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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한국영화와 드라마_왜 맨날 누가 죽을까

요즘 조인성과 송혜교가 나오는 <그겨울, 바람이 분다> 주인공들의 외모와 연기, 긴박한 스토리로

관심 받고 있는 드라마 인 것 같습니다. 


한동안 주목받는 드라마가 없어서 나름 한국드라마의 건기와도 같은 시간이 지나고

연일 인터넷 기사가 쏟아져 나올정도로 <그겨울, 바람이 분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 보는 내내 뿌연 화면 처리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고 하시던데요


전 체코 TV 에서는 볼 수 없는 세련된 영상미라 좋아요.


개인적으로 드라마 화면을 보고 있으면 조인성과 송혜교의 외모를 한층 돋보이게하고

극의 몽환적 느낌을 강화시킨다고 해야할까요~


정말 둘을 보고 있으면

'우와,,,,선남선녀가 저런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인가보다' 싶어요.


지난 주에는 송혜교가 "왜 날 죽이지 않았어, 죽일 수 있었잖아 !!!! " 하며 주저 앉는 장면에서 드라마가 끝나자,, 

저도 모르게 "아흐........" 하며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오더라고요. 


<그겨울, 바람이 분다-9회 마지막>



남편은 그런 제 모습을 보더니 물어봅니다.


"그렇게 재밌어?" 


-"(끄덕끄덕) 정말 오랜만에 기다리며 보는 드라마야.

역시 ! 한국은 드라마 왕국. 감수성을 흔드는 이야기들 ㅎㅎㅎ " 


"근데,,,또 누구 아파? 죽어?"


- "어,,,,, 응. 여자 주인공이 아파."


" 아히~~~!!!! 아잇 !!!! 진짜~~~~ 한국 싸람~~~~!! 한이 너무 많아. 

한 때문에- 사랑하는데 아파. 맨날 죽어. 슬퍼. " 



남편과 가끔 한국영화를 같이 보는데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웰컴투 동막골> 입니다.

자기가 본 한국영화 중에 가장 슬프지 않고 보는 내내 재밌었대요. 


남편 말에 의하면 한국 영화는 장르 구분이 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막 웃기다가 울다가 갑자기 사람이 죽고,,,, 그러다 또 유머가 나오고. 


남편이랑 이때까지 같이 본 영화가 

<엽기적인그녀><왕의남자><클래식><파랑주의보><아저씨><살인의 추억><괴물><추격자>

<공동경비구역JSA><쉬리><활><놈놈놈><세븐데이즈><식객><어린신부><국가대표>


왠만한 한국영화 대표작은 다 본 것 같아요.


제가 본 이 영화들이 한국영화순위100위 안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남편말대로 대부분 슬픈 멜로영화일거 같아요. 


남편의 한국 영화 감상의 초점은 누가 죽나 안죽나입니다. 

<댄싱퀸> 보고나서는 남편이 "휴~~~ 아무도 안 죽었네." 하며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영화를 보고 멘붕이 왔던 영화는 <궁녀>였어요. 

궁궐의 미스테리 살인극을 기대했던 저희는, 중간부터 등장한 귀신과 마지막 장면들....

갑자기 탐정영화에서 공포영화로 급변하는 바람에 어찌나 혼란스럽던지요.

그래서 한국검색 웹사이트에 영화의 결말 해석을 찾아보니, 저희만 혼란스러웠던 게 아니더라고요. 


엊그제는 <파랑주의보>를 보고는 처음에는 큭큭거리며 웃다가, 영화가 진행될 수록 남편이 인상을 씁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이 죽고 나서 영화가 끝나자, 


"하...슬퍼. 여보는 정말 죽으면 안돼. 

하..... 마음이 아파. 난 센서티브한 남자야."


"여보. 죽지마. 정말,,, 절~~~~~대 죽지마. 

난 여보없이 못사니까,,,, 절~~~~대 죽으면 안돼."


이 말을 어찌나 많이 하던지요.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아무래도 한국영화와 드라마의 주된 주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의 말마따나 정말 한의 정서가 있는 것인지,,, 


한이 한국문화를 얼마나 대표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아무리 재밌고 인기있는 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뭔가 충족이 안되는 한국만의 정서가 있긴 한 거 같아요. 


더군다나 해외생활하며 그러한 한국 정서-어쩌면 남편이 말하는 한의 정서-가 부족해지면서

이번 <그겨울,바람이 분다> 같은 드라마에 제 자신도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포스팅에서 <그겨울, 바람이 분다> 감상 소감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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