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셨나요? 서울 겨울은 완전 추운 것 같던데... 프라하 겨울은 -3도~6도 정도를 왔다갔다 하는데 잿빛하늘이 계속되다보니 햇빛이 많이 그리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육아휴직을 마치고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해서 새로운 프라하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 

그리하여~ 오랜만에 프라하맛집 포스팅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이전 직장은 프라하도심에서 멀기도 하고, 주변에 식당이 없어서 점심을 뭐 먹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이번 직장은 Narodni trida(나로드니트리다-쇼핑몰 MY와 Quadrio)도 가깝고, IP pavlova(체코사람들은 Ipak:이빡 이라고 줄여말하기도 함)이랑 가까워서 점심 선택의 폭이 확~~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인 "오늘 점심에는 뭐 먹지?"를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점심 먹으러 갈 곳이 2곳정도밖에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어디를 갈지 고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합니다.


최근 가 본 나로드니트리다 근처 식당 2군데 포스팅과 근황얘기를 할게요~!

1. 이탈리아 레스토랑 VAPIANO - Quadrio 쇼핑몰 내 푸드코트 

원래 있던 커피숍은 사라지고, 

작년에 쇼핑몰 위층 공사를 하더니 다른 커피숍과 식당, 푸트코트로 멋지게 탈바꿈했습니다. 이탈리아 식당 외에도 인도식 Bombay Express, 채식식당 Loving Hut, 맥도날드 McDonalds 등이 있습니다. 

Vapiano 식당의 특이한 점은 입구에서 카드를 나눠줍니다. 

그 카드를 가지고 메뉴별로 코너가 달라서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 (예, 피자, 파스타, 샐러드)가 있는 곳을 가서 주문을 합니다. 

쟁반을 들고 가서, 사진 속에 검은 부분에 카드를 대고 주문을 하면, 카드에 식사 금액이 저장이 되어 나갈 때 계산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체코 식당에서는 처음해 보는 시스템이라 왠지 오호~~ 신문물 느낌이 납니다. 예전 직장 동네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것들인데, 비교가 많이 됩니다. 역시 프라하 센터는 정말 살기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점심메뉴인 라자냐를 시키고 주방장님이 썰어주시기를 기다립니다. 


VAPINO에는 다양한 테이블이 있는데요, 혼자 먹어도 괜찮은 일자형 테이블도 놓여져 있습니다. 사실 유럽에서는 밥을 혼자 먹는 것이 흔하지만, 혼밥이 늘어나는 추세라해도 한국사람들은 어색할 수 있으니 좋은 구조의 테이블이 아닐까 ^^

테이블에는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바질 화분이 놓여있습니다. 

속으로, '저 바질 뜯어 먹어도 되려나....' 궁금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주방장님이 썰어줄때만해도 몰랐는데, 먹다보니 양이 엄청 많더라고요. 대만족.

그리고 소복히 올라가 있는 루꼴라~ 체코에 와서 루꼴라를 먹기 시작했는데, 향긋하니 맛있는 것 같아요. 

 

라자냐 한 접시를 먹으면서 갑자기 호주에서 어학연수했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리스 출신 요리사였던 홈스테이 아저씨가 만들어주셔서 처음 먹어봤던 라자냐... 아저씨가 만들어주시는 라자냐가 너무 맛있어서 칼로리 생각도 안하고 막 먹다가 팍팍 살이 찌던 그 시절.

아저씨는 호주여자와 결혼해서 호주이민와서 사시는거였는데, 언젠가 주말에 쉬셔서 해외에서 사는 어려움에 대해 잠시 깊은 대화를 나눈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저씨랑 대화를 하며 그 분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막연하게 

그럴 수 있겠구나...

했다면 지금은 제가 체코남자만나 해외생활하고 있다보니 아저씨가 느꼈을 그 기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사 점심시간에 먹는 라자냐인데, 참 신기한 것이 매일 먹는 식사인데 이렇게 15년전 기억을 소환시키네요. ^^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같이 점심 먹으러 갔던 직장동료는 이식당에 대해 흡족해하며 메뉴판을 하나 사무실로 훔쳐(?)왔답니다.

2. Wokin

나로드니트리다 근처 2번째 프라하맛집 식당 추천 들어갑니다. 
이 식당은 아시아 퓨전 식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체코음식이 맛있기는 하지만, 체코생활 하다보면 고기 위주 식단보다는 아무래도 아시아 음식이 더 땡기는 것 같아요. 


중식당에서 볶음요리할 때 흔히 볼수 있는 깊은 프라이팬인 WOK을 식당 이름으로 딴 WOKIN 입니다. 

위치는 나로드니트리다에 최근 생긴 스타벅스 건물 골목길로 보면 간판이 보입니다. 
간판에 O에도 WOK 손잡이 모양을 넣어서, 디자인에 신경 쓴 게 느껴져요.


뭔가 센스 넘치는 이 식당은, HOT한 것을 쫓아다닌 젊은 프라하사람들로 점심 시간에 북적거립니다. 




이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갑자기 포스팅하면서 드는 생각인데, 메뉴 선택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는 힘든 식당일 수 있겠어요)

1. 밥과 면 종류 선택
2. 고기나 해산물 선택
   야채 종류 선택
3. 소스 선택
   토핑 선택

아! 어떤 메뉴에서나 기본적으로 밥이든 면요리이든 계란이 들어갑니다. 


메뉴를 고르고 나면 후다닥 불에 요리를 하니, 음식 조리 속도도 빠른편입니다.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고요.

나로드니트리다 주변에 회사가 많은 걸 고려하면 직장인 점심식사로 좋습니다. 게다가 상자에 담아나오니 takeout 포장을 별도로 할 필요도 없고요. (그만큼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하기는 합니다 ㅠ.ㅠ) 젓가락을 상자 옆구리에 꽂아서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여러가지 선택이 가능한 WOKIN 식당에서, 저는 어떤 메뉴를 골랐을까요?

우동 + 오징어 + 숙주 + 청경채

주문하니 아래 사진과 같은 음식이 나왔습니다. 오징어가 참 작죠 ㅜㅜ 내륙국가인 체코이니 오징어 존재만으로 감사합니다. 음식 가격은 대략 160코루나 (한화 8000원) 이니.. (라자냐와 같은 가격인데 양 차이를 고려) 저렴한 식당은 아닌걸로~ 조미료맛이 좀 강한 것 같기도 하고 ;;
 
하... 프라하맛집으로 소개하면 안되는 것인가?!

혼란스럽네요.


WOKIN 식당의 단점은 편하게 앉을 식당 의자가 많지 않고, 프라하 센터이다보니 사람이 북적북적거려 식사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양이 많은 체코식당 점심메뉴가 120코루나-150코루나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격대비 양이 적은 편이고요. 아무래도 양이 중요하면 체코에서는 체코식당이나 중식당이나 또는 저렴한 이탈리아식당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프라하맛집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고~ 아래부터는 제 근황이야기를 조금 할게요.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업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퇴근 무렵이면 이메일 마무리할 것은 왜 그리도 많은지요. 

남편과 저는 맞벌이에 아기가 하나 있다보니 어린이집 등하원이 고민이었습니다. 둘이 내린 결론은 근무시간이 더 짧은 (+월급도 더 작은) 엄마인 제가 주로 등하원을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제때 시간 맞춰 딱! 끝내기도 어렵고. 
이메일 하나 정도 더 쓰고 가면, 딸랑구 어린이집 데리러 갈 시간에 10분정도 늦게 됩니다. 

다행히 딸은 어린이집 적응을 잘해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에 제가 일이 있어서 남편이 5시 30분에 데리러 가자, 딸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었던 거죠. 원래 다같이 만나 밖에서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딸이 분노(?)하는 바람에 집으로 바로 갔습니다. 

이 일이 있고나니 4시 30분만 되어도 초조해집니다. 
컴퓨터를 끄고 책상을 정리하는 몇 분도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외투도 사무실 계단을 내려오면서 입고, 사람이 많이 탄 트램에도 뛰어 타서 계단에 서있다가, 손이 시려워서 장갑을 끼덩 중에 장갑이 트램 문에 끼는 사태가 ㅠ.ㅠ 


이거 어쩔건가요... 다음 정류장까지 이렇게 가야죠. 
손이 안 끼인걸 다행으로 알아야겠어요. 

1분이 아까워 허둥지둥 계속 뛰는 제 모습이 - 어찌보면 처량하다가 워킹맘은 어렵구나 새삼느끼다가, 코미디 같이 웃기기도 해서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이번 주는 한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더 정신이 없을 것 같은데도, 블로그 글이 올리고 싶어서 자다깨서 글 올려요~ 댓글 확인은 하는데 바로바로 대답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다음 주는 조금 한가해질 것 같으니, 포스팅 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 모두 감기 조심하셔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간만에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대부분 그렇듯, 토요일, 일요일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는 월요일은 유난히 피곤한 것 같습니다. 

프라하 시간으로 월요일 밤,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피로를 이겨가며 글을 쓰는 이유는요, 최근 프라하에 있었던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체코시간으로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저녁 6시경, 프라하 중심부에 위치한 호텔에서 화재사고가 났습니다. 

부인, 센터에 있는 호텔에서 불났어

아이고... 어쩐데

화재가 생각보다 크게 난 것 같은데

화재 원인은 뭐래?

아직 안 밝혀졌어 

▲사진 출처: iDNES.cz 

그렇게 화재 소식을 전해듣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남편이 프라하 호텔 화재 사고 관련 설명을 더 해줬습니다. 오늘 인터넷을 보니 한국에도 프라하 호텔 화재가 검색어로 올라와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호텔에 있던 에어콘에서 불길이 시작됐나봐

에어콘에서? 여름도 아닌데 어쩌다가?

응, 환기 목적으로 틀어놓았던 것 같은데. 거기서 불이 났다봐

하아.... 안타깝다

어쩌나... 사망자도 4명이나 나왔네 

아휴 ㅠㅠ 어떡해

▲사진 출처: iDNES.cz 


몇개 기사를 더 읽고 나서 남편이 얘기합니다. 

아휴.... 사망자 중에 한국여성도 있네

하아....안 그래도 프라하 호텔 화재라 불안불안 했는데. 한국사람들이 프라하 여행을 워낙 많이 오니까... 혹시 한국인 피해자가 있지 않을까 하고 

이번 프라하 호텔 화재로 인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한국인이다보니, 사망자 중에 한국인이 있다고 하니 더 침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한국여성이 20살이라고 나오네

어떡해.... 아직 어리다. 프라하 여행왔다고 신났을텐데...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게.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하는데 연기가 상당히 자욱해서 열센서를 이용해 사람들을 찾아냈다 하네. 아무래도 유독가스가 환기구를 타고 방으로 바로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고 

하아.... 너무 안타깝다. 멀리 여행보내 놓은 딸이... 어휴.... 부모님은 어떡해

그렇지. 아빠가 되고 나니까, 이런 사고를 보면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아 

화재가 난 프라하 호텔은 Hotel Eurostars David로, 호텔 위치는 프라하 1구역 블타바강변에 가까운 프라하 도심입니다. 호텔 화재 신고를 받고 소방차가 3분만에 출동했다고 합니다. 

▲ 소방관 총 34명 대피 시킴 (출처: http://www.blesk.cz/, 사진 클릭 시 비디오 재생)

소방관들의 출동이 상당히 빨랐는데도, 불길과 함께 유독가스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은 프라하 센터에 위치한 호텔이다보니 내부 구조가 복잡해서, 소방관들이 호텔 진입 후 인명을 구조하는데 애를 먹었답니다. 복잡한 호텔 내부때문에 구조도중에 소방관들도 부상을 조금 입었다고 하고요.  

이번 프라하 호텔 화재를 두고 체코사람들은 사망자가 나와서 마음 아프지만, 소방관들이 신고 3분만에 도착했으니 출동도 빠른편이었고 구조자 숫자도 많아 화재대처를 잘한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포스팅한다고 남편이 보내준 뉴스의 사진과 비디오 링크를 보다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창문에서 구조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어쩌다 한국여성은 창가로도 나오지 못했을까...

수면중이었을 수도 있고... 환기구 가까이에 있는 방이라서, 수면 상태에서 곧바로 유독가스를 마셨을지도 모르고. 20살이면 안타까운 나이다, 정말

그러니까... 이제 20살이면... 유럽여행 온다고 얼마나 설레었겠어. 아휴.... 

유럽여행을 왔다가 황망하게 떠나버린... 

이 비보를 접하게 될 사망자의 가족, 친지, 친구들을 생각하다보니, 남편과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고인이 되신 한국인 여성분... (총 2명의 한국인 여성분이 사망했습니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한국의 거리 어딘가에서 부딪혔을지도 모르는. 

어쩌면 엊그제 출근길, 프라하 도심에서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지요.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일찍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 주 2018년 1월 6일 첫방송에 이어....2018년 1월 13일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편 2번째 방송 잘 보셨나요? 

저는 아직 2편은 보지 않았는데, 지난주 1편을 보면서 상상치도 못했던 경험을 했습니다. 체코와 한국 시차가 8시간 (써머타임 적용시, 7시간) 나고, 체코에서 한국 방송을 보려면 인터넷으로 봐서 1~2시간 기다려야하기에, 한국에서 먼저 방송을 본 지인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남편, 사람들한테 연락 엄청 오고 난리났어
아, 그래? 잘됐네
응, 우리 부모님도 축하 전화 많이 받으셔서, 기분좋으신 거 같아
좋네좋네
응응. 그나저나.... 이제 남편은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편 볼 준비 됐어?
부인은?
어후, 몰라. 이런 심장 떨림은 또 처음이네. (후우~~~) 심호흡 좀 하고. 중고등학교 시험부터 대학, 그리고 영어 공부한다고 별별 시험도 봐보고, 이직한다고 여러가지 긴장 상황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ㅡ TV에 나온다니 이건 또 심장이 쪼임이 달라. 이건 색다른 두근거림인데
당연하지. 시험이야 못보면 그만이지만... TV는 한 번 실수하면, 그 장면이 계속 TV에 나오고 Youtube에 나오고 할테니까
아휴 ㅠ 그렇지. 정말 떨려. 연예인들은 자기 얼굴 TV에 나오는 거 어떻게 보나 몰라
그러니 연예인이지
맞네 맞네

생각지 못했던 처음 겪어보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TV를 켰습니다. 무사히 넘어간다 생각하던 중에 서로의 첫인상에 대한 남편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Q: 부인의 첫인상이 어땠나요?

부인을 처음 봤을 때, 같이 있던 친구가 말이 많았거든요. 그 친구에게 부인이 “닥쳐”라고 말해서 멋있다 생각했어요

야~~남편!!!! 내가 언제 닥쳐 (shut up!!) 이라고 했어. 정확히 “너는 아까부터 목이 아파서 불편하다면서 얘기를 하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는구나” 했지
ㅋㅋㅋ 그말이 그말이야. 그래도 멋있었어
아니, 뭐가 그래. 첫 만남에서 shut up 이라고 한 사람이 뭐가 멋있어. 나는 최대한 돌려서 말한다고 한건데
좀 드라마틱하고 과장되게 말해야 TV에 재밌게 나가잖아
아무리 그래도 성질 고약한 여자처럼 나왔잖아. 어휴...

남편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저는 딸이랑 다른 방에서 놀고 있었거든요. 이런 인터뷰 내용이라는 걸 알았다면 말렸을 거에요 ㅠㅠ

방송을 보면서 중간중간 호흡을 가다듬어도, TV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부인, 괜찮아?

어? 어. 후우~~~

안 괜찮아 보이는데? 

어, 나 안 괜찮은가봐

그럼 잠깐 멈출까?

좋은 생각. 나 숨 좀 쉬고. 후우~~~~

그렇게 가슴 깊이 긴장이 벅차올라, 보다가 멈추다를 반복하면서... 무사히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부부 출연편을 다 봤습니다. 


▼ 일거수 일투족을 촘촘히 촬영하는 장면~ 사진에 나온 카메라 2대외에도 작은 집에 카메라가 3대 가량 더 있었습니다. 

상차리는 와중에 누워서 떼 부리고 있는 저희집 꼬마 아가씨가 보이네요. 

근데 방송이 생각보다 짧은 거 같아
다른 부부들도 같이 나오기도 하고, 아직 3편 남았으니까. 그리고 촬영 기간이 길어서 그렇지, 편집할 때 숭덩숭덩 잘라낼걸~
흠, 그렇군
어쨌든 다 봤네. 성공!
어, 생각보다 바보스러운 실수는 안 한거 같아
다행이네. 근데 앞으로 3회나 더 남았다
그러게.. 나머지 방송은 어떻게 보지?
또 조마조마하면서 오글거리며 보겠지. 아하하하하하~~~  

으악!

제가 너무 긴장이 되었던지.. 국그릇 안에 숟가락이 있던걸 못보고 숟가락을 쳐버리는 바람에, 숟가락은 공중 부양하고~ 남아 있던 국은 바지에 쏟아버렸습니다.

부인 괜찮아?
어, 남편. 나 너무 긴장 되었나봐
그러게
미안한데, 나 티슈 좀 갖다 줘. 일어날 수가 없어
그래

지저분해진 것들을 정리하며 어지간히 떨고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2번째 방송은 주변에 음료나 음식없이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후… 지금 방송 볼 생각만으로 살짝 긴장되네요. ^^

사랑은 아무나하나 체코 방송이 나간 후, 유투브에도 방송 일부분이 짧게 비디오로 올라갔습니다. 정규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은, 유투브에서 2-3분 분량의 비디오를 볼수 있습니다.

남편, 우리 방송 분 Youtube에도 올라갔어. 남편 친구들도 보라고 해
아, 그래? 근데 댓글이 없네
남편은 Youtube 보고 댓글 잘 달아? 
아니
그니까. 나도 잘 안 달거든 ㅎㅎ 그리고 youtube 비디오는 방송 나가고 나중에 사람들이 더 보니까. 나중에 달겠지 

방송이다보니 어느정도 각색된 것이 있고, 최대한 체코 생활의 장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체코생활이 TV방송에 나오는 것처럼 늘 다이나믹한 건 아니지만, 체코 생활(특히 겨울)에 지치기도 하는 저한테는 촬영을 하면서 체코의 좋은 점을 되짚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부족하고 어설픈 모습이지만 <사랑은 아무나 하나 체코 편> 시청해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남은 3편도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 블로그에 여러 응원 답글 보았는데, 제가 지난 주부터 회사를 나가기 시작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 중이라 답변을 못 드리고 있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조만간 패턴이 잡히면 더 활발하게 블로그 활동 하겠습니다!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남편은 금요일이면 일찍 출근을 해서 일찍 퇴근을 하는 편입니다. 대부분 체코회사의 좋은점이라면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Core hour를 정해놓고 그 외의 시간은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부인님, 남편 간다~

일찍 출근하네?

응, 금요일이니까. 일찍 올게

응. 잘 다녀와

이른 시간이라 저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이불밖으로 삐져나온 제 발바닥을 간지럽히면서 출근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남편이 현관문을 닫고 나가자 아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빠, 아빠. 빠빠~~(bye라는 뜻) 

어떡하지 아가씨. 아빠 벌써 회사 갔는데

아빠....히잉

오늘 아빠 일찍 온다고 했어 

음!

다른 육아하는 엄마들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저는 남편 출근 후 시작되는 육아일과가 

아침 먹고> 치우고 > 기저귀 갈아 주고> 씻기고> 쌌으니 배고파 아침 간식 먹이고> 점심 준비해서 아기 먹이고 저도 점심 먹고> 점심 먹은 것 치우고> 아기 낮잠을 재우고> 일어나면 오후 간식을 먹이고, 치우고 >  저녁먹을 준비를 하고 > 저녁 먹고 치우고> 아기 씻기고> 밤잠을 재우고 >저도 같이 잠들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아침 먹고> 치우고 > .... >저도 같이 잠들고 

이러한 패턴으로 무한반복입니다. 

▼ 규모는 작지만 프라하 전통시장 - 하벨 시장

조금이라도 체코어 공부나 포스팅 할 시간을 갖고 싶어서 낮잠을 안자려고 하는데, 아이를 재우다보면 잠을 이기지 못하고 같이 잠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금요일이라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와서, 문 여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출퇴근할 때 모두 잠든 부인 모습만 보니, 남편은 '우리 부인은 집에서 아이랑 잠만 자나... '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인 아직 날씨 좋은데 나갈까? (참고: 체코날씨는 맑았다, 흐렸다, 비왔다, 다시 맑았다 수시로 변하는 편입니다)

응, 그래

커피 마시러 갈까, 아니면 공원 아래쪽에 정원있는 식당갈까?

저녁 먹으러 가자. 거기 어린이 놀이 공간도 있지?

응 있을 거야

개들 산책을 먼저 시키고 아기와 함께 공원을 가로질러 식당을 걸어갔습니다. 딸은 신이나서 길가에 핀 풀과 민들레꽃도 만져보고요. 새소리가 날때마다 날아가는 새를 가리키며 "째째짹" 거립니다. 

공원에 새가 정말 많다. 무슨 새야?

참새

참새라고?

응. 여름이니까

참새가 어디서 와?

남아프리카 쪽에서

아ㅡ 그렇구나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을 올리고 있는데.... 2017년 여름에 쓴 글인가봐요 ㅎ

집에만 있다가 저녁 외식하니 기분도 상쾌하고 좋았는데, 다시 집에 돌아오니 쌓인 집안일에 한숨이 나옵니다. ㅠㅠ 그래도 저녁을 밖에서 먹었으니, 남은 에너지를 이용해 후다닥 집안 일을 하고 아기를 씻겼죠. 

쇼파에서 아기를 안아주는데, 갑자기 개 두마리도 제 품을 파고 듭니다.

아이고,,, 남편 우리 멍멍이들 좀 봐

흠… 이제 내 자리가 없어

아휴ㅡ 무슨소리야

맞잖아. 부인이 내 생일도 잊어버리고

그건 진짜진짜 미안해

아냐, 괜찮아. 그냥 부인이 개랑 애랑 사랑하느라 나한테 신경 못써서 그런거야

아니야. 남편 덕분에 개들이랑 애기랑 보실피며 잘 사는데 무슨소리야

어쨌든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있을 자리가 없어

지금은 아기가 어리니까 정신없어서 그렇지. 내 안의 남편에 대한 사랑은 늘어날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응?

힝, 몰라. 얼마나 기다려야 돼

아기가 생기면 남편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는 우스게 소리를 들은 적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가 너무 예뻐 가족을 더 늘리고 싶은 남편

다른 하나는, 아이도 예쁘지만 부인의 사랑을 빼앗겨 버린 기분 드는 남편

아마, 저희 체코남편은 후자인 것 같아요. 

제가 사실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남편한테 신경을 잘 쓰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은 애한테 질투아닌 질투를 하며 저한테 투정부리기도 하고요. 이래서 남편을 아들같다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2017년 언제인가 유명한 의사의 재혼 소식을 온라인에서 읽었는데요, 이혼 전에 그 의사선생님이 유난히 막내딸을 아끼는 모습이 방송에 나왔나보더라고요. 그렇게 가정적인 모습과 책을 통해 비췄던 모습들과 다르게, 재혼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분들이 실망하신 듯 싶더라고요. 

2018년 1월 6일 밤 8시 50분... TV출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문득, 체코남자 한국여자 국제커플로 국제결혼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는 제 블로그에서의 모습과, 달달한 부부로 그려지는 <사랑은 아무나하나>의 모습....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르는데... 

지금은 알콩달콩 결혼생활하지만, 저와 남편의 사랑도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둘 중 하나가 먼저 떠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다른 사랑이 찾아올수도 있고... 아니면 둘이 함께 사는 것이 고되어서 헤어지고 싶을 수도 있고요. 

혹여라도 나중에 저희 부부의 상황이 달라지면 어떤 분들께는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블로그에서 감정이 오락가락 하며 체코남편이랑 사는 것도 제 모습이고, 카메라 앞이기는 했지만 오늘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 보여지게 될 생활도 저희 생활의 일부입니다. (당연히 일상은 위에 적었던 육아의 반복이 많지만요)

체코남편과 결혼생활이 영원이 보장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따뜻한이 순간을 기록에 남기고 싶어서 출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써 놓고 보니, 면접에서 무슨 입사 동기 얘기하는 기분이 드네요 ^^)

어쩌면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방송 전과 후로 제 프라하생활이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국제커플보다 재미없어서, 있는듯 없는듯 가족 소장용 비디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시청률도 좋고 재미와 인기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요소라... 가족 소장용 비디오만이라도 저는 좋습니다~

▲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 떨어진 <쿠트나 호라 Kutna Hora>

어제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도, 우연히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 프라하> 보고 연락이 오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한테 방송 나온다고 연락을 하면서- 제가 프라하에서 어떻게 사는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설레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50-60대 어르신들이 이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시더라고요~)

짧은 일정에 잠도 설치고, 코빨개지는 추위를 견디며 야외에서 열심히 찍은 거니까요.

프라하 여행 오시고 싶으신 분들, 프라하 여행을 추억하고 싶으신 분들, 체코나 해외 이민 생각이 있으신 분들, 국제커플로 연애/결혼하신 분들... 

모두모두 한 번씩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 프라하> 예고편이 Youtube에 올라갔는데, 하필이면 제 얼굴이 대표이미지로 멈춰있어서 ㅠㅠ 부끄럽네요.  

Posted by 프라하밀루유

지난번에 이어 크리스마스로 분주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풍경 사진 팍팍 올릴게요~~ 


체코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크리스마스를 큰 가족 행사 및 연휴로 생각해서, 24일부터 1월초까지 긴 휴가를 내는 경우도 많고요, 크리스마스를 준비 기간도 긴 것 같아요.  


동네 곳곳에 아래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파는 간이 시장이 들어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이 크리스마스 준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확실히 아기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반응을 보인 이후부터는 준비를 하게 되네요. 



정작 크리스마스 장식을 즐길 딸랑구는 램에서도 계 잠을 잤습니다. 


남편은 올드 타운 가면 뭐 먹고 싶어?

음... 나는 뜨르들로(체코식 굴뚝빵)!

아~ 그래. 음.... 나는 Palačinky (팔라친키 : 체코식 팬케이크)랑 svařák(스바쟉 : 따뜻한 와인) 한 잔 먹고 싶어. 저번에 촬영할 때 사먹은 데가 상당히 맛이 좋더라고


제가 따뜻한 와 svařák(스바쟉 또는 스바락 = 뱅쇼 = 글루바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프라하 올드타운에서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먹었던 와인이 너무 맛나서 그곳을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체코프라하 편 방송 예정


1월 6일 첫방송 저녁 8:50분, 이후 4회 방영

[소곤소곤 체코생활/아기랑 함께] - 2018년 새해에 생기는 놀랄만한 변화


간을 보니 3 30분이 지나고 있었고 올드타운에 도착하면 거 4시경이   같더라고요. 적당히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다보면 30분이 지날테고... 


2018년 프라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볼거리인 점등식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2018년 프라하 올드타운 크리스마스 트리 (2017년 12월 2일 - 2018년 1월 6일)


매일 4.30, 5.30, 6.30, 7.30, 8.30, 9.30 p.m. 


약 2분 가량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 조명 쇼


저는 TV 조선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조명쇼를 처음 봤는데, 음악에 맞춰 춤추는 조명을 넋놓고 봤답니다. 곧 제가 헤벌레~~ 하고 조명을 구경하는 모습을 TV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당 (여전히 부끄럽네요, TV에 나온다니)


아참!~ 우리 마켓 구경하다가 트리 조명쇼 보자

어, 그래

 이미 봤거든. 근데 그때 딸도 자고 있었고, 남편도 아직 안 봤으니까 

 

트리 조명을 또 볼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올드타운을 향해 걸어가는데... 올드타운 주변에 사람이 저~~~~엉말 많습니다올드타운 쪽은 바닥이 돌길로 되어 있어서 유모차를 끄는 남편이 힘들어 합니다. 

 

남편, 힘들지?

아냐, 괜찮아 

근데 남편은 구시가지 별로지 않아?

아니ㅡ 좋아하는데

왜~~ 관광객 많고 사람들 많은  별로잖아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저희 앞에 거의 길을 막다시피한 여행객 무리가 천천히 걸어갑니다. 

 

나는 이런 관광객의 걸음 속도가 답답해. 대체가 안 움직이잖어

프라하가 관광지니까. 관광온 사람들은 처음보니 예뻐서 구경하느라 그렇지 뭐 


장식들을 사려고 상점부스에 가까가서, 나무장식 2개를 사서 돌아나오는데 사람들 사이이를 비집고 나와야합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음식을 사려면 상점 부스에 가까이 가야하는데, 그럴수록 인파에 끼어 유모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남편은 더 힘들어 했고요 


남편 안되겠다. 우리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나가자 


그렇게 올드타운에서 골목을 지나 바츨라프 광장으로 걸어갔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에도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프라하 올드타운의 크리스마스 트리랑 분위기가 조금 다르죠?

 


올드타운은 프라하 구시가지라 골목이 좁은데, 그에 비해 바츨라프 광장은 신시가지라 길이 더 넓은 편이거든요. 그런데 워낙 크리스마스 대목이다보니 바츨라프 광장도 도저히 유모차를 가지고 구경하기가 어려운 상황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쇼핑 못할 거 같은데 

나는 촛불켜면 돌아가는 장식 있잖아

작년에 딸이 망가뜨린거?

응,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올해 그거 사고 싶어 

그럼, 크리스마스 마켓 말고 상점으로 들어가보자 


바츨라프 광장 끝에 Mustek에 가까이 있는 뉴요커 매장 맞은편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돌아가는 장식 여기 있네! 남편 마음에 드 디자 골라봐

부인은 왼쪽이랑 오른쪽 중에 어떤 것이 좋아?

나는 왼쪽 것!

그래, 그럼 그거 사자 


남편이 갖고 싶다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서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프라하 시내가 붐벼서, 스바쟉을 마시며 올드타운 트리를 구경하려던 계획은 실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인 어떡해. 스바쟉도 못 먹고, 팔라친키도 못 먹고 

아냐, 괜찮아. 남편도 뜨르들로도 못 먹었는데 

나는 괜찮다~

그럼 나도 괜찮아

우리 어디 커피숍이라도 갈까?

그래, 바츨라프 광장 중간 트램가는 길에 Ovocny Svetozor있잖아. 아니면 COSTA COFFEE 도 있는 거 같던데 

그래, 그쪽으로 가보자 


안타깝게도 두 군데 모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프라하 시내가 이렇게 북적거리는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인거죠낙담을 하고 집으로 가려던 찰나 트램을 타고 가면서 한 번 와보고 싶었던 디저트 가게 미샥의 작은 테이블이 하나 빈 것이 보입니다. 


남편! 우리 여기 들어가 볼래?


따뜻한 곳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인파에 뺏겼던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집으로 가는 트램을 탔습니다. 


트램에서 내리자 갑자기 딸이 유모차에서 나오겠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권도를 하다가 손을 다 남편이 딸을 안아 줍니다. 남편은 오늘 돌길에 유모차를 끄느라 에너지를 쏟기도 했고, 손이 불편해 딸을 안고 다니기도 힘드니 딸을 유모차에 앉히려고 했습니다. 유모차에 앉히려고 시도하던 중 결국 딸은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아휴,,, 트러블 투(trouble two)라고 하더니만.... 

안돼, 딸. 아빠 너무 힘들어. 유모차에 앉자


제 말이 떨어지자 마자 울기 시작하며 안아달라고 떼 씁니다.


개와 산책을 하 젊은 청년이, 철퍼 앉아 있는 딸을 보더니

 

Ježiš (예쥐쉬 : 이런...)


그리고는 부모인 저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번 쳐다보고 갔습니다. 

저도 아기없을 때 이런 풍경을 보게 되면 의아해했던 것 같아요 ^^


딸은 약 2분 가량 차가운 바닥에 앉아 징징 울었습니다. 겨울날씨에 바닥도 찬데,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일으켜 세워, 안아서 데려가고 싶었지만....그래도 딸의 분이 삭히고 울음이 잦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물어봤습니다.


딸~ 이제 엄마  잡고 걸을까?

음! 


제 손을 잡고  열 걸음 걷더니

 

안아

아빠가 안아 줘? 

안아(앉아)

아니, 이제 유모차에 앉겠다고. 얼른 앉히자

 

'안아 달라'와 '앉고 싶다'를 둘 다 '안아'라고 말하는데 제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혹시나 마음 변하기 전에 얼른 유모차에 앉혀 집으로 쌩~ 달려왔습니다. 


LED 조명을 산거라서 어떤 식으로 창가에서 보일지 궁금해서 부지런히 달았는데, 창가 위쪽에 달다보니 살짝 목과 어깨가 아픕니다. 이때까지 남의 집에 장식해놓은 것을 구경만했지, 아름다운 장식하는데 이런 수고스러움은 생각지 못했어요. 


남편, 이리 와봐~ 장식 다 했어!

음, 멋있네 

이제 불 켜볼까?

그래그래

딸~~~~ 내 사랑!!! 

네에~

우리 불 한 번 켜볼까?  Čáry máry fuk(챠-리 마-리 푹 : 수리수리마수리~)

(다같이) Čáry máry fuk! 


주문을 외우고 창가에 조명장식에 불을 켜자

 

우우와아아아~~~

 

하고 딸이 탄성을 지릅니다



오호~~ 예뻐요, 예뻐. 오늘 하루종일 고생해서 남편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사러다닌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엄마아아~~~!!! 비치이ㅡ 비치이  (빛이)

그치빛이 예쁘지?

, 비치이 마아니( 빛이 많이)

아빠가 고른거야~ 남편, 정말 예쁘다. 잘 샀어 

뭘~ 그정도야 ㅎㅎ 


이렇게 저희 가족이 함께 할 크리스마스 이브 준비가 거의 다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근데 남편의 내 목표는 뭐야?

부자되는거~

치.... 그런 실현 불가능한  말고 ㅋ


Posted by 프라하밀루유