히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쌩뚱맞은 이야기이긴하지만,,,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건 일상에서의 탈출과 요리, 청소, 빨래같은 가사일에서 자유롭기 

때문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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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전반전!

결혼하신 분들, 보통 부부싸움은 어떤 일로 하게 되시나요?  
저희 부부싸움을 왜 하나 생각해보면 서로의 생활 패턴이 달라서 발생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 부부도 달달하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살아가는 부부로, 부부싸움을 피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부부싸움의 정도가 각각 부부마다 다르겠지만요.  


저희 부부는 싸우다가도 '왜 우리가 싸우는걸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 생각의 기간을 짧고하고, 싸우고 나서 되도록 빨리 풀려고 해요. 


저희 부부싸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서로의 생활습관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주말에 밖으로 나가서 활동을 하고 싶은 저와 주말에 집에서 쉬고 싶은 남편 

더러운 것을 보면 바로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과 계획을 세워 청소를 하고 싶은 사람 


사랑에 먼저 빠지고 나서 각자의 다른생활 습관을 발견해가며 살고 있으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체코의 들꽃


저는 주말 아침이면 신기하리만큼 일찍 눈이 번쩍 !!! 떠집니다. 
소파에 앉아 집을 훅~ 둘러보면 평일에 일하느라 밀린 청소며 빨래며 

못했던 집안 일이 한가득 보입니다. 
반면에 남편은 주말에는 편하게 푹~~~ 자고 싶어하고요.

처음에는 그런 남편의 생활패턴도 모르고 아침에 일찍(남편의 기준에서 일찍) 깨웠더랬죠.
부인 말을 잘 들어주려는 남편은 깨울 때마다 일찍일어나긴 했어요. 
하.지.만. 궁시렁이라는 복병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집안 일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날이면 

남편은 하루 종일~~~ 


궁시렁 궁시렁.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다고 투덜투덜투덜. 

평일은 출근하느라 바쁜데ㅡ 주말에나 실컷 잘 수 있지.. 중얼중얼중얼"


남편 안에 있는 Mr. 투덜이의 존재를 마주하고 난 뒤로ㅡ 
아침 잠은 푹~~ 재워서 Mr. 투덜의 등장을 막으며, 주말의 평화를 지켜나가고 있었죠.

주말 아침에 남편을 깨우려고 하지는 않지만, 일찍 일어난 저는 10시 정도 되면 배가 고파집니다. 
지난 번에는 배가 고파서 냉장고에 체리를 꺼내 씻어 먹었더니

남편이 일어나서 하는 소리가 (과장 좀 보태서) 


체리 꺼낼 때 비닐 봉지 부스럭 거리며 

물에 씻는 소리가 천둥번개 소리같았어. 


그 이후로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면 최대한 움직임을 적게 하고, 

조용조용 블로그를 하거나 인터넷을 합니다. 

늦잠자는 사자의 콧털은 건드리면 하루종일 투정부리기에 ㅎㅎ


지금도 남편은 아직 침대에서 꿈나라 여행 중입니다. 



이외에 또 다른 생활패턴 차이는 제가 갑자기 청소하는 버릇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남편과 살면서 발견한 제 습관이에요. 


  

게다가 한참 어지르다가도 지저분한 한계점에 다르면ㅡ 마구마구 미친 듯 청소를 하는거죠. 


여느 때 처럼 주말에 더러워진 집을 보고 있노라니 치우고 싶은 욕구가 솟구칩니다
남편이 일어나자마자 빨래 돌리고, 수건 삶기 위해 불에 올리고, 바닥을 막 쓸고 있는데

남편이


나는 이제 일어나서 모닝 커피 마시면서 

인터넷하며 쉬려고 하는데 지금 청소를 해야돼? 

 
라며 청소를 하는 저를 보며 뭐라뭐라 하더라고요.
그 소리 듣자마자 빠직 !!! 했죠.

아니~~~ 내가 당신한테 청소를 도와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집 더러워서 내가 혼자 청소하는 건데 뭐가 잘못됐어 !!!

그게 아니라. 부인 청소하는데, 난 커피 먹고 있고. 도와줘야 되는데...

안 도와줘도 된다고 했잖아~

그럼 앞으로는 청소 시작하기 전에 미리 얘기해줘.


전 이 포인트에서 다시 빠직 !!!


당신한테 도와달라는 것도 아닌데 그런 걸 뭘 미리미리 말해. 

그냥 어질러 진 것 보이는 대로 치우고,

치우다가 먼지보이면 그냥 쓸어담는거고 또 닦는 거지.

어후~~ 글로 써 내려가다보니, 그 때 기분이 생각나 살짝 열받네요 ㅎ

아침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데, 먼지 풀풀 날리면 싫은 게 이해가지만
미리 말해달라는 남편의 요구에 맞추기는 제 청소 패턴을 바꾸기가 어렵더라고요.

청소를 시작할 때, 


장실도 세면대 정리만 해야지,,, 


세면대를 닦고 거울을 닦다가 


어이쿠. 수납장도 더럽네....

 

해서 수납장도 정리하고 

더러운 게 레이다에 걸리면 물 때 낀 것 닦고 어쩌고 하다보면 청소가 길어지더라고요. 

  

눈에 더러운 게 보이면 바로 치우고 싶어서, 남편이 말한 것처럼 


남편~~ 나 있다 1시간 뒤 청소 시작할 거야-


가 잘 안되더라고요


토요일 아침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남편의 요구에 청소를 멈추고,

대신 일요일에 함께 청소하기로 합의 하고는 부부싸움은 일단락 됐어요.

다음날 일요일 아침 ㅡ 청소 하면서도 계속 남편은 궁시렁 궁시렁거립니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청소를 하면 좋을까 애기를 하고, 

토요일 오전 10시에 함께 시작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잠꾸러기 남편을 알기에 정말로 토요일 아침에 청소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청소때문에 투닥거리며 주말을 다 보낼 수 없었기에,,,  믿어보자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편의 이런 청소 습관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어떤 습관이냐면요? 
부부싸움 후반전 포스팅에서 계속 말씀드릴게요.


[소곤소곤 일기] - 부부싸움, 후반전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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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아침에 비몽사몽으로 시작해 

런닝맨의 즐거운 어깨춤으로 잠을 깼지만,,, 


오픈카드를 운동 가방에 놓고 잊어버리는 바람에 

메트로에서 벌금 티켓까지 받고,,,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2013/01/15 - [프라하 새댁의 소곤소곤 신혼일기] - 런닝맨_체코남자 런닝맨 유행어 속으로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걸 알지만 

벌금티켓을 계속 가지고 있으려니 계속 불안합니다. 


 

'하,, 이걸 어쩌지.얼른 없애버리고 싶은데...'


그래서 되도록 오늘 가려고 근무시간을 봤더니, 


Středa (St -수요일)은 


8.00 - 15.00 Hod.(hodin 시간) 오후3시면 문을 닫습니다.


참...빨리도 닫네요.

 


 

티켓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불안해 사장님께 한 번 조심히 물어봤습니다.

 

-"사장님,사실은 제가 카드를 안가져와서 오늘 이렇게 티켓을 끊었는데.. 

오늘 벌금 내러가면 안될까요?

근데 3시에 문들 닫아서 집에 들렀다 오픈카드 가지고 와야되서,

1시30분 정도 퇴근해야할 것 같은데요."

 

"그래~ 자꾸 나이드니까 하나둘씩 잘 잊어버리지? 

나도 나이들고, 너도 나이들고...오픈카드도 같이 늙어가고~ 냐하하하하하 "

 


이런 썰렁한 농담을 ㅎㅎ 그리고는 일찍 퇴근하라고 합니다.

1시 30분에 사무실 나와서 초스피드로 집에 들러서 Praha2,Na Bojišti 를 검색해서 

찾아봤더니 벌금 내는 곳이 I. P. Pavlova 역 근처에 있습니다.

 

주변에서 두리번 거리다가, 검고 칙칙한 건물이 있는데 Dopravy(교통) 이라고 보이는 건물을 찾았습니다.




대중교통관련 청사 그 주변이 건널목도 없고,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지점이라 그런지 차들이 멈춰주질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시 45분 건물에 도착했는데, 온통 체코어로 되어 있느 간판 ㅠㅠ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던 찰나.



벌금 티켓에 나와있는 주소 옆에 č. 10 a 11 이 보입니다. 보통 č.는 číslo(치슬로)를 뜻하고 "번호"라는 뜻이거든요~  


그리고 상형문자 확인하듯  종이에 Doplakove Pokladny (복수) 철자를 하나하나와 

안내판에 Doplatkova pokladna (단수)와 비교한 뒤  안도하는 마음으로 파란 부스 앞에 줄을 섰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서 마음의 짐을 한껏 내려놓는 기분으로, 신분증과 오픈카드, 벌금 티켓을 창구로 내밀었죠.

 

직원이 티켓을 가만히 보더니, "뭐라뭐라뭐라 ~~~~~zítra."  하고 다시 돌려줍니다.


 잠깐,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 지이뜨라라고요?????????? 내일 오라고요????!!!! 

잘못들었나해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zítra(내일요)?"

 

" Ano(네)."


 

흐아........................................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할지....제가 바보입니다.

 

괜한 부지런 떨며, 얼른 티켓을 없애버려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전자시스템 이런 것과 거리가 아주 먼~~~~

 

검표하시는 분이 수기로 벌금 종이에 써서 건내 준 티켓인데 당일 취합될리가 있나요 ㅡㅜ


그것도 느림보 체코에서 오전에 걸린 벌금을 그 날 오후에 처리할리 만무하죠. 암요. 암요. 제 불찰입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남편한테 전화를 했죠.


-"여보! 내일 다시 오래. 오늘 걸린 건 내일부터 벌금 낼 수 있대."

 

"하....... 맞다! 하루 지나야 낼 수 있다는 걸 깜빡했네-"

 

 

남편아..... 오늘 간다고 말했을 때 진작 좀 얘기해주지-_-;;

 

기분이 완전 'ㅁ니ㅏㅇㄹ머노얃겨ㅏㅓ노라ㅣㄴ먀'  이지만,,,,  

나오는 길에 문에 귀여운 게 붙어 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체코 사람들의 강아지 사랑은 정말 알아줘야할 것 같습니다~ 강아지 포인트인 코, 귀, 꼬리를 그려주는 섬세함도...

처음에 봤을 때는 강아지가 모자쓰고 있는 줄 알았어요. 



얼른 마음을 추스리고 집에 돌아가서 나머지 일을 해야하는데, 차들 마저 너무 쌩쌩달려 길 건널 틈을 안 줍니다.

길 건널 틈을 기다리며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바닥에 맨홀 뚜껑에 새겨진 마크가 인상적이라 사진 한 컷.



여전히 정신은 혼미한 상태에서 계속 걷다보니 트렘 역으로 가는 골목을 지나쳐 버려서 그냥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자책감과 한심함이 온 몸을 휘감아~~~ 여전히 정신이 헤롱헤롱 ~~~


정신을 가다듬고 지하도를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쌩쌩지나가는 차들 옆으로 하얀 버섯이 보입니다. 

누가 버린 건가 해서 손으로 건드려봤는데, 땅에 박혀있습니다.


체코는 주변에 숲이 많아서 숲에 가서 야생 버섯을 따다 먹는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길 한복판 작은 공원에 버섯이 떡~~하니 자라고 있습니다.

 

한참 만지작거리닥  '어? 근데 독버섯이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엄습해옵니다. (다행히 탈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집 앞 공원에서 마주친 다람쥐~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는게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쳐다 봤습니다.

퇴근 길에 집 앞 공원에서 가끔 다람쥐를 보는데요, 이 녀석이 그녀석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다람쥐를 볼때마다 한 미국 드라마에서 본 문구가 하나 생각나는데요,

 

사람들이 다람쥐를 보면 "하~~ 귀엽다" 하잖아요.

그걸 보고 시니컬한 친구 한 명이 , " Squirrel is just a sexy rat ! " 

 

이라고 말하는 문구요. 분명히 쥐는 쥐인데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좀 다른 쥐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날 하루종일 정신없이 뻘짓만 하다가 ~

남편과 맥주 한잔에 바보같았던 하루 일을 얘기하며 마무리 되었습니다.

 

-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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