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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체코생활

프라하의 겨울은, 가끔 우울함으로 다가온다.

프라하에도 겨울이 왔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이번 프라하 겨울은 한국의 겨울보다 따뜻하네요.

한동안 글을 못 썼는데요.
보통 제가 장기간 글을 쓰지 않는 주요 이유라면

1) 일상 생활이 바빠서 
2) 너무 우울해서 

입니다. 

다행히 서늘한 11월이 지나고 12월이되며,
프라하에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가 나며
지금은 우울함이 가셨습니다.

제가 과거에 쓴 글을 보시면, 체코의 겨울 날씨에 대해 
엄청 불평을 늘어 놓았는데요. 
10월 말정도부터 갑자기 회색 하늘이 매일 반복되면, 
기운도 없고 무엇을 하고 싶은 의지가 잘 안 생깁니다.

흐린 날씨로 인해 지쳐가던 중, 작년 겨울에는 어떻게 버텼지 생각해보니- 
한 달 정도 한국에 있었더라고요.

우울한 날씨 탓도 있고, 크리스마스 연휴도 길다보니
체코에 사는 한국분들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국에 방문을 많이 합니다.

저도 가고 싶지만, 올 해 결혼식 때문에 한국에 가는 바람에 휴가를 다 써버렸네요.

엊그제 한국에는 첫눈이 왔더라고요. 

11월까지는 한국이 더 따뜻하다가, 12월이 되면 한국의 온도가 뚝 떨어지는 거 같아요. 
요즘 체코의 12월 겨울날씨는 5~10도 왔다갔다해서ㅡ
눈이 오는 낭만적인 프라하 모습 보기가 힘듭니다. 

한국이 요즘 -10도 라고, 한파관련 뉴스를 들으며 머리끝 시렵게 춥겠다 싶습니다.

한국분 들이 유럽여행을 오시면 성수기 여름에 많이 오시는데요. 
저도 체코 살기 전에 유럽 여행을 언제 왔나 생각해보니, 6월과 10월에 왔네요 

@ .. @ 크아ㅡ 딱 날씨 좋을 때 왔다 간거죠.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소재는 쌓여 있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데.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다보니
퇴근 후에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스크롤 쭉쭉 내리며 읽고 계신 이 글이. 
읽을 때는 휙~ 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고민과 정성을 들여서 쓴 글이랍니다.

( 재밌게 읽으셨다면, 어느 분의 글이든 바닥의 공감 버튼 꾸~~~욱 눌러주시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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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하 한 구석의 모습


글을 적는 것도 일이 되다보니 일이 끝나면 머리 안 쓰는 활동에 전념합니다.

요즘은 근육 운동에 재미를 들여서, 땀이 쭉 나도록 운동을 하고 있노라면 머리 속이 맑아집니다.
운동한 다음 날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근육량 늘어있으면 뿌듯해요.

다음날 8시간 넘게 앉아 있고, 스트레스로 초콜렛과 과자같은 단 것 들어가면. 근육은 다시 흐물흐물 거려지지만 운동한 다음날 잠시동안은 행복합니다.

운동하고 집에 가는데 온도가 내려가면서, 내리던 비가 점점 눈으로 변합니다. 

생각해보니 남편한테 운동 간다고 얘기하는 것을 깜빡했네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남편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부인이 오늘 희식 ? 

희식이 뭐야 ㅎㅎ 회식이지. 
히읗 오에 이ㅡ

아ㅡ 몰라. 한국어 어려워

축-쳐진 얼굴로 집에 들어오는 저를 보더니 

부인. 슬프지 마. 

응. 알겠어.

부인이 슬프면 난 행복할 수 없다.

그래그래. 안 슬플게~ 


그러고도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난 행복한가? 바른 선택과 결정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순간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었나? 
아니면 큰 운명의 틀안에서 나의 결정이 무언가 바꿀거라 기대하며 꾸물거리는 걸까,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고민들이 막 몰려옵니다. 

남편은 저녁에 차를 마시는 습관이 있어서, 저랑 같이 차를 한 잔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밤에 음료를 먹으면 자다가 화장실 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카페인에 예민해서 저는 주로 안 마십니다. 
이날 밤도 여느 때와 같이 묻습니다.

부인, 차 마실래? 

아니. 

그럼,,,,,, 뽀뽀 먹을래? 

우히히히... 응 !!!


짧은 입맞춤과 남편의 귀여운 응원으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우울한 유럽날씨에 힘드신 분들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 지금은 영상의 날씨이지만, 눈+비가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 트램의 선로가 얼어서
체코 프라하 내의 트램 이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루만에 트램이 정상화되었지만, 프라하 겨울 여행 중에 트램 이용이나 지하철 공사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감안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