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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근교 기차여행]호로비쩨 Hořovice 가는 길

프라하에서 기차타고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호로비쩨 Hořovice 에 도착했습니다.

프라하 여행을 길게 하시는 분들한테 당일 여행으로 적합한 거리인 것 같아요. 


기차 안에서 표검사를 하는데, 

저는 표가 있어도 왜 그렇게 두근두근 심장이 떨리는지 모르겠어요.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리니, 

기차에서 내리자 프라하보다 차가운 공기가 볼에 닿습니다.

아기와 함께 안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프라하에서 출발하기 전에 남편이

부인, 호로비쩨가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와 

프라하 조금만 벗어나도 시골인이라, 맛있는 식당 있으려나 모르겠네


11시 정도에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면 호로비쩨 도착할 쯤이면 점심시간이라 

우선 밥을 먹고 천천히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마을이라서 온라인에서 식당을 검색해서 갔는데, 

에고나... 직접 가보니 거의 폐업 분위기입니다. 

센트룸을 향해서 걸어가면서 생각해보니, 

금요일이 체코 휴일이고 토, 일이 주말이니... 

연휴라서 마을에 상점이 거의 문을 닫았을 것 같습니다. 어찌 이 생각을 이제야 한건지 ;; 

에휴 - 

이 상태로 가다가는 점심을 아예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ㅠㅠ 

그런 경우 가방에 남편이 챙겨 준 오레오를 먹고 허기를 가시게 한 다음, 더 배고파지기 전에 후딱 둘러보고 가야하나… 별별 생각이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날이 추워서인지 화장실까지 적신호가 들어오고요ㅡ 

눈에 보이는 문 연 곳이면 무조건 들어가야겠다ㅡ

라고 생각하면서 센터로 Centrum 가는 표지판을 계속 차곡차곡 따라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길을 잃었을 때 필요한, 간단한 필수 체코어 !! 

Centrum 쩬뜨룸 (도심) 

Nádraží 나-드라지-  (기차역)

Nemocnice 네모쯔니쩨  (병원)


배고프고 화장실 급한 와중에도 햇살에 부서지는 체코의 가을은 아름답더라고요. ^^

구글맵에서 호수가 있는 것은 보긴 했는데, 이렇게 크고 예쁜지 몰랐어요. 

이 호수의 주인인냥 오리가족들이 유유히 수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럽습니다. 

역에서 쭉~ 이어지는 길에 있는 집의 길 이름이 Nádraží 나-드라지-입니다.

아기자기한 문패가 예뻐서 한컷!  

길따라 계속 걷다보니 오르막 계단이 나옵니다. 

여기서 살짝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걱정됐지만, 다른 길이 없으니 우선 가봅니다. 

다행히 제대로 도심을 찾아 왔습니다. 체코의 도시 대부분은 도심에 광장이 위치합니다. 

센터에 Informace 인포메이션 센터도 있지만, 연휴다 보니 문을 닫았고요. 

표지판 왼쪽 위에 zámek 자-멕 (성, 저택) 방향이 있는 걸 보니, 

목적지인 호로비쩨 성까지도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보니

올레!!!! 영업을 하는 것 같은 호텔이 눈 앞에 들어옵니다.

체코 작은 도시나 마을에는 호텔과 식당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호텔 직원 분과 화장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 식당 열었나요? 

네, 열었어요. 

그럼 저 화장실 먼저 써도 될까요? 

그럼요~ 

급한 불은 끄고 식당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식당에 손님들이 

에엥???? 저 아시아 사람,, 뭥미?????!!!!  여기서 뭐하는거지??


이렇게 쳐다보는 시선이 제 온 몸에 타타닥 꽂힙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조용한 작은 마을에 휴일에 찾아 와서

목에 사진기는 주렁주렁 걸고, 아시아 여자 혼자 체코어로 음식 시키니 희한한 광경일 것 같긴합니다. ^^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이라 여행이라 이름 붙이기 뭐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기차타고 왔는데 맥주 한잔 싶습니다.

허나, 회전율이 생명인 맥주라.... 호로비쩨 기차역에서 내릴 때는 시골이라 맥주가 신선할까걱정했지만ㅡ 

식당에는 호로비쩨 사는 체코 사람들 여기 다 모였나 싶을 정도로 북적거렸습니다. 

아마 휴일이라서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도 같아요~

에헤헤, 맥주 신선도 괜찮겠군~~

북적거리는 식당을 둘러보며 안도의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체코 전통 음식인 닭고기 스프와 오리를 시켰습니다. 

체코 맥주 필즈너

분명히 프라하에서도 먹던 필즈너 맥주인데 거품도 사뿐하고 목넘김도 좋은 것이

캬아~~~~~오늘 나는, 진정한 자유부인 이로구나~~~~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도 예쁘고ㅡ 맥주 한 잔의 여유로움도 좋고~~ 

호로비쩨에 있는 성을 구경하러 와 놓고서는, 밥 먹고 나오니 이미 여행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밥만 먹고 가기 아쉬우니 호로비쩨 성을 보러 가야겠죠? 

아까 도심에서 zámek 자-멕 (성, 저택) 방향으로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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